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세티 프리미어 CDX (Lacetti Premiere CDX)
요즘 GM대우가 시끌하다.
아무래도 미국 본토의 GM이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가다보니
한국의 GM대우도 영향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번 구조조정에서 다행히 GM대우는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어 사업이 유지될 수 있었으니 럭키.
GM대우가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차 개발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알다시피 경차 부문에서는 GM대우의 마티즈를 빼놓을 수 없다.
그야말로 GM대우를 먹여살린 1등 공신이다.
하지만 기아의 모닝이 경차로 편입되면서
마티즈는 예전만큼의 명성을 되찾지는 못하고 있다.
GM대우는 그래서 소형과 준중형에 나름의 집중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젠트라와 라세티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GM대우 준중형의 기둥같은 존재인 라세티. 나름 글로벌 모델이다>
필자는 이번에 GM대우에서 초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준중형의 기수 라세티 프리미어를 시승해보았다.
기존에 라세티가 있었으나, 솔직히 너무 구린 느낌이었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에 대해서 그다지 호감이 안 갔으나,
후기작으로 나온 라세티 프리미어는 이름만 라세티지
완전 다른 플랫폼과 개념으로 등장한 물건이다.
오오 GM대우가 드디어 눈을 떴구나! 하고 생각하셨다면 큰 오산.
사실 라세티 프리미어는 GM이 글로벌 공략 차종으로 내놓은 모델로
원래 시보레에서 개발한 크루즈라는 모델이다.
그것을 한국에서는 라세티 프리미어라는 이름을 달고 내놓은 것이니,
실은 외제차의 태생을 타고 났다는 것이다.
필자의 리뷰를 읽는 동안 이 부분은 꼭 명심하기를 바란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바로 양키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시보레의 혈통이라는 것을.
왜 이 부분이 중요한가는 읽다 보면 나온다.
일단 이 차를 시승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뛰어난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익스테리어는 사실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다.
준중형에서 이 정도면 준수하다 싶다.
준중형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고급스러우면서도 다이나믹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전체적으로 공기역학을 염두에 둔 유선형 라인이 멋스럽고,
준중형답지 않게 늠름한 자태를 풍기는 듯한 대형 범퍼가 나름 매력적이다.
트렁크 라인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나름 쎈쓰있게 솟아오른 스포일러식 라인이 애교스럽다.
한 마디로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을 가득 연상시키게 하는 그런 자태이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인테리어 디자인.
처음 이 차가 공개되었을 때 필자는 깜짝 놀랬더랬다.
화장실에서 신문을 보며 힘겹게 거사를 치루던 중
기사에 라세티 프리미어의 내부 공개 사진을 보자마자
온 몸에 힘이 솟아 한 방에 해결하였을 정도.
그야말로 호랑이 기운이 솟아날 듯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디자인.
투톤 칼라가 압권이었고, 세련된 클러스터와 비행기를 연상시키는 듯한
센터페시아가 그야말로 예술 중의 예술이었다.
마치 벤츠 SL 클래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초세련 초감각적 디자인이 준중형에서 등장했던 것이다.
투톤 칼라 듀얼콕핏이라고 명명된 인테리어는 라세티 프리미어의 최고 장점.
이것 말고도 클러스터는 아이스블루 크리스털 클러스터라고 불리어지고,
센터페시아는 피아노블랙 센터페시아라고 불리우면서
마치 디자인적 요소를 물씬 풍기게 만들고 있다.
네이밍도 참 감각적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아무튼 색깔이나 모양 등 오감을 자극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압권!!
<스포츠카에나 적용할 수 있다는 초감각적 투톤칼라를 느낄 수 있다니!>
사실 투톤 칼라와 로켓 분사구형 클러스터 등은
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었다.
시보레 크루즈도 아마 그런 대세에 따라 디자인이 적용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늘 국산차는 이런 부분에서 미약했던 지라,
알고보면 현대의 제네시스 쿠페가 그나마
이러한 대세를 따른 첫 모델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만큼 라세티 프리미어가 아니었으면 국내에서는
이러한 세계적 트렌드를 일찌감치 못 따라갔을 듯.
어쨌든 디자인에 유독 관심이 많은 필자로서는
일단 라세티 프리미어는 대 만족!
하지만 아직 시동도 걸어보지 않은 상태이다.
겉모습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했다가 큰 코 작살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아직 속단은 금물이려니.
운전석에 몸을 기대고 시동을 켜 본다.
참고로 필자가 시승한 차량은
라세티 프리미어 가솔린 최고급 모델인 CDX 모델이었다.
스마트키를 기본 제공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엔진에 피가 돌기 시작했다.
사이드 브레이크는 Lock 상태일 때 놀라울 정도로 높이 솟아올라 있다.
버튼을 누르고 아래로 내리면서 Lock을 풀었다.
어찌나 높낮이 차이가 크던지 무슨 펌프질하는 느낌이다.
<아이스블루 크리스털이라는 거창한 컨셉을 달고 나온 클러스터. 냉동실 느낌이 나는가?>
기어를 D로 두고 서서히 엑셀을 밟아보았다.
자, 여기서부터 필자의 기대가 하강 곡선을 타기 시작한다.
수려한 외관과 초감각적인 인테리어로만 봤을 때는
벤츠의 그것처럼 푱 하고 튀어나가야 할 느낌이다.
하지만 이 차는 준중형이 아니던가!!
엑셀을 이 정도면 지나치겠지 하고 밟았을 때도
차는 아주 서서히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사실 기대보다 많이 힘이 약했다는 것.
라세티 프리미어의 제원을 보면 1600cc DOHC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준중형이면 이 정도는 기본이다.
필자가 예전에 시승해본 기아의 프라이드 1.6도 같은 배기량이지만
나가는 힘은 이보다 훨씬 좋았다는 느낌이다.
왜 라세티 프리미어는 이토록 생각보다 힘이 없지?
그 비밀은 시승을 끝낸 후에 알게 되었으니, 잠시 후에 파헤치도록 하자.
일단은 운전하면서 드는 느낌은 그저 그렇다는 것이다.
힘이 약하니 치고나가는 맛은 전혀 없다.
그야말로 천천히 부드럽게 안전하게 운전하도록 만들 뿐이다.
엑셀 압력이나 브레이크 압력도 적당하다.
거칠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필자의 느낌으로는 딱 적당하게 느껴지는 수준이었다.
스티어링 휠도 무겁지 않게 돌아간다.
살짝 자그마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긴 했는데,
크기에 비해 돌아가는 느낌은 무거운 편.
필자가 타고 다니는 애마가 스티어링 휠이 무거운 편이기 때문에
그에 비하면 가볍다는 느낌은 있었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이 역시 그냥 적당하다는 느낌.
방향지시등은 살짝만 건드리면 3초간 점멸하고 꺼지는
자동점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BMW 시승 때 느꼈던 편의기능인데,
준중형인 라세티 프리미어에도 장착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 차 의외로 많은 고급 편의사양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면 유리창에 자동습기제거장치가 있어서
습기가 차면 알아서 공조시스템이 돌아간다.
이번엔 라이트를 켜보자. 어이쿠!
이건 켜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동급 최초로 오토매틱 헤드램프가 장착되어 있어서
어두워지면 알아서 작동된다는 것.
게다가 내부 라이트는 틸팅 기능이 있어서 밝기를 조절할 수 있기도 하다.
준중형에서 이 정도 사양을 찾기란 쉽지 않다.
와이퍼도 자동으로 물기를 감지하여 작동된다.
어랍쇼? ECM 룸미러는 기본에, 자동접이식 사이드미러에는
열선까지 들어가있단다.
그리고 매립형 후방감지기 적용으로 안전보조장치를 극대화하였다는 것.
이 녀석 생각보다 물건이다!!!
<솔직히 필자는 센터페시아만 따로 떼서 사고 싶을 정도로 이 자태에 흠뻑 빠졌다>
편의를 위한 전자기기는 기대 이상으로 많이 장착되어 있는 수준이다.
최고급 사양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준중형에서 이 정도 사양이면 왕 대접 받는 셈일 듯.
조금 더 이런저런 것들을 살펴보자면,
오디오는 6 CD가 들어가는 6 스피커 파나소닉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이는 속도감응식 자동볼륨조절이 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고속으로 달리지 않는 이상은 큰 매력은 없으리라.
그런데 이 기능이 라세티 프리미어에서는 꼭 필요한
기능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필자가 잠시 후에 발설하겠다. 후후.
시트는 가죽시트이고, 놀랍게도 3단 조절이 가능한 열선이 내장되어 있다.
필자는 처음 보는 것인데, 고급 세단이 아니고서는 정말 보기 힘든 장치 아닌가 싶다.
에어컨은 빵빵한 것이 장점이다.
원래 대우자동차가 과거부터 에어컨 하나는 예술이었다.
왜냐하면 대우가 에어컨에 잘 만들었기 때문이리라.
시보레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과연 대우의 초강력 에어컨 기술을
이 차에 녹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에어컨 효과가 상당히 좋다.
센터페시아에는 생소한 버튼이 하나 있는데, AQS라고 찍혀 있다.
이에 뭔고 하니, 자동으로 유해가스를 차단하는 장치라고 한다.
요새 환경공해가 심해서 그런지 별 희한한 장치를 다 붙여놓았다.
센터페시아 상단을 보면 살짝 튀어오른 디스플레이 패널을 볼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어디에나 다 있는 패널 같은데,
라세티 프리미어가 자랑하는 GID (Graphic Information Display)라고 한다.
센터페시아 아래쪽의 컨트롤 버튼을 통해 에어컨, 라이팅, 경고음,
볼륨, 안전장치, 편의사양 등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데,
그것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장치가 바로 상단의 패널이었던 것.
솔직히 단순 텍스트형 패널이기 때문에 멋지다거나 놀랍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편의 사양은 동급에 비해서는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몇 가지는 필자의 기대를 부응하지 못하고 있기도 한데,
시트가 고급 가죽 시트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동식이었다는 것.
그나마 세미버킷타입이라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그리고 네비게이션은 기본탑재가 안 되기 때문에 외장형을 달거나,
자체적으로 매립을 시켜야 한다.
요즘에는 기술이 좋아서 사제로 매립을 하는 것도
꽤 멋스럽고 깔끔하게 작업이 되는 것 같다.
헤드램프는 HID가 아니기 때문에 비 오는 밤길에는 약간 약할 수도 있겠다.
솔직히 디자인과 편의사양에서는 높은 점수를,
달리는 성능에서는 낮은 점수를 주게 되는 라세티 프리미어.
하지만 이제부터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라세티 프리미어를
엄청 깎아먹는 사실일 수도 있겠다. 그렇더라도 사실이니 받아들일 수 밖에.
<강력해보이면서도 부드러운 부분이 많은 매력적인 디자인임은 틀림없다>
앞서 필자가 라세티 프리미어는 양키정신을 계승하였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1600cc의 배기량이 아주 힘겹게 느껴진다는 것도 말하였다.
이제 그에 대한 고찰을 해보자.
라세티 프리미어는 1600cc의 배기량으로 114마력의 힘을 낸다.
동급의 프라이드가 112마력을 내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확실히 달리는 느낌은 다르다. 왜일까?
그것은 라세티 프리미어가 무려 200kg 가까이 무겁다는 사실이다.
준중형이 왜이렇게 무거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GM대우의 핑계일수도 있겠으나, 이유인 즉
안전을 위해 고강도강판을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차체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무거운 고강도 강판을 써서
무게가 어쩔 수 없이 무거워졌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도어를 열면 두께가 엄청 두껍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외국에서 라세티 프리미어는
안전등급에서 만점인 별 5개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에어백은 꼴랑 운전석과 보조석밖에 없다.
딸랑 2개. 사이드와 커튼 에어백은 옵션으로 설치해야 한다.
즉, 안전을 위해 에어백 대신 고강도 차체를 택했다.
그래서 단가는 낮췄지만 무게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무려 200kg이나 무거우니 차가 힘겹게 나갈 수 밖에.
여기에다가 에어컨까지 빠방하게 틀고 달리면… 어휴….
마티즈에 4명 태우고 에어컨 틀고 언덕 올라가는 심정을 아시는가?
게다가 차가 무거워지니 연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준중형 치고 연비는 자동기준 13km/L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설득력이 미약한 느낌이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최대 단점으로 낮은 연비를 지적한 바 있다.
물론 중형에 비하면 나을 수도 있겠지만,
동급의 다른 차종을 보면 이는 현저히 낮은 평가이다.
공인이 13km/L이면 실제는 그보다 못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도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 그만큼
차체가 무겁기 때문에 연비는 더 나빠질 수 있다.
오로지 쭉쭉 달려야지만 제 연비가 나온다는 소리.
결국 이러한 마인드가 바로 양키 정신 아니겠는가?
라세티 프리미어는 분명 잘 만든 차임에도 불구하고
동급과의 라이벌 전쟁에서 살짝 밀리는 부분이 경제성 때문인 듯싶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경제성을 비교해보자면,
라세티 프리미어의 최대 라이벌은 놀랍게도 기아의 포르테이다.
자기네들이 그렇게 정한 것인지 아니면 언론이 그렇게 정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대세가 그러하다.
그런데 포르테는 이미 경제성에서 동급 최강을 자랑하지 않는가?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편의사양이나 고급스러운 부분에서는 사실 동등한 수준에 놓여있으므로
개인적으로는 포르테가 우열에 있다고 보인다.
물론 디자인은 라세티 프리미어가 압권이지만,
디자인만 따지고 사는 필자 같은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라세티 프리미어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는데,
여기서 재밌다는 것은 필자가 생각하기에
전혀 안 어울리는데 붙여놓은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
일단 기어는 하이드로매틱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하고 있다.
동급에서는 유일하지 않나 싶다. 고급차에나 탑재되는
6단 오토미션이 탑재되다니, 간이 크다.
게다가 팁트로닉 기능까지?
다이나믹한 주행 성능도 보장하지 못하는 차가
왜 수동조작 기능을 달아놓았는지 모르겠다.
이 정도만 봐도 라세티 프리미어는 마치 뚱뚱한 사람이
자기 분수는 생각 못하고 비키니를 입고 100m 달리기를
하고 싶어하는 그런 시츄에이션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망상을 계속되는데, 서스펜션은 전방에 할로우 타입과
후방에 튜블러 타입을 적용해서 다이나믹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차량 플랫폼 자체가 오펠 사의 델타II 플랫폼을 적용해서
다이나믹한 주행에 포커싱을 맞췄다고 한다.
휠은 무려 17인치를 장착하고 있어서 자세는 압권이다.
(일반형은 15, 16인치를 장착)
스펙으로 보면 너무나 좋은 듯 한데
어째 언밸런스하다는 느낌 아닌가?
다 좋은데 그 무거운 차체 때문에 달리는 느낌이
전혀 살지 못하니 어쩌라는 건지.
차라리 3,000cc 엔진을 탑재하고 강력한 스포티형 세단으로 등장하였다면
더 훌륭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앞으로 GM대우에서 이를 더 강력한 머신으로 개량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작품>
나름 안전을 강조했다는 핑계로
무거운 차체에 대해 알리바이를 만들어 놨다지만,
스페어 타이어가 없는 것은 어쩔 것인가?
리페어 킷을 따로 제공해서 이를 가지고
펑크난 타이어를 5분만에 수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뭐가 더 좋은지는 모르겠다.
워낙 무거운 차체이다 보니 스페어 타이어를 빼고서라도
무게를 줄이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싶다.
참고로 필자의 차도 차체를 가볍게 하기 위해
스페어 타이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제조사의 무서운 음모에 당하고 말았다.
또 한가지 슬픈 사실은, 라세티 프리미어가
소음이 꽤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양키의 마인드. 아무리 소음을 줄이려고 했다지만
그렇게 큰 효과는 없어 보인다.
일단 엔진 자체가 정숙성이 많이 결여되어 있고,
이를 커버하기 위해 후드에 소음방지용 인슐레이션을 달고,
대시보드는 무려 3중으로 설계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엔진커버는 씌우지를 않았다.
인슐레이션을 너무 믿는 것일까? 아무튼 운전 중 소음이 확실히 불편하다.
동급에 비해 이 부분은 현저하게 단점으로 작용할 듯싶다.
이러한 과도한 소음 탓에 아무래도 운전 중에
오디오 볼륨이 자동적으로 높여져야 하는 필요성이 있었을 지도.
그런데 GM대우는 여전히 다른 요소를 가지고 이 차의 장점을 설명한다.
GMLAN이라고 해서 차량의 모든 전자장치를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솔직히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다. 수리할 때 편하려나?
그리고 ESEC라고 해서 차체제어시스템이나 기타 등등
드라이빙 테크놀로지가 통합되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위기 상황에 처해봐야 느낄 수 있는 부분일 듯.
그 외에도 타이밍벨트와 미션오일은 평생 안 갈아도 될 정도라고 하고,
차량 충돌시 페달이 팍 분리되어 운전자의 다리가 다치지 않도록 장치를 했다고 한다.
<이 세상 어디를 가야 저런 전망대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을라나>
하지만 필자의 개인적 소견으로는 그러한 부수적인 장치는
그리 큰 가치가 되지는 못한다.
개인적으로 레드 계통을 좋아하는 컬러를
이 차는 제공하지 못하는 것도 큰 아쉬움이다.
오로지 화이트, 블루, 블랙 계통만 제공한다.
브라운 계통의 컬러가 내외부에 통일성있게 적용된다면
참으로 예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개인마다 분명 다를 수 있는 요소이니,
너무 필자의 의견만을 믿지는 말도록.
아무쪼록 라세티 프리미어는
GM대우의 준중형을 이끄는 대표 모델로서
그만한 가치를 풍기는 차량이다.
다만, 태생이 미국이다 보니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한국 시장에 적합한 컨셉은 아닌 듯싶다.
준중형은 그야말로 경제적인 요소를 중시한 소비자들을 위한 최고의 영광.
그렇기 때문에 경제성을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다소 외면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디자인에 삘 받은 소비자라면 차라리 2,000cc 150마력을 보장하는
디젤엔진 모델을 공략해보길 권한다.
그 정도는 되어야 자세 좀 잡아주시면서 멋스럽게 달릴 수 있을 테니.
요즘엔 GM대우 앰블럼을 제거하고 대신 시보레 앰블럼을 다는 오너도 많은데,
대략 20~30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깔끔하게 시보레 크루저로
탈바꿈할 수 있으니 이것도 시도해보면 좋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아무리 시보레 앰블럼을 달았다고 해서
이러한 사실을 아는 국내 소비자들이
과연 이를 새롭게 받아들일지는 가히 의문이다.
<시보레 크루즈. 자세히 보면 앰블럼만 바꾼다고 해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시승한
라세티 프리미어 최고급형 CDX Black & Blue Edition의 가격은
2009년 6월 기준 17,420,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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