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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까 2009. 12. 22. 18:27

아바타 (Avatar)

21세기 들어 IT강국이 되어버린 우리 나라에서는

한때 사이버 공간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나의 존재에 대해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다.

모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회사에서 개발한 그 개념은,

마치 우리가 가지고 놀던 인형을 가상의 공간으로 옮겨

여전히 나이를 먹고도 인형놀이를 할 수 있도록 즐거움을 선사하였더랬다.

그 중에서 대표적으로 불린 것이 바로 아바타였다.

다들 누구나 아바타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을 정도로

이 개념은 정말이지 신선하고도 달짝지근한 것이었다.

상대가 보이지 않는, 나 자신조차 남에게 보여줄 수 없는 가상의 공간에서

서로의 아이덴티티를 나름 구현할 수 있었던 탈출구가 바로 아바타였던 것이다.

, 인터넷 공간에서는 아바타가 곧 나 자신을 뜻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개념 자체가 조금 시들해 졌지만, 여전히 아바타라는 개념을 통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나의 존재성을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개인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 아바타라는 것이 전혀 다른 목적으로, 전혀 다른 형태로 구현된다면 과연 어떠할까?

그 상상력의 끝에 선 한 인물이 있었고,

이를 결국 스크린이라는 매체를 통해 눈 앞에 선보인 인물이 있으니,

바로 대작만 취급한다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 되시겠다.

그리고 12년이라는 오랜 침묵 끝에 그가 가지고 온 대작 <아바타>.

본격적으로 해부해 보기로 하자.

<대충 보면 최신 게임을 연상케 하는 비주얼이다. 실제로 게임으로도 발매될 예정>

먼저 스토리를 살펴보자.

때는 미래. 인류가 살던 지구는 자원의 고갈로 더 이상 충분한 에너지원을 공급받기 어렵게 되자,

인류는 놀라운 과학력을 동원하여 지구와 흡사한 다른 행성을 찾아낸다.

그 행성은 판도라’.

지구처럼 산소도 존재하지 않고 문명화되어 있지도 않으며 태고의 자연으로 포장된 채

언옵타늄이라는 어마어마한 에너지원을 가지고 있는 행성.

인류는 바로 이곳에 언옵타늄을 채취하기 위하여 오래 전부터 접촉을 하여왔던 터이다.

하지만 판도라 행성에는 원주민 나비족이 살고 있었고,

그들은 여전히 인류를 거부하고 있었다.

전직 해병대로서 지금은 다리부상으로 휠체어 신세가 된 퇴역군인 제이크 설리(샘 워딩톤)

얼마 전 묘한 제안을 받게 된다.

뛰어난 과학자였던 자신의 형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자,

형이 소속되어 있던 회사에서 형의 연구를 계속 해주는 대가로 그를 불렀던 것.

어차피 몸도 성치 않은 차에 돈벌이가 생겼으니 거절하지 않을 수 없었을 제이크.

결국 그렇게 판도라로 향한다.

제이크의 형이 하고 있던 연구는

아바타로 불리우는 인간과 나비족의 DNA를 섞어 제작한 가짜 나비인을

신경정신 네트워크를 통해 조종하는 것이었다.

마침 형이 자신의 DNA를 이용하여 만들었던 아바타가 주인을 잃게 되자,

DNA 구조가 일치하는 그의 동생 제이크를 회사에서 스카우트했던 것.

푸른 몸덩이에 긴 귀와 꼬리, 인간의 2배에 달하는 큰 몸체,

그리고 퓨마의 형상을 하고 있는 자신의 아바타를 본 제이크는,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두 다리의 자유를 아바타가 대신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기꺼이 연구에 몰두한다.

그레이스 박사(시고니 위버)가 총괄하는 아바타 프로젝트에 지원을 하고 있던 에너지 회사 RDA

오래 전부터 나비족과 접촉을 해왔었고, 그 결과로 막대한 언옵타늄을 채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어마어마한 양의 언옵타늄이 나비족의 근거지인

영혼의 나무 밑에 매장되어 있음을 알고 이를 획득하려 하지만,

나비족의 저항이 만만치 않음을 알기에 일단 아바타를 이용해

나비족들과 외교적 방향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던 터였다.

하지만 RDA의 경비를 맡고 있는 SECOPS의 마일즈 쿼리치(스티븐 랭) 대령은

전형적인 호전가로서 나비족을 무력으로 제압하자는 노선을 취하고,

늘 그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다.

<자신의 아바타를 들여다보며 흐믓해하고 있는 제이크 설리. 도토리로 아이템좀 사야 할 듯>

아바타의 첫 테스트가 시작되던 날,

제이크는 자신이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옴팡지게 좋아라하며

마구 뜀박질부터 하는 등 난동을 피기 시작한다.

하지만 의외로 적응력이 뛰어나자, 그레이스 박사는 제이크를 신뢰하기 시작한다.

아바타가 잠이 들면 다시 본연의 자신에게 돌아오는 제이크는,

틈이 나는 대로 연구에 대한 얘기를 녹화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새 다리를 주겠다는 쿼리치 대령의 말에 혹해

나비족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쿼리치 대령에게 별도로 보고하는 등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한다.

RDA의 목적과는 달리 본래 나비족의 문화와 생태,

그리고 판도라의 자연에 대한 연구가 주요 목적이었던 그레이스 박사는,

제이크를 데리고 아바타의 형태로 판도라의 자연을 탐사한다.

하지만 탐험 도중 총알도 막아낸다는 무시무시한 동물들과 맞닥뜨리면서 위기에 처한 제이크는,

줄행랑을 치다가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결국 행방불명되는 제이크.

어쩔 수 없이 아바타의 모습으로 듣도 보도 못한 판도라의 밀림 속에서 하루를 보내게 된 제이크.

갑자기 들개처럼 생긴 짐승들이 달려들고, 제이크는 필사적으로 이를 막아선다.

이 때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나비족 한 명이 위기에 처한 제이크를 살려준다.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나비족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제이크.

하지만 그 나비족은 오히려 제이크에게 화를 낸다.

이유인 즉슨, 제이크 때문에 무고한 동물들이 죽었다는 것.

그럼 차라리 나를 죽이지 그랬냐는 제이크의 말에,

넌 죽여서는 안돼. 강한 영혼을 가졌으니까라고 말하는 4차원 쎈쓰.

<나비족과의 전투에서 생긴 얼굴의 상처를 훈장인 듯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막가파 쿼리치 대령>

자신을 네이티리(조 샐다나)라고 소개한 나비족은 자신을 따라 오라 하고,

제이크는 어둠이 짙어진 판도라의 밀림 속에서 판도라의 자연의 경이로움에 놀라며

새로운 세상에 점차 적응하기 시작한다.

네이티리는 나비족 족장의 딸로서, 그의 아버지는 부족의 실질적 리더이고,

어머니는 정신적 리더이기도 하다.

영혼의 나무의 계시로 제이크를 데려왔다는 네이티리는,

다른 부족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로부터 제이크를 훈련시키라는 명을 받는다.

그렇게 해서 제이크는 나비족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아바타가 잠이 들고 나면 다시 자기의 모습으로 활동하게 되는 제이크.

결국 자신이 직접 아바타로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그레이스 박사와 쿼리치 대령에게 얘기한다.

제이크는 시간이 흐를수록 네이티리의 도움을 받아 점차 나비족의 전사로서 성장하게 되고,

그러면서 둘은 미묘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하지만 네이티리는 이미 차기 부족의 리더로 내정된 쯔테이(라즈 알론소)와 결혼하기로 되어 있는 몸.

그래서 쯔테이는 걸리적 거리는 제이크가 미울 따름이다.

제이크는 계속 아바타로서의 나비족의 삶과

신체장애자인 자신의 본 모습의 이중 생활을 영위하며

나름 쿼리치 대령의 스파이 역할에 충실하고 있었다.

하지만 평화주의자인 그레이스 박사는 아바타 프로젝트를 스파이 목적으로 쓰는 것에 회의를 느껴

링크 실험실을 RDA 기지에서 떨어진 다른 곳으로 변경한다.

나름 정의감이 뛰어나고 협조적인 헬리콥터 조종사 트루디 차콘(미쉘 로드리게즈)의 도움으로

하늘에 떠있는 산이라 불리우는 공중부유바위 위에 마련된 초창기 링크 실험실로 이사하는 멤버들.

알고봤더니 그 곳은 과거에 그레이스 박사가

나비족들에게 영어와 인간의 문명 등을 가르치던 곳이었다.

<큰 눈과 쭉 뻗은 코, 그리고 도톰한 입술과 완벽한 V라인 얼굴, 엘프귀를 가진 그녀는 진정한 미인???>

RDA의 간섭을 벗어나 다시 나비족과 교류를 이어나가는 제이크와 그레이스 박사.

제이크는 네이티리의 도움으로 드디어 나비족의 전사로서 인정받게 되고,

그들과 함께 부족의 일원이 된다.

이제 이크란이라는 새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제이크는,

하늘에는 투르크라고 불리우는 거대한 새가 존재함을 알고,

이 새가 바로 전설의 투르크 막투로 인정받을 수 있는 최강 전사로서의 목표라는 것을 듣게 된다.

한편, 세월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3개월이 다되어갈 무렵,

제이크는 자신이 애초에 쿼리치 대령으로부터 받았던 명령을 떠올리게 된다.

언옵타늄을 얻기 위해서 나비족의 근거지를 폭파시킬 예정이므로,

무력으로 제압하기 전에 외교적으로 나비족들을 숲 속으로 피신하게 설득하라는 것.

하지만 제이크는 이미 자신이 판도라의 자연과,

그리고 네이티리와 사랑에 빠졌음을 알고 방황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는 새 인간은 무지막지한 기계트럭을 이용해 숲을 뭉개버리고 만다.

이에 분노한 제이크는 기계트럭에 올라타 기계를 부수는 등의 저항행위를 하고 만다.

그런데 쿼리치 대령이 제이크의 정체를 알고는 바로 링크 실험실로 달려가

괘씸죄로 실험실을 박살내고 제이크 일당을 모조리 연행한 것.

그리고 쿼리치 대령은 사전예고없이 무력으로

나비족의 생활중심지인 거대나무 홈트리를 박살내기로 한다.

<500만년 된 고목나무는 축에도 못 끼는 거대한 크기의 홈트리>

결국 쿼리치 대령은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홈트리로 진격하고,

갑작스런 인간의 습격에 나비족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멀리 RDA 기지에서 이를 참다 못한 제이크는 자기에게 마지막 기회를 달라며,

나비족들에게 대피하라고 설득시키겠다고 말한다.

이에 RDA 대표는 제이크를 아바타와 링크시키고, 꼭 약속을 지키라고 말한다.

아바타가 되어 다시 나비족에게 돌아온 제이크는,

자신이 무슨 목적으로 이 곳에 왔고,

지금까지 왜 나비족으로서 인정받으려고 노력했는지 그 진실을 얘기한다.

그것은 바로, 신뢰를 얻어 나비족들을 이곳에서 대피하게끔 설득시키는 것.

이에 제대로 뒷통수 얻어맞은 니에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한 채 제이크를 원망하고,

제이크의 설득에도 불구 그들은 인간에게 무력으로 저항할 것을 외친다.

하지만 화살이나 촉촉 쏴대는 나비족들에게 쇳덩어리로 둘러친 인간의 무기는 그야말로 막강불패.

결국 미사일 다구리 살포 방식으로 홈트리를 아작내는 쿼리치 대령.

그리고 인간의 무기 앞에서 쓰러져 가는 나비족들.

결국 홈트리는 쓰러지고, 이 난리통 속에 네이티리는 부족의 리더이자 자신의 아버지를 잃고 만다.

네이티리를 잃고 신뢰마저 잃은 제이크이지만,

예전부터 신내림에 일가견이 있던 네이티리의 어머니는 제이크를 살려주면서

부디 도와달라는 SOS를 날린다.

그리고는 나비족들은 자신들의 최후의 본거지이자 모든 나비족들의 중심인 에이와가 있다는

볼텍스 지역의 영혼의 나무로 향한다.

<판도라의 심장이자 나비족의 모든 것인 에이와가 있는 볼텍스 지역>

제이크는 자기에게 더 기회를 달라고 하였지만 이를 중간에 묵살해버리자 화를 낸다.

하지만 쿼리치 대령은그동안 제이크가 연구과정에 녹화했던 테이프를 재생하며,

제이크가 이미 오래전부터 스스로 나비족들은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고백하는 장면을 증거로 내세운다.

결국 제이크도 뒤통수 얻어맞은 꼴. 이에 그들은 반역죄로 감옥에 구금된다.

이제 모든 것은 끝이구나 생각될 무렵,

아직 정의는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의인이 있었으니, 바로 트루디였다.

트루디는 예전부터 쿼리치 대령의 방향에 회의를 품고 있었던 바,

제이크 일행을 감옥에서 탈출시켜 다시 링크시스템이 있는 연구실로 도망을 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쿼리치 대령이 쏜 총에 맞아 그레이스 박사가 심한 부상을 당한다.

제이크는 그레이스 박사를 살릴 유일한 방법은 나비족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면서,

실험실로 쓰이는 컨테이너 박스를 영혼의 나무 근처로 이동시킨다.

그리고 자신은 이제 자신을 배신자로 규명한 나비족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얻어내기 위해 최후의 도전을 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전설적인 전사 투르크 막투가 되는 것.

영혼의 나무에 모여 구만리 같은 앞날을 걱정하는 나비족 앞에

한 마리의 거대한 새가 푸닥거리며 나타난다.

바로 투르쿠를 타고 하늘에서 날아온 전설의 투르크 라이더, 투르크 막투가 된 제이크였던 것.

이에 모두 놀라는 나비족. 제이크는 진심을 담아 새 족장이 된 쯔테이에게 함께 싸우자고 얘기하고,

그레이스 박사를 살려달라는 부탁을 한다.

투르크 막투가 된 제이크에게 뻑간 나비족들,

심지어 네이티리까지 다시 사랑의 감정을 되살리는 바람에 제이크의 부탁은 초고속으로 처리,

결국 그레이스 박사는 빈사의 상태에서 영혼의 나무로 옮겨진다.

<투르크 막투가 된 후 레벨업에 아이템업까지 하게 되는 제이크>

네이티리의 말에 따르면 에이와가 그레이스 박사의 영혼을 아바타로 옮겨

새 생명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레이스 박사의 부상이 너무도 심하여,

결국 그녀는 영혼의 상태로 영원히 에이와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제이크는 쯔테이를 설득하여 인간과 맞서 싸울 것을 다짐하고,

영혼의 나무의 존속과 판도라의 평화를 위해 여러 다른 지역의 나비족들까지 설득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해서 하루 만에 수북하게 늘어나게 된 나비족 전사들.

이에 식겁한 쿼리치 대령은 바퀴벌레 초토화를 위해

수송셔틀을 폭격기로 변신시키는 무리수까지 두며 대규모 폭격 작전을 감행한다.

하지만 기지 내부의 연구원들의 도움으로 사전에 작전계획을 알게 된 제이크는,

전투가 이루어지기 전 날 영혼의 나무에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을 한다.

하지만 에이와는 어느 편도 들어주지 않는다며 균형을 유지하게 해 줄 뿐이라는 네이티리의 말에

결국 싸움만이 살 길임을 택하는 제이크.

제이크는 공중과 육지에서 양동작전으로 쿼리치 대령을 막는 것으로

작전을 짜고 드디어 공격을 감행한다.

하지만 앞도적인 숫자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강력한 첨단 무기의 화력으로 인하여

나비족들은 서서히 열세로 돌아서게 된다.

전투 와중에 쯔테이가 전사하고,

끝까지 정의파로 잔뼈 굵은 모습 보여주던 트루디도 공중에서 산화하며 짧은 인생을 마친다.

네이티리는 자신의 이크란을 잃고 어렵사리 지상에서 전투를 벌이지만,

인간이 타고 싸우는 AMP 유닛의 막강화력에 전멸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그 순간 지축이 흔들리고 거대한 발걸음이 울려퍼지니,

어디서 숨어있었는지 모를 각종 막강파워 날짐승들이 나타나

초강력 러쉬로 기계군단을 묵사발로 만든다.

<최후의 전투에서도 잊지 않고 메이크업을 해주시는 화장의 달인 네이티리>

에이와가 부탁을 들어주었음을 느끼게 된 제이크는

그 길로 바로 셔틀에 뛰어들어 폭탄을 투하하기 직전의 셔틀을

그대로 무용지물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쿼리치 대령이 탄 지휘기를 공격하지만,

눈치 빠른 쿼리치 대령은 이를 간파하고 AMP 유닛을 타고 지상으로 탈출하여 목숨을 부지한다.

영혼의 나무 파괴라는 본연의 목적이 실패로 돌아간 쿼리치는

그 대신으로 제이크의 본체가 누워있는 링크실험실로 향한다.

이에 네이티리가 막아 싸우지만, AMP 유닛의 파괴력에는 역부족.

뒤늦게 제이크가 나타나 아바타로서 막아 싸우지만,

쿼리치 대령은 급기야 실험실을 파괴하여 링크 중에 있던 제이크가 호흡곤란으로 깨어나도록 한다.

하지만 최후의 순간, 필사적으로 빠져 나온 네이티리가

김수녕 선수 저리가라 할 정도의 솜씨로 화살 두 촉을 날려 쿼리치 대령을 그대로 순직시키고 만다.

그리고 네이티리는 아바타로서의 제이크가 아닌 실체로서의 제이크를 만나고

둘만의 진실된 사랑을 느낀다.

전투가 나비족의 승리로 끝나자 나비족은 RDA 기지를 폐쇄하고,

나비족에 우호적인 연구원 일부를 제외한 전 인간을 다시 지구로 돌려보내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자신으로서 마지막 녹화를 끝낸 제이크는,

진정한 나비족으로서 거듭나게 되는 의식, 두 번째의 생명을 얻게 되는 장엄한 순간,

바로 영혼의 나무를 통해 자신의 본래의 나약한 육체를 버리고

나비족의 새 육체로 거듭나게 되는 의식을 치룬다.

그렇게 제이크는 진정한 나비족 전사로서 새롭게 태어난다.

<내가 이래뵈도양궁 스킬업을 위해 한국 태릉 선수촌으로유학도 다녀왔다우>

스토리만 놓고 보면 가상과 현실이라는

두 개의 자아에 대해서 이루어지는 사건의 연속으로 보인다.

특히나 SF적인 성격이 짙다.

다른 행성이 존재하고, 외계종족이 등장하고,

링크시스템을 통해 아바타를 원격으로 제어한다는 것 등등의 많은 설정이 가히 SF적이다.

그런데, 끝까지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작품은 SF라기 보다는 한 편의 판타지 혹은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다.

그만큼 이 작품은 2시간 30분에 가까운 긴 런닝타임동안

판도라의 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움과 질서, 그리고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도 아주 몽환적으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토록 장엄하고 아름다우며 신비스럽고 경이로운 영상을 선보이기 위해

제임스 카메론이 기다린 시간은 무려 12년이다.

<터미네이터> 1편으로 SF액션의 새 지평을 열고,

<터미네이터> 2편으로 비주얼의 한계를 넘어서더니,

<타이타닉>으로는 스케일에서 압도를 해버렸다.

이토록 보여주는 것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던 제임스 카메론 조차도

이 작품의 원안을 처음 손댔을 때에는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직시했다고 한다.

그렇게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작품에 대한 구상이 진행되었고,

중간에 잠깐 방향을 틀어 제작한 타이타닉 이후로는 실로 12년만에 제작된 그의 대작이다.

제임스 카메론이 장담한 대로 이 작품은 그야말로 영상의 혁명이다.

대부분의 주인공 캐릭터가 CG로 처리되었는데,

아무래도 나비족이라는 독특한 외계 종족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은 CG뿐이었기 때문이다.

옛날 같았으면 탈바가지를 뒤집어 쓰거나 몇 시간에 걸친 전신분장을 한 끝에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었겠지만, 제임스 카메론은 그 누구보다 CG를 믿었고,

또한 영상혁명을 원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역시나였다.

<이 모든 연기는 실제로 배우들이 똑같이 연기한 덕에 완성된 결과물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바로 최첨단 특수효과인 이모션 퍼포먼스 캡쳐기술이 있다.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CG 캐릭터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위해

실제 인물에 딱지를 붙이고 전선을 연결하여 행동하는 그대로 이를 캡쳐하는 기술을 알고 있었다.

이 기술은 널리 알려진 모션 캡쳐라는 기술이다.

그런데 모션 캡쳐는 배우의 움직임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다시 애니메이션화하여 랜더링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퍼포먼스 캡처는 배우가 움직이는 그대로 바로 캐릭터에 적용이 되어 애니메이션화가 가능했다.

여기에서 제임스 카메론이 직접 14개월간의 공을 들여 개선한 기술이

바로 이모션 퍼포먼스 캡쳐 기술이다.

나비족을 연기한 배우들은 실제로 공허한 세트장에서 온 몸에 딱지를 붙인 채

영화에서 나오는 연출 그대로 연기를 해야만 했는데,

그 모습들이 여과없이 그대로 CG캐릭터에 반영이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비족의 표정 연기나 동작 등이 실사 캐릭터를 능가할 정도로

섬세하고도 역동적인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 외에도 AMP 유닛이라던지 헬리콥터, 셔틀 등의 실제 소품들은

기술적으로도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실용화가 가능할 정도로까지 완벽하다는 평이다.

단순히 기술적인 구현을 떠나서 설정상으로도

논리적인 결점이 없을 정도로 매우 디테일하게 구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제임스 카메론은 이번 작품에 디테일의 극한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작품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단순히 영상미의 놀라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필자가 초장부터 영상미에 대해 극찬을 하고 들어갔지만,

제임스 카메론 본인도 이 작품에서 보다 역점을 둔 부분은 바로 스토리와 캐릭터라고 한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나 '천공의 성 라퓨타'를 연상케 하는공중에 떠있는 산.

'천공의 에스카플로네'에서도 공중부유가 가능한 돌이 등장하기도 한다>

솔직히 스토리는 볼 만은 하지만, 신선하지는 않은 내용이다.

왜냐하면 오래 전부터 이와 비슷한 스토리나 설정이 우리들에게 많이 노출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은

가상의 자아와 현실의 자아의 극단적인 형태를 보여준 <매트릭스>이겠지만,

SF라는 틀을 뒤집어 쓰지 않은 순수 현실주의 작품 중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제임스 카메론이 직접 거론한 작품은 에드거 R. 버로스의 <화성의 존 카터>라는 소설과,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하여 대박을 친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이다.

전자의 소설은 필자가 읽어보지 않았지만, 후자의 작품은 꽤 많이 본 영화이다.

아직도 주먹쥐고 일어서라는 인디언식 작명 쎈쓰가

기억에 남는 명작이기도 한 그 작품은 여러 모로 보나 아바타와 닮아 있다.

주인공 던바가 미군으로 근무하다가 우연히 인디언 부족과 함께 하게 되면서

점차 그들의 일원으로 되어간다는 내용은 제이크가 나비족의 일원으로서

점차 융화되어 간다는 점과 매우 흡사하다.

이 외에도 특별히 거론은 되지 않았지만,

<라스트 사무라이>도 비슷한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고,

장자의 호접몽도 역시 비슷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이 작품의 스토리 자체는 그렇게 신선하지는 않은 느낌이다.

그렇더라도 이 작품이 단순히 주인공이 그저 나비족의 일원이 되어서 영웅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위에서 거론한 작품들과 다른 점은,

제이크라는 캐릭터가 인간으로서의 제이크와 나비족으로서의 제이크 모두 존재한다는 점이다.

, 제이크는 양자 택일의 극단적 형태가 아니라

둘 다 영위할 수 있는 나름 친절한 설정으로 생성된 캐릭터이다.

그래서 제이크는 참으로 간사하게도 나비족으로서 성장하면서 나름의 재미를 느끼고,

또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쿼리치 대령에게 스파이 노릇하면서 인정받는다는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교감을 통해 점차 하나가 되어간다는 설정은 왜 부부사이에서는 불가능한 걸까??>

하지만 제이크는 어느덧 둘 중 하나만이 현실이어야 함을 깨닫는다.

처음에는 나비족으로서의 행동이 하나의 재미있는 체험이었지만,

점차 그들과 동화되어 가면서 그는 어느새 현실과 가상이 뒤바뀌어 버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나비족으로서 보다 본연에 가깝다는 쪽을 택한다.

여기에는 제이크의 현실이 걷지 못하는 장애자라는 점에서도 기인하지만,

그가 전직 해병대원으로서 무수한 전과를 올린 전사로서의 숙명을 타고났다는 점에서도 기인한다.

, 그는 일상의 고리타분함에서 벗어나 나비족의 전사로서 존재할 때

자신의 숙명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설정은 제임스 카메론이 스토리와 캐릭터에

얼마나 많이 공을 들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 작품은 기존의 SF 대작들이 선사했던 어떠한 철학적 센세이션

또는 깨달음에 대해서는 다소 약한 느낌이 강하다.

요약하자면, 스토리와 캐릭터, 그리고 강력한 비주얼로 무장한 최고의 SF 액션 판타지인 아바타는,

껍데기는 화려하지만 알맹이는 빈 느낌이랄까?

, 특별한 주제의식은 없이 그저 즐기는 영화로서 평가받아야 하는 작품이라는 의미이다.

그나마 이 작품이 주제의식에 있어서 인정받을 만한 부분은

서두에서 말한 자연 다큐멘터리적 차원에서 이해할 때 비로소 찾아볼 수 있다.

판도라가 선사하는 자연의 경이로움,

그리고 나비족들이 왜 영혼의 나무를 지키려 하는지에 대한 의미.

그것은 자연이 단순히 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것들이 아니라

모든 것들이 인간의 두뇌와 핏줄처럼 연결되어 있어 숨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부터 내려오는 가이아이론하고도 통하는데,

가이아는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보고

생명체가 갖는 성장과 쇠퇴의 순환의 이론으로 지구를 이해하는 것이다.

판도라 행성도 에이와라고 불리우는 행성의 심장과도 같은 나무가 존재하고,

그 나무 밑으로 엄청난 뿌리가 뻗어져있어 모든 자연이 하나의 생명체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자연에 서식하는 모든 동식물들도 자연의 일부로서 모두 가치가 있음을 나비족은 강조한다.

나비족 또한 그러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그 예로, 나비족과 다른 동식물들끼리는 모종의 프로토콜을 이용해 정신적 교감을 이룬다.

명칭이 정확히 생각은 안 나는데,

나비족은 자신의 머리 끝에서 나오는 촉수를 이용해

동식물의 다른 비슷한 기관과 연결하여 교감을 한다.

이는 <공각기동대>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류가

자신의 목 뒤에 전선을 연결하여 네트워크의 일부가 되는 것처럼,

나비족도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제이크가 이러한 교감을 통해 점차 나비족으로 동화되어 간다는 설정도 참으로 교훈적이다.

뻔한 내러티브이기는 하지만, 인류처럼 자연을 지배의 존재로 인식하고

파괴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함을 보여주는 극단적 장치인 듯싶다.

<밤이 되면 모든 식물들이 야광이 되어 클럽분위기를 연출하는 판도라>

이 행성의 이름이 판도라로 명명된 것도

어쩌면 판도라의 상자의 전설에서 따온 것인지도 모른다.

판도라의 상자는 다들 알다시피, 제우스가 모든 죄악과 재앙을 넣어 봉한 채로

판도라를 시켜 인간 세상으로 내려 보냈다는 상자이다.

판도라가, 열어 보지 말라는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호기심이 생겨

상자를 여는 바람에 인간의 모든 불행과 재앙이 그 속에서 쏟아져 나왔는데,

당황한 나머지 급히 닫아희망만이 그 속에 남아 있게 되었다고 하는 전설이 담겨 있다.

행성 이름이 판도라인 것도 이 행성을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하지,

절대로 파괴하거나 변화시키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재미있게도 정말 RDA사는 영혼의 나무를 뽑아서 그 뿌리를 뚜껑 열듯이 열어보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많은 양의 언옵타늄은 얻을 수 있을 수 있더라도

판도라의 행성 자체가 파괴되어 모두 재가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 안 하는 것만 못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 지구의 자연은 판도라처럼 특별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공감을 못 할 수도 있겠지만,

바로 이러한 우매한 관객들 때문에 제임스 카메론은

판도라의 자연을 보다 살아있는 것처럼 묘사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그래야 좀 더 설명력이 생기기 때문이겠거니.

어쨌든 막판에도 결국 행성을 지키는 것은 자연 그 자체임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지금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우리들은 좀 더 반성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다.

늘 그래왔듯이, 배역에도 신경을 써줘야 할 타이밍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바로 제이크 설리 역의 샘 워딩톤.

이 친구 얼마 전 <터미네이터 4>에서 존 코너를 능가하는 포스를 가진

마커스 라이트 역으로 나와 제대로 히트 친 친구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제임스 카메론은 샘 워딩톤이 터미네이터 4에 출연이 확정되기 전부터

아바타의 주인공 역으로 점찍어두었다고 한다.

이는 일찌감치 샘 워딩톤의 연기력과 잠재성을 제임스 카메론이 눈치챘다는 의미인데,

그의 캐스팅 감각은 이전 작품에서부터 아주 일가견이 있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타이타닉을 통해 대박 쳤고,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터미네이터를 통해 대박친 케이스이다.

마찬가지로 샘 워딩톤도 드디어 아바타라는 대작을 통해 주연으로 등장하면서

이제 헐리우드의 초대박 배우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아바타마저 특유의 입술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버린 비운의 여성학자 그레이스 박사>

샘 워딩톤 못지 않게 포스 강한 캐릭터가 바로 시고니 위버.

어쩜 아직까지도 그렇게 선 굵은 연기를 펼치는지 대단할 정도인

꼴초도사 시고니 위버 역시 이번 작품을 위해 제임스 카메론이

오래 전부터 점 찍어 둔 인물이라고 한다.

그녀의 데뷔작이자 초 히트작인 <에일리언>을 보고 한 눈에 반했다는 제임스 카메론은

이후 그가 맡은 <에일리언 2>에서 더 강한 여전사로 만든 이후

아바타 작품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미지를 통해 캐릭터를 살리고 있다.

시고니 위버는 에일리언 때문에 떴지만, 안타깝게도 에일리언에서의 리플리의 이미지가 강해

그 이후에도 계속 비슷한 캐릭터만 연기하게 되었다.

오죽하면 제임스 카메론이 원래 그레이스 박사의 이름을 쉬플리로 지으려고도 했다는 소문까지 있다.

어쨌든 그녀는 여전히 강인한 여전사로서,

그리고 강인한 조력자이자 어머니 같은 품성의 캐릭터로서 활약하며

제이크 설리가 판도라의 진정한 가치에 눈을 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시종일관 시푸르딩딩한 모습으로 등장하여 실제 배역이 누구일까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캐릭터인 네이티리는,

최근 <스타트랙 더 비기닝>에서 통신장교이자 두 남자 주인공과 짜릿한 관계를 자아내는

우후라 역을 맡은 조 샐다나이다.

그녀는 그 이전에 <캐러비안 해적 블랙펄의 저주>에서도 아나마리아라는 여 해적으로도 나왔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안타깝게도 그녀의 실제 얼굴은 볼 수 없지만 정말로 뛰어난 연기력을 펼쳐

더욱 매력적인 포스를 발산하고 있다.

네이티리의 말투나 행동, 표정 등등을 자세히 보면

정말 살아있는 외계 종족 생명체인 것처럼 보이는데,

처음에는 좀 징그러워 보이지만 보다 보면 은근 매력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필자 취향이 이상한 것인가??)

아마 CG캐릭터 여우주연상을 신설한다면 조 샐다나가 단연 0순위가 아닐까 싶다.

<키가 180cm도 안되는 루저가 감히 언옵타늄 때문에 판도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나비족은 키가 3m는 족히 되는 그야말로 위너 중의 위너란 말이다!>

이번 작품의 캐스팅에서 나름 센세이션이 불었던 배우는

의외로 쿼리치 대령 역을 맡은 스티븐 랭이었다.

원래 이 역은 마이클 빈에게 돌아갈 예정이었다.

마이클 빈이 누구냐고?

팀 버튼과 죠니 뎁의 관계처럼 제임스 카메론에게 있어서

늘 비중있는 캐릭터로 열연했던 친구라고나 할까?

터미네이터 1편에서 카일 리스 역으로 등장하여 잔뼈 굵은 연기를 펼친 이후

액션 배우로 열연하던 친구였는데,

세월이 흘러 그런지 어느덧 조용히 파묻힌 비운의 배우이다.

지금은 나이가 거의 아놀드 주지사급 정도 되어서 쿼리치 대령 역으로 딱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종 오디션에서는 스티븐 랭이 선정된 것.

공교롭게도 스티븐 랭은 <에일리언 2>에서

드웨인 힉스 역을 놓고 마이클 빈과 경합하다가 오디션에서 탈락한 일화가 있다.

어쨌든 세월이 흘러 복수에 성공한 스티븐 랭인 만큼,

이번 작품에서 그가 보여주는 독불장군 전쟁광 쿼리치 대령의 섬뜩한 모습이 매우 훌륭하다.

이 외에도 짧고 굵게 활약하다 공중의 먼지로 산화하는

트루디 역의 미쉘 로드리게즈도 시고니 위버 못지 않게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 꾸준히 이미지 유지를 하고 있는 배우.

<레지던트 이블> 1편에서 강인한 여전사로 등장하여 좀비학살에 가담하다가

막판에 스스로 좀비가 되어 유명을 달리하는 역할로 강한 인상을 남긴 미쉘이

이번 작품에서도 그와 비슷한 역을 해 또 한번의 인기상승을 노리고 있다.

적어도 <울버린 오리진>의 다니엘 헤니보다는 좀 더 비중있게 활약하다 죽은 듯한 느낌.

(헬기타고 죽는 것은 둘 다 똑같다는…)

<'분노의 질주', '레지던트 이블' 등 일단 거친 역할만 맡게 되는 로드리게즈>

무려 스크린에 옮겨지기 까지 무려 15년이 걸린 아바타.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번에는 이를 한번 살짝 들춰보자.

아바타가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구현이 불가능하게 되자 제임스 카메론은

<타이타닉> <스파이더맨>에 몰두하기로 마음을 바꿨다는 얘기가 유명하다.

그러다가 타이타닉 이후 잠시 숨을 고르면서 그가 생각한 차기 작품은

놀랍게도 애니메이션의 영화화. 그 대상은 바로 <총몽>이라고 불리는 일본 만화이다.

필자도 매우매우 재미있게 본 작품인데,

총몽은 이미 일본에서 에피소드 2개를 묶어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적도 있었다.

쓰레기로 뒤덮인 지구 위에서 살아가는 고철덩어리 로봇과 인간,

그리고 자렘이라 불리우는 공중 위의 폐쇄된 공간에서 산다는 선택받은 인간들.

그 두 계층사이의 갈등과,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면서

성장하게 되는 전투로봇 갈리의 이야기.

이 작품은 상당히 디테일한 과학적 설정을 바탕으로 디스토피아적 미래관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로봇인 주인공이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모험을 통해

여러가지 철학적 주제를 고민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정도면 제임스 카메론이 확실히 반했을 만도 할 작품이라 생각이 드는데,

그는 이 작품을 사실 아바타 이전에 제작하여 공개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개봉일 연기하기의 달인인 제임스 카메론은 2005년 개봉하겠다던

아바타까지 미루는 쌩쑈 끝에 결국 아바타를 이제 개봉하고,

이 차기작으로 총몽을 스크린에 옮긴 <배틀 엔젤>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어도 아바타에서 보여 준 비주얼적 혁신이라면

배틀 엔젤에서 펼쳐질 갈리(작품에서는 알리타라는 이름을 쓸 예정이라고 한다)

디테일한 설정이나 다이나믹한 액션이 사뭇 기대가 된다.

이번에는 이 작품을 보면서 머리를 갸우뚱하게 한 몇몇 요소들을 짚고 넘어갈까 한다.

먼저 나비 족의 생태가 너무나도 인간친화적이라는 것이다.

나비 족은 분명 판도라 행성의 고유 원주민이자,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외계인인데,

서로 수많은 세월 동안 그 드넓은 우주 속에서 접촉이 없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행동양식들이 공유된다는 점이 의아스럽다.

나비 족의 문명이나 자연관을 보면 마치 인류의 고대 문명을 보는 듯하다.

토테미즘이나 샤머니즘으로 대변되는 인류의 고대 종교관이나 의식 등이

나비족에 의해 거의 유사하게 표현된다.

, 지능을 가진 생명체의 문명의 발전 특성상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그런데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왜 키스는 공통의 사랑 표현이란 말인가?

<스타크래프트의 골리앗을 연상케 하는 AMP 유닛. 작동방식은 매트릭스에서 등장한 전투유닛과 동일하다>

솔직히 제이크와 네이티리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키스를 하는 장면에서는

필자가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이종 생명체간의 교감이라지만,

저렇게 인간친화적인 표현으로 소통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것.

인류가 나비 족에게 영어를 가르친 것도 너무 억지스럽다.

솔직히 전혀 언어 체계가 다른 문명인끼리 공통된 언어를 배우려면

보다 과학적인 언어가 적용하기 쉬울텐데,

그렇다면 영어보다는 한글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나름의 욕심도 생각해 본다.

<더 문>에서 기지 이름을 한글로 짓거나 한글로 인사를 하는 설정 등을 보면

미래에는 한글의 위상이 어느 정도 더 커질 수도 있음을 기대하게 하는 생각이 든다.

궁극적으로 접근해 보자면, 판도라 행성에도 수많은 생명체들이 존재하는데,

왜 하필 나비 족들은 인간과 거의 유사한 지적 수준과 생김새,

그리고 문명의 형태를 가지고 존재할까 하는 것도 의아스럽다.

외계인이 꼭 우리와 닮았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이는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편협한 사고에 불과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자면 <화성의 유령들>에서 등장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화성의 지적 생명체의 설정은 가히 끔찍하면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솔직히 아바타는 특별한 고민을 던져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필자로 하여금 2, 3번을

더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이 작품이 선사하는 뛰어난 영상미와 CG 캐릭터의 놀라운 연기력에 매료되어버린

필자의 감동 때문인지도. 게다가 스케일에 있어서도

요근래 보기 드문 압도적인 작품이니만큼 아이맥스를 통해 봐야

제대로 된 감동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제이크~ 우리 2탄에도 출연하는 거여?" "몰러... 제임스 영감님이 다른 영화 찍는대잖여">

아바타의 후속편이 나온다는 얘기는 없지만,

이미 터미네이터를 한번 재탕하여 대박쳤던 사례가 있는 제임스 카메론인 만큼,

어쩌면 훗날 더 나은 기술력이 나오면 더 충격적인 작품으로

우리 앞에 2탄이 나오지 않을까 나름 기대도 해본다.

그 전에 물론 <배틀 엔젤>의 개봉이 제 때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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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까 2009. 12. 15. 09:39

위대한 독재자 (The Great Dictator)

<자신의 마누라 이름을 거창하게 기입한 사심 가득한 문제적 포스터>

21세기에 현존하는 영화 감독 중에는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명 감독들이 억수로 많다.

제임스 카메룬, 스티브 스필버그, 팀 버튼, 워쇼스키 형제 등등,

굵직굵직하고 임팩트가 장난 아닌 작품들로 그들의 능력을 입증했던 거물들.

그런데, 영화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그토록 강렬하고 임팩트있으면서 화끈하고 우렁찬 작품들을

상상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 중의 불가능이었다.

오죽하면 제임스 카메룬이나 스티브 스필버그 감독이

스타워즈나 아바타 같은 작품을 처음 구상하면서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이

바로 80년대 였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영화가 지금의 영화라는 형태를 자리잡기 전의 초창기 시대에는

과연 천재라는 수식어가 영화감독들에게 부여될 수 있었을까?

오늘은 바로 그 천재라는 수식어를 영화사상 거의 최초이자 완벽하게 부여받은

한 비운의 진짜 천재가 만든 작품에 대해서 리뷰해 보고자 한다.

바로 배꼽을 뽑아쥐는 개그 속에 인류에 대한 메시지를 심어 놓은

찰리 채플린의 희대의 명작 <위대한 독재자> 되겠다.

먼저 스토리부터 즈려밟고 넘어가자.

때는 1918, 세계 1차 대전이 한창이던 어느 전쟁 터.

전선에서 쇠퇴를 거듭하고 있는 토메니아국은

전세를 뒤집을 가공할만한 초거대포를 제작하여 시험발사를 한다.

대포의 발사를 맡은 병사(찰리 채플린)는 어리버리한 나머지 계속해서 사고를 치고,

결국에는 불발탄을 조사하다가 갑자기 터지는 바람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그때 갑자기 전원 진격이라는 명령을 받고, 어리버리 병사도 역시 전선으로 향한다.

이래저래 또 한번의 요절복통 사고가 터지는 와중에,

전선을 사수하던 임무를 맡은 병사에게 갑자기 살려달라는 SOS 신호가 울려퍼진다.

소리를 듣고 달려가보니 추락한 비행기에서 생존자가 있었던 것.

비행사(레지날드 가디너)는 자신이 조종할 수 없다며 자기 대신 조종간을 잡아달라고 하고

같이 비행기를 타고 이륙을 하게 된다.

비행사는 병사에게 슈멜로프 장군에게 전달할 중요한 서류라며 꼭 간직하라고

겨우겨우 목숨을 부지하며 본국으로 향한다.

하지만 비행기가 거꾸로 나는 것도 모르고 어리버리 쑈를 하다가

결국 추락하고 마는 비행기.

하지만 또다시 겨우겨우 살아남은 두 사람은, 서류가 안전한 것에 안심하지만,

이내 다른 병사들로부터 전쟁에서 패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좌절한다.

<쌍십자당, 군복, 표정, 행동 등 히틀러의 모든 것을 패러디하여 탄생시킨 인물 힌켈>

이후 병사는 사고로 기억을 잃고서는 시간이 흐르는 지도 모른채 병원에서 지내게 되고,

그동안 세상은 격변하여 세계 대공황과 토메니아의 내란이 일어나면서

힌켈(찰리 채플린)이 정권을 장악하고 새로운 토메니아를 세우게 된다.

힌켈은 연설을 통해 강력한 토메니아 건설을 위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강력한 군사정권으로 새롭게 무장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에 그의 부관인 가비츠(헨리 다니엘)는 좀 더 과격했어야 했다며,

힌켈이 더 강력한 전제군주가 되도록 그를 보좌한다.

한편 유태인 거주지역인 게토에서는 재캘(모리스 모스코비치) 씨와,

그의 집에 세들어 사는 아리따운 여인 한나(파울레트 고다드)가 살고 있었다.

재캘은 1차 대전 후 사라져버린 이발사를 그리워하며,

한편으로는 힌켈이 유태인을 못살게 구는 정책에 회의를 품고 있었다.

마침 토메니아 특전대원들이 게토 마을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유태인들을 못살게 굴기 시작하고, 이에 한나는 이들에 저항하다 그만 피해를 입고 만다.

그렇게 토메니아는 유태인 억압 정책이 점점 강화되고 있었다.

한편 병원에서 그동안 기억을 잃고 노닥거리고 있던 병사는

쥐도 새도 모르게 병원을 탈출하여 자신이 예전 일하던 곳으로 돌아온다.

바로 게토의 이발소였던 것.

어느 때와 다름없이 장사 준비를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쌓여있는 먼지와 거미줄을 보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이발사(찰리 채플린).

그 순간 특전대들이 들이닥치고, 유태인 표시를 제거했다는 이유로 이발사를 다구리한다.

이 때 한나가 용감히 나서서 이발사를 구하고, 조용히 몸을 숨긴다.

하지만, 열받은 특전대원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이발사를 끄집어내고,

목을 매달아 가로등에 걸어 죽이려는 찰나!

갑자기 띠띠빵빵 거리며 나타나는 토메니아 장군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1차 대전 당시 이발사가 구해준 비행사였던 슐츠(레지날드 가디너) 장군이었다.

나름 유태인 친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슐츠는,

죽기 직전이었던 유태인이 자신을 살려준 병사임을 알고,

다시는 자기의 친구를 괴롭히지 말라고 특전대들에게 명한다.

이렇게 해서 이발사와 한나는 슐츠의 보호 아래 나름 안전을 보장받게 된다.

한편 힌켈은 이웃 나라인 오스텔리히를 지배하기 위한 야심을 품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군비를 감당해야 하는 엄청난 돈.

그 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힌켈에게 우호적인 초대박 갑부 유태인에게서

돈을 빌려야만 하는 형편이었다.

이 때문에 힌켈은 슐츠에게 명령하여 돈을 빌릴 때까지 유태인 유화정책을 펴라고 한다.

이에 게토지역은 뜬금없이 평화로운 지역이 되어 모두가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 와중에 싹트는 이발사와 한나의 사랑의 씨앗.

<도무지 부부라고는 믿기지 않는 나이 차이를 작렬하는 두 커플>

그런데 우호적일 것만 같았던 유태인 갑부가 돈 꿔주기를 거절하게 되고,

이에 힌켈은 분노하며 복수심으로 유태인에 대한 강압 정책을 펴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전 세계를 지배할 야심에 홀딱 젖어 리듬 체조 쇼를 펼친다.

나름 유태인을 믿어야 한다는 슐츠는 힌켈에게 끝까지 충고를 하지만,

힌켈은 슐츠를 배신자라고 찍어내리고 감옥으로 보내버린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이발사와 한나는 즐거운 첫 데이트를 즐기려고 거리를 나서지만,

때마침 힌켈의 유태인 탄압정책이 연설을 통해 공표되면서

순식간에 무법자로 돌변해버린 특전대들이 게토 마을을 급습한다.

그간 복수심에 불타 있던 특전대는 이발사를 공격하고,

겨우겨우 재캘 씨의 도움으로 둘은 옥상으로 도망치지만,

특전대들이 이발소를 폭파시켜버려 이발사의 꿈은 그렇게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겨우 몸을 숨기고 있자니, 재캘 씨가 마침 슐츠 장군이 탈출하여

자신의 집 지하에 몸을 숨겼다고 얘기해준다.

슐츠는 힌켈을 암살하기 위한 비장한 계획을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단 한명의 지원자를 뽑을 것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동전을 넣은 푸딩을 고르는 사람.

하지만 한나의 슬기로 동전 푸딩 작전은 모두를 바보로 만드는 결과를 낳고,

이에 슐츠는 고개를 저으며 계획을 취소한다.

이제 하루하루가 공포가 되어버린 게토 마을 주민들.

누군가 똑똑 두들기기만 해도 헐레벌떡 몸을 숨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특전대들이 슐츠가 숨어있다는 것을 알고 쳐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자,

슐츠와 이발사는 잽싸게 몸을 숨겨 지붕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계속되는 도망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들은 특전대에 붙잡혀 수용소로 끌려가고 만다.

이 사건 이후 재캘 씨 가족과 한나는 겨우 몸을 피해 평화지역인 오스텔리히로 도망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든다. 그곳이 곧 힌켈의 공격목표가 되는지도 모른 채.

한편 힌켈은 오스텔리히 공격을 앞두고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바로 이웃 강대국인 박테리아국이 오스텔리히로 군대를 진격시킨 것.

이에 힌켈은 박테리아국의 지도자인 나폴리니(잭 오키)를 초청하여

그를 유화시켜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으려는 계획을 잡는다.

하지만 나폴리니의 도착부터 삐그덕 대는 시츄에이숀.

열차 역에서부터 삽질을 해대는 힌켈.

그리고 좌담회와 연회, 군대 사열까지 모두 엉망진창에 뜻대로 안되는 힌켈.

심지어는 이발소에서까지 서로 자존심을 세우려고 아우성댄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힌켈의 어리버리한 부하 헤링(빌리 길버트) 장군이

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들자 결국 내쳐지는 헤링.

연회장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또 티격태격하지만,

가비츠는 일단 조약에 서명을 하라고 하고, 나중에 이를 무시하고

오스텔리히로 무단 진격하자고 힌켈을 꼬신다.

이로써 극적으로 상호불가침조약이 맺어진다.

한편 수용소에 갇혀 있던 슐츠와 이발사는 가까스로 수용소를 탈출하여

장교복을 입고 토메니아군인척 하며 무사히 감시초소를 벗어난다.

이는 슐츠가 복권되었다고 믿은 띨방한 병사들 덕분.

그런데 이 즈음 힌켈은 오스텔리히 진격을 앞두고 휴가차 호수에서 오리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총소리를 듣고 달려온 병사들이 마침 탈출한 이발사와 슐츠를 쫓고 있었던 병사였던 것.

실수로 물에 빠진 힌켈을 보고 탈출한 이발사로 착각한 병사들은

힌켈을 기절시키고 그대로 수용소행 급행열차 티켓을 끊고 만다.

이러한 사실도 모른채 오스텔리히 국경까지 걸어온 슐츠와 이발사는

갑자기 병사들이 대열을 갖추고 자신들을 맞이해 주는 것에 의아해한다.

그것은 이발사가 힌켈과 똑같이 생겨서 힌켈이 온 것으로 착각했던 것.

이에 슐츠는 이발사에게 자연스럽게 행동하라고 하면서 오스텔리히 진격을 지휘한다.

결국 오스텔리히는 점령당하고, 재캘 가족과 한나가 살던 곳도 쑥대밭이 되어버린다.

결국 모든 유태인이 재산을 빼앗기고 억압을 받게 되고 만 것이다.

오스텔리히 수도에 다다른 이발사와 슐츠는 승리를 기념하는 연설대에 오르게 된다.

여기에서 가비츠는 먼저 힌켈의 업적과 승리를 찬양하지만,

이내 연단에 오른 이발사는

힌켈이 아닌, 한 명의 민중으로서,

자유와 평화에 대해 울부짖는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호소하듯이.

그리고 멀리서 이 연설을 듣고 있던 한나는

슬픈 두 눈으로 먼 지평선을 바라보며

평화를, 자유를, 그리고 사랑하는 이발사를 갈망한다.

<찰리 채플린이 처음으로 눈물가득한 눈으로 호소력 짙은 연기를 펼친 명 장면>

스토리를 글로 쓰다 보니 이 작품의 본연의 미학이 다소 반감되는 느낌이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이 작품은 코미디이다.

찰리 채플린이야 워낙 유명한 코미디언이니 당연히 작품이 재밌겠지만,

그 재미를 글로 담기에는 역시 한계가 많다.

어떻게 웃기는지는 직접 봐야 이해가 될 터이니.

그렇더라도 몇 가지 코미디적인 요소를 설명하자면,

일단 찰리 채플린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극대화되었다는 사실.

초반에 대공포를 발사하는 장면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개그로 한번 뿜게 만들고,

뒤이어 슐츠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도 또 한번 뿜는다.

그 이후에도 이발사가 특전대들과 다투는 장면에서는 정말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발산한다.

이발사의 컨셉 자체가 워낙 어리버리한 설정이다 보니 전형적인 코미디가 잘 살아나는 것.

그런데, 전제군주적 카리스마를 내뿜는 힌켈로서는 어떤 코미디를 선사할까?

놀랍게도 지금에서도 신선하기 그지없는 놀라운 기법이 발휘되는데,

연설 도중 마이크가 왔다갔다 하는가 하면, 이발의자가 계속 올라가는 등

비현실적인 기법을 통해 창조적 유머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에서야 주커 브라더스에 의해 본격화된

일종의 못말리는유머인 것이다.

이를 무려 50년이나 앞서 흑백 영화에서 시전했으니,

정말 찰리 채플린의 유머 감각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겠다.

웃긴 장면이 너무도 많지만, 이는 말로 표현해봤자 다 이해할 수 없으니

직접 볼 것을 적극 권장한다.

찰리 채플린이 대단하다는 것은 단지 웃기다는 것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그의 슬랙스틱 코미디에는 철저하게 계산된 연습과 노력이 담겨 있다는 것.

어쩜 저렇게도 능청스럽게 엎어지고 미끄러질까 하는 등등의 일련의 행동들은

사실 찰리 채플린이 사전에 철저히 계산을 하고 이를 완벽하게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현실화된다.

어디서 어떻게 미끄러지고, 이와 동시에 모자는 어떻게, 지팡이는 어떻게,

걸음은 어떻게, 표정은 어떻게, 심지어 주변 인물들과의 리액션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모든 것들이 그의 철저한 각본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너무도 완벽한 나머지 영화를 보는 우리들은

그것이 철저하게 꾸며져있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왜냐하면 너무너무너무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 뿐만 아니라 설정에도 그의 천재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다.

힌켈이 연설할 때 외치는 토메니아어는 언뜻 들어보면 독일어처럼 들린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그것은 영어도 아니고 독일어도 아닌, 전혀 엉뚱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어 일부를 영어를 패러디해서 쓰기 때문에 알고보면 말이 안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로 치면일본 한다고 하면서 “아나따노 주둥아리 조또 구라까네이런 식인 것이다.

우리야 영어권이 아닌 지라 쉽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영어를 쓰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그 대사 하나하나가 빵빵 터지는 개그인 것이다.

이러한 듣보잡 언어를 메시지를 확실히 담아 개그로 승화시킨 그의 능력,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불발탄이 사람을 따라 빙빙 돈다는 설정은 지금 봐도 참신한 코미디 기법이다>

찰리 채플린의 천재성은 비단 그의 연기에서만 깃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왜 천재 감독인지를 이제부터 설명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그가 각본, 감독, 제작, 주연을 모두 담당한 작품이다.

그야말로 1 4,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2개 배역을 했으므로 1 5역이겠다.

연기력이야 검증된 것이겠지만, 그의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어떠할까?

그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라고 불리울만한 많인 시도를 그의 작품에 녹이려 했다.

그 첫번째가 바로 시대를 앞서간 놀라운 통찰력.

이 작품은 다들 알겠지만,

2차대전 독일의 히틀러를 패러디해서 힌켈이라는 캐릭터를 창조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히틀러의 만행을 고발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그런데, 이 작품의 각본이 써질 때 찰리 채플린이 독일의 유태인 학살 만행을 몰랐다면 믿겠는가?

비록 찰리 채플린은 유태인이 아니었지만,

놀랍게도 그는 유태인이 히틀러로부터 어떠한 업악을 받을지에 대해서

이 영화를 통해 그의 선견지명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거의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심지어 이 영화가 개봉된 1940년에도 히틀러가 유태인을

수용소에 가두어 몰살시켰다는 사실은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때이다.

그의 이러한 시대주의적 통찰력은 비단 이 작품만 통해서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 작품 직전에 만들어진 1933년작 <모던 타임즈>에서는,

자본주의의 급성장으로 인하여 물질만능주의와 인간성파괴현상이 심화될 것을

기계수리공의 모습을 통해 신랄하게 보여주었더랬다.

재미있게도 이 두 작품은 모두 찰리 채플린이 각본, 감독, 주연을 한 작품이다.

찰리 채플린은 사실 처음부터 이러한 천재성을 보여준 인물은 아니다.

그는 대부분이 모르는 사실인데, 사실 영국 태생이다.

영국에서 가난한 집안 아이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결국 찰리 채플린은 어린 나이에 고아원에 맡겨지게 되고, 그 곳에서 크면서 희극을 배우게 된다.

그러다가 17세 때 당시 영국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인정받던 프레드 카노 극단에 입단하게 된다.

여기에는 그의 탁월한 연기 감각이 어느 정도 작용을 했겠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당시 희극왕이라 불리우던 희극 매니아 마크 세네트 감독이

자신의 작품을 위해 1913년 프레드 카노 극단을 미국으로 초청하기에 이른다.

당시 2번째 미국 방문이었던 찰리 채플린은,

자신을 보고 실망한 세네트에게 임팩트를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아주 기묘한 컨셉으로 자신을 보여주게 된다.

바로 지금의 찰리 채플린의 대명사가 된 팽귄 걸음의 어리버리 중절모 신사의 모습.

게다가 당시 25살에 불과했던 젊은 찰리 채플린은

자신의 어린 모습을 숨기기 위해 코 밑에 히틀러식 수염을 붙이게 된다.

우습게도 히틀러가 수염을 따라한 꼴이 되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믿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어쨌든 자신의 컨셉을 완전히 바꾼 찰리 채플린은 그 특유의 능청스런 코믹 연기로 인하여

단번에 모든 스탭들을 사로잡게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찰리 채플린 자신은 자기의 그런 모습이 일상적인 영국인의 모습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그의 말 속에 어쩌면 사회풍자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이후 그의 작품을 통해 서서히 주제의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이후 엄청나게 많은 단편영화에 출연하면서 찰리 채플린이라는 캐릭터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된 그는,

1919년 마침내 자기만의 영화사를 만들어 첫 장편영화에 발을 담근다.

그가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했던 첫 행동은 바로 독서.

왜 그가 사회풍자적이 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해 그의 독서가 상당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여겨진다.

그로 인해 그는 결국 훗날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되기도 하지만.

<세계 지배의 야심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힌켈을 보고 히틀러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의 장편 영화 <키드>는 비록 개그적인 소재는 많이 줄었지만,

사회빈곤층에 대한 묘사와 그들의 삶의 애환이 희망이라는 코드로 녹아들면서

일종의 작가주의적 색채를 띄게 되었다.

그리고 찰리 채플린은 이 작품의 조연이었던 16세의 영계녀 리타 그레이와 재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마누라를 잘못 만났는지, 찰리 채플린은 가정파탄의 지경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찰리 채플린의 작품은 주구장창 만들어지는데,

걸작 <서커스> <거리의 불빛>이 바로 이 때 만들어진다.

두 작품 모두 <키드>의 연장선상에서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녹아든 일종의 다큐적 작품의 성격이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대 히트를 쳐서 그를 전 세계적 감독의 반열로 일으켜세웠다.

이후 찰리 채플린의 작품은 공통적으로 슬픔과 유머라는 두 가지의 모순된 코드가

뒤섞여서 조화를 이루는 아주 독특한 양상을 띠게 된다.

여기에 사회풍자적인 주제의식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는데,

그 첫 작품이 바로 희대의 명작 <모던 타임즈> 되시겠다.

놀랍게도 찰리 채플린이 특유의 중절모 차림을 과감하게 벗어던진 첫번째 작품이기도 한데,

그만큼 그가 이 작품을 통해 변화를 보여주고자 했던 마인드는 강했으리라.

덕분에 이 작품에 스며든 자본주의의 비판 정신은 후대 비평가들의 신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지만,

안타깝게도 당시의 비평가들마저 신금을 울리기도 하였다.

왜 안타깝냐고? 바로 찰리 채플린을 공산주의 빨갱이로 몰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찰리 채플린이 이 작품을 통해서 얻은 소득 한 가지는,

바로 또 한명의 미녀이자 아내인 파울레트 고다드와 만나 결혼하게 되었던 것.

그리고 그녀는 그 후의 작품인 바로 <위대한 독재자>에서 여주인공을 꿰차게 된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와서, 찰리 채플린은 <모던 타임즈>를 통해

희극 영화 사상 최고의 블랙 코미디라는 명예를 부여잡게 되고,

이후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여 <위대한 독재자>를 통해 또 한번의 사회고발을 시도한다.

하지만 <위대한 독재자>는 당시 정세 때문에 대부분의 유럽 지방에서는 상영불가가 된다.

누가 봐도 히틀러를 욕하는 것인데, 당시 히틀러의 지배에 있던 유럽 어느 나라가

감히 그 영화를 상영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재미있게도 히틀러는 이 작품을 여러 차례 봤다고 알려져 있다.

이미 앞에서도 말했듯이, 히틀러가 사실 찰리 채플린의 골수 매니아였던 것.

히틀러는 몰래 이 필름을 구해서 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반응이 어떠했는지는 그의 죽음과 함께 영영 미스터리가 되었다.

행복할 것만 같았던 파울레트 고다드와의 결혼 생활이 또 한번 쫑나고,

찰리 채플린은 이번에는 18세의 원조교제녀 우나 오닐과 또 결혼하고 만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찰리 채플린은 영화계의 대표적인 영계 킬러로도 알려져 있다.

아무튼 우다 오닐은 이후 찰리 채플린의 임종 때까지 함께 했던

그야말로 진정한 찰리 채플린의 사랑으로 인정받게 된다.

<그의 작품에는 위와 같이 빈곤한 서민들의 애환이 뭍어나는 장면들이 참으로 많다>

우다 오닐과 결혼한 찰리 채플린은 이후 또 한번의 자본주의 비판 작품인

<살인광 시대>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너무나 신랄한 사회비판과

냉소주의가 버무려져 있다 보니, 오히려 관객과 비평가들은 비난을 쏟아 붓게 된다.

관객들은 여전히 그의 눈물과 기쁨이 뒤섞인 코미디를 원했지만,

찰리 채플린은 어느새 코미디를 잃은 사회비판주의자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결국 찰리 채플린은 공산주의자로 몰려 시련의 인생을 걷게 된다.

이러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찰리 채플린은 그의 마지막 역작이자 인생 최고의 걸작이 되는

<라임 라이트>의 제작에 몰두한다.

기존까지 볼 수 없었던 연출과 주제의식을 담은 이 작품은.

찰리 채플린의 생애 그 자체를 투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절로 인해 자살을 기도하던 젊은 미녀 발레리나가

어떤 노 예술가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되고 삶의 희망을 가지게 되어가는 스토리.

그리고 라임라이트의 불빛을 받으며 춤을 추는 발레리나 앞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마는 노 예술가의 마지막 장면 등.

기존에는 단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찰리 채플린만의 멜로가 담긴 이 작품은,

비록 자신의 주 무대였던 미국이 아닌, 고향 영국에서 초연될 수 밖에 없었지만,

이 작품으로 인해 훗날 찰리 채플린은 아카데미가 인정한 최고의 천재감독에게 수여하는

특별상의 계기가 되고 만다.

이 작품을 끝으로 찰리 채플린은 자신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내쫓은 미국에 분노하여

두 번 다시 미국 땅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스위스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이후 찰리 채플린은 한 명의 영화인으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평화주의자로서

반핵 운동, 월남전 반대 운동 등을 강하게 어필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1972년 아카데미의 초청으로 실로 20년 만에 자신이 성장하고 성공했던, 그리고 좌절했던

미국으로 돌아와 드디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1977녀녀 12 25일 크리스마스 날, 찰리 채플린은 88세의 나이로

슬프도록 재미있었던 그의 희극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지구본 탱탱볼 쇼는 이 작품 최고의 명장면으로 평가받는다>

필자가 한 명의 천재 감독의 일대기를 소개해 보았다.

작품 소개하다가 결국 인물 소개까지 거창해져 버렸는데,

찰리 채플린은 사실 이 정도의 찬사로도 부족한 천재 중의 천재이다.

필자는 참으로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찰리 채플린에 대한 존경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의 생김새와 행동, 연기 등 코미디로 승화되는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배꼽이 빠지도록 웃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의 그러한 코미디 뒤에는 슬픔과 눈물이 드리워있다.

이는 어쩌면 우리가 웃기 즐기며 보게 되는 광대들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다.

연극이 끝나고 난 후 우리는 무대 뒤에 남겨진 모습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그 모습을 단 한번이라도 보게 된다면,

관객이 떠나간 후의 무대 위의 공허함 속에서

눈물로 만들어진 그들의 웃음과 미소를 볼 수 있다.

찰리 채플린의 연기와 삶도 이와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는 처음에는 비록 사람들을 웃기기 위한 어리버리한 중절모 차림의 광대가 되었지만,

자신의 작품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삶의 애환과 비애를 보여주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면서도 그 끝에는 늘 희망이 있다는 것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작품을 끝까지 보고 나면 눈물진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다.

, 너무 또 감성적으로 몰아가고 말았다.

이번에는 다시 작품으로 돌아와서 몇 가지 얘기를 해보자.

우리는 흔히 찰리 채플린 하면 무성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그는 정말로 많은 단편 무성영화에 출연한 것이 사실이다.

그의 코미디 스타일을 정립하게 된 것도 사실 무성영화 때문이다.

그러다가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성영화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위대한 독재자>가 바로 그의 첫 유성영화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겠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듣보잡 토메니아어를 만들어서 언어적 유희를 구사했는가 하면,

대사를 통해 코미디적 상황을 더욱 강조하기도 하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첫 유성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참신함과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이

찰리 채플린의 천재성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이 작품은 런닝 타임만 무려 2시간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영화가

1시간 30분이 고작이었다. 2시간은 상영시간 때문에 어려운 실정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찰리 채플린은 무려 50년이나 앞서 근시대적 성향을 미리 선사했던 것이다.

그의 통찰력이 실로 무섭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히틀러와 무솔리니도 이렇게 유치쌈뽕아스트랄하게 다퉜을까?>

찰리 채플린의 작품에는 그의 사단이라고 할 수 있는 몇몇 배우들이 늘 함께 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여자 배우들은 전부 찰리 채플린의 마누라였다.

출연한 후 결혼하던지, 아니면 결혼한 후 출연하던지 둘 중 하나였다.

놀랍게도 모두 미녀에다가 영계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데,

찰리 채플린이 은근 카사노바적 기질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배우가 한 명 출연한다.

바로 듬직한 슐츠 장군을 연기한 레지날드 가디너.

이 사람 생김새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올드 무비 팬들이라면 이 정도 마스크면 무언가 굵직한 작품을 했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할 것이다. 그만큼 아주 잘생긴 사나이이다.

그는 이 작품 이후 66년에 장편의 TV드라마 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되는데,

바로 지금도 후덜덜하게 되는 <배트맨> 되시겠다.

하지만, 여기서 알만한 사람은 아는 사실.

당시 TV판 배트맨은 지금과 비교해보면 대학생에게 까부는 유치원생 수준이다.

근육이라고는 전혀 없는 밋밋한 몸매에, 그대로 드러나는 코스튬하며,

심지어 마스크에는 눈썹까지 그려져 있어서 헤벌쭉 거리는 배트맨의 면상이 되고 말았다.

, 액션은 둘째 치고 악당보다도 주인공들이 더 어수룩하고 멍청해보였으니,

왜 수많은 명감독들이 배트맨을 다시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가?

이 작품이 개봉 당시 세계 정세 때문에 많은 곳에서 개봉을 못 했다고 했는데,

이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상당하다.

히틀러 얘기는 이미 했고, 또 하나의 독재자인 무솔리니는 어떠했을까?

안타깝게도 무솔리니는 영화 개봉 전에 께꾸닥 했지만,

그의 미망인이 이 작품을 엄청 싫어했다고 한다.

이탈리아는 공교롭게도 미망인에 대한 예우의 차원에서

이 작품을 개봉하기로 했을 때 나폴리니의 부인이 나오는 장면을 모두 삭제하고

상영했다고 하는데, 아마 그 미망인이 나폴리니의 부인의 장면을 봤다면

정말 심장마비로 순직하시기 않으셨을까?

이 외에도 레지스탕스들이 몰래 독일군들 영화관에 이 필름을 껴서 상영했다고도 하는데,

과연 반응이 어땠을 지 궁금해진다.

여기서 필자가 추측해 보건데, 아마도 대부분의 독일군들은

이 작품을 매우 재미있게 보지 않았을까 싶다.

적어도 웃기니 말이다.

이 작품에서 비판하고 있는 유태인 억압 정책은 아마 당시의 독일군들은

대부분이 잘 몰랐을 것이다.

역사적 사료에 의하면 유태인 탄압 정책은

히틀러 치하의 아주 일부 부대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2차 대전 독일군의 명장 중의 명장이자 히틀러 추종자였던 에르빈 롬멜 장군마저

그러한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가 뒤늦게 히틀러의 광기를 알게 되고 결국 그를 암살하려 시도했던 롬멜 장군이다.

<힌켈의 손에 갓난 아이가 실례하는 엽기적인 연출은 블랙 코미디의 진수>

어찌되었건, 우리는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에서야

히틀러의 독재와 독일군의 유태인 탄압에 대해서 비판을 가할 수 있지만,

찰리 채플린은 바로 그 당시에 실시간으로 그것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강심장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겠다.

비록 영화인이지만, 영화를 통해 사회를 고발하고 비판할 수 있다는 정신을 보여준 찰리 채플린.

비록 그 덕에 인생 말년을 아주 힘겹게 보낸 불운의 천재였지만,

그가 떠난 지금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찰리 채플린의 흔적을 밟으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찰리 채플린의 자신의 이상형이자 롤 모델이라고 한 심형래 감독을 보더라도,

그가 많은 이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자기만의 영화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면,

그는 정말로 한국의 찰리 채플린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늘 어리버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광대 찰리 채플린, 하지만 그는 진정 천재 중의 천재였다>

필자는 찰리 채플린이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아주 귀여운 손녀 딸과 함께

스위스의 자신의 저택 정원에서 노니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본 적이 있다.

희대의 영화인이자 희극인, 그리고 감독이었던 찰리 채플린,

그가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모습은 실로 평범하고 평화스러운 모습이었다.

그가 그토록 자신의 작품을 통해 부르짖었던 삶의 희망,

그 희망의 결말이 그의 마지막 모습에 깊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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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까 2009. 11. 25. 11:25

2012 (2012)

예부터 지구의 종말은 끊임없는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었다.

종교적으로, 신화적으로, 그리고 환경적으로도 지구의 종말은

우리네 삶과 결코 먼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져왔다.

고대의 역사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던지 간에,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지구에는 무수한 변화가 있어왔고,

그것은 당시의 거의 모든 생명체들을

순식간에 멸종시킬 정도의 가공할만한 변화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서인지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

인류도 언젠가는 떼죽음을 당하겠거니 하고 본능적으로 느껴왔을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노스트라다무스는 언젠가는 들어맞을 수 밖에 없는

어거지식 예언을 뿌렸던 바, 그것이 바로 인류의 종말이었다.

<힘들게 산 꼭대기에 지은 집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억장이 무너지는 스님의 슬픈 뒷모습이 압권>

20세기 말에는 세기말적 현상때문인지 종말에 대한 이슈가 시끄러웠다.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종말의 시기가 마침 도래했던 것이다.

게다가 종교계에서도 휴거가 올 것이라는 말이 성행하면서

집단자살 유행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 모든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났고

지금 우리는 이렇게 별 일 없다는 듯이 살아있다.

그런데 최근 다시 종말론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이번에는 매스컴까지 아주 대놓고 떠들어대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종말론계의 초특급 버라이어티 블록버스터급 매니아인 한 사나이가

종말을 시각화한 또 한편의 자신의 작품을 내놓게 된다.

바로 영화 <2012>이다.

숫자로 제목을 써서 이게 무슨 내용인고 하고 의문을 품는 분들을 위해

뻔하디 뻔한 스토리를 주구장창 읊어나가겠다.

<지구 최후의 시각을 잘못 예측하여 나름 여러 사람 고생시키는 애드리언 박사>

때는 2009. 지질학계의 유망주 애드리언 헬슬리(치웨텔 에지오포) 박사는

동료의 부름을 받고 인도의 한 지역을 방문한다.

그 곳에서는 지구의 내부운동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포착되었다는 것.

바로 최근에 심각해진 태양의 대폭발로 인해 중성미자가 다량으로 지구로 뻗쳐오면서

지구 내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한다.

이에 본능적으로 지구가 곧 과열해서 폭발하고 말겠구나 하고 감 잡는 애드리언.

애드리언은 즉시 미국으로 돌아와 환경부장관인 앤하우저(올리버 플랫)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이에 지구의 위기가 대통령(대니 글로버)에게까지 보고되고,

세계의 수장들은 그 이후 지구의 종말이 될지도 모를 이 사실을

비밀리에 대응해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2012.

최근들어 지진이 심해진 캘리포니아 지역에 사는 소설작가 잭슨 커티스(존 쿠삭)

이혼한 후 떨어져 지내던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가기 위해 부랴부랴 길을 나선다.

얼떨결에 링컨 리무진을 끌고 가서 아이들과 자연 탐방을 하게 된 잭슨.

잭슨은 자신의 딸 릴리(모갠 릴리)와 아들 노아(리아 제임스)을 데리고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 가게 된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이 외부통제가 되어있는 것.

그래도 배째라 마인드로 기어이 쳐들어가는 세 사람은,

예전에 호수였던 곳이 홀라당 말라버린 비운의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뒤이어 들이닥치는 군인들.

졸지에 군인들에게 잡혀간 잭슨과 아이들은,

마침 그곳을 담당하고 있던 애드리언 박사와 만나게 된다.

애드리언 박사는 예전부터 계속되어 오던 지구의 심상치 않은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내에 구축된 비밀기지에 앤하우저 장관의 명으로 급파되었던 터였다.

애드리언 박사는 마침 잭슨을 알아보고

자신이 잭슨의 저서의 애독자라고 소개하면서 급친한척 한다.

이 때문에 아무 탈 없이 풀려나게 되는 잭슨.

<통제구역 강제침입이라는 강수를 두었다가 결국 팔자 피게되는 잭슨>

그런데 공원을 나서자마자 이번에는 웬 미치광이 히피족이 달려들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냐고 묻는다.

잭슨은 별거 아니라고 하지만, 그 미치광이는 히죽히죽 웃으며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겔겔대면서 사라진다.

그날 밤, 공원 근처에서 야영을 하던 잭슨과 자식들은,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어색한 가족분위기를 풀지 못한 채 어색함과 싸우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주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잭슨을 그 소리를 따라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낮에 보았던 미치광이 남자가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내용을 들어보니, 잭슨이 줄곧 들어왔던 찰리 프로스트(우디 해럴슨)라는 라디오 방송가가

바로 그 미치광이였음을 알게 된다.

찰리는 이제 지구의 종말이 시작되었다면서

그 모든 사실을 정부가 숨기고 있다고 떠벌리고 다니던 사나이였던 것.

평소 찰리의 애청자였던 잭슨은 이내 아는 척 하고,

찰리는 잭슨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정부의 음모에 대해서 얘기해준다.

지구는 곧 종말할 것이고, 정부는 이미 종말에 대비해 우주선을 만들고 있다는 것.

이에 잭슨은 제대로 낚였다는 생각에 그냥 무시하고 떠나버린다.

한편 캘리포니아에서는 잭슨의 전 부인인 케이트(아만다 피트)

새 남편 고든(톰 맥카시)과 장 보러 나왔다가

땅이 갈라지면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케이트는 급하게 아이들을 부르고,

잭슨은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려서 고잉 홈한다.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 그저 몸 하나만 달고 도망가는 이들이 어떻게 살아남는지가 미스테리>

다시 가족들과 헤어지게 된 잭슨은

부업으로 하고 있던 운전기사 알바를 뛰기 위해 또다시 출동한다.

유리 카보프(즐라고 뷰리치)라고 불리우는 러시아 대부호의 운전기사로 고용되어

그의 두 쌍둥이 아들들을 집으로 보내주는 역할이었던 것.

그런데 평소 싸가지없기로 유명한 두 아이때문에 진절머리가 났던 잭슨은

아이들을 집이 아닌 공항으로 데려다주고는 이제 일을 때려칠 결심을 한다.

그런데 그 때 비행기에 오르던 쌍둥이 중 하나가

너희들은 곧 죽을꺼야. 우리는 우주선을 타고 멀리 날아갈거니까라고 잭슨에게 말한다.

이에 잭슨은 갑자기 찰리가 말했던 우주선 얘기를 상기하며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직감하게 된다.

지진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는 계속 아무 일도 없다는 식으로 여론 흘리기에 나서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사태를 직감한 잭슨은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었고,

무언가 곧 사건이 터질 것이라고 믿은 잭슨은

급하게 케이트에게 전화해 빨리 도망갈 준비하라고 얘기한다.

하여간 타이밍도 기가 막혀서 땅이 갈라지고

집이 폭삭 무너지기 직전에 케이트와 아이들,

그리고 사이 안 좋은 고든까지 구출하게 된 잭슨.

링컨 리무진으로 웨딩카가 아닌 구출목적으로 활용하며

땅이 쩍쩍 갈라지고 천지가 뒤흔들리는 캘리포니아 지대를 무사히 빠져나간다.

그러다가 더 이상 땅에 붙어있다가는 살 가망이 없다고 보고

공항으로 달려가 미리 마련한 작은 경비행기에 몸을 싣고

무너져 내리는 활주로를 겨우 이륙하여 목숨을 건진다.

한편 지구가 본격적으로 지각변동의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는 비밀 플랜을 가동하고,

비밀리에 구축한 비밀기지로 우주선 탑승 대상자들이 모일 수 있도록 신호한다.

대부분이 10억 유로라는 거금을 지불한 대부호였던지라,

그 중에는 유리도 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자신의 아들들과 함께 비밀기지로 향한다.

<결국 날고 기는 놈들만 살아남게 되는 시츄에이션>

어쨌든 겨우 목숨을 건져 비행기로 연명하고 있던 잭슨 일행은,

찰리가 말했던 우주선을 타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판단하고

그에게 가서 장소를 확인하려고 한다.

옐로우스톤에 다시 도착하지만, 그의 트럭에는 라디오 방송만 나올 뿐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죽기살기로 찾아본 결과

찰리는 어느새 옐로우스톤 산봉우리 꼭대기에 올라

지구의 최후의 순간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때마침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화산폭발까지 일으키는 옐로우스톤.

그 광경에 취한 찰리는 그대로 죽기를 바란다며 살기를 거부하고,

우주선의 위치를 알리는 지도는 알아서 찾으라고 한다.

일단 하늘에서 떨어지는 화산재와 불덩어리를 피해 살아야하는 것이 급선무인지라

죽기살기로 또 도망치는 잭슨.

겨우겨우 지도까지 얻어서 비행기를 타고 구사일생으로 옐로우스톤을 탈출한다.

그런데 이게 웬 병 주고 약 주기? 지도를 보니 우주선의 위치가 중국이었던 것.

경비행기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판국인지라

잭슨은 더 큰 비행기가 필요하다며 인근 공항으로 향한다.

그런데 그 공항에는 유리가 비행기가 없다고 못 가고 있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던 것.

마침 몰려오는 옐로우스톤 화산폭발의 후폭풍 때문에 어떻게든 탈출이 시급했던 일행들은,

유리의 충실한 조수 사샤가 급히 마련한 러시아제 대형 수송기를 구해서

일단 죽기살기로 또 도망친다.

결국 사샤와 고든의 콤비플레이로

겨우겨우 무너지는 땅덩어리를 뒤로 하고 살게 된 일행들.

<계속해서 말도 안되는 탈출극이 벌어진다. 리무진이 슈퍼카로 돌변하는 그 장면!!!>

식구가 늘어난 잭슨 일행은 이제 수송기에서 안심을 하며 중국까지 갈 것을 꿈꾼다.

그런데 문제는 연료가 충분치 않았던 것.

그래서 중간에 하와이에도 들려보려고 하지만 이미 하와이도 쑥대밭이 되어있던 터라,

그야말로 이제는 갈 데까지 가서 바다에 비상착륙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이제 워싱톤도 무사하지 않게 되자 대통령은 자신의 딸 로라(탠디 뉴튼)에게

지구 종말의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종말에 대해 알고 있던 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비밀리에 살해되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이를 알게 된 애드리언은 일반 시민들도 알 권리가 있다면서 정의의 사도 흉내를 낸다.

이에 삘받은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모든 진실을 밝힐 것을 결심하고,

유일한 탈출구였던 에어포스원에 자기 대신 자신의 딸과 애드리언을 태운 뒤

쓰나미에 무너지는 워싱톤과 함께 장렬히 희생한다.

위기의 순간을 함께 넘기며 이제 어느새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 잭슨과 가족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그 첫 번째로 연료가 떨어진 비행기에서 탈출하는 것.

원래 중국까지 가지 못하고 바다에 떨어질 예정이었으나.

지각의 변동으로 인해 중국대륙이 전체적으로 움직이면서

다행히 비행기가 중국근처까지 오게 된 것이다.

결국 히말라야 고원지대의 어느 지역에 불시착해야 하는 일행들은,

수송기 안에 있던 유리의 수집품 중 가장 튼튼하다는 벤틀리를 타고

미끄러지듯 비행기에서 떨어져나와 무사히 착륙하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기수를 놓지 않았던 미남 조수 사샤는

결국 비행기와 함께 장렬히 산화되고 만다.

<등에 업은잭슨의 딸이 마치 외계인처럼 보이는 것은 왜일까?>

고원지대에서 발이 묶인 일행은

때마침 지나가던 중국군의 헬기에 발견되어 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들은 우주선의 티켓만 가지고 있는 유리와 그의 아들들만 태운 채 버리고 떠나간다.

졸지에 제대로 버림받게 된 일행들.

결국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어디로든 발을 내딛는다.

그런데 운이 억수로 좋았는지, 마침 자신의 가족들을 태우고

우주선이 있는 곳으로 가려던 티벳 승려 니마(오스릭 차우)를 만나 그들과 함께 가게 된다.

그런데, 자신의 가족들만 몰래 우주선에 태우려던 니마의 형 텐진(친 한)

잭슨 일행을 거부하고, 니마의 어머니의 설득에 못 이겨

겨우 잭슨 일행까지 태우기로 한다.

한편 히말라야 고원에 자리잡고 있던 인류의 비밀기지가 드디어 그 정체를 드러내고,

그 안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형 아크가 건조되고 있었다.

알고 봤더니 우주선이라고 알려졌던 기체는

대홍수에서도 살아남도록 설계된 거대한 폐쇄형 배였던 것.

예정보다 앞당겨서 건조하느라 일부 아크만 가동할 수 있게 된 상황이어서,

결국 예정되었던 인원을 모두 태우지 못하고 도망가게 된 실정.

일단 자기 살기 바쁜 앤하우저 장관은 각국의 수장들을 설득하여

서둘러 아크 발진 준비를 하게 하고,

밖에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태워야 한다는 인도주의를 설파하는 애드리언은

앤하우저와 한 판 겨루기를 한다.

그런데 역시 정의가 승리하는 법인지라,

애드리언의 눈물어린 연설에 감동먹은 각국의 수장들은

남은 인원을 모두 아크에 초과승차시키기로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텐진의 도움으로 표 없이

몰래 개구멍을 통해 아크에 탑승하려던 잭슨이 사고를 치고 만다.

아크의 입구가 닫히는 과정에서 톱니바퀴에 기계공구를 떨어뜨려

그만 작동불가로 만들어버린 것. 그런 줄도 모르고 나살자 죽어라 도망치던 잭슨.

이제 히말라야 고원지대에도 엄청난 높이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아크는 드디어 쓰나미의 충격을 받는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닫히지 않은 문틈으로 물이 쓸려들어오는 것.

하필 뚜껑이 안 닫히면 엔진에 시동도 걸리지 않는다는

메이드 인 차이나의 전형적인 퀄리티를 보여주면서,

아크에 탄 사람들을 모두 수장시킬 위험에 빠뜨리게 한다.

이에 애드리언은 또 자기가 나서겠다며, 오작동을 일으키는 곳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가봤더니 자신이 좀 친한 척 해주었던 잭슨이 거기에 있었던 것.

그런데 물이 차오르자 자동으로 방호벽이 막히면서 모두들 익사하기에 안성맞춤이 되었다.

결국 잭슨은 자신이 해결하겠다면서 공구가 낀 곳으로 가서

죽을 힘을 다해 공구를 빼려 하고, 그 사이 여러 사람들이 또 희생당한다.

하지만 잭슨에게 어느덧 부정애를 느낀 아들 노아는

잭슨을 도우겠다며 같이 가서 도와주는 것도 없이 그저 플래시만 비춰주고,

잭슨은 드디어 공구를 빼내서 문을 닫는데 성공한다.

세계 최고봉이라는 히말라야 산에 부딪혀 산산조각날 뻔한 아크는

겨우 시동을 켜서 충돌을 피하고 드디어 대망의 항해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환호하는 사람들.

시간이 흘러 아크에 몸을 맡긴 채 항해한지도 오래.

드디어 지구의 지각변동이 멈추고 안정을 되찾자,

그들은 새로운 인류의 정착과 도약을 위해 새롭게 변해버린 아프리카 대륙으로 향한다.

<멜 깁슨과형사 노릇하다가 어느새 대통령까지 해먹는 대니 글로버>

생각보다 스토리가 길었다. 사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지구가 어떻게 박살나는가가 전부인데,

워낙 긴 런닝타임(150) 때문에 얘기가 길어졌다.

아무튼 작품의 요지는 결국 인류가 지구의 환경변화로 인해 멸종의 위기에 처하지만,

그래도 살아남을 놈은 살아남아서 지구를 지킨다는 내용이다.

어쨌거나 모티브가 지구의 종말론이었던 만큼, 종말론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가자.

이 작품의 제목이 2012인 것은 2012년에 지구가 종말한다는 모종의 이론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고대 잉카문명의 마야 인들이 만들었다는 마야 달력.

마야 달력은 지금까지도 미스터리일 정도로 매우 독특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졌는데,

놀랍게도 이 달력은 5128년을 주기로 계속 돌아가게끔 만든

매우 장시간의 시간을 볼 수 있는 달력이다.

그런데 이 달력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2012 12 21(혹은 23)까지만 달력이 계산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토록 찬란만 문명과 고도의 천문학, 그리고 아직도 풀리지 않은

신비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마야인들이

왜 달력을 2012년까지만 나타내도록 만들었을까?

그 달력에는 2012년 이후에는 더 이상 지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써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야인들은 그 이후의 날짜를 셀 달력을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로 인해 2012년 종말론이 급 대두되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또 하나의 사실이 2012년 종말론을 뒷받침한다.

그것은 현대의 인류가 만든 최고의 예측기계인 웹봇.

초고성능 슈퍼컴퓨터로 개발된 웹봇은 지구상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미래에 일어날 일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으로 유명한 기계이다.

그런데 이 로봇이 2012년 이후의 일을 예측하는 것을 거부했는데,

이는 웹봇이 그 이후의 지구는 멸망하는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은 이러한 것들이 어디까지나 의심일 뿐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객관적 사실만을 고집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지구의 종말은 아직 먼 미래라고 받아들여진다.

아무리 자연파괴가 심각하고 기후의 변동 등이 급속도로 진행된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인류가 살만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특히 환경이 나빠지는 만큼, 인류도 서서히 이를 극복하고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생각만큼 위험하지는 않다는 얘기도 많다.

어떤 이들은 지구의 환경오염은 오히려 세계의 음모라는

요상한 말까지 하고 있을 지경이다.

<극적인 것은 좋은데, 너무 허무맹랑할 정도로 위기 속에서 잘도 탈출한다>

어쨌거나, 실제로 멸망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지켜봐야 아는 것이고,

그것이 더욱이 많은 사람들이 믿는 종교적 차원에서의 종말이라고 한다면,

이는 더더욱 납득하기 힘든 것이다.

흥미롭게도 종말론에 대해서 가장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종교가 바로 크리스트교인데,

필자는 종교인이 아닌지라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어쨌든 최후의 심판을 통해 선한 자는 구원받고

악한 자는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얘기가 아주 유명하다.

반면 불교나 이슬람교에서는 종말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고 있지 않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종말이 일어나므로 신앙심을 돈독히 하라는 주장도 없다.

그저 탄생과 멸망은 자연스러운 흐름의 일부일 뿐이라고 얘기한다.

이 우주상에 단 한 개의 종교가 아닌 이상은

각각 다른 종말론에 대한 얘기는 어느 하나가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적어도 모든 종교에 중립적인 필자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 어쨌든 종말이 일어난다고 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아주 굿 타이밍과 굿 네이밍 센스로 만들어진 것인데,

대체 누가 이런 신선한 감각을 소유했던 것일까?

바로 감독 롤랜드 애머리히이다.

이 사람의 이름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바로 <투모로우>이다.

투모로우를 본 독자라면 어딘가 모르게 묘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 바로 지구의 멸망이다.

이 작품뿐만 아니라, 그가 감독한 다른 작품에서도

묘하게 인류가 시련을 겪는 고통을 선사한다.

그것도 가족적인 차원이 아니라, 전 인류에 가까운 아주 대규모적인 위기이다.

이것이 바로 롤랜드 애머리히 감독을 재난 영화의 황태자로 평가받게 한 주요 요인이다.

<하여간 모든 영화에서 개념없는 애완동물 때문에 여럿 다치는 꼴이 생긴다>

이 감독은 정말 묘하게도 지구를 어떻게든 말아먹어야 재미가 느껴지는가 보다.

일단 만드는 작품마다 버라이어티하게 지구를 들들 볶는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감독은 아니었다.

1992년작 <유니버셜 솔져>에서는 장 끌로드 반담의 화끈한 액션을 볼 수 있었고,

1994년작 <스타게이트>에서는 센세이션에 가까울 정도로

피라미드에 대한 색다른 개념을 선사하면서 SF적 환상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드디어 일을 터뜨리는데, 그것이 바로 1996년작 <인디펜던스 데이>.

이 작품에서 롤랜드 애머리히 감독은

그의 주특기로 불리우는 스케일을 본격적으로 구사하기 시작하였다.

일단 거대하고, 일단 인정사정없이 박살내고, 일단 닥치는대로 죽인다.

이 작품으로 그는 단번에 명감독의 반열에 올라섰고,

이후 또 하나의 SF 대작을 선보이게 된다.

1998년작 <고질라>가 그것인데, 엄청난 투자와 대규모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나름 슬픈 사연이 있는 고질라를 완전 악덕 공룡으로 만들어버린 탓에

이 영화는 의외로 졸작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졸작으로 평가받아도, 2년마다 꾸준히 대작을 선보이는 그답게,

또다시 2000년에는 멜 깁슨이 게릴라로 활약한 <패트리어트-늪속의 여우>를 선보여

정통역사극에도 솜씨를 발휘했고, 그런가하면 2002년에는 <프릭스>를 통해

거대 독거미로 인류를 위협하는 엉뚱한 SF 호러도 만들었더랬다.

이 때부터 롤랜드 애머리히 감독에 대한 인식이 고정되기 시작하는데,

바로 대작 아니면 졸작뿐인 극단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프릭스로 쫄딱 망한 롤랜드 애머리히는 이후 모든 사람들의 기대 속에

2004 <투모로우>를 개봉한다.

이 작품은 롤랜드를 다시 대작 감독으로 부상시키는 한편,

재난영화에 있어 가장 충격적이고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주는 감독으로서 인정받게 하였다.

그리고 이 기세를 몰아 또 하나의 스펙터클 블록버스터인

<10,000BC>를 개봉하기에 이르는데,

문제는 이 작품이 엄청난 사전 입소문에도 불구하고

정작 개봉 후 발작(일명 발로 만든 작품)으로 평가받으면서

롤랜드를 어둠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린다.

여기서 롤랜드는 하나의 교훈을 얻게 되는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스펙터클한 재난 영화야말로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어왔다는 것.

그래서 드디어 이번에 또 하나의 재난영화로 투모로우를 능가하는

엄청난 스케일과 비주얼을 선사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이제는 거대한 스케일로 부족한 스토리를 메우는 감독으로 불리우고 있으며,

또한 독일 출신으로서 SF적 연출에 뛰어난 감각을 선보여서 그런지

독일의 스필버그라는 호칭을 듣고 있기도 하다.

<아버지가 죽어가는 판국에 작업질에 몰두하는 애드리언과 로라>

, 이 영화가 그럼 과연 롤랜드 감독의 명작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졸작이 될 수 있을까? 한번 따져보자.

영화를 제작하게 된 동기도 좋고, 투입액도 어마어마하고,

더욱이 쟁쟁한 주연배우들을 캐스팅해서 연기력을 극대화한 것도 훌륭하게 보인다.

특히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존 쿠삭 아저씨는,

아주 곱상하게 생긴 외모와 달리 액션에도 일가견이 있어서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는 실력을 인정받은 연기파 배우 중 한 명이다.

이 작품에서도 물불 안 가리는 연기 투혼을 보여주고 있는데,

존 쿠삭 본인의 말로는 역대 배역 중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하였다.

이 외에도 <리쎌 웨폰>, <쏘우> 등으로 잔뼈가 굵직한 대니 글로버가

미국 대통령으로 등장하여 오바마 대통령의 이미지를 풍기면서

나름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고, <미션 임파서블 2>에서 전혀 안 어울리지만

탐 크루즈와 러브라인을 구성했던 흑인 여배우 탠디 뉴튼이 대통령의 딸 로라 역을 하였다.

인정미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배불뚝이 앤하우저 장관 역에는 올리버 플랫이 활약하였는데,

이 배우는 필자가 아주 오래 전에 <삼총사>라는 영화에서

프로토스로 등장하여 낯이 익은 배우이다.

올리버는 그 외에도 여러 영화에서 감칠맛나는 조연으로 많이 등장하였는데,

희한하게도 미국 출신인데도 꼭 이탈리아나 러시아 출신 마피아 등의

역할을 했다는 특징이 있다.

필자가 여기서 부각시키고 싶은 배우가 한 명 있는데,

바로 찰리 프로스트라는 9차원 사나이 역을 맡은 우디 해럴슨.

처음에 영화를 보고 누구인가~ 싶었다.

그런데 알고봤더니 대머리가 인상적이었던 그 우디 해럴슨이 아니던가!

이 친구 요새는 거의 알려져있지 않지만,

필자가 어렸을 적에 본 <내츄럴 본 킬러>라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문제작에서

정말 파격적인 연기를 보여주여 적잖이 놀랬더랬다.

제목 그대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자신의 쾌락을 위한 유일한 취미로 인식하고 살아가는

미치광이 엽기 잔혹 살인자의 연기를 보여줬는데,

정말 그때는 저 배우가 마약이라도 하고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더랬다.

아무튼 이 배우가 다시 이 작품에서 지구의 종말에 쾌락을 느끼는

미치광이로 나온다는 점에서 무언가 묘한 옛 추억을 느꼈다.

<어쩌다 이제 얼굴까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묘한 배역만 맡게 된 우디 해럴슨(오른쪽)>

, 이정도의 캐스팅이면 언뜻 보아서는 작품이 대작!이겠거니 싶다.

그런데 늘 롤랜드 감독을 괴롭히는 수식어가 있으니,

바로 형편없는 스토리. 이 작품의 스토리를 보고 느낀 부분은 어떤가?

사실 전체적으로 쭉 보면 답이 뻔히 나오는 스토리 구조이다.

영화 초반부에서 우주선 얘기를 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빠삐용>처럼

수십만 명의 인류를 태운 거대 우주선이 새로운 개척지를 향해

우주로 나가는가 하고 기대하기도 하였지만,

나름 반전이라고 준비한 장치가 사실 설마 그거겠어? 하던 바로 그것이었다.

이미 힌트는 영화 초반부터 나온다. 잭슨의 투덜쟁이 아들의 이름에서 그 힌트가 있다.

바로 노아. 아들의 이름이 노아이다. 그리고 지구에 종말이 온다.

그런데 그 종말의 끝에는 바로 세계를 뒤덮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홍수가 있다.

그렇다면 그 홍수에서 인류가 살아남는 방법은?

누구라도 다 아는 얘기. 그렇다. 바로 노아의 방주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막판에 치닫는 결론은 결국 방주이다.

우주선이라고 떡밥을 던져놓고는 결국 제대로 낚은 셈이다.

사실 방주에 대한 암시를 많이 심어놓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이는데,

아크 건조를 위한 비밀기지도 히말라야 산중에 만든 것을 보면,

방주가 터키지역의 아라랏산에 놓여졌다는 사실과 비슷하게 꾸미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비록 메이드 인 차이나이지만 짱개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거대 아크의 모양을 보면 정말 멋대가리 없는 통자루 모양인데,

실제 방주의 모양도 직사각형에 가까웠다고 하니

이도 어쩌면 나름 고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스토리가 뻔하다 보니 롤랜드 애머리히 감독이 심은 또 하나의 장치는 바로 가족애.

잭슨이 부인과 이혼한 상태이고,

아이들은 아직까지 가족으로서 인식되지 못한다는 설정이

이러한 점을 더욱 부각시키려고 한 것이다.

그러다가 생사고락을 함께 하면서 가족애를 되찾게 된다는 것인데,

이는 비단 잭슨 뿐만이 아니라, 대통령과 딸의 관계에서도 그려지고,

유리 카보프와 아들사이의 관계에서도 그려진다.

또한 텐진과 니마의 가족과 관련해서도 이러한 주제의식은 제대로 투영된다고 할 수 있다.

<삼총사에서 프로토스 역으로 멋진 활약을 했는데, 이제는 배불뚝이에 볼살도 장난 아니다>

, 생사가 왔다리 갔다리 하는 판국에서는 누구든 애정을 더 느끼게 마련인데,

사실 이는 종족보존을 위한 본능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구가 멸망하는 시츄에이션 정도면 누구나 서로 한 가족이 되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러한 본능적인 수순을 롤랜드 감독이 너무나도 지루하게 나열했다는 점이다.

좀 재미있다 싶으면 어이없이 터지는 것이 바로 가족애를 자극하는 시퀀스이기 때문에,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다분하다는 것.

처음에는 좀 봐줄만하지만 갈수록 뻔하고도

적나라하게 연출하다 보니 막 짜증이 날 정도이다.

이건 뭐 나중에 눈물은커녕 하품만 나올 지경으로 만드니,

지나친 것은 역시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겠다.

실제로도 미국에서 개봉 당시 이 작품은 꽤 괜찮은 수입을 얻기는 하였지만,

비평가들에게는 질타를 많이 받았다.

2012년에 실제로 지구가 멸망하게 된다면

더 이상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을 테니 다행이라는 식의 모욕적인 평까지 받은 작품이다.

호평도 있기는 하지만 대세는 역시 악평이었더랬다.

이는 롤랜드 애머리히 감독의 작가주의적 주제의식을 강조한 제작 방식이 아니라,

다분히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헐리우드식 뻥튀기 연출에 질려버린

비평가들의 조롱이라고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억지로 가족애를 끌어올리려는 듯한 설정이 너무 뻔한 연출>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는 의외로 필자를 감동시키는 시퀀스가 있었는데,

바로 유리의 수송기 안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슈퍼카들이 둘러쳐져 있다는 것.

실제 보기도 어려운 이 슈퍼카들이 한 순간에 고철덩어리가 된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기는 하지만, 여기서 단 1대만에 멀쩡히 살아남는다.

그것이 바로 벤틀리인데, 왜 벤틀리를 이용해서 탈출할까 하는 이유는,

5명 이상을 태울 수 있는 차가 오직 벤틀리뿐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차보다 튼튼하다거나 비싸다거나 해서 고른 이유는 아닌 것.

아무튼 벤틀리를 타고 출발을 하려 하는데, 시동이 안 걸리지 싶다.

그 때 유리의 촌철살인적 대사 작렬.

! 모두 조용히! 엔진~ ~~~”

그렇다. 벤틀리는 음성 인식으로 엔진 시동이 걸리는 것이었다.

마치 사모님이 김귀솨~ 운줜훼~”하는 말투 식으로

조용히 엔진 스타트라는 발음을 작렬해 주시는 것.

나름 가장 코믹적인(어쩌면 유일한) 장면이기도 한데,

필자 입장에서는 벤틀리의 첨단 기술이 신기할 따름이다.

개인적으로는 작품의 재미와 평가를 떠나서,

그나마 괜찮았다고 평하고 싶은 것이,

지구가 쩍쩍 갈라지고 화산이 뻥하니 터지는 시퀀스의 그래픽이 나름 예술이라는 점.

실제로 정말 지구가 저렇게 되면 어쩌나 두려움이 생길 정도로

기존에는 보지 못했던 스펙터클하고도 소름끼치는 영상이었다.

전 세계의 대륙이 전혀 다른 형태로 변이되고,

지구의 자장이 바뀌는 등의 파국을 생각해보면,

인류는 지구 멸망 이후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결국 과거의 문명의 형태로 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인류는 모든 것을 잃고 새출발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정신적으로는 더 행복해질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연 2012년 마야인들이 예언했던 인류의 멸망은 올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뭐 때문에 이리도 열심히 고생하고 있단 말인가?

고도의 찬란한 문명을 향유했던 마야인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던 기이한 역사는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우리도 정말 그들처럼 하루아침에 증발하고 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필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외치고 싶다.

인생 뭐 있어? 훌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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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까 2009. 11. 6. 15:28

분닥 세인트 (The Boondock Saints)

세상은 악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살인, 강간, 강도 등 흉악무도한 범죄자들이 끊임없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 무수한 발전을 해왔다지만 범죄에 대해서 만큼은

결코 나아진 부분이 없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

인류는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법을 만들었고,

법을 수호하는 사람들을 만들었지만,

그만큼 범죄는 더더욱 교묘해지고 흉악해졌다.

더욱이 법이라는 틀은 범죄를 근절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범죄자들을 보호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늘 법이 정의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람들의 마음을 반영하여 예부터 의적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법적으로는 분명 범죄자이지만, 그 의도나 목적은 정의로는 자들,

바로 로빈 훗이나 홍길동 같은 사람들이 대표적이겠다.

지금은 비록 법이라는 것이 너무도 명확해져서

의로운 목적으로 죄를 저지른다 해도 그들은 어디까지나

처벌의 대상이고, 또한 처벌되어 왔다.

현실이 이렇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나마

그러한 의적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돌파구를 만들어왔고,

그러한 여러 작품 중 그나마 극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에 대해 알아보겠다.

바로 신의 이름으로 정의를 집행하는 두 형제의 활개극 <분닥 세인트> 되시겠다.

<"하나님의 빽으로!"라는 문구가 압권인 포스터. 이 영화도 하나님의 빽으로 만들었나?>

제목만으로는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모를 스토리부터 알아보자.

배경은 보스톤, 이탈리아계 마피아와 러시아계 마피아가 들들 끓는 나름 범죄의 도시이다.

이 곳에서 오늘도 열심히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훈남 형제들,

바로 맥마너스 형제들이 있다.

형 코너(숀 패트릭 프레너리)와 동생 머피(노만 리더스)는 아일랜드계 미국인으로,

독실한 신앙심을 가지고 육류 냉동 회사에서 열심히 자투리 돈을 벌어가며 사는 젊은이이다.

하지만 이들의 삶까지 성스러운 것은 아니다.

일단 퇴근하고 나면 근처의 단골 술집에 모여서 담배와 술에 찌들며

이탈리아 마피아의 쫄따구인 데이빗 델라 로코(데이빗 델라 로코)와 함께 웃고 수다떠는 인생.

그러던 어느 날, 단골 술집의 주인장 욕지거리 할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러시아계 마피아들이 강제로 나가라고 했다는 것.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마침 러시아계 마피아들이 들이닥치고,

이내 술집 안에서는 굴러들어온 돌과 박힌 돌 사이에 한 바탕 싸움이 벌어진다.

다음 날 아침. 거리 골목에는 두 명의 마피아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다.

술집에 쳐들어왔던 마피아들이었다.

그리고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FBI에서 자칭

프로페셔널 폴 스멕커(윌리엄 데포) 수사관이 등장한다.

천재적이고 감각적인 수사로 사건의 전모를 쉽사리 파헤치는 그는,

이 사건이 우발적인 사고였음을 직감하고 범인을 잡기 위해 수사를 감행한다.

<하루 아침에 성스러운 킬러라는 컨셉으로 총잡이가 되어버리는 두 형제>

늘 사건이 있으면 여론도 시끄러운 법.

그런데 이번에는 마피아 같은 악당들이 살해된 것인지라

여론의 반응이 무척 우호적이었다.

범인들을 성자라고 부르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스멕커 수사관도 기가 찬 실정.

그런데 뉴스를 보던 맥마너스 형제가 부상당한 채로 경찰서에 와서 자수를 해버린 것.

황당하다는 듯 스멕커 형사는 그들의 살해 동기에 대해 물어보다가,

그들이 정당방위로 죽이게 되었고, 되려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아일랜드어 등

많은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보고 대단한 친구들이라고 눈여겨보게 된다.

결국 무죄로 풀려난 형제들은 그날 밤 잠을 자다가,

갑자기 쏟아진 빗방울에 세례 비슷한 푸닥거리를 받으며

신으로부터 정의를 행하라는 계시를 받는다.

그리고 그들은 큰 맘 먹고 법이 집행할 수 없는 어둠의 영역에서

정의를 수행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정의의 심판을 받을 대상은 정해졌다.

바로 자신들을 괴롭힌 러시아계 마피아의 두목.

맥마너스 형제는 정보를 수집하여 마피아들이 모이는 장소로 침투,

그리고 9명의 러시아 마피아 두목단들을 일망타진하는 데 성공한다.

사건이 발생하고 범죄현장으로 달려 온 스멕커 수사관은,

시체들의 눈에 전부 동전을 놓여져 있는 것을 보고 예사 사건이 아님을 직시한다.

예부터 죽은 자의 눈에 동전을 두는 것은

천국으로 가기 위한 뱃값을 지불해주는 의식임을 알고,

이는 범인이 단순한 동기가 아니라 무언가

숭고하고도 형이상학적인 동기가 있었음을 느낀다.

하지만 단지 범인이 2명이라는 것만 알고,

누구인지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한 스멕커 수사관.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사건 현장을 100% 맞추는 감각은 김전일이나 코난도 저리가라일 정도이다>

한편 첫 범행(?)에서 우연이었지만 놀라운 성과를 거둔 맥마너스 형제는,

범행 당시 자신들의 친구인 수다쟁이 로코를 만나게 된다.

로코가 왜 이곳에 왔나 싶어 추궁했더니,

나름 러시아계 마피아와 라이벌인 이탈리아계 마피아의 두목 야카베타(카를로 로타)

자신을 암살자로 보냈다는 것.

하지만 이미 상황은 맥마너스 형제들이 접수한 상태이고,

이들은 정의를 수호하는 새 삶에 환호를 부르게 된다.

하지만 로코가 등장했을 때 그가 가지고 있던 총이

6연발 리볼버였음을 이상하게 여긴 코너는,

이 모든 것이 야카베타가 로코를 일부러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충성스런 로코는 끝까지 이를 믿지 않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자신들의 아지트로 간다.

그런데, 결국 모든 것이 자기를 갖고 논 것임을 알게 된 로코는

그 자리에서 마피아 찌끄래기들을 골로 보낸다.

결국 살인자이자 조직의 배신자가 된 로코는 맥마너스 형제에게 도움을 청하고,

맥마너스 형제는 이제 정의 수호의 목표를 이탈리아계 마피아로 옮기게 된다.

그 첫 번째 희생자는 바로 뚱땡이 부두목.

남자들만 출입 가능하다는 므흣한 곳에서 열심히 쾌락의 순간을 탐미하고 있던 부두목은

맥마너스 형제와 로코에 의해 아랫도리도 걸치지 못한 채 인생 하직하게 되고,

아무 죄도 없이 옆 방에서 쾌락을 즐기려 했던 자들까지

쓰레기라는 명목으로 죄다 골로 보낸다.

역시 이번에도 스멕커 수사관이 등장하여 사건 현장을 검사하면서,

하나하나 단서를 캐가는 스멕커. 이제 범인이 3명인 것까지 알아챘지만,

대체 누가 정의의 탈을 쓰고 범죄를 저지르는지 모를 판이다.

서서히 스트레스에 쌓이기 시작하는 스멕커.

<시체들을 아주 정성스럽게 보내주시는 쎈쓰까지 선보이는 맥마너스 형제>

한편 이탈리아계 마피아 두목 야카베타는 사태가 이렇게 되자,

은퇴한 두목에게 찾아가 자신과 조직을 보호해 줄 최후의 해결책을 요청한다.

그것은 바로 역사상 가장 극악무도하고도 냉정한 킬러라고 불리어지는

희대의 살인마 일 듀스(빌리 코널리)를 감옥에서 끄집어내는 것.

이리하여 백발이 성성하지만 카리스마 지대로인 초강력 킬러 일 듀스가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된다. 그리고 그의 목표는 단 하나, 맥마너스 형제와 로코.



자신들이 역으로 위험에 쳐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맥마너스 형제와 로코는 다시 또 다른 마피아 일당을 잡기 위해 그들의 은신처로 향한다.

그 곳에서 마찬가지로 싹쓸이 하고 기분 좋게 나올 찰나!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서 있던 것은 바로 제대로 폼 잡아주시는 늙다리 킬러 일 듀스.

결국 그들은 서로를 향해 총을 뽑아 들고

영웅본색을 연상시키듯 쌍권총을 남발하며 총알로 벌집을 만들어댄다.

하지만 승부는 나지 않고 결국 자리를 뜬 주인공들.

어쨌든 또 한판의 사건이 펼쳐지자 스멕커 수사관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건을 추리하면서도,

대체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해 단서가 없어 거의 실신할 정도로 미쳐 날뛰게 된다.

그리고 결국 스트레스로 인해 찾은 곳은 바로 술집.

술에 진탕 찌들어서 비틀비틀 대다가

구토와 현기증 증세로 쑤시고 들어간 곳은 다름 아닌 성당.

평소 신앙심이라고는 간의 코딱지만큼도 없던 스멕커는

개념 무탑재답게 고해성사실에서 그대로 뻗어버린다.

그런데 그 성당에는 마침 미사를 하러 온 맥마너스 형제가 있었던 것.

로코는 스멕커 형사가 자기들에게 위협이라 생각하고

고해성사실로 들어가 어찌하려는 판인데,

이번엔 그 모습을 보고 코너가 따라 들어가 반대로 로코를 협박한다.

상황이 이렇게 꼬인 상황에서 아직도 상황 판단 못하고

술김에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하는 스멕커.

그 얘기를 조용히 들어보니, 죄를 짖고 다니는 놈들이 있는데,

얘네들이 하는 짓이 기가막히게 정의롭고 착한 짓들인지라

자기는 법을 집행해야 할지 그대로 봐야 할지 갈등이라는 것.

그러자 신부는 이미 주님의 뜻이 전해졌다며, 옳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행하라고 한다.

이에 스멕커는 범인들이 정의롭다는 것에 동감하고 그들을 도울 것을 결심한다.

어쩌다 상황이 유리한 쪽으로 흐르자 맥마너스 형제는

이제 아예 스멕커 수사관에게 전화를 해서 오늘 밤 야카베타를 작살내겠다고 얘기한다.

이에 스멕커는 도움이라도 될까 싶어 은퇴한 두목을 찾아가서 정보를 캐내려다,

이미 야카베타가 함정을 파놨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냅다 야카베타의 저택으로 출동한다.

하지만 한 발 늦어서, 이미 맥마너스 형제와 로코는

야카베타에게 잡혀 심한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로코는 조직의 배신자라는 죄악으로 인하여 야카베타의 총에 눈을 감고 만다.

이에 절규하는 맥마너스 형제. 거의 초샤이어인 수준으로 돌변 직전이다.

로코를 죽인 야카베타는 아직 일 듀스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도 어쨌든 오늘 밤 쳐들어 올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이는 분명 자기네들에게도 피해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먼저 도망가는 야카베타.

, 이제 스멕커 수사관의 활약이 기대되는데오잉?

등장한 꼬라지가 영락없는 여장 한민관?

나름 적들을 속인다고 매력적인 여자로 변장한건데,

사회적 통념상 용서받지 못할 꼬락서니지만 의외로 마피아들에게는 통해서

저택 안까지 무사히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총을 꺼내 마피아들을 골로 보내며 맥마너스 형제를 구출하려는 스멕커.

한편, 스스로의 힘으로 겨우 수갑을 풀고 자유를 찾은 맥마너스 형제는

자신의 친구이자 고인이 된 로코를 위해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조용히 다가오는 그림자가 있었으니,

바로 희대의 살인마 일 듀스였던 것.

그런데, 이게 왠 일?

맥마너스 형제의 기도를 듣던 일 듀스가 총을 조용히 홀스터에 집어 넣고서는,

기도문의 나머지 구절을 따라 외치는 것이 아니던가.

알고봤더니 일 듀스도 맥마너스 형제들 처럼 신의 이름으로

나름 정의로운 살인을 해왔던 것.

그래서 일 듀스는 맥마너스 형제를 자신의 동료로 인정하고

그 곳을 탈출하여 진정한 정의의 집행자로 거듭나게 된다.

이제 천군만마를 얻으며 진정한 삼총사로 거듭나게 된 이들은,

스멕커 수사관의 도움을 받아 야카베타의 재판이 열리는 법정에

총기를 들고 나타나게 된다.

벌벌 떠는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자신들의 정당성을 외치는 삼총사.

법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신의 뜻으로 악행을 단죄하겠다는 그들.

그리고 그 증거로 야카베타를 신의 기도 아래 처단하고 만다.

이 사건이 대서특필되면서 세상은 또 한번 여론으로 들끓게 되고,

여론은 그들을 정의롭다고 하는 자와, 그래도 범죄자라고 하는 자,

그리고 노 코멘트로 일축하는 자들로 나뉘어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영화는 끝을 맺고 만다.

<도무지 이런 컨셉이었을 줄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일 듀스. 마지막 반전이 더 대박>

이 영화는 전형적인 다크히어로물에 가깝다.

가장 대표적인 다크히어로인 배트맨과 매우 유사한 구도를 따라간다.

하지만 배트맨은 신의 뜻이라든지 여론의 옹호라든지 하는 정당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모든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도 자신은 자신의 과거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고담 시를 지키기 위해 배트맨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브루스 웨인은 끝없이 고뇌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와 번민이 늘 그를 괴롭힌다.

그렇지만 다크나이트 배트맨은 비록 법이라는 틀로부터 죄값을 받아야 하는 신세이더라도

그는 범죄자들을 어떻게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처리하도록 한다.

, 그는 스스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처벌하게끔 도와주는 역할만 한다.

반면 맥마너스 형제는 일단 정의의 사도로 거듭나게 되는 동기가 참으로 유별나다.

어쩌다가 때려눕힌 마피아들 때문에,

잠을 자다가 천장으로 새는 빗방울 몇 방 맞고 신의 계시를 들었다는 설정이라니.

신은 늘 정의를 수호하고 악을 물리치라는 말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방법까지 총으로 쏴 죽이라는 말을 했을까?

어쨌든 맥마너스 형제들에게는 그렇게 들렸나 보다.

그러니까 평범했던 청년들이 하루 아침에 무장강도로 돌변하여 마피아들을 죄다 쏴 죽이지.

그러면서도 이들은 또한 어떠한 고뇌도 번민도 없다.

신의 뜻이라는 거룩한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되었든 신의 입장에서 죄인이라고 생각되는 이들은 모조리 죽인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처단의 결정권을 가진다.

, 완전히 법으로부터 분리된 자기 스스로 정당화하는 범죄자들인 것이다.

맥마너스 형제는 다크히어로 치고는 너무 극단적인 형태인 것 같다.

법을 완전 개무시하는 것도 아니꼽고,

자신들만 선량한 척 성스러운 척 하는 것도 배알이 뒤틀릴 지경이다.

누가 뭐라고 하든 자기네들은 신의 뜻을 수행하는 자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정당할 뿐이다.

여기에서 살짝 철학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예부터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하루아침에 신의 계시를 들었다고 한다.

꿈에서였든 어떠한 암시에서였던 그들은 모두 신의 뜻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행했노라고 한다.

그것이 다행히도 도덕적 윤리적으로 올바르다고 판단되는 내용이었다면

불우이웃을 돕거나 자선을 행하거나 기부를 하는 등의 정말 세인트(성인)이 되겠지만,

오히려 그 내용이 도덕적 윤리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

그 대표적 예가 1974년에 발생했던 아미티빌 사건이 될 텐데,

일가족 6명을 무참히 살해한 범인은 다름아닌 가족의 맏아들이자 오빠였던 것.

그의 살해동기는 신이 가족을 죽이라는 계시를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분명 그 행동이 옳지 않았음을 알았겠지만,

신의 뜻이니 할 수 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정당화시켰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쨌든 그는 범죄자로 기소되어 결국 그에 알맞은 죄값을 받았다.

<코너 맥마너스 역의 숀 패트릭 프레너리. 이때만 해도 에단 호크에 버금가는 간지남이었다>

법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인류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즉 인류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든 가장 높은 구속력을 가지는 의무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신의 뜻은 그 법의 위에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신은 인간보다 상위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의 뜻은 법처럼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

물론 신의 뜻을 적었다는 성서를 비롯한 여러 종교적 사료가 있지만,

정말 꿈에서 신의 계시가 들렸다면

그것도 마찬가지로 성서와 똑 같은 구속력을 가지는 것인가?

그리고 그 계시에 대한 옳고 그름은 스스로가 결정할 수 없고

오로지 따라야만 하는 것인가?

필자는 종교에 있어 나름 주관적이고 개방적인 사람인지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사고와 많이 다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필자가 늘 궁금해하는 것은,

과연 신이라는 탈을 쓴 악마가 꿈 속에서

나는 신이다. 고로 너는 행하라라고 하면서 살인을 지시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해야 하는 것일까?

필자도 신의 존재를 믿지만, 그 신의 형태가 어느 종교에 귀의한 단 하나의 형태는 아니다.

따라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가 신이다라고 말을 해버리면,

그것이 또한 초자연적인 현상에 의한 것이라면,

그 믿음의 정도에 따라 내가 그 뜻을 행하고 말고의 결정이 이루어지겠지만,

그것이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내가 어떻게 알 수 있다는 것인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에잇. 또 어려운 얘기로 빠졌는데, 다시 영화로 돌아가보자.

아무튼 이 영화는 다행히도 철학적인 주제를 우리에게 던져주지는 않는다.

반대로 아주 상쾌하고 신선하고 후련한 쾌감을 주는 전형적인 킬링 타임 영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들이 종교적으로 어떻고 하는 부분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감독 스스로가 그렇게 영화를 꾸몄으니까.

<동생 머피 역의 노먼 리더스. 여기서도 껄렁껄렁한 연기를 보이는데, 늘 그의 작품에서 그는 껄렁하다>

일단 이 영화는 총알을 아낌없이 퍼부어주는 영화이기 때문에, 액션영화라고 보는 게 좋다.

그래야 속 편히 볼 수 있다. 주인공들은 마치 만화의 캐릭터처럼 상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형제라는 점과, 성격이 극단적이라는 것도 그렇고,

결코 사생활이 깨끗하지는 않다는 것도 그렇다.

즉 껄렁껄렁하지만 그래도 주인공이라는 전형적인 일본풍 만화의 캐릭터를 닮아 있다.

그리고 이들은 각각 개성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심볼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각자의 손에 새겨진 문신.

코너의 손에는 VERITAS(진리), 머피의 손에는 AEQUITAS(자유)가 새겨져 있다.

이는 다음의 구절에서 나온 단어로 여겨진다.

내 칼은 빛나고

내 손은 심판을 내린다.

기꺼이 적에게 복수하고

증오엔 증오로 되갚으니

주여, 나를 그대의

성인 중에 세우소서...

veritas~~~~~~

aequitas~~~~~~

읽으면 알겠지만, 내용 자체가 주인공들의 행각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것과 동일하다.

, 주인공들의 독실한 신앙심을 증명하는 한편,

그들의 행위에 대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의 문신은 단순히 이런 상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원래 VERIATS AEQUITAS는 또 다른 문구와 함께 정의가 내려진다.

바로 EQUALITAS가 그것인데, 이는 평등이라는 의미이다.

, 자유와 진리와 평등이라는 3개의 뜻이 모여 조화를 이룬다.

고전에서는 이를 흔히 A.V.E로 표현하였다.

여기에서 3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그들은 끊임없이 외친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이는 가장 숭고하고도 유명한 삼위일체를 뜻한다.

3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상징성이다.

그런데 왜 진리와 자유만 있고 평등은 없는 것일까?

바로 그 나머지 하나가 막판에 일 듀스라는 캐릭터로 대변된다고 보면 된다.

비록 일 듀스는 주인공 맥마너스 형제처럼 손에 문신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의 존재가 곧 평등을 보여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자와 아이는 살해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는 평등이 아니라 차별 아닌가?^^)

<처음에는 무언가 엄청난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것 같았던 로코(가운데). 하지만 결말은??>

결국 막판에 3명은 삼위일체답게 하나로 뭉치게 되고,

더욱 극단적이고 과격한 형태로 신의 뜻을 집행한다.

그리고 그들은 당당하게 말한다. 이제 뉴욕으로 가서 활동무대를 넓히겠다고.

결말치고는 황당하지만, 감독이 10년 전 이러한 복선을 깔아놓은 탓에,

10년이 지난 2009년에 바로 그들의 또 다른 이야기를 다룬

<분닥 세인트 2>가 개봉 예정이다.

삼총사는 그대로 등장하고, 또 한명의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된다고 하니

어떠한 상징이 또 펼쳐질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겠다.

배역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일단 주인공 역을 맡은 숀 패트릭 프레너리와 노먼 리더스는

결코 유명한 인물들이 아니다.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연 역할을 해오던 인물들인데,

어쩌다 나름 매력적인 캐릭터를 쥐게 되었다.

감독인 트로이 듀피도 이 작품이 그의 처녀작인데,

배우들조차 메인캐릭터가 모두 처녀출전이었던 셈이다.

그렇더라도 감독의 연출과 구성도 좋았고,

배우들도 나름 좋은 연기를 펼쳐주었다.

단지, 그 이후 그렇다할 배역을 받지 못해서 지못미가 되었을 뿐.

일 듀스 역을 맡은 빌리 코널리는,

비록 이름과 생김새로 보면 숀 코널리와 유사해서 형제가 아닐까 싶은 오해도 사지만,

그것은 절대 아니고, 아무튼 나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파 배우이기도 하다.

필자가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알고봤더니 <엑스파일 극장판>에서 신들린 신부로 연기한 바로 그 할아버지이다.

(필자의 엑스파일 극장판 리뷰를 참고)

이들이 나름 업계 유명세는 없었지만

당시 신선하고도 화끈한 배역으로 영화를 달짝찌근하게 만든 점은 아주 칭찬할 만 하다.

특히 은근히 일 듀스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감독이 어지간히 영웅본색 매니아였던 것으로 사료되는 문제의 그 장면>

그런데, 여기 의외의 인물이 캐스팅되었다.

바로 연기파 배우의 초고수 윌리엄 데포.

이미 플래툰에서 그 연기력을 확실히 선사하여

이후 징그러운 뼈다귀 면상에도 불구하고 굵직한 배역들을 맡더니,

이 작품에서는 그의 카리스마를 백분 발휘해주는 프로페셔널 수사관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막판에 여장으로 등장하여 보여주는 촌철살인적인 행위예술이란

그야말로 이 영화의 가장 극적인 반전!!

특히나 바닥에 나뒹굴다가 가발 벗겨지면서

총으로 마피아를 죽이고 벌떡 일어나는 장면에서

슬로우모션으로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그 장면은

직접 보지 않고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스트랄한 명장면(?).

그리고 영화 중간에 호모를 암시하는 장면도 나오고,

마피아와 적나라하고도 진득하게 키스하는 장면은

정말로 윌리엄 데포가 얼마나 위대한 배우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하튼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최근에 그는

엄청 적나라하고도 충격적인 외설적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거머쥐기도 하였다.

여하튼 <스파이더맨>에서 처럼 감칠맛나는 악당으로 주로 활동하다

간만에 선한 캐릭터로 나온 몇 안되는 작품.

일단 캐스팅부터 스토리, 캐릭터까지 나름 신선한 이 작품은

도무지 초짜 감독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트로이 듀피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명 연출기법을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회상하는 장면과 실제 사건이 일어나는 장면을

시간상 일치해서 보여주는 연출인데,

스멕커 수사관이 사건의 전모를 하나하나 파헤치는 과정에서

마치 실제 사건이 일어난 당시에 옆에 있었던 듯이 등장하면서

똑같이 따라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 기법은 이후 많은 영화와 드라마,

심지어 코미디에서도 패러디될 만큼 매우 유명한 연출기법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트로이 듀피 감독 이전에 누군가 시도했을 지도 모르지만,

필자의 지식으로는 더 모르겠다.)

<겉으로만 보면 정말 불한당같은 놈들인데, 신의 빽을 쓴다니... 주변에 이런 놈들 있으면 일단 신고하자>

10년 전 사람들의 마음 속에 단비와도 같이 범죄를 처단하는

시원후련한 개념으로 등장한 분닥 세인트.

하지만 이후 인해전술로 영화계를 침범한 마블과 워너브라더스의 여러 히어로들로 인해

존재감마저 상실되었던 맥마너스 형제.

하지만 그 동안 뭐먹고 살았는지 궁금했던 트로이 듀피 감독이

정확히 10년 만에 그들의 정의를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 속편을 들고 나타났다.

이미 늙을 대로 늙은 3명의 핵심 캐릭터들이 과연 어떠한 활약을 보여줄 지 기대해보자.

2편 개봉하면 바로 감상한 후 리뷰를 올릴 것을 독자들에게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