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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0 더 레슬러 (The Wrestler) 4
  2. 2009.08.04 엽문 (葉問) 23
  3. 2009.07.27 히트 (Heat) 14
  4. 2009.07.21 [시승기] 르노삼성 New SM3 LE PLUS 6
posted by 미까 2009. 8. 10. 13:16

더 레슬러 (The Wrestler)

<미키 루크의 부활이라고 아예 때려박아넣은 멘트가 압권인 포스터>

#1. 헐리우드판 TV 인생 극장

필자는 개인적으로 개인의 허심탄회한 일상을 파고드는듯한

TV시리즈 인간극장 류의 드라마는 좋아하지 않는다.

스타가 아닌, 그리고 대본조차 없는 평범한 우리네 사람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는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나름의 가치가 있겠지만, 필자의 입장에서는 그 또한 가식으로밖에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 반대로 스타가 등장해서 마치 평범한 사람으로 등장하여

마치 소박한 삶의 단편을 보여주는 듯한 작품 중에는 꽤나 훌륭한 작품들이 있다고 본다.

물론 작품 속의 주인공은 가짜 인물이고 대본이 존재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 캐릭터가 보여주는 모든 것들은

바로 우리의 일상과 너무도 똑같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그러한 작품에는 더욱 매력이 느껴지고 재미있게 보게 된다.

만약, 작품 속의 캐릭터의 삶과, 실제 그 배역을 맡은 배우의 삶이 너무도 똑같다면 어떻겠는가?

이러한 경우라면 그야말로 전자와 후자의 모든 장점과 매력을 다 갖춘 작품이 아닐까?

두말하면 잔소리였는지, 아무튼 여기에 그런 걸작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프로레슬러의 애환이 담긴 양키버전 인간극장 <더 레슬러> 되겠다.

#2. 스토리 - 늙다리 레슬러의 눈물겨운 노후 이야기

먼저 스토리부터 살펴보자.

한 때 미국 레슬링계를 군림했던 최고의 레슬러 랜디 더 램(미키 루크)

20년이 지난 지금 그 명성을 뒤로 한 채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이벤트로 펼쳐지는 언더 레슬링계에서 대활약을 하고 있다.

지금은 근육도 예전같지 않고, 얼굴에 주름도 늙었으며,

온몸이 삐그덕 거리는 늙다리가 되었지만,

팬들의 성원을 받아 링 위에서 투혼을 불사르는 사나이.

하지만 링 위에서 아직도 많은 인기를 끄는 그도 링을 벗어나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외딴 컨테이너 하우스에서 월세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외톨이로 살아가는 랜디.

평일에는 동네 슈퍼에서 일을 하고, 주말에는 행사 뛰러 다니는 일명 투잡 사나이이다.

그에게 유일한 말벗이 되어주는 사람은

동네 스트립바에서 일하는 스트립퍼 캐시디(마리사 토메이).

나이도 비슷해 보일 만큼 스트립계에서 늙다리가 된 캐시디도

랜디가 싫지 않았는지 최고의 손님으로 모신다.

어쨌든 어렵사리 번 돈을 죄다 여기와서 탕진하고 가는 랜디.

여전히 올드팬들에게 인기 만점인 랜디는 이벤트 기획자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듣는다.

과거 전성기때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아야톨라와 20년만에 재대결을 치루자는 것.

이에 랜디는 흔쾌히 승낙하고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그러던 어느 날 후배 레슬러와 초엽기 하드고어 레슬링을 펼친 랜디는

승리 후 락커룸에 들어와 온 몸의 상처를 치료한다.

그리고 지친 몸을 이끌고 샤워실로 향하던 랜디는

갑작스레 온 심장마비로 그만 정신을 잃고 만다.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퇴원한 랜디는

의사로부터 두 번 다시 레슬링은 하지 말라는 경고를 듣는다.

이에 레슬링복을 버리며 삶의 유일한 낙을 포기하는 랜디.

그는 비싼 병원비 지불에 자신의 딸인 스테파니가 돈을 댔다는 것을 알게 된다.

<WWE 수준이 아니라 그보다 더 잔혹한 리얼 레슬링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랜디에게 고질적인 고민이 하나 있다면,

바로 자신을 극도로 미워하는 딸 스테파니(에반 레이첼 우드)와 어떻게든 화해하는 것이다.

과거에 레슬링에 미쳐 가족도 버리고 달아난 랜디였기에,

하나뿐인 딸은 무책임했던 아빠를 극도로 미워하고 있었던 것.

그래서 이제 심장마비로 인해 모든 것을 잃고 가족이 그리워진 랜디는

용기를 내어 스테파니를 만나러 간다.

하지만 여전히 저기압인 스테파니는 랜디를 용서하지 않는다.

딸을 만나고 상심만 하고 돌아온 랜디는 캐시디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는다.

이에 캐시디는 선물을 사줘보라는 조언을 해주고,

랜디는 캐시디의 조언에 따라 옷가게에서 선물로 줄 옷을 산다.

그리고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진 랜디는 그렇게 캐시디에게 은근슬쩍 작업을 걸고,

캐시디도 그만 자신의 마음을 빼앗기지만 손님과는

절대 사적인 감정을 가질 수 없다며 그렇게 도망치고 만다.

레슬링도 접고 이제 동네 슈퍼에서 잡일하면서 살아가는 랜디.

다시 용기를 내어 스테파니를 만나러 가고,

꼬까 옷을 선물하면서 조금씩 스테파니의 마음을 열게 한다.

그리고 옛 추억이 떠오르는 장소를 거닐며 서로의 마음을 열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부녀.

결국 랜디는 딸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앞으로 잘 해보자며 주말에 저녁식사를 약속하는 두 사람.

딸과의 화해도 잘 되었겠다, 슈퍼에서 일하는 맛도 재미있겠다 싶어

자신의 변한 삶이 마냥 행복한 랜디.

그는 캐시디에게 가서 자랑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에 너무 서툴렀던 것일까?

그만 너무 오바해서 캐시디와 다투게 된다.

레슬링이 그리워 후배들의 경기장을 찾은 랜디는 뒤풀이에서 너무 삘받아서

그만 자신의 팬이라는 여자와 마약도 하고 홀라당 자버리고,

뒤늦게 깨어나서는 딸과의 약속을 잊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급하게 스테파니에게 달려가지만 이미 마음 단단히 돌아선 스테파니.

두 번 다시 나타나지 말라는 절규의 소리를 들은 랜디는 그렇게 쫓겨나고,

다시 인생의 좌절을 맛보면서 랜디는 집으로 돌아온다.

<심장수술을 받는 랜디. 그런데 심장보다 얼굴 상태가 더 안 좋은 듯...>

다시 일어설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삶은 결국 또 다른 좌절을 심어주고,

이미 의욕을 잃은 랜디는 슈퍼에서 일하던 중 피부림 난동을 피면서

자신의 틀어져버린 삶을 한탄하며 그렇게 달아나버린다.

그리고나서 결심한 것은 오로지 하나, 자신을 찾아주는,

자신을 환호해주는 유일한 곳, 바로 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랜디는 다시 아야톨라와 대결을 하겠다고 얘기하고 그렇게 최후의 결전장에 선다.

랜디가 다시 복귀했다는 말에 걱정이 된 캐시디는 뒤늦게 경기장으로 달려와 랜디를 말리지만,

랜디는 이미 링 위에 서는 것만을 결심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아야톨라와 영광의 재대결을 펼치게 된 랜디.

자신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오직 팬들 뿐이라는 말을 던지며 그렇게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전혀 탄생 조합이 불가능할것 같은 예쁜 딸래미와 함께 하는 랜디>

예전의 추억과 명성을 되새기며 열띤 경기를 펼치는 랜디.

하지만 이미 망가진 심장이 다시 고장을 잃으키고,

힘겨운 가운데 랜디는 드디어 4각의 링 위로 솟구쳐 올라서서

링 바닥에 쓰러진 아야톨라를 향해 자신의 생명과 몸을 던진다.

#3. 오로지 미키 루크만이 할 수 있었던 배역

스토리만 놓고 보자면 필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휴먼 다큐 어쩌구 눈물 쥐어짜내고 그런 식의 뻔한 스토리는

안 보느니만 못하다는 것이 필자의 주관이다.

이 작품도 사실 막판에 약간의 눈물방울 분사를 요구하는 구조이기는 하다.

하지만 필자가 왜 스스로에게 모순을 안겨주면서 이 작품을 보았는가!!

실망하려고? 아니다. 오히려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바로 미키 루크라는 배우 단 하나 때문이었다.

사실 이 작품을 통해 미키 루크는 최근의 영화팬들에게 새롭게 회자되었었는데,

그 이유는 미키 루크의 삶이 자신의 배역이었던 랜디 더 램과 거의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조금 나이 어린 관객들은 미키 루크가 뭐하던 사람이야 하고 궁금해하실 텐데,

여기서 잠깐 미키 루크의 바이오그래피를 떠듬어보고 지나가겠다.

1956년에 태어난 미키 루크는, 1979년에 <1941>이라는 영화를 통해 데뷔하여,

이후 <나인 하프 위크> <와일드 오키드> 등의 영화를 통해

당대 최고의 섹시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일단 더럽게 잘생기고 쌔끈하게 빠진 몸매와 외모,

그리고 조니 뎁을 능가하는 섹시한 수염, 게다가 화려한 패션 감각.

그야말로 헐리우드의 섹시가이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다 갖춘 배우였더랬다.

<왕년의 미키 루크. 섹시가이의 i-Pod와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토록 잘 나가던 미키 루크는 영광도 잠시,

곧 나락의 수렁으로 빠져들어가는데,

그 시작은 바로 그가 취미로 시작한 아마복서 생활이었다.

그는 영화 데뷔 전부터 아마복서로 활약하면서 뛰어난 권투실력을 자랑하였는데,

문제는 배우가 된 이후에도 그 취미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계속했던 것.

아마에서 어느 정도 전적이 화려했던 탓에 그는 배우라는 유명세를 등에 업고

1991년에 프로복서 데뷔전까지 치르기도 하였지만,

아무리 전적이 좋았다 한들 무엇하나? 배우의 생명은 얼굴인데,

그 얼굴을 샌드백 후려치듯 얻어터지고 으깨졌으니 결국 최고의 자산을 쓰레기통에 꾸겨버린 셈.

복싱으로 인해 망가진 얼굴을 고치기 위해 결국 미키 루크는 엄청난 성형을 시도하였으나,

과도한 성형은 결국 자신을 제 2의 마이클 잭슨으로 만들어버렸더랬다.

성형 중독과 부작용으로 인해 얼굴이 심히 오크스러워졌던 것.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권투때문이었을까?

워낙 성질도 더러웠고, 게다가 술에 쩔어 살면서 이 여자 저 여자 마구 덮쳐대서

여성편력에 있어서도 일가견이 있었던 바람둥이 터프가이였다.

그러다가 88년에 데브라 포이어와 결혼하지만 이후 92년에 케리 오티스와 재혼,

그리고 개 같은 성질 못 참아서 케리 오티스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98년에 결국 이혼을 하지만 이미 그 때의 미키 루크는 더 이상 가진 것이 없는 상태였다.

그 동안 벌어두었던 돈은 엄청난 성형과 방탕한 생활,

그리고 자신이 운영했던 복싱체육관 운영에 모두 쏟아 부었었고,

하나도 제대로 관리된 것이 없다 보니 거의 알거지 신세가 되었던 것.

복싱도 은퇴했던 상황이라 그는 더 이상 돈벌이할 것이 없었다.

게다가 팬들은 그를 질타할 뿐이었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미키 루크는 그렇게 사라져만 갔다.

<이렇게라도 해서 먹고살아야지 별 수 있나>

#4. 미키 루크의 화려한 컴백과 인생 대역전

이후 미키 루크는 돈벌이를 위해 몇몇 인디 영화에 출연하며

겨우겨우 하루하루 벌어먹고 살았는데,

이를 보다 못한 한 사람이 과거의 미키 루크를 재건하기 위해

엄청난 배역을 그에게 제시하게 된다.

미키 루크는 그 작품으로 인해 새로운 연기를 선보이면서 제 2의 전성기를 일으키게 되는데,

그 작품이 바로 프랭크 밀러 원작의 <씬 시티>였다.

씬 시티에서 미키 루크가 맡은 배역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자신의 애인을 죽인 자에 대한 복수를 위해 독고다이 액션을 펼치는 마브 역이었다.

이 작품을 영화화하기로 하였을 때 과연 누가 괴물같이 생긴 마브 역을 맡을 수 있을까 하고

쿠엔티 타란티노 감독이 고민하고 있었을 적에 그 적임자로 단 한 사람,

바로 미키 루크밖에 없다고 강추한 인물이 다름아닌 원작자 프랭크 밀러였다고 한다.

그래서 프랭크 밀러와 쿠엔틴은 인생에 좌절하고 있었던 미키 루크를 찾아가

수 차례 설득한 끝에 겨우겨우 출연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

씬 시티에서 전혀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색다른 외모와 연기를 선보인 미키 루크는,

그의 화려했던 과거 뒤에 쌓인 불명예적인 좌절과 함께 재기라는 타이틀이 믹스되면서

작품의 새로운 히어로로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영화의 높은 완성도와 흥행에 맞물려 미키 루크는

헐리우드에서 다시 주목해야될 인물로 꼽혔고,

미키 루크는 이 일을 계기로 과거의 슬픔을 떳떳하게 털어내고

흉측해진 외모를 부끄럼없이 드러낸 채 새로운 배우로 살 것을 결심하게 된다.

, 미키 루크라는 배우가 얼마나 파란만장했는지 이제 이해가 좀 되시는가?

하여간 헐리우드에서 한 때 휘파람 좀 불었다 싶은 남자 배우들은

하나같이 술과 여자로 인해 인생 망치는데,

미키 루크가 딱 그러한 사례의 대표적인 표본이었던 것.

하지만 미키 루크는 그에 좌절하지 않고 뒤늦게나마 다시 일어서게 되었다.

물론 그 스스로가 택한 재기는 아니었고, 순전히 프랭크 밀러라는 작가와

<씬 시티>라는 걸출한 작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씬 시티를 보면 원작의 마브와 200%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미키 루크를 보고 있노라면

저게 정말 미키 루크 맞아? 싶을 정도로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게 실제 매치였다고 하면 믿을까?>

그래도 어쨌든 미키 루크는 그 한번의 계기로

스스로의 마음을 돌리고 다시 재기하려고 노력하였다.

그 부분에 있어서 영화 속에서의 랜디 더 램이 막판에 다시

링 위에 서는 것과 똑 같은 느낌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미키 루크는 나이도 많이 먹은 상태이고, 몸도 확실히 예전같지는 않다.

더욱이 그의 외모는 더 이상 과거의 그의 수려했던 외모가 아니다.

정말 어디서 실컷 얻어터지다 온 오크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하지만 미키 루크는 그 천재적인 연기력과 열정만큼은 잊지 않고 있었더랬다.

그러했기에 다시 헐리우드에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예전에는 악평으로 거론되었던 자신의 이름을, 이제는 재기의 사나이,

불명의 명 배우 미키 루크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이 작품이 미키 루크의 실제 삶과 100% 동화된 스토리를 보여준다고 해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미키 루크가 이 작품을 통해 보여준 재기의 의지,

즉 그의 꺼지지 않은 연기력과 열정을 700% 분출하였다는 데서 더 큰 가치가 있다 하겠다.

#5. 100% 리얼을 지향한 배우들의 투혼

이 작품은 전적으로 레슬러의 이야기이다. 그러다보니 레슬링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노령 세대로 접어든 미키 루크가 과연

레슬링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아무리 과거에 복서였다고 해도 복싱과 레슬링은 전혀 다른 운동이 아니던가.

하지만 그 우려와 달리, 미키 루크는 스턴트맨 없이

모든 배우가 직접 레슬링을 펼칠 것을 주문하였다.

자신 스스로도 유명 프로레슬러와 격투가들과 함께 트레이닝을 하며 실전기술을 익혔고,

작품 내내 등장하는 모든 레슬링 경기 장면을 직접 찍는 투혼을 발휘하였다.

특히 망가진 몸을 되살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정말 늙은 레슬러다운 몸을 만들어냈고, 진짜 레슬러들과 똑 같은

기술과 마인드를 가지고 레슬링에 임했다고 한다.

<표정이 살아 있는 저 연기를 보라. 감동이 쓰나미처럼 몰려 오지 않는가>

여기에는 엄청난 에피소드가 있는데, 정말 리얼한 레슬링 경기를 위해

관중들을 엑스트라로 동원한 것이 아니고 실제로 관람객들을 모아놓고

컷 사인 없이 경기를 펼쳤다고 한다.

특히 영화 속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랜디와 숙적이였던 아야톨라와의 경기는

2008 3 14일과 15, 이틀에 걸쳐 “Ring of Honor” 이벤트로 실제로 치뤄졌고,

그 때의 열기와 함성이 그대로 필름에 담겼다고 한다.

100% 리얼한 액션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런지 경기 중의 미키 루크의 얼굴과 표정은

정말로 그가 실제로 느끼고 말하고 싶은 모든 것 같다.

연기가 아닌 실제라는 느낌인 것이다. 그래서 그가 마지막에 링 기둥 위에 올라서서

고통을 참으며 다이빙 할 때의 그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감동적이고 실제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일지도.

#6. 우리의 삶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감각적 작품

이 작품이 연출에 있어서 실제의 레슬링 경기를 담았다는 것 말고도 뛰어난 부분은,

바로 일상에서의 랜디의 모습을 너무도 인간적으로 잡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 <록키 발보아>에서 이미 늙어버린 록키의 모습을

참으로 인간적이고 솔직담백하게 잡아낸 부분이 상당히 인정을 받았었는데,

이 작품은 그것을 몇 배는 더 능가하는 듯한 수준이다.

인간극장을 따라하듯 카메라가 미키 루크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발걸음, 숨소리, 표정, 행동 하나하나 세세한 것 모두를 잡아내고 있다.

특히 그가 거칠게 내몰아 쉬는 숨소리는 그야말로 리얼 다큐의 백미.

정말로 연기인가? 아니면 정말로 저렇게 살아가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미키 루크의 연기는 리얼을 방불케 한다.

보통 연기라면 나름 꾸미고 하는 것이 있을 텐데,

도무지 이 작품에서는 꾸밈이 드러나질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적적하게 살아가는 랜디의 삶이 마치

우리의 실제 삶처럼 너무나도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가 느끼는 고독과 좌절, 슬픔, 그리고 링 위에서의 희열,

그 모든 것이 실제 우리의 삶의 일면인 것처럼 느껴진다.

<필자는 이런 랜디의 일상에서 무언가 동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더랬다>

필자는 랜디가 일상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서 계속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필자가 잠깐 아일랜드를 갔었을 때 느꼈던 하루하루의 느낌이 랜디가 보여주는 일상과

너무나도 쉽게 오버랩되었던 것.

뭐라 형용하기는 힘들지만, 이상하게도 어딘가 모르게 너무도 닮아있다는 느낌이다.

랜디의 모습이 마치 아일랜드에서의 필자의 모습을 연상시키기 때문일까?

아니면 전반적인 분위기가 닮아서일까? 필자도 딱히 설명하기는 힘들다.

그만큼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은 우리의 일상과 너무도 닮아 있다.

그리고 너무도 사실적이다.

이 작품이 개봉된 이후 미국에서는 놀라운 찬사의 연속이었다.

모두가 미키 루크의 연기와 열정에 감동한 듯 하다.

마치 마지막에 링에 서서 관중들로부터 나를 멈추게 하는 것은 오직 팬이라는 말을 하듯

미키 루크 자신도 이 작품을 통해 팬들에게 똑 같은 말을 내뱉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중요하겠다. 작품 속에서 랜디는 링 위에서 마지막을 장식한다.

미키 루크도 그런 열정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것이 큰 관건이다.

이미 미키 루크는 여러 작품에 출연이 내정되어 있다.

특히 초 기대작 <아이언맨 2>에서 과거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초섹시 수염을 장착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으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기가톤급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7. 화려하진 않지만 멋진 배우들

너무 미키 루크에 대해서만 언급하였는데,

하긴 이 작품에서 주연급 등장인물은 몇 명 되지 않는다.

그나마 여 주인공인 캐시디 역의 마리사 토메이를 보자면,

이 여자 나름 얼굴에 주름살이 자글자글한데도 웃통 홀딱 벋고

섹시한 자태를 뽐내주시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남성 시청자들에게는 정말 눈망울을 촉촉히 젹셔주시는 관대함을 선사하시니,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런 연기를 보여주는 마리사 토메이에게 찬사를 보낸다.

과거에 딱히 유명한 작품에 출연한 것도 아닌데,

이번 작품에서 멋진 연기력을 보여주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언뜻 보면 늙은 제니퍼 애니스톤을 연상케 하는 마리사 토메이>

미키 루크의 딸로 등장한 스테파니 역의 에반 레이첼 우드.

전혀 미키 루크랑 닮은 구석은 없지만, 암튼 딸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스타일 아닌가? 표정은 살짝 시니컬하면서 어두운 구석이 있고,

화장이라던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참 다크해 보인다.

뭘까? 이 다크한 포스는

이 배우의 놀라운 이력이 있는데, 바로 세기말 정신분열 호러 뮤지션 말린 맨손아니,

마릴린 맨슨의 여친 되시겠다!!!

항상 충격적인 영상미와 퍼포먼스로 락의 새 지평을 열고 다니는

마릴린 맨슨의 여친이라니, 말 다했다.

정말 마릴린 맨슨과 비슷한 포스를 필름 속에서도 보여주고 계신다.

이력이 어떠하든 중요한 것은 모두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는 것.

특히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극 중에서 열혈 레슬링을 펼치는 많은 배우들.

특히, 랜디와 하드고어 레슬링을 펼치는 투혼을 보여준

산타 수염의 대머리 배우가 참으로 인상깊다.

온 몸을 상처투성이로 만들면서까지 보여준 연기.

밥 먹다가 보면 구토 나올 지경이다. 정말로 호치키스를 온 몸에 박아넣는 것일까

하는 걱정이 들지만, 아무튼 실제 연기라면 그야말로 킹왕짱!!

<저 시체같은 표정과 얼굴빛, 그리고 형용할 수 없는 다크 포스는 바로...>

정말 간만에 건진 걸작 휴먼다큐 영화인 <더 레슬러>.

뻔할 것 같지만 뻔하지 않은 가슴뭉클한 스토리와 미키 루크의 놀라운 연기 투혼은

직접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다.

이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고독한 사나이라면 한번쯤 꼭 봐야 할 영화.

그렇다고 보고 나서 썸머 슬램 하겠다고 깝죽대다가 허리 나가면 책임 안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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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까 2009. 8. 4. 19:10

엽문 (葉問)

<앞문도, 뒷문도 아닌 엽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

#1. 실전무술을 구사한 이소룡의 스승 - 영춘권 고수 엽문

요즘 종합격투기의 인기가 하늘을 콕콕 찌르고 있다.

실제로 펀치와 킥이 오가고, 피가 튀고 살이 찢기며

한방 떡실신의 매력을 선사하는 K-1이나 UFC, M-1 글로벌 등등

이종격투기를 베이스로 한 종합격투기가 이제는 가장 자극적이고 매력적인

스포츠의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런데 이종격투기를 보다 보면 한 가지 궁금한 점이 떠오른다.

킥복싱, 가라데, 무에타이, 태권도, 레슬링, 심지어 씨름까지 별의 별 무예가 다 등장하는데,

유독 쿵푸만큼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우리네 마음 속에는 쿵푸야말로 당할 자가 없는

초절정 필살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었더랬다.

황당하리만치 아름답고 절묘하며 치명적인 쿵푸였기에

정말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역력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쿵푸는 실전에서 약하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형식에 얽매이다 보니 실전에서 활용도가 적다는 것이다.

게다가 쿵푸의 원래 취지는 싸움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심신의 단련이 아니었던가

쿵푸가 너무나도 형식적이어서 그 실용성에

심히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주창한 사람은 다름 아닌 이소룡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온갖 무술을 습득한 이소룡은 결국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형식을 버린 미래지향적 혁신적 무술인 절권도를 창안하게 된다.

비록 비운의 절명으로 널리 보급되는 데는 실패했지만,

확실히 절권도는 기존의 무술과 달리 상당히 실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절권도를 창안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에는

바로 이소룡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그의 사부의 철학이 있었으니,

무술에 있어 형식은 필요치 않다고 얘기한 영춘권의 고수 엽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오늘은 바로 이소룡의 사부이자 영춘권의 초절정 고수이자,

일제시대 중국인들의 정신적 힘이 되었던 엽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엽문>에 대해서 리뷰해 보고자 한다.

역시 오늘도 리뷰의 첫 순서로 스토리를 다듬어보고 가겠다.

<도저히 64년생이라 믿기지 않는 페이스를 자랑하는 견자단>

#2. 스토리 - 뒤늦게 각성하는 게으른 고수의 일대기

때는 1930년대. 중국의 불산 지역은 쿵푸의 메카라고 불릴 정도로 쿵푸가 번성한 곳이다.

전국 각지에서 유명한 유파들이 모여 하나같이 쿵푸학원을 차려놓으니,

그야말로 강남의 학원가를 능가하는 과열경쟁의 양상을 띄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과는 전혀 무관하게 학원차릴 생각없이

매일 니나노하는 쿵푸의 고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영춘권 전수자인 엽문(견자단)이다.

어느 날 새롭게 불산으로 학원 간판내러 온 료가권의 료 사부(진지휘)

자신의 명성을 살리기 위해 엽문과 폐문결투를 치루기를 요청한다.

늘 마누라 등살에 무술과 거리를 두고 있던 엽문은 어쩔 수 없이 료 사부와 대결을 펼치고,

10합도 안되어 료 사부를 패대기 친다.

그런데 마침 나무에 걸린 연을 잡으러 온 사담원(황우남)이라는 청년이 그 장면을 보게 되고,

이후 자신의 형이 알바하는 식당에 가서 소문을 내고 만다.

이 소문을 들은 료 사부는 자신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사담원을 해하려 들고,

사담원의 형인 무치림(석행우)은 평소 엽문을 사부로 불러왔던 터라 동생을 꾸짖는다.

마침 식당에는 엽문이 친구인 주청천(임달화)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터라,

사담원은 엽문에게 달려가 진실을 알려달라고 조르지만,

료 사부의 명예가 걸린 일인지라 대결은 없었다고 거짓을 전한다.

이에 무치림은 사담원을 꾸짖고 사담원은 크게 실망하며 그 길로 가출을 해버린다.

어쨌든 무술이라면 치를 떨며 바가지를 긁는 마누라 때문에 편할 날이 없는 엽문.

그러던 어느 날 북쪽에서 왔다는 도장깨기의 달인 금산조(번소황)

불산의 모든 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만다.

믿었던 료가권마저 깨지자 금산조는 불산도 별 것 없다고 우쭐해하지만,

진정한 고수인 엽문을 깨지 않고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는 마을 주민의 제보로 인하여

금산조는 엽문을 찾아 간다.

그야말로 효도르와 크로캅의 대결을 능가하는 빅 이벤트라고 생각한 마을 주민들은

금산조를 따라 엽문의 집으로 향하고, 마을 경찰관이자 엽문의 팬인

리순(임가동)의 협조로 폐문대결의 분위기가 조성된다.

하지만 문제는 엽문의 마누라인 장영성(웅대림)의 바가지.

눈치를 보고 있는 엽문에게 금산조는 야유를 날리고,

이에 열받은 장영성은 엽문에게 최대한 빨리 끝내라고 한다.

, 집안의 가재도구는 부서지지 않도록 하라는 지침.

<료가권과 영춘권의 대결. 왼쪽의 료 사부 역을 맡은 진지휘는 '삼국지 용의부활'에서 장비 역을 맡았던 배우>

우쭐대는 금산조와 영춘권의 대가 엽문의 대결이 펼쳐지고,

금산조는 칼까지 빼들며 혼신의 힘을 다하지만 결국 엽문에게 죽도록 얻어터진다.

결국 싸움에서 패하고 망신을 당한 금산조는 영아치 부하들을 이끌고 불산을 떠나고,

이후 엽문은 불산 최고의 영웅으로 떠오르게 된다.

더불어 많은 주민들이 영춘권에 매료되어 그의 제자가 되려고 하고,

심지어 그의 베프인 주청천마저 자신의 아들을 제자로 받아달라고 하지만,

엽문은 마누라 등살에 못 이겨 도장운영은 금물로 여기고 버틴다.

평화롭던 세월도 잠시. 세계 2차대전이 발발하고,

일제가 중일전쟁을 일으켜 중국 전역을 무력으로 점령하게 된다.

때는 바야흐로 격동의 시기인 1940년대.

불산마저 초토화되고, 대대로 부유함을 자랑했던 엽문의 저택마저

일본군에게 빼앗겨 버리면서 엽문은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고 만다.

바가지긁던 초절정 미인 마누라와 아직 철부지인 아들래미 하나만을 데리고

거리에서 비참한 삶을 보내게 된 엽문.

쌀이 없어 귀중품마저 탈탈 털며 하루하루를 연명하기도 이제 한계.

결국 엽문은 쪽팔림을 무릅쓰고 일자리를 구하러 나서게 된다.

일자리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 결국 어렵게 구한 일은 석탄나르기.

석탄공장에서 검은 연기 들여마시며 일을 하던 엽문은

한때 불산에서 이름을 날렸던 각 도장의 사부들이 모두 석탄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보고

세월의 무성함과 무술의 무용함에 안타까워하고 만다.

하지만 다행히 무치림과 조우하게 되고,

아직도 가출한 동생을 못 찾아 미안하다는 무치림과 함께

새로운 일을 즐겁게 맞이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군이 석탄 공장에 들어닥치고,

무술을 좋아라 한다는 미우라 장군(이케우치 히로유키)의 지시로

무술 고수들을 초빙하여 가라데와 격투를 벌이는 이벤트를 벌이려는 일본군.

그런데 일본군의 통역을 맡은 이가 다름아닌 리순이었던 것.

그야말로 매국노의 모습이 아니던가. 아무튼 대련에서 이기면 쌀을 준다는 말에

많은 이들이 일본군을 따라 가고, 그 중에는 무치림이 섞여 있었다.

<가라데가 세상 최강임을 내세우는 미우라. 일본 아해들은 전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미우라 장군은 가라데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일부러 중국 무술과 일본 가라데의 대결을 추진하고 있었고,

무술의 명고장이라는 불산에서 특별히 고수들을 찾아내어 자신이 직접 박살내고 싶어했던 것.

무치림이 와보니 이미 료가권의 료 사부가

일본군들과 1:1 가라데 대결을 통해 그 실력을 입증하면서 쌀을 타가고 있었다.

이에 혹한 무치림은 쌀과 더불어 중국인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대결에 나서고,

미우라 장군은 몸이라도 풀기 위해 특별히 1:3 대결을 지시한다.

무치림과 2명의 도장 사범이 미우라에게 대결을 신청하고,

미우라는 엄청난 가라데 실력으로 이 세 명을 떡실신 시킨다.

하지만 자존심이 대단한 무치림은 절대 질 수 없다며 끝까지 개기고,

결국 열받은 미우라는 무치림을 영원히 잠재운다.

한편 새로운 일 때문에 조금씩 희망을 찾아가던 엽문은

마침 불산으로 돌아온 친구 주청천이 과거 자신이 꿔 준 돈으로

목화공장을 차렸다는 말에 반가워 간만에 인사를 나눈다.

그러면서 조금씩 삶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두 사람.

하지만 다음날부터 무치림이 안보이게 되자 엽문은 수상하다 싶어

리순을 따라 대결현장으로 따라가고, 그 곳에서 일본군 3명과 1:3 대결을 펼치던

료 사부가 항복을 하자 총에 맞아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미우라 장군은 무도인의 예를 운운하며 갑자기 총을 쏜 자신의 부하를 탓하지만,

이미 물건너간 시츄에이션.

평소 어떠한 일에도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엽문은

비로소 분노를 느끼고, 료 사부의 죽음과, 무치림의 죽음과,

그리고 중국인의 무너진 자존심으로 인하여 초샤이어인으로 변신!

미우라에게 10 1 대결을 요청한다.

일본군 10명과 싸우게 된 엽문.

하지만 10명이 단 한번도 엽문을 때리지도 못하고 그대로 묵사발 되고 만다.

이에 놀라는 미우라 장군. 엽문은 포상으로 준 10개의 쌀은 받지 않은 채

료 사부의 피가 묻은 쌀 한 포대와

자신이 간직했던 고구마 반쪼가리만을 든 채 그렇게 자리를 떠난다.

<전설로 남아 있는 가라데 고수들과의 1:10 대결 장면>

한편 친구 주청천이 운영하는 목화 공장에는 때아닌 불청객이 등장하는데,

바로 엽문에게 된통 당했던 금산조가 산적이 되어 목화공장을 습격한 것.

주청천은 금산조에게 얻어터지고 다음 번에는 돈을 꼭 준비하라는 협박을 듣는다.

뒤늦게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엽문은 주청천과 공장인부들의 요청으로

비로소 처음 사람들에게 영춘권을 전수하기에 이른다.

대결 이후 소식이 끊긴 엽문을 찾기 위해 미우라 장군은

리순을 족쳐서 엽문의 행적을 캐고, 리순은 거짓 보고를 하면서 엽문을 계속 감싸준다.

하지만 이도 잠시, 일본군이 엽문의 집에 쳐들어오고 아들과 아내를 협박하기에 이른다.

이에 분노한 엽문은 일본군 장교를 때려눕히고

그 길로 리순의 도움을 받아 리순의 집으로 숨어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숨바꼭질 삶을 살며 목화공장 인부들에게 영춘권을 전수해준 엽문.

그리고 금산조가 다시 찾아왔을 때 공장인부들은 영춘권을 내세우며

금산조 일당과 한판 패싸움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금산조도 워낙 깡다구가 있었던 인물.

전세가 밀리자 엽문이 나타나고, 엽문은 또다시 금산조를 피박살내고 그를 쫓아낸다.

그런데 금산조의 산적 무리에 무치림의 동생인 사담원이 있었던 것.

엽문은 사담원에게 죽은 형의 유품을 건네주고,

이에 사담원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

한편 목화공장 사건이 일본군에게 알려지자 일본군은 엽문을 찾기 위해 공장으로 들이닥치고,

엽문은 스스로 나서 일본군에게 연행된다.

그리고 미우라 장군은 엽문에게 일본군에게 영춘권을 가르쳐 줄 것을 요청하지만,

자랑스런 중국인임을 내세우며 거절하는 엽문.

그리고 엽문은 복수를 위해 미우라와 1:1 대결을 요청한다.



드디어 불산 광장 야외 특설 무대에서 많은 중국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우라와 엽문의 스페셜 메인매치가 준비되고,

주청천과 함께 불산으로부터 도망치던 장영성은 주청천을 졸라

남편이 싸우는 것에 응원하러 가자고 한다.

결국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일본과 중국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시작된다.

미우라 장군도 나름 가라데의 고수.

하지만 이미 살의의 품은 영춘권 앞에서는 벼룩발의 피도 안 되는 하찮은 것.

엽문은 미우라를 핀치에 몰아넣고 그야말로 숨쉴틈없는 공격을 퍼붇고,

미우라 장군은 결국 초절정 떡실신이 된 채 쓰러지고 만다.

이 승리에 환호하는 중국인들. 하지만 순간 일본군 장교가 쏜 총에 맞아 엽문은 쓰러지고,

이 일을 계기로 폭동이 일어나고 만다.

이후 엽문은 민중들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와 주청천,

그리고 가족과 함께 홍콩으로 망명하게 되고,

1945년 일본의 패망으로 인하여 다시 평화를 찾게 된 엽문은

민중들의 성원에 힘입어 홍콩에서 처음으로 정식 도장을 열고 영춘권을 보급하기에 나선다.

이후 영춘권 보급에 힘 쓴 엽문은 이소룡 등의 쟁쟁한 제자들을 배출하고,

1972년 타계하게 된다.

<물 흐르듯 한 편의 감동의 서사시를 눈으로 보는 듯한 영춘권>

#3. 동시대를 평정한 4명의 고수 - 엽문, 곽원갑, 황비홍, 이서문

엽문의 스토리는 기존에 개봉되었던 모 영화가 심히 비슷한 구조와 주제의식을 따라가고 있다.

눈치챈 분들도 계시겠지만, 바로 이연걸 주연의 <무인 곽원갑> 되겠다.

재미있게도 둘 모두 실존인물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고,

또한 무술의 고수였다는 점,

그리고 일제시대 중국인들에게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인물이었다는 점,

그리고 더더욱이 일본군과 무술 대련을 통해 중국 무술의 우수성을 입증하였다는 점 등

엄청나게 많은 유사점이 있다.

사실 곽원갑과 엽문을 놓고 얘기를 하자면 너무나도 많은 얘기거리가 있다.

이공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할지난감하다.

먼저 곽원갑과 엽문, 그리고 다른 두 명의 전설적인 무술 고수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자.

먼저 곽원갑은 최근 영화를 통해서 알려졌듯이 1868~1910년에 살다간 인물로,

중국의 유명한 도장 정무문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여러 무술들을 종합하여 곽가권을 만들어 보급하였고,

중국 개화기 당시 무술을 통해 부국강병과 심신을 달랠 것을 주창하였다.

하지만 1910년 갑작스레 사망하였는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당시 죽음은 독살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작품에서 그 죽음을 일본의 소행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이는 당시 일본과 중국의 무술 대결에서 너무나도 압승을 보이자

이를 막기 위해 일본이 독을 타 곽원갑을 죽였다는 설정이다.

아무튼 향년 42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죽은 무술의 달인 곽원갑.

이에 비해 엽문은 비숫했던 처지에도 불구하고 꽤 평탄하게 살았다.

1893~1972년으로 다른 3명에 비해 다소 늦은 시기에 존재하였던 엽문은,

영화에서와 같이 일제침략 이후 무술로 부국강병 할 것을 깨닫고 홍콩으로 망명하여

뒤늦게 영춘권을 보급시킨 인물이다.

살아생전 조용하고 차분하게 살았다는 엽문은,

그래서 그런지 인상이 참으로 단아하고 푸근해 보인다.

지금은 아들인 엽준이 영춘권을 전수하고 있으며,

13세였던 이소룡을 제자로 받고난 후,

이소룡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사부라는 말 때문에 더더욱 유명해진 인물이다.

이제 두 명이 남았는데, 먼저 가장 유명한 사람부터 얘기해보자.

바로 황비홍 되겠다. 아주 지긋지긋하게 시리즈가 나오는 황비홍.

설마 이 사람도 실존 인물이야? 하고 놀랬다면

중국 역사에 관한 지식에 대해 한번쯤 반성해 보시길.

어쨌든 황비홍은 1847~1924년에 존재했던 인물로,

영화에서처럼 변발을 주 스타일로 하고 보지림이라는 의원을 운영하면서

무술마저 초절정에 오른 고수이다.

황비홍은 방세옥의 3대 제자로 불리우며,

불산 출신으로 나중에는 광주에서 무술로 이름을 떨쳐 도장도 내고,

의원을 차려 약자들을 보살피기도 하였다.

황비홍은 대대로 황씨가문의 가권인 홍가권을 전수받았고,

이 외에도 철산권과 무영각 등을 전수받아 당시 광주 최고의 고수로 군림하였다.

특히 당시 외세의 세력에 항거하여 조정을 수복하고 한족의 부흥을 내세웠던

진가락의 천지회에 가입하여 천지회 일원으로 활약하면서 홍가권을 보급하여,

홍가권을 천지회의 대표 무술로 자리매김시키는 데 이바지 하기도 하였다.

이후 황비홍은 화재로 인해 의원이 무너지고,

큰 아들마저 사업 실패로 망하자 병을 얻어 사망하였다.

<살아 생전의 엽문의 모습. 도무지 견자단과 매칭이 되지 않는다!>

, 이제 마지막 남은 1.

위의 세 명은 영화로라도 만들어졌기에 들어는 봤겠지만, 나머지 한 명은 대체 누구일까?

바로 전설적인 인물 이서문이다.

1864~1934년에 존재했다는 이서문은 다른 세 명과는 달리,

그야말로 극의에 오른 실전무술을 구사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팔극권과 창으로 유명한 이서문은 다소 괴팍하고 외골수적인 성격 탓에

영웅 대접은 못 받은 인물로 그려진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애초부터 무술을 배움에 있어 인의예지나 심신의 단련 등은 마음에 없었고,

오로지 상대를 한 방에 무찌르는 극의의 기술에 다다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여러 곳을 떠돌아 다니면서 자의, 타의적으로 많은 이들을 해쳤다고 하며,

70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도 독살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타인에게 원한을 많이 사고 다녔을 법한 다크포스를 뽐내고 다녔다지만,

이서진은 단 1합에 상대를 죽일 정도로 강력한 무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특히 단 1합에 상대의 7개의 구멍에서 피를 뿜고 죽게 하였다는

칠공분혈의 에피소드는 전설 중의 전설로 남아있다.

왜 갑자기 위의 4명의 절대 고수를 거론하는가 싶겠지만,

재미있게도 모두 비슷한 시대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저 4명이 과연 각자의 삶에서 서로를 맞닥뜨리는 일은 없었을까?

현재로서는 사료가 없어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로 만나서 대결을 했었다면 서로 치명상을 피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사료로만 놓고 볼 때 가장 강한 자는 이서문으로 여겨진다.

아무튼 격동기에 살았던 4명의 전설의 고수들이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지냈을까?

명성이 전 중국으로 퍼졌기 때문에 서로를 인지하고는 있었겠지만,

과연 실제로 만났는지 어땠는지는 필자의 지식으로는 확신할 수 없겠다.

#4. 이소룡을 용으로 만든 장본인

곽원갑과 엽문의 관계는 단지 동시대의 사람이라는 것 빼고도 다른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바로 불운의 액션 스타 이소룡이다.

이소룡이 이미 엽문을 스승으로 두었다고 하였는데,

그렇다면 곽원갑은 어떤 관계일까가 궁금해진다.

사실 이소룡과 곽원갑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왜냐하면 이소룡이 살아 있을 때 곽원갑은 이미 고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소룡을 최고의 액션 스타로 자리매김해준 작품인

<정무문>에서 그는 곽원갑과 관계를 맺는다.

바로, 정무문의 수제자인 이소룡이 자신의 스승인 곽원갑의 죽음에 대한 분노로

일본군을 일망타진한다는 내용.

어쩌면 자신의 실제 스승이었던 엽문과 너무나도 비슷한 삶을 살다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곽원갑의 삶에 이소룡은 애착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5. 본래 여자를 위해 창시된 영춘권

기왕 무술의 족보 따지는 얘기 비스무리하게 나와서 추가로 또 얘기하자면,

엽문의 필살기인 영춘권에 대해 알고 넘어가고자 한다.

영춘권은 발음상으로는 상당히 추리~한데,

이는 그 기원이 바로 추리~한 여자의 이름에서 왔기 때문이다.

이미 양자경이 주연한 <영춘권>이라는 작품이 존재하는데,

그 작품에 등장하는 엄영춘이라는 여자가 바로 영춘권의 창시자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여자가 창시한 최초의 권법이 아닌가 생각도 드는데,

아무튼 청나라 시대에 존재했다는 엄영춘은 특유의 무술 실력을 바탕으로

여성에 적합한 무술을 개발하여 이를 영춘권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후 그의 남편인 양박주에 의해 널리 전파되어 여러 대를 걸쳐 전수된 영춘권은

엽문을 계기로 전 세계로 퍼지게 되고,

이후 이소룡 또한 영춘권을 베이스로 절권도를 창안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현존하는 영춘권의 제자 중 유명한 사람으로는

<영웅본색>의 대머리 사나이 송자호역을 맡은 적룡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게도, <영춘권>에서 견자단이 남편인 양박주로 나온다는 것이다.

견자단과 영춘권의 묘한 인연이지 않은가?

<영춘권의 시조라 불리우는 엄영춘의 수련 모습>

#6. 더 이상 구라 액션은 없다

이제 작품으로 돌아와서 얘기를 하자면,

일단 최근에 시들해진 무술 영화에 새로운 시도였다는 것이 이 작품의 큰 특징이자 가치이다.

과거 황비홍 식의 초절정 구라 액션을 선보이면서 인기를 끌던 무술영화들이

더 이상은 씨도 안 먹히는 세상이 되었다.

K-1이나 UFC같은 실전 이종 격투기에 눈높이가 맞추어진 관객들에게

더 이상 구라 액션은 먹히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보다 사실적이고 타격감있는 액션이 필요해졌고,

그 중심에 바로 견자단이 있었다.

37단의 종합 무술인 견자단의 리얼한 액션과,

실전을 방불케하는 타격감 넘치는 격투신은 가식을 벗어던지고 관객 앞에 섰다.

특히 와이어 없이 펼친 견자단의 리얼 액션은

중국 무술의 신비가 얼마나 대단한가를 실로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대목.

일찌감치 성룡이 와이어 없이 정말 몸을 던지는 리얼 액션을 펼쳤지만,

성룡의 무술은 약간 코믹스러워서 흔히 무술다운 무술 액션을 평하기에는

성룡의 연기는 다소 형식이 없었더랬다.

하지만 형식에 얽매이다 보면 아무래도 가짜라는 게 티가 나는 것이 액션연기인데,

이 작품에서는 적어도 그런 단점은 보이지 않는다.

견자단이 영춘권의 필살기인 연타펀치를 날리는 장면은 그 타격감이나 리얼함에서 정말 압권이다.

견자단이 이러한 실전 영춘권을 익히기 위해 엽문의 아들이자

영춘권의 전수자인 엽준으로부터 9개월간 필사적으로 영춘권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그만큼 이 작품의 액션은 기존의 무술영화의 가식을 벗어 던졌다는 점에서

실로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실존 인물의 영웅담을 솔직 담백하게 묘사한 것도 재미있다.

황비홍의 경우는 너무 방정맞게 그려진 느낌이 강하고,

곽원갑의 경우는 너무 무게를 잡았더랬다.

하지만 엽문은 때로는 비장하면서도 때로는 재치있게 그려져서 정말 사람다운 맛이 난다.

일례로 엽문이 그토록 무술의 고수임에도 불구하고 마누라 등살에 못 이겨 눈치보며 사는 모습은

저 사람도 어쩔 수 없는 남자구나 하는 안타까운 느낌을 전해준다.

그리고 일제의 점령으로 인해 가세가 기울어 거의 굶다시피 사는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는 부랑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보통 영웅이라 하면 약점은 가리고 최대한 과장해서 보여주는 것이 중국인들의 습성이 아니던가.

하지만 적어도 엽문에 대해서 만큼은 그러한 가식을 그나마 벗어 던졌다고 볼 수 있겠다.

#7. 견자단이 보여준 프로페셔널 정신

견자단은 엽문의 배역에 대한 애착이 컸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영춘권도 열심히 전수받았다지만

수시로 엽문의 행적을 되밟으며 그의 인생을 이해하려 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엽문이 실제 쓰던 찻잔을 이용해 차를 마시며

엽문처럼 말하고 엽문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실제 엽문을 보면 인상은 편안한 옆집 아저씨 스타일인데,

몸매가 상당히 한민관스러웠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견자단도 10kg 이상을 감량하면서 최대한 말라비틀어지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투혼이 있었기에 기존의 견자단의 연기력 제로에 대한 불안을

싹 사라지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데뷔작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 웅대림. 기대가 크다>

견자단에 대해서 살짝 얘기해 보자면,

그는 어렸을 적부터 무술 고수였던 어머니 밑에서 무술을 배우면서 성장했다고 한다.

그는 각종 문파의 무술을 모두 섭렵하고, 37단의 종합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청년시절 각종 무술대회에서 모두 우승이라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무술대회 우승자 출신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최초의 예능인이 바로 견자단 되겠다.

그 이후로 얼굴 좀 되고 실력 좀 뛰어난 무술인들이 견자단의 뒤를 이어 예능에 뛰어들었는데,

조문탁이 그 대표적인 후발 주자 되겠다.

아무튼 견자단은 여러 무술 영화에서 조연으로 활약하며 뛰어난 무술 실력을 보여주었지만,

정작 연기력이 딸려서 주연은 늘 놓치고 말았더랬다.

그러다가 그가 택한 길은 바로 무술감독. 이후 여러 메가톤급 작품에서

무술감독으로서 완성도 높은 무술 액션을 지도하였고,

특히 구라식 액션을 벗어던지고 실전 액션을 강조하면서 무술 액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러한 실력을 인정받아 그는 헐리우드에서도 초특급 무술감독으로 초빙받아 작품에 참여하였고,

<블레이드 2>에서는 무술감독 겸 배우로 직접 출연하는 이력을 남기기도 한다.

견자단은 한국에서 방영되었던 장편 짱개 드라마 <정무문>에서

이소룡이 했던 진진 역을 맡아서 국내 안방 극장을 공략하기도 했다.

사실 견자단은 이소룡의 엄청난 팬이었기 때문에,

그 역에 지대한 애착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센세이션이 적었는지,

큰 인기는 끌지 못한 채 몇몇 팬들에게 좋은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그러다가 2002년 장예모 감독의 대작 <영웅>에서 은모장천이라는 캐릭터로 등장하여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연기력을 절정을 보여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제서야 무술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내공 좀 되는 무술연기인이 되었다.

<목각인형은 영춘권의 트레이드 마크이다.이소룡도 실제로 저것을 애용했다>

#8. 앞날이 기대되는 출연진과 제작진

견자단 말고도 놀라운 배우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엽문의 아내 장영성 역을 맡은 초절정 미모의 웅대림.

보면 알겠지만 견자단보다도 키가 크다. 실제로 두 부부가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견자단이 키가 작다고는 해도 이토록 차이가 날 정도로 뛰어난 체격 조건이라니.

워낙 절제된 연기만 선보여서 그런지 아직 연기력에 대한 검증은 안 되는 편이지만,

놀랍게도 웅대림은 이번 작품이 그의 데뷔작이다.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기자인 만큼 차기 작품도 기대가 매우 된다.

엽위신 감독이 전체적으로 액션과 연출,

그리고 드라마를 훌륭하게 조율하여 완성도 높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음악에 있어서도 <공각기동대> OST 등으로 유명한 가와이 겐지가 맡아

장엄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근래들어 이 정도의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보여주는 무술 영화가 없었기에,

엽문은 무술 영화 부흥의 새로운 선구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엽문과 이소룡의 커플 사진. 그런데 엽문의 저 짝발은 뭥미?>

국내에서도 리얼 액션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 뛰어난 작품성,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대한 아픔을 공유하는

민족정신이 반영되어서 그런지 많은 인기를 끌었던 엽문.

하지만 최근 홍콩으로 망명한 이후의 에피소드를 다룬 <엽문 2>를 기획하고 있다고 하니

문득 제 2의 황비홍 시리즈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

중국 아해들은 딱 좋겠다 싶은 시점에서 꼭 한번 더 오바하는 습성이 있는데,

엽문도 제발 더 이상 무리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이야말로 지금은 고인이 된 엽문의 명예를 실추하는 짓이 아닐까?

posted by 미까 2009. 7. 27. 19:13

히트 (Heat)

세상에는 선과 악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선하고, 누군가는 악하다.

하지만 선한 사람이 반드시 올바른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며,

악한 사람이 반드시 잘못된 삶을 보여주지만은 않는다.

홍길동과 로빈 후드를 보더라도 그들은 비록 약탈이라는 악한 짓을 했지만,

삶의 방식이나 목적은 참으로 선한 것이었다.

윤리와 도덕이라는 기준 사이에 존재하는 모호한 개념으로 인하여

우리는 이러한 딜레마를 겪게 된다.

무엇이 과연 더 나은 삶일까?

여기 그러한 딜레마를 품고 사는 두 명의 사나이의 이야기가 있다.

범죄라는 악을 처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가정은 파탄지경까지 몰고 가는 열혈 형사와,

비록 먹고 살기 위해 은행을 털지만 낭만적인 사랑도 하고

세상을 똑바르게 바라보고자 하는 정의파 범죄자.

이 두 사나이의 대결과 우정을 그린 초절정 서스펜스 액션 로드무비 <히트>!!

영화 제목처럼 흥행에서도 대박 히트를 친 <히트>를 리뷰하고자 한다.

<뭐가 뜨겁다는 건지 궁금증을 잔뜩 불어일으키는 포스터>

#1. 스토리 - 두 남자의 이루어질 수 없는 우정

그럼 작품을 해부하기 전에 먼저 스토리부터 살펴보자.

어둠이 짙게 깔리고 사람들이 북적대는 모노레일역.

진지한 표정의 중년 남성이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닐 맥컬리(로버트 드니로).

그는 이어 근처의 병원으로 들어가 의사인척 흉내를 낸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앰뷸런스를 훔쳐 타고 어디론가 떠난다.

이번에는 긴 머리를 휘날리는 건장한 사내가 철물점 비슷한 곳에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크리스 쉬헐리스(발 킬머).

그는 이상한 도구들을 구매하고는 그 즉시 자리를 떠난다.

한편 침대에서 뜨거운 정사를 나누고 있는 아저씨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LA 경찰국이 자랑하는 만능범죄해결사 빈센트 한나 수사반장이다.

빈센트는 이혼 후 두 번째로 만난 부인 저스틴 한나(다이안 베노라)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지만, 저스틴의 딸인 로렌(나탈리 포트만)에 대해서는

아빠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0점짜리 가장.

빈센트는 늘 업무상 호출이 있으면 만사를 팽개치고 달려가기 바쁘다.

닐의 동료인 마이클 셰리토(탐 시즈모어)

알바로 고용한 와인그로(케빈 게이지)를 데리고

닐이 주도한 작전을 시작하게 된다.

, 마이클, 크리스, 트레조(대니 트레조),

그리고 알바생 와인그로가 꾸미는 계획은 바로 현금수송차량 탈취 작전.

완벽한 계획으로 인하여 성공적으로 차량 내에 있던 모종의 채권을 회수하지만,

개념없는 알바생 와인그로가 욱하는 바람에 수송경비원을 사살하였던 것.

어떠한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살인만은 하지 않는 것이 모토인 닐의 작전에 찬물을 끼얹고 만 와인그로는,

이 자그마한 실수가 엄청난 사태를 몰고 올 것을 짐작도 하지 못했다.

<천재적인 감각과 냉철한 상황판단은 100점, 하지만 가정관리는 0점인 빈센트 한나>

사건 현장에 도착한 빈센트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감각으로 사건의 세부 항목을 추리하고,

부하인 드러커(마이켈티 윌리엄슨)와 카잘스(웨스 스터디)를 시켜

의심가는 곳을 전부 조사하도록 시킨다.

그리고 사건 당시 주변에 있던 거지로부터 촉새라는 호칭을 들었다는

결정적 제보를 얻고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가기 시작한다.

한편 작업을 끝낸 닐 일행은

작업판을 깽판으로 만든 와인그로를 작살내려다 순간의 방심으로 놓치고 만다.

와인그로는 그렇게 줄행랑을 치고,

이를 놓친 닐 일행은 결국 각자의 몫을 챙기고 흩어진다.

한편 닐이 신임하는 크리스는 아직 머리에 피도 안마른 개념없는 인간.

그래서 초절정 미인 마누라 샬렌(애슐리 쥬드)을 두고도 매번 개망나니 짓만 하고 다닌다.

그래도 매번 이 둘의 사이를 챙겨주는 것은 따뜻함 마음씨를 가진 닐이었던 것.

그러한 닐이기에 언뜻보면 절대 범죄자처럼 생기지 않고,

젠틀한 아저씨처럼 생겼더랬다.

그래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여인 이디(에이미 브랜먼)를 보고

그만 사랑에 빠져버리고 만다.

이 늙다리 아저씨와 젊은 처자의 만남은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이었겠지만,

어쨌든 닐은 이게 왠 봉이냐 생각하며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만남을 발전시키게 된다.

닐이 달콤한 사랑에 취해 있을 때 빈센트는 뼈빠지게 고생하고 있으니.

온갖 정보력을 동원해 결정적 제보를 할 수 있다는 사람을 찾아 갖은 협박을 가한다.

그것이 빈센트만의 노하우였던 것.

이번에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깨끗한 인품과 마인드로 완전범죄의 새 지평을 연 또 하나의 천재 닐 맥컬리>

한편 도널드(데니스 헤이스버트)라는 가석방 죄수가

새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햄버거 가게를 찾는다.

이 친구 알고봤더니 닐과 교도소시절 알고 지냈던 사이.

이제는 손 씻었다며 여친과 함께

새로운 삶을 꾸려나갈 생각을 품고 살아가는 개과천선형 인간이 되었다.

반면 아직도 개과천선이 까마득한 크리스를 위해

닐은 직접 찾아가서 샬렌과 화해를 시켜주려고 노력하고,

이 과정에서 샬렌이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샬렌도 평범한 삶을 원했던 것.

노하우를 통해 결정적 제보자를 찾아간 빈센트는

또 협박과 폭력을 행사해서 모종의 범죄를 계획하고 있는 지인의 이름이

마이클 셰리토라는 결정적 제보를 얻게 된다.

조사 결과 엄청난 흉악 범죄자였던 것.

이로 인해 닐 일행의 정체를 서서히 밝혀가는 빈센트.

이러한 사실도 모르는 닐은 일단 지난 번 범죄에서 얻은 채권을

로저 반 잔트(윌리엄 피츠너)라는 자에게 팔 것을 제안한다.

원래 주인이던 반 잔트는 결국 채권회수를 위해 닐과 거래할 것을 약속하지만,

약속장소에 나타난 것은 닐을 죽이려는 반 잔트의 하수인들.

결국 사태를 수습하고 위기에서 탈출한 닐은 반 잔트에게

배신에 대한 각오를 단단히 할 것을 당부한다.

어쨌든 채권도 그래도, 돈까지 덩달아 챙긴 닐 일행은

돈을 나눠가지며 가족들끼리 회포를 푸는 시간을 마련한다.

모두 가족이 있지만 혼자 홀아비인 닐.

결국 이디에게 전화를 해서 그 외로움을 달랜다.

한편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빈센트와 강력수사반원들. 모든 멤버들의 신원을 파악했지만,

유독 닐에 대해서만은 정보가 없었던지라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놀라운 직감의 빈센트답게,

이 자가 실질적인 두뇌가 아닌가 하고 눈여겨보게 된다.

<만나는 남편마다 어딘가 심히 부족한 비운의 여성 저스틴 한나.

필자의 이상형인 이OO과 심히 닮았다!!>

어쩌다 운 좋게 도망친 와인그로는 여전히 정신줄 못 놓고

콜걸이랑 놀아 제끼다가 결국 그 성질 못 버리고 콜걸을 살해하고 만다.

이 때문에 빈센트는 사건 현장 분석을 통해 와인그로의 실마리도 잡아가게 된다.

하지만 빈센트를 원하는 또 다른 인물이 있었으니,

그녀는 바로 빈센트의 새 마누라인 한나.

한나는 갈수록 방황하는 딸 로렌과

겉으로만 맴도는 빈센트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든 여인.

결국 빈센트 앞에서 고민을 털어내고 만다.

이에 빈센트도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라고 맞장구를 치면서

위로는 커녕 서로 상처만 주고 만다.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는 닐 일행.

돈이 궁했는지 다시 큰 건수를 하나 시작했다.

야밤에 금고를 터는 일. 이번에도 계획대로 척척 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빈센트가 몰래 숨어서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

금고를 터는 순간 현장범으로 체포할 생각으로 감시를 하고 있었지만,

그만 부하의 실수로 소리가 나게 되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닐이 그대로 작전을 포기하고 돌아가

현장범으로 체포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 일로 인하여 닐도 누군가가 자기들을 쫓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그 대상이 누구인지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사실 알 파치노가 이토록 강인하게 등장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편 크리스의 마누라인 샬렌의 새 남친을 포획하는 데 성공한 빈센트는

그자를 이용해서 샬렌에게 협조를 권유하고

이를 통해 크리스를 잡을 수 있도록 작전을 꾸민다.

그리고 뒤이어 거대한 컨테이너들이 즐비한 부두에서

모종의 계획을 꾸미는 듯한 닐의 일당들을 몰래 감시한다.

하지만 그들이 그 곳에서 무슨 계획을 꾸몄는지는 몰랐던 빈센트.

그들이 있었던 장소에 가서 나름 롤플레잉을 통해 닐의 생각을 따라가려 하지만,

이내 빈세트는 그것이 닐의 함정임을 알게 된다.

바로 그것은 빈센트의 얼굴과 정체를 알고 싶었던 닐의 감쪽같은 속임수였던 것.

이렇게 해서 드디어 그 둘은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그 뛰어난 능력과 직감에 감탄해 마지 않게 된다.

제대로 뚜껑 열린 빈센트. 이제 까발려질 대로 발려졌으니 잃을 것이 없었던 그는,

기어이 닐의 차를 쫓아 그 뒤를 달리게 된다.

도로에서 닐의 차를 멈춰 세우고 자신을 소개하며 따라올 것을 권유하는 빈센트.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둘은 범죄자와 형사로서의 신분을 뛰어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서 진솔한 얘기를 나누게 되고,

서로의 처지와 고민거리를 솔직히 털어놓음으로써

둘은 어느덧 라이벌로서의 우정이라는 것이 샘솟게 된다.

반드시 닐을 자기 손으로 잡고 말겠다는 빈센트,

그리고 끝까지 잡아보라고 하는 닐.

그 둘은 그렇게 운명적인 만남을 뒤로 한다.

하지만 사무실에 돌아온 빈센트는 그 모든 것이 닐의 계략이었음을 알고,

닐의 일행이 모두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게 된다.

한 방 제대로 먹은 빈센트.

<라이벌이자 친구라는 모순적 관계를 맺게 되는 두 사나이.

어쩌면 둘에게는 서로가 필요했단 사이였는지도>

한편 닐에게 협박으로 시달리는 반 잔트에게 용병 경호원이 나타나는데,

그가 바로 알바 전문 와인그로. 와인그로는 닐을 잘 안다면서

반 잔트를 안심시키고 특별 경호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닐이 빈센트를 속이면서까지 계획했던 작전은 바로 은행 털이.

대낮에 은행에 쳐들어가서 금고에서 돈을

닥치는 대로 긁어 모으고 나온다는 간 큰 작전이었던 것.

양복 차림에 완전군장이라는 엽기 패션으로 은행을 성공리에 턴 닐과 일행들.

하지만 직감적으로 은행을 털 것을 느꼈던 빈센트는 급히 은행으로 향하고,

가장 마지막으로 썩소를 날리며 은행을 나오는 셰리토와 마주치면서

대낮 시가지 총격전이 펼쳐지게 된다.

대테러 진압 작전을 능가하는 무수한 총격적인 이루어지고,

여러 시민과 경찰이 사상하는 가운데,

햄버거 가게 때려치우고 한탕 노리던 도널드가

운전수 역할 하다가 총알 세례를 받고 세상 하직하고,

닐의 일행인 셰리토가 빈센트의 일격에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크리스도 목에 심각한 부상을 당하게 되지만,

닐의 도움으로 겨우 그곳을 탈출하게 된다.

병원에서 겨우 응급처치를 받은 크리스는 닐의 말에 따라 샬렌에게 가기로 하고,

닐은 미행때문에 작전에서 빠졌던 트레조를 만나러 갔다가

그가 거의 묵사발이 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트레조를 개떡으로 만든 범인은 바로 와인그로.

닐은 친구 트레조의 고통을 마감시켜 주고,

와인그로에게 복수의 칼날을 세우게 된다.

먼저 목표는 반 잔트. 그의 별장에 침입한 닐은

반 잔트를 친히 자연으로 회귀하게 만들고,

와인그로를 작살내기 위해 뒤를 쫓는다.

<양복 차림에 완전 군장이라는 패션의 새 지평을 연 시가지 총격전 장면>



한편 빈센트는 샬렌의 새 남친을 꼬셔서 샬렌을 불러오게 하고,

샬렌에게 크리스의 자수를 권유해 줄 것을 당부한다.

새 아기와 평범한 삶을 원하는 샬렌.

하지만 한편으로 미운 정도 사랑이라는 크리스에게 고통을 주기 싫어 갈등하는 샬렌.

닐은 이디에게 찾아가 같이 멀리 떠나자고 제안하고,

심상치 않은 것을 느낀 이디는 순간 갈등하지만 닐과 함께 할 것을 다짐한다.

빈센트도 간만에 집을 찾지만,

집에는 로렌의 아버지인 보스코(테드 레빈)가 와 있었던 것.

참으로 무뚝뚝한 새 남편 때문에 한나는 신경질을 내고,

결국 빈센트는 부부싸움을 벌이고 그대로 집을 나와버린다.

닐은 자신의 조력자이자 친구였던 네이트(존 보이트)의 도움으로

외국으로 나갈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디와 함께 공항으로 떠난다.

그러는 사이 크리스는 샬렌을 보기 위해 집으로 오지만,

이미 집에는 크리스를 잡기 위해 형사들이 잠복을 하고 있었던 상황.

하지만 샬렌은 크리스에게 누구냐고 하면서 모르는 척을 한다.

크리스는 실망하지만 이 모든 것이 샬렌의 모종의 암시임을 알고

그렇게 소리없이 자리를 떠난다.

크리스를 잡지 못했다는 소식에 안달난 빈센트는 다시 집을 찾지만,

로렌이 손목에 칼을 긋고 자해를 한 것을 발견하고 급히 병원으로 들고 뛴다.

다행히 로렌은 목숨을 건지고,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한나에게 빈센트는 위로를 해 준다.

그 동안 로렌에게 무심했음을 미안해하고 앞으로 잘 챙겨줄 것을 다짐하면서

서서히 좋은 아빠로 바뀌어가는 빈센트.

<비록 범죄자였지만 최후의 순간에 딸래미 같은 아이를 보호하는 감동을 선사하는 마이클 셰리토>

한편 이디와 함께 공항으로 가던 닐은

갑작스레 방향을 틀어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있다고 하고

이디에게 기다리라고 한다.

그 일은 바로 처음부터 잘못 끼운 단추,

바로 무개념 알바생 와인그로에게 복수하는 것.

와인그로가 묵고 있다는 호텔을 찾아가

와인그로를 보호하고 있는 경찰 요원들까지 때려눕힌 후

마침내 와인그로를 대면하게 된 닐.

일말의 여지도 없이 대가리에 총알을 받아주시는 쎈쓰를 발휘한 닐은

그대로 호텔을 빠져나간다.

그 때 마침 와인그로가 걱정되었던 빈센트가 호텔에 찾아오고,

이미 닐이 와인그로를 죽인 것을 알게 되자 닐을 쫓기 시작한다.

이디에게 다시 돌아온 닐은 자신을 쫓아온 빈센트를 발견하고,

결국 이디에게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도망을 치게 된다.

둘은 열심히 달려 인근 공항에까지 다다르게 되고,

공항 활주로 옆에서 둘은 목숨을 건 최후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몸을 숨기고 있던 닐,

그리고 야수 같은 본능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접근하는 빈센트.

닐은 빈센트가 뒤를 보고 있는 순간을 이용해 총을 겨누지만,

마침 착륙하는 비행기의 라이트 때문에 그림자가 비쳐

빈센트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먼저 총에 불을 뿜게 된다.

결국 닐은 그렇게 총을 맞게 되고,

쓰러져가는 상황에서 닐은 빈센트에게 손을 내민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손을 잡아주는 빈센트.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강렬했던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두 사람.

닐은 그렇게 눈을 감고,

빈센트는 떠나간 친구를 위해 계속 자리를 지키며 서 있는다.

<참 싸가지없게 나오지만 차세대 액션 스타로서의 입지를 마련한 발 킬머>

#2. 두 캐릭터가 선보이는 선과 악의 모호한 설정

장장 180분에 달하는 런닝타임을 자랑하는 히트의 스토리를 알아보았다.

어느 한 부분도 군더더기 없이 핵심적인 내용 위주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핵심만 간추린다고 해도 상당한 분량이 된다.

그만큼 아주 탄탄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압권인 작품.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겠다.

첫째, 사나이의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와 캐릭터간의 관계,

둘째, 실전을 능가하는 초절정 총격 액션,

셋째, 초호화 캐릭터들의 무더기 등장.

이 중에서 먼저 사나이의 심금을

신라면 저리가라 할 정도로 울리는 스토리를 평가해 보자.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이 작품은 닐과 빈센트라는 너무도 상반되는 두 캐릭터간의 관계를 메인으로 하고 있다.

범죄자이지만 애정많고 마음씨 좋고 젠틀한 닐,

그리고 강력계 형사이지만 0점짜리 아빠에 무뚝뚝하고 과격하기 짝이 없는 빈센트.

참으로 역설적인 두 캐릭터의 갈등은,

범죄자와 형사라는 피할 수 없는 갈등의 연결 고리 속에서도,

서로의 단점을 통해 위안을 삼고 위로해주는 보완적인 존재로 그려지기도 한다.

특히, 빈센트가 닐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장면에서는,

그 어떠한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오랜 친구 같은 두 사람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듯한 그리운 감정이 느껴진다.

원래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고 하지 않았던가.

애초에 닐을 예의주시했던 빈센트는 그가 역시 보통 범죄자가 아님을 깨닫게 되고,

라이벌의식을 느끼면서 동시에 어떠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닐 역시 자신을 쫓는 빈센트를 통해 긴장을 느끼면서도 한 편으로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유일한 친구를 만난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닐이 웃으면서

빈센트에게 손을 내밀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래서 늙다리 남자랑 함부로 사귀는 것은 좋지 않다는 교훈을 선사한 이디>

어쨌든 닐은 결국 불행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랑을 하게 된 것이고,

빈센트는 불행 끝에 겨우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게 됨으로써

서로 모두 제로 상태로 수렴하게 되는 듯 하다.

그 때문에 누가 더 잘 났고 못 났는가,

누가 더 행복했고 불행했는가에 대한 논의는 결국 무승부로 나게 된다는 것.

그렇더라도 결국 선이 승리한다는 약간의 논리가 적용되는 것에는

어쩔 수 없었던 처사인 듯.

#3. 역대 최고의 도심 총격씬

두 번째로 꼽은 초절정 액션 장면은 그야말로 감독인 마이클 만의 주특기.

그 중에서도 히트에서 그려진 시내 총격적인 최고의 연출을 자랑한다.

모든 배우들이 실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장감 속에서 연기를 펼쳐냈고,

실제와 동일한 총기를 사용해 실탄이 튀고

차량이나 건물이 부서지는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게다가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바로 뛰어난 음향효과.

실제 총이 발사될 때의 소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게 크다.

군대 다녀온 대한민국 남아들은 대부분 알겠지만,

필자처럼 사격장에서만 살았던 사람으로서는 오히려 그 커다란 총소리가 그리운 법.

아무튼 영화에서는 이러한 총 소리가 너무도 크기 때문에 일부러 줄여서 녹음한다.

그렇기 때문에 총격전 상황에서도 배우들이 떠들고 자시고 하는 등의

엽기적인 행각이 가능하고, 더욱이 관객들이 아주 차분히 액션신을 즐길 수 있었던 것.

하지만 히트에서는 100% 여과없이 실제 현장의 소리를 담았기에

엄청나게 울려퍼지는 총 소리를 정말 실감나게 들을 수 있다.

5.1채널 돌비 서라운드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그야말로

내가 시가전의 현장 한 가운데에 있을 정도의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준.

히트의 액션신은 이후에도 능가하지 못했던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손꼽히는 정말 대단한 명장면이다.

<당시 미모로 따지면 베스트 순위에 드는 애슐리 쥬드>

#4. 엑스트라마저 후덜덜한 캐스팅

세 번째로, 초호화 캐릭터들의 벌떼스러운 캐스팅.

배트맨 다크나이트에도 유명 배우들이 벌떼같이 등장하지만

그처럼 까메오 연출은 아닌 순수 메인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것이 히트의 매력.

카리스마 배우로 양대 산맥을 자랑하는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가 함께 등장하는 것만 해도

이미 이 작품은 기가톤급 블록버스터였더랬다.

거기에 당시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고 있던 발 킬머를 비롯해

초절정 조연배우 탐 시즈오머와 개성파 배우 대니 트레조가 등장하고,

미모 하면 저리가라 할 정도의 애슐리 주드와 나탈리 포트만이

여성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남자들의 눈동자를 즐겁게 해줬더랬다.

여기에 존 보이트, 다이엔 베노라, 웨스 스터디, 윌리엄 피츠너, 톰 누난 등이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감칠맛나는 연기까지 모두 개성있게 소화해줘

그야말로 조연마저도 빛나는 영화로 평가받게 되었다.

이 작품이 배우들에게 끼친 영향도 매우 큰 것 같다.

이 작품에서 알 파치노가 보여준 독선적이고 강렬하면서

냉철한 형사의 모습이 너무도 충격적이었던지,

이후의 액션 영화에서 알 파치노가 보여주는 역할이 빈센트 한나와 거의 비슷하다.

냉철하고, 놀라운 본능적 직감을 가지고 있으며

초절정 카리스마로 일을 처리하는 무서운 탈을 쓴 선의 집행자.

알 파치노를 명 배우로 탈바꿈시켜 준 <대부>에서도

이토록 차갑고 무서워보이지는 않았더랬다.

하긴 그때는 이토록 빼빼마르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차가워지고 강렬해지는 눈빛과 카리스마는

알 파치노를 필자의 3대 명 배우 중 한명으로 꼽게 만든다.

로버트 드니로도 요새는 푸근한 아버지 역할로 자주 나오는 듯 하지만,

이 작품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덕에 이후에도

종종 비슷한 열혈 캐릭터를 많이 맡았더랬다.

하지만 확실히 알 파치노와는 달리 어딘가 정감있고

여유있는 카리스마를 보여줌으로써 확실히 히트에서

서로 상반되는 두 캐릭터의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범죄자라고 감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따뜻하고 인정많은 닐>

#5. 액션+우정+감성 = 대박 히트

히트는 90년대를 대표하는 액션 영화 중 가장 감각적인 스토리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특히나 엔딩 장면을 수놓은 닐과 빈센트의 공항 신은

최고의 엔딩장면 베스트 순위에 뽑히기도 하였을 정도로

감각적이고 감동적인 장면이다.

싸움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이라는 단어를 여자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어쨌든 남자들에게 있어서는 이보다 더 진하고 감동적인 우정은 없으리라.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에서 왠지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것은

그 진하고도 안타까운 우정 때문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지도.

<둘은 은근히 잘 어울린다. 어쩌면 티격태격해도 그것이 천생연분일지도>

어쩜 이토록 멋진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면,

그 중심에 마이클 만 감독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친구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도 있겠지만,

워낙 많은 작품을 만든 헐리우드의 유명 감독이긴 하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이 친구의 작품은 대부분이 범죄자와 형사 혹은

특수요원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퍼블릭 에너미>, <콜래트럴>, <FBI>, <인사이더> 등의 작품을 보면

우습게도 히트와 비슷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풀어나가는 내용이나 구조는 전혀 다르지만,

이 감독은 서로 갈등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간의 관계에서

갈등이 아닌 다른 요소로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을 재미로 삼고 있는 듯싶다.

그리고 <라스트 모히칸>을 비롯해 몇몇 액션신이 강렬한 작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감독의 특징 중 하나가 정말 리얼한 액션이다.

일단 밋밋한 액션은 절대 배제를 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마이클 만이 만드는 작품이라면

액션에 있어서는 기대해 볼만 하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에는 <핸콕>을 만들어서 이 친구 SF와 코미디에도

일가견이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원래 태생은 철저한 드라마를 추구하는 감독이다.

특히 <알리>에서 보여준 감동 실화는

이 감독이 어떠한 작품을 만들던지 나름의 감동 철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감동과 여운이 남는 감각적인 액션영화가 되는 것이다.

<보면 볼수록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시가지 총격전 장면. 정말 대단하다!!!>

#6. 오직 사나이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코드

이 작품을 필자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멋진 야경과 고독한 선율이 울리는 영상미.

고독과 야경이라는 두 가지 코드를 너무도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이 두 가지 요소는 그야말로 백미라고 할 수 평할 수 있겠다.

닐과 이디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라던지,

고독한 느낌을 듬뿍 선사해주는 야경의 시퀀스는 그야말로 환상적.

이 때문에 더더욱 사나이들의 고독을

필자가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빈센트가 닐을 쫓기 위해 헬기로 도시의 밤 하늘을 나는 시퀀스는

그 감각적이고 고독한 특유의 연출 탓에

<공각기동대>에서 오시이 마모루가 차용했을 정도로

매우 감각적인 영상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빈센트의 고독이 물씬 풍기는 시퀀스. 그런데 저 한글은 뭥미??>

일생을 살면서 과연 나에게는 닐과 빈센트의 관계 같은 특별한 친구가 있을까?

필자는 이 작품을 볼 때마다 늘 고민해 본다.

옛말에 인생에 있어 나를 이해해주는 단 한 명의 친구라도 만든다면

그 인생은 성공한 것이라고 하였다.

관중과 포숙아의 관포지교의 고사도 그러한 것을 말하고 있을 정도이다.

닐과 빈센트도 서로의 신분과 처지를 초월하여

서로를 가슴 깊이 이해할 수 있었기에

둘은 마지막에 진정한 친구로 남을 수 있었다.

필자도 그러한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것을 하나의 소망으로 삼는다.

아니, 그보다도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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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까 2009. 7. 21. 16:40

르노삼성 New SM3 LE PLUS

<준중형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SM3. 단순한 강자가 아니라 변종괴물같은 녀석이다>

과거 1,600cc 준중형 승용차는 그야말로 서민 중에서

그나마 약간의 사치를 누리고 싶은 자들이 타는 차로 인식되었더랬다.

하지만 최근들어 준중형 승용차에 럭셔리 바람이 불면서

이제 준중형 승용차도 약간의 사치가 아닌

호화로운 사치에 버금가는 모델로 급변화 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일찍이 라세티 프리미엄과 포르테가 준중형 럭셔리의 시대를 개척하였고,

이제 또 다른 강자가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르노삼성의 SM3.

사실 르노삼성 하면 항상 닛산 차만 베껴 쓴다

독창성이 없다 등등의 비판도 많지만,

SM520 시절부터 전해져 오는 전설과도 같은 품질은

나름의 명성을 이어주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물론 현재 시판되고 있는 뉴 SM5 SM7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준중형에 새롭게 도전했던 SM3 CE는 어떠했던가?

솔직히 동급의 차 중에서는 크게 인정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저 그런 연비와 가장 약하다는 소음문제, 그리고 좁다란 차체 내부.

나름 센시티브한 외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큰 호응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이 이번에는 제대로 마음잡고 차를 만들었나보다.

신형 SM3는 확실히 새로운 도전이자 성공을 향한 확실한 믿음인 듯 보인다.

필자가 시승한 SM3 모델은 PE/SE/LE/LE PLUS/RE 모델 중

최상위 모델에서 살짝 빠지는 LE PLUS,

가장 잘 나간다는 LE 모델의 경제성과

최고의 사양을 자랑하는 RE 모델의 하이브리드 형태라고 보면 되겠다.

일단 걸고 넘어져야 하는 부분이 디자인 되겠다.

아무래도 과거 모델인 SM3 CE와 비교가 불가피할텐데,

언뜻 보면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만 SM3가 몸집이 보다 더 커졌다는 느낌은 든다.

SM5 SM7이 외형적인 면에서 너무나도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SM3가 그러한 계보를 따르지 않은 것은 다소 의외이다.

SM5는 구형과 신형 사이에서 외관 상의 공통점이 전혀 없었더랬다.

그도 그럴것이, 원형이 된 닛산의 맥시마와 티아나가 전혀 다른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SM5는 티아나를 베이스로 해서 새롭게 모델링이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엔진과 옵션, 그리고 세팅을 적용해서 SM7을 탄생시켰던 것.

하지만 SM3 CE의 경우 닛산의 블루버드 실피 모델을 베낀 것과 달리

이번에는 르노의 플랫폼을 적용한 것.

하긴 르노와 닛산이 제휴관계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도 곧 끝날 예정이라 SM3가 르노-닛산의 마지막 합작품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어쨌든 SM3는 기존의 CE와 확연히 다른 모습은 아니다.

헤드렘프는 그저 그렇게 조금 더 날카로워졌을 뿐이고,

테일램프도 그저 그렇게 치켜올라갔다.

보닛의 길이가 짧아진 느낌인데, 이는 르노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부분.

특히나 프랑스 차가 앞 유리를 길다랗게 뻗게 만들고

대쉬보드를 맘껏 드러내는 특징이 강한데,

SM3도 그러한 특징이 반영되어 있는 느낌이다.

범퍼가 전체적으로 두꺼워진 것도 특징인데,

잠깐만길다란 앞 유리에 두꺼워진 범퍼까지이거 딱 푸조의 느낌이다.

정도만 덜 할 뿐이지 푸조의 207 라인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필자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푸조든 르노든 프랑스산 디자인은 대세가 이러한가보다.

관심있는 소비자라면 한번쯤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도 좋을 듯.

<그다지 달라졌다는 느낌은 아직 안드는데...>

외관에서는 그다지 임팩트를 받지 못한 필자.

그럼 이번에는 직접 자리에 앉아 보자.

! 내관과 외관이 어째 이리도 다른고?

SM3는 겉과 속이 다른 물건인 듯한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외관은 그저 그런 준중형의 느낌이었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SM5를 탄 듯한 중형 세단의 느낌이 물씬 풍겨졌다.

이 부분은 확실히 SM3 CE와 달라진 부분이다.

SM3 CE는 정말 싼티 나는 내부 인테리어였지만,

SM3는 고급형 유러피언 대쉬보드 타입을 적용하여 SM5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를 더욱 완벽하게 뒷받침해주는 것은 넉넉한 실내.

SM5에 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푸근하고 넉넉한 느낌이다.

분명 SM3 CE는 좁은 느낌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큰 변화가 있을 수 있을까?

비밀은 바로 무자비하게 넓어진 휠베이스에 있다.

동급에서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2,700mm에 해당하는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휠베이스라 함은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사이 간격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클수록 그만큼 실내 공간이 넓어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동급에서 가장 넓은 휠베이스를 자랑하다보니

준중형에 어울리지 않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게 된 것.

참고로 SM3 CE의 휠베이스는 2,500mm대였고,

SM5 2,775mm이다. 그야말로 놀라운 발전이다.

자 이제 시동을 켜보자.

SM5 이상에서 만끽할 수 있었던 스마트 카드 시스템이 이제 SM3에서도 가능해졌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시동이 걸렸다.

SM3 CE와 확연히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정숙성과 소음이다.

솔직히 SM3 CE는 소음에서 의외로 미약한 점수를 받았었는데,

이 부분은 크게 개선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얼마 전 시승한 라세티 프리미어와 비교해도 매우 뛰어난 요소라고 평하고 싶다.

서서히 엑셀을 밟아보자.

? 조심스레 살포시 눌러보았는데 차가 움직이질 않는다.

생각보다 엑셀의 Dead Zone이 큰 것 같다.

좀 더 깊숙이 밟자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초반 가속력은 상당히 뒤지지만 일정 RPM에 도달하면

그 이후로는 무난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를 탑재하고 있어 가속에 따른 변속 충격도 전혀 없다.

사실 필자는 이론적으로만 접하던 무단변속기를 실제로는 처음 접해본 것인데,

의외로 만족스러운 성능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참고로 엑스트로닉 미션은 수동 6단 기능을 지원한다.

<앞부분만 놓고 보면 푸조스러운 느낌. 그리고 길어진 휠베이스. 전체적으로 커졌다>

1,600ccH4M 1.6L CVTC 엔진이 뿜어내는 힘은 112마력.

준중형대에서는 이 정도의 마력이 기본이지만,

크게 딸린다거나 잘 나간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다.

일정 RPM에서 받아주는 토크는 보통 정도.

그렇더라도 변속충격이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쭈욱~하고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가는 느낌이다.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와 CVTC 엔진은 모두 닛산의 최신 기술의 결과물.

껍데기는 르노에 핵심 기술은 닛산의 것을 계승한 SM3의 특징의 하나이겠다.

참고로 닛산의 무단변속기 기술력은 세계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

CVTC 신형 엔진도 내구성과 경제성을 모두 개선한 훌륭한 물건이다.

이 때문에 공인연비는 꽤 높은 수준.

핸들링은 상당히 가볍다. 수수깡을 돌리는 느낌일 정도로 가벼운데,

전자식 차속 감응 파워스티어링을 탑재하였기 때문이려니.

요즘엔 전동모터를 이용하여 핸들을 돌리는 방식이 유행인데,

이는 부품의 무게도 덜어주고 힘도 적게 들게 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너무 가벼운 핸들링은 안전에 다소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도로 사정으로 인하여 100km 이상의 고속 주행은 할 수 없었지만,

시내 주행에서의 드라이빙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부드러운 드라이빙을 만끽할 수 있었고,

준중형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중후한 느낌이 드라이빙에 묻어나는 듯 하였다.

<이게 대체 준중형의 내부냔 말이다!! 난 속고 있는거야... 난 속고 있는 거라구!!!>

SM3의 컨셉은 전체적으로 동급 최초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내부 인테리어부터가 SM5를 따라한 세단의 느낌에 놀랍기도 했지만,

여러가지 편의사양에 있어서 기존의 준중형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고급 사양들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동급 최초의 넓은 휠베이스는 언급을 하였다.

그만큼 뒷좌석이 차지하는 공간이 넓어서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가죽시트를 장착할 경우 6:4의 비율로 뒷좌석을 접을 수 있어서

트렁크와 높이를 맞출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트렁크가 더 늘어나는 셈이 된다.

참고로 SM3의 트렁크는 기본만 따져도 굉장히 넓다.

스페어 타이어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음에도 내부 공간이 훤히 드러날 정도로 넓다.

골프가방 3개가 무리없이 들어간다고 하니 이 또한 동급최초라고 할 수 있을까?

에어컨을 뒷좌석에도 직빵으로 뿌려댈 수 있도록

리어 에어 벤틸레이션을 적용한 것도 동급 최초이다.

이제 뒷 사람들도 편하게 자기 마음대로 에어컨을 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동급 최초를 제외하더라도 여러 가지 편의 사양은 꽤나 수준급이다.

스마트 카드 시스템도 그렇지만, 내장형 네비게이션을 옵션으로 탑재할 수 있다.

매립형 옵션의 경우 7인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고

지상파 DMB TPEG를 기본으로 제공한다고 하니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필자가 중요시하는 사운드도 상당히 파격적인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모델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LE PLUS 모델은

8 스피커의 오디토리엄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참고로 기본 사양은 6 스피커의 알카미스 3D 사운드 시스템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것도 부족한 지 카오디어 시스템에서는

명품에 속하는 BOSE 오디오 시스템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우퍼 포함 9개의 스피커라고 하니 준중형에서 이 정도의

놀라운 사운드를 접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 외에도 편의 사양을 살펴보자면,

헤드램프는 오토라이팅 기능을 지원하고,

와이퍼는 레인센싱 기능을 탑재하여 자동으로 작동한다.

시트는 열선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전동시트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사이드미러는 열선 내장형이며 자동접이가 가능하다.

룸미러는 ECM을 지원하고, 4개의 센서를 장착한 후방경보장치가 제공된다.

하지만! 이 중 대부분은 어디까지나 가능하다는 소리이다.

, 기본 제공이 아니라 옵션으로 제공되므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다.

기본 제공이 아닌지라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준중형에서 돈을 조금 더 주고 이런 사치를 부릴 수 있다면 나쁘지는 않겠다.

하지만 딜레마가 생기는 것이 바로, 조금만 더 주고 차라리

SM5를 사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결정에 달린 것이겠거니.

<나름뽀다구를 위해 17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했다지만, 약해도 너무 약하다>

안전사양을 보면, 에어백은 기본으로 운전석과 보조석의 2개를 지원한다.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은 옵션으로 추가해야 한다.

ABS는 기본 제공이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것이 바로

ESP (차체자세 자동제어 장치)는 기본제공이 아니라는 것.

사실 럭셔리 준중형 정도면 ESP와 같은 기능은

자동으로 제공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안전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히 큰 장치인 만큼

이 요소만큼은 기본으로 채택되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ESP의 장치를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필요성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일단 한번 체험해 보면 온 몸으로 그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장치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온 몸으로 이미 체험한 필자가

나중에 따로 리뷰를 하도록 하겠다.

아쉬운 부분은 ESP뿐만 아니라 HID 헤드램프가 아닌 것에서도 느껴진다.

이는 옵션으로도 불가능한 것이니 운전자가 직접 사제로 장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고급 가죽시트가 아닌 일반 시트를 장착할 경우 전동기능도 없고,

뒷좌석의 폴딩 기능도 제공되지 않는다.

게다가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일반 직물 시트의 퀄리티가 그다지 좋지 않다.

퀄리티를 걸고 넘어지자면, 사실 대쉬보드의 마감재도

일반 싸구려 플라스틱을 쓴 느낌이다.

디자인이나 배치는 중형의 느낌이지만,

재질은 싸구려 느낌이기 때문에 역시 단가 때문에 어쩔 수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장재로 우드를 고를 수 있지만 어차피 일부분에만

우드가 들어가기 때문에 큰 개선은 되지 못한다.

SM3의 연비는 수동의 경우 16.3km/L, 자동의 경우 15.0km/L를 자랑한다.

동급에서 이 정도 연비가 나온다는 것이 대단하다.

물론 실제 주행에서는 이보다 다소 떨어지는 수치를 보이겠지만,

어쨌든 엔진이나 미션 시스템을 경제성을 중시하는

일본의 기술력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간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휠과 타이어인데,

기본은 15인치를 장착하고, LE PLUS 모델 이상부터는

17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세련되었거나 괜찮다는 느낌은 없다.

SM5의 경우 느낌이 확 전해지던 것에 비해서 SM3는 임팩트가 약하다.

그만큼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세련되었다는 느낌은 부족한 것이다.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각종 익스테리어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지만,

사제 튜닝이 아닌 이상은 커버하기 힘든 수준이므로 큰 기대는 안 하는 것이 좋겠다.

<어느 정도 익스테리어 악세사리 추가가 가능하다. 그래도 여전히 밋밋하다>

준중형이라는 껍데기로 중형을 넘보는 르노삼성의 차세대 변종괴물 SM3.

최근 뜨겁게 달구어진 준중형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돌연변이로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참고로 아직도 르노 삼성에서는 구형인 SM3 CE를 판매하고 있다.

왜 이러한 중복 판매를 실시하고 있는 것일까?

야심차게 내놓은 SM3가 어딘가 모르게 걱정이 되어서 그런 것일까?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 아닌가 싶긴 하지만,

그 깊은 속내는 조금 더 시간이 흘러야 밝혀질 듯싶다.

차량 가격은 LE PLUS 17,500,000만 원이다. (2009 7월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