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미까 2009. 6. 18. 11:52

북두의권 (北斗の拳)

<안면근육 마비가 의심되는 무표정 사나이 켄시로>

#1. 남자라면 봐야 하는 만화

중국 무술 영화를 보면

황당하리만치 어이없는 권법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도 서극식 무협 영화를 보면

상대의 혈을 찔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혈류를 막아 죽이는 등의 대략 난감한 기술이 난무한다.

보통 싸움이라 하면 주먹이나 발로 때리고 막고 하는 것인데,

초특급 과대포장형 구라를 자랑하는 중국 무술은

인간의 신체 중 가장 오묘하다는 수백개의 경락비공을 매체로 하여

황당무계한 액션을 보여준다니 원.

아무튼 경락비공은 좋게 쓰면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신비의 요소이지만, 잘못 쓰면 사람 병신 만드는 것은

한 순간인 매우 치명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바로 그 경락비공을 가장 극적인 요소로 등장시킨 만화가 있으니.

바로 북두의권 되겠다.

부론손의 원작을 토대로 테츠오 하라가 작화를 한 만화 북두의권은,

그 잔혹함과 황당무계함 때문에 초반에는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당췌 깔끔하게 볼 수 없는 거친 그림체와

인상만 잔뜩 찌푸리고 있는 근육질 덩어리의 헬쓰 보이들,

그리고 심심하면 뻥뻥 터쳐 죽이는 그로테스크한

액션이 난무하는 통에 많은 사람들의 정신건강과

안구건강만 해친다는 소리가 많았다.

그런데, 이 만화에는 읽다보면 어딘가 모르게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오로지 사나이들만이 느낄 수 있다는 뜨거운 감정!

가슴 속 깊이 끌어안을 수 밖에 없는

사나이들만의 사랑에 대한 애절함과,

그것을 관통하는 육체적 하드코어 퍼포먼스.

북두의권은 단순히 징그럽게 터쳐 죽이는 피비린내 나는

액션 만화가 아니라 진정으로 사나이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진정한 남자들만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하드코어 액션과 남성 철학이 절묘하게 조화된 이 작품은

그 이후 수많은 팬들을 양산하였고,

탄생 25년이 지난 지금에도 다시금 북두의권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애장판 출간 및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 액션 피겨 제작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리메이킹되고 있다.

필자는 어렸을 적에 500원짜리 해적판으로 우연히 접했다가

그 징그러움에도 불구하고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와

주인공을 능가하는 카리스마의 조연급 캐릭터들에 반해

미치듯이 본 적이 있다.

당시에는 주인공 이름이 타이거라고 나와서,

또래들 사이에 타이거 신드롬을 불어일으키며

툭하면 와다다다다다다다다!!!”하면서 주먹질을 사정없이 해대곤 했었더랬다.

그때는 단순한 재미에 빠졌었었는데, 지금 이렇게

건정한 청년이 되어서 다시 작품을 접하게 되니

그야말로 이 작품은 남성철학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문학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북두의권은 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에 대해 살짝 살펴보자.

북두의권은 인류가 핵전쟁을 일으킨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인류의 정신상태가 가히 빵점이라서 결국 핵전쟁을 일으켰고,

세상은 황폐화되면서 그야말로 무법천지의 세상이 된 것.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고,

그 중에서 일격필살의 권법을 행사하는 자들이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권법가 중에서도 개념이 있는 놈과 없는 놈이 있을 터이니,

양상은 보나마나 선과 악의 대결.

세상을 지배하고자 하는 악한 권법가들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인류애를 꿈꾸는 선한 권법가들간의

치열한 대결이 작품의 핵심 포인트이다.

주인공 켄시로는 북두신권이라는 권법의 계승자로서

여러 인물들과 만나며 피할 수 없는 숙명에 따라

대결을 펼치고 성장해 나아간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되고

결국 세상은 점점 더 희망차진다는 공익 캠페인스러운 스토리.

<온갖 상처는 다 낫는데, 유독 가슴의 북두칠성 상처는 흉태가 그대로이다>

#2. 스토리 - 북두신권 계승자로서의 처절한 싸움

작품은 크데 3부작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북두신권 계승자들의 싸움을 그렸고,

2부는 켄시로의 과거와 북두신권의 뿌리에 대해 밝혀지는 내용이며,

3부작은 켄시로의 뒤를 이어 북두신권을 계승하기 위한

새로운 계승자의 내용을 담고 있다.

솔직히 임팩트가 컸던 것은 1부이고, 2부는 약간 외전격으로 흐르다가,

3부는 완전 번외편이 되어버리는 느낌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리메이킹 아이템은 1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만큼 1부가 가장 감칠맛 난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우선 메인스토리인 1부의 스토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겠다.

워낙에 방대한 스토리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관계로

조금 길 수도 있겠지만, 라면건더기까지 다 건져먹는

필자의 꼼꼼함을 이해해주시고 재미있게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 린과 바트, 그리고 켄시로의 만남

때는 199X.

핵전쟁이 일어나고 황폐화가 된 지구.

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도래하자

인류는 강자와 약자로 극명하게 구분되는 절망의 시대에 살게 되었다.

사막을 걷다가 쓰러진 청년 켄시로는

우연히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에게 구출되어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가슴에 북두칠성 모양의 7개의 상처를

가졌다는 이유로 무고하게 감옥에 갇힌 켄시로.

그 곳에서 평생을 함께 하게 될 소년 바트와 소녀 린을 만난다.

린은 당시 사고로 말을 잃었던 가슴아픈 사연을 간직한 아이.

하지만 켄시로의 친절에 린은 켄시로를 따르게 된다.

갑작스레 닥친 스페이드군단의 침입으로 마을 사람들이 죽어나가지만,

켄시로는 린을 지키기위해 스페이드군단과 싸우게 되고

가공할만한 권법인 북두신권을 작렬하면서 린을 구하고,

그녀의 목소리까지 되찾아준다.

이후 바트와 린은 켄시로를 따라 여행을 떠난다.

- 분노와 우정의 크로스펀치로 쓰러진 신

켄시로는 린과 바트와 함께 여행 도중

여러 싸움에 휘말리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싸우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전사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그러던 도중 남십자성을 상징으로 쓰는 세력과 부딪히면서

켄시로는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싸움임을 직감한다.

서던크로스 세력을 이끄는 우두머리는 켄시로의 절친한 친구였던

남두고취권의 전수자 신.

신은 핵전쟁 이후 켄시로와 연인 사이인 유리아를 빼앗기 위해

켄시로의 가슴에 7개의 상처를 내고 내버렸던 인물,

신에게 잡힌 유리아는 켄시로 앞에서 죽임을 당하고

켄시로는 복수심에 분노하여 신을 그대로 묵사발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유리아는 알고 보니 인형.

신은 그제서야 비로소 유리아가 자살했음을 알리고

그 죄책감과 슬픈 사랑에 켄시로에게 죽기를 원하였던 것.

순성을 타고 난 신은 결국 그 순수했지만 이루어질 수 없었던

잘못된 사랑에 대해 눈물을 흘린 채 눈을 감고 만다.

절친한 동료이자 라이벌을 잃은 켄시로는 또 한번

그렇게 사랑을 가슴에 지고 성장하게 된다.

<순성의 남두고취권 신. 초반 반짝 등장이지만 그가 남긴 여운은 크다>

- 기구한 팔자의 레이와 마미야의 등장

계속 여행을 한 켄시로는 젊은 여성 리더

마미야가 이끄는 마을에 도착하여 마을을 위협하는

늑대족 무리로부터 보호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한편 동시에 똑 같은 요청을 받고 나타난 사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남두수조권의 전승자 레이.

그는 7개의 가슴에 상처가 있는 사나이를 죽이는 것이 소망이라면서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인간이기를 버리고 악착같이 살아온 인생이었다.

하지만 켄시로 일행과 마미야를 만나면서 조금씩

인간다움을 찾아가게 되고, 서서히 레이는

마미야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한다.

한편 늑대족 두목은 켄시로와 레이를 처치하기 위해

레이의 여동생인 마미야를 인질로 잡아 둘의 대결을 협작하였으나,

켄시로와 레이의 초특급 사기행각으로 인하여 늑대족들은 전멸하고

마미야도 무사히 구출된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원수가 켄시로임을 알게 된 레이는

그럴리 엎다며 단념하게 되고, 마미야를 통해 그 원수의 정체가

켄시로의 사형이자 북두형제 4형제 중 셋째인 쟈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예쁜 구석이라고는 벼룩의 손톱만큼도 없는 셋째 쟈기.

쟈기야 사랑해~~의 그 쟈기가 아님>

- 동문의 수치 쟈기의 만행

동문 시절 가장 비열하고 얍실했던 쟈기는

켄시로가 전승자가 되었을 당시에도 이에 불만을 갖고 대들다가

켄시로에게 제대로 얻어터져 죽을 번 하다가 살아난 나쁜 놈.

북두의권 주요 캐릭터 중 유일하게 하나부터 끝까지

악으로 가득찬 인물이다.

어쨌든 쟈기의 소행임을 알게 된 켄시로는

종지부를 찍기 위해 쟈기를 찾아 나서고,

쟈기는 그런 켄시로를 약올리기 위해

켄시로 행세를 하면서 사악한 면모를 드러낸다.

하지만 재회하게 된 두 사람은 이미 레벨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

쟈기는 예전의 켄시로가 아님을 알고 발광하지만

결국 회심의 어퍼컷에 제대로 깔끔하게 세상을 하직하고 만다.

그리고 쟈기는 마지막으로 켄시로에게

너 위로 아직 2명의 형이 있다라는 말을 남기면서

켄시로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북두신권에는 총 4명의 동문이 있었는데,

맏형이 라오우, 둘째가 토키, 셋째가 개망나니 쟈기,

그리고 막내가 켄시로 되겠다.

하지만 1800년 역사 내내 1자 전승으로 이루어진 북두신권은

4명 중 한명 만이 계승자가 되고,

나머지는 목숨을 잃거나 권법을 봉인당하게 되는

비련의 운명을 겪게되는 것.

하지만 켄시로가 전승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라오우와 토키는 멀쩡히 살아있었으니

켄시로는 여간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쨌든 켄시로는 언젠가 이들과 운명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다시 여행을 떠난다.

맏형 라오우는 세기말 패자를 자처하면서 스스로를 권왕이라고 칭하며

이 세상을 힘으로 지배하려고 하고 있다.

그는 패권을 위해 자신의 스승인 북두신권 계승자 류켄마저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비정한 인물.

사부의 죽음과 라오우에 의해 억압받고 피해받는

일개 약자들의 마음에 분노를 느낀 켄시로는

라오우를 막아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전에 자신에게 도움이 될 인물로 반드시

토키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전에 토키가 있었다고 하는 기적의 마을로 찾아간다.

기적의 마을은 토키가 핵전쟁 당시 켄시로와 유리아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핵의 낙진을 덮어쓰는 희생을 치루면서

병을 얻게 된 후 북두신권을 의학치료의 목적으로

약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만든 마을.

하지만 켄시로가 도착했을 때는 미치광이가 되어버린 토키를 만나게 된다.

비정한 현실을 통해 악에 눈을 떴다는 토키는

여러 사람들을 잡아다가 새로운 비공연구를 위해 실험체로 쓰고 있었던 것.

그러한 만행에 분노를 느낀 켄시로는 토키와 대결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등장한 레이에 의해 그는 가짜 토키였음이 드러나게 되고,

결국 이에 제대로 뚜껑열린 켄시로는

그대로 굿바이 펀치를 작렬해주신다.

<북두역사상 가장 완벽하다고 평가받은 둘째 토키>

- 계승자가 되었어야 할 사내 토키의 등장

레이에 의해 토키가 전설의 지하감옥 카산드라에

잡혀있다는 것을 알게 된 켄시로는 토키를 구하기 위해 카산드라로 간다.

카산드라는 권왕이 자신에게 대항하는 자들을 가두기 위해 마련한 감옥.

이곳의 간수장은 강력하기로 소문난 몽골패극도의 달인.

하지만 켄시로의 순수함과 정의로움에 반한 문지기는

켄시로를 위해 반역행위를 하게 되고, 이들의 도움으로 켄시로는

간수장을 살포시 매장시켜주면서 토키에게 달려간다.

마침내 토키와 만나게 된 켄시로는 재회의 기쁨을 나누면서

동시에 권왕 라오우의 용서하지 못할 만행에 대해 공감을 나눈다.

그러는 켄시로에게 토키는

라오우를 멈출 수 있는 것은 오직 너, 켄시로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므흣해한다.

- 라오우와 켄시로의 1차 타이틀매치

건강이 몹시 나빠진 토키와 함께 마을로 돌아온

켄시로 일행은 일단 정착을 선택하지만,

켄시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권왕이 마을을 습격하게 된다.

마침 레이는 권왕과 마주치게 되고 켄시로에게 보답하겠다며

권왕에게 대들지만 결과는 영락없는 레이의 떡실신.

켄시로가 왔을 때는 이미 늦었던 상태였다.

켄시로는 라오우에 대항하려 하지만 토키는

그런 켄시로를 비공박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싸움을 봐두라고 얘기한다.

서로 대등한 실력을 갖춘 라오우와 토키는

그렇게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되고,

혈투 끝에 승기를 잡은 라오우는 토키에게 사조성을 가리키며

하직인사 할 것을 권유한다.

마미야의 순간 개념없는 뻘짓도 속수무책.

되려 마미야만 죽을 번 한 상황에서 비공박을 깬 켄시로가 라오우를 막아선다.

드디어 켄시로와 라오우는 자존심 대 계승자라는

갈등의 뿌리를 뼈 속 깊이 되새기며 치열한 결투를 벌이게 된다.

아직 켄시로가 약할 것이라 생각했던 토키는

놀랍도록 성장한 켄시로의 모습에 놀라게 되고,

그렇게 치열한 사투를 벌인 두 사람은 결국 무승부로 승부를 끝내고 만다.

패자로서의 권위를 잃은 라오우는 그렇게 쓸쓸히

자신의 애마 흑왕에게 매달려 떠나게 되고,

켄시로는 부상당한 몸으로 마을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성전환수술을 강추하고 싶은 요성의 남두홍학권 유다>

- 유다의 등장과 레이의 최후

한편 권왕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자

여기저기서 숨은 세력들이 야심을 드러내게 되고,

그 중에서 남두육성권의 한 사람인 남두홍학권의 전승자 유다도

야심의 그림자를 드러내게 된다.

마미야는 과거에 유다에게 끌려가 가혹한 경험을 겪은 여자였기 때문에,

유다는 사조성을 보게 된 마미야를 또 다시 납치하게 된다.

한편 이 사실을 알게 된 레이는 토키에게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힘을 달라고 요청하고,

토키는 일시적으로 힘을 낼 수 있지만 고통이 너무도 크다는

신혈수를 찔러 레이에게 한시적으로 생명을 연장하게 해준다.

엄청난 고통 때문에 머리가 하얗게 변한 레이는

유다를 자신의 마지막 적수로 여기고 최후의 대결을 요청한다.

한 때 남두육성권을 함께 수행한 동문이자 라이벌이었던

두 사나이는 그렇게 최후의 대결을 펼치게 되고,

자신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유다는

결국 최후의 순간에 또다시 레이의 아름다운

남두수조권에 마음을 빼앗겨 일격을 당하게 된다.

비록 야심가였지만 그 내면에는 진정 아름다움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해질 수 밖에 없었던 유다의 나약함과 순수함에

레이는 그를 평온하게 보내준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 마미야 앞에서 레이는

최후의 작별인사를 나누고 마침내 그 찬란했던 짧은 생을 마감한다.

<의성을 가진 남두수조권의 레이. 백발의 레이는 작품을 통틀어 최고의 매력남>

- 남두의 역사를 짊어질 사우더와 슈우

친구 신과 레이를 잃은 켄시로는 또 다시 여행을 떠나지만,

이번에는 권왕의 추락 이후에 대놓고 야심을 드러낸 인물

사우더와 맞닥뜨리게 된다.

사우더는 남두육성권 중 극성이라는 남십자성의 운명을 타고난

남두봉황권의 계승자. 황제의 운명답게 스스로 왕이 되길

갈망하며 모두를 지배하고 자신의 권위를 상징하는

대형 피라미드를 세운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정의파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남두육성권 중 남두백로권을 계승한 맹인 전사 슈우 되겠다.

켄시로는 슈우를 만나서 대결을 펼치게 되지만,

슈우가 장님인 것을 알게 되고 과거에

자신과 연관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켄시로가 어렸을 적 남두성권의 본지에서 1:10 대결을 펼치다가

막판에 상대로 등장했던 사람이 바로 슈우였던 것.

그 때 승부는 슈우의 승리였지만, 패자는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철칙에 대해 슈우는 자신의 두 눈을 포기하고 대신 켄시로를 살린다.

어쨌든 이 묘한 인연에 켄시로는

또 다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눈을 뜨게 된다.

한편 사우더는 자신을 방해하는 슈우를 잡으려고 난리를 치지만,

켄시로가 나서서 사우더에게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켄시로의 북두신권이 통하지 않는 사우더.

결국 켄시로는 사우더에게 쓰러지게 되고 그대로 사로잡힌다.

그 후 슈우의 아들인 시바가 몰래 켄시로를 탈출시키지만

켄시로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지게 되고,

이에 분노하게 된 켄시로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런 켄시로를 위해 갑자기 상처를 치료해주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라오우였던 것.

어쩄든 라오우덕에 상처치료가 된 켄시로지만

워낙 몸상태가 메롱인지라 아직은 힘을 쓸 단계가 아니었던 것.

그 순간 사우더는 아이들을 미끼로 슈우를 사로잡게 되고,

아이들을 인질로 내세워 슈우로 하여금 스스로

성제릉의 꼭대기를 완성하도록 시킨다.

스스로의 원통함에 눈물을 흘리는 슈우의 목소리에 켄시로는 깨어나게 되고,

켄시로는 다시 한번 사우더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한편 사우더의 비밀을 몰라 대결을 회피해왔던 라오우에게

그 비밀을 알고 있다는 토키가 나타나 같이

사우더를 무찌르러 가자고 한다.

하지만 켄시로가 끼어들지 말 것을 듣고 방청객으로 전락하게 된 두 사람.

켄시로가 뒤늦게 도착하지만 슈우는 사우더의 창에 찔려 숨을 멈추고 만다.

이에 분노한 켄시로는 헐크호건이 부활액션을 펼치듯이 화려하게 부활하여

사우더와 다시 한번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리고 결투 도중 스스로 사우더의 비밀을 알게 된 켄시로.

사우더의 비밀은 심장과 비공의 위치가 좌우 반대였던 것.

그래서 보통의 북두신권은 듣지 않았던 것이지만,

비공의 위치가 드러난 사우더는 결국 켄시로의 밥이 되고 만다.

최후에 북두신권 오의 천파활살을 맞고 쓰러지게 된 사우더.

그도 알고봤더니 1자 전승에 의해 이어지는

남두봉황권의 슬픈 운명 때문에 스스로 사부를 죽여야했던 사연이 있었던 것.

결국 사부의 주검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죽은 사우더와 함께

그의 야망의 상징이었던 성제릉도 무너지고 만다.

<남십자성을 타고난 남두봉황권의 사우더. 희귀체질이다>

- 형을 뛰어넘고 싶었던 토키의 마지막 소망과 라오우의 눈물

한껏 더 성장한 켄시로를 보고 자리를 떠난 라오우는

이제 형제들간의 최후의 대결이 머지않았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그에 부응하듯 토키 역시 자신의 얼마남지 않은 생을

화려하게 마감하기 위해 라오우와의 대결을 준비한다.

북두신권 동문이자 피를 나눈 친형제인 라오우와 토키.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지만, 결국 권법가로서의 야망은 같았다.

라오우는 천하를 쥐는 것이었고, 토키는 그런 형을 뛰어넘는 것.

오로지 힘으로 승부하는 강권의 라오우와 기술과 스피드,

그리고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유권의 토키가

드디어 상극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핵방사능만 아니었어도 기꺼이 계승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토키.

, , 체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는 평을 들었던 그는

결국 켄시로에게 전승자의 자리를 양보하고 이제

개인적인 야망이자 소망인 형과의 대결을 치르게 된다.

막상막하의 대결. 과거의 우정을 버리고

권법가로서 최선을 다하는 두 사람.

하지만 유권으로는 강권을 절대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있었던 토키는

그토록 숨겨오던 강권을 발휘하여 라오우로부터 승기를 잡게 된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던가.

병 때문에 힘이 다한 토키는 강권의 비밀이

순간 힘을 증폭시키는 찰활공에 있었음을 간파당하고,

결국 라오우에게 일격을 당하게 된다.

그렇게 마지막 펀치가 작렬하게 되고,

라오우는 토키를 살리는 대신 권법가로서의,

그리고 북두신권 계승자의 라이벌로서의 토키는 죽었다고 전한다.

그렇게 사랑하는 동생에게 최후의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고하고,

토키는 남은 생을 병자들을 도우기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인성의 남두백로권 슈우. 남을 위해 자신의 눈까지 바치는 인정파>

- 북두를 전장으로 이끌기 위한 하늘의 늑대 류우가

한편 이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던 사나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태산천랑권을 구사하는 류우가라는 사나이.

류우가는 계속 권왕의 심복으로 활동해 왔으나,

실은 북두를 전장으로 내모는 천랑성의 운명을 타고난 사나이였던 것.

류우가는 권왕을 북두의 사자로 인정하고 그를 도운 것이었지만,

켄시로의 선함과 정의로움에 감동받아

크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던 참이다.

그러다가 켄시로와 맞닥뜨리게 된 류우가는

켄시로야 말로 진정한 구세주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고

켄시로를 전장으로 이끌기 위해 스스로 피를 덮어쓴

악의 화신으로 돌변하게 된다.

슬픔과 좌절, 그리고 분노를 받아들이고 이를

표출할 수 있어야 진정한 힘이 생긴다는 것을

켄시로에게 알려주기 위해 류우가는

스스로 오명을 뒤집어쓰고 마구잡이로 학살을 시작한다.

그리고 토키마저 죽임으로써 켄시로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류우가는

분노에 휩싸인 켄시로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켄시로의 일격에 나가떨어진 류우가.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토키가 등장하고

류우가의 진심을 전하게 된다.

류우가는 유리아의 오빠로, 북두를 이끄는 사자로서의 운명을 다했다는 것.

그리고 그 주인공이 바로 켄시로였음을 역설한다.

마침내 북두의 사자로서, 그리고 구세주로서 진정 눈을 뜨게 된 켄시로.

그 뒤로 토키는 류우가를 안은 채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정말 반짝 등장하는 태산천랑권의 류우가.

천랑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고독한 늑대라는 뜻이다>

- 남두오차성의 등장과남두의 수장

라오우를 쓰러뜨리는 것만을 목표로 삼게 된 켄시로.

하지만 그 앞에 남두오차성이라 불리우는 사나이들이 나타나게 된다.

세상이 혼란스러울 때 남두와 북두가 동시에 일어서게 되고,

그 혼란을 잠재우고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남두의 수장과 북두의 사나이가 합쳐져야 한다는 것.

그래서 남두오차성은 그동안 권왕의 흉포에 숨어지내다가

때가 되었다 싶어 남두의 수장과 켄시로를 만나게 하려고 등장한 것이다.

바람의 휴이와 불꽃의 슈렌이 라오우를 막으려다 생을 마감하게 되고,

산의 후도는 켄시로를 도와 남두의 수장을 만날 것을 권유한다.

한편 남두의 수장이 궁금해진 라오우는

남두의 수장을 박살내기 위해 쫓게 되고,

남두의 수장은 최후의 수단으로 구름의 쥬더에게

라오우를 막아줄 것을 요청한다.

원래 쥬더는 라오우조차 함부로 덤빌 수 없었던

천재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는 실력파.

하지만 어디 한 군데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탓에

매일 니나니나하고 놀러다니던 인물. 하지만 남두의 수장을 만나게 된

쥬더는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라오우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한편 켄시로는 그 선천적인 느려터질듯한 선민의식 탓에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남두의 수장은 뒷전으로 돌리고

후도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시간을 버리고 만다.

그러다보니 나름 고군분투하던 쥬더만 더 개고생하게 되고,

결국 쥬더는 라오우와의 싸움에서 패배를 하게 되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구름의 쥬더마저 흔들리게 만드는 대단한 인물 남두의 수장.

그는 과연 누구인가?

알고봤더니 그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켄시로의 여인 유리아였던 것.

이제서야 대가리에 전구가 켜진 켄시로는

뒤늦게 유리아에게 달려가고, 마찬가지로 이 사실을 안 라오우는

초고성능 기동력을 자랑하는 흑왕을 타고

여유롭게 유리아 앞에 도착하게 된다.

드디어 그토록 꿈에 그리던 유리아를 만나게 되는 켄시로.

하지만 라오우가 있는 한 유리아는 무사하지 못하다는 지론을 피며

유리아를 바람맞히고 라오우와 맞짱을 뜨러 간다.

<남두오차성과 유리아. 오른쪽 상단부터 바람의 휴이, 불꽃의 슈렌, 바다의 리하쿠,

산의 후도, 남두수장의 유리아, 그리고 구름의 쥬더이다>

- 라오우와 켄시로의 2차 타이틀매치

남두오차성 중 가장 노령인 바다의 리하쿠가

라오우를 막아서지만 결국 부질없는 짓이 되어버리고,

리하쿠가 개떡되기 직전 켄시로가 도착하여 마침내 2차전을 치루게 된다.

서로 물고 물리는 엄청난 대결.

리하쿠조차 켄시로의 성장을 간파하지 못했던 놀라운 실력.

특히 켄시로는 수많은 권법가들과의 사투를 통해

슬픔을 짊어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북두신권 궁극오의라는

무상전생을 터득하게 되었다.

결국 라오우는 켄시로에게 무참히 얻어터지고 마는데,

순간 리하쿠가 설치한 최후의 부비트랩이 작동하면서

건물이 무너져 대결을 중단되고 만다.

그런데 하필 떨어진 곳이 유리아가 대기하고 있던 곳이라니.

결국 라오우는 유리아를 납치하여 도망쳐 버리고,

사고로 시력을 잃은 켄시로는 리하쿠를 부축하여 무사히 빠져나온다.

- 라오우를 공포로 몰아넣은 후도

크게 상처를 입은 라오우는 유리아의 도움으로 상처가 치료되지만,

이는 사랑이 아닌 동정임을 느끼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켄시로에게 패한 원인이

켄시로의 멍때리는 듯한 표정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공포를 지우기 위해 담력훈련을 강행하게 된다.

담력훈련은 다름 아닌 공포의 대가 후도를 이기는 것.

순박하고 착하기로 으뜸인 후도는

원래 악마의 화신이라 불릴 정도로 가공할만한 무서움을 지녔던 싸움꾼.

어릴 적 라오우조차 공포에 떨어야 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소녀 유리아의 모성애에 이끌려 참된 인간다움을 깨닫게 되고

이후 남두오차성으로 개과천선한 사나이.

하지만 라오우가 도전을 하게 되자 후도는

다시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와 라오우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된다.

실력은 당연히 라오우의 압도.

하지만 때려도 때려도 계속 일어서는 후도의 오뚝이 정신에

대략 난감해진 라오우는 후도와 그의 아이들이 보내는 눈빛에

공포를 느끼고 자신이 그어놓은 최후의 후퇴선을 넘어서고 만 것.

이는 본래 공포에 놀라 뒤로 물러서면

스스로 부끄러워 죽으려고 설치한 것인데,

무식한 부하들이 오해하고 후도를 공격하게 되어 무고한 후도만 죽고 만다.

결국 아직도 공포를 해소하지 못한 라오우는 그렇게 물러서게 되고,

뒤늦게 켄시로의 두 팔에 안겨 후도 역시 눈을 감고 만다.

자신의 패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한 라오우는

슬픔을 지닌 자만이 무상전생을 터득할 수 있다는

사부 류켄의 마지막 유언을 떠올리며,

그렇다면 자신도 슬픔을 느끼기 위해서는 결국

사랑하는 유리아를 그 손으로 죽여야한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유리아는 라오우의 뜻에 따라 서스럼없이 목숨을 내놓는다.

마침내 비정한 선택을 하고 만 라오우.

그리고 그 앞에 다시 서게 된 켄시로.

<북두 4형제의 맏형이자 세기말 패자 권왕 라오우.

캐릭터 역사상 이렇게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은 없었다>

-라오우와 켄시로의 3차 타이틀 매치

둘은 그야말로 막상막하의 실력으로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북두의 맏형으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는 라오우와,

계승자로서 숙명을 다하겠다는 켄시로의 치열한 사투.

궁극의 비기 무상전생을 작렬해주시는 켄시로.

하지만 라오우도 무상전생을 터득한 상태.

그것은 라오우 역시 유리아를 통해 슬픔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리하쿠는 북두 1800년 역사 상 최강의 사나이들을

무려 셋씩이나 내려준 하늘의 장난이라고 평하였다.

아무튼 이미 모든 오의를 다 선보이는 두 사람에게 남은 것은

단순히 치고받고 하는 동네 아이 다툼뿐.

무방비 상태로 치고받는 두 사람 사이로 어릴 적 둘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대결은 마침내 최후의 일격만을 남겨두게 된다.

오랜 싸움에 종지부를 찍을 순간이 다가오고,

둘 다 회심의 펀치를 날린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켄시로에게 미소를 던져주고,

일격을 당한 라오우는 온 몸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지게 된다.

하지만 이대로 질 수 없다는 라오우의 최후의 집념.

멍때리는 켄시로를 향해 두 주먹을 날리지만

켄시로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자신의 얼굴 앞에서 멈춰 선

라오우의 두 주먹을 살포시 내리며 이제 되었다는 말을 뱉는다.

순간 라오우의 얼굴에는 증오와 분노가 아닌

여유와 미소가 번지면서, 북두 최강의 사나이 라오우를 쓰러뜨린

자랑스런 동생 켄시로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켄시로를 칭찬한다.

순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유리아가 숨을 쉬고,

평생 뒷통수만 맞는 팔자인 켄시로에게

그것은 라오우의 최후의 배려였음을 알려준다.

라오우가 대결을 앞두고 유리아를 죽이려 하였을 때

유리아는 이미 병에 걸려 생이 얼마 남지 않았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나이들의 싸움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선뜻 목숨을 내놓는 유리아의 정말 어리버리하지만 순수한 사랑에

감동을 받은 라오우는 생애 마지막 눈물을 뿌리며

유리아를 가사상태로 만들었던 것이다.

어쨌든 켄시로에게 유리아와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라고 말하며

라오우는 스스로 그 찬란했던 생을 마감하게 된다.

내 생애 한 점 부끄럼은 없었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북두신권 계승자의 숙명은 막을 내리고

라오우와 토키의 묘비를 정리한 켄시로는 유리아와 함께

흑왕을 타고 멀리 저녁노을 속으로 사라진다.

<알고봤더니 남두의 수장이었다는 팔자 기구한 여자 유리아.

끝내 이렇다할 인생의 재미도 못 느끼고 세상을 굿바이한다>

#3. 북두 4형제 이야기

길고도 긴 스토리를 쭉 살펴보았는데, 이것만 해도 1부의 내용이다.

2부와 3부는 추후에 기회가 되면 다시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일단 1편을 다시 리뷰해 보면 결국 켄시로가

이놈 저놈 만나서 실컷 싸우면서 성장하고

결국 형제간의 싸움에서 승리여 계승자의 자리도 지키고

사랑하는 여인도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참으로 단순한 얘기일텐데 어찌 이리도 구석구석

사나이들의 심금을 울리는지.

아무튼 그 부분은 직접 읽어 보지 않고는

삘이 빡하고 오질 않으니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대신 이제는 만화 속에서의 여러 설정상의 특징이나

캐릭터들의 숨은 이야기 등을 끄집어보겠다.

먼저 북두가의 형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맏형 라오우와 차남 토키, 그리고 셋째 쟈기와 막내인 주인공 켄시로.

4명이 북두의 형제인데, 쟈기는 형제라고 하기에는

명함도 내놓을 실력도 개념도 없는 주제이니 빼도록 하자.

쟈기는 대체 어떻게 해서 북두신권을 수련하게 되었는지도

설명이 전혀 안되어있다. 게다가 최근 제작된

북두의권 진 구세주의 전설에서도 딱히 등장하지도 언급되지도 않는다.

그만큼 나름 비중있으면서 농도 100%의 순수 악당이라는 소리.

먼저 맏형 라오우. 그는 토키와는 피를 나눈 형제이지만

켄시로는 친형제간이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라오우는 켄시로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의 의식을 느낀다.

1부에서는 그것이 단순히 계승자와,

계승자를 노리는 자로서의 대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2부에서 나름 그 비밀이 풀리면서

그들의 깊은 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어쨌든 천하의 라오우가 어쩌다가 세상을 지배하려는 권왕이 되었던 것일까?

유리아는 마지막에서 이 어둡고 절망적인 세상에서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권력에 의한 통치가 아니었는지 하고 라오우를 재평가한다.

어릴 적부터 부모에게 버림받고 사부 류켄에게 거두어져

북두신권을 연마할 때도 라오우는 늘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의식을 가지고 자라왔다.

그만큼 그에게는 절망 속에서의 유일한 희망은

바로 스스로의 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한 세상의 패자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약자들을 구원할 수 있는 강인한 힘이 필요하다고 여겼을지도.

그래서 1부에서는 나름 최강의 상대이자 악역으로 등장하는 라오우가

2부에서는 모두가 원하던 구세주의 이미지로 등장한다.

어쨌든 살짝 비뚤어진 인생관이

그를 짧고 굵게 살고 가는 인생으로 만들었으니,

약간은 맏형으로서의 긍지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켄시로가 인정한, 오히려 켄시로보다 더 멋지고

인간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토키.

최고의 기술과 최고의 인격, 그리고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완벽남이다.

하지만 병자였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

그런데 사실 필자 개인적으로 이렇게

화려하게 빛나는 조연이 더욱 매력적이라고 느껴진다.

영화에서는 신 스틸러라고 한다는데,

아무튼 3명의 주인공으로 친다면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은 매력을 선사한 주인공이다.

그런데 당췌 피를 나눈 형제인 라오우와는

어찌 그리도 닮은 구석이 없는 것인지.

그것은 여전히 미스터리이지만, 잠재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역시 피를 나눈 구석이 있지 않나 싶다.

주인공 켄시로.

만화 캐릭터 사상 이토록 무표정하고 답답해 보이는 주인공도 없다.

시종일관 멍때리는 표정으로

너는 이미 죽어있다만 외치고 다니는 컨셉인지라

도무지 예쁘게 봐주려고 해도 예쁜 구석이 없다.

유리아는 이 녀석의 어디가 좋다고 그렇게 따라다닌 건지.

아무튼 켄시로는 표정 컨테스트에서는 꼴등감이지만,

잠재력에 있어서는 1등감인 수퍼 울트라 초강력 주인공이다.

은근 주인공들이 싸우고 얻어터지면서 커간다는 설정이 지배적인데,

켄시로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다.

북두 2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무상전생을 터특했다는 설정부터가

참으로 어이가 없다는 말씀이다.

2부에서는 이보다 더 황당해서 아예 북두신권의 뿌리를

송두리째 들어 엎어버리는 기가 찬 사나이로 등장한다.

<북두신권을 2천년 역사상 최강으로 이끈 세 명의 사나이들>

켄시로에 대해서 필자가 느끼는 또 다른 점은,

지독하게도 이소룡을 닮았다는 것이다.

특히나 그림체가 서투른 초반부의 경우 외모나 행동 등등이

이소룡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형태이다.

그러다가 점차 근육도 커지고 헤어스타일도 자리를 잡으면서

나름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가게 된다. 어찌되었던

작화를 맡은 테츠오 하라가 분명 이소룡의 광팬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필자의 두개골 안을 떠나질 않는다.

#4. 정작 5명만 등장하는 남두육성권

북두가 있다면 남두도 있다는 것이 이 만화의 설정.

옛 동양 사상에서도 북두와 남두는

늘 표리부동한 개념으로 등장하였다.

북두가 죽음을 관장한다면 남두는 삶과 탄생을 관장한다 하였고,

그래서 북두선인과 남두선인이 바둑을 두면서

인간의 삶과 죽음을 관장하였다고까지 한다.

어쨌든 남두육성권이라는 존재가 그것인데,

북두신권은 1자 전승이지만, 남두육성권은 남두 108분파를 이끄는

6 종파의 계승자들을 뜻한다.

그래서 6명이 존재해야 할 터인데,

정작 만화에서는 5명 밖에 등장하지를 않는다.

남두고취권의 신, 남두수조권의 레이, 남두봉황권의 사우더,

남두백로권의 슈우, 남두홍학권의 유다.

그렇다면 나머지 하나의 종파는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남두육성권의 수장 유리아라는 말도 있다지만,

분명 권법가의 달인이어야 말이 될 터이다.

그리고 남두오차성은 종파의 계승자가 아닌,

유리아를 수호하는 5명의 경호대를 뜻한다.

어쨌든 한 명이 빠진 남두육성권의 주인공들.

그들을 살펴보자.

가장 먼저 등장하는 남두의 선봉장 신.

솔직히 신이 보여준 남두고취권은 별다른 특징은 없어보인다.

일단 찌르고 자르는 것만으로 남두육성권의 특징인

외부의 절단을 통한 파괴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가 초반에 가장 약할 때의 켄시로에게 얻어터지고 그만 골로 간다.

한마디로 남두육성권의 전승자 중 가장 맷집이 약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나름 죽음 뒤의 유리아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인정받아

순성을 타고난 캐릭터답게 의외의 사랑을 받았다.

남두육성권 중 최강의 사나이로 필자는 평가하고 싶은

남두수조권의 레이.

이 친구야말로 이 작품을 통틀어 가장 짧고 굵게 제대로 살다 가는 인물이다.

게다가 가장 쌩고생 하는 인물인데,

어쩌다가 라오우에게 개념없이 대들어서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아서,

유다를 처단하기 위해 신혈수까지 시술받는 처지란.

결국 고생 때문에 머리 색깔이 변하는 캐릭터는 이 캐릭터가 유일하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외모와 아름다운 남두수조권까지 겸비한

센티멘탈 가이 레이가 결국 자신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가슴아프게 이별하는 모습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나이라면

도저히 이해 못할 그런 부분인 것이다.

<이것이 북두신권의 하이라이트, 북두백열권!!!>

남두봉황권의 사우더도 나름 비슷한 사연을 가지고는 있다지만,

일단 이 캐릭터는 타고난 팔자가 그러해서 일단 욕심을 내야 살 판이다.

그래서 결국 지 욕심에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지만,

아무튼 자신의 숙명에 살다 간 기구한 팔자의 캐릭터.

남두백로권의 슈우도 남두육성권 중 유일하게

발을 사용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전문 기술자격증 소지자이지만,

켄시로 때문에 맹인이 되어 또한 기구한 팔자를 살아가게 되는 인물이다.

특별히 얻은 것도 없고 잃은 것만 잔뜩인 슈우.

나름 가장 인정 많은 캐릭터였는데,

그놈의 인정이 너무도 지나쳐서 팔자 망치는 꼴.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다.

남두홍학권을 구사하는 유다는, 배반의 별의 기운을 타고 난 특징이 있는데,

자기 딴에는 지략의 별이라고 둘러말하지만 어쨌든 하는 짓은 멍청하다.

남들 등쳐먹는 일이나 하는게 주특기인지라 사실 가장 비열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다 역시 내면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예술혼과 감수성이 가장 발달했던 비운의 천재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고보니 남두육성권은 모두 새의 이름을 따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이다.

아마도 새의 몸동작에서 권법이 유래된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들은 남부봉황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자 전승을 따르지 않는다.

즉 실력만 된다면 개나 소나 전승자가 될 수 있다는 소리이다.

이 부분은 참으로 다행인 것이, 레이나 슈우 등

죄다 줄초상 당하는 캐릭터들의 경우 해당 권법이

대가 끊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두봉황권은 전수도 못해주고 죽으니, 이를 어쩐담?

#5. 캐릭터들간의 얽히고 섥힌 관계

캐릭터들간의 혈연, 지연 관계도 알고보면 꽤나 꼬이는데,

유리아와 류우가, 그리고 쥬더의 관계도 그러하다.

유리아는 류우가와 혈연관계인데, 우습게도 유리아는 또한 쥬더의

이복 누이동생이기도 하다.

이게 대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결국 유리아의 아버지는 바람둥이? 아니면 두집살림?

아무튼 콩가루 집안의 포스가 느껴진다.

그래도 자식들은 잘 둬서 류우가는 태산천랑권의 고수로,

쥬더는 듣보잡 무술의 초고수로, 그리고 유리아는 남두를 대표하는

미스 남두로 성정하였으니 이보다 더 잘된 자식농사가 어디있겠는가.

그런데 2부로 발전하면 라오우네 집안도 그렇고,

켄시로네 집안도 마찬가지로 자식농사 하나는

제대로 지은 집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1부와 2부의 설정에서 엄청난 모순이 발생하는데,

이를 살짝 건드려보자면, 다음과 같다.

1부에서 분명 라오우와 토키는 아버지에게 부탁받고

류켄에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나온다.

이 중에서 류켄은 한 놈만을 키우겠다고 했다가

라오우의 정성에 토키까지 받아들인다.

그러다가 토키도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되어

토키마저 계승자 후보로 키우게 한다.

그러다가 뒤늦게 아무 이유없이 낙하산 인사로 들어온 켄시로가

전승자의 자리를 놓고 다투는 후보로 성장한다는 설정이다.

그런데 2부에서는 라오우와 토키가 갓난아기 시절의 켄시로를 데리고

바다를 건너 이국 땅으로 왔다는 설정이다.

게다가 라오우와 토키를 류켄에게 보낸 것은

아버지가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이다.

이는 2부에서 좀더 심충적으로 다루겠다.

아무튼 이러한 설정 상의 괴리가 살짝 있어서

세세하게 파고들면 어딘가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됨을 미리 알고 있자.

켄시로만 졸졸 쫓아다니는 린도

1부에서는 연약한 소녀로 등장하지만,

2부로 가면 걷잡을 수 없는 막장 캐릭터로 둔갑하게 되는데,

자자~ 이 부분은 2부 공략 때까지 참아주시길 바란다.

아무튼 개봉박두.

<라오우의 애마 흑왕을 타고 대활약하는 2부에서의 켄시로의 모습>

#6. 북두신권의 기원에 대한 고찰

아무튼 덤비는 상대는 무조건 골로 보낸다는 가공할만한 북두신권.

무려 2천년의 역사(실제로는1,800)를 자랑한다는 북두신권은

어디서 기원한 권법인가?

여러가지 추측을 통해 우리는 이것이 중국의 고대 권법임을 알 수 있다.

대략 설명하는 눈치로 봐서는 그렇다.

왜냐하면 일본의 역사는 2천년을 커버할 만큼의 고대문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유래한 권법일진데

어찌하여 일본에서 판을 치는 걸까?

솔직히 거기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2부에서 나름 그에 대한 설득력을 실어주기 위해

북두의권의 탄생지인 수라의 나라, 즉 중국이 등장한다.

그런데 왜 북두신권이 일본으로 갔단 말인가.

여기에 대한 보다 근시대적인 설명을 하기 위해

원작자인 부론손은 <창천의권>이라는 또 하나의 프리퀄적인 작품을 내세웠는데,

아직 연재 중이므로 이에 대한 답변이

충분히 될 수 있을는지는 미지수이다.

아무튼 작가가 일본인인 만큼 닥치고 일단 일본에서 판을 키운다는 속셈이다.

북두신권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본으로 물건너 갔다고 쳐도

남두육성권을 비롯한 수 많은 권법은 왜 또 일본에서 판을 친단 말인가.

사실 일본은 권법이 아닌 검법에 특화된 나라인데

희안하게도 권법만 강조해서 그린 것을 보면

부론손이 짱깨식 초특급 뻥쟁이 시네마를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7. 북두의권에 환장한 일본 아해들

아무튼 따지고 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을 북두의권이지만,

일본에서 북두의권이 가진 영향력을 실로 어마어마하다.

일찌감치 만화를 현실로 인식하고

무뇌아적인 행태를 자주 선보이는 일본아해들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북두의권의 캐릭터들이 뿜어대는 강렬한 카리스마는

분명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끼쳤을 법.

특히나 놀랍게도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북두의권 캐릭터는

다름 아닌 라오우였다.

솔직히 필자는 이 부분에서 일본인 특유의

군국주의적 색채가 묻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였지만,

아무튼 악역이지만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악역 라오우에게

전 일본인들이 흠뻑 미쳐버렸다는 사실.

이게 얼마나 대단하고도 황당하냐면,

북두의권 탄생 25주년을 기념하여 일본의 모 신사에서

라오우를 기리는 추모대회를 열었을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최근 초특급 인기를 모으고 있는

북두의권 진 구세주의 전설 시리즈도 초장부터

라오우가 순애보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등

라오우 미화 프로젝트가 무섭도록 진행된 느낌이다.

게다가 라오우의 마지막 유언인

내 생애 한점 부끄럼이 없었다는 명 대사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똥폼잡고 이 말을 외치는

철면피적인 시츄에이션을 남발하게 만드는 파국을 낳기도 하였다.

아직도 보면 볼수록 시원하고 뭉클한

사나이들만의 이야기 북두의권.

도무지 믿기지 않는 근육덩어리와 사이즈로

딱 만화다운 발상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지만,

어쨌든 한번쯤은 구사해보고 싶은 화려한 권법을 선사해주는

동심어린(?) 만화.

아직도 어디선가 몇몇 팬들은 오락실 한 쪽 구석에 쳐박혀 있는

북두의권 오락기를 사정없이 두들겨패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넌 이미 죽어있다를 외치면서.

<이 물건이 한때 매니아들의 어깨근육을 파괴시켰다는 문제의 북두의권 게임기>



posted by 미까 2009. 6. 10. 15:30

언더월드 : 라이칸의 반란 (Underworld : Rise of the Lycans)

<주인공 루시안의 얼굴이 가히 안습인 언더월드 3의 비장한 포스터>

#1. 거부할 수 없는 공포의 매력 뱀파이어

공포스럽고 잔혹하지만 너무나도 매력적인 존재, 드라큘라.

정확한 기원은 없지만 15세기 루마니아의 옛 왕국인 왈라키아 공국의

용맹스러운 군주인 블라드 테퍼슈가 이슬람교도 및 범죄자들을

꼬챙이게 꿰어 죽이는 잔혹한 처벌을 한 데서

그의 잔혹함과 흡혈귀 이미지가 결합되어 탄생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그는 흡혈귀는 아니었지만, 괴기소설 작가 브람 스토커가

그를 소설에서 흡혈귀로 묘사하면서 블라드 가문의 작위인

(Dracul)’을 사용하여 드라큘라라는 기공할만한 흡혈귀를 탄생시켰다.

이후 드라큘라는 여성을 꼬셔 피를 빨아먹고 흡혈귀로 만들며,

마늘과 십자가를 무서워하고 햇빛을 보면 죽거나

심장에 말뚝을 받으면 죽고,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으며

박쥐로 변할 수 있는 등의 이미지로 굳혀져 갔다.

하지만 세월이 변하고 세상도 디지털화 되면서

뱀파이어에 대해 새로운 인식이 생겨났다.

블레이드로 대변되는 뱀파이어의 혁신은

그야말로 뱀파이어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린 대표적 케이스.

인간과 흡혈귀 사이에서 태어나 각각의 장점을 다 가지고 있고,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인간적인 면모와

흡혈귀를 때려잡는 정의로운 모습,

그리고 웨슬리 스나입스의 호쾌한 액션에 많은 사람들이

블레이드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블레이드에서 보여준 뱀파이어 세계는 이미

우리네 일상 속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뻗쳐 있는 것으로

묘사하여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

뱀파이어에 대한 열기가 식을 줄 모르자

또 하나의 뱀파이어 영화가 탄생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언더월드 되겠다.

사실 언더월드는 블레이드와 매트릭스의 짬뽕잡탕식

B급 호러 무비로 여겨졌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언더월드는 또 하나의 독특한 컨셉을 가진 흡혈귀 영화로

진보할만큼의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뱀파이어와 쌍벽을 이루는 괴기물의 대표인사

늑대인간을 대립관계의 캐릭터로 등장시켰다는 것.

자칫 잘못하면 쌈마이 영화가 될 수 있을 법한 구조를

다행히도 훌륭한 퀄리티와 탄탄한 시나리오,

그리고 배우들의 화끈한 연기로 잘 메우면서

매니아적인 성향을 띈 액션호러무비로 발전시켰다는 점은

언더월드의 최대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1편이 공개된 후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킨 데 이어

2편까지 빈틈없는 스토리가 이어져 왔고,

마침내 3편이 프리퀄 형식으로 제작되어

1편에서 궁금했던 캐릭터와 세계관에 대해

다큐멘터리 식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셀린느와 소냐는 전혀 다른 인물임을 반드시 명심하고 보자>

#2. 전작에 대한 되새김질

그럼 먼저 1편과 2편의 스토리를 살짝 주물러주고 가자.

1편은 처음부터 매트릭스틱한 액션 활극을 선사하는

뱀파이어 여전사 셀린느의 활약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는 우리가 모르게

뱀파이어와 늑대인간들이 뒤섞여 살고 있고,

그 중에서 뱀파이어는 귀족적 지위를 가지고

그들만의 세계를 영위하고 있다.

뱀파이어 특수부대 행동대장 셀린느는

뱀파이어 사회의 우두머리인 빅터를 아버지처럼 받들며

뱀파이어 최대의 적인 늑대인간 라이칸족을 무찌르는데 여념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늑대인간으로부터 쫓기던

마이클이라는 인간 청년을 구하게 되는데,

라이칸족의 우두머리인 루시안이 이상하도록 마이클에

집착하는 것에 의심을 품고 마이클을 보호하게 된다.

그러던 와중에 뱀파이어 내부에서 크레이븐이라는

뱀파이어 귀족에 의해 모종의 음모가 계획되고,

그 음모에 휘말린 셀린느와 마이클은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루시안은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600년에 걸친

전쟁의 역사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라이칸 순수혈통의 피를 타고난 마이클의 피와

뱀파이어의 피를 섞어서 퓨전 돌연변이를 만드는 것을 계획하였고,

크레이븐은 이를 역이용하려고 했다는 것.

하지만 자꾸만 인간의 편을 드는 셀린느에 불만을 품은

빅터가 직접 군대를 이끌고 라이칸의 소굴로 침입하고,

아직은 늑대인간 적응단계인 마이클은

빅터와의 싸움에서 형편없이 얻어터진다.

이때 루시안은 셀린느의 피를 빨아먹으라는 유언을 남기고,

셀린느의 피와 퓨전된 마이클은 궁극의 돌연변이

생물체가 되어 빅터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친다.

한편 자신의 부모를 라이칸이 아니라 빅터가 죽였다는

충격적인 진실에 사로잡힌 셀린느는 단지

자신의 딸과 똑같이 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애지중지 키워온 빅터의 정성을 뭉개버리고

회심의 일격으로 빅터의 안면에 38선을 긋는다.

이로써 모든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뱀파이어의 진정한 절대군주 마커스가 이제 막 눈을 뜨기 시작한다.

<1편에서도 활약하다가 막판에 개죽음 당하는 레즈(왼쪽)와 루시안>

2편은 마커스가 오랜 잠에서 깨어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 막 새로운 생명체로 학계에 등록되기만을 기다리는 마이클은

루시안이 남긴 팬던트를 가지고 과거의

엄청난 진실에 대해 알고자 모험을 떠난다.

한편 셀린느는 새로운 군주로 떠오른 마커스에게

고해성사를 하지만 모든 진실을 사이코메트리 기능으로 알아낸

마커스에 의해 되려 피해를 보게 된다.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마커스는 마이클이 진실을 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그가 가지고 있는 팬던트를 빼앗으려고 마이클을 쫓는다.

결국 셀린느와 마이클은 마커스에 의해 쫓기면서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고, 모든 진실을 알고 있다는

코르비누스를 찾아가 비밀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에

또 한번 대뇌를 강타당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뱀파이어와 라이칸이

사실은 한 핏줄이었다는 것.

코르비누스는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유전적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모든 뿌리의 근원으로,

그의 두 아들이 각각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피를 타고 났다는 것이다.

그 중 뱀파이어가 바로 마커스,

그리고 라이칸이 윌리암이라는 또 다른 존재였던 것.

결국 팬던트는 윌리암이 봉인되어있는 관을 여는 열쇠였고,

마커스는 윌리엄을 봉인해제하여 자신과 함께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야심을 가졌던 것이다.

결국 지 애비까지 죽여버리는 마커스는 마침내

윌리엄까지 깨우지만 마이클도 내공이 쌓일 만큼 쌓인 터라

힘겹게 모든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길고 긴 전쟁의 역사는 이렇게 막을 내리고 만다.

<시종일관 똥씹은 표정을 고수하는 뱀파이어 두목 빅터>

#3. 3편은 왜 갑자기 과거로 회귀를?

1편과 2편은 괴리없이 스토리가 아주 잘 흘러가는 매력을 보여준다.

솔직히 600년 전의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세계관에 대한 내용은

1편과 2편의 내용을 충실히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레 알게되기는 한다.

사실 루시안이 왜 피눈물을 흘리며 뱀파이어를

증오하게 되었는지도 대략 설명은 된다.

이미 1편에서 빅터가 600년 전에 루시안이 보는 앞에서

루시안의 연인이자 자신의 딸인 소냐를 죽여버린 것.

그것은 라이칸이 뱀파이어의 노예였던 시절에

허락되지 않은 사랑을 한 죄에 대한 대가였고,

이에 증오하게 된 루시안은 결국 라이칸의 혁명을 이끌어

600년이나 긴 전쟁을 이끌어왔던 것이다.

3편을 제작한 패트릭 타투포우로스 감독은

1편에서 다루어진 역사적인 스토리에 삘을 받았는지,

3편을 아예 루시안의 과거에 대한 내용으로 꾸몄다.

먼저 스토리를 쪼개보자.

이미 앞에서 핵심은 얘기한 상태이니 크게 기대할 것은 없겠다.

#4. 스토리 -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역사의 기원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 뱀파이어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에,

뱀파이어의 왕 빅터(빌 나이)는 최대의 적인

베어울프로부터 뱀파이어를 보호하기 위해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라이칸족을 노예로 삼아

경호원으로 두고 있었다.

<아무래도 뽀대는 칼보다는 총이...>

그 중에서 루시안(마이클 쉰)은 뛰어난 전투력과

충성심으로 인해 빅터로부터 총애를 받는 유일한 라이칸이었는데,

문제는 빅터의 딸인 소냐(로나 미트라)

루시안이 서로 눈이 맞았다는 것.

빅터는 갈수록 거세지는 베어울프를 막기 위해

인간들을 잡아다가 일부러 라이칸에게 물려

라이칸족으로 탈바꿈시켜 노예로 삼았고,

갈수록 각박해지는 인심에 라이칸들은

서서히 불만이 배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루시안과 소냐가 외진 곳에서

껴안고 떼굴거리는 장면을 목격한 타니스(스티븐 매킨토시)

이를 이용하여 소냐에게 위원회 자리를 양보하라고 협박을 가한다.

한편 루시안은 라이칸이 마음대로 늑대인간으로

변신하는 것을 막기위해 뱀파이어들이 씌운 카라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고,

이를 실행에 옮겨 언젠가 라이칸의 혁명을 이끌 것을 다짐한다.

그러던 중 소냐는 VIP 영접을 위해 성 밖으로 나갔다가

베오울프의 습격을 받게 되고, 소냐의 위험을 눈치 챈 루시안은

홀로 뛰쳐나가 카라를 풀고 늑대인간으로 변신하여 소냐를 구출하게 된다.

하지만 카라가 풀렸음을 알게 된 빅터는

루시안을 채찍질하게 되고, 루시안은 독방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감옥에서 루시안은 인간이었다가 라이칸이 된 노예

레즈(케빈 그레브와)를 비롯해 동족들에게 혁명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진정한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집단 탈출을 시도하게 된 라이칸들은

빅터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소냐의 목숨을 건

도움 덕에 무사히 탈출하게 된다.

이후 딸의 배신감에 크게 상처받은 빅터는

소냐를 처단할 것을 결심하게 되고,

라이칸과 베오울프의 단결을 호소하던 루시안은

최후의 결전을 앞두고 소냐를 보기 위해 홀로 뱀파이어 성으로 잠입한다.

하지만 딱 걸린 루시안. 그러게 큰 일을 앞두고

개별 행동하다가는 꼭 초를 치게 되어 있다.


아무튼 빅터는 소냐가 루시안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루시안이 보는 앞에서 소냐를 죽여버린다.

그때 당시 소냐는 이미 루시안의 아이를 잉태하고 있었던 것.

그러다보니 피눈물을 흘리며 증오를 하게 된 루시안은

마침 뜬 보름달에 의해 늑대인간으로 변신하여 탈출하게 된다.

하지만 엄청난 수의 경비병에 의해 쫓기는 루시안.

마침내 루시안은 포효를 지르게 되고 이 소리를 들은

모든 라이칸들과 베오울프들이 성을 공격하게 된다.

그 압도적인 공격력에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뱀파이어들은 죄다 골로 가고,

비밀리에 탈출계획을 세운 빅터는 오랜 동면으로

빠져들어가 타니스의 도움으로 관에 들어간 상태로 성 밖으로 탈출하게 된다.

이로써 마침내 라이칸들은 노예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거 왠지 씁쓸~하구먼" 뭐 하나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잡히는 루시안>

#5. 완벽에 가까운 전작과의 싱크로

스토리는 다분히 다큐멘터리적이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내용을 그저 영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하게 보여주는 형식이다.

엑스맨의 프리퀄인 울버린과는 조금 다르게,

별다른 갈등이나 의외의 내용 없이 차분히

교육적인 설명을 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단점은 있다.

이미 1편과 2편을 본 관객이라면 3편을 꼭 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 셈이다.

차라리 시리즈를 아직 접하지 못한 관객이라면

3편을 먼저 보고 1편과 2편을 보는 것이 훨씬 편하다.

그렇게 하더라도 스토리상의 문제는 전혀 없다.

엑스맨의 경우 3부작을 보고 울버린을 봐야 이해가 되는

역시간적인 구성 요소가 있지만,

언더월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마치 스타워즈 시리즈가 기술적 문제로 순서가

뒤죽박죽 되어 제작된 것과 비슷한 느낌이겠다.

1편과 2편에 비해 3편은 감독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작의 느낌과 설정을 그대로 따오고 있다.

이는 마치 1편을 찍으면서 3편도 동시에 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그만큼 1편에서 보여주었던 과거의 잔상들이

3편에서 놀랍도록 완벽하게 재현되었다는 것이다.

루시안이란 캐릭터도 1편에서 현대적인 이미지와

과거의 이미지가 살짝 혼재되어 있었는데,

3편에서는 1편의 이미지를 그대로 답습하여

놀랍도록 완벽하게 싱크로를 보여주고 있다.

#6. 노력의 흔적이 돋보이는 배우들의 명연기

특히나 빅터 역의 빌 나이는 엄청난 고령에도 불구하고

1편에서 보여준 뱀파이어 특유의 비정함과 매서운 이미지를

3편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화끈한 액션 신은 대역 스턴트맨을

쓴 흔적이 보이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힘겹게나마

직접 액션연기를 하는 투혼을 보여주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그나저나 뱀파이어 이빨 틀니가

불편해서 그런지 여전히 발음은 이상하다.

<늑대인간의 끼를 제대로 보여주는 루시안.

남자는 늑대라는 말은 루시안 때문이라는..믿거나 말거나>

소냐 역의 로나 미트라는 셀린느 역의 케이트 베켄세일과

어딘가 모르게 비슷해 보인다.

필자는 처음에 같은 인물인가 착각했을 정도.

사실 영화상 설정에서도 빅터가 셀린느를 죽이지 않고

딸처럼 애지중지 키운 것도 소냐를 닮았었기 때문이니,

두 배우가 닮았다는 것은 그렇게 큰 놀라움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오히려 케이트 베켄세일이 소냐 역까지

해먹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지만, 어쨌든 소냐 역은

로나 미트라에게 돌아갔다.

셀린느는 현대의 인물이라 화끈한 액션에

주윤발식 총질까지 거침없이 해대는 캐릭터인 반면,

소냐는 과거의 인물이라 칼질 하나로 승부를 보는 것이 차이이다.

아무래도 공격력 측면에서는 호각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는데,

화끈함에 있어서는 셀린느의 우세.

그리고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셀린느가 소냐보다는

훨신 예쁘고 매력적이다. 소냐 역의 로나 미트라는

어딘가 모르게 약간 중성적인 인상이 풍기고 독해 보인다.

15세기의 고풍스러운 느낌과 어둠에 짙게 깔린

괴기스러운 뱀파이어 성의 모습에 대한 연출력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감독이 레지던트 이블 3 등 괴기영화를 다룬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일단 클래식한 뱀파어이 느낌은 잘 살아나고 있다.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갑옷을 입고

칼을 들고 싸우는 뱀파이어들이라니.

빅터도 투구를 쓰고 다닐 때는 나름 뽀대가 난다는 그런 말씀이다.

개인적으로 역사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1편과 2편을 보지 않았다면 3편만큼은

무조건 봐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길지도.

<라이칸의 혁명을 외치는 라이칸들. 글레디에이터의 한 장면 아님>

#7. 끝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

3편은 시작은 비록 전혀 다른 이야기의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에 대한 역사 모드로 흘러가지만,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현대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셀린느와 함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멘트를 날려주심으로써

이 작품은 1편과 2편의 뿌리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뿌리가 결국 하나였다는 것을

뒤늦게 얘기해주는 것처럼, 3편도 역시 뒤늦게나마

그 뿌리를 얘기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름 독특한 뱀파이어 영화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언더월드.

2편에서 일단 모든 사건이 일단락 된 듯이 보이면서 끝났기 때문에,

3편이 프리퀄 형식으로 나왔다고 보이는데,

4편의 감독이 바뀐다면 또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은근히 2편 이후의 이야기가 기대되기도 한다.

블레이드 4편이 나오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언더월드가

뱀파이어 영화의 계보를 계속 이어나가야 할 듯.

posted by 미까 2009. 6. 1. 19:56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

<두둥둥 두둥 특유의 시그널과 함께 등장하는 공포의 대가리>

누군가가 미래에서 나를 죽이러 왔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암살자가 더욱이 인공지능 로봇이라면?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충격적인 스토리로

전 세계 영화광들을 더더욱 미치게 한 문제의 영화 터미네이터.

제임스 카메룬이라는 미치광이 감독이 만든 희대의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의 4번째 시리즈가 우리 앞에 다가왔다.

터미네이터 1편이 1984년 개봉된 이후 실로 25년만의 일이다.

25년 동안 우리는 미래에서 온 로봇 암살자들에게 열광해야 했고,

그 공포에 오줌을 지려야 했다.

더욱이 인류가 피할 수 없다는 심판의 날의 공포.

그 어둡고 절망스러운 미래. 그리고 마침내

그 미래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펼쳐지게 되었으니,

본격적으로 미래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에 대해서 파헤쳐볼까 한다.

<여기 자장면 2개랑 탕수육 하나 배달요! 빨리!!!>

#1. 터미네이터 3부작 되새김질

먼저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지난 3부작에 대해

짤막하게 훑고 지나가자.

1편은 1984년의 LA를 배경으로,

평범하게 살던 젊은 처자 새라 코너의 앞에

어느 날 갑자기 이름 모를 헬쓰보이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헬쓰보이의 정체는 현 LA 주지사가 아니라

2029년 미래에서 새라 코너를 암살하기 위해 보내진

터미네이터라 불리우는 강력한 살인병기 로봇.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라 코너를 지키기 위해

역시 미래에서 카일 리스라는 인간이 패키지로 날아왔다는 것.

새라 코너는 카일 리스를 통해 끔찍한 미래의 모습을 알게 되고,

기계와의 전쟁에서 승리로 이끄는 지도자

존 코너의 어머니가 자신임을 이해하면서 전사로서 각성하게 된다.

결국 최후의 결투에서 새라 코너는

터미네이터를 무찌르지만 카일 리스도 숨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이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강력한 여전사로

자립 선언한 새라 코너는 카일 리스와의

연정을 통해 얻게 된 아이, 존 코너를 임신한 채 어디론가 떠나고 만다.

2편은 미래의 지도자 존 코너의

어릴 적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미 10세가 된 존 코너는 싹수가 노랑노랑해서

매일 양아치 짓이나 하고 돌아다닌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인 새라 코너는 어찌된 영문인지

정신병원에 갇혀버린 신세.

그러던 중 또다시 미래에서 소환된 헬쓰보이.

하지만 이번에도 패키지는 빼놓지 않았으니,

유동멀티합금이라는 신기술을 탑재한 신형 모델 T-1000 되시겠다.

지난 번에 T-800을 무찌르는데 일개 인간으로서는

부족했다고 판단했던지, 이번에는 T-1000을 무찌르기 위해

T-800을 세뇌해서 보내주는 쎈쓰.

하지만 얼굴이 왜 하필 악당의 얼굴이냐고!

(헬스보이를 만난 새라 코너의 누렇게 질린 얼굴을 보라.

누가 그를 보호자로 믿겠는가)

어쨌든 온갖 변신의 재주를 다 보이는 T-1000 앞에서

꿋꿋하게 근육자랑만 하는 T-800은 마침내

두 부자의 보호에 성공하고, 1997년으로 맞춰진

심판의 날을 막기 위해 스카이넷의 개발을 담당하게 되는

사이버다인 연구소까지 박살낸다.

그리고 최후의 증거물인 자신의 두뇌칩마저 소각하는

숭고한 희생정신을 선보이며, T-800 아놀드형님은 이렇게 외친다.

알뷔백!! (I will be back)

<거대 터미네이터 하베스터. 덩치에 비해 임무는 인간 채집하는 아기자기한 것>

3편은 존 코너가 23세가 된 현재를 배경으로 한다.

존 코너가 10년 전 13살 때 터미네이터를 처음 봤다고 하는데,

2편에서는 10살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때부터 존 코너는 왕구라쟁이의 싹수가 보이기 시작한다.

어쨌든 이번에도 미래에서 패키지 상품이 퀵으로 발송되고,

스카이넷은 더욱 강력한 암살자로 T-X,

저항군은 조금 더 개량(말만 개량이지 얼굴은 노화)

T-850을 보낸다. 과거에 너무 인상 더러운

아저씨들로 보내서 존 코너를 꼬시는데 실패한 스카이넷은

존 코너의 바람둥이 기질을 이용하기 위해

아리따운 여성으로 보냈나 보다.

아무튼 T-X는 닥치는 대로 존 코너의

주변 인물들을 해치우기 시작하고,

노숙자 생활로 일관하던 존 코너는

초딩동창 케이스 브루스터를 만나면서

묘한 인연을 이어나가게 된다.

다시 아놀드 형님아니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 존 코너.

존은 이미 심판의 날인 1999년은 지났다고 하면서

미래를 막았다고 호언장담하지만,

T-850은 심판의 날이 2003년으로 연기된

것일 뿐이라고 충격적인 말을 해 준다.

여기에 더 충격적인 발언은, 존 코너를

바로 자신이 죽였고, 자신을 잡아다가 세뇌한 인물이

바로 미래의 저항군 부 사령관이자

존 코너의 아내인 케이스 브루스터라고 말한다.

미래의 마누라라는 소리에 순간 급방긋 해주는 존 코너.

그래도 막판에 정신차리고 저항군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심판의 날을 막기 위해

스카이넷이 자리잡고 있는 미공군 기지로 침입하게 된다.

하지만 이 또한 묘한 인연인지라, 스카이넷 총 책임자가

케이스의 아버지라니. 결국 장인어른 호강 한번 못 시켜드리고

존 코너 일행은 공군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다.

드디어 정체를 드러낸 스카이넷.

처음에는 단순 군사방어프로그램인 줄 알았으나,

어느새 스스로를 인지하고 모든 인류를 말살하고자

엄청난 음모를 꾸미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핵 미사일은 발사되고 만다.

T-X를 가까스로 물리치고 살아남은 존 코너지만,

결국 T-850의 목적은 심판의 날을 막는 것이 아니라

심판의 날에 존 코너를 피신시키는 것임을 알게 되면서

미래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미래는 바뀔 수 있다고 거짓말한 어머니를 원망하면서

<유상무상무상유상수리무상보장서비스센터가 어딘가요?>

#2. 잘 나가다가 공든 탑에 테러를 가한 3부

1, 2편은 제임스 카메룬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영화역사의 한 획을 긋는 초절정 울트라

스펙터클 메가톤급 블록 버스터로 자리매김하였고,

3편은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이 맡으면서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꼴을 선보였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면 되는데,

그 밥상을 뒤집어 엎다니. 어쨌든 3편에서

스토리를 묘하게 꼬아버리는 바람에 관객들도 어리둥절하였고,

늙어버린 아놀드 형님마저 멍 때렸을 터.

게다가 10살의 나이에도 아낙네들 안구를 정화시키면서

꽃미남 카리스마 풍겨주시던 에드워드 펄롱의

눈부신 연기가 3편에서는 닉 스탈이라는

스타일도 안 사는 배우가 맡아서

양아치로 전락시킨 존 코너의 연기란.

그래도 막판에 심판의 날을 결국 터뜨려줌으로써

미래의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을

되새겨준 것에 대해서는 4편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해해줄 수 있겠다. 하지만 날짜가 뒤죽박죽된 것은 어쩌라고.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편이 개봉된 시점에서,

일단은 기대보다는 그 이하라는 평이 많다.

2편에서의 충격적인 영상이 이미 대뇌피질 안쪽 깊숙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적어도 그 이상의 충격이

다가왔어야 할 터. 하지만 결론적으로 4편으로는 아직

충격의 충자도 전해지지 않은 느낌이다.

대중의 평이 어떠하든 간에 일단 뜯어먹고 보자.

#3. 스토리 - 것잡을 수 없이 꼬여버린 미래,그리고 새로운 전쟁의 시작

스토리부터 차근차근 밟아보겠다.

때는 현재. 어느 교도소에서 마커스 라이트(샘 워싱턴)라는

죄수가 사형을 선고받는다. 사형의 순간에도

사이버다인의 영업은 계속되고, 끈질긴 영업에 결국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기로 한 마커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생을 마감한다.

<잡상인 출입금지랬자나!! 카일 리스와 마커스의 첫 대면>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러 2018년의 미래.

2003년에 스카이넷이 핵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인류를 말살하기 위한 심판의 날을 감행하였고,

기계들의 지배에 살아남은 인류는 존 코너(크리스챤 베일)

중심으로 계속해서 기계에 저항하여 왔다.

존 코너가 이끄는 붉은 완장의 저항군들은

스카이넷의 핵심 기지를 타격하고, 그 안에서 신형 터미네이터인

T-800의 청사진과, 실험용으로 잡혀져 있는 듯한

수많은 사람들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구경도 잠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면서

기지는 송두리째 날라가고 졸지에 부하를 모두 잃게 된 존 코너.

하지만 폭파된 기지의 잔해 안에서 홀로 뛰쳐나오는

나체주의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마커스 되겠다.

자신의 부하를 모두 잃은 존 코너는

저항군 본부 상관들에게 하소연을 하지만,

마침 기계들의 정신줄을 놓을 수 있는

시그널을 찾았다는 소식에 급방긋,

바로 증명작업에 들어가주신다.

한편, 거리를 떠돌면서 너무나 확 달라진 도시의 모습에

멍때리고 있는 마커스에게 갑자기 나타난 청년.

그 청년은 자신의 이름을 카일 리스(안톤 옐친)라 소개하고,

기계들에 대항해 싸우는 예비저항군이라고 하며 도움을 청한다.

졸지에 기계들과 한판 붙게 된 마커스는,

이 끔찍해진 미래에 별 갈등없이 동화하면서

카일과 함께 저항군의 지도자 존 코너를 찾으러 떠난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대형 터미네이터

하베스터에게 카일과 그의 동생 스타가 잡혀가고,

구출하려고 노력해보지만 결국 실패하고마는 마커스.

기계들과 싸우다가 추락한 여조종사

블레어 윌리엄스(문 블러드굿)를 만난 마커스는

그녀가 존 코너의 부하라는 것을 듣고 그녀와 함께 존 코너를 만나러 간다.

여행 도중 난관에 빠지는 블레어를 용감히 구해 준 마커스.

그 모습에 홀딱 반한 블레어는 그 누구보다도

착한 남자라며 작업을 건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저항군 기지.

자석지뢰밭을 건너며 기계들만 뒤진다고 천연덕스럽게 걸어가는 블레어.

하지만 자신의 넓적다리에 척 달라붙는 지뢰를 보며

멍때리는 마커스. 그리고 그 결과는!

<반은 인간 반은 기계인 마커스에게서 진심어린 인간성을 보게 된 존 코너>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실체.

오랜 잠에서 깨어나 바라본 세상은 어둡고 참혹한 모습.

인간을 사냥하려는 기계들과,

그에 대항해 맞서는 약자 인간들의 모습.

그러한 현실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실마리를 잡은 마커스.

그리고 커다란 절규. 그는 바로 심장이 뛰고 있는 기계였던 것.

자신을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마커스 앞에서 갈등하는 존 코너.

이미 인간을 사냥하기 위해 T-800을 제조하려는

스카이넷의 음모 앞에서 마커스 또한 또 하나의

침투병기가 아닐까 하고 고뇌하는 존 앞에,

오직 목소리로만 남아있는 어머니 새라 코너의 조언만이

유일한 힘이 되어줄 뿐이다.

그것은 바로 마음이 원하는 대로 행하라는 것.

그런 와중에 작업걸기에 종지부를 지을 심산으로

마커스를 구출해주는 블레어.

열심히 도망쳐서 결국 마커스는 빠져나가는데 성공하지만,

수중에서 활동하는 터미네이터 하이드로봇의 위협에 빠진

존 코너를 구하면서 다시금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마커스.

존 코너는 그러한 마커스의 진심을 이해하고 스카이넷에

잠입하여 카일 리스의 생사를 알려달라고 한다.

한편 기계를 제압할 수 있는 시그널을

대규모적으로 이용하여 기계들을 잠재우고

스카이넷 중앙기지를 파괴하려는

엄청난 작전을 계획한 저항군 지휘본부.

하지만 존 코너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충성스러운 부하가 될 운명을 타고 난 카일 리스를 살리기 위해

이 무모한 작전을 중지해달라고 설파한다.

그리고 홀로 카일 리스를 구출하기 위헤

스카이넷으로 달려가는 존 코너.

같은 로봇이기에 별다른 수속없이 무사통과로

스카이넷 핵심장소로 들어간 마커스.

그는 컴퓨터와의 접속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인류의 과거를 알게 되고 커다란 충격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뒤이어 이어지는 대 반전의 충격적인 전개.

<어따~ 그녀석 무섭게도 생겼네>


스카이넷에 의해 말끔히 수리된 마커스는

스카이넷이 형상화한 스크린의 얼굴에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묻는다.

하지만 스카이넷의 답변은 의외의 것.

존 코너와 카일 리스를 죽이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터미네이터들의 노력도 헛수고였던 지라,

가장 완벽하고 가장 이상적인 침투병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 스카이넷의 수고로 만들어진 결과물이 바로 마커스였던 것.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결국 마커스 스스로를 가장 인간다운 로봇으로 만듦으로써

자신은 물론 존 코너도 헷갈리게 해서

스카이넷 심장부로 유인하게 만들었던 것.

결국 스카이넷은 임무를 성공한 마커스를 치하하지만,

자신이 이용당했음을 깨달은 마커스는

최후의 순간이라도 인간으로 남기를 바라는

그 간절한 심정이 폭발하여 스스로 컨트롤칩을 부서버리고

존 코너를 돕기 위해 달려간다.

기지 내에 잡혀있던 사람들을 구출하는데 성공한

존 코너는 마침내 카일 리스와 상봉하지만,

상봉의 기쁨도 잠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최첨단 전투병기 T-800의 시작기.

너무나도 친숙한 그 얼굴!

헬쓰보이 아놀드 형님이셨던 것.

반갑다고 인사도 나눌 세도 없이 무참히 작렬하는

T-800의 강력한 전투 본능.

하지만 마커스의 등장으로 T-800과 격돌!!

존 코너가 어기적거리는 틈에 역시 마커스는

T-800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뻗어버린 마커스을 옆에 두고 다가오는 T-800의 공포에

오돌돌 떠는 존 코너. 최후의 수단으로 전기충격을 통해

마커스를 살려내는 데 성공하지만 그 대가로

존 코너는 가슴 한 가운데에

시원스럽게 구멍이 뚫린다.

이에 격분한 마커스는 순간 능력치 급상승!!

결국 T-800의 대가리를 날려버리고 모든 상황을 종료한 마커스.

<넝마주의 독고다이 인생 T-600의 자태>

애초에 무모한 작전을 감행하려 했던 저항군 지휘본부는,

굳게 믿고 있던 시그널이 실은

스카이넷의 미끼였음을 깨닫는 순간 세상 하직해 주시고,

기지에 갇혀있던 사람들을 무사히 구출한 저항군들은

기지를 폭파시키면서 무사히 탈출하고 만다.

하지만 커다란 상처로 인하여 심장이 멎어가는 존 코너.

이제 실질적으로 저항군의 리더가 된 존 코너.

이렇게 생을 마감하는가? 순간 자신의 심장을

존 코너에게 주라는 마커스의 제안.

존 코너는 군말없이 끄덕거리고,

존 코너 담당전문의사이자 미래의 부사령관이자

존 코너의 아이를 잉태한 케이스 코너(브라이트 달라스 하워드)

그렇게 무허가 불법시술을 감행하게 된다.

두 번째 기회를 정말 인간답게 살다 간 마커스.

존 코너에게도 두 번째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끝을 본 마커스의 희생을 통해,

앞으로 존 코너는 어떠한 모습으로

미래의 전쟁을 이끌어 갈 것인가.

<아직은 주민등록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카일 리스>

#4. 떡밥에 낚인 수많은 네티즌들

일단 스토리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반대로 특별하지도 않다.

한 마디로 그저 그런 수준이라는 이야기다.

애초에 티저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많은 팬들이

예상했던 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스토리가 펼쳐졌다.

참고로 당시 베일에 쌓여있던 터미네이터 4

줄거리에 대해 나름 가장 설득력있었던 추측을 살펴보겠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인 존 코너가

사형대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스카이네트와 터미네이터 군단에 맞서서

인류를 구하기 위해 나선 존 코너는

마지막 기억이 사형대에 올라가는 것으로 멈춰있다.

존 코너와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한

마지막 전투를 벌이기 위해 스카이넷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정체불명의 터미네이터 마커스 라이트도

미래에서 왔는지 과거에서 구출된 것인지

불명확한 것으로 그려진다.

정체불명의 터미네이터 마커스는 범죄자로

2003년 사형됐으며, 그의 시체는 스카이넷과

관련된 프로젝트 엔젤에 기부된다.

그리고 그의 몸은 터미네이터로 만들어지는데

존 코너는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한

전투를 벌이던 도중 패하고 죽음을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를 지도자로 맞아 싸우던 저항군들은

존 코너가 지닌 상징성 때문에 그가 계속

존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터미네이터인

마커스의 피부를 제거해 존 코너의 것을 이식한다.

즉 터미네이터 마커스가 새로운 존 코너가 되는 것이다.

어쩌면 사전 유출되었을 수도 있는

이 기가막힌 스토리에 많은 팬들이 광분하였고,

존 코너의 터미네이터화라는 전대미문의 반전에

엄청난 기대를 했었으리라.

하지만 막상 개봉이 되고 스토리가 공개되자,

우리의 기대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 듯이

그토록 공허하기만 하였다.

일단, 존 코너가 처음 사형대에 오른다는 설정은

사실 마커스 라이트의 내용이었고,

막판에 존 코너가 터미네이터가 된다는 것은

초절정 구라일 뿐이었다.

<터미네이터 T-800이 양산되기 직전의 모습. 보는것만 해도 끔찍하다>

#5. 전편과 4편의 모순으로 가득 찬 연대기를 한 눈에

아마도 기대만큼 반전스럽지 못했던 스토리와

존 코너의 생각보다 미지근한 활약이

팬들로서는 크게 실망스러웠던 듯.

게다가 미래와 과거의 꼬여버린 설정은

영화를 주의깊게 보신 분들이라면 펄쩍 뛸 정도로 뒤죽박죽인 셈.

4편이 공개된 이후 아직도 뜨거운 논란의 소지로

안주감이 되고 있는 그 뒤죽박죽 섞어찌개식 연관도를 살펴보겠다.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연도별 사건과 개연성을 도식화하였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영화 1~3편의 스토리로 추정하면

1984년과 1994, 그리고 2003년에 각각

터미네이터들이 보내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1984년에 최초로 T-800이라는 무시무시한 터미네이터가

등장하여 새라 코너를 암살하려 들고,

이에 보호자로 보내진 카일 리스는

새라 코너를 이해시키기 위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여기서 그의 말에 따르면 2029년에

지긋지긋한 전쟁의 끝을 보기 위해 존 코너가 마침내

스카이넷을 파괴하기 직전에 이르고,

스카이넷은 최후의 수단으로 T-800을 보냈다고 한다.

결국 새라 코너만 안 죽는다면 미래에 2029년에는

결국 인간이 승리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새라코너가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1994년에 또 다른 터미네이터가 보내진다.

더욱 강력해진 T-1000.

여기서 설정상의 오류가 발생하는데,

T-1000은 분명 2029년 이후의 어느 시점에서 보내졌을텐데,

과거의 흐름대로라면 2029년에 스카이넷은 작살났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만약 어떠한 사건이 추가적으로 발생되어

미래의 흐름에 약간의 변화가 왔었다고 하자.

그 대표적 예가 카일 리스가 주장한

1999년의 심판의 날이 2003년으로 연기된 설정.

이것도 말이 안되는 것이, 카일 리스는 분명

미래의 사람인 만큼 심판의 날이 언제인지는 알고있어야 한다.

그게 원래 1999년이었다 하여도 카일 리스는

2003년으로 기억해야 한다.

왜냐하면 카일 리스가 사는 미래의 시점에서는

과거의 실제 사건만이 기억될 뿐이므로.

더욱이 카일 리스는 새라 코너에게 존 코너가

미래에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고 확신하였다.

그런데 3편에서 온 아놀드 형님은 존 코너가 죽는다고 하였다.

그것도 자기 손에.

그렇다면 T-X를 보낸 시점을 T-1000보다 더 개량된 가정하에

더 먼 미래라고 하였을 때, 존 코너의 나이는

아무리 적어도 50세를 훌떡 넘기게 된다.

늙어빠진 존 코너가 미래를 승리로 이끈다고 하였는데,

아놀드 형님에게 죽는다니.

모순이 심각하다.

<나름 인간흉내 낸답시고 마스크를 뒤집어 쓴 T-600. 인간포로를 감시 중>

모순은 계속된다.

4편에서 스카이넷은 카일 리스를 알고 있다.

아예 암살순위 1순위로 지정해 놓은 상태.

그것은 카일 리스가 과거에 새라 코너를

보호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그게 말이 되나?

카일 리스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기록도

남아있지 않아있을 텐데.

게다가 그 때는 스카이넷도 개발되기 전이다.

따라서 스카이넷은 당연히 카일 리스를 몰라야 한다.

물론 스카이넷도 핑계는 있다. 4편에서 이런 멘트가 나온다.

지금까지 수많은 터미네이터들을 보내봤지만

암살에 실패하였다라는 스카이넷의 대사가 있다.

이 말을 직설적으로 해석하자면 마커스 이전에

구형 T-600으로 기를 쓰고 존 코너를 꼬셔봤지만

실패하였다는 말이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자면 과거로 여러 터미네이터를 보내봤지만

암살에 실패했다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카일 리스를 알고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그렇담 위에서 본 것처럼 T-800보다 더 최신 기종을

T-800 양산 이전에 보낼 수 없다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스카이넷은 왜 카일 리스를 살생부 1순위로 둔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다른 설정을 통해

관객들을 납득시킬 감독의 의무가 있겠다.

<양아치들도 함부로 못 탄다는 쑝카형 터미네이터>

#6. 이젠 아예 대놓고 속임수를?

그리고 4편 막판에서 깜짝 출현해주시는 아놀드 형님.

3편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존 코너의 어릴적 추억 때문에 접근하기가 쉬웠고,

그래서 암살할 수 있었다는 터미네이터의 회고록 시퀀스가 있다.

그렇다면 아놀드의 얼굴을 본 존 코너는 기뻐 날뛰거나,

혹은 무언가 혼란에 사로잡혀야 했을 설정이다.

하지만, 4편에서 아놀드를 보자마자 존 코너는

별 생각없다는 듯이 치고받고 싸운다.

이거 너무 싱겁지 않은가? 게다가 T-800은 왜 죄다

아놀드의 얼굴이란 말인가.

분명 1편에서 미래를 회상할 때 여러 인간 모습을 한

터미네이터들이 등장하는데, 굳이 초기형부터

아놀드의 마스크를 덮어씌운 것은 왜일까.

스카이넷이 선호하는 얼굴형인가?

또 한가지 설정 상의 오류를 말하자면, 존 코너의 나이이다.

2편에서 존의 나이는 10살로 나오는데,

3편에서는 13살 때 처음 터미네이터를 봤다는 존 코너의 회고가 나온다.

얼래? 어디서 왕구라를심판의 날 지났다고

술만 퍼마시며 띵까띵까 놀더니 이제 기억마저 희미해진 게냐.

아무튼 3편부터 살짝 맛이 간 스토리라인이 4편에서

왕창 뒤죽박죽 되었음은 피할 수 없는 과오.

이 때문에 더더욱 팬들은 실망을 하나보다.

<멀리서 보면 섹시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전형적인 줌마스타일인 문 블러드굿>

#7. 앞으로도 2편이나 남은 새로운 시리즈

어쨌든 이런저런 문제점은 이제 그만 두고,

앞으로 이어질 5, 6편에 대해 전망을 해 보자.

맥지 감독이 3부작을 반드시 완성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한 이상,

5편은 보다 세련되고 충격적이고 빈틈없는 스토리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때문에 2018년과 2029년 사이의 공백을 채울 내용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케이스 코너의 임신이 암시하는 바에 따라

존 코너의 자녀가 메인 캐릭터로 등장하지 않을까도 싶다.

그리고 막판에 나름 인간미 날려주신 마커스 라이트.

그냥 죽기에는 안타깝지 않은가.

분명 5편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져다 줄 어떠한 장치로 보인다.

카일 리스의 성장과, 그를 과거로 보내야하는

존 코너의 갈등, 그리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스러운 고뇌는 율도국을 능가하는 이상향을 통해

승화될 것만 같은 이 느낌. 어쨌든 이번에는

소문만 무성하지 말고 제발 기대만큼

제대로 된 작품으로 나왔으면 한다.

#8. 알고 보면 재미있는 사실들

마지막으로 이번 4편의 몇몇

감칠맛 나는 재미를 찾아본다면,

먼저 새라 코너의 목소리 되시겠다.

이미 쭈그렁탱이 할머니가 된 린다 헤밀턴이니 만큼,

전격 출연이 불가능하여 결국 목소리 더빙으로 출연을 해주셨다.

아놀드 주지사님도 마찬가지여서,

그 늙으죽죽한 얼굴을 가리기 위해 결국

남의 탱탱한 몸매에 CG처리로 대타처리해주시는 쎈쓰.

5편 이후에도 등장을 해주셔야 할텐데

CG만 등장해도 출연료를 받을지 궁금하다.

<존재감 제로에 가까운 케이스 코너. 근데 어째 3편보다 젊어졌다???>

T-600 T-800의 진화과정도 재미있다.

T-800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은

약간 소름끼치기도 한다.

처음에 여러 터미네이터들의 컨셉 이미지가 공개되었을 적에

T-800 T-600을 비교하여 올린 이미지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잘못 이해했던 경우가 있었다.

필자가 본 대부분의 블로그나 사이트에서는

T-800 T-600을 서로 잘못 표기했던 것.

T-800은 덩치가 크지만 그대신 운동성도 떨어지고

눈에 쉽게 발각되기 때문에 효과가 없었던 바,

겉에 인간의 피부를 덮어씌울 용으로 인간 사이즈로 줄이고

운동성도 개선한 T-600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덩치가 더 큰 T-600이 더 개량된 모델인 줄 알고

T-800으로 착각했던 듯.

<오른쪽의 은색 몸체가 최신형 T-800이다.

그 옆의 마커스타입이 따로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9. 후덜덜한 배우들과액션으로중무장한 미래저항군 멤버들

배우들의 연기는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크리스찬 베일은 이미 다크 나이트를 통해

지상 최고의 매력남으로 자리매김하였고,

이번 작품에서도 거친 인상과 인간미적인 느낌

모두를 느끼게 하는 저항군의 리더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마커스 역의 샘 워싱톤도 흠잡을 데 없는

발군의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주연 같은 조연으로 빛나고 있으며,

오히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 아니냐는 감탄사까지 받을 정도이다.

그 외에도 많은 조연들이 활약하지만,

블레어 중위 역의 한국계 배우 문 블러드굿의 활약이

살짝 짧았던 점에 아쉬움이 있다.

카일 리스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안톤 옐친이

크게 활약할 요소는 없었지만,

그래도 기계에 맞서 용감히 저항하는 모습은

나름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하지만 3편에 비해 한없이 설 자리가 좁아진 케이스 코너는,

배우도 바뀐 탓인지 화면에서 몇 번 보이지도 않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배우들의 명 연기와 더불어

웅장한 스케일의 액션도 나름 괜찮은 수준.

거대한 터미네이터 하베스터와 대결은

살짝 트랜스포머를 패러디한 듯 하지만

그래도 흠잡을 데 없었고,

모터사이클형 터미네이터와의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액션씬은 2편의 오마쥬인 듯 강렬하였다.

다만, T-600이 개떼로 등장하지 않아서

오히려 백병전의 묘미는 그려지지 않았던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5편에서 양산화되는 T-800의 개떼들과의 전투가 기대된다.

참고로 T-600은 나름 실탄을 마구 갈려서 부술 수 있었다지만,

T-800은 실탄은 우습게 날려버리기 때문에

본격 레이저전쟁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1편에서 이미 미래의 모습은 레이저쇼의 도가니탕이었다.

<나 이대로 출연 끝나는겨? 시방 고렇게 쉽게 죽진 못허지~!! 알뷔백!!!>

단순한 액션 영화로만 놓고 보면 수작인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하지만 전작과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기대보다 못한 터미네이터 4.

하지만 아직 시작일 뿐이라고 말 하는

맥지 감독의 말이니만큼, 앞으로 개봉될 5, 6편을 잔뜩 기대해보자.

posted by 미까 2009. 5. 29. 10:40

엑스맨 탄생 : 울버린 (X-Men Origins : Wolverine)

<엑스맨의 초막강 캐릭터 울버린을 다룬 다큐멘터리 필름?>

#1. 울버린, 그는 원초적으로 고뇌로 가득한 인물이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 카프카의 변신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을 보면

주인공 고르고가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면서

자신의 몸에 변화가 생겼음을 깨닫게 된다.

하루 사이에 바퀴벌레가 되어 버린 고르고.

그리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게 되는 고통스러운 삶의 이면.

주인공에게 닥친 일련의 신체적 변화가 가져오는

비극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늘 새롭고 신선할 것만 같은 변화가

과연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기도 한다.

미국에서 연재된 마블의 대표적인 만화 엑스맨의 주인공들도

바로 이러한 고르고의 모순을 간직한 인물들이다.

갑작스레 진행된 인류의 유전자 변이.

그로 인해 탄생한 돌연변이 생명체들.

모두가 보통 인간을 뛰어 넘는 특수한 능력을 지녔지만,

사회로부터 차별당하고 소외 당해야 하는 아픔을 지닌 존재들.

결코 화려하지만 않은 돌연변이 초능력자들의 얘기를 다룬 엑스맨은

우리가 결코 가볍게 보고 넘어가야 할 작품은 아니다.

<형보다 나은 동생 없다지만, 이 두 형제는 동생이 더 낫다>

수 많은 엑스맨의 등장 인물들 중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이중적인 가치를 지니는 인물이 바로 울버린 되겠다.

원작에서는 촌티나는 코스튬과 물불안가리는 성질 머리로

나름 까다로운 캐릭터신세였으나,

울버린이 자신의 과거와 정체성에 대해 고뇌하는

인간적인 갈등에 나름 삘을 받았던지,

영화에서는 덜커덕 주인공 자리를 꿰차게 되었다.

그러면서 더욱 강화된 인간적 갈등의 면모와 외모.

특히나 휴 잭맨의 섹시한 매력까지 200% 싱크로된 완벽한 캐릭터 울버린.

그의 영화속 숨은 이야기가 모두 파헤쳐진 작품

<엑스맨탄생 : 울버린>을 살펴보겠다.

#2. 울버린에 대한 고찰

일단 원작의 울버린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고찰을 해보겠다.

원작을 접하기 어려운 한국 팬이라면 영화의 울버린만 보고

원작과 동일하다고 오해할 여지가 상당히 크다.

하지만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축소하고,

게다가 원작의 여러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인 존재를

영화에서는 오직 하나의 메인 캐릭터로 가져오다 보니

설정 상의 변화가 꽤 존재한다.

<역시 목욕은 반신욕이 최고여!!>

울버린은 원작에서 처음부터 등장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최초 등장은 엑스맨이 아닌 전혀 엉뚱한 작품이었으니,

그것이 바로 인크레더블 헐크였다.

헐크 만화판 181회에서 악당으로 등장하였는데,

정말 쌩뚱맞지 않은가?

늑대같이 난폭한 돌연변이 악당 울버린에 맞서 싸우는 녹색 아저씨 헐크.

(참고로 헐크는 회색이 원래 색깔이나 인쇄상의 어려움으로 녹색이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나름 매력을 느꼈던지 원작자인 스탠 리 할아버지가

덜커덕 엑스맨에 등장을 시켜버렸다.

그래서 졸지에 대머리 자비에 교수님의

똘마니들로 구성된 엑스맨의 멤버가 된 것.

우습게도 악당으로 등장했다가 선한 편으로 재등장하게 된 것은

그만큼 울버린의 잠재된 캐릭터적 가치가 컸다는 것일지도.

이후 매그니토를 중심으로 한 브라더후드에 대항하는

선한 세력 엑스맨의 일원으로 대활약하는 울버린은,

때로는 가차없이 난폭한 늑대본성의 사나이로,

때로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뇌하는

인간으로 그려지며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3. 영화 엑스맨 시리즈 되새김질

어쨌든 원작에서도 꽤나 껌 좀 씹어주었다는 울버린이

영화에서는 대체 어떻게 업그레이드된 것일까?

일단 이미 개봉된 엑스맨 1, 2, 3편을 대충 훑어보자.

여기서는 주인공 울버린의 관점으로 핵심만 짚고 넘어가겠다.

<영원한 라이벌 세이버투스와 울버린의 오리지널 일러스트. 둘 다 괴물이다>

1편에서 세상은 갑작스레 늘어나는 돌연변이들에 의해

시끄러운 상황이 되었고, 인간을 증오하는 매그니토에 의해

돌연변이들만의 세상을 만들려는 집단이 결성된다.

이에 대항하고자 형성된 또 다른 돌연변이 집단 엑스맨은

매그니토가 울버린에게 접근하자 울버린을 구출하고

액스멘의 일원으로 참여시키려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깡다구 있는 울버린은 계속 안티하게 행동하지만,

나름 매력적인 여성 돌연변이 학자 진의 매력에 푹 빠져

자기도 모르게 엑스맨의 한 축이 되어버린다.

엑스맨 일당은 매그니토가 왜 울버린에 집착하는가에 대해 다같이 고민하지만,

정작 매그니토는 울버린이 아닌 로그에 관심이 있었던 것.

결국 뒤통수 제대로 얻어맞은 울버린은 개분노하고

마침내 매그니토의 음모를 괴멸시키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울버린의 과거는 무엇?

2편에서는 울버린의 과거를 추적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돌연변이라면 닥치는 대로 잡아 없애려고 하는 스트라이커 대령이 등장하면서,

엑스맨과 브라더후드는 공통된 위험에 빠지게 되고,

이를 타계하고자 일시적인 연합 전선을 구축하게 된다.

하지만 울버린 앞에 등장한 스트라이커 대령은

울버린의 과거를 알고 있는 듯이 말하고,

울버린은 이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라이커의 돌연변이 말살 정책이 밝혀지고,

이에 맞서는 용감한 깡다구 사나이 울버린.

결국 자신이 스트라이커 대령의 모종의 비밀 실험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울버린은 자신의 과거를 증오하면서

닥치는대로 박살내버린다.

그리고 마침내 쓰라린 과거에 종지부를 찍으려던 찰나,

엑스맨들을 구하고 숭고하게 희생하는 진을 향해 울부짖는 울버린.

대충 재밌게 흘러가던 시리즈물이 3편에서는

어떻게든 종지부를 찍어야 했기에 극단적인 설정을 가져오고야 말았다.

인류가 드디어 돌연변이 치료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이에 위험을 느낀 브라더후드는 치료약을 없애고

인류를 작살내기 위해 최후의 대결을 벌이게 된다.

밥줄 끊기기 두려운 엑스맨들이기에 역시 브라더후드에 대항하여

인류의 공존과 평화를 선택하게 되고, 악의 화신 피닉스로 부활한 진을

사랑의 힘으로 달래며 최후의 결전에 종지부를 찍게 되는

울버린의 대 활약. 그리고 어이없게도 치료약을 맞아버린 매그니토는

그 이후 파고다공원에서 체스나 두는 신세로 전락하고,

세상은 다시 인간과 인간을 지키는 선한 돌연변이들의 세계가 되고 만다.

하지만 사랑했던 여인 진을 잃은 슬픔에 울버린은 다시 여행을 훌쩍 떠난다.

(막판에 매그니토의 능력이 부활했음직한 암시를 던져 4부를 예고하기도 한다.)

<밤송이를 까라면 까란 말이다!! 군대가서 개념없다고 줘터지는 두 형제>

, 이렇게 전개된 3부작이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원작과 많이 틀어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2편에서 매우 흥미롭게 다뤄진 울버린의 과거에 대해

많은 팬들의 기대가 한층 커진 것은 사실이다.

실제 원작에서도 울버린이 스트라이커 대령의

실험체였다는 과거가 있었던 만큼,

울버린의 과거에 대한 추가적인 내용이

더 다뤄지기를 필자 역시 간절히 바랬었다.

그러한 기대가 너무나도 컸던 것일까?

마침내 스핀오프격인 이번 작품이 만들어졌으니,

필자를 비롯해 또 얼마나 많은 팬들이 광분했겠는가?

#4. 스토리 - 울버린에 대한 뼈아픈 과거의 폭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 작품에 대해 들어가보자.

일단 스토리부터 살짝 살펴보자. 스포일러일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설정이니

읽는 분들은 알아서 조심스레 읽어주시길.

<그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는 아다만티움 최초 탑재인간이 바로 울버린 되시겠다>

때는 바야흐로 1880년대.

나름 막장드라마틱한 분위기의 가정에 불어닥친 괴이한 사건.

그것은 바로 늘 병약하기만 하던 소년 제임스(트로예 시반/훗날의 울버린)

욱하는 성질에 그만 손에서 삐져나오는 가시로

자신의 의붓 아버지를 살해한 것.

자신의 돌연변이 성질을 들킨 제임스는 자신의 형

도그(마이클-제임스 올슨/훗날의 빅터)와 함께 줄행랑을 친다.

형제가 모두 돌연변이의 능력을 갖게 된 그들은

이후 30세에서 성장을 멈춘 듯 영원불사로 삶을 살게 된다.

형제이기에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자고 굳게 맹세한 두 사나이는

이후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면서 전장 속에서 맹활약을 하게 된다.

하지만 돌연변이는 결국 인간으로부터 두려움을 사게 되고

소외당하게 되는 것이 진리. 그러던 와중 돌연변이들로만

구성된 특수부대를 편성하고자 하는 스트라이커(대니 휴스턴)

권유에 두 형제도 힘을 합하게 된다.

하지만 작전을 수행하면서 스트라이커의 분별없는

무차별 작전에 크게 실망한 제임스는,

갈수록 살인의 희열에 빠져드는 형 빅터(리브 슈라이버)의 모습에

반감을 가지고 결국 생이별을 하게 된다.

세월은 흐르고 이름을 제임스에서 로건(휴 잭맨)으로 바꾼 후

어느덧 애인도 만들어 버젓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도끼청년 로건.

하지만 과거 돌연변이 특수부대 멤버들이

하나둘씩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그 마수가 마침내 로건에게까지 뻗쳐지게 된다.

마수의 정체는 다름아닌 빅터.

로건의 애인 카일라(릴 콜린스)는 빅터에 의해 살해당하고

이에 분개하는 로건.

오로지 복수심에 불타 빅터와 한판 대결을 펼치지만

빅터에 패하고 결국 자신의 팔뚝 이쑤시개마저 두동강이 나는 굴욕을 당하게 된다.

이 때 굿 타이밍으로 등장하는 스트라이커 대령.

절규하는 로건에게 빅터를 이길 초강력 파워를 주겠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그를 자신의 비밀실험인 웨폰X 실험실로 초대한다.



<네일케어가 절실히 필요한 세이버투스. 코딱지 팔 때 정말 조심해야...>

실험의 목적은 돌연변이를 대상으로 초강력 합금이라는

아다만티움을 주입하여 가장 강력한 돌연변이를 만들어 내는 것.

로건의 특수 능력인 재생능력이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스트라이커 대령의 시도였고,

절망의 분노 속에서 새롭게 눈을 뜬 로건은

울버린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아다만티움으로 튜닝한

초강력 돌연변이 생물체가 되었다.

하지만 동물적 감각이 뛰어난 개코와 고양이 귀로

이 모든 실험이 실은 빅터와 스트라이커가 짜고치는 고스톱을 벌여

자신을 실험체삼아 더 강력한 돌연변이 웨폰 XI를 만들려는

스트라이커의 음모임을 알게 된다. 이후 전개는 뻔할 뻔자.

닥치는대로 박살내고 도망가는 울버린.

그리고 그 뒤를 쫓는 스트라이커의 충실한 쪼수 에이전트 제로(다니엘 헤니).

하지만 다니엘 헤니도 필사의 추적 끝에 울버린의 저항에

황천길로 비명횡사하시고, 울버린은 이후 복수심 하나만으로

웨폰X 실험을 끝장낼 것을 다짐한다.

빅터와 스트라이커를 박살내기 위해 과거의 동료들을 찾은 울버린.

거기에서 빅터가 스트라이커의 명령으로 돌연변이 청소년들을

어떤 섬으로 납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섬에서 유일하게 탈출한 돌연변이 겜빗(테일러 키취)을 만나

피터지게 싸우며 속사정을 듣고 난 후,

겜빗과 함께 정의를 행사하고자 외딴 섬

(비행기로 이동했는데 알고보니 도시 옆에 붙어 있다)으로 향한다.

<울버린의 가슴 속 깊은 사랑 실버폭스. 너무나 깊어 나중에는 기억도 안 난다는..>



섬에 화려하게 준공된 실험실 탐사를 끝마치고

마침내 웨폰 실험실의 중앙에 서게 된 울버린.

하지만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신의 죽은 애인 카일라였던 것.

알고보니 카일라도 실버폭스라 불리우는 돌연변이였고,

자신의 동생이 납치당해 어쩔 수 없이

스트라이커의 명령대로 울버린에게 접근하고 쇼를 했던 것이다.

여러 번 뒤통수 맞은 울버린은 결국 속았다는 굴욕을

참지 못하고 닥치는대로 때려부수는데,

이게 웬일? 웨폰 XI라고 불리우는 스트라이커의 초 기대작,

모든 돌연변이들의 능력을 액기스만 쏙쏙 빼먹은

초초초강력 다재능 복합 돌연변이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 스콧 애드킨스)

울버린을 막아서고야 말았다.

이 정도 싸움 되면 일단 반경 2km 이내는 쑥밭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뭐든 초전박살내는 두 돌연변이.

여기에 어이없게 빅터가 끼어들면서 눈물겹지도 않은

나름의 형제애를 과시하며 데드풀과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어쨌든 둘의 협공으로 데드풀은 최후의 필살기,

향후 사이클롭스의 주특기가 될 눈망울 레이저 광선을 쏴대다가

대가리가 샥독 잘리면서 세상을 하직하고,

형제는 다시 끝없는 갈등을 예고하며 먼지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에이전트 제로 역의 다니엘 헤니. 초반 반짝하는 감초역>

이제 아이들도 다 구했겠다, 데드풀도 죽였겠다,

실험실도 다 박살냈겠다 싶어 집으로 돌아가려는 울버린 앞에

이미 죽음이 임박한 실버폭스가 진정으로 사랑했음을 고백한다.

또 울부짖는 울버린. 너무 잘 울부짖어서 울버린인가 보다.

아무튼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스트라이커는

아다만티움으로 특수제조한 총알을 울버린의 대가리에 명중시키고,

그 충격으로 울버린은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게 된다.

스트라이커는 실버폭스의 최후의 노력으로

국토대장정에 오르게 되고,

결국 기억을 잃은 울버린 앞에서 그렇게 기구했던 팔자를 마감하게 된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울버린은 도대체 뭐가 뭔지 영문도 모른 채

자꾸만 도망가자는 겜빗의 권유로 일단 섬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무사히 구출된 돌연변이 청소년들은 느끼한 웃음을 날리며

기다리고 있던 대머리 자비에르 교수의 마중을 받으며

그렇게 엑스맨 영재교육학교로 단체 반강제적 입학을 하게 된다.

<그노무 주둥아리 때문에 인생 망치는안습의 데드풀>

#5. 전작 시리즈와이번 작품의모호한 연결 고리

스토리만 놓고 보면 전작의 3부작 시리즈와 적절히 연결이 되는 느낌이다.

감독이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조금씩 바뀌기는 하였지만,

영화 본연의 느낌은 그대로 지속되는 느낌이라서 그런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로 기획된 듯한 간결한 느낌이다.

사실 감독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이미 전작에서 충분히

울버린의 과거에 대한 청사진을 전면에 잘 깔아놓았었기 때문에

짜집기만 잘하면 되는 멍석 깔아주기 시츄에이션이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울버린 외의 인물들,

즉 울버린의 잃어버린 과거에 한 부분을 차지하는

다른 캐릭터들과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였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필자의 입장에서 다소 논란의 요소가 있다고 본다.

이번 작품과 전작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세이버투스, 사이클롭스, 그리고 막판에 얼굴만 합성해서 비춰주는

막장 쎈쓰의 자비에르 교수 되겠다.

이중 세이버투스는 엑스맨 3부작 중 1편에서 등장하여

정말 원작의 세이버투스다운 면모를 보여주면서

나름의 조연 역할을 잘 했다가,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격으로 격상되는 영광을 맛본 행운의 캐릭터.

하지만 연결고리는 사뭇 이해가 쉽지 않다.

이번 작품에서 세이버투스와 울버린의 설정은

바로 피를 나눈 형제지간이라는 것.

둘이 같은 돌연변이 능력을 타고 났고,

10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하다보니 그 형제애만큼이나

서로에 대한 증오도 깊다는 설정인데,

정작 3부작의 1편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세이버투스는 더 띨뻥해진 짐승으로 나오고,

울버린이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해도 세이버투스는

울버린이 자기 동생이라는 것을 기억할텐데도

그런 묘사가 전혀 안 나온다.

그런데 스핀오프에서는 둘이 지겹도록 의지하며 살아오고

배신도 하고 복수심에 불타 치고받고 싸우는 것으로 묘사되고,

더욱이 세이버투스가 너무나도 인간적이지 않은가!!

<완전 시골 촌동네 타짜로 전락한 겜빗. 대리운전까지 하며 먹고사는 팔자..>

실제 원작을 살펴보면 세이버투스는 울버린과 형제 관계가 아니다.

둘은 치열한 라이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앙숙의 관계는 거부할 수 없는

형재라는 운명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서로 치고받고 싸우다가 알게 된 너무나도 서로가 비슷한 느낌,

즉 비슷한 능력에 비슷한 본능을 지니고 있다는 데서

라이벌의식이 싹튼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원작에서도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있다.

세이버투스가 한 때 울버린의 친 형으로 오해를 받은 적도 있으나,

이에 대한 정확한 답은 나와있지 않은 상태이다.

다만 알려진 사실은 세이버투스가 어떤 미스터리한 부족의 일원이고,

노화방지의 능력이 있으며, 울버린처럼 자연치유의 능력과

동물적인 오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작에서는 훗날 세이버투스도 아다만티움을 소유하게 된다!!)

결국 영화에서의 형제라는 설정은 이미 원작에서 살짝

삼천포로 빠져버린 시츄에이션.

아무튼 이렇게나 울버린에게 중요한 존재인 세이버투스가

1편에서는 우둔한 짐승으로 등장하였다가

2편부터 영영 스크린에서 사라진 것을 보면,

작품들간의 개연성에 약간의 괴리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원작에서 세이버투스는 울버린과 오랜 기간 끊임없이

충돌하면서도 협력하는 묘한 관계로 등장하여 나름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는데,

영화에서는 2편부터 잠적을 감춘 것은 참으로 크나큰 슬픔이 아닐 수 없다.

<겜빗 "아저씨 일단 앉아서 얘기합시다">

여기에 사이클롭스의 등장은 더욱 큰 괴리를 가져온다.

분명 1편에서 사이클롭스와 울버린은 처음으로 대면하게 되고,

진을 사이에 둔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서로 으르렁거리게 된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우습게도 어린 청년의 사이클롭스가 등장한다는 것.

비록 눈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울버린을 보지는 못했을 테지만

같이 탈출한 동료 중 누군가가 얘기해주지는 않았을까?

사이클롭스의 얼굴을 본 울버린이야 막판에 기억을 잃어버려서

나중에 사이클롭스를 못 알아본다고는 해도

어쨌든 서로 으르렁대기만 하는 설정하고는 괴리가 크다.

이는 원작과도 사뭇 달라서, 원작에서 행동대장인 사이클롭스가

비록 삼각관계라 하더라도 울버린과 대화는 통하는 수준이므로,

영화에서는 울버린을 너무 격한 캐릭터로 그린 느낌이 적지 않다.

울버린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안겨 준 실버폭스의 존재도,

정작 3부작에서는 기억을 되찾아가는 울버린에게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정작 기억을 찾았어도 오로지 진만 생각하는 울버린이라니.

실버폭스와의 사랑은 결국 하룻밤의 불장난이었단 말인가?

실버폭스는 자기 한 목숨 다 바치며 울버린을 살려줬는데.

역시 남자들은 다 늑대?? 하긴 울버린은 여러모로 늑대 컨셉이다.

실제로 원작에서도 실버폭스가 연인으로 나오지만,

영화 3부작에서는 전혀 설명이 안되어있다는 것이 아쉬웠다고나 할까.

(원작에서도 울버린은 여러 여자를 사모하는 바람둥이로 나온다?)

<정말 빠른건지 아니면 공간이동인지 묘한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 레이쓰(오른쪽)>

스트라이커 대령은 3부작의 2편에서는 짜리몽땅 아저씨로 나오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훤칠한 아저씨로 나오는 것은

배우의 변화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치자.

그것만 빼고는 스트라이커의 연결고리는 꽤 훌륭하다.

스트라이커 대령이 어떻게 해서 웨폰 X 실험을 진행하였는지

자세한 셜멍이 돋보였고, 이미 2편에서 이러한 실험의 원인이

자신의 돌연변이 아들 때문이었음이 드러났기에

두 작품을 모두 잘 이해한다면 큰 괴리는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6. 울버린에 대한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

, 지금까지는 전작의 3부작과 이번 작품간의 연결고리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주인공 울버린에 대해서 과거가 밝혀진 이상

원작의 설정과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일단, 이미 세이버투스와 울버린의 관계가 다르다는 것은 얘기를 하였다.

좀 더 추가적인 설명을 위해 아래 내용을 참고하겠다.

울버린(족제비)/ 웨폰X Weapon X (무기 X)

본명: 제임스 하울렛 James Howlett, (가명 로건 Logan)

능력: 보통의 인간보다 월등한 시각과 후각, 청각을 지녔다.

팔뚝에는 격납식의 뼈 손톱들을 갖고 있다.

주먹들 사이에서 이 손톱들을 나오게 할 수 있다.

(이때, 주먹들 사이의 피부는 찢어지고 피가 나지만,

자연치유력에 의해 빨리 멎는다.)

직업: 모험가, (과거에 CIA 요원, 해결사)

소속: X-Men, Avengers

(과거에 Yashida 가문, Weapon X Program, Alpha Flight,

Team X, Devil's Brigade, X-Treme Sanctions Executive)

출신지: 캐나다

가족: 바이퍼(전 아내)

:블루

모발:흑발

첫 등장: INCREDIBLE HULK #181

로건이라는 인물의 개인사는

그가 과거에 배웠던 정보의 많은 것들이 인공적으로 주입되었거나,

함부로 변경되었던 기억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밝혀내기 어렵다.

아직 그가 많은 부분을 모르고 있긴 하지만,

자신이 100년 전에 태어난 제임스 하울렛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지주의 병든 아들 제임스는 그의 엄마와

일꾼 로건 사이에서의 태어난 아들일지도 모른다.

로건이 쫓겨났을 때, 그는 복수를 하러 돌아와

하울렛을 죽이고 어린 제임스를 공격했다.

제임스는 자신을 보호하려 뮤턴트의 손톱을 사용하여

로건을 죽이고 도그 Dog라는 로건의 아들을 상처 입혔다.

가정교사는 제임스의 탈출을 돕고, 둘은 앨버타 Alberta의 광산마을에 숨었다.

거기에서 그녀가 제임스에게 로건이라고 불렀고,

제임스는 유년시절을 두려워하는 듯 했다.

도그가 제임스를 추적해왔다. 싸우다가 제임스는 뮤턴트의 손톱이 다시 나왔다.

싸움을 말리려던 가정교사는 제임스의 손톱에 실수로 찔려 죽자,

겁에 질린 제임스는 황야로 도망쳤다.

로건으로서, 그는 실버폭스 Silver Fox와 사귀고,

캐나다의 군인이 된다.

그는 데블스 브리게이드라는 그룹에서 전쟁에 참전했고,

나중에 프리랜서 정보원이 되었다.

그의 정부 비밀요원들인 팀X로서 매버린 Maverick,

세이버투쓰 Sabretooth와 일 했다.

또한 제 2차 세계대전 전에 아시아 국가 마드리푸어에서

중요한 활동을 하고, 심지어 일본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는 불사의 닌자 오군 Ogun에게 일본어와 무예를 배웠다.

2차 세계대전동안, 로건은 캐나다 군인으로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포함한 많은 전투에 참전했다.

나중에 로건은 뮤턴트와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웨폰X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여기서 로건의 뼈는 아다만티움 adamantium과 결합되었고,

이것이 아마도 일시적으로 그를 미치게 했거나,

그의 야성적인 분노를 높였다고 보인다.

그는 많은 장비들을 파괴하고 탈출했다.

정신을 잃은 그를 황야를 방랑하며 동물이나 다름없게 행동했다.

캐나다 정부의 공식요원들인 알파 플라이트의 리더인

가디언 Guardian과 빈디케이터 Vindicator가 신혼여행 중에

로건의 습격을 받았다.

빈디케이터에 의해 부상당한 로건을 오두막에 감금한 가디언은

로건의 치유능력을 보고, 그를 쓸모있다고 생각했다.

가디언이 스키를 타고 나간 사이에 의식을 찾은 로건은

빈디케이터를 공격하기위해 손톱을 꺼냈다가,

누군가가 바꿔치기 했음을 알고 두려워했다.

(사실 가디언은 아다만티움 연구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곳에서 로건을 만날 것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부부는 로건을 밤낮으로 간호하며 같이 생활했다.

로건은 가디언의 데파트먼트 H 프로그램의 창립멤버가 되었다.

캐나다 특수요원이 된 로건은 미 정보요원인

캐롤 댄버스 Carol Danvers (지금은 워버드 Warbird)와도 일했다.

캐나다 정부공인 히어로팀인 알파 플라이트의 리더가 된 로건은

웨폰X라는 코드명을 얻었다.

웨폰X로서 그는 헐크와 웬디고 Wendigo와 충돌했었다.

새비어는 나중에 로건에게 X맨의 새로운 버전에 가입할 것을 요청했다.

로건은 빈디케이터에게 반했으나,

그녀가 남편을 떠나 일이 없을 것이므로 X맨에 들어왔다.

울버린이란 이름으로 X맨이 된 로건은 사이클롭스의 여자 친구인

진 그레이를 좋아하게 되었다.

비록 그가 자신의 모험을 하기 위해 이따금 팀을 나가긴 했지만,

오랜 기간동안 X맨에 남아있다.

(중략)

<출처 : http://superhero.x-y.net/superframe.htm>

<라이언 일병 구하기 표절??>

#7. 후덜덜한 원작 캐릭터들의 몰락 - 하지만 그들의 오리진을 기대하라

본 출처의 원작 내용을 살펴보면,

영화의 설정이 나름 큰 뿌리는 건드리지 않은 채

조금씩 영화에 맞게 각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완전 색다른 일부 설정을 제외한다면,

울버린과 웨폰 X의 실험에 대한 관계는 원작과 큰 괴리는 없다.

다만, 웨폰 X 프로젝트가 나온 이상 걸고넘어갈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웨폰 XI로 등장하는 데드풀.

영화 초장부터 나불대는 주둥아리로 빈축을 사는

쌍칼잡이 웨이드가 바로 데드풀인데,

원작하고는 달리 완전 인조인간 깡통로봇 개념을 탑재한

악역으로 나와 상당히 아쉽다.

원작에서는 나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괴로워하다

자진해서 웨폰 X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쌍칼잡이 닌자코스튬의 강력한 돌연변이로 탄생했다가

자신의 과거를 되찾으면서 고뇌한다는,

어찌보면 울버린과 비슷한 사연을 품고 사는 강렬한 캐릭터로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그 나불대는 주둥아리마저 봉인당한

불쌍한 돌연변이로 등장한다니. 웁쓰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재미있는 사실은, 데드풀이라는 캐릭터가 원작에서

너무도 강렬하고 인기도 많았던 탓에 감독이 삘 받아서

데드풀을 주인공으로 한 다른 작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온갖 돌연변이들의 잡스런 능력을 다 부여받고 막판에

사이클롭스의 눈탱이 레이저까지 쏴대다가 대가리가 잘린 데드풀이

어떻게 해서 되살아나는지, 그리고 대체 어떤

캐릭터로 그려질지가 사뭇 궁금하다.

<총질 하나는 예술인 에이전트 제로. 이퀄리브리엄이 연상된다>

기왕에 데드풀을 주인공으로 한 또다른 작품이

나온다고 하였으니 하는 말인데,

감독이 제대로 삘 받긴 받은 모양이다.

이미 매그니토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도 제작한다는 발표가 나왔으니

엑스맨 캐릭터별 종합 세트가 만들어져가는 듯한 느낌이다.

이미 1편 오프닝에서 매그니토가 어렸을 적

나치 수용소에 끌려가 자신의 능력을 각성하게 되는 장면이 나온 이상,

매그니토의 2차 대전 시절 활약상과 인간에 대한 증오로

악당이 되어가는 과정은 그만큼 매력적인 스토리일 수 밖에.

이런 판국이라면 나중에는 또 어떤 캐릭터의

스핀오프가 만들어질 지 궁금해진다.

어쩌다보니 얘기가 자꾸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데,

다시 캐릭터의 얘기로 가 보자.

이번 작품에서도 색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겜빗, 에이전트 제로 등이 나름 비중있는 신규 캐릭터일 것이다.

에이전트 제로는 우리의 자랑스런 대한남아(?)

다니엘 헤니가 연기하여 기대가 컸는데,

초반부터 울버린과의 갈등 구도는 좋았으나

중간에 헬리콥터에 끼어 썩소를 날리며

비명횡사해버려서 나름 웁쓰였다는.

사실 에이전트 제로도 원작에서 인기는 없었지만,

여러가지 능력을 보유한 제대로 된 돌연변이로 등장한다.

영화처럼 총질만 해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운동에너지를 흡수하여 이용하거나 광선을 쏴대는 등의 능력도 있다.

게다가 원작에서는 캐나다인이다!!

나름 닌자스러운 코스튬이 자랑이지만 영화에서는

어엿하게 헤니의 조각 같은 쌩얼을 오픈하고 있다.

겜빗의 경우 원작에서 타짜의 아귀만큼이나 감칠맛 나는

도박쟁이 히어로로 활약하였는데,

이번 영화에서 나름 큰 역할로 나올거라 기대했던 필자에게는

겜빗만큼 굴욕적인 캐릭터도 없었을 듯.

울버린에게 얻어터지고서 마지못해 비행기로

대리운전해주는 설정은 그야말로 안습 캐릭터의 전형적인 모습.

게다가 대리운전만 해주고 사라졌다가 막판에

끝장 다 보니까 등장하여 울버린을 데리고

다시 본업에 충실해 주시는 쎈쓰는 이름값 제대로 못한

대표적 캐릭터의 비운이라 할 수 있겠다.

원작에서는 울버린과 세이버투스와 모두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인물로 나오는데, 여기서는 고작 대리운전이라니.

마침 비행기 대리운전 시퀀스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웨폰 X 프로젝트의 비밀 실험실이 외딴 섬이라는

힌트 하나로 어렵사리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바다 한가운데에 울버린을 떨궈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 시퀀스만 보면 정말 외딴 비밀 섬인가보다 하는 이해가 드는데,

막상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이건 뭥미?

외딴 섬은커녕 잘 발달된 도시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밤섬과도 같은 섬이 아니었는가!

게다가 육지와 다리로 연결까지 되어 있다니!

그냥 버스나 택시타고 가도 될 곳을 힘들게 밤에 몰래

비행기타고 가서 중간에 헤엄까지 쳐가며 무단침입해야 한다는 설정은

그야말로 황당 시츄에이션.

참고로, 엑스맨 오리진 시리즈의 남발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엑스맨탄생 : 겜빗>도 감독의 머리 속에서 구상 중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데드풀, 겜빗, 매그니토에 이어 또 어떤 인물들의 외전이

탄생할 지 참으로 궁금하기가 그지없다..



<청년 시절의 사이클롭스. 눈가리고 있어서 아무것도 못봤다는 설정>

#8. 감독은 철학적으로, 제작사는 오락적으로

어쨌든 몇 가지 원작과의 괴리를 빼면 나름

훌륭한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엑스맨탄생 : 울버린>.

휴 잭맨은 여전히 강렬한 카리스마를 표출하고 있고,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진 몸매는 많은

여성팬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얘기가 있다.

헐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다니엘 헤니도

훌륭한 연기력을 통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고 있고,

앞으로 계속될 엑스맨의 전설에 시발점이 될

이번 작품의 연출력도 꽤 수준높은 평을 내리고 싶다.

전작 3부작의 1편과 2편을 맡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놀라운 연출력과,

3편을 맡은 브랫 레트너,

그리고 울버린을 맡은 게빈 후드

3명의 감독 사이에 커다란 괴리 없이

그나마 자연스럽게 통일된 분위기를 이끌어

간 것은 크게 평가할 일이다.

다만, 브라이언 싱어 감독 스스로 말했듯이

자신은 처음에 로그를 주인공으로 하여

가장 소외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진정한 가치철학적 문제를 꺼내고 싶었으나

흥행성의 문제로 결국 울버린이 주인공이 되었다는

가슴아픈 사연이 있었다고 하니,

2편까지 나름 철학적 주제를 건드렸던 느낌은

3편에서 막장을 보여주고,

이번 울버린에서는 아예 순수 액션활극으로

도배질을 해버린 것에 대해서는

무게감있는 주제의식을 좋아라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라면에 김치가 빠진듯한 약간의 아쉬움으로 다가올 뿐이다.

이번 영화의 개봉과 맞물려 게임도 제작되었으니

엑스맨 매니아라면 거부할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참고로, 게임의 경우 영화의 스토리는

물론 그 이후의 추가적인 스토리가 공개된다고 하니

게임과 원작과의 비교도 커다란 재미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