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미까 2010. 2. 25. 09:27

8: 최후의 결사단 (十月圍城: Bodyguards And Assassins)

필자가 얼마 전 <엽문>이라는 중국 근현대사의 맥을 짚는 휴먼 다큐멘터리식 영화를 접하면서,

중국이 과거의 왕구라 황당무계 무협액션 영화에서 벗어나

보다 철학적이고 주제의식이 강한 액션 영화들을

만들어내려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그리고 이번에 접한 영화 <8 : 최후의 결사대>도 처음에는 단순 액션영화인 줄 알았으나

오히려 엽문보다 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강하게 녹아들어있는

무거운 작품임을 알고 순간 움찔했더랬다.

영화 제목과는 전혀 매칭되지 않는 스토리와 주제의식으로 진행되는 일명 섞어찌개식 난잡 영화,

8 : 최후의 결사대에 대해서 리뷰해 보겠다.

<결사단은 커녕 거리의 거지들로밖에 보이지 않는 주인공들의 슬픈 이야기>

왜 필자가 섞어찌개식 난잡 영화라고 했는지는 나중에 알아보고,

일단 스토리부터 짚고 넘어가자.

때는 1900년 초 청나라 말기, 외세의 침입이 득실거릴 때이다.

일찍이 한족의 나라에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인 만큼

한족의 지식인들은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여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중국의 근대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었다.

그러한 지식인 중의 한 명인 양구운(장학우)은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에게

중국의 근대화를 부르짖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에 의해

두뇌에 살포시 터널이 뚫리면서 그 자리에서 비명횡사한다.

이렇듯 당시의 중국은 근대화를 추구하는 혁명파와,

이를 저지하려는 청나라 조정의 암살자들간의 치열한 피비린내나는 싸움이

시도때도 없이 벌어지는 시기였다.

1906 10. 당시 영국령이었던 홍콩은 이러한 피바람의 전운에서 살짝 벗어나 있었다.

아무래도 청나라의 힘이 잘 미치지 못했었던 것.

그러다보니 중국 근대화의 아버지인 손문은

홍콩에서 중국의 내노라하는 지식인들과 함께 의기투합하여

‘13성의 대결의라는 것을 추진하고자 한다.

이에 이를 절대적으로 저지하려는 청나라 조정에서는

암살자 염효국(호군)과 일당을 홍콩으로 보내 손문을 척살할 것을 명한다.

손문의 홍콩 방문을 위해 미리 홍콩에 들어온 손문 서포터즈 넘버 원 진소백(양가휘),

손문 홍콩 무사 입성을 위해 서포터즈를 모집하기에 이른다.

그간 청나라 군대에서 배척당하여 연극단원으로 위장 후

입에 풀칠을 하고 있었던 방장군(임달화)를 만나 서포터즈에 가입시키고,

또한 절친이자 돈줄인 이옥당(왕학기)을 만나 또 다시 3천만 땡겨달라고 조른다.

그러면서 이옥당의 절세미남 아들인 이중광(왕백걸)을 꼬셔 서양학을 배우게 하고

은근 자신의 사상을 세뇌시키기에 이른다.

<결국 사건의 원흉은 혁명이랍시고 설레발치는 진소백이다. 세월 앞에 무릎 꿇은 양가휘 형님>

한편 홍콩에 도착한 염효국은 돈벌이라면 온갖 심부름을 다 하는

무늬만 경찰 심중양(견자단)을 시켜 진소백의 일거수 일투족을 조사하게 한다.

그러던 중 이중광이 서양 대학에 붙었다고 집안 잔치를 벌리는 이옥당의 집에 잠입한 심중양은

창문을 통해 달아나던 중 이옥당의 수많은 마누라 중 한 명인 월여(판빙빙)을 만나

과거에 묘한 인연이 있음을 암시하면서 자취를 감춘다.

손문이 홍콩에 도착하기로 한 날이 이제 3일 정도 남았을 시점에서,

거리에서는 손문이 홍콩에 온다는 소식을 대거 보도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동조하여 시민 혁명주의자들은 거리에서 전단을 뿌리며 중국 근대화를 부르짖고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자신의 전용 운전사인 아사(사정봉)가 모는 인력거를 타고

홍콩 거리를 싸돌아다니던 이옥당은 시민 혁명주의자 가운데 자신의 아들인

이중광이 있음을 알고 깜놀한다.

아들을 말리는 아버지, 하지만 아버지에 저항하며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아들.

하지만 묘하게도 거리의 시민들은 이중광의 호소에 동조하며 근대화에 적극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화가 난 이옥당은 진소백에게 달려가 왜 자신의 아들을 끌어들였는지를 따진다.

하지만 진소백은 이옥당도 이미 혁명당의 일원에 가담되어 있다며

중국의 혁명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오로지 아들 출세하기만을 바라보며 살아 오던 이옥당에게는 피가 거꾸로 솟는 일.

친구를 잃은 진소백은 무언가 짧은 편지를 남긴 후 거사를 치르기 위해 방장군의 극단으로 향한다.

하지만 심중양은 암살자 염효국의 심부름으로 미리 극단에 경찰이 없도록 조치하고,

암살자들은 느긋하게 극단에 쳐들어간다. 진소백은 줄행랑을 치고,

방장군과 그의 딸 방홍(이우춘)은 필사적으로 진소백을 보호하려 하지만,

딸이 더 아까웠던 방장군은 딸을 기절시켜 목숨을 건지게 하고 자신은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방홍이 극단으로 달려오지만,

이미 아버지를 비롯해 모든 단원들이 시체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

뜬금없이 이옥당도 극단으로 달려와 단원 모두가 개죽음 당한 것을 깨닫고,

그 와중에 절친인 진소백의 시그네쳐 에디티드 펜슬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가 죽거나 혹은 납치당했음을 알게 된다.

평소 진소백이 운영하던 중국일보 신문사에 온 이옥당은 진소백의 진심이 담긴 편지를 발견하고,

그가 마지막으로 이옥당에게 자신의 뒤를 이어

혁명의 불씨를 일으켜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을 읽게 된다.

순간 사미부(증지위)가 경찰서장으로 있는 홍콩 경찰이 들이닥쳐

신문사를 폐쇄하고 모두 해산 명령을 내린다.

이에 열받은 이옥당은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이 혁명의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할 것이라면서

일종의 선전포고를 내린다. 이에 감동받고 열혈지지하는 신문사 직원들.

<혁명가와 암살자가 스승과 제자라는 막장스러운 연결고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섞어찌개식 영화>

손문이 홍콩으로 오기로 한 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고,

이옥당은 드디어 손문 완벽 보호 작전을 위해 보디가드들을 모집하기에 이른다.

그야말로 목숨 내놓고 보수 한 푼 없이 해야 하는 보디가드 역에

이옥당과 지인들이 합작하여 여러 듬직한 사람들을 끌어모으니,

이 중에는 복수심에 가득 찬 방장군의 딸 방홍도 껴 있었다.

얼마 전 이옥당의 집안 잔치때 쌀 가마니를 얻어간

쵸두부 매점 주인인 거구의 사나이 왕복명(바특)도 합세하고,

그저 거리에서 동냥이냐 하면서 이옥당이 주는 돈으로 매번 아편만 펴대던 걸식도사 유욱백(여명)

이옥당이 선물로 준 철부채에 감동하여 보디가드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매번 운전사 노릇만 하던 아사도 껴달라고 조르고,

이에 이옥당은 보답으로 아사가 사모하던 사진관 알바생 아손(조원)과 혼사를 맺어준다.

한편 납치구금당한 진소백은 손문을 암살하려는 염효국이 자신의 과거 제자임을 알고,

그와 사상대결을 펼친다. 하지만 오로지 황권은 하늘로부터 부여된다는

막무가내식 철학으로 만민이 평등하다는 진소백의 철학을 개무시하는 염효국.

결국 사제간의 정을 끊고, 염효국은 대원들을 데리고 항구로 떠난다.

손문 도착 하루 전. 이옥당은 여러 사람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린다.

그야말로 한 순간의 실수와 여유도 용납하지 않는 철저한 VIP 보호 작전.

그런데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대체 자신이 누구를 지켜야 하는지를 전혀 모른다는 것.

이 작전을 위해 월여는 심중양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데,

알고봤더니 심중양과 월여는 과거 연인사이였던 것.

하지만 심중양이 바다이야기에 빠지면서 집안을 말아먹고,

이에 월여는 그의 아이를 잉태한 채 이옥당에게 시집갔던 것이다.

결국 월여는 히든카드로 심중양과 자신이 낳은 딸래미를 꺼내고,

이에 제대로 쇼크먹은 심중양은 딸래미 크리에 어쩔 수 없이 부탁을 들어줄 것을 결심한다.

<뛰어야 산다는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인력거 부대>

경계가 허술해진 틈을 타 진소백은 자신의 배를 가르는 퍼포먼스를 손보이며 탈출에 성공하고,

유욱백과 술이나 쳐먹으면서 개똥철학이나 나누고 온 이옥당에게 달려와 겨우 목숨을 구한다.

그리고 마침내 진소백은 모든 사람들에게 손문을 보호하기 위한 필사의 전략을 공개한다.

바로 누군가 한 명이 손문을 대신해 단 1시간동안만 홍콩 시내를 싸돌아 다니면서

암살자들의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무작위 투표에서 손문 대리인으로 이중광이 뽑힌다.

드디어 손문이 홍콩에 도착하는 날이 밝아오고,

진소백을 비롯한 보디가드들은 항구 주변에서 잠복 근무를 실시한다.

하지만 이미 암살자들은 거리 곳곳에 부비트랩을 설치해놓은 상태.

얼굴 한번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손문은 항구에서 진소백의 환대 후

바로 인력거를 타고 바람과 같이 홍콩 거리를 질주한다.

하지만 암살자들은 사방 곳곳에서 암살

(하지만 드러내놓고 하기 때문에 암살이라 하기 어려운)을 위해 화살촉을 날린다.

방홍과 왕복명, 그리고 심중양의 활약으로 암살자들을 무력화시키지만,

어이없게도 왕복명은 거리에 숨어있던 아줌마 암살자에 의해 일격을 당하면서

칼다구리를 당하고 쓰러진다.

방홍은 자신의 아버지의 원수를 발견하고 뒤쫓다가

폭탄 테러를 막기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숨을 거둔다.

계속 질주하던 인력거 부대는 거리를 가득 메운 탈춤패들과 맞닥뜨리고

곧이어 이어진 탈춤패 암살자들의 부비트랩에 또 무수한 보디가드들이 목숨을 잃지만,

다구리에서 겨우 살아남은 왕복명이 나타나 제대로 몸빵하면서

손문을 살려내고 자신은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겨우 목적지에 도달한 손문. 진소백의 안내로 건물 지하 깊숙이 들어간 손문은

그 곳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중국 혁명 13성을 만나게 된다.

이제 목적의 절반을 달성한 보디가드들은 1시간이라는 결의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손문으로 위장하고 거리 곳곳을 싸돌아다니며 암살자들을 유인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손문 역을 대신하게 된 이중광은 아사와 함께 거리로 향한다.

시계 조작된 것을 몰라서 늦잠만 자고 있던 이옥당은 뒤늦게

자신이 왕따당한 것을 알고 급하게 거리로 달려나간다.

짝퉁 손문을 태우고 똥줄타게 달리던 인력거 부대들과 이옥당이 거리에서 만날 찰나,

갑자기 정신나간 경찰 하나가 들이닥치며 권총으로 인력거 안의 인물을 죽이려 한다.

하지만 갑자기 들리는 총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경찰 어쌔신.

알고봤더니 어느새 저격수로 변신한 심중양이 또 한번 위기의 순간에서 결사대들을 구해냈다.

결국 심중양이 자신들을 배신했다는 것을 안 염효국은 싸그리 때려잡으라는 총출동 명령을 내리고,

인력거 부대는 다시 똥줄타게 어디론가 달린다.

이후 갑자기 나타난 사미부의 경찰 부대에 의해 호의를 받으며 시간을 좀 끌다가,

경찰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니 암살자들로 돌변하는 거리의 시민들.

게다가 염효국의 충실한 오른팔격인 무쇠주먹 암살자가 심중양을 심판하기 위해 다가오고,

심중양은 그와 맞장을 뜬다.

입식 격투기의 달인인 암살자와 올라운드 플레이어 심중양의 길거리 종합격투기 대회.

초반 타격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암살자였지만,

결국 그라운드로 가면서 승기를 잡아 힘겹게 서브미션으로 승리를 따내는 심중양.

이 틈을 타 인력거 부대는 냅다 도망친다.

<리얼 다큐멘터리 영화가 일순간 무협액션 영화로 전락하고 마는 비운의 장면>

뒤이어 줄창으로 따라오는 암살자 저글링들.

손문의 어머니 집에 다다를 무렵 위기에 빠진 인력거 부대 앞에 홀연히 나타난 사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면도하고 스킨바르고 나온 유욱백 되시겠다.

짝퉁 손문을 비롯한 일행들은 저택 안으로 숨어들어가고,

달려오는 암살자들을 막기 위해 유욱백은 드디어 철부채로 숨겨놓았던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쿵푸 허슬의 주성치를 능가하는 1:100 대결에서 모든 암살자들을 막아내지만,

그 와중에도 심심찮게 입는 상처.

그럼에도 꿋꿋하게 집 앞을 지켜내는 의리의 사나이 유욱백.

한편 손문의 어머니를 만난 이중광은

손문의 어머니로부터 파이팅 소리를 듣고 눈물 질질 짜며 꼴깝을 떤다.

그 와중에도 밖에서는 처절하게 사투를 벌이는 유욱백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어느 새 참다못해 직접 달려온 염효국은

거의 그로기 상태에 빠진 유욱백을 칼로 난도질하고 그를 천국으로 보낸다.

집을 빠져나온 이중광과 멤버들은 다시 탈출을 시도하지만 염효국은

거의 효도르 수준의 막강 사나이. 결국 이번엔 아사가 나서서 몸빵을 때우고,

줄기차게 하체 관절기를 시도하며 물고늘어지는 덕에 진소백은

자신이 직접 인력거를 끌고 냅다 도망친다.

이옥당은 또 아들래미를 놓치고 뒤늦게 쫓아가는 형국. 그리고 아사 역시 사망.

인력거를 따라 이옥당이 쫓아가고, 그 이옥당을 지키자고 다짐했던 심중양은

이옥당에게 자신의 딸래미에게 인형을 주라며 어서 도망가라고 한다.

영문도 모른채 멍때리며 일단 도망치고 보는 이옥당.

그리고 그 뒤를 말타고 쫓아 오는 염효국.

이를 저지하고자 심중양은 온몸으로 말과 정면충돌하고,

에어백 장착이 되어있지 않은 탓에 염효국은 말에서 탈출,

그러나 심중양은 그대로 말과 함께 골로 간다.

달리기도 빠른 염효국은 마침내 인력거를 따라 잡고,

내리막길에서 다시 사제지간으로 대치하게 된 진소백과 염효국.

스승인 진소백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결국 염효국은

인력거 안에 있는 짝퉁 손문을 작대기로 내리 찍으면서

자신이 손문을 죽였다고 울트라 나이스 캡숑 착각에 빠지고 마는 시츄에이션.

진소백은 결국 권총을 들어 염효국을 죽이고,

끝까지 멍청했던 염효국은 청나라 조정에 충성을 다하고 조정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나름 자아실현을 달성한 채 눈을 감는다.

뒤늦게 달려온 이옥당은 자신의 아들이 닭꼬치 되듯 작대기에 찔려 죽은 것을 보고 오열하고,

진소백 역시 옆에서 울부짖고 난리다.

이러한 이들의 필사적인 희생 덕에 손문은

13성과 함께 중국의 거국적인 혁명을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었고,

무사히 항구로 되돌아와 배를 타고 홍콩을 떠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1911년 손문은 신해혁명을 성공시키고,

청 왕조를 중국 역사에서 끝내는데 성공하였다.

<도박쟁이가 알고 봤더니올라운드 무술 고수였다는 또 한번의 초특급 왕구라 설정을 보여주는 심중양>

스토리를 살펴보았는데, 뭐 결론적으로 줄창 아작나는 스토리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일단 다 죽이는 게 목적인 듯 보이는 영화이다.

그런데 이토록 필사적인 이슈를 만들어내는 인물인 손문은 대체 누구이길래

지는 손가락 하나 까닥 안하면서 무고한 시민들을 천국으로 보낸단 말인가?

손문, 짱개 발음으로는 쑨원. 손중산이라고도 불리우는 사나이.

중고등학교 정규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세계사 교과서에서 봤음직한 이름이다.

아니, 어쩌면 이 이름을 모르더라도 윤리도덕 시간에 삼민주의라는 것은 들어봤을 수도 있겠다.

중국의 근대화의 이념이 된 삼민주의를 주창한 사나이가 바로 손문이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손문은, 실제로 1905년에 동맹회라는 것을 창설해서

중국의 혁명을 위한 서포터즈를 구축하고 그 유명한 삼민주의를 주창한다.

그리고 6년 후인 1911년 신해혁명을 일으켜 청나라를 쫑내고, 이듬해 중화민국을 수립한다.

영화에서 그토록 대단한 무언가로 비추어졌던 혁명이 실제로 성공했던 것이다.

하지만, 손문의 혁명은 씁쓸한 과정을 겪게 되는데,

중화민국 수립 후 임시 대총통이 된 손문은 일본의 괴뢰정부라 할 수 있는

만주국의 황제이자 중국 역사상 최후의 황제로 남은 부의(푸이)를 폐하면서

중국 고대사의 모든 잔존을 씻어내리지만, 곧바로 대총통이 된 위안스카이에 의해

혁명의 본질이 와해되면서 그와 대립하게 된다.

이후 동맹회를 국민당으로 개편한 손문은 위안스카이 타도를 위해 2차 혁명을 시도하지만,

이는 실패하게 되고 결국 그는 일본으로 도피한다.

이후 군벌과 협력 및 파기를 반복하면서 계속 혁명을 위한 투쟁을 시도하지만

외세, 특히 일본의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이를 물리치기 위해 중국 공산당과 국공합작을 하게 된다.

비록 이념은 달랐지만 일단은 외부의 적을 무찔러야 한다는 공통된 목적으로 뭉친 두 단체는,

치열한 투쟁 끝에 마침내 2차 대전의 일본의 패망과 함께 승리를 이끌어내고 말았지만,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데올로기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또 하나의 내분을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이후 손문의 후계자인 장개석(장제스)에 의해 더욱 발전한 국민당은,

모택동(마오쩌둥)이 이끄는 공산당에 대항하고자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되고,

스탈린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공산당이 마침내 승리함으로써 국민당은 축출되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중국은 혁명의 본질인 민주주의에서 벗어나 공산주의 사회로 거듭나게 되었고,

여전히 그 사상을 이어받은 국민당은 대만으로 도망쳐 지금도 민주주의 국가로서 존속하고 있다.

물론 중국과 대만은 여전히 사이가 아주아주 안 좋다.

<마이클 조던의 에어워크에 감명받아 하늘을 날고자 했던 한 암살자의 아름다운(?) 시도>

이토록 중국 근대 역사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손문은,

대만에서는 국부로서, 그리고 중국에서는 근대혁명을 선동한 혁명선행자로서

대단한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쯤 되면 많은 사람들이 품게 되는 의문이 있다.

손문이 이토록 언빌리버블한 위대한 실존 인물이라면,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이야기 또한 사실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이를 아주아주 강력하게 뒷받침해주는 것처럼 등장하는 설정이 바로

줄창 죽어나가는 결사대원들의 생년월일과 이름, 그리고 출신이 소개된다는 것.

그런데 정작 죽지 않아서 자막으로 소개되지 않는 핵심 인물 2명이 있는데,

그 둘은 바로 이옥당과 진소백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옥당과 진소백은 실존 인물이다.

이옥당이 실제로 영화에서처럼 시작과 끝이 매우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소백이 지휘하는 동맹회에 자금을 대준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그리고 진소백도 영화처럼 가치관적 모순을 드러내는 인물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혁명 운동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다.

친절하게도 설명이 주구장창 붙었던, 짧고 굴게 살다 갔던 나머지 결사대원들은

실존 인물이까 하는 의문.

나름 그럴싸하게 자막처리로서 관객들을 혼란에 빠트리는데,

사실 필자는 이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찾지를 못했다.

일부는 실존 인물이었다고도 하고 일부는 아니라고도 하는데, 아직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만약 실존 인물들이었다고 해도,

유욱백의 1:100 대결은 그야말로 오리지널 짱개식 초특급 구라 액션이었기에

도무지 신빙성이 느껴지지 않으며,

닌자 어쌔신을 능가하는 심중양의 전천후 대활약도 정말 대륙급 구라처럼 느껴진다.

, 그럼 여기서 영화의 제목을 슬쩍 건드려보겠다.

국내 개봉 제목은 <8 : 최후의 결사단>이다.

8인이지? 일단 자막처리로 나름 비장미 선사한 전사자들의 수를 세어보자.

방홍, 유욱백, 왕복명, 아사, 이중광, 심중양. 일단 6명이다.

여기에 이옥당과 진소백을 포함하면 8명이 된다.

아마도 이렇게 해서 8명을 주인공을 치고 제목을 지었나 보다.

하지만 원제는 十月圍城으로, 해석하면 10월에 성을 지킨다는 의미이다.

중국애들 작명 쎈쓰는 우리와 차원이 다른가보다.

그나마 가장 스토리에 부합되는 제목은 영어제목이다.

경호원들과 암사자들이라. 단순하지만 그나마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북한군을 연상케 하는 복장과 외모로, 자랑거리인 노래는 커녕 나왔다가 초상만 나고 마는 방홍>

원래부터 짱개영화 제목은 한자 다르고, 영어 다르고, 한글 다르기가 부주기수였다.

이번 작품도 어중간한 원제이다 보니 국내 배급사에서 또 한번의 작명 쎈쓰를 작렬해주신 셈.

뭐 그다지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작품 내적으로 들어가보면, 줄창 죽어나간 인물들이 왜 손문을 보호하기 위해

그토록 처절하게 죽어야만 했는가에 대해서 참으로 껄쩍지근하다.

손문이 위대하고도 중요한 인물인건 알겠지만,

그건 후세에 와서 그렇게 평가를 받는 것이고,

당시에는 과연 많은 사람들이 손문에 대해 그토록 잘 알고 있었을까?

여기에서 우스운 사실은, 목숨걸고 지키는 결사대들 조차 손문이 누구인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를 끝내 모른 채 세상 하직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대의명분이 각각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떨어진다는 뜻.

예를 들어, 방홍의 경우에는 단순히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가담하게 되고,

결국 복수하다가 자기도 인생 하직한다. 심중양은 어떤가?

그는 애초부터 손문은 안중에도 없었고, 단지 월여의 딸래미 크리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이옥당을 지키려고 나선 것이다.

쵸두부만 먹고 자라서 키가 홍만이형스럽다는 왕복명 역시 쌀 몇 자루 얻어먹었다고 나선다.

유공자로 나오는 유욱백은 거의 막장 수준이다. 자기가 사랑한 사람이 누나인데

사랑을 할 수 없다하여 눈물로 질질 짜며 허송세월 보내다가

맨날 받아먹던 동전과 가보라는 철부채 공세로 인생뭐있어 하고 목숨 내놓은

유욱백의 모습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설정.

손문은 마지막에 눈물을 글썽이며 이들의 죽음이

곧 혁명을 위한 필연적인 희생일 수 밖에 없음을 호소하려는 듯한 퍼포먼스를 펼치지만,

여기에는 혁명을 지나치게 과격하게 묘사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혁명이란 인류의 오랜 역사를 통틀어 줄기차게 일어난 사건으로,

나름 이데올로기나 시대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커다란 사건이 혁명으로 기록되기도 한다.

중국의 근대사에서도 손문의 신해혁명은 확실히 매우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이 맞고,

이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잘 이해하고 있었던 손문을 비롯한 혁명가들은

혁명이라는 단어를 내세움으로써 가치를 부여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혁명이 반드시 희생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단지 피를 부르는 수많은 참가자들의 희생과 고통이 수반된

어떠한 일련의 도전적 행위가 성공하여 변화를 가져왔을 때

혁명이라고 평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을 뿐이다.

손문의 신해혁명도 성공했기에 혁명으로 평가받아 왔겠지만,

만약 실패했었더라면 어떤 평가가 내려졌을까?

아마도 그냥 손문의 반란 정도로 치부되었을런지도 모른다.

어쨌든 손문이 추구하고자 했던 혁명은

과연 무고한 민중의 희생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 혁명이었을까 한다면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필자가 손문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중국 근현대사에 대해 아는 바도 많지 않기 때문에 100% 정확한 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민주주의의 개념을 누구보다도 선구적으로 바라보았던 손문이

과연 그러한 민주주의의 주인공인 민중을 줄창 죽여나가면서

혁명을 이루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말이다.

<이 작품을 위해 맨발의 기봉이를 10번 이상 답습했다는 사정봉. 믿거나 말거나>

반대로, 영화에서 이러한 희생을 강조하는 것은

아마도 현대의 중국이 처한 상황에서 비롯된 일련의 정치적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중국은 현재 공산주의 사회이고, 공산주의는 사상의 핵심에 바로 혁명이 존재한다.

계급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투쟁을 통해 혁명을 쟁취함으로써

비로소 완벽한 공산주의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고 보았고,

이 혁명에는 바로 무력이 필연적으로 존재함을 강조한다.

알겠지만 모택동의 공산주의도 엄청난 유혈사태 끝에 달성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으로 어두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을 조금이나마 합리화시키기 위해서

혁명을 위한 희생은 숭고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재미있게도 영화가 제작된 2009년은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지 60년이 되는 해였다고 한다.

중국정부에서는 의도적으로 이러한 중화인민사상을 합리화하고

더욱 굳건히 하자는 의도를 듬뿍 담은 수많은 문화예술 지원이 있었고,

그러한 차원에서 이 작품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 뻔하다.

예부터 소련이든 북한이든 중국이든 대부분의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알게모르게

영화, 노래, 연극 등에 정치적 의미를 짙게 드리우면서

민중들을 세뇌시키는 짓거리를 많이 해왔던 바,

여전히 중국은 그러한 차원에서 이러한 시도를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진정한 혁명을 이해하는 자라면 이 작품 역시 비판의 시각으로 바라볼 줄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 이제 살짝 영화의 진정한 의도가 드러난 이상,

그러한 의도를 보다 더 의미심장하게 표출해야 하는 연출 면에서는 어떤가를 살펴보자.

솔직히 필자는 기대보다 실망이 컸다.

일단 초장에는 손문의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건드렸다는 점,

그리고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툭툭 터져나오는 호화찬란한 배우들.

이 정도면 정말 중국의 역사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런데, 정작 배우들이 너무 화려한 것에 비해 역할이 짤막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역할들의 개성도 다양할 듯 하다가 너무 개연성이 떨어져버렸다는 점.

그리고 그토록 빈약한 개연성을 극복하고자 꺼낸 도구가

변기 막힌 듯 철철 흘러넘치는 눈물이라는 점.

아마 대부분의 관객들이 얼마 전 개봉한 수작 <엽문>으로 인해

견자단의 리얼 액션을 기대하고 본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견자단은 주인공이라 하기도 어렵고

그저 빛나는 조연 중의 한 명이라는 것 정도.

한때 4대천왕으로 홍콩을 뒤흔들었던 장학우도

엔딩크레딧을 보지 않으면 알아볼 수 없는 안면으로 잠깐 등장해서 씁쓸함을 안겨주고,

한때 미모로 또한 홍콩을 좌지우지했던 이가흔도

눈 깜빡 하면 나왔다 들어가버리는 아쉬운 캐스팅에 눈물샘을 자극한다.

여명도 처음에 거지로 나올 때는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안습이다.

게다가 뒤이어 면도하고 나왔어도 어딘지 모르게 불쌍해 보이는 그 모습이란.

극중 최강의 무술 실력을 가진 인물로 나옴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선한 이미지 탓에

거지하고도 안 어울리고, 무술 고수하고도 안 어울리는 최악의 캐스팅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슈퍼스타 K와 비슷한 중국의 후난위성 TV 슈퍼걸 노래자랑대회에서

엄청난 노래 실력으로 단숨에도 스타자리에 오른 날벼락 스타 이우춘도

방홍 역을 맡으면서 실로 얼굴 망가지심이 대단하다.

이 역시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니 참으로 안타까운 역할.

사정봉도 그저 달리기밖에 못하는 맨발의 기봉이급 인력거꾼으로 등장하여 안습을 자아내고,

판빙빙도 나름 싸가지없는 여편네로 등장하여

여전히 2007년 토할 것 같은 연예인 상위랭커로서의 입지를 보여주고 있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토할 것 같은 연예인에 상위 랭크되었는지 미스테리인 판빙빙>

필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안타까운 배우는 바로 양가휘.

진소백이라는 나름 비중있는 인물을 맡은 그이지만,

예전의 양가휘다운 포스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아니, 애초에 양가휘인지도 몰랐다. 원래 조금 샤프해 보이던 얼굴이었는데,

이제 나이들고 머리도 유치원 갓 입학한 애들처럼 깎아놓아서 더욱 안습으로 보인다.

한때 동성서취, 동사서독, 도협, 도신 등으로

90년대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존재하던 양가휘가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는지.

솔직히 역할 자체로만 보면 진소백이란 인물은 매우 매력적이고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극중 내내 진소백은 말로는 혁명과 민주주의 어쩌고 떠들면서

뒤로는 실천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장면이 바로 이중광이 짝퉁 손문으로 당첨될 때

진소백이 너만은 안 된다며 말리는 모습.

그 전에도 이미 진소백이 이옥당에게 넌 이미 돈 냈으니까 우리팀이라면서

어디서 혼자 내빼려고 하냐고 하기도 한다.

나름 용의주도하면서 기회주의자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양가휘가

예전부터 살짝 그런 이미지의 배역을 해오더니 여기서도 크게 벗어날 수 없었던 듯.

나름 포스 풍겨주신 캐릭터는 의외로 암살자 염효국 역으로 나온 호군.

<적벽대전>에서 상산의 조자룡 역으로 나와서는 너무도 선한 이미지 보여주신 덕에

도무지 암살자로서 어울리지 않는 페이스.

그래서 그런지 눈썹을 왕창 밀어버리고 미친 놈처럼 등장해주시는 쎈쓰.

게다가 이것도 모자라 입가에 흉터까지 그어주셨다.

그런데 이 친구 은근 호빵맨 닮지 않았나? 어쨌든 암살자 치고는

너무 페이스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차라리 별 대사도 없고

그 자체로 암살자 같은 바특이 암살자역을 했다면 좀 더 엘레강스하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으로 거론하고 싶은 것이 바로 화산 폭발하듯 여기 저기 뿜어져 나오는 눈물.

뭐 좀 했다 하면 일단 모든 출연진들이 울고 시작한다.

혁명이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눈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될 정도이다.

홍콩이 눈물로 홍수가 안 난 것이 천만다행인 듯.

그토록 이 작품에서는 비장미를 선사하고 작품을

더욱 주제의식 짙도록 만들기 위해 눈물잔치를 남발하였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옛말을 답습하는 연출인 듯.

적당히 울면 되는데 너무 질질 짜다보니까 보는 사람이 짜증이 날 정도이다.

가족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심정은 잘 알겠는데,

왜 시도때도 없이 울어버리는 것인지. 인력거 끌면서 도망치는 와중에도

서로 쳐울고 있으면 어쩌란 말인가. 안구가 건조하고 총총해야

빠른 시간에 완벽한 핸들링으로 인력거를 몰 텐데, 안구에 습기 가득하니

이는 마치 집중호우 한가운데에서 자동차로 야간 운전하는 꼴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도무지 거지와 무술고수라는 컨셉 그 어느 것과도 어울리지 않는 여명. 왜 나왔니??>

너무 비판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이 작품이 보여준 막판 추격씬에서의 긴장감과 스릴감,

그리고 장렬한 액션은 수준급이라고 칭하고 싶다.

울어재끼는 것만 빼고는 빠른 전개에 의한 긴장감이 나름 백미이고,

짧지만 간간히 터져주는 액션은 최근 홍콩영화가 보여주는 순더더기 없는 리얼 액션을 선보여주고 있다.

특히 견자단과 청레라는 태국 출신 격투가와의 대결은

엽문에서의 마지막 대결과 비슷하게 전개되어 매력적이다.

암살자로 분한 청레의 움직임을 보면 확실히 무에타이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견자단의 정통 쿵푸와는 다른 느낌. 하지만 무에타이는 입식 타격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라운딩 기술이 조금이나마 더 발달된 쿵푸에 의해 밀리고 마는 현실.

아마 상대가 무에타이가 아닌 주짓수나 레슬링이었다면 게임 자체가 너무 지루했을 듯.

20세기 초의 홍콩의 모습도 볼거리가 제법 된다.

동시대를 배경으로 한 다른 영화들이 홍콩을 무슨 시장통처럼 꾸며놓았던 반면,

이 작품에서는 보다 서구화되고 잘 정돈된 홍콩을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뭐 실제로 어땠는지는 알 수 없겠지만,

적어도 영국에 의해 실질적으로 지배가 되었던 홍콩이었던 만큼

서구적인 느낌이 더 강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이 작품을 제작한 감독 진덕삼은 사실

<삼부관>이라는 듣보잡 영화 단 한편만을 제작한 초짜 영화감독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진덕삼을 가장 유망한 감독으로 칭하고 팍팍 밀어주고 있다고 한다.

이번 작품도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B급스러운 느낌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 그의 차기작들을 기대해 본다.

수없이 등장하는 초호화 캐스팅들은 자세히 보면 홍콩과 중국, 대만의 신성들이

대거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그 동안 서로 별다른 합작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3개의 영화계가

모처럼 공통분자인 손문을 배경으로 근사한 합작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20세기 초 영국이 지배하던 홍콩의 실상을 아주 잘 드러낸 장면. 거의 명동 수준이다>

건국 이래 현재까지 으르렁대고 있는 대만과 중국.

최근에도 여러 차례 군사적, 정치적 갈등이 있었고,

앞으로도 절대 타협의 의지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두 나라.

혹자는 세계 3차 대전은 아시아, 그것도 대만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을 정도로 한국과 일본 못지 않게 사이 더럽게 안 좋은 두 나라가

이번 영화를 계기로 사상적으로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사실. 손문이 영화에서처럼 1906 10월에 홍콩에 갔는가에 대해서는,

실제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

당시 손문은 중국 내에서의 국기적인 반란 실패와 여러 위협 때문에

일본으로 도피한 상태였기 때문에 홍콩 근처에도 올 수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영화는 전체적으로 구라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결사대 중 자막처리까지 하면서 세상 하직한 사람들의 실존 여부도 답이 나오려나?

그것은 모르겠다. 어디까지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따왔다고 했으니,

인물들은 사실이되 활약상은 거짓이 될 수도 있겠다.

나름 소림사 출신에 엄청난 거구로서 장풍까지 구사하는 것으로 등장했던

NBA 농구선수 바특이, 소림사 무술은 내팽겨치고 야자나무로 덩크슛만 하다가 끝나는

씁쓸한 영화, <8 : 최후의 결사단>이었다.

posted by 미까 2010. 1. 27. 18:17

밴드 오브 브라더스 (Band of Brothers)

#3. 에피소드

지난번 등장인물 소개에 이어 이번에는 작품 보기에 도움이 되기 위해

짧게나마 10편의 에피소드에 대한 줄거리와, 부가설명을 써내려갈까 한다.

미리 말하지만, 10편의 에피소드는 이지 중대가 겪은 무수한 일 중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스티븐 앰브로스가 쓴 소설의 내용 중

그나마 드라마틱하다고 느껴진 내용을 편집해서 만든 에피소드이니,

나무만 보고 숲을 생각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Episode 1. 커레히 (Currahee)

19446 4일 잉글랜드 어포터리 공군기지.

그곳에서는 이륙을 준비하고 있는 미육군 101공수사단 소속 이지 중대가 있었다.

모두들 결의에 찬 모습으로 이륙 준비를 하지만, 갑자기 작전 취소 명령이 하달된다.

이에 급실망하는 대원들. 한편 이지 중대에 소속된 유능한 지휘관이자 1소대장인 윈터스 중위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정보장교인 닉슨 중위와 함께

자신들이 여기까지 오게 된 일을 상기하면서 어떤 인물을 언급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2년 전 조지아주 토코아 훈련소에서 있었던 일로 시작된다.

<이지 중대를 강철의 사나이 집단으로 만들어버린 장본인 소블 중대장>

기본군사훈련을 받고 있던 이지 중대에는 가혹하기로 소문난 중대장이 있었으니,

바로 소블 중위였다.

별 쓰잘데기없는 것 가지고 온갖 트집을 잡아 대원들을 들들 볶기로 유명한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트집잡기로 시작하여 대원들을 집합시킨다.

늘 벌칙으로 행하는 것은 훈련소 뒤에 펼쳐져 있는 커래히 언덕을

빠른 시간내에 왕복 주파하는 것.

심지어는 야간 행군 후 수통에 든 물을 먹었다는 이유로

일부러 벌칙사례를 만들라는 등 고약함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싱크 연대장은 유독 기본군사훈련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는

이지 중대를 칭찬하며 소블을 대위로 진급시킨다.

그리고 윈터스의 능력 또한 높이 사서 그에게 중위 진급을 명령한다.

하지만 달갑지 않은 소블.

결국 이를 핑계삼아 윈터스에게 병사들 특식을 준비하고 휴식을 주겠다고 하지만,

갑작스레 집합을 걸어 완전군장으로 커래히 구보를 시킨다.

이에 욕나오는 대원들. 하지만 이러한 훈련을 통해 이지 중대는

어느덧 연대 최고의 중대로 인정받는다.

훈련장소를 캠프 맥컬로 옮긴 이지 중대는 이 곳에서 실전을 위한 전술 훈련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소블 대위가 안절부절하는 것.

알고봤더니 독도법에도 엉망이고, 상황판단력도 엉망에다가,

심한 길치인지라 그야말로 대원들을 싸그리 지옥 불구덩이 속으로 떠미는

멍청한 지휘관이었던 것.

이 때문에 대원들은 모두 실전에 나가면 죄다 개죽음이라는 걱정에 사로잡힌다.

이에 부대원들의 분열을 걱정하는 장교들과 부사관들.

한편 기차를 타고 브루클린으로 이동 중인 이지 중대는,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 모르고 있었던 터에,

윈터스의 절친한 친구이자 술고래인 닉슨 중위가 정보장교답게 힌트를 준다.

아마도 작전지역은 유럽, 그것도 노르망디가 될 것이라는 미아리 삼선교 점집스러운 예지력!

그리고 이지 중대는 드디어 영국으로 향하는 배를 타고 전장을 향해 머나먼 길을 떠난다.

<정말 쓸데없는 껀덕지로 꼽창질의 극치를 보여주는 소블. 이런 놈들 때문에 군대가 지겹다>

잉글랜드 앨드번에 훈련소를 차린 이지 중대는 실전에 앞서 최종 리허설을 갖지만,

소블 대위의 멍청한 지휘와, 러즈의 싱크 연대장 성대모사 더블 콤보로 인하여

인근 목장 울타리를 싸그리 끊어놓고 질주하는 사태를 벌인다.

이에 소블의 지휘 능력에 심히 의심을 품게 되는 싱크 연대장.

열받은 소블은 화를 풀기 위해 윈터스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그를 징계할 것을 명령한다.

이에 이제는 안되겠다 싶은 윈터스가 정식으로 재판에 회부하고,

윈터스를 존경하던 소대장들과 부사관들도 모두 윈터스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올린다.

이런 하극상에 단단히 화가 난 싱크 연대장.

하지만 상황판단을 냉철히 하여 이 모든 것이 소블의 성격 때문임을 알아차리고,

소블을 타 부대로 전출시키고, 나머지는 가볍게 징계를 내리고 끝을 낸다.

영국에서 새롭게 합류한 벅 캄튼 중위와 함께 제대로 된 이지 중대를 꾸려나가게 된 윈터스.

이제 본격적인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개요가 발표되고,

운명의 D-Day날 모든 대원들이 낙하 준비를 한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인해 작전은 무기한 취소된다.

그리고 편치 않은 휴식을 즐길 틈, 가니어는 실수로 마틴의 옷을 바뀌입었다가

자신의 형이 전투 중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놀한다.

다시 작전개시일이 공표되고 이륙 준비를 하는 이지 중대원들.

드디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비행기에 올라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공을 향해 날아간다.

때는 1944 6 6일이었다.

<D-Day가 되자 이지 중대원들은 마침내 노르망디를 향해 하늘로 솟아올랐다>

Trivia 1.

커래히는 본래 캠프 토코아의 뒷산 이름이지만,

506연대는 커래히 정상을 정복한다는 뜻으로 연대 구호를 커래히로 정했다.

가끔 이지 중대원들은 틈만 나면 커래히를 외치는데,

연대 구호라는 의미 외에는 특별한 뜻이 없는 것이다.

Trivia 2.

소블 중대장은 이지 중대원들을 정말로 가혹하게 다룬 지휘관이었지만,

그 덕택에 계속 얼차려와 체력 훈련을 받은 이지 중대원들은

연대에서 정말 최고의 중대가 되었다.

그래서 항상 전투를 치를 때 이지 중대가 제일 앞장서서 전투를 벌였고,

놀랍게도 이들은 빠른 기동력 탓에 생존률이 상당히 높았다고 한다.

이는 커래히 언덕을 매일 수도 없이 뛰어다닌 덕분이라고 생존자들은 회고한다.

이러한 공로 탓에 소블은 비록 전술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에서는

형편없는 지휘관으로 평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지 중대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Trivia 3.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실제로 언제 벌어질지 정해진 것이 없었다.

워낙 기후변화가 심한 당시의 노르망디 해안이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작전이 추진되었다.

이 때문에 연합군이 많이 우왕자왕한 것은 사실이지만,

독일군도 마찬가지여서 D-Day 당일 노르망디가 기습당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아주 잘 묘사가 되고 있는데,

아군조차도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뒤죽박죽 상륙이었던 노르망디 상륙 작전은,

결국 물량공세로 인한 연합군의 승리로밖에 치부할 수 없겠다.

Episode 2. 디 데이 (Day of Days)

밤새 하늘을 날아온 이지 중대원들은 강하 지역에 인접하자 낙하 준비를 한다.

하지만 독일군의 대공포 사격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강하가 어려워지고,

여러 수송기들이 공중에서 산화하는 등 애로사항이 꽃을 피우자 무작정 뛰어내리고 만다.

<강하 직전 독일군의 대공포 저항은 무척 거셌다. 이 때문에 대원들은 목표지에 제대로 착륙하지 못했다>

윈터스는 무사히 착지하지만, 자신의 무기를 모두 떨어뜨리고 만다.

그리고 속속 착지를 한 타 연대 병사들을 데리고

독일군의 추격을 피해 조심스레 적진을 헤쳐 나간다.

힘겹게 소대원들과 만난 윈터스는 집결지를 향해 진격하지만,

도중 만나는 독일군들과의 교전에서 형의 죽음에 불만을 품은 가니어의 분노의 난사로 인하여

통제불능이 되고 만다. 이에 처음으로 삐걱대는 두 사람.

연대 집결지에 무사히 도착한 윈터스 일행. 본부로 향하던 도중 멀라키는

독일군 포로들 중 자신과 고향이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수다떨며 친분을 쌓던 두 사람.

하지만 이 때 도그 중대장인 스피어스 중위가 나타나서 독일군 포로들에게 담배를 물려준다.

그 뒤 울려퍼지는 따발총 소리. 이에 멀라키는 독일군 포로가

전부 사살되었음을 멀리서나마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한편 집결지 인근에서는 독일군 105mm 포대가 아군의 상륙을 방해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이 포대를 박살내기 위해서 특공대를 조직한다.

마침 이지 중대장으로 선임되었던 미헌 중위가 강하 도중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임시로 중대장을 맡게 된 윈터스가 작전에 나서게 되고,

몇몇 용감한 소대원들을 뽑아 인근 독일군 포대로 달려간다.

3방향이 진지로 구축된 독일군 포대를 급습하기 위해 윈터스는

소수의 대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 각개격파 작전을 펼쳐 진지를 무력화시킨다.

한편 쓸데없이 스피어스가 이끄는 도그 중대가 나타나

자기네들도 돌격정신을 발휘하지만 무고한 병사들만 희생시키는 스피어스.

비록 전투는 승리했지만 무고한 병사의 죽음을 눈 앞에서 지켜 보아야만 했던 윈터스.

그런 그를 닉슨이 위로해준다.

한편 가니어는 열심히 윈터스를 안주거리삼아 씹으며 저기네들끼리 노닥거리고 있었다.

먼 지평선에서 수없이 휘날리고 있는 총탄의 불빛을 바라보며 윈터스는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희생이 생길 것인가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도그 중대장 스피어스 중위는 독일군 포로들에게 담배를 선사하고 기관총 세례까지 선사한다>

Trivia 1.

D-Day 당시 연합군 보병이 노르망디 해안을 상륙하면서

동시에 공수부대는 해안 인근 내륙을 타격하여 연합군의 상륙을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독일군의 대공포가 의외로 거세 공수작전은 엉망이 되었고,

여러 부대원들이 엉뚱한 곳으로 낙하하였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여

독일군은 낙하한 연합군을 제대로 추격할 수 없었다고 한다.

Trivia 2.

미헌 중위는 낙하 후에도 실종으로 처리되어 생사 여부가 궁금했지만,

훗날 미헌 중위의 물품이 방치된 채 찾아가지지 않고 있음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미헌 중위가 전사했음을 간접적으로 알게 된다.

실제로 그는 D-Day 당시 수송기와 함께 그대로 산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Trivia 3.

윈터스가 독일군 105mm 포대를 공격한 브레꾸르 마뇨르 전투에서 보여준 기습 작전은

철저하게 윈터스 자신의 지휘 능력의 결과물이었다.

적은 수로 많은 수의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적이 상황을 알아채기 전에

부분적으로 빠르게 격파해 나아간다는 개념을 기본으로 하여 펼친 이 작전은,

훗날 미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서 모범적인 전술 사례로 강의된다.

이 전투의 공로로 윈터스와 벅 캄튼, 그리고 가니어는 은성 무공 훈장을 수여받는다.

Episode 3. 카렝땅 (Carentan)

하늘을 멍 하니 바라보는 한 병사가 있었으니, 그는 앨버트 블라이스 이병이었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1소대원들이 그를 알아보고,

그 동안 길을 잃고 헤매던 블라이스를 찾아 부대에 합류시킨다.

평소 말이 없고 정신 나간 듯이 멍 때리는 블라이스.

그는 그렇게 자신의 소대를 찾고도 적응을 하지 못한다.

이후 정찰 작전에서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블라이스.

노르망디에 상륙한 연합군과 조우하기 위해서는 카렝땅이라는 마을을 지나야 한다.

하지만 이 마을은 이미 독일군에 점령된 상태.

중대원들은 마을 진입을 시도하지만 독일군의 저항에 모두들 우왕자왕한다.

이 때 윈터스가 일어서서 대원들을 독촉하여 전진을 명령한다.

그리고 그렇게 마을에 진입한 이지 중대는 특유의 막강한 공격력을 펼치며

마을 내 독일군을 무력화한다.

<초반에는 거의 애물단지 취급받다가 나중에는 대물로 성장하는 블라이스>

연대 본부로부터 마을을 사수하라는 명령을 받는 윈터스.

이 때 윈터스는 유탄에 의해 발에 상처를 입는다.

상처 때문에 임시 치료소를 찾은 윈터스는 그 곳에서 멍때리고 있는 블라이스를 발견한다.

블라이스가 히스테리성 시각 장애를 앓고 있다는 군의관의 소견을 들은 윈터스는

블라이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며 같이 싸우자고 격려한다.

다음 날 카렝땅 인근 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나선 이지 중대원들은

갑작스런 독일군의 습격을 당한다.

이에 진지를 구축하고 철야 농성에 돌입하는 이지 중대.

그렇게 시간은 흘러 밤이 되고, 여전히 멍 때리고 있는 블라이스에게 윈터스와 마틴,

그리고 스피어스까지 여러 조언을 해 준다.

특히 전쟁을 게임이라고 생각하라는 스피어스의 말에 무언가 정신이 번쩍 드는 블라이스.

날이 밝고 잠시 소강상태에 빠진 전장.

하지만 갑작스런 독일군의 공격으로 다시 전투가 격렬해진다.

쏟아지는 총탄에 겁을 잔뜩 먹은 블라이스는 참호 속에서 몸을 사리지만,

스피어스의 말에 자신이 더 이상 겁쟁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를 하게 된 블라이스는

드디어 총을 들고 일어나 적을 향해 총탄을 퍼붓는다.

<까렝땅 점령을 시도하는 이지 중대원들. 이 전투에서 약 20명 가까이 전사한다>

한편 독일군은 탱크와 전차가 등장하여 막강 화력으로 이지 중대원들을 궁지에 몰아세우고,

완강하게 저항해 보지만 전선이 밀리는 이지 중대.

그러나 이 때 뒤늦게 독일군의 전차를 박살내는 지원군이 있었으니,

바로 미국이 자랑하는 셔먼 전차였다.

기갑부대의 등장으로 전세가 역전되자 독일군은 후퇴하게 되고,

결국 이지 중대는 카렝땅 외곽 지역을 사수하는데 성공한다.

전투가 끝나고, 블라이스는 멀리서 비틀거리는 독일군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총탄에 의해 쓰러진 독일군에게 다가간 블라이스는

숨진 독일군의 옷에서 에델바이스 꽃을 발견한다.

승리의 기쁨이자 자신이 다른 존재로 거듭났음을 증명하기 위해

에델바이스를 전리품으로 챙긴 블라이스는 이후 적극적인 군인 정신으로 작전에 참여한다.

하지만 인근 농가 정찰 임무에서 자원하여 정찰을 나섰다가

독일군의 저격수에 의해 블라이스는 저격을 당하고,

이 사고로 병원으로 후송된 블라이스는 그 이후 더 이상 전투에 참여하지 못한다.

카렝땅 사수 후 오랜만에 휴식을 갖는 이지 중대원들.

그들은 하나 둘씩 자신의 무공을 상징하는 훈장 자랑을 하면서

어느덧 전쟁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프랑스 상륙 작전 이후 곧 전쟁이 끝날 것이라던 기대와는 달리

이들의 영국 귀환은 연기되고, 그대로 프랑스에 머무르게 된다.

한편 멀라키는 세탁소에 맡긴 옷을 찾으러 갔다가

주인아주머니로부터 미헌 중위의 것도 챙겨달라는 말을 듣는다.

그 때 직감적으로 미헌 중위가 전사했음을 알아채게 된다.

<독일군 시체의 옷깃에 있던 에델바이스를 전리품으로 챙기는 블라이스>

Trivia 1.

3편의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블라이스 이병은

저격으로 인해 부상을 당한 후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가,

회복하지 못하고 1948년 전사한 것으로 중대원들이 회고하였다.

하지만 실제 블라이스는 병원에서 회복하여 종전 후 퇴원하였고,

그 이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Trivia 2.

블라이스가 독일군 병사로부터 입수한 에델바이스 꽃은 본래 독일군 산악부대의 상징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에델바이스는 알프스의 고원에서만 자라는데,

이를 직접 따서 자신의 옷에 꽂을 만큼 높은 데까지 올라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독일군 산악병들은 에델바이스를 상징으로 삼았다고 한다.

2차 대전 초기에는 독일군 산악병의 명성이 굉장했는데,

독일의 명장 에르빈 롬멜이 바로 산악부대 지휘관 출신이기도 하다.

Trivia 3.

쏟아지는 독일군의 총탄 속에서도 카렝땅 마을로 진입하기 위해

대원들을 일으켜 세우며 스스로 진격을 소리질렀던 윈터스의 모습은

아직도 중대원들 사이에서 전설로 여겨지고 있다.

신이 아니고서는 총알이 그토록 빗겨나갈 수 없다면서

당시 윈터스의 용맹함을 묘사하고 있다.

윈터스의 이러한 모습은 어쩌면 무모한 죽음에 노출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후퇴 혹은 전진만이 살길인 상황에서는

지휘관의 가장 모범적인 자세를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Episode 4. 보충병 (Replacements)

영국으로 돌아온 이지 중대원들은 모처럼 신이 난 분위기이다.

무엇보다도 후방으로 빠졌다는 안도감과, 보충병들이 들어왔다는 만족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어떤지도 모른 채 들떠서 설치는 보충병들이

영 기분나쁘게 여겨지는 가니어는 보충병들을 마구 갈구기 시작한다.

이에 분대장을 맡고 있던 황소 랜들먼은

자신의 분대에 소속된 보충병들을 다독이며 믿음직한 고참병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총기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보충병들을 위해 하나하나 챙겨주는 훌륭한 선임들>

연합군은 전장에서의 새로운 활로를 뚫기 위해

네덜란드 지역 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마켓가든 작전을 계획한다.

이에 다시 공수 이륙 준비를 하는 이지 중대원들.

하지만 이번이 처음 낙하인 보충병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선 법.

랜들먼은 그런 보충병들에게 하나 하나 조언을 해주며 자신감을 가지도록 해준다.

한편 이륙 준비 중 연대 보급담당으로 새로 부임한 소블 대위가 등장하고,

이지 중대원들은 그런 소블의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1944 9 17일 이지 중대원들은 마켓가든 작전을 위해 네덜란드에 착륙하게 된다.

D-Day 때와는 달리 어떠한 독일군의 저항도 없었던 아주 편안한 착지였다.

그만큼 이미 네덜란드는 독일군이 후퇴하고 잔존 세력만 남아있었던 상황.

에인트호벤에 도착한 이지 중대원들은 이미 독일군이 빠져나간 후라

마을 주민들로부터 성대한 환대식을 받는다.

해방을 기뻐하는 네덜란드 시민과 승리를 자축하는 연합군들.

하지만 한 쪽에서는 독일군에게 가담했던 사람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레지스탕스에 의해 처참히 사살되고 있었다.

에인트호벤을 떠나 기갑부대의 도움을 받으며 인근지역인 누에넨으로 향한 이지 중대원들은

그 곳에서 또 하나의 마을을 발견한다.

하지만 띨빵하게 길 한가운데로 정찰하러 나간 신참 소대장이

숨어있던 독일군 저격수에 의해 사살당하고, 이내 전투가 시작된다.

<시작은 순탄하고 장대했지만, 끝은 결국 하느니만 못한 작전이 되었던 마켓가든 작전>

마을 진입까지 성공하지만,

마을 안쪽에 독일군이 자랑하는 타이거 탱크가 위장하고 숨어있었던 터에

믿었던 기갑부대는 그대로 묵사발이 되고 만다.

하필 기갑부대가 영국군이었던지라 지레 겁먹고 도망치기 바빴던 터에,

졸지에 이지 중대원들도 후퇴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탱크의 포격으로 부상을 입은 랜들먼은 도랑으로 떨어졌다가,

본대와 합류하지 못하고 그대로 독일군의 눈을 피해 하수도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밤이 되자 조용히 나와 마을 헛간으로 숨어든 랜들먼은,

갑자기 헛간을 찾아 온 노인과 딸에 의해 정체를 발각당하고 만다.

하지만 랜들먼은 부녀를 안심시키고, 딸은 랜들먼을 위해 상처를 치료해준다.

그때 갑자기 마을을 순찰하러 온 독일군.

결국 독일군 한 놈이 헛간으로 들어오고 랜들먼은

적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백병전으로 독일군을 죽인다.

그리고 노인과 딸을 무사히 돌려보낸다.

다음 날, 랜들먼의 생사가 걱정되던 이지 중대원들은 자원해서 랜들먼을 찾기로 하고,

그를 따르던 보충병들도 용기내서 수색을 자원한다.

마틴은 이들을 이끌고 수색을 나가고, 마을에서 무사히 빠져나온 랜들먼과 재회하게 된다.

결국 연합군은 마켓가든 작전에서 딱히 독일로 진격하는 루트를 뚫지 못하고

그대로 전선에서 이탈하게 된다.

<윈터스가 가장훌륭한 군인이라고 칭송한 "황소" 랜들먼 병장>

Trivia 1.

마켓가든 작전(1944 9월 17~9월 25)

제2 세계 대전 당시 벨기에알자스-로렌 지역까지 진격한 연합군이

보급 문제로 진격이 정체되자 북쪽의 네덜란드에서 전력이 약화된 것으로 믿은

독일군을 단숨에 돌파하여 바로 라인 을 건너

전쟁을 크리스마스 전에 끝내자는 욕심으로 벌인 작전이다.

독일 본토로 진공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 천연의 장애물 라인 을 돌파하기 위해

작전 목표를 독일이 점령 중인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번, 네이메헌, 아른헴을 연결하는

도로를 따라 놓인 교량으로 설정하고 대규모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이 교량들과 거점 도시들을 점령하고 그와 함께 연결된 도로를 통해

기갑 부대를 신속히 독일 본토로 진격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작전은 9 20 에 위치한 네이메헌 다리 확보와 함께 초기에는 순조로웠지만,

라인 강에 위치한 아른헴 다리 확보에 실패하고

영국 1 공수사단이 독일군의 반격으로 괴멸하면서 결국 실패로 끝이 났다.

독일이 서부전선에서 거둔 최후의 승리로 평가된 전투였다.

Trivia 2.

마켓가든 작전이 펼쳐질 즈음 보충병들은 조금 더 개선된 점프 수트를 지급받았다.

이들은 주머니가 좀 더 튼튼해지고, 양팔과 허벅지에 묶음 끈이 달려있는 것으로,

대전초기형에 비해 색깔이 약간 다르기도 하였다.

대전후기에는 전부 개선된 점프 수트로 전원 지급되었다.

Episode 5. 교차로(Crossroads)

1944 10 17. 마켓가든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고

아직 네덜란드 쇼운델로그트에 남아있던 506연대는

아른헴 강 건너에 고립되어 있던 영국군 공수부대인 레드데블스를 구출하기 위한

페가수스 작전을 지원하는 계획을 짜게 된다.

하지만 윈터스는 아직 며칠 전에 있었던 교차로에서의 전투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뒤늦게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기를 이용해 보고서를 작성하여 그 때의 전투를 회상한다.

<교차로에서 멍 때리고 있던 독일군 병사를 서서쏴 자세로 사살하는 윈터스>

10 5일 밤. 진지에 있던 이지 중대에 비보가 날아온다.

작전 나갔던 앨리 병장이 심각한 부상을 당해 실려온 것.

이에 윈터스는 분대를 이끌고 교차로로 달려가 상황을 살펴본다.

교차로 건너에서 열심히 기관총을 쏴대고 있는 독일군을 발견한 윈터스는,

기습공격 후 후퇴하는 작전을 짜고 이를 실행에 옮겨 성공한다.

다음날에도 1개 소대를 이끌고 교차로로 나가 독일군을 일망타진하기로 한 윈터스는,

특유의 무모+과감한 돌격정신으로 홀로 독일군 진지로 달려가 적을 교란시키고,

이 틈을 타 소대원들이 적의 옆을 급습하여 아작내는 작전을 펼친다.

하지만 독일군 1개 중대가 더 등장하여 열세에 놓이자,

윈터스는 연대에 포격 지원을 요청하여 포격 덕분에

독일군 나치친위대(SS) 2개 중대를 괴멸시킨다.

이 전투로 이지 중대는 22명의 부상과 1명의 사상자를 기록한다.

이토록 눈부신 전공 덕에 싱크 대령은 그 자리에서 윈터스를 2대대 부대대장으로 승진시키고,

윈터스는 이지중대장 역을 무스 하일리거 중위에게 맡긴 뒤 대대본부로 자리를 옮긴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만은 이지 중대뿐이었기 때문에,

하일리거가 지휘하는 페가수스 작전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근심과 걱정을 기울인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다행히도 작전은 무사히 성공한다.

<1개 소대로 2개 중대를 박살낸 놀라운 전과를 낸 교차로 전투의 흔적>

그로부터 얼마 안되어 10 31. 드리엘에서 밤에 야간순찰을 돌며

중대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윈터스와 하일리거는,

보초병의 실수로 피격당하여 하일리거가 그만 중태에 빠진다.

이 사건으로 이지 중대장은 또 다시 공석이 되어버린다.

1944 12 10. 프랑스의 무르멜롱 르 그랑까지 진격한 이지 중대는,

그곳에서 다리 부상 때문에 병원에 있던 가니어의 합류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간만에 평화를 찾게 된 대원들. 대원들은 영화를 보는 등 휴식을 취하고,

윈터스는 간만에 시내 나들이를 나가 휴식을 즐긴다.

하지만 지난번 교차로에서 무저항 상태의 독일군 소년을 죽인 것에 대해 고뇌하는 윈터스.

한편 꿀맛 같은 휴식도 잠시,

독일군 기갑사단이 아르덴에서 연합군을 반격함에 따라 이지 중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바스통 지역으로 향한다.

탄약과 장비, 월동장비도 없이 추운 겨울에 숲 속에서 전투를 치러야 하는 판국이라

무엇보다도 중대원들이 걱정인 윈터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중대장인 노먼 다이크 중위는 어디를 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를 않는다.

게다가 아르덴에서 패하고 후퇴하는 28연대 병사들을 본 후 독일군 전력이

예상보다 막강함을 듣게 된다.

분명 여기에 있다가는 고립될 것이라는 패잔병들의 충고.

하지만 윈터스는 고립이야말로 늘 공수부대가 처하는 상황이라면서 결전을 다짐한다.

<간만에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는 윈터스. 거리에 나가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바람도 쐰다>

Trivia 1.

교차로에서 벌어진 SS 2개 중대와의 뜻밖의 교전은

윈터스의 뛰어난 지휘통솔능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

1개 소대 규모로 2개 중대를 초토화시켰다는 것이 그 증거이며,

특히 윈터스는 돌격에 있어 보통 지휘관이 뒤에 달려간다는 통념을 깨고

먼저 달려나가 적을 교란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적이 순전히 교전준비상태가 아닌 무방비였기 때문에 가능하였지만,

어쨌든 윈터스는 상황판단을 정확히 하고 그에 맞는 전술을 펼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의 윈터스의 모습으로 인해 이지 중대원들은 그의 리더십과 지휘,

전술 능력에 감동하여 역대 최고의 중대장으로 평가하게 된다.

Trivia 2.

교차로 전투 후 격전으로 인해 목에 상처가 난 조리브갓이

홧김에 포로들을 무차별적으로 쏴죽이는 것을 본 윈터스는

포로를 생포해서 데려가라고 하면서 동시에 그의 총에서 탄약을 빼버린다.

제어능력 상실로 인해 사고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위험에서 취한 행동이었는데,

이는 지휘관이 가져야 하는 덕목 중에서도

자신의 부하들을 어떻게 제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바람직한 행동이었다.

스피어스가 스스로 포로들을 몰살시켰다는 루머에 시달렸던 것과는 무척 대조적인 케이스이다.

Trivia 3.

페가수스 작전(1944 10 22~10 23)

네덜란드에서의 마켓가든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고 아른헴강 건너에 고립되어 있었던

영국군 제1공수사단 140여명을 구출해내는 작전이었다.

영국군 제1공수사단 도비 중령에 의해 계획되고,

506연대 2대대와 영국군 공병에 의해 진행된 이 작전은 야밤을 틈타

1시간 30분만에 독일군의 저항 없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작전이었다.

흔히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영국군 제6공수사단에 의해 이루어진

페가수스 다리 점령 작전하고 동일한 것으로 오해되지만,

목적과 장소 등이 전혀 다른 작전이므로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

Episode 6. 바스통(Bastogne)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2.

월동장비와 탄약, 심지어 의료장비까지 부족한 2대대는

바스통 숲속에 진지를 구축하고 방어전선을 편다.

하지만 지독한 안개 때문에 적과 아군의 위치도 분간이 되지 않는 바스통.

이지 중대의 의무병인 유진 로는 부족한 의약품을 찾으로 다른 중대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그가 마주친 것은 독일군의 시체들뿐.

<아무리 전쟁터라도 면도는 하고 살아야 한다는 깔끔의 기본을 보여주는 윈터스>

안개 덕분에 눈 앞에서 독일군을 생포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로의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의약품을 챙기는 것이 급선무.

그래서 여러 중대원들을 찾아다니면서 남아도는 모르핀과 주사기, 가위 등을 챙긴다.

순간 숲 건너에서 날아오는 독일군의 포격으로 인해 진지는 아수라장이 되고,

몇몇 병사들이 부상을 당한다.

독일군도 안개가 답답했던지 뜬금없이 이렇게 폭격을 가해오는 일이 부지기수였고,

1대대마저 후퇴한 상황에서도 바스통 만큼은 사수하라는 2대대의 임무 특성 상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채 그렇게 추위 속에서 바스통을 지켜야만 했다.

로는 포격에 의해 다친 병사를 후송하기 위해 지프를 타고 야전병원이 세워진 마을로 온다.

이 곳 교회에는 임시 야전병원이 구축되어

의무병들과 현지 프랑스 여인들이 다친 병사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로는 르네 르메르라는 프랑스 여인을 보고

그녀의 헌신에 점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다.

한편 또 다시 안개 속에서 순찰을 나선 이지 중대.

하지만 이번엔 매복해 있던 독일군의 기습으로 병사 한 명이 피격을 당한다.

하지만 독일군의 완강한 저항에 부상병도 챙기지 못한 채 후퇴를 해야만 하는 대원들.

바스통에서의 전투는 그렇게 계속 소모전으로만 치닫게 된다.

날씨가 맑아지자 부족한 장비들을 보충하기 위해

연합군은 바스통 지역에 수송기로 물자를 낙하시킨다.

이에 간만에 물자를 보충하게 된 2대대. 로는 마을로 달려가

르네와 함께 초콜렛을 나눠먹으며 데이트를 즐긴다.

전투가 소강상태에 이르자 독일군은 고립된 2대대에 항복 권고를 하지만,

공수부대의 자존심을 걸고 이를 거절하는 2대대.

그리고 다시 교전 준비를 하지만,

야밤 중에 부주의하게 불을 핀 해리 때문인지

갑자기 포격이 날아오고 해리는 부상을 당한다.

로는 다친 해리를 이끌고 지프로 야전병원을 찾지만,

마을도 독일군의 포격으로 초토화되고 있었던 것.

결국 믿었던 야전병원마저 산산히 부서지고,

로는 잔해 속에서 르네의 두건만을 발견한다.

다시 부대로 복귀한 로는 헤프런의 손을 치료하기 위해 붕대가 없자 잠시 망설이다

르네의 두건으로 상처부위를 묶는다.

<독일군 포격에 의해 산산조각나는 바스통 마을에서 사랑스런 여인 르네를 잃고 마는 로>

Trivia 1.

이지 중대가 유럽 전투를 겪으면서 가장 고생하게 되었던 바스통 전투는

결국 전진도 후퇴도 없었던 소모전이었지만,

장비가 턱없이 부족했던 이지 중대에게 있어서는 그 추운 겨울에

바스통 숲 속에서 2주 가까이 버텼다는 것이 대단한 사실이다.

크리스마스 이후 패튼 장군이 이끄는 제 3군이

기갑사단을 이끌고 독일군 포위망을 뚫는 벌지 전투를 벌임으로써 교두보를 마련한 연합군은,

마침내 장비와 물자 보급이 가능해져 이지 중대를 구원할 수 있게 된다.

당시 전세가 무척 불리했던 독일은 남은 힘을 쏟아부어

연합군에 파상공세를 펴 전세를 뒤집으려 하였지만,

패튼 장군의 맹활약으로 벌지 전투에서 패함에 따라

사실상 독일 육군은 이후 지상전력을 거의 상실하게 된다.

재미있게도 이지 중대원들은 이러한 벌지 전투가

자신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Episode 7. 한계점(The Breaking Point)

1945 1 2일 벨기에 아르덴 고원.

벌지 전투 이후 활로를 뚫은 연합군은 포이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일환으로

부아자끄 숲 공략을 이지 중대에게 맡긴다.

순찰 도중 독일군 연락병을 발견한 이지 중대는 그를 사살하고,

후블러는 승리의 전리품으로 루거를 챙긴 뒤 그 후로 계속 루거를 자랑하고 다닌다.

하지만 후블러는 부주의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루거가 발사되면서 다리에 총상을 입고,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만다.

<눈 앞에서 외다리 신세가 된 두 베프를 보자 거의 정신줄 놓게 되는캄튼>

총기오발사고로 대원을 잃은 윈터스는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려 하지만,

정작 중대장인 다이크 중위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전투에도 적극적이지 않고 오로지 출세만을 위해 통과의례라 생각하고

이지 중대장이 된 다이크를 윈터스를 비롯해 중대 선임상사인 립튼조차도 좋게 보질 않는다.

하지만 어쩌랴. 워낙 윗쪽에 빽이 두둑한 다이크이다 보니

중대장 교체를 건의해도 윈터스의 말은 묵살당하기 일수.

어느 날 사단본부에서는 바스통 승리 기념으로

연대별로 장교를 1명 선출해서 1달간 본토 휴가를 보내주기로 한다.

원래 닉슨이 뽑혔지만, 닉슨은 지겹다며 이를 거절하고

대신 중대에서 골치덩어리 장교인 피콕 소위를 보내버린다.

한편 포이 공격을 앞두고 있는 이지 중대에 부상당해 병원으로 후송되었던 조 토이가 복귀한다.

이지 중대원들은 자랑이라도 되는 듯 그들의 부상 경력을 늘어놓으며

병원이 지겨워서 빨리 전투에 임하고 싶다고 피력한다.

예전에 포이 인근에 지었던 진지로 돌아온 이지 중대는

포이에 생각 외로 중무장한 독일군이 있음을 알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진지를 재구축하는 순간 독일군의 포격이 일어나면서

복귀한지 얼마 안된 조 토이가 한쪽 다리를 잃고,

헤프런은 쓰러진 나무에 갇힌다.

잠시 포격이 멎었을 때 토이의 절친한 동료인 가니어가 나서서 토이를 부축하지만,

순간 또 다시 포격이 시작되면서 가니어마저 포격으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다.

이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지켜 본 벅 캄튼은

베프 2명이 동시에 장애인이 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독일군의 2번째 포격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잃은 이지 중대,

하지만 다이크 중대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만 살겠다며

본부로 지원요청하겠다는 핑계로 도망가버린다.

그리고 충격을 받은 캄튼은 전쟁피로증을 호소하며 후송을 요청한다.

<정말 운 하나는 억수로 좋은 사나이 러즈는 지옥같은 포격에서도 가까스로 상처하나 없이 살아남는다>

506연대는 계속해서 포이 공격을 위한 인근 숲을 접수하지만,

독일군의 포격은 계속되어 줄줄이 희생자가 속출한다.

이에 이지 중대는 포이를 기습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대원들을 소집한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작전을 지휘해야 하는 중대장이 다이크 였기 때문에

선임상사인 립튼은 심각한 고뇌를 한다.

걱정이 되는 것은 윈터스도 마찬가지.

드디어 날이 개고 작전이 개시된다. 포이 공격을 위해 지원사격을 받으며

이지 중대는 마을 한가운데로 진격한다.

하지만 띨뻥한 다이크는 다른 소대가 보이지 않는다며

돌격 도중 전 대원에게 정지 명령을 내린다.

엄폐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벌판에서 그대로 정지를 해버린 이지 중대.

이후 다이크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명령을 내리며 이지 중대원들을 사지에 널브러트려 놓는다.

분대장들을 어렵사리 불러 모으고서는 하는 행동이 후퇴 명령.

결국 이지 중대원들은 다이크의 이렇다할 전술 지휘도 받지 못한 채

스스로 사지를 뚫고 나오려 고분분투하고 있었다.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윈터스는 참다 못해 자신이 직접 전장으로 나서려 하지만,

싱크 연대장은 윈터스가 대대장임을 강조하며 나서지 말라고 한다.

이에 윈터스는 마침 옆에 있던 스피어스를 불러 사지에 몰린 이지 중대를 지휘하라고 명령하고.

스피어스는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전장으로 달려간다.

쏟아지는 총알과 전차의 위협에도 아랑곳 없이 독일군 사이를 뚫고

그대로 달려 가운데에 고립된 이지 중대에 도달한 스피어스는

침착하게 작전 지휘를 전달하고, 이 모습을 바라본 립튼과 중대원들은

스피어스의 놀라운 광경에 감동하면서 그가 새로운 중대장이 된 것에 미소를 보낸다.

포이 공격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간만에 휴식을 취한 이지 중대는,

휴식도 잠시 다시 독일군의 반격에 대응하기 위해 헤게나우로 향해야만 했다.

출정 전 립튼은 새 중대장인 스피어스에게 유능한 중대장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전하고,

스피어스는 그 답례로 선임상사로서 실질적인 중대 지휘관의 역할을 해왔던 립튼을 치하하며

그가 특명으로 소위로 임관될 것임을 전한다.

<포이 전투에서 새로운 중대장 스피어스의 전설적인 활약으로 인해 목숨을 건진 이지 중대원들>

Trivia 1.

부아자끄 숲에서의 포격 때 흉내의 달인 조지 러즈는

계속되는 포격에도 불구하고 참호 밖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기적을 보였다.

특히 그는 낮은 포복으로 바로 앞에 놓인 진지로 기어가다가

그 진지가 포격으로 날아가버리는 아찔한 상황도 겪었다.

뜻밖에도 러즈는 D-Day 이후 잔부상 없이 꾸준히 생명줄을 유지한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가 되었다.

Trivia 2.

포이에서 고립되었을 당시 윈터스가 스피어스를 불러 중대를 맡긴 것은

순전히 우연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평소 스피어스의 용맹함과 지휘능력에 대해서는 윈터스도 잘 알고 있었지만,

살인광에 안 좋은 소문까지 나돌던 스피어스에게 애초부터 중대를 맡길 계획은 없었다는 것.

하지만 워낙 사태가 급하다보니 옆에 보인 스피어스를 향해 중대를 맡으라고 명령하였고,

이 명령은 종전까지 이지 중대가 맹활약하는 기폭제가 된다.

Trivia 3.

멀라키가 처음 간접적으로 목격하게 된 스피어스의 포로 사살 사건은

이후 소문이 커져 이지 중대라면 누구나 다 아는 소문이 되었다.

이 때문에 스피어스를 냉혹한 살인마로 여기는 경향도 짙었는데,

정작 이에 대해서는 스피어스 자신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립튼은 중대장이 된 스피어스에게 왜 대답을 안 하냐고 묻지만,

스피어스는 자신이 실제로 그런 일을 했건 안 했건

그러한 소문만으로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 심어지는 것이 좋게 느꼈는지 대답을 회피한다.

전후에도 스피어스는 끝내 이에 대해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아

현재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Trivia 4.

바스통 숲 촬영은 모두 실내 세트에서 이루어졌다.

방대한 규모의 세트가 마련되고 그 안에서 수백그루의 나무와 흙이 조성되어

완벽한 벌지 전투를 재현해냈다.

덕분에 배경은 추운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매우 따뜻하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Episode 8. 마지막 정찰(Last Patrol)

마켓 가든 작전에서 부상을 당해 계속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웹스터 이병은

치료가 끝나자 헤게나우에 집결한 이지 중대에 다시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반겨주리라는 기대와 달리 문전박대 당하는 웹스터.

알고 봤더니 다른 이지 중대원들은 부상을 당해도

싸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작정 전투에 참여해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지만,

웹스터는 치열했던 바스통 전투 때 병원에서 쉬고 있었다는 이유 때문에

다들 웹스터를 달갑지 않게 여겼던 것.

<부상 완치 후 간만에 중대에 합류하지만 왕따 신세가 되는 공부벌레 웹스터>

한편 이지 중대는 연대로부터 강 건너에 있는 독일군 진지를 급습하여

포로들을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윈터스마저 참으로 쓰잘데기없는 임무라고 생각하는 판국.

그런 와중에 신임 장교로 존스 소위가 배속되고,

그는 사관생도 출신답게 각잡힌 자세로 자신이 정찰 임무에 나서겠다고 자원한다.

이에 스피어스는 웹스터와 존스 소위를 2소대로 배속하고 정찰 임무에 포함시킨다.

간만에 필드에 나온 웹스터는 역시 실전감각 제로인 존스 소위를 데리고

마을에서 그야말로 초절정 조심성을 보이며 꼴깝의 극치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원들의 시선에는 그야말로 안습.

게다가 이번에 하달된 무모한 정찰 작전에 누가 참가하고 싶어할까?

대원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호명되자 좌절 크리.

그 와중에 포이 전투에서 부상을 당했던 퍼칸테가 복귀한다.

성대히 환호받는 퍼칸테와 달리 자신은 찬밥신세로 전락해버린 모습에 고뇌하게 되는 웹스터.

실전 경력이 없어 안달난 존스 소위는

2소대를 이끌고 정찰에 나서는 멀라키 중사를 대신해 자신이 정찰을 지휘하겠다고 자원한다.

이에 허락하는 윈터스.

그리고 저녁에 바로 브리핑을 하고 작전에 대한 계획을 짠다.

<강 하나 사이로 독일군들이 진득하게 포진되어 있는 헤게나우>

날이 어두워지고 작전이 시작되어,

이지 중대원들은 차가운 강물을 건너 독일군이 포진한 마을에 상륙한다.

경험이 없는 존스 소위를 대신해 실질적인 지휘를 맡은 마틴은

탁월한 작전 지휘로 독일군이 기거하고 있던 건물을 습격한다.

이 와중에 잭슨 이병은 무모한 돌격으로 자신이 던진 수류탄에 상처를 입는다.

포로들을 데리고 독일군의 사격을 피해 무사히 강을 건너

중대 진지로 돌아온 이지 중대는 임무를 성공리에 완수한다.

하지만 잭슨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결국 숨을 거두고 만다.

다음 날 잭슨의 전사 소식은 윈터스에게 보고되고, 모두는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포로 생포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흥분한 싱크 연대장은

또 다시 야간 포로 획득 작전을 지시한다.

이에 윈터스는 브리핑 시간에 대원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다음 날 자신에게 포로생포에 실패했다는 보고를 하라고 한다.

그리고 오늘 밤 잠을 푹 자라는 명령을 내린다.

윈터스와 닉슨이 공모한 가짜 정찰 보고서는 보기좋게 성공하고

506연대는 헤게나우 철군 명령을 받는다.

존스 소위는 중위로 진급하면서 이지 중대를 떠나고,

그와 동시에 윈터스도 소령으로 진급하게 된다.

<닉슨은 윈터스에게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어울리지 않다며 선물을 하나 준다. 바로 소령 계급장>

Trivia 1.

전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던 시기에 시도된 무모한 작전의 불필요함을 역설한 스토리로,

윈터스는 2번째 정찰 임무에 대해 연대장을 속이고

대원들의 안전을 도모함으로써 중대원들로부터 신망을 받는다.

윈터스가 상당한 FM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실은

윈터스가 융통성과 부하들에 대한 인정도 겸비한 우수한 지휘관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사관생도 출신으로서 오직 명령과 복종만이 전부라는 존스 소위에게 비친

윈터스의 그런 모습은 경이로우면서도 신비로웠을 것이다.

Trivia 2.

웹스터가 완쾌 후 중대에 합류하지만 중대원들이 그를 달갑지 않게 여겼던 것은,

웹스터가 다른 대원들과 달리 전쟁을 기피하고 병원에 틀어박혀 있었다는 편견도 있었지만,

평소 웹스터가 스스로를 전쟁혐오자라고 지칭하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대원들이 그를 전우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던 듯싶다.

웹스터는 자신의 소극적인 태도와, 이 때의 대원들의 홀대로 인하여

전후 자신이 이지 중대원이었다는 것에 대해서

큰 감흥이나 자신감을 가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Trivia 3.

윈터스가 헤게나우 철군과 동시에 소령으로 진급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웹스터가 복귀하기 전 윈터스는 소령으로 진급한 상태였다.

D-Day였던 1944 6월에 중위로 진급한 윈터스가

6개월만에 소령으로 진급한 것은 보기드물게 빠른 진급 케이스였다.

이 덕분에 소블 대위는 훗날 자신보다 상관이 된 윈터스를 보고 굳어버리는

웃지 못할 사건이 발생한다.

Episode 9. 우리가 싸우는 이유(Why We Fight)

19453. 이지 중대는 마침내 독일에 입성하게 된다.

이미 패전이 짙어졌던 터라 독일 내에서도 저항이 없었던 이지 중대는

슈트르젤베르크라는 마을을 거쳐가게 된다.

이 곳에서 퍼칸테와 러즈는 민가에 무작정 쳐들어가 달걀 서리를 하고,

어떤 병사는 독일 여자와 침대 위에서 훌랄라를 하는 등,

그야말로 막장으로 치닫고 있었다.

전쟁머신 스피어스는 심지어 독일에서 입수한

은으로 만든 살림도구들을 몽땅 챙기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일 정도였다.

<전쟁 도중 수집한 은이란 은은 전부 자신의 아내에게 보냈던 스피어스. 하지만 그 결말은?>

한편 심각한 표정으로 숙소에 들어온 닉슨은,

자신을 찾아온 윈터스에게 자신이 겪었던 비극을 얘기해준다.

17사단하고 같이 전투강하를 했던 작전에서

그가 뛰어내린 직후 수송기가 공중에서 불꽃으로 작렬했다는 끔찍한 경험담.

한 순간의 차이로 죽음에서 살아난 사실 때문에 그야말로 정신줄 놓은 닉슨.

갈수록 전쟁의 긴박감이 사라지고 여유가 철철 넘쳐흐르게 되자,

이지 중대원들은 하나 둘씩 자신이 전쟁터에 왜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을 갖기 시작한다.

한편 거의 제정신을 못 차리고 술기운에 의존하면서 심심한 하루하루를 버티던 닉슨은,

술 구하려고 들렀던 간이우체국에서 우연히 30만 독일군이 항복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결국 히틀러는 잔여병력에 알프스에서의 게릴라 전을 지시했던 것.

이 때문에 독일의 알프스 인근 지역인 바이에른으로 진격하기로 한 이지 중대.

짐을 꾸리는 과정에서 닉슨은 불난 집에 가스통 휘두르듯 아내의 이혼 요청 편지를 받는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

군용 트럭으로 이동 중이던 이지 중대는

항복하고 무장해제 당한 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독일군 행렬을 목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나름 머리에 든게 많다는 웹스터가

파시즘을 욕하며 독일군들에게 맹렬히 욕지거리를 난사한다.

그러는 한편 거리에서는 포로로 잡힌 독일군들이 길거리에서 처형당하는

비인도적인 장면도 목격하게 되는 이지 중대원들.

<유태인 수용소를 발견하고 급히 방역조치에 나서는 506연대>

도르마겐에 도착한 이지 중대원들은 이 곳을 임시 중대본부로 삼고

도그 중대와 함께 마을을 사수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마을 밖 숲의 방어를 맡은 이지 중대원들은

생전 처음 보는 매우 충격적이고도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나치의 비인도적 행위가 그대로 드러난 유태인 수용소였던 것.

퍼칸테는 급히 이 사실을 윈터스에게 알리고,

윈터스는 직접 현장을 목격한 후 일단 사건현장 접수에 들어간다.

독일어가 유창한 리브갓을 통해

이들이 어떻게, , 언제 이곳에 수용되었는지를 파악한 윈터스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유태인들을 즉시 구원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다.

일단 마을내 빵집에서 빵이란 빵은 전부 빼앗아 이들에게 나눠주었던 것.

하지만 나중에 보고를 받고 도착한 싱크 연대장과 의무장교는,

이들이 극심한 기아상태였기 때문에 갑자기 먹을 것을 주면 오히려 죽는다는 말을 해준다.

게다가 각종 병균에 감염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 격리해야 한다는 것.

결국 윈터스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격리 수용을 실시하고,

자신들에게 자유와 구원을 주기를 간절히 원하던 유태인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해야 하는 리브갓은 심한 갈등을 하게 된다.

그날 밤, 좀처럼 비극적 참상에 안정을 찾지 못하던 닉슨은,

이러한 수용소가 이 곳만이 아니라 독일 내 도처에 깔려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테일러 장군의 명령에 의해 독일 내 주민들은 전부

수용소내 시체를 처리하는 일에 동원된다는 사실도.

다음 날, 이지 중대는 탈렘 지역으로 이동이 하달되고,

닉슨은 이동 직전 독일 주민들이 자신들도 몰랐던 수용소의 끔찍한 참상을

시체 처리를 하면서 직접 깨닫는 현장으로 달려가

그들이 저지른 만행에 어떠한 죄의식을 느낄지를 직접 바라본다.

탈렘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마을 주민들이 패망의 멍에를 뒤집어쓰고 있는 장면을 보면서

이지 중대원들은 전쟁이 언제 끝날지를 고뇌한다.

이 때 닉슨은 히틀러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이지 중대는 아직 미션이 남았다면서 베르히테스가덴으로 향한다고 얘기한다.

<독일군이 저질렀던 만행에 심한 분노를 느끼고 독일인이 직접 죄의식을 느끼기를 간절히 바란 닉슨>

Trivia 1.

이 에피소드에는 날짜에 대한 오류가 많다.

오프닝 장면에서 4 11일 탈렘에 있던 이지 중대원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시 엔딩장면에서 오프닝과 연결되면서 일자 상의 일치를 암시한다.

그리고 여기서 닉슨은 히틀러가 자살했음을 얘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히틀러는 4 30일에 자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극중 탈렘에 오기 전에 이미 닉슨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죽었다는 말도 한다.

하지만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지 중대가 탈렘에 있던 4 12일에 죽었다.

스티븐 엠브로스의 원작에서는 닉슨이 이러한 말을 한 것에 대해

전혀 기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극 중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기 위하여 일부러 각색한 것으로 보인다.

Trivia 2.

닉슨이 17사단과 함께 강하작전을 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제로 닉슨은 당시 버시티 작전(Varsity Operation)에 첩보장교로 투입되어

신생 공수사단인 17사단과 함께 강하 작전을 펼쳤다.

당시 라인강 북쪽 독일군을 일망타진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연합군은,

일일 강하규모로는 거의 최고일 정도로 수많은 공수부대원들이 강하하였는데,

닉슨이 탄 수송기가 닉슨과 3명의 공수부대원이 뛰어내린 직후

공중에서 피격되어 그대로 산화해버렸다

버시티 작전은 결국 물량공세로 인하여 성공한 작전이었지만,

또한 2차대전 유럽전선에서의 최후의 공수작전이 되기도 하였다.

Trivia 3.

가까스로 목숨을 구해 살아온 닉슨이

그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술을 연거푸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서 Vat 69라는 술이 보이는데, 이는 실제로 닉슨이 가장 좋아한 위스키라고 한다.

닉슨은 이 술 때문에 계급이 강등되는 불운까지 겹치는데,

극중에서 계급 강등으로 인하여 마음까지 상했다는 이야기를 윈터스에게 털어놓기도 한다.

아내의 이혼 편지를 받는 장면도 나오는데,

실제로 닉슨은 참전 전에도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결혼에 실패한 경력이 있었다.

결국 2번째 아내와도 전쟁 중에 이혼한 경력을 남기고 마는 닉슨.

Trivia 4.

수집광이자 양치질 선수인 퍼칸테의 극한에 달한 그의 악취미가 도드라지는 에피소드.

군용 트럭으로 이동 중에도 양치질을 해대는가 하면,

자신의 라이터를 빌려간 살인광 중대장 스피어스한테까지

라이터를 달라고 인상을 찌푸리며 결국 다시 돌려받기까지 한다.

다시 한번 에피소드 1부터 퍼칸테의 양치질 횟수를 세면서 보는 것도

남다른 재미가 될 듯.

Trivia 5.

히틀러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도 진위여부가 불투명하다.

현재까지는 베를린 벙커에서 자신의 아내였던 에바 브라운과 함께

자살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초로 히틀러의 시체를 목격한 주인공은 바로

베를린에 처음으로 입성한 소련군이었는데,

당시 베를린 벙커를 점거한 소련군은 벙커 내부의 여러 구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 구에는 머리에 총상이 있었고 손에 권총이 쥐어져 있었으며,

다른 시체들은 독약을 먹고 숨진 것으로 판명되었다.

소련군은 이를 히틀러와 에바 브라운, 그리고 자식들의 시체로 발표하고,

그들이 스스로 자살했음을 알리며 전쟁의 종결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히틀러의 시체를 수거했다는 러시아 박물관 내의

총상이 나있던 히틀러의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그것이 남성이 아닌 여성의 두개골이었음이 밝혀져 큰 의문에 휩싸였고,

히틀러 시체 수거 당시 모든 증거물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벙커 내부를 불로 태워버렸던 소련의 행동에도 의문이 붉어지고 있다.

히틀러의 자살 당시 벙커 밖에 있었다는 여비서 트라우들 융에를 비롯한

여러 히틀러의 측근들은 전후 인터뷰에서

히틀러가 벙커에 들어간 직후 총소리가 났다고 증언하여

현재까지는 총으로 자살한 것이 가장 유력한 설로 떠돌고 있다.

많은 음모론자들은 히틀러가 당시 자살로 가장하고,

실은 어디론가 몸을 피해 전후에도 살아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Episode 10. 전역점수(Points)

19457. 오스트리아 젤 암 제.

아침 조깅을 마치고 돌아오던 윈터스는 절친한 친구 닉슨과 조우한다.

닉슨은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전역이냐 남느냐 밖에 없다면서,

윈터스에게 어떻게 할 지를 묻는다.

윈터스도 고민 중이라는 말을 듣자,

닉슨은 그럼 바로 전역하고 나서 자신과 같이 동업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해온다.

이에 한번 고려해 보겠다고 말하는 윈터스.

닉슨과 헤어진 후 오스트리아의 평화로운 호숙가에서 자맥질을 하는 윈터스는,

과연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해 계속 고뇌한다.

<전쟁 끝나면 제대해서 뉴저지에서 같이 동업이나 하자고 꼬시는 닉슨>

지난 5, 이지 중대는 바이에른에 입성하게 되고,

그 유명한 히틀러의 독수리 둥지 요새가 있는 이 곳을 접수함과 동시에

잔존 나치 주의자들의 반기를 막기 위해

도로 봉쇄, 마을 점거, 독수리 요새 점령 등 여러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바이에른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베르히테스가덴 마을에 입성한 이지 중대는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볼 수 없는 썰렁한 마을의 환대에 의아해한다.

거창하게 나치의 심볼인 하켄크로이츠가 매달린 호텔에 들어간 윈터스와 해리는,

전쟁이 일어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고 깔끔한 실내 분위기를 무참히 깨며

정복자의 특권인 전리품 챙기기에 몰두한다.

전리품 두둑히 챙긴 윈터스는 도그 중대에게 마을을 접수하도록 하고,

이지 중대에게는 독수리 둥지 요새를 점거하도록 지시한다.

히틀러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불린 독수리 둥지 요새.

이지 중대는 마침내 단 하나의 저항도 없이 요새를 점령한다.

그리고 점령의 승리도 잠시, 곧이어 독일이 전면적으로 항복을 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진다.

윈터스는 그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던 친구 닉슨을 위해,

헤르만 괴링의 소유였던 술저장고로 그를 안내하고

무한정으로 술을 먹을 수 있도록 호화대접을 베푼다.

베르히테스가덴을 떠나 오스트리아로 향한 이지 중대는,

잔여 독일군의 항복을 접수하느라 바빠진다.

그러는 한편 멀리 아시아태평양 전선에서는

아직도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들으며,

곧 이지 중대가 아시아태평양 전선으로 전출될 것이라는 소문을 접하게 된다.

유럽전선의 전쟁이 종결되자 남은 병사들은 전역에 대한 준비를 한다.

일명 전역점수라고 불리우는 점수가 기준 이상이면 전역이 가능한 것.

하지만 그동안 공이 없었던 쉬프티 하사는 점수가 모자라 전역을 하지 못한다.

이에 중대원들은 하나가 되어 중대 당 1명을 랜덤하게 추출하여 전역시켜주는 행사에서

쉬프티가 뽑히도록 수를 쓰고, 그에게 전역의 기쁨을 전해준다.

그리고 남은 병사들은 곧 태평양으로 이동을 위해 전투훈련을 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알프스 고원에 자리잡고 있는 히틀러의 마지막 자존심, 독수리 둥지 요새>

한편 윈터스는 닉슨과 함께 신생 공수사단인 13공수사단에 전출 신청을 한다.

바로 태평양 전선에 가서 활약을 하겠다는 자의적 판단.

결국 윈터스는 처음으로 스스로 이지 중대를 떠나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

싸울 적이 없어진 병사들은 점차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

전쟁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건사고들로 인해 병사들은 계속 죽어나갔던 것.

리브갓은 동료들과 함께 유태인 수용소에 있던 폴란드인으로 전해들은

나치 장교에 대한 심판을 내리기 위해 그의 집을 찾는다.

웹스터는 말리지만, 리브갓은 분노에 휩싸여 전 나치 장교였던 사내에게

분노의 총알을 발사한다.

임시 검문소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검문하던 제노백 이병은,

웹스터와 근무교대를 하고 나서 지프를 타고 복귀하던 중

갑작스레 굴러떨어진 드럼통에 의해 사고를 당해 즉사하고 만다.

야간에 지프를 타고 부대원들과 복귀 중이던 그랜트 하사는,

길거리에서 사고 현장을 발견하고 접근한다.

알고봤더니 술에 취한 병사 한 명이 술김에 독일군을 죽인 것.

이를 말리려는 그랜트 하사는 병사의 총에 머리를 맞고,

부대원들은 즉시 그랜트 하사를 후송하지만 이미 상태는 중태.

결국 문제의 범인은 잡히고,

열받은 스피어스는 그 병사를 갈군 뒤

장교의 특권으로서 그를 현장에서 총살하려고 한다.

하지만 끝내 참고 마는 스피어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대원들은 하나 둘씩 자신의 앞길을 정하기 시작한다.

플로이드 하사는 선임상사 자리를 내놓고 다시 소대장으로 돌아가고,

스피어스는 대원들을 책임지고 싶은 마음에 군에 남기로 한다.

새로 장교가 된 립튼은 윈터스에 의해 대대본부로 보직을 옮기고,

이어 항복한 독일군 장군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한 연합군측 대표로 불려나가게 된다.

오스트리아에서 대기 중이던 이지 중대는 결국 일본의 패망으로 인하여

태평양 전선 이동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전쟁을 마치게 된다.

<전쟁이 끝나고 오스트리아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한 이지 중대원들. 그들은 이미 전설이었다>

Trivia 1.

베르히테스가덴에 입성한 이지 중대는 그야말로 아무런 저항없이 마을을 점령하게 된다.

작품에서는 이처럼 이지 중대가 처음으로 베르히테스가덴을 점령한 것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 있어서는 어느 부대가 먼저 그곳을 점령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미육군 3보병사단이 먼저 점령했다는 설이 있는데,

이는 윈터스의 증언에 따르면

괴링의 와인저장고를 지키고 있던 병사가 3보병사단 소속이었다고 한다.

, 506연대보다 먼저 3보병사단이 그곳을 점령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기록에서는 필리프 르끌레르 장군 휘하의 자유 프랑스군 제2기갑사단이

먼저 그곳을 점령했다고도 한다.

기록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의문인 것은,

괴링의 와인저장고나 히틀러의 사진첩, 심지어 당시 독일의 자존심이자

히틀러의 애마였던 메르세데스 벤츠 770을 누가 그대로 두었겠느냐는 것이다.

사실 이 물건들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습득한 주인공들이 바로 이지 중대였기 때문이다.

Trivia 2.

윈터스가 항복하는 독일군 대령으로부터 루거 권총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품에서는 다시 돌려주지만 실제로는 그 권총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윈터스가 살펴보니 그 권총은 발사할 수 없도록 개조된 모델이었다고.

게다가 실제로 자신에게 구닥다리 권총을 전해 준 인물은

대령이 아니라 소령이었다고 한다.

Trivia 3.

독일군 장군으로부터 항복을 받고 난 후 그가 병사들에게 연설을 할 때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윈터스 앞으로 소블 대위가 지나간다.

우습게도 소블은 대위였고, 윈터스는 그의 상관인 소령이었던 것.

당시 소블은 506연대의 보급장교로 발령받아 여러 차례 과거의 악행을 되살리기도 하였다.

이 웃지 못할 인생역전극에 대해 윈터스는 소블에게 다음과 같은 명대사를 날린다.

대위. 경례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급에 하는 것이야

<극악의전투 환경 속에서도 최고의 생전률을 보였던 101공수사단 506연대 2대대 이지 중대>

지금까지 10편의 에피소드를 모두 훑어봤다.

정말 길고도 긴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정말 각 에피소드의 핵심 내용만 추리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장편의 글이 되었다.

이 글을 읽다가 중간에 낙오한 독자들에게는 정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아무쪼록, 이지 중대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들의 영웅담을 들어보니 어떤가?

비록 많은 전우들이 중간에 전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또 얼마나 많은 무의미한 죽음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전우들은 그들의 영웅담을 후세에 전해주기 위하여

이렇게 눈물을 글썽이며 그들의 기억을 회상하고 있다.

그들의 수많은 모험담은 스티븐 앰브로스의 원작 소설인

<Band of Brothers>에 보다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 책에 담지 못한 또 다른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Beyond the Band of Brothers>에 수록되어 있다.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도록.

, 영어 원문이므로 영어울렁증이 있는 사람은 삼가.

에피소드 10편 마지막에서도 짤막하게나마 각 대원들의 전후 이야기가 소개되지만,

이보다 더 자세하고도 진실된 그들의 이야기는

다음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더불어, 앞선 리뷰에서 다루지 못한 이지 중대의 여러 사실들에 대해서도

다음 리뷰에서 같이 오물쪼물 다뤄보도록 하겠다.

posted by 미까 2010. 1. 14. 14:22

밴드 오브 브라더스 (Band of Brothers)

#2. 등장 인물

1부 리뷰에서 살펴보았지만,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주인공인 이지 중대원들 중 가장 유명하고,

가장 훌륭하며, 실질적으로 이 작품에서 1등 주인공을 맡고 있는 인물로 등장하는 이가

바로 리처드 딕 윈터스 소령이다.

모든 중대원들이 하나같이 윈터스를 영웅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윈터스 자신은 이 작품의 마지막에서 이런 말을 한다.

내 손자가 어느 날 나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정말 전쟁영웅이냐고.

그래서 저는 대답했습니다.

아니다, 나는 단지 영웅들과 함께 했을 뿐이다라고.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듯 울먹이면서 이 말을 하는 윈터스를 보면,

그가 정말 인정했던 영웅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바로 이지 중대원 모두였음임을 강하게 내비추고 있다.

그만큼 이지 중대원들은 진실로 영웅들의 집단이었고,

이지 중대 그 자체가 하나의 전설인 것이다.

<하나하나가 모여 영웅 집단을 만들어낸 이지 중대원들>

모두 독특한 개성과 화려했던 전적으로 영웅의 서사시를 작성해 왔던 이지 중대원들.

그들 모두를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그 중에서도 이 작품에서 비중있게 다뤄지는 중대원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리뷰를 해보고 넘어가자.

먼저 실제 이름과 활약 당시의 최종 계급, 그리고 극중 배역의 이름을 표시하였고,

그 밑에 간단하게나마 참전 약력을 명시하겠다.

(전후 이야기는 다음 리뷰에서 다룰 예정임)

순서는 편의상 계급 순으로 하겠다.

로버트 싱크 (Robert F. Sink) / 대령 / 데일 다이

미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501공수대대와 503공수연대에서 근무하다가,

506공수연대가 창설되면서 연대장으로 임명되었다.

부대 창설, 구성, 훈련, 작전 등 모든 것을 책임졌던 싱크는,

뛰어난 지휘능력과 관리능력으로 연대원들로부터 높은 존경심을 받아

506연대를 Five-Oh-Sink로 불리게 하기도 하였다.

훈련시절부터 윈터스의 높은 능력을 간파하기도 하였으며,

소블의 하극상 사건 시에도 냉철한 판단력으로 사태를 파악하고

소블을 전출시키는 등 부대관리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리처드 딕 윈터스 (Richard Dick Winters) / 소령 / 데미안 루이스

펜실베니아주 랭카스터 출신인 윈터스는, 1941년 육군 사병으로 지원하여

입대 후 장교후보과정을 통해 소위로 임관,

당시 토코아에 마련된 미 육군 공수부대인 506연대 2대대 이지 중대 1소대장에 배속받게 된다.

이후 허버트 소블 대위 밑에서 하극상 사건 등 많은 고초를 겪지만,

지휘관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중위로 진급하게 된다.

D-Day 낙하시 중대장 미헌 중위가 실종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이지 중대의 대전 최초 중대장이 된다.

D-Day 다음날인 브레꾸르 마뇨르 전투에서는 소수의 병력으로

독일군 포대진지를 급습하는 공적을 세우게 되는데,

당시 윈터스의 작전은 현재도 미육군사관학교의 정석으로 인정되고 있다.

대위로 진급 후 마켓가든 작전 시에는 2대대 부대대장으로 발령받아 이지 중대를 떠나게 되고,

그는 이후 이지 중대를 간접적으로 지원하지만,

작전의 대부분은 이지 중대와 함께 하게 된다.

대대장이 된 후 바스통 전투에서는 무능한 이지 중대장 노먼 다이크 중위를 해임하고

원래 도그 중대장이었던 로널드 스피어스 대위를 이지 중대장으로 선임한다.

벌지 전투 후에는 소령으로 진급하게 되고,

베르히테스가덴 작전 후 1945 11월까지 유럽에 남아있다가 종전 후 전역을 하게 된다.

<리더란 이런 것이다!를 몸소 보여준 영웅 중의 영웅 윈터스 소령>

루이스 닉슨 (Louis Nixon) / 대위 / 론 리빙스턴

예일 대학시절 군입대를 지원한 닉슨은 장교후보과정을 통해

소위로 임관한 후 공수부대를 지원하게 된다.

훈련소에서 자신과 동일하게 장교과정을 받은 윈터스와 두터운 친분사이가 되었고,

비록 소속은 대대 사령부였지만 윈터스를 통해 이지 중대와 가까웠다.

참전 직전에는 대대 정보장교가 되어 D-Day의 작전지역을 유추해내기도 하였으며,

노르망디 상륙작전, 마켓가든 작전에서도 투입되었지만 실전 사격으로 전투를 치른 적은 없다.

닉슨은 지독한 알코올 중독자였는데, 특히 Vat 69라는 위스키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술로 인하여 계급이 강등되기도 하였고,

베르히테스가덴에서는 헤르만 괴링의 술저장고를 발견 후 다음날까지 술을 퍼마셨던 일화도 있다.

이지 중대원이라기 보다는 연대 정보장교 소속으로서 여러 협동작전에도 참여했던 닉슨은,

종전 후 대위로 전역하였다.

로널드 스피어스 (Ronald Spiers) / 대위 / 매슈 세틀

본래 영국 출신인 스피어스는 미국 이민 후 군에 자원하여 소위로 임관한다.

이후 공수부대를 자원한 스피어스는 도그 중대장으로 선임된다.

브레꾸르 마뇨르 전투에서는 윈터스가 이끄는 이지 중대를 앞지르고자

무턱대고 돌입을 감행했다가 소대원들을 잃고 자신만 살아남게 된다.

이 전투에서 포로로 잡은 독일군들에게 담배를 준 후 무차별하게 사살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는 한번도 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지 중대와 함께 많은 작전을 함께 한 도그 중대였기 때문에

스피어스는 이지 중대원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는데,

바스통 전투에서 고립된 이지 중대를 구하기 위해 신규 중대장으로서

적진 한가운데를 뛰어서 돌파한 사건으로 인해 이지 중대에 그는 전설이 되었다.

하지만 당시 이는 그가 자원했다기 보다는,

윈터스가 너무도 급한 나머지 옆에 있던 스피어스를 무턱대고 보낸 것이라고 한다.

이후 윈터스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스피어스를 이지 중대장으로 임명하게 되고,

종전까지 스피어스가 중대장 역을 맡는다.

역대 최장 중대장으로 활약하였다.

<스스로 전쟁의 악마로 남기를 원했던 강렬한 사나이 스피어스. 우수한 지휘관이기도 하다>

허버트 소블 (Herbert M. Sobel) / 대위 / 데이빗 쉼머

컬버 군사학교를 다닌 뒤 의류 외판원으로 일하다가 전쟁발발 후 자원입대하여

중위로 진급 후에는 최초의 이지 중대장이 되었다.

이지 중대의 기초군사훈련을 담당했던 소블은,

까다롭고 거친 훈련 방식으로 인하여 이지 중대를 연대 최고의 중대로 만들었지만,

인정없는 엄격함과 가혹한 성격 탓에 중대원들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하였다.

실전 훈련에서는 독도법과 전술 행동에서 형편없는 지휘를 보여

부대원들을 사지로 몰아넣기도 하였으며,

중대원들의 존경을 받는 윈터스를 시기하여 그를 강등시키려 하였으나,

이는 억지임이 밝혀져 소대장들로부터 하극상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이후 소블은 다른 훈련소를 전출이 나고,

마켓가든 작전 직전에는 연대 보급장교로서 다시 506연대로 배속되어

이지 중대와 질긴 인연을 계속하게 된다.

소블이 비록 가혹한 인물로서 회자되고 있지만,

그의 혹독한 훈련이 있지 않았다면 늘 선두에 서는 이지 중대원들은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회고하기도 한다.

<일단 필드에 나왔다 하면 신병보다도 못한 허당의 극치를 달리는 소블 대위>

해리 웰시 (Harry F. Welsh) / 중위 / 릭 워렌

본래 사병으로 자원했던 웰시는 82공수연대 소속 당시

소문난 싸움꾼이어서 3번이나 강등당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뛰어난 자질을 보여 장교후보과정으로 추천되고,

소위 임관 후 이지 중대의 2소대장이 된다.

이후 윈터스, 닉슨과 함께 가장 친한 친구 3인방이 된다.

미헌 중위의 실종 이후 윈터스가 중대장이 되면서 웰시는 1소대장을 맡게 되고,

이후 많은 작전에 참여하면서 수많은 공적을 세우게 된다.

바스통 전투에서는 크리스마스날 부상을 당하기도 하였지만 종전까지 남아 전투에 참여하였다.

린 벅 캄튼 (Lynn "Buck" Compton) / 중위 / 닐 맥도너

뛰어난 운동선수였던 캄튼은 UCLA시절 ROTC를 지원하여 소위로 임관 후

D-Day 직전 영국에서 이지 중대에 합류하게 된다.

2소대장으로 맹활약 한 캄튼은, 특히 브레꾸르 마뇨르 전투에서

윈터스를 따라 놀라운 전과를 보였고,

전직 포수출신이었던 점으로 인하여 수류탄을 정확히,

그것도 멀리 던져서 적을 무찌르는 것에 강했다고 한다.

마켓가든 작전에서는 부상을 당한 후 잠시 후방에 빠져있다가,

벌지전투 때 다시 복귀하게 된다.

하지만 이 전투에서 자신의 절친한 전우 2명이 박격포에 의해 아작나는 것을 목격한 이후

정신적 고통을 심하게 호소하게 되고, 이후 종전까지 후방에서 지내게 된다.

윈터스에 의하면 캄튼은 가장 모범생스러운 장교였다고 전해진다.

<윈터스가 인정한 가장 모범적인 장교 벅 캄튼. 하지만 정신적 나약함이 그를 괴롭힌다>

노먼 다이크 (Norman Dike) / 중위 / 피터 오 메라

이지 중대장 역사상 가장 무능한 인물로 기록된 인물.

소블은 적어도 강인한 체력과 근성을 심어주었지만,

다이크는 참호맨 노먼이라는 별명답게 오로지 참호 속에서만 자신의 안전을 걱정한 인물이었다.

본래 스타의 빽으로 전장과 먼 곳에서 조용히 군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자신의 경력 관리 차원에서 특별히 이지 중대를 자원한다.

하지만 포이 전투에서 무능한 지휘력으로 인해 병사들을 고립시키자,

이를 참다 못한 윈터스가 그를 해임시키고

스피어스를 중대장으로 임명하여 부대원들을 살리기도 한다.

윈터스가 의외로 혹평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던 인물.

토머스 미헌 3 (Thomas Meehan III) / 중위 / 제이슨 오 마라

본래 506연대의 다른 중대를 맡다가,

D-Day 직전 소블이 전출되면서 그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이지 중대장으로 임명된다.

평판으로는 꽤 유능한 지휘관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지 중대원들은 막상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미헌은 D-Day 당시 공중에서 수송기가 폭발하면서

그대로 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미헌은 당시 실종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에,

미헌의 생사가 확인되기 전까지 임시로 차선임자인 윈터스가 중대장을 맡게 된다.

실질적으로 실전에 배치된 최초의 중대장은 미헌이지만,

그 활약은 윈터스에 의해 시작되었다.

카우드 립튼 (Clifford Carwood "Lip" Lipton) / 소위 / 도니 월버그

본래 사병으로 입대하였던 립튼은 이지 중대 소속으로

훈련을 받는 과정 속에서 하사로 진급하게 된다.

이후 평소 적극적인 자세와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착실히 해내는 능력,

게다가 중대원들과의 친목한 관계성 등이 인정되어

그는 D-Day 후 중사로 진급하게 된다.

립튼은 낙하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강하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하였으며,

브레꾸르 마뇨르 전투에서도 맹활약 하였다.

카렝탕 전투에서는 부상을 당해 얼굴과 사타구니에 부상을 입지만,

마켓가든 작전시에는 다시 복귀하게 된다.

아르덴 숲 전투에서는 무능한 다이크 중위를 대신해 비공식적인 중대장 역할을 맡았으며,

포이 전투 후에는 전시 임관을 통해 소위로 임관하게 된다.

이후 란트베르크 진격 시에는 유대인 수용소를 발견하게 되어 홀로코스터의 산증인이 되기도 한다.

병사에서 하사관, 그리고 장교까지 짧은 시간에

이지 중대원으로서 이 모든 것을 답습한 립튼은

이지 중대원이 생각하는 가장 친근하고 믿을만한 사나이로 인정되고 있다.

<눈에 띄지 않으면서 묵묵히 자신의 일과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전형적인 굿잡맨 카우드 립튼>

덴버 불 랜들먼 (Denver 'Bull' Randleman) / 중사 / 마이클 커들리츠

이지 중대에 배속된 후 소대원으로 활약하다가

하사관 임명 후 분대장으로 맹활약하게 된다.

이지 중대원 중 가장 덩치가 커서 황소라고 불리었으며,

전투 중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전투를 이끄는 등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윈터스는 자신이 본 군인 중 가장 뛰어난 군인이라고 칭송하였다.

병장시절 마켓가든 작전에서는 후퇴 도중 총상으로 부상을 입고 낙오하게 되지만,

민가에서 몸을 숨기고 기적적으로 독일군으로부터 살아남은 기록도 있다.

당시 새롭게 보충된 이지 중대의 보충병들에게

경험많고 믿음직스러운 고참병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어 보충병들의 우상이 되기도 하였다.

도널드 멀라키 (Donald Malarkey) / 중사 / 스캇 그라임스

본래 해병대를 지원하였다가 탈락되어 다시 공수부대로 지원하게 된 멀라키는,

병사로 활약하여 중사로 진급 후 분대장으로 활약하였다.

초기에는 경험 부족 등으로 활약이 미미했지만,

꾸준히 여러 작전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인정받아

고참자들의 공백 후에는 분대장이 되어 종전 즈음에 많은 활약을 펼치게 된다.

<특별히 눈부신 점도 없지만 그렇다고 미운 점도 없는 멀라키>

윌리엄 빌 가니어 (William 'Wild Bill' Guarnere) / 하사 / 프랭크 존 하기스

본래 가니어는 시민군사훈련캠프를 통해 장교가 되고자 하였지만,

전쟁이 발발하면서 입대하게 되어 하사관으로 복무하게 된다.

평소 쾌활하고 호탕한 성격인 그는, 자신의 상사인 윈터스마저 안주거리삼아 놀릴 정도였다.

이 때문에 가니어는 많은 중대원들과 친해졌고, 특히 벅 캄튼과 절친하였다.

D-Day 직전 자신의 형이 전사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격분한 그는

이후 전투에서 독일군을 인정사정없이 쏴대기로 유명하였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와일드 빌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하였다.

한편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다고 해서 임질(가너리어)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하사관으로서는 유일하게 은성무공훈장을 수여받았고,

늘 선봉에 서서 전투를 지휘하기도 하였다.

벌지전투에서는 부상을 입고 후방에 있다가

몰래 도망쳐나와 전투에 임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하였지만,

부상당한 조 토이를 구하려다 포격에 맞아 다리를 잃고 만다.

이후 가니어는 전투에서 물러나게 된다.

윈터스에 의하면 이지 중대에는 두 명의 살인광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가니어였다고 한다.

<일상에서는 말썽꾸러기였을지라도 전쟁에서는 영웅기질이다분했던 가니어>

조 토이 (Joseph D. Toye) / 하사 / 커크 아세베도

단지 돈을 더 벌고 싶어서 공수부대로 자원한 토이는,

성격이 무척 과격해서 중대원 중 가장 거친 남자로 유명하였다.

워낙 성격 궁합이 맞는 탓에 가니어와 단짝이기도 하였다.

무모한 돌격 정신 탓에 부상을 수없이 많이 받아 덕분에 훈장도 많이 수여받았다.

하지만 늘 부상을 입은 채로 병원을 탈출하여 이지 중대와 함께 전장을 누볐다.

바스통 전투에서는 격전 중 부상을 입고 베프 가니어에게 부축되어 후송되려 하지만,

이 때 포격에 의해 둘 다 다리를 잃고 만다.

<가니어와 더불어 중대 내 최고의 과격파 행동대원이었던 조 토이. 둘의 운명은 너무나도 비슷하다>

존 마틴 (John Martin) / 하사 / 텍스터 플레처

립튼, 랜들먼과 함께 분대장 3인방을 형성했던 유능한 하사관.

마켓가든 작전에서 랜들먼이 낙오되었을 때 자진해서 정찰대가 되어 나서기도 하였다.

침착하고 끈기가 있어 소대지휘능력에도 탁월했으며,

특히 후반부 야간 정찰 및 포로획득 작전에서는 직접 소대를 이끌면서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잔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한 능력맨.

조 리브갓 (Joseph "Joe" Liebgott) / 5등병 / 로스 맥컬

본래 이발사였던 리브갓은 참전 이후 이지 중대원으로 활약하면서 많은 공적을 쌓았다.

그는 독일어에 유창하였기 때문에 종전 즈음해서

독일군 포로들에게 윈터스의 말을 통역하는 등 많은 활약을 하였다.

그는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유대인 수용소를 발견한 후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용소에 갇혀 있던 유대인들을 도와줄 수 없었던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였다고 한다.

유진 로 (Eugene Gilbert "Doc" Roe Sr.) / 5등병 / 셰인 테일러

이지 중대의 의무병으로 맹활약한 로는, 늘 선두에서 전투를 치뤄야 했기에

잔부상이 많았던 이지 중대원들에게 그야말로 백의의 천사 같은 존재였다.

흔히 의무병은 전투병이 아니라 후방지원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로는 늘 전우들 곁에서 그들을 적극적으로 돌보았다.

바스통 전투에서는 부족한 의약품을 구하며 총력을 다해 전우들을 보살폈고,

야전병원에서 근무하던 르네라는 프랑스 여인과 잠깐이나마 사랑을 느꼈던 에피소드도 있다.

그가 프랑스 여자에게 사랑을 느꼈던 것은

자신이 프랑스인의 피가 흐르는 혼혈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시종일관 싸늘한 모습으로 신비주의 이미지를 풍기는 미남 의무병 유진 로>

조지 러즈 (George Luz) / 4등병 / 릭 고메즈

이지 중대의 명물로 통했던 러지는, 특유의 유머 솜씨와 성대모사 실력으로 인하여

늘 웃음을 선사하는 삶의 활력소였다.

특히 싱크 연대장 흉내를 잘 내서,

한번은 야전 훈련을 나간 소블 대위를 향해 연대장인 척 엉뚱한 말을 해서,

소블이 주변의 목장 울타리를 모두 잘라버려 소들이 도망갔던 일화도 있다.

러즈는 전투능력에서는 딱히 수준급은 아니어서 다소 겁쟁이 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D-Day 때 강하한 후 홀로 적진에 남았을 적에도 조용히 숨어있기만 해서

다행히 목숨을 건지기도 하였다.

<딱 봐도 까불이처럼 생긴 조지 러즈. 코미디언 했어도 대성공했을 친구>

프랭크 퍼칸테 (Frank 'Perco' Perconte) / 4등병 / 제임스 마디오

이지 중대의 1소대 소속으로 맹활약했던 퍼칸테는, 나름 투덜쟁이였다고 한다.

늘 선두에 서서 전투에 임하는 이지 중대의 신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하였지만,

그 덕에 그는 늘 수많은 전리품을 챙기기도 하였다.

죽은 병사들의 손목시계를 수집하여 일명 수집광으로 불리기도 한 퍼칸테는,

심지어 스피어스가 빌려간 라이터까지 주구장창 달라고 졸라 얻어낸

지독한 애착심을 보이기도 하였다.

포이 습격 작전에서는 독일군의 저격에 당해 후송되지만,

이지 중대가 헤게나우에 주둔해 있을 때 다시 합류하게 된다.

수집광 외에도 양치질 광으로도 유명하다.

<수집과 양치질이 그의 인생을 대변할 정도라는 퍼칸테. 생긴건 지저분하게 생겼다>

데이비드 웹스터 (David Kenyon Webster) / 이병 / 아이언 베일리

하버드 대학교 영문학 출신의 수재인 웹스터는,

입대 이후 폭스 중대에서 활약하다가 노르망디 상륙 이후 이지 중대로 전출된다.

수재였던 탓인지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전쟁을 바라보기를 원했던 웹스터는,

전투에 대해서도 적극적이지 않았고 진급에 대한 욕심도 없었다.

스스로 병사로 남아 전쟁의 참상을 지켜보고자 했지만,

마켓가든 종료 후 총상을 입고 병원신세가 된다.

이후 베르히테스가덴 작전 직전에 합류하게 된다.

웹스터는 오랜 참전 경험에도 불구하고 가장 진급이 안되고,

가장 형편없는 사격실력을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범생이로 소문나 잠깐 왕따당했던 웹스터. 실제로 총질도 허벌나게 형편없었다>

엘버트 블라이스 (Albert Blithe) / 이병 / 마크 워렌

D-Day 당시 강하 후 잘못된 목적지에 착지하여 고립되었던 블라이스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다른 병사들과 함께 전장을 탈출하여 뒤늦게 이지 중대에 합류하게 된다.

블라이스는 히스테리성 시각 장애를 겪게 되었는데,

이를 눈치챈 윈터스가 블라이스를 후송하려 하지만 블라이스는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전투에 나선다.

하지만 농가 인근 지역을 정찰하던 중 저격수에 맞아 어깨에 총상을 당하고

이후 종전까지 병원신세를 진다.

당시 동료들은 블라이스가 병원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전쟁이 끝난 후 퇴원하였다.

<비록 중대장으로서의 윈터스의 임기는 길지 않았지만, 이지 중대를 향한 그의 마음은 종전까지 지속된다.

그야말로 진정으로 이지 중대를 사랑했던 최고의 중대장>

이것으로 어느 정도 비중있게 다뤄지는 인물들에 대해 약력을 기술하였다.

사실 이 외에도 개전부터 엉덩이가 아작나는 것으로 유명한 뽀빠이 윈이라던지,

탈버트, 후블러, 고든, 파워즈, 펀칼라, 크리스텐슨 등

소대원으로서 개전부터 종전까지 맹활약하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들은 여전히 이지 중대의 전설이고, 또한 영웅이다.

이들에 대한 활약상은 짧게나마 직접 작품을 통해 보기를 권장한다.

각각의 개성넘치는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은 모두 특별히 엄선된 배우들이다.

실제 인물들과 생김새, 체격, 특징 등이 비슷해야 했기 때문에

모두 엄격한 기준에 의해 선정된 배우들이다.

특히 윈터스 역을 맡은 데미안 루이스는 영국 출신 배우로,

주로 드라마에서 활약을 해오던 배우였다.

인상 자체가 선하고 체격도 깡말라서 군대와 사뭇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이지만,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 무명에 가까운 배우를 윈터스라는 캐릭터를 통해

최고의 미드 스타로 만들어버린다.

데미안 루이스는 실제 윈터스를 만나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에 몰입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실제 윈터스보다 덩치가 다소 왜소한 형태로 극중 등장하지만,

액션과 드라마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뛰어난 연기로 인하여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재미있게 만든 1등 공신이 되었다.

재미있게도 국내 배우 중에 카리스마 연기로 유명한 김갑수 씨가 윈터스와 상당히 닮았는데,

한국판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만들어지면

김갑수 씨가 주연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벅 캄튼 역의 닐 맥도너, 루이스 닉슨 역의 론 리빙스톤,

조지 로즈 역의 릭 고메즈 등 영화와 드라마에서

각종 조연으로 훌륭한 연기를 펼치는 개성파 배우들이 모두 함께하였다.

특히 카우드 립튼 역의 도니 월버그는 그 유명한 뉴 키즈 온 더 블락의 원조 아이돌 출신이 아니던가!

지금은 소갈머리가 살짝 실종되어버린 안습의 모습이지만,

그룹 해체 후 영화배우로 전직하여 쏘우 등에도 출연하는 등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고된 군사훈련을 통해 정말 2차대전 당시 이지중대처럼 되어버린 배우들의 투혼에 찬사를 보낸다>

이들 배우들은 단순히 실존 인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캐릭터에 몰입한 것 이상으로 혹독한 시련의 시간을 보냈는데,

전투씬이 매 에피소드마다 이루어지는 특성상 전투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던 이들에게

상당한 기간의 준비가 필요했던 것.

그래서 출연자들은 촬영이 시작되기 전 전부 미육군 훈련소에서 수개월에 걸쳐

당시 공수부대원들이 받았던 거친 훈련을 그대로 답습했다고 한다.

이 덕택에 작품의 리얼리티는 그야말로 수작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토록 많은 배우들이 전쟁에서 생사고락을 겪었던

실제 전쟁 영웅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헤쳐 나갔는지,

각 에피소드별 이야기는 다음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개봉 박두!!!

posted by 미까 2009. 12. 29. 17:34

밴드 오브 브라더스 (Band of Brothers)

#1. 2차 세계 대전과 이지 중대

<음악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전우애로 똘똘 뭉친 사나이들의 영웅담>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수천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인류가 전쟁을 치르지 않은 기간은

합쳐봐야 고작 268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것도 자질구레한 내전이나 부족 간의 다툼까지 포함하면

불과 몇 개월만이 온 지구상에 전쟁이 없었던 유일한 시기라고 한다.

그만큼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이다.

전쟁이 있는 곳에는 늘 승자와 패자가 있다.

승자는 거듭나고 패자는 악인으로 내리찍힌다.

그래서 역사는 늘 승자에 대한 찬양과 영광으로 기록될 뿐이다.

근현대사를 통틀어 인류에게 가장 치명적인 전쟁이 있었다면

그 것은 바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2차 세계 대전은 전 세계를 전쟁의 참상으로 내몬 최초이자

가장 잔인했던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 역사의 첫 페이지는 독일과 이탈리아가 중심이 된 제국주의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그 끝에는 아직까지도 자유 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미국과

공산주의의 몰락을 딛고 있는 러시아가 있었다.

결국 이 전쟁의 승자는 제국주의에 대항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였지만,

우리의 현재 이데올로기 체제에서는 미국이 진정한 승리자인 것처럼 보인다.

이 승리자들 중에는 대전 당시 유럽에서 가장 혁혁한 공을 이루었던 일개 부대가 존재하였는데,

그 부대의 리얼 스토리를 담아낸 10부작 드라마가 제작되면서

이들은 당시의 영웅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더랬다.

1개의 중대가 만들어낸2차 세계 대전 전쟁의 전설과 영웅담,

현존하는 가장 리얼하다는 전쟁액션 드라마,

바로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이번에 소개할 작품이다.

<생존률이 극히 희박하다는 공수부대에 자원하여 타 부대보다 생존률이 높았던 기적을 보인 대원들>

이 작품을 리뷰하기에 앞서 미리 말씀드리는 것은,

무려 10부작의 드라마인데다가 2차 세계 대전 및 이지 중대에 대한 배경 지식,

그리고 억수로 많이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도 방대하다보니,

여러 편의 글로 이 리뷰를 장식하겠다는 것.

고로, 앞으로 계속될 후속 리뷰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이번 글에서는 일단 이지 중대와,

그들이 참전했던 2차 세계 대전에 대한 배경 지식 등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먼저 누구나 다 아는 2차 세계 대전을 알아보자.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와 피해를 냈다는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 전쟁은,

1939년 나치가 지배하는 독일이 선전포고 없이 무단으로

폴란드 국경을 넘은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독일은 1차 세계 대전의 주역이기도 하였지만,

패전 이후 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보상금을 각 승리국에 지불하느라 거의 무아지경의 상태였다.

하지만 독일의 재건을 주창한 아돌프 히틀러가 정권을 잡으면서

독일은 다시 국력을 회복하게 되었고,

게르만 우월주의에 휩싸였던 히틀러는 마침내 유럽의 정복을 꿈꾸게 되었다.

그 첫 번째 신호탄으로 옆 오스트리아를 합병하였고,

이후 옆 폴란드를 공격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독일이 최초로 선보인 전격전이라는 전술은 압도적인 공격력과 스피드로

그야말로 불과 몇 주 만에 폴란드를 점령하는 쾌거를 이루고 만다.

이에 유럽의 평화에 위기를 느낀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유럽은 본격적으로 전쟁의 불길로 뛰어들고 만다.

한편 가만히 눈치보고 있던 소련이 독일의 폴란드 진격에 얼씨구나 하면서 반대쪽으로 폴란드를 진격,

서로 견제하던 두 국가는 상호불가침협정을 맺고 폴란드를 동서로 분할 통치하게 된다.

독일은 가공할만한 전투력으로 삽시간에 프랑스와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주변 국가들을 초토화시키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독일과 동맹을 맺은 이탈리아는 무쏠리니의 지휘 하에 남부유럽을 공략하기 시작하였다.

프랑스가 기대를 저버리고 순식간에 점령당하자 영국은 즉각 대응 태세를 갖추었다.

이로 인해 독일이 실시한 영국 본토 점령 작전인 바다사자 작전은

영국의 최신 레이더망과 대공화기로 인하여 대부분 실패로 돌아간다.

결국 독일은 영국을 제외한 전 서유럽을 장악하고, 이내 전선을 남부와 아프리카로 옮긴다.

<아직도 죽음에 대해서 미스테리 투성이인 아돌프 히틀러(왼쪽)>

아프리카는 비록 인류가 살만한 땅은 아니었지만,

기름이라는 자원이 확보되는 곳인지라 그 어느 곳보다 중요한 격전지였다.

독일은 상당수의 영국 식민지를 지배하였고,

이 때 활약했던 명장이 바로 에르빈 롬멜 장군이었다.

독일은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드디어 무모한 작전을 펼치게 되는데,

전쟁이 시작된 지 불과 2년이 지난 1941년에 시작된 바르바로사 작전은,

훗날 독일의 패망을 야기한 가장 큰 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전은 마치 실뱀 한 마리가 자기 몸의 10배에 달하는 두꺼비를 잡아 먹으려다가

배가 터져 죽는 것과 유사하게, 겨우 서유럽을 장악하고 신나라 했던 독일이

동쪽 끝까지 뻗어있는 거대한 소련을 잡아먹겠다고 덤벼들었던 무모한 작전이었다.

초기에는 트레이드 마크인 전격전으로 순식간에 모스크바까지 진격하였지만,

이후 펼쳐진 혹독한 추위와 소련의 끝도 없는 예비군 보충력으로 인하여

결국 독일은 1943년 전선을 물러나고 만다.

소련의 역공과, 아프리카 전선에서의 영국 군에 의한 반격으로 인하여

점차 열세에 몰리던 독일은 연합군에 의해 점령당한 이탈리아로 진격하여

실각한 무솔리니를 다시 복각하고 단독으로 연합군과 맞서 싸운다.

그러다가 1944년 연합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유럽 전선을 회복하려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개시하고,

북부 프랑스 해안선과 일부 내부에서 협공을 당한 독일군은 점차 후퇴를 거듭하여

프랑스, 폴란드 등 초기 점령지를 모두 잃고 만다.

내부에서는 히틀러 암살 시도가 발생하고,

주변국가들이 연합군에 가세하여 전 방위에서 독일을 포위하자,

독일은 최후의 수단으로 V2 로켓과 제트 전투기를 비롯한 최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하지만 소련과 연합군의 양동 작전으로 인하여 수세에 몰린 독일은

최후의 수단이었던 핵무기마저 아인슈타인 박사의 망명 등으로 실패로 돌아가자 전의를 상실,

1945 4월 소련이 먼저 독일의 심장인 베를린에 진격하고 만다.

이후 무솔리니는 전범자로 군중들에 의해 참수 당하고,

히틀러는 그 이튿날 자신의 지하 요새에서 권총으로 자살을 한다.

그리고 1주일 후 독일은 해군총사령관인 되니츠 제독의 명령으로

소련에 전격 항복을 하면서 유럽의 대전은 막을 내리고 만다.

<2차 대전 당시의 미군들. 간만의 평화에 웃음을 보이는 듯 하다>

6년에 걸친 2차 세계 대전에 대해 리뷰를 해 보았는데,

다들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지 않은가? 왜 유럽 얘기만 하고,

아시아태평양 얘기는 하지 않는가 하는 것.

사실 2차 세계 대전의 또 다른 주역인 일본을 빼놓아서는 안되겠지만,

필자가 리뷰할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배경이 유럽 전선인 만큼,

일부러 아시아태평양 전선의 이야기는 제외하였다.

실질적으로 2차 대전이 끝난 결정적 사건은 원자폭탄 2방 쳐맞고

1945 8 6일 일본이 전격 항복을 한 것이지만,

어쨌든 유럽 전선은 그 몇 달 전에 종결이 났으므로 여기서는 이 정도까지만 다루겠다.

이 긴 세월동안 승리국이 된 미국의 참전 시기는 유럽에서만 보면 대략 1년 정도로 매우 짧다.

상대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1941년 진주만 사건부터 본격 개입하여

1945년 원자폭탄 투하까지 꽤 장기간 일본과 대립했음을 보면,

유럽에서의 미국의 공헌도는 극히 적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주인공인 이지 중대원들은

바로 이 유럽전선에서 맹활약한 대원들이다.

1년이면 일병이 병장 다는 정도의 소요 기간에 불과하지만,

이들에게는 엄청난 사건과 많은 일들이 있었더랬다.

대체 이지 중대가 어떤 놈들이었길래 이리도 요란법석하게 떠들어댄단 말인가?

이지 중대(Easy Company). 해석하면 쉬운 중대이지만,

이것은 훼이크이고, 실은 알파벳 순으로 A-B-C-D-E로 해서 5번째 중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보통 알파벳을 그대로 읽지 않고, 알파-브라보-찰리-델타 식으로 읽는 것과 유사하다.

당시에는 A가 에이블(Able), B가 베이커(Baker), D가 도그(Dog)로 불리었고,

E가 이지(Easy), F가 폭스(Fox)로 불리었으니 어떻게 부르느냐에는 룰은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이지 중대는 미 육군 101 공수사단 506 공수보병연대 제 2대대의 5번째 중대로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서부터 베르히테스가덴 진격까지

수많은 주요 전투에 참가하여 눈부신 활약을 펼친 최고의 중대 중 하나이다.

<실제 비행기 안에서의 공수부대원들의 모습. 엄청난 군장 때문에 목만 겨우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이다>

이지 중대의 주요 임무는 공수사단이라는 특성 상

적진에 낙하산으로 침투하여 여러 작전을 수행하는 매우 위험한 것들인데,

당시 공수부대는 미 육군으로서는 처음 도입하는 개념이었다.

사실상 최초의 공수부대는 독일군이 창설한 폴쉬름야거로서,

2차 대전이 개시된 이래 그 활약상과 효과가 눈이 부실 정도였다.

이러다보니 미 육군도 공수부대 창설의 필요성을 느껴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2

101 공수사단과 82 공수사단이 만들어졌으며,

이 중 101 사단의 506 연대는 늘 최전방의 전선에서 활약하는 주요 임무를 띠게 되었다.

공수부대의 특성상 혹독한 훈련이 필요했던 만큼,

그들의 훈련은 지금의 특수부대에 준하는 힘겹고 험난한 과정으로 유명했으며,

특히 이지 중대만이 시도한 커래히 언덕을 무장구보로 신속하게 오르고 내리는 훈련은

훗날 이들이 전장에서 엄청난 속도로 진격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하게 된다.

최초의 중대장은 허버트 소블 대위였으나,

참전 직전 직위를 해제당하고 리처드 딕 윈터스 중위에게 중대장 역할이 수여된다.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통해 최초로 세계 대전에 뛰어든 이지 중대는,

이후 마켓가든 작전, 페가수스 작전, 벌지 전투, 베르히테스가덴 작전 등등

연합군의 주요 작전에서 항상 최전방에서 활약하였다.

그 와중에 중대장이 많이 바뀌면서 최종적으로는 로널드 스피어스 대위가

이지 중대를 지휘하며 유럽에서의 전선을 마감하게 된다.

이후 아시아태평양 전선으로 부대 차출이 진행되었으나,

일본의 패망으로 인하여 더 이상의 참전은 없이 부대원들은 해체되고,

일부는 한국 전쟁에도 참전하게 된다.

이지 중대는 101 공수사단의 대표이자 전설로서 존재하였지만,

2차 대전 종결 후 군대 개편이 이루어지면서 101 공수사단은

82 공수사단과 임무가 구분되도록 된다.

특히 1960년대 베트남전에서 헬리콥터를 이용한 가변이동이 가능해지자

미 육군은 101 공수사단의 임무를 에어본(비행기에서 공중으로 낙하산 등을 이용해 낙하)에서

헬리본(헬리콥터에서 밧줄 등으로 지상으로 낙하)으로 바꾸고

101 공중강습사단으로 명칭을 바꾼다.

이후 101 공중강습사단은 걸프전, 이라크전 등에서

헬리본 작전에 대거 투입되면서 맹활약하게 되고,

82 공수사단만이 과거 명성을 이어 여전히 에어본으로 활약하고 있다.

<101 공수사단의 상징인 부대 마크, 스크리밍 이글>

이지 중대의 유니폼 어깨를 보면 부대 마크가 붙어 있는데,

검은 바탕에 흰색 독수리가 울부짖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일명 스크리밍 이글(Screaming Eagle)로 불리우는 그 마크는 101 공수사단의 사단마크로서,

미 육군 1 기병사단과 함께 가장 아름다운 부대마크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로 인하여 수많은 밀리터리 매니아가 생기면서

가장 구하기 힘든 부대마크가 되었고,

2차 대전 당시 실제 쓰였던 실물은 개당 십만 원에 가까운 고가로,

그것도 매우 희귀하게 거래되고 있을 정도이다.

공수사단은 공수 임무의 특성상 특수 전투복을 입고 전장에 투입되었는데,

낙하산을 이용한 강하 후 바로 적진에서 전투를 치러야 했기 때문에

일명 M-42 점프 수트라고 불리우는 전투복을 입었다.

패션계에도 점프 수트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원피스형 수트를 이르는 점프 수트와,

공수사단이 입었던 점프 수트와는 다르다.

원조가 공수사단의 점프용 전투복으로서, 초기에는 원피스가 아니라 상하의가 구분된 전투복이다.

다만, 상의가 당시의 보병용 전투복인 M-41 야전상의에 비해 기장이 길었고,

허리쪽과 가슴에 두터운 주머니가 달려있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는 대전초기형과 후기형으로 나뉘는데, 주머니의 형태가 조금씩 다른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전투화도 각반이 달린 보병용 전투화와는 달리

코코란 점프 부츠라고 불리운 갈색 가죽의 단단한 전투화를 착용하였다.

기본 무장은 병사의 경우 M-1 개런드 소총을 장비하고,

지휘관 이상은 M-1 톰슨 기관총, 또는 M-1 카빈 소총을 무장하였다.

그리고 개인 화기로는 단도와 콜트에서 제조한 M1911 45구경 권총이 지급되었다.

이러한 장비는 흔히 뮤젯백이라고 불리우는 배낭에 넣어져서 점프시 몸에 매달고 뛰어내렸는데,

실제로 점프 도중 충격이 거세어 뮤젯백을 많이 잃어버렸다고도 한다.

군장을 포함한 모든 장비의 무게는 약 60kg에 달했기 때문에,

비행기에 오를 때에도 타인의 부축이 없으면 일어서기조차 힘들 정도였고,

일부 병사들은 너무 무거운 나머지 강하 전에 일부 짐을 일부러 빼놓기도 했다고 한다.

낙하산에 쓰인 하얀 천은 매우 질기고 구하기가 힘들어서

많은 대원들이 종전 후 천으로 옷을 해입거나 팔아서 돈을 벌기도 했다고 한다.

이지 중대는 당시 암구호를 플래쉬썬더로 통일하였는데,

암구호가 불가능할 때에는 일명 똑딱이라고 불리우는 집게 같은 도구를 이용해

딸깍딸깍 소리를 2번씩 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한다.

<공수낙하를 마스터하게 되면 달아주는 공수기장. 낙하횟수에 따라 상위 레벨의 기장이 부여된다>

이지 중대는 매우 용맹한 부대이기도 하였지만,

그만큼 늘 시끄러운 부대이기도 하였다.

작품에서는 아무래도 영웅담만 묘사되고 있지만, 생존자들의 회고록을 보면

그들이 결코 소설 속의 영웅처럼 대범하거나 인간적이지는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그들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성공 이후 영국에서 휴가를 가질 무렵

런던 시내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영국 경찰들과 매번 시비가 붙었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그렇더라도 그들 모두가 영웅이 될 수는 없었겠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딱 한 명의 영웅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인 듯싶다.

그가 바로 이지 중대의 역대 지휘관 중 리더로서,

그리고 한 명의 군인으로서, 가장 훌륭했다는 리처드 딕 윈터스 소령이다.

그는 입대 당시 신임 장교로서 소위 계급장을 달고

소블 대위 밑에서 매우 험난한 장교 수련 과정을 거치지만,

소블 대위의 직위해제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이지 중대를 맡은 이래 많은 공을 세우면서 초특급 진급을 기록하며

대전 중에는 소령으로 진급하여 2대대장을 역임하게 된다.

그는 실질적으로는 초기의 이지 중대장으로서만 활약하였지만,

그가 이지 중대에 끼친 영향은 종전까지도 계속되었고, 그를 존경했던 부대원들이

지금까지도 그를 이지 중대의 영웅이라고 평가할 정도이다.

지금도 생존하여 그 당시의 추억을 우리에게 들려주는 윈터스 예비역 소령은,

다른 생존 부대원들과의 회고를 통해 한 편의 소설로 영웅으로서 거듭나게 된다.

그 소설이 바로 전쟁소설가로 유명한 스티븐 앰브로스의 <밴드 오브 브라더스>이다.

그리고 이 소설을 바탕으로 10부작 드라마를 제작한 이는

다름 아닌 영화계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톰 행크스.

그 둘은 이미 1998년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기존의 전쟁 영화를 뒤엎는 뛰어난 사실 묘사와 휴먼 스토리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몰고 왔었다.

기존의 전쟁 영화가 적군을 무찌르는 아군의 화려한 액션과 짜릿한 쾌감이 존재했다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의 참혹함과 허무함만이 존재하였더랬다.

그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여 보다 완벽한 리얼리티로 무장한 장편 드라마,

아니 홈무비라고 해도 무방할 10편의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탄생하면서,

이지 중대원들의 이야기는 전쟁 당시의 사실적인 묘사와 함께

극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된다.

<베트남전에서는 헬기에서 뛰어내렸으나, 지금은 마냥 편하게 타고 다니기만 하는 101 공중강습사단>

제작기간 3, 제작비 1,500억 원, 500여 명의 출연자와 1만 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이 초대작은,

방영 당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마음에 감동의 쓰나미를 선사하였고,

일반 관객들에게도 영화를 능가하는 퀄리티를 제공함으로써 엄청난 감동과 충격을 선사하였다.

이러한 인기몰이를 등에 엎고 밴드 오브 브라더스는

에미상 1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미니시리즈 최우수 작품상(Outstanding Miniseries)",

"미니시리즈, 영화, 특별기획물 캐스팅 상(Outstanding Casting for a miniseries, Move, or a Special)",

"미니시리즈, 영화, 특별 기획 드라마물 감독상

(Outstanding Directing for a Miniseries, movie, or a Dramatic Special"을 포함한

6개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또한 2002년 골든글로브상 TV 미니시리즈 부분 최우수 작품상과

AFI(American Film Institute) TV 영화/미니시리즈 부분 최우수 작품상 수상을 수상하였으며,

또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운 자들을 위한 새로운 헌정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피바디 상 을 수상하였다. 수상한 상 이름만 나열해도 혀가 꼬부라지는 느낌이다.

아무튼 이토록 어마어마한 작품을 필자가 리뷰를 하게 되었다는 점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서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대단한 영광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필자에게 주는 가치는,

단순히 볼 거리가 많고 재미있는 10편의 전쟁드라마가 아니라, 필자가 한 명의 군인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정말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필자도 윈터스 소령처럼 군대를 좀 길게 다녀왔기 때문에,

한 부대의 지휘관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군인으로서

어떠한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윈터스 소령을 통해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그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표본일 정도이다.

이지 중대장들 중에는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윈터스만큼 가장 숭고한 위치에 오른 인물은 없어 보인다.

그것은 그가 작품을 통해 보여준 군인으로서의 정신과 인간됨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설령 윈터스 소령이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하더라도,

작품에서 보여지는 윈터스라는 인물은 정말 배울 것이 많은 인물이다.

<실제 당시의 이지 중대원들의 단체 사진. 가슴에는 공수기장, 머리의 개리슨캡에는 공수마크가 자랑이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함께 생사를 나눈 이지 중대원들이 펼치는

1년 간의 짜릿한 인생 이야기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

배경 지식 없이 봤다가 어라? 음악 밴드 얘기가 아니네?”하고 완전 개망신 당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길 바라며,

이 다음부터는 10편에 달하는 각각의 스토리를 훑어보고, 각 인물들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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