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 호러 픽쳐 쇼(The Rocky Horror Picture Show)
여러분들은 영화의 묘미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각자 다양한 가치관이 있겠지만,
영화는 때로는 현실에서 우리가 접할 수 없는
상상의 세계를 현실처럼 만들어주는 장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와 설정, 연출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충격과 재미를 선사하는데,
그 중에서도 참으로 기괴하고 속이 거북하면서도 뭔가 형용할 수 없는
짜릿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이러한 영화를 흔히 컬트 무비(Cult Movie)라 칭한다.
컬트 무비란, 예배·제사 등 컬트(cult)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음습하고 칙칙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영화를 말한다.
정공법적인 영화형식이나 보편적인 영화이론에 구애받지 않으며,
영화가 발표된 후 특정계층 관객의 반응에 의해 컬트 무비로 규정되는 특징이 있다.
필자도 컬트 무비를 진심으로 좋아라한다.
컬트 무비는 대중에게 어필할 수 없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지만,
특정 계층에 있어서는 보통의 한계를 초월해버리는 강력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
필자처럼 정신머리가 온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컬트 무비가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소리이다.
바로 그 컬트 무비의 효시! 컬트 무비의 시발점!
컬트 무비라는 새 지평을 연 놀랍도록 파괴적인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뻘건 도발적 입술이 강렬하게 다가오는 포스터. 전형적인 호러물 컨셉이다>
아마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TV에서 홍록기가 여장남자 분장을 하고
섹시한 춤을 추면서 광고한 록키 호러 쇼(Rocky Horror Show)라는
뮤지컬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 뮤지컬 무비인
록키 호러 픽쳐 쇼(Rocky Horror Picture Show)가 오늘의 리뷰 대상이다.
일단 뮤지컬이든 영화이든 이 작품을 접해 보지 않은 분들은
홍록기가 괴상망측한 패션으로 춤을 추는 것만 보고
엽기 저질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컬트 무비란 처음에는 다 그렇다.
처음부터 관객들에게 성공하는 작품이 컬트 무비가 될 수 없다.
컬트 무비는 대중으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했다가
소수에 의해 신성시되는 작품으로 평가받아야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러한 운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대체 이 작품이 어떠한 작품이길래
이리도 괴상망측하지만 그 가치가 대단하다고 하는 것일 것?
자, 이제 스토리를 읊어 볼 텐데, 스토리 자체만 보아도
황당엽기임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끝까지 참고 읽어 주시길.
<노틀담의 꼽추를 연상시키는 집사 리프래프. 하지만 진짜 정체는 엄청나다는>
#3. 스토리 - 황당하고도 엽기적인 외계인 쇼
어느 평화로운 마을.
교회에서 누군가의 결혼식이 벌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축하해 준다.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한 재닛(수잔 서랜든)은 부케를 받게 되고,
그 자리에서 남자친구 브래드(배리 보스트윅)로부터 청혼을 받게 된다.
초고속 결혼 코스를 약조하게 되는 두 사람.
두 사람이 이렇게 되기에 결정적으로 공헌한 은사
스캇 박사(조나단 애덤스)에게 감사하고자 그들은 박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한밤 중에 폭포처럼 비가 쏟아지고 천둥이 작렬하는 악천후 속에서
타고 가던 자동차의 타이어가 펑크가 나버리자,
둘은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청하기 위해 근처의 외딴 성으로 향한다.
음침하기 짝이 없는 외딴 성.
그곳에서 재닛과 브래드를 맞이해주는 사람은
자신을 집사라고 소개하는 괴물처럼 생긴 꼽추 리프래프(리차드 오브라이언)였다.
잠시 전화만 쓰려고 온 성에서 이상한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고,
졸지에 괴상한 사람들이 모인 파티를 목격하게 되는 재닛과 브래드.
신나는 파티가 한 바탕 벌어지고 난 후 재닛과 브래드는
어서 이 이상한 곳을 떠나야 겠다고 결심한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타나는 이가 있었으니.
성주인 프랭크 퍼터 박사(팀 커리)는
자신을 트란실바이나 은하계의 트랜스섹슈얼 행성에서 왔다고 소개하며
한 밤의 파티에 함께 할 것을 권유한다.
수염난 얼굴에 꽃분이 화장을 한 프랭크 박사가 생소하고 어딘가 거북하긴 했지만,
일단 파티라고 하니 빼도 박도 할 수 없이 지켜보게 된다.
파티의 주인공 프랭크 박사는 초장부터 팬티스타킹에 하이힐까지 신고
정신병자 저리가라 할 정도의 엽기 패션으로 파티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리프래프와 그의 누이동생인 마젠타(패트리시아 퀸),
그리고 하녀 콜롬비아(넬 켐벨)의 권유로
어느 틈에 재닛과 브래드도 얼떨결에 함께 하게 된다.
<브래드와 재닛. 이떄까지만 해도 무슨 일이 닥칠지 몰랐을 것이다>
온통 속옷차림으로 즐겨야하는 룰이 있다는 파티.
일단 재닛과 브래드도 속옷만 입게 된다.
뒤이어 프랭크 박사는 특별한 날이라며
재닛과 브래드에게 놀라운 것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바로 프랭크 박사가 만든 인조인간 록키(피터 힌우드)가 잠에서 깨어나는 이벤트.
록키의 탄생 목적은 오로지 하나.
프랭크 박사가 자신의 성적인 쾌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존재였던 것.
마치 프랑켄슈타인처럼 인조인간으로 태어난 록키는,
엄청난 근육을 자랑하는 헬쓰 보이이지만 머리는 텅텅 빈 돌대가리.
어쨌든 탄생 축하를 위해 또 파티를 여는 사람들.
하지만 그 순간 냉동실에서 에디라는 짝퉁 엘비스 프레슬리가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파티를 난장판으로 만든다.
이에 열받은 프랭크 박사는 결국 에디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만다.
파티는 아수라장이 되어 끝나게 되고,
프랭크 박사는 록키와 함께 둘만의 보금자리로 향하게 된다.
그날 밤, 재닛과 브래드는 각기 잠자리에 들게 된다.
그런데 프랭크 박사가 재닛의 방에 들어가 브래드인 척 속여
재닛과 짜릿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곧바로 이번에는 브래드의 방에 들어가 재닛인 척 하여
브래드와 또 짜릿한 시간을 보낸다.
둘 다 뒤늦게 상대가 프랭크 박사임을 알게 되지만
얼떨결에 성에 눈을 뜨는 바람에 서로 몰래
프랭크 박사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현장을 CCTV 카메라로 속속들이 보고 있는 마젠타와 콜롬비아.
한편 마젠타와 리프래프는 돌대가리 록키를 괴롭히게 되고,
이를 참다 못한 록키는 공포에 질려 도망을 가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프랭크 박사는 당장 잡아오라고 지시하고,
이 틈을 타 방을 빠져나온 재닛은 모니터를 통해
브래드가 프랭크 박사와 동침을 했음을 목격하게 된다.
이에 충격받은 재닛. 순간 몰래 숨어있었던 록키와 만나게 되고,
재닛은 록키의 근육에 반해 록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기괴한 캐릭터들의 엽기적인 춤과 노래의 향연>
프랭크 박사는 록키를 놓친 리프래프를 따끔하게 야단치게 되고,
순간 느닷없이 재닛과 브래드의 은사인 휠체어맨 스캇 박사가 성을 방문하게 된다.
무언가 속셈이 있어 왔다고 느낀 프랭크 박사는 스캇 박사를 강제소환 시키고,
프랭크 박사는 자신의 조카인 에디를 찾기 위해 왔다고 한다.
마침 록키와 몰래 숨어있던 재닛이 스캇 박사가 온 것에 놀라 프랭크 박사에게 들키고,
이 기묘하고도 삭막한 상황에서 그들은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록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벌인 고기뷔페 저녁식사였지만,
졸지에 에디의 과거에 대한 폭로전이 시작되면서 식사 분위기가 살벌해지고,
참다 못한 프랭크 박사는 에디의 시체를 보여줌으로써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재닛 일행은 공포에 질려 도망치지만,
결국 프랭크 박사가 개발한 움직임 잠금 장치에 의해 붙잡히고 만다.
그 때 난데없이 콜롬비아가 프랭크 박사를 사랑했다며
배신감에 분노를 느낀다고 울부짖고,
이에 석화장치를 가동하여 돌로 만들어버리는 프랭크 박사.
뒤이어 록키와 스캇 박사, 재닛, 브래드를 모두 돌로 만들어 버린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보이는 재닛>
프랭크 박사는 나름 비장함을 연출하면서
마지막 하일라이트인 플로어 쇼를 열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뒤이어 이어지는 엽기적인 플로어 쇼.
플로어에 마련된 화려한 무대에서 프랭크 박사의
그물스타킹 + 하이힐 + 섹시 역시 화장 패션을 그대로 채택한 4명의 석고상들이
하나하나 깨어나면서 프랭크 박사를 찬양하는 노래와 춤을 부르게 되고,
뒤늦게 인간으로 돌아온 스캇 박사도 어느새 성 정체성을 잃고 마는
엽기적인 시츄에이션이 계속 된다.
쇼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프랭크 박사는 5명의 백댄서들과 함께
화려한 파티를 선사하게 되는데,
그 때 쇼를 망치는 무리들이 있었으니,
바로 드래곤볼에 나오는 카카로트성인 같은 외계인 복장을 한
리프래프와 마젠타였다.
리프래프와 마젠타는 프랭크 박사가 본연의 임무인
트랜실바니아 행성으로 돌아가는 것에 실패했다고 하면서,
프랭크 박사를 포로로 잡고 자신들이 직접
트랜실바니아 행성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오로지 단 둘만.
<생일기념 저석식사 분위기가 뭐 이리 삭막해?>
이 말에 프랭크 박사는 극도의 비장함을 연출하면서
자신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공연을 통해
본연의 연기혼을 활활 불태우게 된다.
하지만 그런다고 용서해줄 리프래프와 마젠타가 아니었으니,
뒤이어 리프래프의 삼지창 광선총이 작렬하고
프랭크 박사는 장렬하게 숨을 거두고 만다.
프랭크 박사의 죽음에 충격받은 록키는 프랭크 박사를 짊어지고
킹콩을 패러디하듯 무대 위의 탑 위로 올라가지만,
탑이 쓰러지면서 결국 록키도 생을 마감하게 된다.
쇼는 난장판이 되고, 어리둥절해하는 재닛과 브래드에게
리프래프는 이제 자신들의 행성으로 떠난다고 한다.
뒤이어 성이 움직이면서 우주선이 되어 날아가고,
지상의 먼지 속에 남겨진 재닛과 브래드는
서로를 찾으며 꼼지락 꼼지락 기어가고 있었다.
서로를 보지 못하고 엇갈린 채.
스토리를 끝까지 읽은 독자라면 당신은 정말 비위가 대단하거나,
호기심이 대단한 사람이다.
필자의 리뷰 중 이토록 엽기발랄하고 황당하면서 복잡하고
납득불가능한 스토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스토리부터가 뒷통수를 제대로 때려주시는 작품이다.
영화 시작부터 검은 배경에 시뻘건 입술이 튀어나와
엽기적인 내용의 가사로 노래를 부르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리차드 오브라이언의 락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그 원작이 바로 서두에서 언급한 <Rocky Horror Show>이다.
여기에 영화를 뜻하는 Picture를 집어 넣어
영화판 록키 호러 쇼라는 뜻의 <Rocky Horror Picture Show>라는
타이틀을 만든 감독의 작명 쎈쓰가 정말 대단하다.
사실 감독인 짐 셔먼은 이 작품 이전에도 이후에도 여타의 작품이 없다.
그의 필로그래피에는 오로지 이 작품만이 존재한다.
사실 그는 이전에 뮤지컬 영화의 연출을 맡은 경력이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이토록 완성도있게 만든 것이 가능했을 지도.
<양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보기드문 외계인 프랭크 박사>
이 작품이 1975년에 초연되었을 때에는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 그 자체였다.
당시 정서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스토리와 비주얼로 인하여 관객들이 외면했던 것.
이 당시만 해도 컬트 무비라는 것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일단 보편적인 영화의 틀을 깨는 작품은 전부 저질 영화로 취급받던 시기였다.
게다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성에 대한 고정관념의 이탈과
엽기적인 성적 묘사 등이 쉽게 받아들여질 수 없었기 때문에
야시시한 분위기가 나는 한 밤 중에나 극장에 걸려 관객들에게 상영되곤 하였다.
지금이야 인터넷이 있어 어둠의 경로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을 법한 것이,
당시로서는 한 밤 중 어수룩한 극장에서
몰래 영화를 보는 것으로나 가능했다는 것.
그런데 놀라운 일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당시 일탈을 꿈꾸던 미쿡의 젊은 아해들 사이에서
이 작품이 놀랍도록 선풍적인 인기를 몰았던 것.
이 작품 자체가 보여주고 있는 사상이 바로 금기시되고 터부시되던
성에 대한 통렬한 조롱과 일탈이었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이데올로기와 제대로 맞아 떨어졌던 것.
그래서 매일 밤 젊은이들은 극장으로 몰려 가 이 작품을 감상하기에 이르렀고,
이윽고 매니아 집단이 형성되면서 아예 작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복장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관람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컬트’적이라고 명시한 당시의 비평을 통해
이후 록키 호러 픽쳐 쇼 같은 작품을 컬트 무비로 정의하게 되었다.
어쨌든 록키 호러 픽쳐 쇼는 계속해서 어둠의 경로(?)를 통해
젊은이들의 하나의 사회 코드로 인식되었고,
급기야는 미국의 모든 젊은이들이
이 작품을 한번쯤은 봐야 하는 것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특히나 아직 성에 대해 오픈할 수 없는 미성년자들에게는
이 작품은 불문율로 전해져 온다.
이 작품을 접함으로써 비로소 성인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하나의 통과의례가 된 셈이다.
이러한 요소는 재미있게도 작품 속의 재닛의 상황과 닮아 있다.
재닛은 프랭크 박사를 만나기 전까지 순진무구한 숫처녀 걸이었는데,
프랭크 박사에 의해 성에 눈을 뜨게 되는 것.
하지만 그러한 쾌락의 순간도 잠시, 모든 것은 결국 허무주의로 끝난다는 것은,
이제 막 성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결국은
그 또한 하나의 순간일 뿐이라고 얘기하는 듯 하다.
그래서 어쩌면 의외로 교훈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팀 커리 인생 최대의 배역. 그 누구도 이를 대신할 수는 없을 정도이다>
그나저나 놀라운 사실은 아직도 미국을 비롯해
서구 여러 나라에서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이상한 복장을 하고
자신들을 트란실바니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젊은이들과 마주치게 된다면,
이들은 분명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달려가는 중일 것이다.
이 작품은 뮤지컬을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극 중 노래와 춤이 매우 자주 등장한다.
캐릭터들의 패션이 다소 엽기적이기는 하지만
노래와 율동 자체는 상당히 신이 나고 재미있다.
많은 팬들이 사실 괴기망측한 것을 떠나서
이 신나는 노래와 율동에 빠져들어 작품을 좋아하게 된 경우도 많다.
과거부터 뮤지컬영화 하면 유명한 것들이 많은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라던지 <사랑은 비를 타고> 등
5, 60년대의 명작들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가는 듯한 완벽한 연출을 자랑한다.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 새
한 발이 앞으로 가고 뒤로 가고 하는 행동을 취하게 될지도.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히 오락적인 영화로 치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감독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게도 중간중간 내레이션을 집어 넣어서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정 반대의 무겁고 침울하고
장중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철학적인 대사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는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악당 역으로 맹활약한 찰스 그레이인데,
마치 전지적 작가 관찰자 시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하듯 내레이션을 펼쳐 주고 있다.
특히나 마지막에 재닛과 브래드가
꼬물꼬물 기어가는 장면이 서서히 멀어지면서
찰스 그레이의 지구본으로 오버랩되면서 이어지는 내레이션은
그야말로 뜬금없이 그지없지만 그 무엇보다 긴 여운을 던져 준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과연 어떠한 존재일까?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 것일까?
나름 허무주의로 귀결되는 것도 같지만,
어쨌든 그가 던져주는 말은 깊은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7. 후덜덜한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재미
재닛 역을 맡은 수잔 서랜든은 설명하면 입이 아플 정도.
한때 청순미녀 캐릭터로 헐리우드를 좌지우지한 명 배우 아니겠는가.
최근에는 <스피드 레이서>에서 주인공의 어머니로 등장하여 건재함을 과시하였지만,
아무튼 수잔 서랜든의 초기작이
이런 황당엽기 영화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멀쩡한 얼굴의 팀 커리. 영화 초반에 깜짝 출연한다. 잘 보시길>
필자가 정말 강조해서 자랑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
바로 프랭크 박사 역을 맡은 팀 커리.
이 배우가 누구이던가? 잘 모를 것이다.
일단 코미디언 한무를 연상케 하는 물고기 왕눈을 잘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배우임을 알 것이다.
이 배우는 웬만한 영화에서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 숱하게 등장한 조연 전문 배우.
사실 연극무대에서 연극배우로서 상까지 탈 정도로
연기력 하나는 일품인 명 배우이다.
그래서 그 실력을 인정받아 프랭크 박사라는
사상 유래없는 초특급 엽기 캐릭터를 맡아 완벽하게 소화해낸 인물.
안타깝게도 이후의 작품에서는 조연이나 단역으로 등장하여 아쉽기는 했지만,
어쨌든 팀 커리가 아니었으면 프랭크 박사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상상을 해보라. 누가 여성 속옷차림을 하고 섹시하게
노래와 춤을 추면서 엽기행각을 벌일 수 있겠는가?
국내에서는 홍록기가 프랭크 박사 역을 맡았다지만,
팀 커리의 카리스마에는 발끝도 따라가지 못한다.
그만큼 팀 커리의 초연작이기도 했던 이 작품에서 그의 활약은 단연 으뜸!!
몇몇 독자분들 중에는 이번 리뷰를 통해 필자의 사상이
심히 의심스럽다는 분들도 계시리라 본다.
하지만 일단 이 작품을 접해보시기를 권한다.
왜 이 작품이 컬트 무비의 바이블로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지를
우리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은 1975년에 미국에서 개봉했지만,
국내에서는 1998년에 개봉을 하였다.
그 전까지는 작품의 성격상 심의윤리위원회에 걸렸던 것.
그러다가 당시 예술영화에 한해서 등급이 자유로워지면서
이 작품도 예술영화로 인정받아 당시 예술영화 전문 극장인
종로의 모 극장에서 상영을 하게 되었다.
물론 국내 상영 실적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과거 미국에서 개봉 때 그러했던 것처럼.
하지만 필자는 이 작품을 극장에서 접하고서 흥분과 감동을 금치 못하였고,
지금도 DVD로 소장하면서 BEST10에 손꼽아놓고 있는 실정이다.
<역시 외계인 출신의 콜롬비아와 마젠타. 인물들과의 관계도 꽤나 엽기적이다>
혹시나 컬트 무비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아마 록키 호러 픽쳐 쇼와 비슷한 영화를 접해봤을 수도 있겠다.
<헤드윅>이나 <벨벳 골드마인>이 대표적 예인데,
모두 뮤지컬을 근간으로 하면서 주인공이 성 정체성에 고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더라도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들 작품에 비해
록키 호러 픽쳐 쇼는 몇 단계는 더 가치있는 작품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왜냐하면 필자는 필자의 고향인 트란실바니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이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므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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