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미까 2009. 6. 19. 17:08

아스테릭스 : 미션 올림픽게임 (Asterix at the Olympic Games)

<절대 역사물이 아닌 코믹물임을 인지하고 보자>

#1. 프랑스판 고대 수퍼 히어로의 등장

항상 헐리우드에서는 초특급 블록 버스터를 만들어 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서 스펙터클하고 다이나믹하면서도 득톡하고

웅장한 작품들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블록 버스터들이 만화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가져오게 되는데, 마블 코믹스나

워너브러더스 같은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작품을 만드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슈퍼 히어로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상상을 초월하는 그들만의 능력과 액션은

그야말로 헐리우드의 입맛에 딱 맞는 그런 것이었으리라.

그러다 보니 우리는 어느덧 슈퍼히어로 하면

죄다 미국의 히어로를 떠올리게 되었다.

하지만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원작 만화를 실사화한 것은

헐리우드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일본에서도 워낙 만화가 풍부하다보니

만화를 베이스로 한 영화가 많은데,

희한하게도 일본에서 실사화한 것은 죄다

처참한 흥행 실패를 거두게 되었다.

일단 일본은 실사 작품이 흥행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

나름 흥행에 성공한 작품을 만든 나라가 있었으니,

그 나라는 바로 프랑스 되시겠다.

프랑스에도 슈퍼히어로가 있다고?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마사지 하는 소리냐 하시겠지만,

프랑스 국적의 히어로라기 보다는 프랑스 작가가 만든

고대의 슈퍼히어로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때는 바야흐로 기원전 로마 시대.

로마의 케사르가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할 무렵

지금의 프랑스에 해당하는 당시의 갈리아 지역에는

놀라운 힘을 소유한 슈퍼 히어로가 살고 있었으니,

아마도 인류 역사상 최초의 슈퍼히어로가 아닐까 싶다.

그들의 이름은 바로 아스테릭스와 오블릭스.

자 이제 감이 잡히는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싶겠다.

몇 년 전부터 아스테릭스 미션 어쩌구 하는 식으로

프랑스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바로 그 작품의 원작인 것이다.

이 만화가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는데,

일단 미국이나 일본 만화에 비해 지명도가 낮았고,

캐릭터도 약간 귀엽게는 생겼지만 팔등신 근육질 헬쓰보이나

미소년소녀 히어로들에게 심히 밀리는 타입이라 매력이 없었으며,

갈리아전기로 대변되는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모르고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스토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충 역사적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유심히 보면 정말 놀랍게도 재미있고 풍자적이고 유쾌한

슬랩스틱 코미디 만화임을 알 수 있다.

시대적 배경은 분명 고대 로마시대인데,

몇몇 코믹스러운 장면을 보면 현대적인 개념을 채용하기도 하고

여러 유명 작품을 패러디하기도 하는 등의 톡톡 튀는 유머가 돋보인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개성이 심히 뛰어나서

그들의 좌충우돌하는 행동거지도 배꼽을 잡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사회적인 악당이 등장하고,

아스테릭스와 오블릭스가 이들을 무찌름으로써 사회정의를 구현한다는

참으로 밝은세상 운동본부 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어서

정서적으로도 깔끔하다 하겠다.

<작지만 약삭빠른 아스테릭스(오른쪽)와 무식하게 힘만 쎈 멍청이 오블릭스(가운데)>

#2. 원작 만화의 유머 코드를 최대한 살리려는 노력

이 만화는 프랑스에서 꽤 오래전부터 책이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는데,

얼마 전부터 이 작품을 영화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사실 아스테릭스와 오블릭스 시리즈는

여러 에피소드를 단편 식으로 담은 극장식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었는데,

이 소재가 실사로 옮기기에 딱 좋았던 듯.

그래서 실사화의 가장 큰 포인트는 바로

애니메이션과의 100%에 가까운 싱크로율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애니메이션 자체가 터무니없이

황당무계한 설정과 장면들이 나온다는 것.

예를 들면 아스테릭스가 마법의 약을 마셨을 때

온 몸이 번쩍하면서 다리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장면 등이 나오는데,

이를 과연 어떻게 실사화하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그래픽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만큼

이러한 효과는 식은 죽 먹기.

그렇게 해서 아스테릭스와 오블릭스 시리즈는

드디어 영화로 만들어지게 된다.

1999년 그 첫번째 작품이 만들어졌는데,

제목은 단순히 <아스테릭스>.

주인공 아스테릭스 역은 크리스티앙 클라비에가 맡고,

오블릭스는 그 유명한 제라르 드빠르디유가 맞아서

특유의 능글능글한 캐릭터 느낌을 100% 살렸더랬다.

그리고 <인생은 아름다워>로 유명한 로베르토 베니니가 출연하여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면서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린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그리고 두번째로 <아스테릭스 : 미션 클레오파트라>가 제작되었는데,

모니카 벨루치가 클레오파트라 역을 맡아 화재가 되기도 하였다.

여기서 케사르 역은 감독인 알랭 샤바가 직접 맡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번에 세번째 작품으로

<아스테릭스 : 미션 올림픽게임>이 제작되었다.

이미 전작에서 훌륭한 원작과의 싱크로를 보여준 바,

이번 작품도 원작과 비교해보는 재미를 흠뻑 기대하게 만들었다.

매 시리즈 감독이 바뀌는 특징이 있었지만,

작품의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장점.

게다가 이번 작품에는 역대 최고의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게 되었으니.

그럼 일단 스토리부터 뽀작내고 가자.

<원작과 100% 싱크로율을 자랑한다는 캐스팅. 특히 케사르 압권>

#3. 스토리 - 올림픽마저 제패한 갈리아 촌놈 히어로

때는 로마 시대. 로마가 전 유럽을 지배하게 된 이후의 시절,

아직까지 지배를 받지 않은 갈리아지역 북쪽에

소수의 갈리아인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들은 아스테릭스(클로비스 코리니악)

오블릭스(제라르 드빠르디유)가 살고 있는 마을.

이미 오래전부터 로마군들이 그 지역을 지배하려 했지만

아스테릭스와 오블릭스가 워낙 막강해서 계속 실패해왔던 것.

어쨌든 한가롭던 어느 날 로마의 속국이었던 그리스에는

절세미모의 이리나 공주(바네사 허슬러)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 결혼 후보로 거론된 사람이 바로

케사르(알랭 드롱)의 유일한 후계자이자 양아들

브루투스(베누아 포엘부르데)였던 것.

하지만 이리나는 다른 사람을 사모하고 있었던 바,

그가 바로 갈리아 부족의 러브식스(스테판 루소)라는 청년이었다.

사실 서로 얼굴조차 모르는 사이였지만,

러브식스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주옥같은 시를 적어서

이리나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러브식스는 이리나를 만나기 위해

마침내 그리스로 찾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러브식스가 웨이터로 위장취업하여

이리나에게 다가간 순간 브루투스가 나타나

이리나에게 프로포즈를 한 것.

졸지에 3자 대면하게 된 그들.

막강 권력을 자랑하는 브루투스는 러브식스를 죽이려고 하지만,

이리나가 급 제안을 하게 되어 사태를 무마시킨다.

바로 이번 올림픽에서 우승한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하겠다는 것.

사실 브루투스가 멀쩡했다면 이런 제안도 없었겠지만,

그 브루투스가 엄청난 띨빵에 노안이었던 것이 문제였다.

그러니 당연히 잘생기고 피부 탱탱한 러브식스가 마음에 들었겠지.

<하는 짓이라고는 멍청, 띨뻥, 안습인 종합바보세트 브루투스>

아무튼 사태가 이렇게 되다 보니, 원채 운동이라고는

숨쉬기밖에 못 해본 러브식스로서는 난감하기 마련.

그래서 운동 하면 초절대강자 아스테릭스와 오블릭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은

바로 로마의 시민이어야 했던 것.

로마인이 아니더라도 로마의 속국에 포함되어야 했는데,

갈리아도 어차피 행정구역상으로는 로마의 땅이다 보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논리가 통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올림픽이 열리는 그리스로 향하게 된다.

한편 브루투스도 평소 숨쉬기만 해 본 것이 전부인지라,

결국 자기의 양아버지이자 절대권력인

케사르에게 가서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면서도 브루투스는 늘 케사르를 죽일 음모를 꾸미는데,

하는 짓이 띨뻥하다보니 매번 실패. 아무튼 브루투스는

자체 똘마니들을 모아서 나름의 계략을 꾸며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이 둘은 툭하면 티격태격이지만,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되는게 없다>

드디어 케사르의 개회사와 함께 올림픽이 개최되고,

브루투스를 선두로 한 로마와 러브식스가 있는 갈리아,

그 외에 막강 실력을 겸비한 이집트와 게르만,

바이킹족 노르만 등이 참여하여 쟁쟁한 실력을 다투게 되었다.

첫번째 날은 투포환과 창을 던지는 일종의 근대 5종 경기.

아스테릭스는 마법의 약을 마시고 그 힘으로 원반을 하늘 끝까지 날려보내고,

오블릭스도 투포환을 역시 우주로 보내버린다.

브루투스도 마법의 물약을 이용해 헬쓰보이로 등장하지만,

창던지기 시도 중에 창 끝이 근육을 찔러

바람을 빠지는 바람에 그대로 공중비행에 성공,

곡예비행기를 능가하는 에어쇼를 선사하며 그렇게 실격하고 만다.

결국 1차전은 갈리아의 승리!

하지만 브루투스가 아스테릭스의 마법의 약을 꼰질러서

결국 도핑테스트를 받게 되고, 금지약물복용에 걸려

실격당함에 따라 승리는 정신줄 놓고있던 이집트에게 돌아가게 된다.

두번째 날은 바로 격투기. 금지약물복용에 걸릴까봐

결국 아스테릭스와 오블릭스가 나설 수 없게 되고,

브루투스 일당은 초거대 격투기 선수를 데려와

러브식스를 묵사발 만들면서 승리를 따내게 된다.

이로써 승기를 잡게 된 브루투스.

세번째 날은 이어달리기. 정말 깨끗하게 약물복용없이

승패를 겨루기에 딱 좋은 종목이었지만,

마지막 주자였던 브루투스가 어이없게도 트랙을 벋어나

운동장을 가로질러 결승 테이프를 끊으면서 승리를 따내게 되었다.

엄격한 반칙이지만, 가진게 돈 밖에 없는 브루투스가 전날 미리

심판진들을 뇌물로 매수했던 것. 이에 분노한 아스테릭스는

케사르 앞에서 당당하게 항의를 한다.

로마를 대표하는 자들이 정정당당하지 못했다는 것을 내세우자

케사르는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최후의 경기인 전차대회에서

우승하는 나라를 진짜 승자로 내세우겠다는 것.

이로써 그 이전까지의 기록은 모두 도루묵이 되고

최후의 전차경주만을 남기게 되었다.

<오로지 얼굴로만 승부하려는 러브식스와, 외모지상주의인 이리나 공주>

전차경주에서 최강의 팀은 바로 전통의 게르만.

그러다보니 브루투스는 이를 이길 방법으로 마법의 물약을 찾으려 하고,

그러기위해 갈리아족 마법사를 납치해간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아스테릭스와 오블릭스는

마법사를 구출하러 가지만, 기발한 꾀를 내서

마법사에게 일단 마법약을 만들게 하고 나서 탈출하게 한다.

뒤늦게 마법사가 탈출했음을 브루투스는 알게 되지만,

마법약이 만들어져 있었고 효과도 만점인 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냥 무시해버렸다.

그리고 마침내 최후의 결전의 날이 밝아왔다.

각 나라마다 개성을 드러낸 전차가 등장하고,

최강 게르만이 전통의 붉은 색 머신(?)을 끌고 등장한다.

출발직전 브루투스는 마법의 약물을 들이키고

마법의 힘을 받아 초반부터 대 질주. 지나가는 족족

상대편 전차를 부수고 기수를 날려버리는 행위를 일삼는다.

한편 제일 마지막으로 출발한 러브식스는 힘겹게 그 뒤를 쫓는다.



계속되는 레이스 중 이제 남은 팀은 로마와 갈리아,

그리고 레이스 도중 브루투스의 방해로 말이 도망갔다가

뒤늦게 2마력 엔진으로 대체하여 레이스에 뛰어든 게르만.

브루투스는 승리를 위해 잠시 피트인한 상황에서

말에게도 마법의 약을 먹이고, 그 힘으로 초고속 돌진을 하여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게 된다.

이로써 승리는 로마로 돌아가는 것인가?

하지만 이미 마법의 약을 썼다는 것을 아는 아스테릭스는

케사르에게 브루투스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꼰지른다.

그래서 기존처럼 도핑테스트가 실시되는데, 이게 왠 일?

도핑테스트용 벌레가 사라졌던 것. 알고 봤더니

브루투스가 심판진을 매수하여 심판들이 벌레를 몽땅 먹어치우도록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야 도핑테스트를 할 수 없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이에 브루투스는 실실 쪼개기 시작.

하지만 아스테릭스는 갑자기 다른 말을 한다.

마법의 약을 먹게 되면 혓바닥이 시퍼렇게 변한다는 것.

그래서 그 증거로 브루투스와 경주마들의 혀을 보여주고,

모두 시퍼렇게 변한 것을 보게 되자 케사르는

결국 2위로 골인한 갈리아를 최종 우승자로 선정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러브식스는 이리나 공주와 사랑의 결혼식을 올리게 되고,

결혼식날 밤 파티에 각국의 다양한 인사들이 모이면서

새로운 스포츠에 대한 개발과 또 다른 괴상한 사랑이 싹트는

뜨거운 밤을 연출하게 된다.

<영화 벤허를 연상시키는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전차경주 장면>

#4. 시공간을 초월한 패러디 정신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만화 원작과 동일하다.

기존의 영화도 모두 원작의 스토리나 설정을 그대로 답습하였더랬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를 보고 영화를 보면 색다른 느낌이 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만화를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영화만 보는 관객들이 많은 만큼 색다른 재미가 될 수 있겠다.

이미 초반에도 언급했지만, 아스테릭스 시리즈는

과거와 현대를 초월하는 패러디적 요소들을 등장시켜 나름의 재미를 선사한다.

브루투스가 자신의 똘마니 주술사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을 때

브루투스의 부하인 세실리우스가 요상하게 생긴 물건을 집어드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스타워즈의 광선검!

더 웃긴 것은 그 물건을 내려놓으라는 브루투스의 목소리가

바로 다스베이더의 목소리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전차경주에서 등장하는

게르만의 전차. 붉은 색의 매끄러운 곡선.

이건 뭐 딱 봐도 페라리이다.

F1레이싱 경주를 패러디하듯 전차를 머신처럼 등장시켜

멋있게 포장하고 정말 F1을 연상시키듯이 스탭들이 나와 코칭을 하며,

마지막에는 전차의 기수로 전설적인 레이서

미하엘 슈마허가 등장하는 초절정 패러디를 선사한다.

그 외에도 올림픽 심판진 3인방이 여러 가지 스포츠를 구상하는데,

딱 봐도 그것은 축구. 아무래도 축구의 인기가 높은 프랑스이다 보니

축구에 대한 관심이 투영된 듯싶다.

두 팔이 없어 더욱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한 비너스의 상도

이 올림픽을 통해 두 팔이 없어졌다는

다소 왕구라식 패러디를 선사하기도 한다.

<격투기보다는 달리기 선수로 제왕의 자리를 노리는 제롬 르 밴너(녹색바지)>

#5. 또 하나의 재미 - 까메오 찾기

패러디만큼 재미있는 요소는 바로 깜짝 출연해주는 까메오 열전.

이번 시리즈는 시리즈 역사상 가장 웅장한 캐스팅을 자랑하는데,

앞서 말했듯이 미하엘 슈마허를 비롯해

엄청나게 유명한 인물들이 감초로 출연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은 바로 K-1의 무관의 제왕 제롬 르 밴너.

영화 초반에 숲속에서 아스테릭스와 오블릭스를 만나

떡실신 개굴욕 당하는 초안습 캐릭터로 등장한다.

링 위에서의 막강한 이미지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

한 마디로 브루투스에 버금가는 띨뻥한 캐릭터로 나오니 큰 기대는 하지 말자.

대신 나름 코믹한 연기와 비중있는 역할로 지속 등장하니

그의 색다른 모습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그런데 막상 제롬 르 밴너가 맡은 역할은 전설적인 인물 막시무스라는 것!

이번 영화 홍보에서 가장 크게 소문이 난 인물은

바로 프랑스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

막판에 가발 쓰고 스모키 화장하고 이집트인으로 등장하는 지단을 보노라면

그야말로 주둥아리 화산 분출 시츄에이션.

그 어색한 연기와 더불어 괴상한 대사를 내뱉는 그의 역할은

그야말로 초안습 중의 안습이자 코믹이다.

이름도 지다니우스. 우습지 않은가?

그리고 NBA의 농구스타 토니 파커도 등장하여 농구실력을 뽐낸다.

그런데 필자는 영화를 보면서 이들 말고도 다른 이들을 주목했는데,

올림픽 심판진 3인방이 어디서 많이 본 인물이다 싶은 것이다.

셋 중에서 한 명은 딱 봐도 프랑스 축구스타 가투소를 빼다 박았다.

나머지 두 명도 어디서 많이 본 듯싶은데,

자꾸 프랑스 축구선수처럼 느껴진다는 것.

필자가 축구스타의 얼굴은 잘 몰라서 정확히 누구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축구 팬이라면 한번쯤 그들을 눈 여겨 보고

필자에게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까메오 출연해주시는 스포츠 스타들. 지단은 저 가발을 쓰고 과연 행복해했을까?>

간만에 영화에 등장한 자체발광 원로슈퍼스타

알랭 드롱 형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여전히 압권이다.

고집스럽고 코믹스러운 원작의 케사르의 느낌을 살리다보니

살짝 망가지는 느낌이 들지만, 자체발광 시퀀스는

확실히 챙겨주시는 쎈쓰로 인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옛 명성을 되새기게 만들기도.

그런데 정작 주인공인 아스테릭스 역을 맡은 배우가

전 시리즈와 달라서 약간 느낌이 다른 아쉬움이 있었다.

뭐랄까? 원작에서는 나이가 좀 먹은 할아버지 느낌의

아스테릭스를 전 시리즈에서는 잘 살린 듯한데,

이번 작품에서는 클로비스라는 젊은 배우가 맡다보니

아무리 콧수염을 붙여도 어린 티가 팍팍 난다는 것.

게다가 어찌나 껄렁대는지 아스테릭스가 아니라

갈리아 양아치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원작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캐릭터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도그마틱스이다.

이름답게 강아지이다.

원작에서는 멍청한 오블릭스 대신 도그마틱스가

문제의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종종 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도그마틱스 특유의 개성이 살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

기껏 나온다는 것이 이리나 공주의 애견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 정도?

원래 오블릭스가 뺘다귀도 주고 그러면

엄청 좋아라하는 도그마틱스의 귀여움이 그립다.

<형님!!! 어디계시다 이제 오셨어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시퍼런 눈을 가진 알랭 드롱>

#6. 그래도 역시 만화가 압권이다

원작과 나름 100%에 가까운 싱크로율을 보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제작된 프랑스 역사상 최고의 투자액이 든

거대 블록 버스터 영화 <아스테릭스 : 미션 올림픽게임>.

만화스러운 장면을 그래픽처리한 부분 등

다양한 볼거리가 눈에 띄는 작품이지만,

필자가 꼽는 딱 한가지 싱크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원작에서 음악이 나오는,

마치 디즈니만화식 뮤지컬적 요소가 영화에서는 전혀 안 나온다는 것.

아무래도 너무 몽환적인 배경으로 뮤직이 나오다보니

이를 영화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나보다.

아스테릭스 시리즈에 관심이 있는 분은

전작과 함께 이번 작품을 보는 것도 좋겠지만,

필자는 영화보다도 애니메이션을 볼 것을 강추한다.

원작 만화는 정말로 다양한 풍자와 패러디,

그리고 개그가 짬뽕되어 있는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식 만화이다.

고 고우영 선생님의 특유의 유머와 풍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딱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아스테릭스 원작이다.

특히나 애니메이션의 작화나 연출은 마치

대한민국 만화계의 거장이자 아버지이신 고 신동우 화백의

그것과 너무도 비슷하다. 어딘가 모르게 정겹고

그리운 느낌이 묻어나는 것은 단지 필자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