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72건

  1. 2009.07.14 레옹 (Leon) 5
  2. 2009.07.11 록키 호러 픽쳐 쇼(The Rocky Horror Picture Show) 6
  3. 2009.07.09 동방불패 (東方不敗) 19
  4. 2009.07.07 북두의권 (北斗の拳) 2부 20
posted by 미까 2009. 7. 14. 15:05

레옹 (Leon)

#1. 한 편의 고독한 시를 연상케 하는 감성적 영화

서쪽 하늘 붉은 빛의 구름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해질 무렵 도시의 빌딩 숲 사이를 걸어본 적이 있는가?

하늘을 찌를 듯한 거대하고 웅장하고 촘촘히 서 있는

빌딩 숲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을 따라 길게 드리워지는 그림자를 보았는가?

바삐 돌아가는 세상, 쉴새 없이 움직이는 군중들,

시끄러운 소리를 내뿜으며 지나가는 자동차들.

하지만 그 가운데 서 있는 나는 과연 무엇 때문에 그 곳에 있던 것일까?

고독하다. 나는 고독하다.

도시의 화려한 모습 속 차디찬 구석에서 숨 쉬고 있는 나는 고독한 존재이다.

필자는 저녁 노을을 좋아한다.

특히나 빌딩 사이에서 드리워지는

붉은 빛의 서쪽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그 순간만큼 고독하면서도 아름다운 적은 없다.

이러한 느낌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오직 나만이 알 수 밖에 없는 그런 것일지도.

하지만 이러한 느낌을 영상을 통해 뿜어낸 작품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뤽 베송 감독의 걸작 <레옹> 되겠다.

<독수리를 연상시키는 저 뽀죡한 코가 단연 압권인 레옹의 자태>

레옹은 확실히 액션 영화이다.

하지만 필자가 받은 영감은 단순한 액션만은 아니었다.

주인공 레옹이 드러내는 고독한 도시인의 삶과,

평범하지 못한 사람이 평범하게 되기까지 겪게 되는 고독한 싸움,

그리고 고독한 결말. 여기에 감성을 자극하는 비주얼과 음악은

이 영화를 최고의 감성 영화로 인정받게 만든다.

#2. 스토리 - 고독한 킬러의 인생개조 이야기 "우리 킬러가 달라졌어요"

필자가 어린 시절 미약했던 감성을 심연의 깊고 어두웠던 바다 속에서

수면 위로 끌어올리게 된 결정적인 대작,

레옹에 대해 먼저 스토리를 알아 보자.

뉴욕의 어느 거리. 이탈리아 스타일의 어느 식당에서 두 남자가 대화를 하고 있다.

우유 한잔을 시원하게 들이키며 살인청부 의뢰를 받는

동그랑땡 선그라스의 털보 사나이 레옹(장 르노),

그의 청부업무 중계책이자 식당 중인인 토니(대니 앨로).

토니는 어느 뚱뚱한 남자의 사진을 건네며

모종의 작업을 요청하고 레옹은 그 자리에서 수락한다.

작업에 착수하는 레옹. 조직의 보스로 보이는

뚱뚱한 사내의 건물에 도착한 레옹은

전화로 도착완료를 공지하며 재깍재깍 부하들을 죽여나간다.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 뚱뚱한 사내는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급하게 몸을 숨기려 하지만,

레옹은 인기척도 없이 뒤에서 뚱뚱한 사내의 목을 칼로 죈다.

이윽고 의뢰자의 메시지를 전달한 레옹은 목표를 완수한 후

그렇게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일을 마친 레옹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로 귀가하지만,

오늘도 복도에는 부모에게 실컷 얻어터진 옆 집 꼬마소녀

마틸다(나탈리 포트만)가 기다리고 있었다.

얻어터진 꼴이 불쌍한 지 조심스레 걱정해주는 레옹.

마틸다는 이윽고 레옹과 인사를 나누게 된다.

마틸다의 집안은 콩가루 집안의 대명사.

아버지는 마약이나 몰래 빼돌려 팔고,

어머니는 매춘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요염하게 차려입고 다닌다.

게다가 언니는 다이어트에 목숨건 채 마틸다를 괴롭힌다.

마틸다의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이라고는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하나뿐인 남동생.

마틸다는 늘쌍 가족들에게 얻어터지고 욕을 먹지만

남동생만큼은 끔찍하게도 아낀다.

<어리지만 당돌한 마틸다. 이런 여동생 하나 있다면 얼마나 좋을고>

그러던 어느 날, 마약단속국 소속 형사 스탠스 필드(게리 올드만)

마약 단속이라는 명분으로 마틸다의 아버지를 협박하지만,

사실은 스스로가 마약쟁이였던 비리 형사 스탠스가

자신의 마약을 마틸다의 아버지가 몰래 빼돌렸다고 생각하여 되찾으러 온 것이다.

마틸다의 아버지는 끝까지 오리발을 내밀고,

스탠스는 다음 날 12시에 다시 올 테니 그때까지 잘 생각하라고 경고한다.

레옹은 문의 열쇠 구멍으로 이러한 모든 정황을 보지만,

고독한 청부업자였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을 단련시키는 데 매진한다.

이윽고 다음 날이 되고,

일이 없어 극장에서 영화나 보고 백수처럼 돌아다니다 귀가한 레옹은

오늘도 어김없이 마틸다와 마주친다.

매일 집 앞 슈퍼에서 우유를 무더기로 사오는 레옹을 알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마틸다가 대신 우유를 사오겠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마틸다는 심부름을 위해 밖으로 나가고,

레옹은 조용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마침 12시가 되던 시점.

스탠스가 마약단속국 부하들과 함께 마틸다의 집에 방문해 주시고,

이윽고 처절한 살육이 자행된다.

뻘짓하다가 한 방 맞은 스탠스가 뚜껑 열려서 집안의 일원을 모조리 살육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우유를 사가지고 오는 마틸다가 그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순간 일이 났음을 직감한 마틸다는 슬기롭게도 아무일도 아닌 척 지나친 후

레옹의 방 앞에 서서 노크를 한다.

레옹은 이에 어찌할 바를 모르지만,

마틸다의 처절한 도움 요청에 결국 레옹은 문을 열어준다.

마틸다는 자신을 살려 준 레옹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지만,

레옹은 마틸다를 매몰차게 대한다.

하지만 마틸다는 레옹이 킬러임을 알게 되고

자기의 남동생을 죽인 범인들을 모두 죽여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오로지 돈에 의해서만 청부살인을 하는 레옹은 이를 거절하고,

마틸다는 기어이 자신이 킬러가 되겠다고 깽판을 친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짐짝이 생긴 레옹은

마틸다를 제거할 생각도 하지만,

이 여린 어린아이를 어찌할 지 모르는 레옹은

결국 마틸다와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트러블도 많았지만,

레옹이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글을 가르쳐주겠다는 등의

호의적인 자세로 대하여 서서히 레옹의 마음을 돌리게 한다.

<매일 우유만 먹고 사는 레옹. 그래서 그런지 키는 엄청 크다>

레옹은 결국 마틸다에게 킬러의 기술을 전수해주게 된다.

, 권총, 소총, 심지어 수류탄까지 쓰는 법을 알려주는 레옹.

그리고 막돼먹은 개념으로 열심히 따라오는 마틸다.

레옹은 이제 마틸다를 제어하려 하고,

그런 레옹에게 아직은 사춘기 소녀에 불과한 마틸다는 반항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티격태격 하면서도 어느덧 둘은 가까운 사이가 되고,

마틸다가 레옹을 이성으로서 사랑하게 되었다는 말에

레옹은 깜짝 놀라면서도 무언가 묘한 느낌을 받게 된다.

어느덧 마틸다가 소중하게 느껴지게 된 레옹.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청부살인을 하지만,

마틸다가 마음에 걸린 나머지 예전 같은 날카로움을 잃고 만다.

사소한 실수로 이제 총까지 맞는 입장.

하지만 아픔을 숨기고 마틸다에게는 예쁜 옷을 사다주는 등 호의를 베푼다.

그리고 레옹은 오랜 친구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이 세계로 끌어들인 토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마틸다를 책임져달라고 부탁을 한다.

한편 마틸다는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 예전의 참혹한 현장을 살펴보면서

남동생의 죽음을 되새기게 되고,

마침 현장 조사를 위해 방문한 스탠스를 피해 몰래 숨어서

스탠스에 대한 정보를 엿듣게 된다.

그가 마약단속국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틸다는

그 뒤를 쫓아 피자배달부로 가장하여 마약단속국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화장실로 들어간 스탠스를 따라 복수를 위해 화장실에 들어선 마틸다.

하지만 이미 낌새를 눈치채고 기다리고 있었던 스탠스.

스탠스는 마틸다를 총으로 위협하여 왜 자신을 죽이려 하는지를 묻는다.

남동생의 복수를 위해서라는 마틸다의 대답에 어이없어 하는 스탠스.

마틸다를 죽일지 말지 시소게임하고 있던 찰나,

갑자기 스탠스를 찾아 온 부하 형사.

그는 스탠스에게 다른 부하가 어떤 남자에게 살해당했다고 얘기한다.

마틸다가 스탠스를 따라갔을 때 레옹은

나름대로 스탠스의 흔적을 찾아 그의 부하들을 하나둘씩 제거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마틸다가 복수를 위해 마약단속국에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레옹은

마약단속국으로 쳐들어가 그 자리에서 스탠스의 부하들을 골로 보낸다.

그리고 마틸다를 구출해 나오는 레옹.

<마틸다에게 킬러 중 가장 핫바리들이 사용한다는 스나이퍼건에 대해 강의하는 레옹>

부하들이 뜬금없이 죄다 골로 가자 또다시 뚜껑 열린 스탠스는

자신을 노리는 범인에 대해 알기 위해 토니의 식당으로 쳐들어가 토니를 협박한다.

결국 레옹의 거처를 알게 된 스탠스는 모든 경찰력을 동원하여

레옹이 거주하는 건물을 둘러싸고 만다.

레옹은 마틸다에게 우유를 부탁하며,

들어올 때 조심하라고 자기들만의 노크 암호를 공유한다.

하지만 마틸다는 우유를 사가지고 오다가 SWAT팀에게 붙들리고,

마틸다를 이용하여 레옹의 방으로 다가가게 된다.

하지만 마틸다의 총명함으로 레옹은 SWAT이 들이닥쳤음을 알고

환영만찬 준비를 완료한 상태.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SWAT 대원들을 골로 보내는 레옹.

비록 격전 중에 상처를 입지만, 마틸다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기에

목숨을 걸고 마틸다를 어떻게든 밖으로 빠져나가게 만들려 한다.

의외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SWAT에 열받은 스탠스는

최후의 수단으로 유탄을 작렬하고, 유탄 작렬 직전 벽을 통해

마틸다를 밖으로 내보내는 데 성공한 레옹은

이윽고 작렬하는 유탄에 몸을 숨긴다.

먼지가 자욱한 가운데 상황이 종료된 듯 보이는 현장.

뒤이어 들어온 SWAT 대원들에게 생존의 신호를 알리는 SWAT 대원이 있었으니.

대원들은 즉시 생존자를 밖으로 내보내고 나머지 작업에 착수한다.

유일한 생존자로 빠져 나온 SWAT 대원은 알고보니 레옹.

SWAT 대원들은 원래 레옹의 얼굴을 몰랐기 때문에 의심을 하지 않았지만,

멀리서 지켜보던 스탠스는 레옹임을 간파하고 즉시 몸을 피한다.

마틸다는 이미 빠져나갔고, 자기만 이 지옥을 빠져나가기만 하면

마틸다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에 레옹은 급히 밖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이미 매복하고 있던 스탠스는 레옹을 향해 총구에 불을 뿜고,

그 자리에서 쓰러진 레옹은 스탠스에게 마지막 선물이라며 자폭 쇼를 펼쳐준다.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되고,

마틸다는 레옹이 남긴 화분을 든 채 토니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하지만

토니는 매몰차게 마틸다를 내쫓는다.

이제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 마틸다.

뒤늦게 땡땡이치던 학교를 다시 찾아가 복학 신청을 하지만,

가족이 살해당하고 살인청부업자와 사랑에 빠졌지만 죽었다는 둥

괴상망측한 얘기만 나불거리는 통에 학교에서도 찬밥신세를 당한다.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마틸다.

하지만 레옹이 남긴 화분에 레옹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고,

그 화분을 공원 한 가운데에 심으며 이 곳에서 영원히 함께 하자고 맹세한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살아날 것을 당부하는 레옹과 절규하는 마틸다>

#3. 다양한 색깔을 뿜어 내는 뤽 베송

필자가 스토리를 정리하는 이 순간에도

필자의 마음이 울컥하여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은 심정이다.

레옹이 마틸다만을 생각하며 밖으로 나가는 길을 향해

어둡고 긴 지하통로를 걸어나갈 때 스탠스에게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은

정말 가슴을 치고 싶을 정도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 마틸다가 외치는 대사는

레옹의 죽음이 있기에 더더욱 슬프고 애절한 장면이다.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장면.

사실 뤽 베송 감독은 묘한 감독이다.

그가 보여주는 작품은 때에 따라 성격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어떤 장르의 감독이라고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레옹에서 보여준 감성적인 면은

뤽 베송 감독의 여타 작품과 비교하면 완전 납득 불가능한 수준.

특히나 헐리우드로 진출하면서 보여준 작품들은

철저하게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성격을 보여주고 있어

감성적이라기 보다는 액션이나 보여주는 것에 치중한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뤽 베송이 초장부터 보여준 작품을 살펴보면

그의 태생은 감성적인 면에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988년작 <그랑 블루> 1990년작 <니키타>

뤽 베송이 추구하는 감성터치가 아주 잘 녹아든 작품이다.

뤽 베송이 어떤 면에서 감성적이냐 하면,

바로 주인공들간 내면적 아픔과 상처,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희망이라는 코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랑 블루에서는 라이벌 관계에 있는 두 주인공을 통해 갈등과 아픔,

그리고 희망이라는 요소가 바다라는 미지의,

그러면서도 어머니의 품과도 같이 아늑한 공간을 통해 투영되었고,

니키타에서는 주인공이 과거를 딛고 특수요원이 되지만

아픔을 간직한 채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자신만의 길을 걷게 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주인공의 연기와 스토리도 이를 뒷받침 해주지만,

뤽 베송의 이러한 감성을 대표하는 공통 코드는 바로 파란 색이다.

파란 색은 차가우면서도 우울한 느낌을 전해주지만,

죽음과 재생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슬픔 뒤의 희망을 암시하기도 한다.

뤽 베송은 이 파랑색을 지나칠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나타내는 경향이 있는데,

그랑 블루의 모든 시퀀스를 관통하는 푸른 바다가 그 예이고,

니키타에서도 조명이나 주변의 빛을 이용해 파란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레옹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SWAT팀이 들이닥쳤을 때의 빛도

파란 색으로 우울과 죽음을 암시하고,

그러면서도 마지막에 지하 통로를 걸어나갈 때 비치는 빛도

파란 색으로 처리하여 희망을 암시하고 있다.

<마틸다 때문에 이곳 저곳 이사철 메뚜기 신세가 되는 레옹>

세 작품의 공통점은 이러한 감성적 터치 외에도

레옹 역을 맡은 장 르노와 모두 함께 작업을 했다는 점이 있다.

같은 프랑스 인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뤽 베송 감독의 눈에 장 르노는 자신의 아바타로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니키타에서 등장하는 장 르노는

레옹의 프로토타입과도 같은 묘한 관계에 놓여 있다.

니키타에서 장 르노는 주인공 니키타를 돕는 침묵의 특수요원으로 등장하여,

마지막에 니키타를 살리고 고독하게 죽는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의 임팩트가 매우 강해서 그랬는지,

레옹에서 거의 동일한 컨셉으로 재등장하고 있는 것.

어쨌거나 뤽 베송 감독이 자신의 감성을 장 르노라는 걸출한 배우와

신예 마틸다를 통해 뿜어낸 레옹은

세 사람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바로 이 작품을 계기로 뤽 베송은 헐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였고,

이후 헐리우드식 대중영화를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처럼 뽑아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이러니칼하게도 뤽 베송은 헐리우드 진출 이후

자신의 감성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고

상업성을 극대화한 오락 영화를 만들게 된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레옹 이후의 뤽 베송은 솔직히 기대보다 못 했지만,

어쨌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이것 저것 다양한 테마와 주제로

뛰어난 영화를 만드는 실력은 높이 살만 하다.

#4. 레옹과 마틸다로 대변되는 인생의 소중한 가치

작품의 내면적인 요소로 들어가 보자면,

레옹이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던져주고 있는 의미는 단순한 액션 그 이상이겠다.

레옹은 철저하게 독립적이고 고독한 존재이다.

하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살인청부밖에 없다.

그는 도시에 살면서 한편으로는 도시에서 소외된 존재이다.

아무도 하지 않는 어두운 일을 하고, 스스로를 홀로 존재하게 한다.

그런 레옹에게 유일한 삶의 낙이라면 매일 물을 주고 햇빛을 비쳐주어야 하는 화분.

이토록 고독한 레옹에게도 소박하나마 삶의 희망이 있다는 의미이다.

화분이 암시하는 것은 레옹과 마틸다에게 희망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레옹은 마틸다를 살리면서 화분까지 꼭 가지고 가도록 한다.

자기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더라도 화분은 자기를 대신해

희망을 심어줄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레옹에게 화분보다 더 실질적으로 다가온 희망이 있다면 바로 마틸다이다.

마틸다도 가정의 불화와 학교생활의 적응 실패로 나름 나락의 삶을 살고 있었지만,

그녀에게도 남동생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레옹의 화분과 같이 마틸다에게는 남동생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틸다의 희망은 무참히 깨지고 만다.

스탠스 필드에 의해 살해당한 남동생으로 인해 마틸다는 희망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또 다른 희망이 다가왔으니, 그것이 바로 레옹이었던 것.

<악역전문배우 게리 올드만의 명 연기가 일품인 레옹>

마틸다가 울먹이며 레옹에게 제발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 대목에서

주의깊게 봐야 하는 것은, 레옹이 문을 열어줄 때 환한 빛이

마틸다의 얼굴을 반긴다는 것이다.

환한 빛은 일종의 새로운 희망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장치는 마지막에 레옹에게도 나타난다.

레옹이 마틸다라는 새로운 희망을 통해 삶의 행복과 의미를 깨닫게 되고,

최후의 싸움에서 오로지 마틸다 하나만을 생각하며

힘겹게 탈출하여 어두운 지하 복도를 걸어나갈 때,

레옹의 눈 앞에는 어둠 끝에서 빛나는 밝은 빛만이 보일 뿐이다.

그리고 그 끝에 다다랐을 때 레옹의 눈은 환한 빛으로 뒤덮이게 된다.

레옹은 마틸다로 인해 점점 변해가는 일상에 처음에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것이 곧 또 다른 행복임을 깨닫게 된다.

늘 신경을 곤두세우며 총을 손에 쥔 채 자던 레옹이

처음으로 침대에서 코를 골며 잤을 때,

레옹은 그 한번의 경험으로 이내 침대를 행복이라 느끼게 된다.

재미있게도 마틸다도 반작용처럼 레옹에 의해 일상이 변하기 시작한다.

아직 주민등록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꼬마숙녀가

레옹에게 킬러의 기술을 배우게 되면서 킬러로서 변해가는 모습에서,

마틸다 역시 처음에는 어려운 적응을 보이지만,

나중에는 레옹을 놀라게 할 정도의 과감한 직업정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서 서로는 서로가 알지 못했던 세상에 대해 이해하고 다가서게 되고,

이윽고 둘 사이에는 나이를 떠나 친구로서,

그리고 이성으로서 순수한 우정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둘의 관계는 어찌보면 유치하고 어수룩하지만,

그 순수함에 오히려 더 큰 애절함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에 레옹이 스탠스 필드에게 마틸다가 주는 선물이라면서

최후의 선택을 하는 장면은 끝까지 레옹의 순수함이

마틸다에게 깃들어있음을 보여주어 더욱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홀로 남게 된 마틸다는 다시 고독한 도시의 이방인이 되어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드는 도시를 홀로 걸으며,

이 세상에서 믿고 의지할만한 희망이 없어진 고독한 모습을

너무나도 감성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공원에서 레옹의 화분을 묻으며 그녀 역시

레옹에 대한 순수한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과 함께

감미롭게 울려퍼지는 스팅의 Shape of My Heart

이 작품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5. 최고의 킬러와 최고의 악당을 탄생시킨 명 배우들

고독한 킬러로서 완벽하게 변신한 명 배우 장 르노.

원래 그는 프랑스의 국민 배우이자 코미디 배우이다.

태생이 코미디는 아니지만,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벙 뜬 듯한 표정과 말투는 코미디적 요소를 200% 뻥튀기시킨 듯한 그만의 매력.

그래서 그런지 프랑스산 코미디 영화에 장 르노가 상당히 많이 출연한다.

<핑크 팬더>에서도 몸개그를 펼치는 어리버리 형사로 등장하였고,

<비지터>에서도 시대감각 제로의 덜떨어진 중세 기사로 등장하여 재미를 선사하였다.

하지만 니키타에서 고독한 킬러로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 데 힘입어

레옹에서 주연으로서 발군의 연기를 선보였기에,

장 르노는 필자가 손에 꼽는 명 배우의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장 르노 못지 않게 필자가 명 배우로 손에 꼽는 배우가 이 작품에 한 명 더 등장한다.

바로 스탠스 필드로 악역을 소화해낸 게리 올드만.

이 배우가 누구던가? 헐리우드의 악역 전문 배우 되시겠다.

태생적으로 까칠해 보이는 얼굴과 표정,

그리고 광기어린 연기는 그를 헐리우드 최고의 악역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이 배우가 맡는 악역은 신기하게도 독특한 매력이 있다.

광기어린 악역에서 나름의 카리스마와 매력을 뿜어낼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은데,

게리 올드만이 바로 그러한 명 배우이다.

그래서 작품 내내 마약에 찌들어 비리를 저지르고 악행을 일삼은 스탠스 필드도

왠지 모르게 미워할 수 없는 마력을 뿜어내고 있다.

게리 올드만의 연기 특징을 보면 진지하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정말 싸이코가 아니고서는 행할 수 없는 한결 같은 여유와

뜬금없는 표정과 대사 되시겠다.

최근에는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을 도우는 착한 형사 고든 역을 맡아

자신의 필모그라피에 최고의 선한 역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게리 올드만은 금세기 최고의 악역 전문 배우로 인정받을 만하다.

<그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늘 쓸쓸해 보인다>

레옹으로 데뷔하여 일약 스타덤에 오른 나탈리 포트만은 당시 나이가 14.

수많은 오디션 끝에 뽑혔다는 나탈리 포트만은,

뤽 베송의 말을 빌리자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소유한

흙 속의 진주 같은 존재라고 하였다.

실제로 작품을 보면 이 말을 100% 동감할 수 있을 듯.

14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도발적이고 카리스마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그래서 많은 아저씨 팬들이 이때부터 원조교제에 눈을 떴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미모도 으뜸이고 두뇌회전까지 으뜸이라서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는 그야말로 엄친녀스러운 매력을 발산해주는 나탈리 포트만.

아무리 엠마 왓슨이 어린 나이에 강렬한 매력을 뿜어냈다고는 하지만,

필자 생각으로는 나탈리 포트만만큼 큰 임팩트는 없었다는 느낌이다.

참고로, 재미있는 사실 하나 얘기하자면,

뤽 베송이 영화의 한 장면에 깜짝 출연한다.

토니의 레스토랑 밖으로 보이는 거리에서 서성이는 남자 중 한 명이 뤽 베송 자신이니,

한번쯤 유심히 살펴보는 재미도 있겠다.

#6. 한국과 악연이 되어버린 레옹

레옹이 개봉되던 시기 이 작품은

국내에서는 극장 상영시간에 맞춰 대폭 삭제된 버전이 상영되었는데,

레옹과 마틸다가 킬러업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하는

26분의 장면이 통째로 날라갔더랬다.

이러한 처사 때문에 당시 뤽 베송이 한국 영화산업에

적잖게 실망을 하였다는 후문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뤽 베송의 다음 작품인 <택시>에서는

한국인이 매우 추잡하게 그려지며 등장하는데,

아마도 복수의 목적이 있지 않은가 하는 소문이 많았다.

어쨌거나 뒤이어 디렉터스컷으로 26분이 추가되어 완전판이 다시 나왔고,

이를 보고서야 뒤늦게 레옹과 마틸다가 어찌 그리

급 친해질 수 있었는지에 대해 완전히 이해가 되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애초부터 완전판이 개봉되었던 일본과 홍콩에서는 초대박이 나서,

각종 아류작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였고,

특히나 주성치의 <홍콩 레옹>은 레옹의 대표적 패러디물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꼬마돼지 레옹>도 있는데, 이는 안 보느니만 못하니 예외로 하겠다.

#7. 프랑스 영화 음악의 거장 에릭 세라

이 작품에서 또 하나 엄지손가락을 높게 치켜세우고 싶은 부분은 바로 음악.

감성적인 비주얼도 대단하지만 감성적인 음악도 그야말로 빤타스틱하다.

그 중심에는 바로 감성OST의 대표 주자 에릭 세라가 있다.

에릭 세라는 뤽 베송과 <그랑 블루>, <니키타> 등을 작품을 통해 함께 하면서

비주얼과 음악의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어내 왔던 뤽 베송 사단의 숨은 명장이다.

레옹에서도 중간 중간 녹아드는 감성적인 선율은

어쩌면 이토록 도시의 고독한 일면을 잘 드러내고 있는지

싶을 정도로 놀라울 따름이다.

레옹 OST는 지금은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정말 반드시 소장해야 하는 영화 OST 타이틀 중 하나일 것이다.

엔딩 크레딧에서 주옥 같은 음악으로

전 세계 팬들을 눈물 바다로 지었던 스팅의 Shape of My Heart,

원래 스팅의 앨범에서 그리 큰 빛을 보지 못한 음악인데

이 영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오죽하면 스팅의 스 자도 모르던 국내 팬들이 이 노래는 전부 알고 있을 정도이다.

참고로, 레옹 OST 앨범에는 스팅의 이 노래는 삽입되어 있지 않으므로,

Shape of My Heart를 듣고 싶으면 스팅의 앨범을 따로 사서 들어야 한다.

레옹이 개봉된 이후 그 놀라운 인기에 편승하여 <레옹 2>가 개봉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레옹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으로,

원제는 <와사비>라는 작품이다.

장 르노가 등장하지만 레옹 같은 킬러가 아니고,

형사로 등장하여 일본에서 마틸다 비스무리하게 컨셉잡은 여자애와 만나

어쩌구 저쩌구 한다는 내용이다.

<레옹 2>라는 제목은 그야말로 떡밥에 불과하니

절대 원 작품과 연계하여 보지 말 것을 권한다.

<저녁 노을이 비추는 도시의 소리없는 그림자처럼 고독하기 그지없는 레옹>

#8. 영화를 통해 고독을 느끼다

우리는 오늘도 또 힘든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내가 지금 어디를 걷고 있는지,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내가 왜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수많은 군중 속에 파묻혀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상실감을 느끼고

고독이 온 몸을 사무칠 때, 빌딩숲 사이의 저녁 노을을 바라보라.

레옹이 그러했듯, 마틸다가 그러했듯,

극도의 정말과 고독 속에서도

우리는 아주 자그마한 삶의 희망이라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고, 결말도 예측할 수 없는 현실이라 할 지라도

절대 희망을 포기하지는 말자.

레옹이 마틸다에게 비추어 준 밝은 빛과도 같은

그 무언가가 우리를 반겨줄 테니.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엽문 (葉問)  (23) 2009.08.04
히트 (Heat)  (14) 2009.07.27
록키 호러 픽쳐 쇼(The Rocky Horror Picture Show)  (6) 2009.07.11
동방불패 (東方不敗)  (19) 2009.07.09
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3) 2009.07.03
posted by 미까 2009. 7. 11. 02:45

록키 호러 픽쳐 쇼(The Rocky Horror Picture Show)

여러분들은 영화의 묘미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각자 다양한 가치관이 있겠지만,

영화는 때로는 현실에서 우리가 접할 수 없는

상상의 세계를 현실처럼 만들어주는 장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와 설정, 연출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충격과 재미를 선사하는데,

그 중에서도 참으로 기괴하고 속이 거북하면서도 뭔가 형용할 수 없는

짜릿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들이 존재한다.

#1. 독특하지만 매력적인 컬트 무비

우리는 이러한 영화를 흔히 컬트 무비(Cult Movie)라 칭한다.

컬트 무비란, 예배·제사 등 컬트(cult)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음습하고 칙칙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영화를 말한다.

정공법적인 영화형식이나 보편적인 영화이론에 구애받지 않으며,

영화가 발표된 후 특정계층 관객의 반응에 의해 컬트 무비로 규정되는 특징이 있다.

필자도 컬트 무비를 진심으로 좋아라한다.

컬트 무비는 대중에게 어필할 수 없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지만,

특정 계층에 있어서는 보통의 한계를 초월해버리는 강력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

필자처럼 정신머리가 온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컬트 무비가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소리이다.

바로 그 컬트 무비의 효시! 컬트 무비의 시발점!

컬트 무비라는 새 지평을 연 놀랍도록 파괴적인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뻘건 도발적 입술이 강렬하게 다가오는 포스터. 전형적인 호러물 컨셉이다>

#2. 컬트 무비의 바이블

아마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TV에서 홍록기가 여장남자 분장을 하고

섹시한 춤을 추면서 광고한 록키 호러 쇼(Rocky Horror Show)라는

뮤지컬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 뮤지컬 무비인

록키 호러 픽쳐 쇼(Rocky Horror Picture Show)가 오늘의 리뷰 대상이다.

일단 뮤지컬이든 영화이든 이 작품을 접해 보지 않은 분들은

홍록기가 괴상망측한 패션으로 춤을 추는 것만 보고

엽기 저질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컬트 무비란 처음에는 다 그렇다.

처음부터 관객들에게 성공하는 작품이 컬트 무비가 될 수 없다.

컬트 무비는 대중으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했다가

소수에 의해 신성시되는 작품으로 평가받아야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러한 운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대체 이 작품이 어떠한 작품이길래

이리도 괴상망측하지만 그 가치가 대단하다고 하는 것일 것?

, 이제 스토리를 읊어 볼 텐데, 스토리 자체만 보아도

황당엽기임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끝까지 참고 읽어 주시길.

<노틀담의 꼽추를 연상시키는 집사 리프래프. 하지만 진짜 정체는 엄청나다는>

#3. 스토리 - 황당하고도 엽기적인 외계인 쇼

어느 평화로운 마을.

교회에서 누군가의 결혼식이 벌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축하해 준다.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한 재닛(수잔 서랜든)은 부케를 받게 되고,

그 자리에서 남자친구 브래드(배리 보스트윅)로부터 청혼을 받게 된다.

초고속 결혼 코스를 약조하게 되는 두 사람.

두 사람이 이렇게 되기에 결정적으로 공헌한 은사

스캇 박사(조나단 애덤스)에게 감사하고자 그들은 박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한밤 중에 폭포처럼 비가 쏟아지고 천둥이 작렬하는 악천후 속에서

타고 가던 자동차의 타이어가 펑크가 나버리자,

둘은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청하기 위해 근처의 외딴 성으로 향한다.

음침하기 짝이 없는 외딴 성.

그곳에서 재닛과 브래드를 맞이해주는 사람은

자신을 집사라고 소개하는 괴물처럼 생긴 꼽추 리프래프(리차드 오브라이언)였다.

잠시 전화만 쓰려고 온 성에서 이상한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고,

졸지에 괴상한 사람들이 모인 파티를 목격하게 되는 재닛과 브래드.

신나는 파티가 한 바탕 벌어지고 난 후 재닛과 브래드는

어서 이 이상한 곳을 떠나야 겠다고 결심한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타나는 이가 있었으니.

성주인 프랭크 퍼터 박사(팀 커리)

자신을 트란실바이나 은하계의 트랜스섹슈얼 행성에서 왔다고 소개하며

한 밤의 파티에 함께 할 것을 권유한다.

수염난 얼굴에 꽃분이 화장을 한 프랭크 박사가 생소하고 어딘가 거북하긴 했지만,

일단 파티라고 하니 빼도 박도 할 수 없이 지켜보게 된다.

파티의 주인공 프랭크 박사는 초장부터 팬티스타킹에 하이힐까지 신고

정신병자 저리가라 할 정도의 엽기 패션으로 파티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리프래프와 그의 누이동생인 마젠타(패트리시아 퀸),

그리고 하녀 콜롬비아(넬 켐벨)의 권유로

어느 틈에 재닛과 브래드도 얼떨결에 함께 하게 된다.

<브래드와 재닛. 이떄까지만 해도 무슨 일이 닥칠지 몰랐을 것이다>

온통 속옷차림으로 즐겨야하는 룰이 있다는 파티.

일단 재닛과 브래드도 속옷만 입게 된다.

뒤이어 프랭크 박사는 특별한 날이라며

재닛과 브래드에게 놀라운 것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바로 프랭크 박사가 만든 인조인간 록키(피터 힌우드)가 잠에서 깨어나는 이벤트.

록키의 탄생 목적은 오로지 하나.

프랭크 박사가 자신의 성적인 쾌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존재였던 것.

마치 프랑켄슈타인처럼 인조인간으로 태어난 록키는,

엄청난 근육을 자랑하는 헬쓰 보이이지만 머리는 텅텅 빈 돌대가리.

어쨌든 탄생 축하를 위해 또 파티를 여는 사람들.

하지만 그 순간 냉동실에서 에디라는 짝퉁 엘비스 프레슬리가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파티를 난장판으로 만든다.

이에 열받은 프랭크 박사는 결국 에디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만다.

파티는 아수라장이 되어 끝나게 되고,

프랭크 박사는 록키와 함께 둘만의 보금자리로 향하게 된다.

그날 밤, 재닛과 브래드는 각기 잠자리에 들게 된다.

그런데 프랭크 박사가 재닛의 방에 들어가 브래드인 척 속여

재닛과 짜릿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곧바로 이번에는 브래드의 방에 들어가 재닛인 척 하여

브래드와 또 짜릿한 시간을 보낸다.

둘 다 뒤늦게 상대가 프랭크 박사임을 알게 되지만

얼떨결에 성에 눈을 뜨는 바람에 서로 몰래

프랭크 박사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현장을 CCTV 카메라로 속속들이 보고 있는 마젠타와 콜롬비아.

한편 마젠타와 리프래프는 돌대가리 록키를 괴롭히게 되고,

이를 참다 못한 록키는 공포에 질려 도망을 가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프랭크 박사는 당장 잡아오라고 지시하고,

이 틈을 타 방을 빠져나온 재닛은 모니터를 통해

브래드가 프랭크 박사와 동침을 했음을 목격하게 된다.

이에 충격받은 재닛. 순간 몰래 숨어있었던 록키와 만나게 되고,

재닛은 록키의 근육에 반해 록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기괴한 캐릭터들의 엽기적인 춤과 노래의 향연>

프랭크 박사는 록키를 놓친 리프래프를 따끔하게 야단치게 되고,

순간 느닷없이 재닛과 브래드의 은사인 휠체어맨 스캇 박사가 성을 방문하게 된다.

무언가 속셈이 있어 왔다고 느낀 프랭크 박사는 스캇 박사를 강제소환 시키고,

프랭크 박사는 자신의 조카인 에디를 찾기 위해 왔다고 한다.

마침 록키와 몰래 숨어있던 재닛이 스캇 박사가 온 것에 놀라 프랭크 박사에게 들키고,

이 기묘하고도 삭막한 상황에서 그들은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록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벌인 고기뷔페 저녁식사였지만,

졸지에 에디의 과거에 대한 폭로전이 시작되면서 식사 분위기가 살벌해지고,

참다 못한 프랭크 박사는 에디의 시체를 보여줌으로써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재닛 일행은 공포에 질려 도망치지만,

결국 프랭크 박사가 개발한 움직임 잠금 장치에 의해 붙잡히고 만다.

그 때 난데없이 콜롬비아가 프랭크 박사를 사랑했다며

배신감에 분노를 느낀다고 울부짖고,

이에 석화장치를 가동하여 돌로 만들어버리는 프랭크 박사.

뒤이어 록키와 스캇 박사, 재닛, 브래드를 모두 돌로 만들어 버린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보이는 재닛>



프랭크 박사는 나름 비장함을 연출하면서

마지막 하일라이트인 플로어 쇼를 열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뒤이어 이어지는 엽기적인 플로어 쇼.

플로어에 마련된 화려한 무대에서 프랭크 박사의

그물스타킹 + 하이힐 + 섹시 역시 화장 패션을 그대로 채택한 4명의 석고상들이

하나하나 깨어나면서 프랭크 박사를 찬양하는 노래와 춤을 부르게 되고,

뒤늦게 인간으로 돌아온 스캇 박사도 어느새 성 정체성을 잃고 마는

엽기적인 시츄에이션이 계속 된다.

쇼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프랭크 박사는 5명의 백댄서들과 함께

화려한 파티를 선사하게 되는데,

그 때 쇼를 망치는 무리들이 있었으니,

바로 드래곤볼에 나오는 카카로트성인 같은 외계인 복장을 한

리프래프와 마젠타였다.

리프래프와 마젠타는 프랭크 박사가 본연의 임무인

트랜실바니아 행성으로 돌아가는 것에 실패했다고 하면서,

프랭크 박사를 포로로 잡고 자신들이 직접

트랜실바니아 행성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오로지 단 둘만.

<생일기념 저석식사 분위기가 뭐 이리 삭막해?>

이 말에 프랭크 박사는 극도의 비장함을 연출하면서

자신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공연을 통해

본연의 연기혼을 활활 불태우게 된다.

하지만 그런다고 용서해줄 리프래프와 마젠타가 아니었으니,

뒤이어 리프래프의 삼지창 광선총이 작렬하고

프랭크 박사는 장렬하게 숨을 거두고 만다.

프랭크 박사의 죽음에 충격받은 록키는 프랭크 박사를 짊어지고

킹콩을 패러디하듯 무대 위의 탑 위로 올라가지만,

탑이 쓰러지면서 결국 록키도 생을 마감하게 된다.

쇼는 난장판이 되고, 어리둥절해하는 재닛과 브래드에게

리프래프는 이제 자신들의 행성으로 떠난다고 한다.

뒤이어 성이 움직이면서 우주선이 되어 날아가고,

지상의 먼지 속에 남겨진 재닛과 브래드는

서로를 찾으며 꼼지락 꼼지락 기어가고 있었다.

서로를 보지 못하고 엇갈린 채.

#4. 뮤지컬이 원작인 희대의 걸작

스토리를 끝까지 읽은 독자라면 당신은 정말 비위가 대단하거나,

호기심이 대단한 사람이다.

필자의 리뷰 중 이토록 엽기발랄하고 황당하면서 복잡하고

납득불가능한 스토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스토리부터가 뒷통수를 제대로 때려주시는 작품이다.

영화 시작부터 검은 배경에 시뻘건 입술이 튀어나와

엽기적인 내용의 가사로 노래를 부르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리차드 오브라이언의 락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그 원작이 바로 서두에서 언급한 <Rocky Horror Show>이다.

여기에 영화를 뜻하는 Picture를 집어 넣어

영화판 록키 호러 쇼라는 뜻의 <Rocky Horror Picture Show>라는

타이틀을 만든 감독의 작명 쎈쓰가 정말 대단하다.

사실 감독인 짐 셔먼은 이 작품 이전에도 이후에도 여타의 작품이 없다.

그의 필로그래피에는 오로지 이 작품만이 존재한다.

사실 그는 이전에 뮤지컬 영화의 연출을 맡은 경력이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이토록 완성도있게 만든 것이 가능했을 지도.

<양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보기드문 외계인 프랭크 박사>

이 작품이 1975년에 초연되었을 때에는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 그 자체였다.

당시 정서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스토리와 비주얼로 인하여 관객들이 외면했던 것.

이 당시만 해도 컬트 무비라는 것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일단 보편적인 영화의 틀을 깨는 작품은 전부 저질 영화로 취급받던 시기였다.

게다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성에 대한 고정관념의 이탈과

엽기적인 성적 묘사 등이 쉽게 받아들여질 수 없었기 때문에

야시시한 분위기가 나는 한 밤 중에나 극장에 걸려 관객들에게 상영되곤 하였다.

지금이야 인터넷이 있어 어둠의 경로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을 법한 것이,

당시로서는 한 밤 중 어수룩한 극장에서

몰래 영화를 보는 것으로나 가능했다는 것.

#5.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 - 뒤늦은 골수 매니아들의 탄생

그런데 놀라운 일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당시 일탈을 꿈꾸던 미쿡의 젊은 아해들 사이에서

이 작품이 놀랍도록 선풍적인 인기를 몰았던 것.

이 작품 자체가 보여주고 있는 사상이 바로 금기시되고 터부시되던

성에 대한 통렬한 조롱과 일탈이었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이데올로기와 제대로 맞아 떨어졌던 것.

그래서 매일 밤 젊은이들은 극장으로 몰려 가 이 작품을 감상하기에 이르렀고,

이윽고 매니아 집단이 형성되면서 아예 작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복장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관람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컬트적이라고 명시한 당시의 비평을 통해

이후 록키 호러 픽쳐 쇼 같은 작품을 컬트 무비로 정의하게 되었다.

어쨌든 록키 호러 픽쳐 쇼는 계속해서 어둠의 경로(?)를 통해

젊은이들의 하나의 사회 코드로 인식되었고,

급기야는 미국의 모든 젊은이들이

이 작품을 한번쯤은 봐야 하는 것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특히나 아직 성에 대해 오픈할 수 없는 미성년자들에게는

이 작품은 불문율로 전해져 온다.

이 작품을 접함으로써 비로소 성인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하나의 통과의례가 된 셈이다.

이러한 요소는 재미있게도 작품 속의 재닛의 상황과 닮아 있다.

재닛은 프랭크 박사를 만나기 전까지 순진무구한 숫처녀 걸이었는데,

프랭크 박사에 의해 성에 눈을 뜨게 되는 것.

하지만 그러한 쾌락의 순간도 잠시, 모든 것은 결국 허무주의로 끝난다는 것은,

이제 막 성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결국은

그 또한 하나의 순간일 뿐이라고 얘기하는 듯 하다.

그래서 어쩌면 의외로 교훈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팀 커리 인생 최대의 배역. 그 누구도 이를 대신할 수는 없을 정도이다>

그나저나 놀라운 사실은 아직도 미국을 비롯해

서구 여러 나라에서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이상한 복장을 하고

자신들을 트란실바니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젊은이들과 마주치게 된다면,

이들은 분명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달려가는 중일 것이다.

이 작품은 뮤지컬을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극 중 노래와 춤이 매우 자주 등장한다.

캐릭터들의 패션이 다소 엽기적이기는 하지만

노래와 율동 자체는 상당히 신이 나고 재미있다.

많은 팬들이 사실 괴기망측한 것을 떠나서

이 신나는 노래와 율동에 빠져들어 작품을 좋아하게 된 경우도 많다.

과거부터 뮤지컬영화 하면 유명한 것들이 많은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라던지 <사랑은 비를 타고>

5, 60년대의 명작들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가는 듯한 완벽한 연출을 자랑한다.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 새

한 발이 앞으로 가고 뒤로 가고 하는 행동을 취하게 될지도.

#6. 납득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깔려 있는 철학적 주제 의식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히 오락적인 영화로 치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감독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게도 중간중간 내레이션을 집어 넣어서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정 반대의 무겁고 침울하고

장중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철학적인 대사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는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악당 역으로 맹활약한 찰스 그레이인데,

마치 전지적 작가 관찰자 시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하듯 내레이션을 펼쳐 주고 있다.

특히나 마지막에 재닛과 브래드가

꼬물꼬물 기어가는 장면이 서서히 멀어지면서

찰스 그레이의 지구본으로 오버랩되면서 이어지는 내레이션은

그야말로 뜬금없이 그지없지만 그 무엇보다 긴 여운을 던져 준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과연 어떠한 존재일까?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 것일까?

나름 허무주의로 귀결되는 것도 같지만,

어쨌든 그가 던져주는 말은 깊은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7. 후덜덜한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재미

재닛 역을 맡은 수잔 서랜든은 설명하면 입이 아플 정도.

한때 청순미녀 캐릭터로 헐리우드를 좌지우지한 명 배우 아니겠는가.

최근에는 <스피드 레이서>에서 주인공의 어머니로 등장하여 건재함을 과시하였지만,

아무튼 수잔 서랜든의 초기작이

이런 황당엽기 영화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멀쩡한 얼굴의 팀 커리. 영화 초반에 깜짝 출연한다. 잘 보시길>

필자가 정말 강조해서 자랑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

바로 프랭크 박사 역을 맡은 팀 커리.

이 배우가 누구이던가? 잘 모를 것이다.

일단 코미디언 한무를 연상케 하는 물고기 왕눈을 잘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배우임을 알 것이다.

이 배우는 웬만한 영화에서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 숱하게 등장한 조연 전문 배우.

사실 연극무대에서 연극배우로서 상까지 탈 정도로

연기력 하나는 일품인 명 배우이다.

그래서 그 실력을 인정받아 프랭크 박사라는

사상 유래없는 초특급 엽기 캐릭터를 맡아 완벽하게 소화해낸 인물.

안타깝게도 이후의 작품에서는 조연이나 단역으로 등장하여 아쉽기는 했지만,

어쨌든 팀 커리가 아니었으면 프랭크 박사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상상을 해보라. 누가 여성 속옷차림을 하고 섹시하게

노래와 춤을 추면서 엽기행각을 벌일 수 있겠는가?

국내에서는 홍록기가 프랭크 박사 역을 맡았다지만,

팀 커리의 카리스마에는 발끝도 따라가지 못한다.

그만큼 팀 커리의 초연작이기도 했던 이 작품에서 그의 활약은 단연 으뜸!!

#8. 입맛에 맞는지는 일단 먹어봐야 아는 법

몇몇 독자분들 중에는 이번 리뷰를 통해 필자의 사상이

심히 의심스럽다는 분들도 계시리라 본다.

하지만 일단 이 작품을 접해보시기를 권한다.

왜 이 작품이 컬트 무비의 바이블로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지를

우리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은 1975년에 미국에서 개봉했지만,

국내에서는 1998년에 개봉을 하였다.

그 전까지는 작품의 성격상 심의윤리위원회에 걸렸던 것.

그러다가 당시 예술영화에 한해서 등급이 자유로워지면서

이 작품도 예술영화로 인정받아 당시 예술영화 전문 극장인

종로의 모 극장에서 상영을 하게 되었다.

물론 국내 상영 실적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과거 미국에서 개봉 때 그러했던 것처럼.

하지만 필자는 이 작품을 극장에서 접하고서 흥분과 감동을 금치 못하였고,

지금도 DVD로 소장하면서 BEST10에 손꼽아놓고 있는 실정이다.

<역시 외계인 출신의 콜롬비아와 마젠타. 인물들과의 관계도 꽤나 엽기적이다>

혹시나 컬트 무비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아마 록키 호러 픽쳐 쇼와 비슷한 영화를 접해봤을 수도 있겠다.

<헤드윅>이나 <벨벳 골드마인>이 대표적 예인데,

모두 뮤지컬을 근간으로 하면서 주인공이 성 정체성에 고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더라도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들 작품에 비해

록키 호러 픽쳐 쇼는 몇 단계는 더 가치있는 작품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왜냐하면 필자는 필자의 고향인 트란실바니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이 사랑스럽기 때문이다므흐흐흐흐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히트 (Heat)  (14) 2009.07.27
레옹 (Leon)  (5) 2009.07.14
동방불패 (東方不敗)  (19) 2009.07.09
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3) 2009.07.03
뉴욕은 언제나 사랑 중 (The Accidental Husband)  (24) 2009.07.02
posted by 미까 2009. 7. 9. 10:59

동방불패 (東方不敗)

필자가 이미 인물 리뷰에서

동방불패 역을 맡았던 임청하를 극찬한 적이 있다.

임청하라는 배우 자체도 대단하였지만,

당시 아시아 영화권에서 메인으로 자리잡고 있던

홍콩 무협 영화의 새 지평을 연 동방불패라는 작품이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혁명정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홍콩 무협영화의 바이블이 된 명작,

<동방불패>를 리뷰해 보고자 한다.

<포스터만큼은 짱깨 냄세가 물신 풍기는 동방불패 국내버전 포스터>

#1. 홍콩무협영화 최고의 걸작 - 동방불패

동방불패는 1992년에 제작된 영화이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장군의 아들 3>, <미스터 맘마>,

<아래층 여자와 위층 남자>등의 영화가 개봉되어 인기를 끌었던 시기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참으로 촌스럽기 그지없는

액션과 연출이 매력으로 인정받는 그런 영화들인 것이다.

하지만 동시대 홍콩에서는 홍콩 무협 느와르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서극과 정소동 감독이 투톱을 이루어 무협영화계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올만한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지금 보아도 손색없는 무협 액션과 특수효과,

그리고 주인공들의 뛰어난 연기와 연출,

마지막으로 눈물없이는 볼 수 없다는 애절하면서도 탄탄한 스토리.

그것이 바로 동방불패였다.

원래 동방불패는 김용의 원작 소설 <소오강호>의 일부 내용을 구성한 작품이다.

김용 하면 아시아의 J. R. 톨킨이라 불리우는 무협소설의 아버지.

(개그맨 김용이 아니다!)

그 방대한 무협의 세계관을 집대성하여 소설화한 인물인지라

스토리 자체가 엄청 세밀하고 탄탄할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 아주 짤막한 스토리를 좀 더 각색하고

쫄깃쫄깃하게 엮어낸 작품이 동방불패였으니,

영화화한다는 자체부터가 이미 성공은 따 놓은 당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동방불패가 소설 소오강호의 짤막한 일부만 다루고 있다보니,

처음부터 동방불패를 보는 관객들은 설정에 있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이는 동방불패뿐만 아니라 김용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여러 영화들이 모두 비슷한 처지이다.

그렇더라도 동방불패는 그나마 다행인 것이,

바로 직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프리퀄격인

<소오강호>라는 영화가 존재하였던 것이다.

1990년에 이미 서극이 정소동 감독과 손잡아 만든 소오강호는

엄청난 인기를 몰고 왔는데, 여기에 삘 받은 나머지

보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자신들만의 철학과 주제의식을 담아

동방불패를 파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여인이 39살 노처녀라면 믿겄수???>

#2. 동방불패의 프리퀄 이야기 - 소오강호

그렇다면 동방불패를 이해하기에 앞서 먼저 소오강호를 훑어보자. (출처 : 네이버)

명나라 만력, 황궁(禁宮)의 장서를 보관하고 있는 내승운고(內承運庫)에 자객이 침입하여,

최고의 무공이 수록된 무공비록규화보전(葵花寶典)’이 도난당한다.

이를 맡아오던 동파의 내시 총관은

대립되고 있던 서파에 의해 조정에 알려질까 두려워

심복 황보천호(장학우)를 앞세워, 근래에 사직한 황궁의 금위무사

임진남의 집을 포위하고 그와 대립한다.

이때 관군의 포위망을 뚫고 임진남을 찾은 자가 있으니,

화산파의 수제자 영호충(허관걸)이다.

그는 사매(엽동)와 함께 사부인 악불군의 명을 받고

임진남을 찾아오게 되어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

한편 총관 내시는 강남 맹주를 자처하는

고수 좌냉선을 고용하여, 규화보전을 찾게 한다.

임진남의 집에 침입한 좌냉선은 그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임진남 마저 목숨을 빼앗는다.

임진남은 죽기전 영호충에게, 자신의 아들 임평지에게

규화보전의 행방을 전해줄 것을 당부한다.

이번 일들을 모두 일월교의 소행으로 몰아넣은 총관은 일월교도들을 탄압한다.

한편, 화산파로 향하던 영호충은 은퇴하여 강호를 떠나려는

순풍당의 당주(우마 분)와 그의 친구인 일월교의 곡장노(임정영)를 만나

함께 뱃길을 가게 되면서 젊은 시절 두 사람이 함께

은퇴하면 부르겠다는 소오강호를 연주한다.

이때, 좌냉선이 영호충 일행을 추적해 와 일대 싸움이 벌어지고

그에게 큰 부상을 입은 당주와 곡장노는소오강호의 악보와 악기를

영호충에게 전해주고 스스로 배에 불을 지르고 죽음을 택한다.

한편, 임평지를 죽인 황보천호는 자신이 임평지로 위장하여

영호충의 화산파에 접근하게 되고, 마침 제자들을 이끌고

임진남의 집으로 향하던 화산파 사부 악불군과 객전에서 만나게 된다.

이들이 찾는 규화보전은 체내의 기로서 큰 힘을 발휘하는

인화대법이라는 무예에 대해 씌어진 비법서였다.

쫓기는 몸이 된 영호충은 무림에서 우연히 강호를 떠도는

풍천양이라는 괴노인에게서 만나 죽음을 초월한 신비한 공격 검술

독고구검을 전수받고, 그에게서 영욕에 사로잡힌 사부를 조심하라는 충고를 듣게 된다.

영호충은 이어서 고산족 일월교와 만나 교주의 심복인 남봉황(원걸영)을 알게 된다.

화산파로 돌아온 영호충은 임평지로 가장한 황보천호에게

규화보전의 위치를 알려주나 악불군도 몰래 이를 엿듣는다.

영호충이 황보천호의 독주를 마시고 의식을 잃자

염탐을 하기 위해 잠입했던 남봉황이 그를 일월교로 옮겨간다.

처음엔 영호충이 한인이라 오해했던 미모의 교주 임영영(장민)

그가 곡장노와 친분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그의 몸에 퍼진 독을 없애 목숨을 구한다.

이때 좌냉선이 공격해 오자 의식이 깨어난 영호충과 결전을 벌이고,

마침내 좌냉선은 남봉황이 구사하는 벌떼에 휩싸여

교주의 무서운 채찍에 목이 잘려 죽는다.

한편, 전부터 규화보전을 노리는 악불군은 황보천호와 동행하고자,

자신의 딸 사매를 그와 결혼시키겠다며 총관이 있는 임진남의 집으로 향한다.

마침내 규화보전을 둘러싸고 총관과 황보천호,

그리고 악불군과의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날 밤 황보천호가 숨겨놓은 규화보전을 손에 넣는 순간,

악불군이 이를 낚아채 버리나, 도중에 영호충의 소오강호 악보와 뒤바뀌게 된다.

총관에 의해 수세에 몰린 악불군은 위기를 모면하고자

제자인 영호충과 사제들에게 일월교와 결탁했다며 누명을 쒸우려 하자,

위기에 빠진 영호충에게 교주와 남봉황이 찾아와 총관의 관군과 대립한다.

긴박한 상황, 영호충에게서 몰래 규화보전을 전달받았던 사매가

영호충을 위해 규화보전을 내놓게 되고,

이에 총관과 악불군과의 일대 싸움이 벌어진다.

악불군은 총관이 워낙 고수라 상대가 되지 않아 혼자 도주를 하고,

다시 영호충 일행이 총관과 대적한다.

이때 배신에 대한 두려움에 황보천관이 쏜 총에 총관이 맞자,

이 틈을 타 영호충과 교주가 힘을 합쳐 총관을 처치한다.

하지만 비열한 황보천호는 규화보전을 손에 넣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이어 영호충 앞에 사부 악불군이 다시 나타나

규화보전에 대한 자신의 욕심을 들어내며 사제들을 공격한다.

마침내 제자와 사부 간의 일대 결투가 벌어진다.

사부보다 무예가 낮은 영호충이 수세에 몰리자,

독고구검을 구사하여 사부를 응징하고,

마침내 그를 제압하지만 사매의 간청으로 목숨을 살려준다.

말에 오른 영호충은 사매를 태우고 교주, 남봉황과 함께

화산파를 떠나 새로운 길을 떠난다.

<규화보전을 이용해 절대무림고수와 절대미모를 얻을 수 있다면 필자도 한번...>

스토리가 엄청 복잡하다.

무협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는 분들은 낯설기만 한 용어들이 튀어나와서

벌써부터 대뇌피질이 굳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리라 여겨진다.

하지만 동방불패를 이해하기 위해 위의 내용을 모두 이해할 필요는 없다.

실질적으로 동방불패와 소오강호는

일부 캐릭터들간의 상관관계만 연결고리를 가질 뿐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소오강호의 내용 중 핵심을 찝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규화보전은 절대무림고수가 되기 위한 일종의 비급이다.

2. 영호충은 일월신교의 임영영과 연민의 정을 쌓게 된다.

3. 영호충은 사부 악불군의 악행에 회의를 품고 강호를 떠날 것을 결심한다.

소오강호에 등장하는 악불군, 황보천호, 좌냉선, 임평지, 풍천양 등등의 캐릭터는

사실 동방불패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영호충과 임영영, 그리고 동방불패의 3각 구도가

동방불패의 메인 이벤트이기 때문에 소오강호에서의 복잡했던 설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다.

어쩌면 이 때문에 소오강호와 동방불패는 각기 다른 작품으로 인정을 받는 느낌이다.

더욱이 주인공의 배역을 맡은 배우들도 달라진다!!

#3. 스토리 - 절세무공을 얻었으나 사랑은 얻지 못한 슬픈 트랜스젠더의 이야기

그렇다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동방불패의 스토리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화산파의 엘리트 수제자 영호충(이연걸)

속칭 오리로 불리우는 사매 악령산(이가흔)과 함께 유랑을 한다.

영호충은 이미 사부 악불군의 악행에 실망을 하여

니체의 허무주의에 빠진 채 강호를 떠날 것을 결심한 상태.

그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어느덧 연인사이로 발전한

일월신교의 임영영과 만나 회포를 풀기로 약조하였던 것.

하지만 길을 가던 도중 엄청난 내공을 소유한 무리들과 부딪히게 되고,

그 와중에 가면을 쓰고 얼굴을 가린 고수와 슬쩍 눈이 마주치게 된다.

이미 강호를 떠나기로 한 영호충은 무모한 결투는 피하기로 하고 길을 떠난다.

한편 이제 거의 씨가 말라버린 묘족의 부하들을 이끌고

주막에서 불법 거주하면서 영호충을 기다리고 있던 임영영(관지림)

갑작스레 닥친 일본낭인들의 습격에 의해 위기에 처하지만,

남봉황(원결영)의 활약으로 이를 저지한다.

하지만 더 이상 위험에 노출될 수 없음을 생각한 임영영은

영호충을 기다리지 못하고 자취를 감추고 만다.

<미모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 관지림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임청하가 너무 쎘다>

일본낭인들이 이토록 판치고 다니는 이유는 단 하나,

일월신교를 새롭게 장악한 뉴페이스 동방불패(임청하)

일본 낭인들과 손을 잡고 세력을 키우고 있었던 것.

당시 세계 정세는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공해서 임진왜란을 겪고 있었던 시기로,

명나라는 무리하게 조선을 원조하고 있었던 것.

나라꼴이 이모양인지라 동방불패는

전국시대의 패자로 중국까지 흘러들어 온 일본낭인들과 함께

새로운 묘족의 세상을 만들 것을 야심차게 공약으로 내세운 인물.

이미 선대 교주인 임아행(임세관)을 내치고 그 자리를 뺏은 상태인지라,

임아행의 딸이자 차기 교주감이었던 임영영을

어떻게든 죽여야 했던 동방불패의 처지였다.

영호충은 임영영과 약속한 주막에 도착하지만 이미 주막은 폐허가 된 상태.

시체가 즐비했던 터라 임영영의 행방을 걱정하지만,

그 곳에서 바로 직전에 당도한 화산파의 사제들과 조우하게 된다.

모두들 강호를 떠나기로 결심한 화산파의 제자들.

하지만 이내 관군이 도착하고 이들은 더 이상

무모한 피를 흘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도망을 가게 된다.

도망을 가던 영호충은 갑작스레 하늘에서 떨어지는 새들을 보고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여 주변을 살펴보게 된다.

그러다가 근처 저수지에서 혼자 자맥질하며 노닐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 여성이 동방불패인지도 모르고 미모에 흠뻑 취해 접근한 영호충은

나름 남자랍시고 작업질을 한다.

술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두 사나이들(?) 인지라 술로서 서로를 교감하게 된다.

원래 남자였던 동방불패는 서서히 여성의 모습으로 변해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영호충에게 끌리게 된다.

동방불패. 규화보전을 익힌 나머지 무공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지만,

외모는 서서히 여성의 것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 이유는 규화보전이 남성성을 제거해야지만 터득할 수 있었던 무공이었던 것.

그러다보니 동방불패는 어느덧 마음마저 여성이 되어

저수지에서 우연히 만난 쾌남 영호충에게 살짝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영호충과 사제들은 일본 낭인과 마주치고 결투를 하게 되지만,

서로 강호의 검법을 구사하는 것을 알고 모두 강호인임을 알게 된다.

일본 낭인으로 변장했던 자객은 알고보니

임아행의 오른팔이었던 좌상 상문천(유순)이었던 것.

그렇게 해서 임영영의 행방을 알게 된 영호충은

일본 낭인 무리 속에 숨어있던 임영영과 조우하게 되고,

서로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아버지는 사기꾼, 사랑하는 남자는 여자관계 복잡. 팔자 기구한 악령산>

임영영은 아버지인 임아행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몰래 일본 낭인의 무리 속으로 잠입해 있었던 상태.

상좌사로부터 동방불패에 대해 정보를 얻은 영호충은 자신이 직접 부딪혀보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 동방불패의 자택으로 칩임하는 영호충.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영호충이 동방불패의 얼굴을 몰랐던 것.

그러다보니 자택 안에 있던 동방불패를 보고

예전 저수지에서 본 그 미모의 여성으로 인식하여

급방긋 날려주시는 영호충.

이에 동방불패도 정체를 숨긴 채 영호충과 데이트를 즐긴다.

영호충은 아무 말도 못하는 동방불패를 끌려온 타국의 노예로 오해하고

구해주겠다고 하면서 밖으로 데려나간다.

경공술로 즐기는 한 밤의 플라잉 데이트.

그리고 일본 낭인들의 무리 속에 껴서

술 먹고 노래 부르며 세상 만사 허무함을 읊조린다.

이에 삘받은 동방불패는 한편으로 자신의 야심에 회의를 품으며

영호충을 더욱 연민하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동방불패의 측근 북부천군(이자웅)에 의해 데이트가 깨지고,

둘의 대결을 틈타 동방불패는 영호충의 비공을 찔러 기절시킨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하동굴에 갇힌 영호충.

죄없는 쥐를 혹사시켜 얻어낸 정보가 있었으니,

바로 건너방에 임아행이 있었던 것.

꾀를 내어 탈출에 성공한 영호충은 사지가 묶여

거의 폐인이 된 임아행을 구출하여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말라비틀어져 있었던 임아행은 사실 훼이크.

주특기 흡성대법을 이용해 타인의 정기를 쏙 빼먹은 임아행은

다시 원기를 찾아 영호충과 함께 그들을 기다리는 임영영에게 당도한다.

동방불패를 처단할 것을 제1 목표로 내세운 임아행은

영호충에게 자신을 도와줄 것을 제안하지만

이미 강호를 떠나기로 한 영호충은 이를 거절한다.

그러던 중 규화보전을 몰래 숨겨놓았던 임아행은

규화보전을 훔쳐보다가 영호충에게 딱 걸려 한 바탕 난리가 나고,

이 사건으로 임아행과 임영영 그리고 영호충은 껄끄러운 사이가 된다.



한편 동방불패는 어느덧 목소리마저 여성이 되어버려

제법 화장까지 해주시는 쎈쓰를 발휘.

이에 첩인 시시(여안안)은 이 모든 것이 규화보전 때문이라며 이를 태워버리려 한다.

이를 말리는 동방불패, 그리고 자신이 여성이 되어

더 이상 거두어줄 수 없음을 고백한다.

그 순간, 술이 떨어져 마음 상하던 영호충이 술친구가 생각나

저수지의 미모의 여인을 찾는답시고 찾아오게 되고,

동방불패는 자신이 남자의 몸으로써 영호충을 사랑할 수 없음을 알자

자신의 첩인 시시를 시켜 자기대신 사랑을 나누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영호충의 마음 속에 자신의 사랑을 심어주고 싶었던 동방불패.

<으하하~ 나 회춘했도다!! 흡성대법으로 회춘이 가능한 임아행>

한편 남봉황은 동방불패를 미리 지켜보다가 딱 걸려서 된통 당하게 되고,

이틈을 타 동방불패는 임아행 일행이 거주하고 있던 거처를 급습하여

화산파 제자들과 남봉황을 골로 보낸다.

뒤늦게 거처로 돌아온 영호충은 사제들의 죽음 앞에 충격을 받게 되고

동방불패에 대한 복수심을 드러내게 된다.

이를 기회삼아 힘을 합쳐 동방불패를 물리치자고 제안하는 임아행.

그렇게 해서 영호충은 하나 남은 사매 악령산과 함께

다시는 쓰지 않기로 맹세한 검을 집어든다.

다음 날, 흑목야에 진을 치고 있던 동방불패에게 정면 도전하는 임아행의 무리들.

주전 멤버는 임아행, 임영영, 영호충, 상문천, 그리고 악령산의 5명이다.

이미 극의에 달한 무림의 고수 동방불패는

자수하고 있던 바늘로 화려한 응대를 해주고,

자신이 사랑하던 저수지의 여인이 동방불패임을 알게 된 영호충은

정신이 안드로메다라도 갔다 온 듯이 멍 때리며

그날 밤 같이 있었던 시시가 맞냐?”고 자꾸만 물을 뿐이었다.

이에 웃음으로만 화답하는 동방불패.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어 더더욱 충격을 받은 임영영과 악령산.

여장남자랑 잤다고 하니 놀라는 것은 당연지사.

서로 피 터지고 살이 찢어지는 결투 끝에 영호충의 독고구검이 빛을 발하고,

순간 영호충의 눈빛에 뿅 가 방심을 한 동방불패는 그만 어깨를 찔리고 만다.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너만은 죽일 수 없었다는 동방불패.

하지만 정작 영호충은 자신을 찌르고 마니 화가 단단히 날 수 밖에.

제대로 뚜껑열린 동방불패가 모든 것을 풍비박산 내버리고,

영호충이 더 이상 자신을 연인으로 생각하지 않음에 분하여

임영영과 악령산을 끌고 공중에서 자유낙하를 시켜

둘 중 누굴 구할지를 테스트해본다.

놀랍게도 이연걸은 두 연인을 모두 구한 후에,

이에 더해서 떨어지는 동방불패까지 감싸 안은 채

그날 밤의 시시가 당신이 맞느냐는 끈질긴 질문을 던지지만,

당신을 평생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다

대답없이 영호충을 떨쳐버리는 동방불패.

그렇게 동방불패는 슬픔과 미움이 교차하는 눈빛으로 영호충을 바라보며

흑목야의 아래로 모습을 감추고 만다.

동방불패의 난이 끝난 이후 일월신교는 다시 임아행 체제로 돌아서게 되고,

자의이든 타의이든 동방불패에 협조했던 모든 교도들을 숙청하게 되는 임아행.

숙청명단에 영호충까지 있음을 알게 된 상좌사는

영호충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한 팔을 자르고,

영호충은 함께 떠나기로 약조했던 임영영을 떠나는 배 저편에서 바라만 보며

그렇게 가슴아픈 이별을 나누게 된다. 소오강호 노래를 부르며

<영호충은 평생 동방불패를 마음 속에 품고 살았을까? 원작을 보면 답이 나온다>

#4. 단순 무협 액션이 아닌 무협 철학 영화

아아스토리를 글로 옮기면서 그 찬란하고 아름다운

무림의 결투 모습을 제대로 묘사할 수 없음에 비탄을 느낀다.

이 부분은 실로 직접 보아야지만 느낄 수 있는 요소.

어쨌거나 스토리를 놓고 보면

전작인 소오강호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임을 느낄 수 있다.

전작이 전형적인 무예 위주의 사건 전개였다면,

동방불패는 무림권법의 결투보다도

동방불패와 영호충의 애절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오강호랑 분위기가 완전 딴 판이라고 볼 맨 소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바로 서극이 추구하고자 했던 무협 로맨스였던 것이다.

김용의 원작 소설에서도 동방불패와 영호충의 사랑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물론 동방불패가 규화보전 때문에 여성화가 되어

영호충과 연민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토록 아름답고 애절하지는 않다.

되려 소설에서는 동방불패가 완전 괴물딱지로 묘사된다.

그래서 영화보고 삘 받아 원작 소설 보면

중추신경이 테러당하는 기분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동방불패는 양면성을 모두 갖춘 인물이다.

완벽을 추구하지만 완벽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천하를 지배하기 위한 야심에 불타오르고,

무림의 고수가 되기 위해 스스로 남성성을 제거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정작 그 모든 것이 부질없는 것임을 한 편으로는 느낀다.

왜냐하면 자신이 영호충을 사랑함에도 완벽한 여성으로서

사랑할 수 없었던 한계가 있던 것처럼,

아무리 무림의 고수로서 천하를 지배한다 할지라도

그 한계가 있었음을 느끼고 있었을 지도.

그렇기에 영호충이 허무를 주제로 시를 읊을 적에 동방불패가

크게 깨달은 듯한 행동을 취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영호충 또한 강호에 내놓으라 할 적수가 없을 정도의 무림의 고수이지만

그는 강호에서의 한계를 일찌감치 느끼고 강호를 떠나려 했던 인물.

영호충은 스스로 완벽할 수 없음을 알았기에

그러한 자아의 틀로부터 탈출하고자 했지만,

동방불패는 완벽할 수 없음을 지각했음에도

스스로를 더더욱 완벽해지도록 채찍질하는 틀 안에

가둬두고 있었던 것이 둘의 차이였다.

그리고 영호충을 통해 뒤늦게 깨달음을 얻고

영호충과 함께 사랑의 여행을 떠나기를 바라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자신이 완벽한 여성이 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또한 불가능했을 터,

어쩌면 흑목야에서 동방불패는

마음 속 한 구석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동방불패의 내면을 더욱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후속편인 <동방불패 2 풍운재기>가 될 터인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되면 리뷰를 하도록 하겠다.

<한 밤의 플라잉 데이트를 즐기는 영호충과 동방불패.

역시 사랑은 서로 잘 모를 때 해야 제맛이다>

어쨌든 영호충이 추구했던 강호 탈출은 니체의 니힐리즘처럼

단편적으로는 현세로부터의 이탈을 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영호충이 동방불패와 함께 시를 읊조리는 대목에서 두드러진다.

천하의 영웅이 되려는 야심을 떨칠 수 없어

강호에 뛰어든지도 어언 십 여년이 흘렸네.

헛되이 품었던 거창한 꿈

문득 돌아보니 일장춘몽이어라. “

동방불패가 이 구절에 삘을 받아 자신도 뒤늦게

세상만사가 일장춘몽이 아닐까 하는 회의를 품게 되는 듯 보인다.

어찌보면 작품을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허무주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강호를 떠나겠다고 결심한 영호충에게 임아행이 던지는 메시지는

그러한 의미를 제대로 받아치는 격이 된다.

강호? 누구든 원한이 있으면 그게 강호고,

인간이 강호다! 그런데 떠나겠다고?”

이 말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대단히 통렬하고 강력하다.

우리가 욕심을 버리고 이 지긋지긋한 일상으로부터 탈출하겠다고 해서

산 속에 들어가 시나 읊으며 띵까땡가 노는 것이

진정한 탈출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심신이 존재하는 모든 곳이 곧 현실이라는 의미이며,

결국 우리는 현실로부터 결코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은 니체가 추구한 초인의 삶과 무척 닮아 있다.

니체는 허무주의를 제창하면서 인간이 인간이기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즉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우리를 포기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심신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지만 현실로부터 탈출하여 참된 자아가 될 수 있다는 것이겠다.

그런데 이 의미를 잘못 받아들여 자살을 하거나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사고와 개념 자체를 바꿔야하는 것이 니체의 핵심이었다.

연민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것이 육체이든 물질이든 무엇이든 간에.

신 조차도 인간이라는 우매한 존재에 연민을 품었기 때문에

스스로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었음을 니체는 말하였다.

이를 뜻하는 신은 죽었다는 그의 말은 대단히 유명하다.

결론적으로, 영호충은 심신의 측면에서 탈출을 꾀하였지만,

임아행은 그마저 부질없는 현실 속에서의 발버둥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보다 숭고한 차원에서 사고할 것을 제시한다.

물론 임아행의 의도는 철학적 성숙을 바랬던 것이 아니라

어차피 현실탈출이 불가능하니 그냥 나랑 손잡고 동방불패랑 싸우자 였지만,

영호충은 결론적으로 정신적 성숙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3대 메인 캐릭터의 공통점이라면 죄다 술고래라는 것>

#5. 동방불패로 대변되는 소수민족의 비애

동방불패가 선대 교주인 임아행을 내치면서까지

일월신교의 교주로 자리잡아 야심을 꿈꾸었던 부분은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까?

소오강호에서 동방불패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딱히 그의 과거에 대해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임아행의 하는 꼬라지가 막무가내형 똥고집 독불장군 방식인 것을 보면

부교주였던 동방불패로서는 불만이 많았을 것은 당연지사.

여기서 일월신교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존재론적 의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중국은 대대로 한족에 의해 지배되어 온 사회이다 보니

일부 소수민족들은 대대로 오랑캐 또는 노예 취급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 중 묘족이 한족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자신들만의 행동결사집단을 만든 것이 바로 일월신교이다.

그러므로 일월신교는 단순히 종교적인 집단의 의미를 떠나

묘족의 부흥을 위한 생존적 집단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임아행은 묘족의 부흥을 꿈꾸기는커녕 규화보전을 통해

사리사욕만 채우려는 자세를 견지하는 듯하다.

이에 동방불패는 묘족의 부흥을 위해 임아행을 내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터이고,

그러기 위해 규화보전을 통해 힘을 얻어야 했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동방불패는 어쩌면 지금 중국사회에서 핍박 받고 있는

소수민족의 강렬한 바램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겠다.

#6. 애절한 러브라인으로 인기몰이

원작에서는 전혀 거론되지도 않는,

오로지 영화에서만 집중적으로 다뤄진 철학적인 논제를 떠나서

영화 자체의 내용에 대해 좀 더 주석을 달자면,

일단 동방불패의 내면과 비정한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원작과 다소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동방불패가 극도의 미인으로 그려졌다는 부분도 있지만,

마지막에 동방불패가 흑목야에서 애절한 모습으로 추락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원작에서는 동방불패가 결국 확실하게 죽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벼랑 끝으로 떨어진 동방불패의 생사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그러했기에 속편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그만큼 속편은 아예 원작과는 전혀 다른 내용임을 반드시 인지하시고 보시길.

소오강호와 연계되는 포인트 중 주연배우가 바뀌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사실 감독이 동일하고 제작상의 공백도 2년 밖에 안 되는데,

주연이 죄다 바뀌었다는 것은 놀랍지 않은가?

그만큼 감독의 의도 자체가 소오강호와 동방불패를

별개의 작품으로 보고 싶어했던 것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조연 중에는 그대로 동일 배역을 맡은 배우가 있다.

상좌사와 남봉황은 두 편의 작품에서 동일 캐릭터를 소화했던 것.

그만큼 두 배우는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상당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어쨌거나 주연 배우가 바뀌었던 것은

동방불패의 입장에서는 큰 호재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아무래도 소오강호의 영호충을 맡은 허관걸은

코믹 영화 <최가박당> 시리즈를 통해 개그 캐릭터로 입지가 굳어진 인물.

그리고 임영영의 장민도 큰 개성을 보여주지 못했었기에

그대로 장민이 했었다면 동방불패-영호충-임영영

3각 라인에 밸런스가 깨졌을 지도 모른다.

#7. 무협 영화계를 평정한 후덜덜한 캐스팅

이연걸이 다소 키가 작아서 안습이긴 하지만

원채 무술을 잘 하니 서극이 추구하고자 했던 경지 높은 무술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했기에 적절한 배역이라고 보여진다.

얼굴로 치면 조문탁이나 장국영이 더 어울렸을 법한 느낌도 들지만,

이연걸도 부족함 없이 연기를 소화해냈다.

<가느다란 실로 절세무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만 봐도 초특급 왕구라 액션>

동방불패 역의 임청하는 정말 대박 캐스팅.

솔직히 여장 남자의 역을 맡기려면 중성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당시 이러한 이미지에 적합했던 여자 배우는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전부터 서극과 몇 개의 작품을 해보았던 임청하는

특유의 강렬한 눈빛과 매서운 눈썹, 그리고 야무진 턱선이

어찌보면 남성미를 느끼게 하는데, 그것이 서극에게 제대로 간파되었던 것.

그래서 서극 스스로도 커다란 모험이라고 했을 동방불패의 임청하 캐스팅은

그야말로 대박 중의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임청하 스스로도 여장 남자 연기는 연극 시절 빼고는

스크린으로는 처음이라고 했었는데,

어쨌든 정말 소스라칠 정도로 완벽하게 연기를 해주었다.

남자로서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여자로서의 매혹적인 자태를

모두 표출해내어 당시 수많은 남정네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것.

그런데 당시 임청하의 나이가 39살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남성 팬들이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는 사건은 유명하다.

어쨌든 임청하는 동방불패를 계기로 아시아 최고의 여자 배우로 군림하게 되었고,

이후 <동방불패 2>를 비롯해 <녹정기 2>, <백발마녀전>, <동성서취> 등의 작품에서

주연 배우를 꿰차며 인기를 구가하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동방불패의 여장남자 이미지가 너무 굳건하게 자리잡아 버려서

이후의 작품에서도 모두 비슷한 이미지를 풍긴다는 것.

덕분에 필자는 임청하가 나오는 영화는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봤다는 사실.

필자가 고백하건데,

실은 동방불패로 분한 임청하를 보고 홀딱 반하여

이후 임청하의 동방불패스러운 연기에 모두 심취했었더랬다.

필자의 이상형이 다소 괴상하기는 하지만, 동방불패처럼,

혹은 백발마녀전의 연하상처럼 강인하면서도 내면에는 아픔을 지니고 있는

그런 여성이 너무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무림 5절급에 버금간다는 풍천양으로부터 전수받은 절세무공 독고구검>

동방불패 이후 두번 다시 동방불패 같은 대작을 만들 수 없다는 서극의 말 처럼,

동방불패는 이미 홍콩 무협영화에 있어서

절대 빠져서는 안될 불문율과도 같은 작품이 되어버렸다.

단지 무협 액션이 화려하다고 해서, 임청하와 관지림이 예쁘다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볼 영화만은 아닌 동방불패.

그 속에는 강호라고 불리우는 우리네 삶 속에서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한

나름의 철학적 사고와 행동이 깃들어있는,

완벽을 추구하지만 완벽할 수 없는 우리들의 모습을 투영하는

초절정 대작인 것이다.

posted by 미까 2009. 7. 7. 09:41

북두의권 (北斗の拳) 2부

필자가 만화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리뷰를 한 북두의권이

블로그 홈페이지 메인의 <이슈공감>으로 꼽히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이에 삘받아 전편에서 예고했던 북두의권 2부에 대해서

또 한번 적나라하게 찌끄려볼까 한다.

<이미 절대강자의 반열에 오른 켄시로. 하지만 홀애비라는 것>

#1. 2부에서도 계속되는 사나이의 전설

사실 북두의권은 원작자인 부론손이

1, 2, 3부 이런 식으로 끊어서 출간한 작품은 아니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또 하나의 에피소드인 것처럼

작품이 연재가 되었기 때문에, 1부냐 2부냐를 나누는 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기준일 뿐이다.

필자는 단지 북두의권의 장대한 스토리의 흐름에서

커다란 분기가 발생하는 기점을 기준으로 해서 나누었을 뿐이다.

이 점 양해하고 스토리를 이해하시기를 바란다.

1부의 스토리는 북두신권의 정통 계승자인 켄시로가

연인 유리아를 잃고 이리저리 흥청망청 싸돌아다니면서

다양한 권법가들과 싸우면서 세기말 구세주로 거듭나면서

집안싸움의 교통정리까지 끝낸다는 독고다이 히어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무엇보다 여러 사연과 개성을 가진 사나이들이 보여주는

육체적 파괴의 미학과 우정의 쓰나미가 압권이라고 할 수 있었겠다.

2부는 1부 마지막에서 켄시로가 유리아와 함께

머나먼 이별여행을 떠나면서 세상이 다시 평화로워질 것 같은

여운을 남기는 장면이 나온 후, 전혀 다른 전개를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 세상은 여전히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이었다 이 말이다.

그렇다면 2부의 스토리부터 집중적으로 후비고 가보자.

<여전히 2부에서도 무표정을 고수하는 똥고집 켄시로>

#2. 스토리 - 켄시로의 족보 따지기 투쟁기

- 권왕은 죽었으나 세상은 아직 어둡고

세상을 주먹으로 지배하고자 했던 권왕이 켄시로에 의해 쓰러진 이후

세상은 다시 평화를 되찾는 듯싶었다.

하지만 인간이 하는 짓이 늘 그렇듯이 한 세대의 권력이 무너지면

다른 세대의 권력이 등장하는 법.

이른바 하늘의 핏줄을 이어받았다는 천제의 무리들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고,

그들은 부와 권력을 등에 업고 민중들을 억압하고 착취하기를 일삼았다.

사실 천제는 하늘의 뜻에 따라 세상에 평원을 가져다 줄 존재였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돌아가는 꼴은 그 이전만 못한 실정.

그러다보니 여기 저기에서 지배계층에 저항하는 민중의 레지스탕스가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바다의 리하쿠가 이끄는 저항세력이었다.

천제가 지배하는 각 에어리어를 하나하나 게릴라 전술로 붕괴시키며

민중의 저항의 깃발을 높이 세우는 저항 세력의 핵심에는

바로 어릴 적 켄시로와 함께 세상의 구원을 이끌었던 린과 바트가 있었다.

그들은 이미 성인이 되어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켄시로의 의지를 이어받아

세상을 구원하고자 온 몸을 바쳐 저항운동을 펼치고 있었던 것.

사태가 이렇게 되고 보니, 중앙지역에서는 변방의 게릴라인 린과 바트에게

엄청난 액수의 현상금을 걸었고, 소위 주먹 하나로 밥 벌어먹고 산다는

현상금 사냥꾼 아인이 린과 바트를 다음 목표로 삼는다.

<1부에서 그리도 못난 얼굴이 2부에선 왜 미남이 되냐구!!! 초특급 사기캐릭 바트>

- 성장한 린과 바트, 그리고 켄시로의 컴백

한편 린과 바트가 이끄는 저항 세력은 중앙지역을 향해 게릴라를 계속하지만,

천제군도 노하우가 쌓였던 지라 각종 함정 등을 통해 저항 세력을 사지에 몰아넣게 된다.

제대로 된 권법 조차 배우지 못해 기껏 화살이나 촉촉 날리는 바트,

결국 사지에 몰려 골로 가나 싶었다.

보통 인간이 죽음에 몰리면 찾는 존재가 신이건만,

이들은 죽음에 몰리니 켄시로를 외치는 것이 아닌가.

린이 어렸을 적 처음 켄시로와 대면하여 그를 소리 높여 불렀더랬던 경험을 되살려

다시 한번 울려재끼자 이번에도 그 수법이 통했다는 것.

바로 켄시로가 혜성처럼 나타나 악당들을 북두신권으로

고스란히 공중분해 시켜주신 후 린과 바트를 구해준다.

이에 눈물을 흘리며 재회를 맞이하는 세 사람.

이를 지켜 본 리하쿠는 드디어 하늘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켄시로를 불러준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이 이 지경이 되도록 저 멀리 외딴 두메산골에서

유리아와 알콩달콩 살았다는 켄시로.

결국 유리아는 생을 마감하였고, 홀애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기어나온 듯한 켄시로.

대충 린과 바트로부터 상황을 접수한 켄시로는

과거와 달리 이제 함께 싸우러 가자고 한다.

여기에 감동 제대로 받아주시는 린과 바트.

이 때부터 린은 살짝 켄시로에게 이성으로 호감을 갖게 된다.

그만큼 린이 이제 여자로 보일 만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신 있어졌다는 뜻.

- 오로지 주먹으로만 먹고 사는 사나이 아인

저항군과 함께 에어리어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중앙지역으로 진격하는 켄시로.

이 때 마침 현상금 사냥꾼 아인이 나타나 켄시로에게 대든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권투실력을 가지고 있으면 뭐하나.

켄시로는 권투를 싸움권법이라는 묘한 이름으로 부르며

아인을 애기다루듯 떡으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아인의 눈에서 사랑하는 자의 심정을 읽은 켄시로는 아인을 살려준다.

아인이 싸우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아스카라고 부르는

자신의 소중한 딸을 위해 싸웠던 것.

그 사실을 안 켄시로는 역시 사랑의 카운셀러 답게 가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에어리어 초토화.

<복싱 하나로 이토록 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아인>

바트는 아인이 아군이 될 수 있음을 직감하고, 아인을 꼬셔 저항군으로 만든다.

졸지에 현상범이 되어버린 아인. 어쩔 수 없이 바트와 협력하여 에어리어 공략에 나선다.

하지만 지평선 저편에서 황금 빛을 발하며 등장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제도의 젊은 장군 황금의 파르코이다.

파르코는 에어리어를 버리고 도망가는 못난 성주를 참살하고,

저항세력을 한 순간에 피범벅으로 만들어버린다.

결국 린과 바트는 파르코가 이끄는 천제군에게 포위당하고,

파르코는 저항군을 이끄는 지도자만 없애면 저항세력은 무너질 것을 예감하여

지도자 색출에 나선다. 사실 실질적인 지도자는 린이었지만,

어느새 린을 사모하게 된 바트는 린 대신 자신이 지도자라며 목숨을 걸고 나서게 된다.

하지만 파르코도 독심술 1급 기사 자격증 소지자답게,

바트의 진심을 읽어내고 린을 인질로 삼는다.

- 가슴아픈 사연을 지닌 사나이 파르코

한편 남두의 깃발 아래 천제에 대항하였던 남두쌍응권의 계승자 하안 형제는

자신을 잡아넣었던 아인에게 다시 구출되어 한 편이 되고,

자신들을 떡실신으로 만든 파르코에게 복수를 위해 아인과 함께 모종의 계략을 꾸민다.

불발탄으로 남아있던 폭탄을 들고 와서 린을 인질로 삼고 있던 파르코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

결국 실력으로 이길 수 없으니 자폭이라도 해서 같이 황천길로 가자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파르코는 눈썹 하나 꿈쩍도 안하고,

하안 형제 중 형 하즈는 되려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

결국 사태가 이 지경이 되자 하즈는 자폭을 결심하고 폭탄에 헤딩하여 경종을 울린다.

결국 자폭에 의해 천제군은 전멸하고, 덕분에 린과 바트, 그리고 아인은 살아남는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파르코가 자신을 뒤덮은 병사들의 희생에 의해 살아나고,

왜 희생을 했는가에 대한 바트의 질문에 어느 죽어가는 병사는

장군님은 우리를 위해 수도 없이 눈물을 흘리셨다는 말을 남기며

파르코의 이미지에 +1점을 부여해준다.

한편 뒤늦게 린과 바트를 구하기 위해 나선 켄시로는

오는 도중에 제도의 또다른 명장 자광 소리아를 만난다.

자광 소리아는 원두황권의 일종인 원두유륜광참을 쓰는 막강한 실력자.

파르코에게 눈 하나를 잃었다지만 그 역시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였던 것.

하지만 켄시로에게 역시 랑데부 홈런을 얻어맞고 숨을 거두며

파르코에게 역시 이미지 +1점을 부여하는 말을 남긴다..

<원두황권의 계승자 파르코. 이토록 상황판단 못하는 계승자라니 딱하다>

- 원두황권과 천제의 숙명적 관계

대체 원두황권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천제를 위해 목숨을 거는 것일까.

알고봤더니 원두황권은 대대로 천제를 수호하기 위해 존재했던 권법이었던 것.

북두신권도 사실 천제를 위한 권법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북두신권은 세상을 구원하는 법이었고,

원두황권은 단지 경호원에 불과했던 것.

어쨌든 이러한 사명 때문에 천제라면

자다가도 라면을 끓여먹는 원두황권의 계승자 파르코.

제도는 늘 밝은 빛으로 빛나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천제를 대신해 실질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쟈코가 어둠을 싫어해서

강제로 빛을 발하게 시키기 때문.

쟈코는 원래 파르코의 의붓 형제였으나, 권력을 잡기 위해 천제를 인질로 삼고

천제 대신 제도를 지배했던 것.

그러다보니 파르코는 쟈코가 미워도 천제의 행방이 걱정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이를 보다 못한 원두황권의 동문 쇼키가 쟈코를 죽이려고 들지만 파르코가 막아선다.

일부러 가사상태를 만들어 몰래 살려보내려 했던 파르코의 생각.

하지만 쟈코의 아들이 이를 눈치채고 쇼키를 창으로 찔러 죽인다.

그대로 꼬챙이에 꿰인 채 강물에 흘러간 시체는 켄시로에게 발견되고,

쇼키를 죽인 창이 쟈코의 아들 것임을 안 켄시로는

쇼키의 죽음에 남다른 복수심을 불태운다.

알고봤더니 쇼키는 켄시로와 유리아가 평온한

최후의 안식을 맞이할 장소를 제공해준 인물.

켄시로는 저항군과 함께 제도로 향하고,

제도 바로 직전에 위치한 에어리어에 도착하여 그곳을 지키고 있던

쟈코의 아들에게 분노를 담아 창을 원주인에게 돌려보낸다.

결국 그 길로 꼬챙이가 되어 생을 마감하는 쟈코의 장남.

켄시로는 이제 천제가 뭐든간에 닥치는대로 박살내주겠다고 다짐한다.

<2부에서 쓰잘데기없이 악한 인간 쟈코. 1부의 쟈기를 그대로 닮은 인간>

- 모든 문제의 원인은 파르코가?

한편 장남이 죽은 것을 알게 된 쟈코는 더 심각한 신경쇠약에 걸려

미치광이 직전에 이르게 되고, 이 모든 것이

과거 북두신권과의 인연에서 비롯되었음을 연상하며

파르코는 당시의 실수를 후회하게 된다.

과거에 권왕이 그 세력을 떨치고 있을 무렵 제도까지 진격하였으나,

파르코가 막아서며 그냥 조용히 이곳을 지나가줄 것을 요청한다.

권왕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파르코는 원두황권 최고의 사나이의

한쪽 다리를 대가로 주겠다고 하고 스스로 자른다.

이에 사나이의 강직한 진심을 이해한 라오우는 그대로 지나갈 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그때 몰래 숨어보고 있던 쟈코를 감지하고

그에게서 사심에 가득찬 눈을 보게 된 라오우는 파르코에게

후환이 될 것이니 반드시 죽이라고 명한다.

이에 파르코는 쟈코를 죽이려 하지만,

자신의 의붓형제였기 때문에 어머니가 눈물로 호소를 하게 되고

이 때문에 파르코는 쟈코를 죽이지 못했던 것.

어쨌든 자신의 죄값을 치르고,

자신의 숙명을 다 하기 위해 최후의 결전에 나설 각오를 세우는 파르코.

그에게 유일한 벗이 되어주는 연인 뮤는 파르코가 죽으면

자기도 죽겠다는 심정으로 자폭용 폭탄을 건네 받는다.

드디어 제도에 도착한 켄시로.

파르코는 한 때 북두신권도 능가했다는 원두황권의 계승자로서

켄시로와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마침내 두 사나이가 격돌하게 되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지만,

이미 파르코의 한 쪽다리가 의족이었음을 알고 있던 켄시로는

또 그 특유의 상대인정용 자체핸디캡 시츄에이션을 펼치면서 신나게 얻어터진다.

그래도 결국 승리의 주역은 주인공 아니겠는가.

업치락 뒤치락 하면서 신나게 피터지고 싸우다가 결국 켄시로가 승리.

하지만 켄시로는 파르코를 죽이지 않고, 천제를 구해야하는 숙명이 남아있으니

그 숙명에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

- 밝혀지는 린의 과거

한편, 원두와 북두가 만나 싸우는 동안 하늘에는 묘한 기운이 감돌고,

두 개의 빛이 강하게 빛나는 것을 보게 되자 이는 천제가 하나가 아닌

둘임을 나타내는 징조임을 깨닫게 된다.

싸우는 틈을 타 린과 바트 그리고 아인은 천제를 구하기 위해 성 안으로 잠입하지만,

쟈코를 죽이기 직전 함정에 빠져 지하로 추락한 일행.

하지만 그 곳에서 또 한명의 갇혀있는 사람을 찾게 되는데,

그가 바로 쟈코가 숨겨놓은 천제였던 것. 하지만 그의 얼굴을 본 순간

린은 너무나도 깜짝 놀라고 만다. 바로 린과 똑같이 생겼던 것.

알고봤더니 린과 천제 루이는 쌍둥이 자매였는데,

쟈코의 명령에 의해 동생인 린이 죽었어야 했으나,

인정많은 파르코가 몰래 린을 살려 어디론가 보냈던 것.

결국 따지고보니 린은 천제의 핏줄을 타고났던 것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제 천제도 찾았고 해서 어떻게든 탈출하려 하는데,

무너지는 돌벼락에 의해 깔려죽을 지경인 일행들.

하지만 아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지만 대신 아인은 싱겁게 숨을 거두고 만다.

<유리아보다 더 예쁘고 귀엽고 혈통도 빠지지 않는 린>

파르코는 피떡이 된 상태에서 가까스로 쟈코를 만나게 되고,

천제를 무사히 구출했다는 소식을 들은 파르코는

드디어 쟈코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리며 복수의 끝을 맺었다.

하지만 쟈코의 차남이 린을 납치하여 어디론가 훌러덩 사라져버리고,

이제 좀 끝났는가 싶더니 또 이어지는 해프닝.

- 또 다른 시련의 등장, 수라의 나라

천제를 구해 준 켄시로에게 보답도 하고,

쟈코의 씨를 말리기 위한 자신의 복수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린을 구하기 위해 홀로 쟈코의 차남의 뒤를 쫓아 떠난 파르코.

그는 쟈코의 아들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다른 나라로 갔음을 알고 역시 배를 타고 떠난다.

하지만 바다 건너 나라는 예부터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수라의 나라.

바로 북두신권을 비롯해 모든 권법이 창조된 고향이기도 한 곳이다.

켄시로는 이 또한 숙명이라며 그 역시 파르코의 뒤를 쫓아 바다를 건너게 된다.

쪽배를 타고 가다가 만나게 된 해적들.

해적들은 이게 왠 떡인가 하고 사냥감을 포획하지만,

오히려 켄시로에게 죽지나 않으면 다행.

이소룡 흉내낸답시고 어울리지도 않는 선그라스 끼며 수라의 나라로 가자는 켄시로에게

해적의 우두머리인 붉은 상어가 나타나 자신의 과거와 아들 얘기를 해 준다.

자신도 젊었을 적 수라의 나라로 해적질을 하러 갔다가

딱 한 명의 수라에 의해 부하들이 전멸당하고 자신도 한쪽 눈과 한쪽 팔,

다리를 잃게 되었다고 하며, 그 때 사고로 어린 아들 샤치를 떼놓고 왔다고 한다.

죽기 전에 아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붉은 상어에게

켄시로는 소원을 들어주겠노라고 전하며 수라의 나라에 발을 디딘다.

도착부터 피비린내로 맞이해주시는 쎈쓰 만점의 수라국.

이상한 흔적을 찾아 가보니 그 곳에는 완전 주물럭등심이 되어버린 파르코가 있었다.

호각이었던 파르코가 이렇게 떡실신이 된 이유에 대해 묻자 바로

단 한명의 수라에 의해 이렇게 되었다는 것.

바로 그 범인은 과거 붉은 상어에게 상처를 입힌 바로 그 놈이었던 것이다.

켄시로를 반가이 맞아주는 수라였지만,

파르코와 달리 회복력과 끈기 하나는 일등인 켄시로였던 것.

결국 그 수라는 분자단위까지 분해가 되어버리고,

파르코는 이런 놈은 아직 이름도 없다면서

이보다 더 뛰어난 놈들이 득실하니 조심하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그 때 마침 비둘기를 통해 날아온 따뜻한 소식.

그것은 바로 파르코의 연인 뮤가 원두황권의 계승자를 잉태하였다는 밝고 희망찬 소식.

<정말 운좋게 북두류권을 배우게 된 샤치. 초반엔 무개념이지만 갈수록 개념을 찾는다>

- 북두신권의 짝퉁권법, 북두류권

한편 수라국의 마스코트 난쟁이에게 끌려 수라성으로 향한 린은

그 곳에서 수라들의 결투를 보게 된다.

모든 남성은 소년이 되면 수라가 되어 수련을 쌓아야 하며,

약한 자는 죽고 강한 자만 살아남아 수라격투대회에서 승리를 하게 되면

비로소 이름을 부여받게 된다는 것.

마침 모레시계로 2분안에 늘 상대를 제압하며 승리한 수라가

수라격투대회의 새로운 승자로 등장하고,

모래시계의 알프라는 이름을 하사받으며 부상으로 켄시로와 싸울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

그리고 또 모래시계를 들고 가서 똥폼을 잡으며 켄시로에게 대들지만

이번엔 반대로 2분 내에 자신이 사망하게 된다.

한편 모래시계를 들고 있던 난쟁이를 향해 켄시로는

난쟁이가 더 강한 쪽 같다는 말을 던지며 무언가를 눈치챈 듯한 말을 남긴다.

그 난쟁이는 싸움 직후 바로 수라성으로 달려가

감옥에 갇혀 있던 린을 끌고 밖으로 나간다.

이를 수상히 여긴 수라가 난쟁이를 뒤쫓지만,

그 난쟁이는 알고보니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사나이가 일부러 변장하고 있었던 것.

그는 자신을 샤치라고 소개하며 수라를 단방에 분해시켜 버린다.

린은 그 장면을 보고 북두신권이라고 외치지만,

샤치는 이 권법이야말로 최강의 권법 북두류권이라고 얘기한다.

그 때 마침 뒤에서 나타난 상급 수라 군장 카이젤.

아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는 그는

수라국의 3대 나장이 구사할 수 있다는 북두류권을

듣보잡이 나타나서 쓴다는 것에 신기해 하면서 대결을 요청한다.

카이젤의 맹고류요금장에 고전을 하게 되지만,

자신의 갈비뼈 하나를 미끼로 내주면서 승기를 잡은 샤치.

결국 카이젤은 산화해버리고, 샤치는 야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을 외치면서

린을 켄시로를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로 삼고자 함을 얘기한다.

- 악마가 되어야만 했던 샤치

수라의 나라를 관광 중인 켄시로는 우연히

수라가 되기를 거부하고 도망치던 소년을 만나게 되고,

그를 구해줌으로써 소년의 누나인 레이아를 만나게 된다.

레이아는 수라의 원칙을 거부하고 소년들을 데려다가 사랑과 희망, 꿈 등을

교육시키는 희망의 천사였던 것.

그는 한 때 샤치의 연인이었으나, 북두류권을 익힌 후 악마가 되어버린

샤치를 버리고 되려 켄시로에게 샤치를 죽여달라고 요청한다.

역시 무뚝뚝하게 요청을 접수하는 켄시로.

<3대 나장 중 서열 3위인 한. 북두류권 계승자 중 한 명. 빠르기는 엄청 빠르다>

한편 샤치는 린을 인질로 삼고 그녀를 수라의 3대 나장 중 한명인 한에게 데리고 간다.

북두류권의 사부인 쥬케이로부터 4번째로 북두류권을 연마하게 된 샤치는

자신이 세상을 손에 넣기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인 북두류권의 계승자인

3대 나장을 켄시로를 이용하여 죽이려는 속셈이다.

린이 있다면 켄시로는 분명 린을 쫒아오리라 생각했던 것.

아니나 다를까, 켄시로가 도착하고 한과 켄시로는

신권과 류권의 첫 대결을 펼치게 된다.

빠르기로는 <씁쓸한 인생>의 쌍둥이들보다 빠르다는 나장 한.

하지만 늘 그렇듯이 상대가 강하면 더 강해지는 켄시로의 버릇 때문에,

켄시로는 의외로 손쉽게 한을 무찌른다.

하지만 한은 죽기 직전 켄시로에게 어릴 적 그 꼬마가 이렇게 성장하였는가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켄시로가 사실은 수라의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이고

애기였을 때 라오우와 토키에 의해 바다를 건너갔다는 숨은 과거를 알려준다.

드디어 서서히 밝혀지는 켄시로의 충격적인 과거.

한편 나장 한을 쓰러진 모습을 지켜 본 난쟁이들은

비로소 자기들을 구원해 줄 약속의 구세주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켄시로를 라오우로 착각하고, 라오우가 왔음을 전국에 알린다.

레이아와 함께 숨어 지내던 북두류권의 선대 계승자인 쥬케이도 그 사실을 알고

라오우가 왔음에 안도하지만, 이내 레이아가 켄시로임을 알리자 쥬케이는 크게 동요한다.

켄시로는 절대로 구세주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쥬케이.

- 북두류권 계승자 카이오와 효우

나장 한의 시체를 접수한 서열 2위 나장 효우는,

자신의 동문이었던 한의 죽음을 위로한다.

이마에 X자의 흉터가 선명한 효우는 다른 나장과는 달리

선량하고 인정이 많은 나장으로 추앙받고 있었는데,

서열 1위 나장인 카이오의 누이동생 샤아카를 사랑하는 애정의 사나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카이오는 야심으로 가득찬 인물.

켄시로가 수라의 나라로 왔음을 알게 된 카이오는 이상하리만치

북두신권에 대해 증오를 품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북두류권은 이미 마계에 들어선 최강의 수준.

여행 도중 켄시로는 카이오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고,

누가 원조인지를 따지며 한 바탕 싸워보지만,

카이오의 마권에 의해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켄시로는 떡실신이 된다.

포로로 잡힌 켄시로를 구출하기 위해 샤치가 나서고,

붉은 상어의 무리까지 가세하면서 일대 혼란이 인다.

아버지와 재회한 기쁨도 잠시,

붉은 상어는 카이오에게 일격을 날리며 최후를 맞이하고,

이를 틈타 샤치는 만신창이 켄시로를 데리고 도망치게 된다.

하지만 중간에 효우의 마을에서 효우에게 걸려 켄시로를 내주는 대신

자신의 눈 하나를 대가로 바친다. 그래서 무사통과.

이 때 켄시로를 힐끗 보게되는 효우는 켄시로가 낯익은 인물임을 느끼게 된다.

<3대 나장 중 서열 2위 효우. 북두류권 계승자이자 북두종가의 핏줄이자 켄시로의 친형.

팔자가 기구한 캐릭터이다>

이후 효우는 사야카를 만나러 카이오의 성에 가지만,

카이오는 사야카를 죽이고 이를 켄시로의 짓으로 꾸민다.

어린애도 안 속을 이런 사탕발림 속임수에 홀라당 넘어간 효우는

켄시로에 대한 분노로 인해 그도 마계에 들어서게 된다.

인상도 더럽게 변한 효우는 그 이후로 인정도 사랑도 자비도 없어진 악마로 돌변하게 되고,

그를 따르던 이들은 하나 둘 그를 떠나게 된다.

- 스스로의 힘으로 악마를 봉인하려 했던 쥬케이

효우가 마계에 들어섰음을 알게 된 사부 쥬케이는

마계야말로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잔혹한 운명임을 설파하며

켄시로를 돕기 위해 효우의 봉인된 기억을 제거하러 간다.

알고봤더니 효우는 켄시로의 친형이었던 것.

두 형제는 북두종가의 피를 이어받은 존재이며,

북두신권을 통해 세상을 구원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났던 것이다.

하지만 켄시로에 비해 잠재력이 약했던 효우는 뒤늦게 북두류권을 배우게 된 것이고,

그러한 북두류권을 영원히 잠재울 수 있는 주인공인 켄시로에게

필살기를 전하기 위해서는 오직 효우만이 알고 있는 비밀을 파헤쳐야했던 것.

하지만 효우가 오직 켄시로에게만 알려줘야한다는 목숨을 건 고집에

쥬케이는 일부러 효우의 기억을 봉인하게 된다.

어쨌든 뒤늦게 켄시로와 효우가 형제의 상봉을 이룰 수 있도록

기억을 해제하려고 온 쥬케이는 효우와 사제간의 대결을 펼치지만,

북두신권의 선대 계승자 류켄도 그러했듯이

쥬케이도 일격 직전에 지병으로 쓰러지고 만다.

그래도 자신을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효우의 기억을 되살리는 쥬케이.

하지만 이내 효우는 다시 마계로 들어서고,

과거 효우가 쥬케이에 의해 기억이 완벽하게 봉인되지 않았음을 간파한 카이오가

다시 효우의 기억을 봉인했던 것. 결국 쥬케이는 숨을 거두고,

효우는 마계의 기운으로 켄시로를 무찌를 것을 결심한다.

<3대 나장 중 서열 1위 카이오. 북두류권을 삐뚫게 배운 인물. 라오우의 친형이기도 하다>

- 피를 나눈 형제간의 피터지는 조우

북두신권의 뿌리가 깃들어 있다는 나성전에 도착한 효우는

그곳에서 북두신권 계승자를 위해 몸종으로 평생을 바쳐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난 흑야차를 만나고 그로부터 공격을 당한다.

하지만 역시 마투기에 의해 일격을 당하는 흑야차.

이내 켄시로가 나성전에 도착하고 효우와 켄시로는 그렇게 비극적인 재회를 맞게 된다.

둘은 피를 나눈 형제지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싸우게 되고,

아무리 형이라도 때려죽여야 한다는 켄시로의 고집 끝에 효우의 마권은 깨지고 만다.

순간 마인의 흉상이 일그러지는 효우.

이내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는가 싶더니 다시 켄시로에게 일격을 날린다.

하지만 순간 샤치가 뒤에서 효우의 가슴에 손구멍을 내고,

치명상을 입은 효우는 끝내 싸움을 끝내고 만다.

남의 싸움에 끼어들어 괜한 짓 했다는 부끄러움에 자결하려는 샤치를 효우가 막아서고,

기억을 되찾은 효우는 켄시로와 껴안으며 눈물의 재회를 하게 된다.

한편 린을 납치한 카이오는 자신이 라오우의 쌍둥이 형이었음을 밝히고,

라오우의 전설은 그가 만든 것임을 자랑한다.

그리고 북두종가에 밀려 태어날 때부터

북두신권 계승자들의 몸종 역할을 해야하는 자신의 숙명을 탈피하기 위해

북두류권으로 북두신권을 종말시키려는 카이오.

그 해결책으로 천제의 피를 이어받은 린을 통해

더럽혀진 자신의 핏줄을 깨끗이 정화해야 한다는 엉뚱한 논리를 내세운다.

결국 목적은 침대 위에서 뎅굴뎅굴(19) 이었던 것.

하지만 효우가 기억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 카이오는

그대로 켄시로를 무찌르러 나선다.

- 카이오와 켄시로의숙명의 타이틀매치

한편 샤치는 켄시로보다 먼저 효우가 알려준 비급의 장소로 달려가고,

그곳에서 카이오를 만나게 된 샤치는

켄시로가 도착하기 전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싸운다.

하지만 실력이 하늘과 땅 차이. 신나게 얻어터진 샤치.

하지만 이유없이 서있던 묘한 여인상으로부터 귀신이 들린 샤치는

카이오를 공포로 몰아넣게 되고, 이에 겁이 질린 카이오는 린을 데리고 도망을 간다.

뒤늦게 도착한 켄시로는 샤치의 죽음을 지켜보고,

카이오는 그 곳에서 여인상 속에 숨겨져있던 비석을 통해

북두류권을 물리칠 비기를 전수받게 된다.

<켄시로의 몸종으로 살 운명을 타고 난 흑야차. 권법 잘 배워서 하는 짓은 고작 베이비시터>

마침내 카이오와 최후의 대결을 펼치게 된 켄시로.

카이오는 린에게 사환백을 찔러 가사상태로 만들고,

눈을 뜨면 처음으로 보는 아무 남자나 사랑하게 만드는 웃기지도 않는 짓을 한다.

그대로 말에 태워 아무데로나 떠나보내는 카이오.

하지만 린에 대한 걱정도 잠시. 켄시로는 카이오와 함께 숙명의 대결을 펼친다.

- 밝혀지는 북두종가의 족보

카이오는 싸움 도중 라오우와의 가슴아픈 인연을 설명하는데,

라오우가 수라의 나라로 왔을 때 맞짱 뜰 뻔 했으나,

교통정리가 안 되어서 나중에 오겠다는 라오우에게 작별인사를 했다는 것.

그 이후 동생에 대한 애정을 버리기 위해 스스로 슬픔을 고통으로 승화시켰다는 카이오.

하지만 켄시로도 고통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식으로 일침을 가한다.

왜 그리도 카이오가 북두종가의 피를 미워하는가 했더니,

어렸을 적 카이오의 어머니가 화재사고 시

켄시로와 효우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버렸기 때문.

그놈의 북두종가가 뭐길래 이토록 노예같이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원한이 맺힌 카이오는 그날 이후로 슬픔을 고통으로 승화시키는 것으로

나름 해결방안을 모색했던 것. 일종의 사디스트?

이에 켄시로는 싸움 도중 카이오에게

북두종가에 대한 역사 다큐 스토리를 얘기해준다.

비석을 통해 전수받은 비기는 다름아닌 북두종가에 대대려 내려오는 슬픈 과거.

이야기인 즉슨, 북두문중을 수호할 강력한 인물로 한 명을 선택하고자 하였는데,

두 자매가 동시에 사내아이를 낳아 문중의 원로들을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던 것.

류오우와 슈켄은 둘 다 북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으나,

오직 1명만이 선택될 수 있음에 대해 원로들은

늑대들에게 던져서 살아남는 아이로 정하자고 하였고,

이에 반발한 시한부 인생 동생이 언니의 아들인 류오우를 죽이려고 했던 것.

그래서 원로는 반칙패를 선언하고 류오우를 선정하려 했지만,

언니가 뜬금없이 자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선택의 영광을 슈켄에게 돌린다.

이에 원로들은 하늘의 뜻이다 하여 슈켄을 북두문파의 주인공으로 선정하였고,

이후 슈켄은 북두신권을 창시하게 되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켄의 어머니는 류오우 또한 아들처럼 정성껏 길렀고,

후에 슈켄은 비록 정통 계승자의 자리에서 밀려난 류오우의 후예라 할지라도

같은 북두종가로서 감싸안아줘야 한다는 슬픈 이야기.

<이젠 마인이 어쩌고 환영이 어쩌고 하는 초특급 판타스틱 어드벤처러스한 개념이 등장>

싸움 도중 눈물을 흘리며 이 이야기를

죄다 또박또박 설명하는 켄시로의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카이오는 닥치라며 북두종가의 피를 증오한다는 개념 하나로 켄시로와 싸운다.

치사빤스 수법을 다 쓰면서 어떻게든 이겨보려는 카이오.

하지만 2천년 역사 동안 이미 모든 극의가 완성되었다는 북두신권에게 있어

다른 권법은 이미 무용지물. 결국 카이오도 통한의 원펀치에 나가떨어지고,

뒤늦게 린을 구출하여 달려온 바트와

만신창이의 효우가 나타나 그들의 마지막을 지켜보게 된다.

- 족보정리 후 사라지는 켄시로

효우는 자신이 무능력하여 어렸을 적 설움을 당해야 했던 카이오에게 용서를 빌고,

카이오는 그런 효우를 나무라며 효우와 함께

스스로 용암재를 덮어쓰고 최후를 맞이한다.

바로 카이오의 어머니가 잠든 묘지 바로 옆에서.

드디어 북두종가 원조 논쟁까지 정리를 끝낸 켄시로는

이제 린과 바트까지 정리를 해 준다.

켄시로를 남몰래 흠모하던 린은 사환백 때문에 아직 눈을 뜰 수 없었고,

켄시로는 바트에게 린을 행복하게 해주라는 말을 건넨다.

결국 켄시로는 또 혼자만의 여정을 떠나고,

새로운 커플이 된 린과 바트는 자식이 없는 홀애비 켄시로를 걱정하며

북두신권 다음 계승자에 대한 궁금증을 선사한다.

#3.북두신권과 남두육성권만으로는 모자라다

휴우, 필자가 2부의 스토리를 정말 적나라하게 찌끄려보았다.

원래 2부는 1부보다 훨씬 짧은 분량이지만,

1부처럼 짜잘한 에피소드가 없다보니 굵직한 내용만 놓고 보면

2부도 나름 방대한 분량이 되겠다.

게다가 1부 리뷰 때 삘 받아서 2부 리뷰에 너무 힘을 준 듯싶기도 하다.

아무튼 끝까지 정독을 한 독자라면 당신은 에리뜨!!!

1부는 주로 주인공의 성장과 북두신권 계승자로서의 숙명을 중심으로 하면서

여러 짜잘한 에피소드들까지 수두룩하게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2부는 위의 스토리와 같이 딱 2개의 커다란 줄기를 가지고 진행이 된다.

먼저 건실하게 성장한 린과 바트가 중심이 되어 다시 흉흉해진 세상에

구원의 빛줄기를 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과,

그 뒤를 이어 북두신권의 뿌리를 파헤치는 다큐멘터리식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 이미 북두신권에 버금가는 남두육성권이 죄다 등장하고 나니

(결국 6인 중 1인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2부에서는 그에 버금가는 다른 권법이 필요했기에,

이에 등장하는 권법이 바로 원두황권.

처음에는 무슨 원두커피인가 싶었는데,

투기를 이용해 세포를 죄다 말라 죽인다는 말도 안 되는 기술을 원류로 하고 있다.

, 닿지 않아도 죽일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원리인데,

그래서 한때 북두신권도 능가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일까?

아무튼 나름 원두황권의 계승자 파르코도 특유의 카리스마와 정의를 보여주는

슬픈 운명의 사나이로 등장하여 많은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남두육성권의 레이나 슈우 보다는 살짝 약한 듯.

파르코는 어찌 보면 조금 답답한 인물로 묘사되는데,

오직 새끼 사랑밖에 모르는 어머니의 개념 없는 눈물 때문에

자신의 의형제이자 최고의 악당이 되어버리는

쟈코를 그냥 살려둔 것은 정말 무능의 베스트 케이스.

결국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단 말인가?

천제를 수호하는게 평생의 숙명이라면서 어머니의 눈물로 인해

그 숙명에 스스로 오명을 남길 수밖에 없었던 파르코는

이미 자신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뭐 결국에는 나중에 자기 스스로 그 오명을 씻어야 한다고 발버둥치지만,

오명을 씻기도 전에 물 건너가서

하찮은 수라에게 떡실신이 되는 것은 무슨 시츄에이션인지.

<눈물없이는 볼 수 없다는 이산가족 상봉의 현장>

원두황권이 쫑나자 이번에는 북두류권이라는 초특급 억지성 사기 권법이 등장한다.

북두신권과 뿌리를 함께 하지만 그 사악한 면모 때문에 내쳐져야 했다는 어둠의 권법.

그래서 계승자들은 모두 사악한 마음을 품어 마계에 들어가

마투기를 띄게 된다는 황당무계한 권법.

투기까지는 좋은데 마투기라는 괴상한 개념까지 등장하여

권법 구사시 주변의 공간을 일그러뜨려 중심을 잡을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은

그나마 지금까지 나름 충실히 지켜오던 물리학 법칙을 완전 개무시하는 처사렸다.

북두류권에 대해 좀 더 다듬어 보면,

어차피 태생부터 북두종가의 종파인 북두신권에 밀려

일종의 야매 식으로 만들어진 권법인지라,

대대로 종파의 시중을 들도록 만들어진 보조 권법으로 보인다.

그래서 북두류권을 계승할 운명을 타고났던 카이오나 라오우, 토키는

결국 북두신권의 계승자가 될 켄시로나 효우를 위해 몸종으로 살아야 할 운명이었던 것.

이는 라오우와 토키가 쥬케이의 명령에 의해

켄시로를 데리고 류켄에게 갔던 것으로 납득이 된다.

카이오도 마찬가지로 쥬케이에게 실컷 얻어터지면서

귀가 닳도록 들은 얘기가 바로 효우의 몸종이라는 것이었다.

, 그런데 여기에서 슬슬 꼬인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4. 1부와 2부 사이에 꼬여버린 설정

1부에서 켄시로가 어떻게 해서

북두신권에 입문하게 되었는지 전혀 배경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라오우와 토키가 북두신권에 입문하게 된 것은

아버지가 자기들을 버리고 류켄에게 양자로 맡겼다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 때 류켄은 라오우와 토키 둘 중 하나만을 거두어들이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원래 둘은 북두신권을 배워서는 안 되는 운명 아닌가?

그 둘이 어린 켄시로를 류켄에게 건내주는 것이 맞는 설정인데,

그렇지 않았으니 이는 살짝 괴리가 있는 부분.

, 그리고 라오우가 켄시로를 미워하게 되는 것은

전적으로 북두신권의 전승자가 켄시로로 정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2부의 설정대로라면 북두종가의 피를 이어받은 켄시로가

당연히 북두신권의 계승자가 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효우 아니면 켄시로 둘 중의 하나일텐데,

효우가 약간 비실하다보니 켄시로를 믿어보기로 하고 류켄에게 보낸 것으로 보여지는데,

어쨌든 싹수 좀 보이고 잘 컸으면 자동으로

북두신권의 계승자가 되는 것은 정해져 있었던 것.

여기에서 나름 류켄의 핑계를 대 보자면,

아마도 켄시로가 어렸기 때문에 그런 켄시로를 보좌하기 위해

라오우와 토키에게 북두신권을 맛배기로나마 가르쳐주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쥬케이가 카오우에게 북두류권을 가르쳐 준 것도

효우를 지키라는 뜻이었을 텐데,

효우에게까지 북두류권을 가르쳐 준 것은 어차피 켄시로가

북두신권을 터득하게 되면 1자 전승에 의해 켄시로만이

북두신권을 구사할 수 있으므로 효우는 배울 자격조차 없어지기 때문에,

그에 구애받지 않는 북두류권이라도 가르쳐서

동생 못지 않은 능력을 심어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 나장 한과 샤치가 북두류권을 배운 것은 다소 의외이다.

한이 켄시로의 과거를 알고 있다는 것은

그도 북두종파와 어떠한 인연이 있지 않은가 하고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딱히 드러나는 게 없다보니 그저 엑스트라라는 느낌이 든다.

샤치는 더더욱 북두류권을 배울 이유가 없는데,

단지 지나가다가 우연히 마주쳤다는 이유로

북두류권을 전수해줬다는 것은 쥬케이의 노망이 아닐까?

어차피 배우면 사악한 기운에 휩싸여 악마가 되는 북두류권인데 왜 가르쳐준 것인지.

자기가 젊었을 적에 그토록 마투기 때문에 손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또 가르쳐주는 심보는 무엇이란 말인가.

#5. 북두신권의 기원은 결코 끝나지 않을 듯

그나저나 켄시로의 진짜 아버지는 누구일까?

그것도 상당히 궁금하다.

1부에서는 나름 잘 배우기만 하면 북두신권 전승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부에서는 결국 북두종가의 피를 타고 나야

북두신권 계승자가 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고로 켄시로는 분명 북두종파의 누군가의 혈통이라는 소리이다.

그런데 북두신권은 대대로 1자 전승이다.

따라서 보통은 북두신권 계승자의 아들이 그 다음의 계승자가 될 수 있다는 소리이다.

어쩌면 형제 중에 북두신권을 배웠다면

그 형제의 자손 중 누군가가 될 수도 있겠다.

이 논리에 따르면 결국 류켄은 켄시로의 아버지 또는

큰아버지나 작은 아버지가 된다는 결론.

1부에서는 류켄을 마치 양아버지처럼 켄시로가 부르는데,

과연 그 둘의 혈연적 관계가 궁금해진다.

(이 혈연관계에 대한 비밀은 <창천의권>에서 밝혀진다!!)

<카이오와 라오우 역시 이산가족 상봉을 했지만, 그 둘은 피로써 이별을 맹세할 정도였다>

카이오도 결국 북두종가의 피를 타고났다는 것이 판명되기 때문에,

라오우나 토키도 결국 북두종파의 자격으로

북두신권을 계승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이 입증된다.

그렇다면 라오우와 토키는 켄시로와 먼 친척뻘이 된다는 소리이다.

그런데 누구는 주인이고 누구는 몸종이 되어야 한다니.

이렇게 보면 라오우와 토키는 노예신분을 벗어날 수 있었던 정말 땡잡은 캐릭터들.

그나저나 켄시로와 같은 논리라면 카이오, 라오우, 그리고 토키는

혹시 쥬케이의 아들 아니면 친족간이 아닐까? 아 복잡해라.

암튼 이 노예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가 바로 흑야차인데,

선대 최강의 권법가라고 인정받으면서 북두종파의 몸종으로

선택받았다는 운명이라는 것이 어쩌면 이 친구도

북두종가의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들게 한다.

하지만 만약 흑야차가 북두신권을 계승하려고 했다라면

계승자에 오르지 못한 친구들은 전부 권법이 봉인되거나

사지가 불구가 되거나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흑야차는 북두류권? 그것도 아닌데

아무튼 무언가 확실히 복잡하다.

, 어쨌든 이런 저런 캐릭터들간의 꼬이고 꼬인 혈연 지연 관계를 다 무시하고

어쨌든 따져보면 북두신권과 북두류권은 하나이고,

그것은 대대로 북두종가에 의해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연재 중인 북두의권의 프리퀄격인 <창천의권>을 보면

북두신권의 뿌리에 또 다른 이론이 등장한다.

바로 삼국시대에 위, , 오를 세운 유비, 조조, 손권에 의해

각각 북두신권이 달리 전승되어 왔다는 것.

북두유가권, 북두조가권, 그리고 북두손가권이 그것이라는데,

이미 북두신권은 일자전승이 아니었던가?

결국 선대에서부터 파행이 거듭되었다는 의미같은데,

그렇다면 북두신권도 족보를 들춰보면 파뿌리같이

사방으로 지저분하게 뻗쳐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6. 평범했던 캐릭터들의 막장 전개

린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이미 1부 리뷰 때

막장 캐릭터로 거듭난다고 예고했었다.

스토리를 보면 알겠지만, 린이 알고보니 천제의 핏줄이었다는 것.

이런 어거지 설정이 다 있나.

아무튼 켄시로와 인연이 있는 여자들은 죄다 뭐 하나는 굵직하게 가지고 있는 존재라니.

천제라 하면 아마도 왕족의 혈통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중국은 더 이상 왕족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후예를 찾을 수 없다고 했을 때,

왕족이 해당되는 곳은 일본 밖에 남지를 않는다.

마침 천제가 있는 곳도 일본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잠깐, 그런데 북두신권은 천제를 수호하였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중국의 황제를 수호했다는 의미일텐데

왜 갑자기 일본으로 건너가서 엉뚱한 애를 천제라고 하는 것일까?

이러한 부분에서 일찌감치 현실적인 역사적 배경과는 거리를 둔 북두의권이다.

하지만 <창천의권> 2차대전의 일본 침략 시절의 일본과 중국을 배경으로

나름 역사적인 사실을 근거로 하여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또한 괴리가 크다.

북두신권의 계승자인 류켄이 어쩌다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왜 북두신권을 계승한 카스미 켄시로가 일본 사람이어야 하는걸까?

언제부터 북두신권은 중국에서 수출되어 일본으로 갔던 것일까?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응? 얼굴이 말대가리가 된 켄시로. 작화수준이 끝으로 갈수록 괴상해진다>

2부 스토리는 1부 보다 뭔가 더 비현실적으로 괴리되어 있고

어거지성 요소도 많다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탄탄한 스토리와 굵직한 캐릭터들 덕에 여전히 인기가 높아

게임으로도 정식 출시되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3부는 아예 회자되지도 못하는 비운의 스토리로 남고 말았으니,

이를 봐도 3부는 확실히 재미가 없고 신신하지도 못하였던 듯싶다.

2부 끝에서 홀애비 인생을 고집하는 켄시로를 향해

계승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이라는 시퀀스로부터 3부가 시작되는데,

3부는 바로 켄시로의 뒤를 이어 북두신권을 계승할 주인공을 성장시킨다는

청소년 성장 드라마가 주요 내용이다.

3부 리뷰는 나중에 기회되면 따로 정리하겠지만,

그다지 임팩트가 크지 않으므로 큰 기대는 안 해도 좋을 것 같다.

#7. 형보다 못한 아우 -역시 1부가 낫다

마지막으로 2부에 대한 감성적인 요소를 평해 보자면,

1부에서 그토록 강렬하게 몰려 왔던 사나이들의 우정과 육체미적 애환이

2부에서는 다소 약한 느낌이다.

켄시로는 이미 절대강자의 반열에 들어섰기 때문에

더 이상 성장통을 겪으면서 계승자로 거듭나는 짜릿한 맛이 없고,

파르코, 효우, 카이오의 3대 메인 조연 캐릭터도

1부에서의 레이, 라오우, 토키만큼 임팩트가 크지는 않다.

레이와 라오우의 죽음에서 필자는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더랬지만,

카이오와 파르코의 죽음에서는 그냥 또 죽는구나 하는 무미건조한 느낌만이 들었다.

역시 웬만해서는 1부보다 잘난 2부는 없는가보다.

그나저나 1부에 대한 리메이크 애니메이션이 많이 나오는 요즈음인데,

2부에 대해서도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리메이크될 지 한번 기대해 볼만 하겠다.

하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