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미까 2009. 12. 15. 09:39

위대한 독재자 (The Great Dictator)

<자신의 마누라 이름을 거창하게 기입한 사심 가득한 문제적 포스터>

21세기에 현존하는 영화 감독 중에는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명 감독들이 억수로 많다.

제임스 카메룬, 스티브 스필버그, 팀 버튼, 워쇼스키 형제 등등,

굵직굵직하고 임팩트가 장난 아닌 작품들로 그들의 능력을 입증했던 거물들.

그런데, 영화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그토록 강렬하고 임팩트있으면서 화끈하고 우렁찬 작품들을

상상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 중의 불가능이었다.

오죽하면 제임스 카메룬이나 스티브 스필버그 감독이

스타워즈나 아바타 같은 작품을 처음 구상하면서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이

바로 80년대 였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영화가 지금의 영화라는 형태를 자리잡기 전의 초창기 시대에는

과연 천재라는 수식어가 영화감독들에게 부여될 수 있었을까?

오늘은 바로 그 천재라는 수식어를 영화사상 거의 최초이자 완벽하게 부여받은

한 비운의 진짜 천재가 만든 작품에 대해서 리뷰해 보고자 한다.

바로 배꼽을 뽑아쥐는 개그 속에 인류에 대한 메시지를 심어 놓은

찰리 채플린의 희대의 명작 <위대한 독재자> 되겠다.

먼저 스토리부터 즈려밟고 넘어가자.

때는 1918, 세계 1차 대전이 한창이던 어느 전쟁 터.

전선에서 쇠퇴를 거듭하고 있는 토메니아국은

전세를 뒤집을 가공할만한 초거대포를 제작하여 시험발사를 한다.

대포의 발사를 맡은 병사(찰리 채플린)는 어리버리한 나머지 계속해서 사고를 치고,

결국에는 불발탄을 조사하다가 갑자기 터지는 바람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그때 갑자기 전원 진격이라는 명령을 받고, 어리버리 병사도 역시 전선으로 향한다.

이래저래 또 한번의 요절복통 사고가 터지는 와중에,

전선을 사수하던 임무를 맡은 병사에게 갑자기 살려달라는 SOS 신호가 울려퍼진다.

소리를 듣고 달려가보니 추락한 비행기에서 생존자가 있었던 것.

비행사(레지날드 가디너)는 자신이 조종할 수 없다며 자기 대신 조종간을 잡아달라고 하고

같이 비행기를 타고 이륙을 하게 된다.

비행사는 병사에게 슈멜로프 장군에게 전달할 중요한 서류라며 꼭 간직하라고

겨우겨우 목숨을 부지하며 본국으로 향한다.

하지만 비행기가 거꾸로 나는 것도 모르고 어리버리 쑈를 하다가

결국 추락하고 마는 비행기.

하지만 또다시 겨우겨우 살아남은 두 사람은, 서류가 안전한 것에 안심하지만,

이내 다른 병사들로부터 전쟁에서 패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좌절한다.

<쌍십자당, 군복, 표정, 행동 등 히틀러의 모든 것을 패러디하여 탄생시킨 인물 힌켈>

이후 병사는 사고로 기억을 잃고서는 시간이 흐르는 지도 모른채 병원에서 지내게 되고,

그동안 세상은 격변하여 세계 대공황과 토메니아의 내란이 일어나면서

힌켈(찰리 채플린)이 정권을 장악하고 새로운 토메니아를 세우게 된다.

힌켈은 연설을 통해 강력한 토메니아 건설을 위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강력한 군사정권으로 새롭게 무장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에 그의 부관인 가비츠(헨리 다니엘)는 좀 더 과격했어야 했다며,

힌켈이 더 강력한 전제군주가 되도록 그를 보좌한다.

한편 유태인 거주지역인 게토에서는 재캘(모리스 모스코비치) 씨와,

그의 집에 세들어 사는 아리따운 여인 한나(파울레트 고다드)가 살고 있었다.

재캘은 1차 대전 후 사라져버린 이발사를 그리워하며,

한편으로는 힌켈이 유태인을 못살게 구는 정책에 회의를 품고 있었다.

마침 토메니아 특전대원들이 게토 마을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유태인들을 못살게 굴기 시작하고, 이에 한나는 이들에 저항하다 그만 피해를 입고 만다.

그렇게 토메니아는 유태인 억압 정책이 점점 강화되고 있었다.

한편 병원에서 그동안 기억을 잃고 노닥거리고 있던 병사는

쥐도 새도 모르게 병원을 탈출하여 자신이 예전 일하던 곳으로 돌아온다.

바로 게토의 이발소였던 것.

어느 때와 다름없이 장사 준비를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쌓여있는 먼지와 거미줄을 보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이발사(찰리 채플린).

그 순간 특전대들이 들이닥치고, 유태인 표시를 제거했다는 이유로 이발사를 다구리한다.

이 때 한나가 용감히 나서서 이발사를 구하고, 조용히 몸을 숨긴다.

하지만, 열받은 특전대원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이발사를 끄집어내고,

목을 매달아 가로등에 걸어 죽이려는 찰나!

갑자기 띠띠빵빵 거리며 나타나는 토메니아 장군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1차 대전 당시 이발사가 구해준 비행사였던 슐츠(레지날드 가디너) 장군이었다.

나름 유태인 친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슐츠는,

죽기 직전이었던 유태인이 자신을 살려준 병사임을 알고,

다시는 자기의 친구를 괴롭히지 말라고 특전대들에게 명한다.

이렇게 해서 이발사와 한나는 슐츠의 보호 아래 나름 안전을 보장받게 된다.

한편 힌켈은 이웃 나라인 오스텔리히를 지배하기 위한 야심을 품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군비를 감당해야 하는 엄청난 돈.

그 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힌켈에게 우호적인 초대박 갑부 유태인에게서

돈을 빌려야만 하는 형편이었다.

이 때문에 힌켈은 슐츠에게 명령하여 돈을 빌릴 때까지 유태인 유화정책을 펴라고 한다.

이에 게토지역은 뜬금없이 평화로운 지역이 되어 모두가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 와중에 싹트는 이발사와 한나의 사랑의 씨앗.

<도무지 부부라고는 믿기지 않는 나이 차이를 작렬하는 두 커플>

그런데 우호적일 것만 같았던 유태인 갑부가 돈 꿔주기를 거절하게 되고,

이에 힌켈은 분노하며 복수심으로 유태인에 대한 강압 정책을 펴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전 세계를 지배할 야심에 홀딱 젖어 리듬 체조 쇼를 펼친다.

나름 유태인을 믿어야 한다는 슐츠는 힌켈에게 끝까지 충고를 하지만,

힌켈은 슐츠를 배신자라고 찍어내리고 감옥으로 보내버린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이발사와 한나는 즐거운 첫 데이트를 즐기려고 거리를 나서지만,

때마침 힌켈의 유태인 탄압정책이 연설을 통해 공표되면서

순식간에 무법자로 돌변해버린 특전대들이 게토 마을을 급습한다.

그간 복수심에 불타 있던 특전대는 이발사를 공격하고,

겨우겨우 재캘 씨의 도움으로 둘은 옥상으로 도망치지만,

특전대들이 이발소를 폭파시켜버려 이발사의 꿈은 그렇게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겨우 몸을 숨기고 있자니, 재캘 씨가 마침 슐츠 장군이 탈출하여

자신의 집 지하에 몸을 숨겼다고 얘기해준다.

슐츠는 힌켈을 암살하기 위한 비장한 계획을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단 한명의 지원자를 뽑을 것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동전을 넣은 푸딩을 고르는 사람.

하지만 한나의 슬기로 동전 푸딩 작전은 모두를 바보로 만드는 결과를 낳고,

이에 슐츠는 고개를 저으며 계획을 취소한다.

이제 하루하루가 공포가 되어버린 게토 마을 주민들.

누군가 똑똑 두들기기만 해도 헐레벌떡 몸을 숨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특전대들이 슐츠가 숨어있다는 것을 알고 쳐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자,

슐츠와 이발사는 잽싸게 몸을 숨겨 지붕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계속되는 도망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들은 특전대에 붙잡혀 수용소로 끌려가고 만다.

이 사건 이후 재캘 씨 가족과 한나는 겨우 몸을 피해 평화지역인 오스텔리히로 도망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든다. 그곳이 곧 힌켈의 공격목표가 되는지도 모른 채.

한편 힌켈은 오스텔리히 공격을 앞두고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바로 이웃 강대국인 박테리아국이 오스텔리히로 군대를 진격시킨 것.

이에 힌켈은 박테리아국의 지도자인 나폴리니(잭 오키)를 초청하여

그를 유화시켜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으려는 계획을 잡는다.

하지만 나폴리니의 도착부터 삐그덕 대는 시츄에이숀.

열차 역에서부터 삽질을 해대는 힌켈.

그리고 좌담회와 연회, 군대 사열까지 모두 엉망진창에 뜻대로 안되는 힌켈.

심지어는 이발소에서까지 서로 자존심을 세우려고 아우성댄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힌켈의 어리버리한 부하 헤링(빌리 길버트) 장군이

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들자 결국 내쳐지는 헤링.

연회장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또 티격태격하지만,

가비츠는 일단 조약에 서명을 하라고 하고, 나중에 이를 무시하고

오스텔리히로 무단 진격하자고 힌켈을 꼬신다.

이로써 극적으로 상호불가침조약이 맺어진다.

한편 수용소에 갇혀 있던 슐츠와 이발사는 가까스로 수용소를 탈출하여

장교복을 입고 토메니아군인척 하며 무사히 감시초소를 벗어난다.

이는 슐츠가 복권되었다고 믿은 띨방한 병사들 덕분.

그런데 이 즈음 힌켈은 오스텔리히 진격을 앞두고 휴가차 호수에서 오리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총소리를 듣고 달려온 병사들이 마침 탈출한 이발사와 슐츠를 쫓고 있었던 병사였던 것.

실수로 물에 빠진 힌켈을 보고 탈출한 이발사로 착각한 병사들은

힌켈을 기절시키고 그대로 수용소행 급행열차 티켓을 끊고 만다.

이러한 사실도 모른채 오스텔리히 국경까지 걸어온 슐츠와 이발사는

갑자기 병사들이 대열을 갖추고 자신들을 맞이해 주는 것에 의아해한다.

그것은 이발사가 힌켈과 똑같이 생겨서 힌켈이 온 것으로 착각했던 것.

이에 슐츠는 이발사에게 자연스럽게 행동하라고 하면서 오스텔리히 진격을 지휘한다.

결국 오스텔리히는 점령당하고, 재캘 가족과 한나가 살던 곳도 쑥대밭이 되어버린다.

결국 모든 유태인이 재산을 빼앗기고 억압을 받게 되고 만 것이다.

오스텔리히 수도에 다다른 이발사와 슐츠는 승리를 기념하는 연설대에 오르게 된다.

여기에서 가비츠는 먼저 힌켈의 업적과 승리를 찬양하지만,

이내 연단에 오른 이발사는

힌켈이 아닌, 한 명의 민중으로서,

자유와 평화에 대해 울부짖는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호소하듯이.

그리고 멀리서 이 연설을 듣고 있던 한나는

슬픈 두 눈으로 먼 지평선을 바라보며

평화를, 자유를, 그리고 사랑하는 이발사를 갈망한다.

<찰리 채플린이 처음으로 눈물가득한 눈으로 호소력 짙은 연기를 펼친 명 장면>

스토리를 글로 쓰다 보니 이 작품의 본연의 미학이 다소 반감되는 느낌이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이 작품은 코미디이다.

찰리 채플린이야 워낙 유명한 코미디언이니 당연히 작품이 재밌겠지만,

그 재미를 글로 담기에는 역시 한계가 많다.

어떻게 웃기는지는 직접 봐야 이해가 될 터이니.

그렇더라도 몇 가지 코미디적인 요소를 설명하자면,

일단 찰리 채플린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극대화되었다는 사실.

초반에 대공포를 발사하는 장면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개그로 한번 뿜게 만들고,

뒤이어 슐츠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도 또 한번 뿜는다.

그 이후에도 이발사가 특전대들과 다투는 장면에서는 정말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발산한다.

이발사의 컨셉 자체가 워낙 어리버리한 설정이다 보니 전형적인 코미디가 잘 살아나는 것.

그런데, 전제군주적 카리스마를 내뿜는 힌켈로서는 어떤 코미디를 선사할까?

놀랍게도 지금에서도 신선하기 그지없는 놀라운 기법이 발휘되는데,

연설 도중 마이크가 왔다갔다 하는가 하면, 이발의자가 계속 올라가는 등

비현실적인 기법을 통해 창조적 유머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에서야 주커 브라더스에 의해 본격화된

일종의 못말리는유머인 것이다.

이를 무려 50년이나 앞서 흑백 영화에서 시전했으니,

정말 찰리 채플린의 유머 감각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겠다.

웃긴 장면이 너무도 많지만, 이는 말로 표현해봤자 다 이해할 수 없으니

직접 볼 것을 적극 권장한다.

찰리 채플린이 대단하다는 것은 단지 웃기다는 것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그의 슬랙스틱 코미디에는 철저하게 계산된 연습과 노력이 담겨 있다는 것.

어쩜 저렇게도 능청스럽게 엎어지고 미끄러질까 하는 등등의 일련의 행동들은

사실 찰리 채플린이 사전에 철저히 계산을 하고 이를 완벽하게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현실화된다.

어디서 어떻게 미끄러지고, 이와 동시에 모자는 어떻게, 지팡이는 어떻게,

걸음은 어떻게, 표정은 어떻게, 심지어 주변 인물들과의 리액션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모든 것들이 그의 철저한 각본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너무도 완벽한 나머지 영화를 보는 우리들은

그것이 철저하게 꾸며져있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왜냐하면 너무너무너무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 뿐만 아니라 설정에도 그의 천재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다.

힌켈이 연설할 때 외치는 토메니아어는 언뜻 들어보면 독일어처럼 들린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그것은 영어도 아니고 독일어도 아닌, 전혀 엉뚱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어 일부를 영어를 패러디해서 쓰기 때문에 알고보면 말이 안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로 치면일본 한다고 하면서 “아나따노 주둥아리 조또 구라까네이런 식인 것이다.

우리야 영어권이 아닌 지라 쉽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영어를 쓰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그 대사 하나하나가 빵빵 터지는 개그인 것이다.

이러한 듣보잡 언어를 메시지를 확실히 담아 개그로 승화시킨 그의 능력,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불발탄이 사람을 따라 빙빙 돈다는 설정은 지금 봐도 참신한 코미디 기법이다>

찰리 채플린의 천재성은 비단 그의 연기에서만 깃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왜 천재 감독인지를 이제부터 설명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그가 각본, 감독, 제작, 주연을 모두 담당한 작품이다.

그야말로 1 4,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2개 배역을 했으므로 1 5역이겠다.

연기력이야 검증된 것이겠지만, 그의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어떠할까?

그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라고 불리울만한 많인 시도를 그의 작품에 녹이려 했다.

그 첫번째가 바로 시대를 앞서간 놀라운 통찰력.

이 작품은 다들 알겠지만,

2차대전 독일의 히틀러를 패러디해서 힌켈이라는 캐릭터를 창조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히틀러의 만행을 고발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그런데, 이 작품의 각본이 써질 때 찰리 채플린이 독일의 유태인 학살 만행을 몰랐다면 믿겠는가?

비록 찰리 채플린은 유태인이 아니었지만,

놀랍게도 그는 유태인이 히틀러로부터 어떠한 업악을 받을지에 대해서

이 영화를 통해 그의 선견지명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거의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심지어 이 영화가 개봉된 1940년에도 히틀러가 유태인을

수용소에 가두어 몰살시켰다는 사실은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때이다.

그의 이러한 시대주의적 통찰력은 비단 이 작품만 통해서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 작품 직전에 만들어진 1933년작 <모던 타임즈>에서는,

자본주의의 급성장으로 인하여 물질만능주의와 인간성파괴현상이 심화될 것을

기계수리공의 모습을 통해 신랄하게 보여주었더랬다.

재미있게도 이 두 작품은 모두 찰리 채플린이 각본, 감독, 주연을 한 작품이다.

찰리 채플린은 사실 처음부터 이러한 천재성을 보여준 인물은 아니다.

그는 대부분이 모르는 사실인데, 사실 영국 태생이다.

영국에서 가난한 집안 아이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결국 찰리 채플린은 어린 나이에 고아원에 맡겨지게 되고, 그 곳에서 크면서 희극을 배우게 된다.

그러다가 17세 때 당시 영국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인정받던 프레드 카노 극단에 입단하게 된다.

여기에는 그의 탁월한 연기 감각이 어느 정도 작용을 했겠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당시 희극왕이라 불리우던 희극 매니아 마크 세네트 감독이

자신의 작품을 위해 1913년 프레드 카노 극단을 미국으로 초청하기에 이른다.

당시 2번째 미국 방문이었던 찰리 채플린은,

자신을 보고 실망한 세네트에게 임팩트를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아주 기묘한 컨셉으로 자신을 보여주게 된다.

바로 지금의 찰리 채플린의 대명사가 된 팽귄 걸음의 어리버리 중절모 신사의 모습.

게다가 당시 25살에 불과했던 젊은 찰리 채플린은

자신의 어린 모습을 숨기기 위해 코 밑에 히틀러식 수염을 붙이게 된다.

우습게도 히틀러가 수염을 따라한 꼴이 되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믿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어쨌든 자신의 컨셉을 완전히 바꾼 찰리 채플린은 그 특유의 능청스런 코믹 연기로 인하여

단번에 모든 스탭들을 사로잡게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찰리 채플린 자신은 자기의 그런 모습이 일상적인 영국인의 모습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그의 말 속에 어쩌면 사회풍자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이후 그의 작품을 통해 서서히 주제의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이후 엄청나게 많은 단편영화에 출연하면서 찰리 채플린이라는 캐릭터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된 그는,

1919년 마침내 자기만의 영화사를 만들어 첫 장편영화에 발을 담근다.

그가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했던 첫 행동은 바로 독서.

왜 그가 사회풍자적이 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해 그의 독서가 상당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여겨진다.

그로 인해 그는 결국 훗날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되기도 하지만.

<세계 지배의 야심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힌켈을 보고 히틀러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의 장편 영화 <키드>는 비록 개그적인 소재는 많이 줄었지만,

사회빈곤층에 대한 묘사와 그들의 삶의 애환이 희망이라는 코드로 녹아들면서

일종의 작가주의적 색채를 띄게 되었다.

그리고 찰리 채플린은 이 작품의 조연이었던 16세의 영계녀 리타 그레이와 재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마누라를 잘못 만났는지, 찰리 채플린은 가정파탄의 지경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찰리 채플린의 작품은 주구장창 만들어지는데,

걸작 <서커스> <거리의 불빛>이 바로 이 때 만들어진다.

두 작품 모두 <키드>의 연장선상에서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녹아든 일종의 다큐적 작품의 성격이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대 히트를 쳐서 그를 전 세계적 감독의 반열로 일으켜세웠다.

이후 찰리 채플린의 작품은 공통적으로 슬픔과 유머라는 두 가지의 모순된 코드가

뒤섞여서 조화를 이루는 아주 독특한 양상을 띠게 된다.

여기에 사회풍자적인 주제의식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는데,

그 첫 작품이 바로 희대의 명작 <모던 타임즈> 되시겠다.

놀랍게도 찰리 채플린이 특유의 중절모 차림을 과감하게 벗어던진 첫번째 작품이기도 한데,

그만큼 그가 이 작품을 통해 변화를 보여주고자 했던 마인드는 강했으리라.

덕분에 이 작품에 스며든 자본주의의 비판 정신은 후대 비평가들의 신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지만,

안타깝게도 당시의 비평가들마저 신금을 울리기도 하였다.

왜 안타깝냐고? 바로 찰리 채플린을 공산주의 빨갱이로 몰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찰리 채플린이 이 작품을 통해서 얻은 소득 한 가지는,

바로 또 한명의 미녀이자 아내인 파울레트 고다드와 만나 결혼하게 되었던 것.

그리고 그녀는 그 후의 작품인 바로 <위대한 독재자>에서 여주인공을 꿰차게 된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와서, 찰리 채플린은 <모던 타임즈>를 통해

희극 영화 사상 최고의 블랙 코미디라는 명예를 부여잡게 되고,

이후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여 <위대한 독재자>를 통해 또 한번의 사회고발을 시도한다.

하지만 <위대한 독재자>는 당시 정세 때문에 대부분의 유럽 지방에서는 상영불가가 된다.

누가 봐도 히틀러를 욕하는 것인데, 당시 히틀러의 지배에 있던 유럽 어느 나라가

감히 그 영화를 상영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재미있게도 히틀러는 이 작품을 여러 차례 봤다고 알려져 있다.

이미 앞에서도 말했듯이, 히틀러가 사실 찰리 채플린의 골수 매니아였던 것.

히틀러는 몰래 이 필름을 구해서 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반응이 어떠했는지는 그의 죽음과 함께 영영 미스터리가 되었다.

행복할 것만 같았던 파울레트 고다드와의 결혼 생활이 또 한번 쫑나고,

찰리 채플린은 이번에는 18세의 원조교제녀 우나 오닐과 또 결혼하고 만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찰리 채플린은 영화계의 대표적인 영계 킬러로도 알려져 있다.

아무튼 우다 오닐은 이후 찰리 채플린의 임종 때까지 함께 했던

그야말로 진정한 찰리 채플린의 사랑으로 인정받게 된다.

<그의 작품에는 위와 같이 빈곤한 서민들의 애환이 뭍어나는 장면들이 참으로 많다>

우다 오닐과 결혼한 찰리 채플린은 이후 또 한번의 자본주의 비판 작품인

<살인광 시대>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너무나 신랄한 사회비판과

냉소주의가 버무려져 있다 보니, 오히려 관객과 비평가들은 비난을 쏟아 붓게 된다.

관객들은 여전히 그의 눈물과 기쁨이 뒤섞인 코미디를 원했지만,

찰리 채플린은 어느새 코미디를 잃은 사회비판주의자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결국 찰리 채플린은 공산주의자로 몰려 시련의 인생을 걷게 된다.

이러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찰리 채플린은 그의 마지막 역작이자 인생 최고의 걸작이 되는

<라임 라이트>의 제작에 몰두한다.

기존까지 볼 수 없었던 연출과 주제의식을 담은 이 작품은.

찰리 채플린의 생애 그 자체를 투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절로 인해 자살을 기도하던 젊은 미녀 발레리나가

어떤 노 예술가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되고 삶의 희망을 가지게 되어가는 스토리.

그리고 라임라이트의 불빛을 받으며 춤을 추는 발레리나 앞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마는 노 예술가의 마지막 장면 등.

기존에는 단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찰리 채플린만의 멜로가 담긴 이 작품은,

비록 자신의 주 무대였던 미국이 아닌, 고향 영국에서 초연될 수 밖에 없었지만,

이 작품으로 인해 훗날 찰리 채플린은 아카데미가 인정한 최고의 천재감독에게 수여하는

특별상의 계기가 되고 만다.

이 작품을 끝으로 찰리 채플린은 자신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내쫓은 미국에 분노하여

두 번 다시 미국 땅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스위스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이후 찰리 채플린은 한 명의 영화인으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평화주의자로서

반핵 운동, 월남전 반대 운동 등을 강하게 어필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1972년 아카데미의 초청으로 실로 20년 만에 자신이 성장하고 성공했던, 그리고 좌절했던

미국으로 돌아와 드디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1977녀녀 12 25일 크리스마스 날, 찰리 채플린은 88세의 나이로

슬프도록 재미있었던 그의 희극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지구본 탱탱볼 쇼는 이 작품 최고의 명장면으로 평가받는다>

필자가 한 명의 천재 감독의 일대기를 소개해 보았다.

작품 소개하다가 결국 인물 소개까지 거창해져 버렸는데,

찰리 채플린은 사실 이 정도의 찬사로도 부족한 천재 중의 천재이다.

필자는 참으로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찰리 채플린에 대한 존경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의 생김새와 행동, 연기 등 코미디로 승화되는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배꼽이 빠지도록 웃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의 그러한 코미디 뒤에는 슬픔과 눈물이 드리워있다.

이는 어쩌면 우리가 웃기 즐기며 보게 되는 광대들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다.

연극이 끝나고 난 후 우리는 무대 뒤에 남겨진 모습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그 모습을 단 한번이라도 보게 된다면,

관객이 떠나간 후의 무대 위의 공허함 속에서

눈물로 만들어진 그들의 웃음과 미소를 볼 수 있다.

찰리 채플린의 연기와 삶도 이와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는 처음에는 비록 사람들을 웃기기 위한 어리버리한 중절모 차림의 광대가 되었지만,

자신의 작품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삶의 애환과 비애를 보여주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면서도 그 끝에는 늘 희망이 있다는 것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작품을 끝까지 보고 나면 눈물진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다.

, 너무 또 감성적으로 몰아가고 말았다.

이번에는 다시 작품으로 돌아와서 몇 가지 얘기를 해보자.

우리는 흔히 찰리 채플린 하면 무성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그는 정말로 많은 단편 무성영화에 출연한 것이 사실이다.

그의 코미디 스타일을 정립하게 된 것도 사실 무성영화 때문이다.

그러다가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성영화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위대한 독재자>가 바로 그의 첫 유성영화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겠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듣보잡 토메니아어를 만들어서 언어적 유희를 구사했는가 하면,

대사를 통해 코미디적 상황을 더욱 강조하기도 하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첫 유성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참신함과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이

찰리 채플린의 천재성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이 작품은 런닝 타임만 무려 2시간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영화가

1시간 30분이 고작이었다. 2시간은 상영시간 때문에 어려운 실정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찰리 채플린은 무려 50년이나 앞서 근시대적 성향을 미리 선사했던 것이다.

그의 통찰력이 실로 무섭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히틀러와 무솔리니도 이렇게 유치쌈뽕아스트랄하게 다퉜을까?>

찰리 채플린의 작품에는 그의 사단이라고 할 수 있는 몇몇 배우들이 늘 함께 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여자 배우들은 전부 찰리 채플린의 마누라였다.

출연한 후 결혼하던지, 아니면 결혼한 후 출연하던지 둘 중 하나였다.

놀랍게도 모두 미녀에다가 영계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데,

찰리 채플린이 은근 카사노바적 기질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배우가 한 명 출연한다.

바로 듬직한 슐츠 장군을 연기한 레지날드 가디너.

이 사람 생김새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올드 무비 팬들이라면 이 정도 마스크면 무언가 굵직한 작품을 했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할 것이다. 그만큼 아주 잘생긴 사나이이다.

그는 이 작품 이후 66년에 장편의 TV드라마 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되는데,

바로 지금도 후덜덜하게 되는 <배트맨> 되시겠다.

하지만, 여기서 알만한 사람은 아는 사실.

당시 TV판 배트맨은 지금과 비교해보면 대학생에게 까부는 유치원생 수준이다.

근육이라고는 전혀 없는 밋밋한 몸매에, 그대로 드러나는 코스튬하며,

심지어 마스크에는 눈썹까지 그려져 있어서 헤벌쭉 거리는 배트맨의 면상이 되고 말았다.

, 액션은 둘째 치고 악당보다도 주인공들이 더 어수룩하고 멍청해보였으니,

왜 수많은 명감독들이 배트맨을 다시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가?

이 작품이 개봉 당시 세계 정세 때문에 많은 곳에서 개봉을 못 했다고 했는데,

이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상당하다.

히틀러 얘기는 이미 했고, 또 하나의 독재자인 무솔리니는 어떠했을까?

안타깝게도 무솔리니는 영화 개봉 전에 께꾸닥 했지만,

그의 미망인이 이 작품을 엄청 싫어했다고 한다.

이탈리아는 공교롭게도 미망인에 대한 예우의 차원에서

이 작품을 개봉하기로 했을 때 나폴리니의 부인이 나오는 장면을 모두 삭제하고

상영했다고 하는데, 아마 그 미망인이 나폴리니의 부인의 장면을 봤다면

정말 심장마비로 순직하시기 않으셨을까?

이 외에도 레지스탕스들이 몰래 독일군들 영화관에 이 필름을 껴서 상영했다고도 하는데,

과연 반응이 어땠을 지 궁금해진다.

여기서 필자가 추측해 보건데, 아마도 대부분의 독일군들은

이 작품을 매우 재미있게 보지 않았을까 싶다.

적어도 웃기니 말이다.

이 작품에서 비판하고 있는 유태인 억압 정책은 아마 당시의 독일군들은

대부분이 잘 몰랐을 것이다.

역사적 사료에 의하면 유태인 탄압 정책은

히틀러 치하의 아주 일부 부대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2차 대전 독일군의 명장 중의 명장이자 히틀러 추종자였던 에르빈 롬멜 장군마저

그러한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가 뒤늦게 히틀러의 광기를 알게 되고 결국 그를 암살하려 시도했던 롬멜 장군이다.

<힌켈의 손에 갓난 아이가 실례하는 엽기적인 연출은 블랙 코미디의 진수>

어찌되었건, 우리는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에서야

히틀러의 독재와 독일군의 유태인 탄압에 대해서 비판을 가할 수 있지만,

찰리 채플린은 바로 그 당시에 실시간으로 그것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강심장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겠다.

비록 영화인이지만, 영화를 통해 사회를 고발하고 비판할 수 있다는 정신을 보여준 찰리 채플린.

비록 그 덕에 인생 말년을 아주 힘겹게 보낸 불운의 천재였지만,

그가 떠난 지금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찰리 채플린의 흔적을 밟으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찰리 채플린의 자신의 이상형이자 롤 모델이라고 한 심형래 감독을 보더라도,

그가 많은 이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자기만의 영화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면,

그는 정말로 한국의 찰리 채플린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늘 어리버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광대 찰리 채플린, 하지만 그는 진정 천재 중의 천재였다>

필자는 찰리 채플린이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아주 귀여운 손녀 딸과 함께

스위스의 자신의 저택 정원에서 노니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본 적이 있다.

희대의 영화인이자 희극인, 그리고 감독이었던 찰리 채플린,

그가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모습은 실로 평범하고 평화스러운 모습이었다.

그가 그토록 자신의 작품을 통해 부르짖었던 삶의 희망,

그 희망의 결말이 그의 마지막 모습에 깊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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