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xus IS 250
<아줌마 아저씨들의 인기브랜드인 Lexus에 젊은 느낌을 부여한 IS250>
필자는 개인적으로 Lexus를 좋아하지 않는다.
Lexus의 품질이나 성능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개인의 느낌일 뿐이다.
아니, 뿐이었다.
사실 Lexus에 대한 오래 전부터의 필자의 느낌은 이러했다.
"쓸데없이 비싸고 거품만 많은 차"
입증할만한 근거는 없었지만, 그냥 필자는 과거에 그랬었다.
하지만 IS250을 시승해본 후 그 느낌은 그저 착각이었을 뿐이라고 깨달았다.
이번에는 필자가 제대로 잘못 알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준 IS250에 대한
시승기를 적나라하게 끄적거려볼까 한다.
<필자가 이토록 쉽게 반한 엉덩이는 흔치 않다. 보면 볼수록 빨려드는 느낌>
먼저 Lexus에 대해 어렴풋이 짐작가는 부분들을 콧구멍 후비듯 꺼내보자.
초큼 아는 사람들은 Lexus가 Toyota의 하위브랜드임을 안다.
Toyota란 어떤 차인가? 오래 전부터 미국의 자동차 시장에 일본이라는 이름을 알린
그야말로 안전성과 내구성 하나로 전 세계를 석권한 베스트셀러 Toyota.
그 Toyota에서 고급 승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Lexus이다.
그만큼 Lexus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Lexus가 Benz나 BMW보다는 한 수 아래라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Lexus의 이미지가 고급 승용차로 대뇌피질에 깊숙히 박혀있은지 오래이다.
최강의 라인업 LS를 비롯해 GS와 ES는 국내 세단 시장의 상위권을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정숙성과 안전성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해서
일찍이 강남 싸모님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인기몰이를 제대로 하기도 하였다.
실제로도 Lexus는 소음 면에서는 최고 수준이고,
고속주행시의 정숙성 면에서도 최고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렇다보니 한국에서는 유독 아줌마들의 사랑을 독차지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싸모님들의 인기품목이 되다보니,
Lexus는 중년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인식이 생겨버린 것.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고자 Lexus가 꺼내든 카드가 바로 IS와 SC이다.
SC는 완전 매니아들을 위한 고성능 쿠페로, 하드탑 컨버터블을 장착한
2인승 로드스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 클래스에 Benz나 BMW가 수두룩하게 깔려 있어서 그리 빛을 보지 못한 셈.
하지만 IS는 조금 다르다. 바로 절묘한 타협의 결과물이었던 셈.
IS는 4인승 세단을 지향하면서도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실현한 모델이다.
그렇다보니 젊은 층이 거부감없이 다가갈 수 있었고,
스포츠와 세단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거물로 인정받게 되었다.
<외관은 스포티하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고급 세단의 느낌이다.>
이러한 인기를 등에 업은 IS라인은 국내에서는 250모델 하나만 존재한다.
사실 외국에서는 IS350의 대배기량 모델도 존재하고,
IS-F의 고성능 튜닝 머신까지도 존재한다.
어쨌든 국내 소비자들은 아쉬우나마 2,500cc에 만족하자.
자, 이제 본격적으로 IS250에 빠져보자.
IS250은 2,500cc의 V6 직분사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최대출력은 207마력으로, 기대보다는 살짝 빠지는 수준.
대신 연비가 11.4km/L로 생각보다 높다.
공인연비이므로 실제로는 엎치락 뒤치락 하겠지만,
동급에서는 이 정도 연비를 구현하는 차는 국내 차량말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쭉 찢어진 헤드램프와 펜더의 절묘한 조화가 압권이다. Lexus치고는 보기 드문 연출>
IS250에 대해서 필자가 꼭 하고 싶은 얘기 중 하나는 바로 외관이다.
사실 다른 라인업의 모델은 필자 개인의 취향으로는 "지저스~"이다.
좋다는 것이 아니라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분명 매끄럽고 잘 빠진 몸매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필자의 심금을 거북하게 하는
그 무언가가 항상 존재하였다.
하지만 IS250만큼은 예외적이라는 것이 핵심.
필자는 늘 자동차를 볼 때 외관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엉덩이이다.
헤드램프와 범퍼의 균형과 높이, 펜더의 안정적인 형태 등을 높이 보는데,
IS250의 경우 이 부분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일테지만, 어쨌든 까다로운 필자도 마음에 든
몇 안되는 모델이 바로 IS250이다.
프런트라인도 나쁘지않다. 약간 째려보는 듯한 헤드램프의 눈매는 세련되어 보인다.
사이드라인도 스포티한 느낌이 잘 살아있다.
전체적으로 앞과 뒤의 디자인적 균형이 잘 살아있는 모델이다.
다만, 프런트범퍼가 옥의 티라면 티.
마치 손바닥 벌려서 "나 한푼 줍쇼~"하고 있는 듯한 범퍼의 디자인은
개인적 취향으로는 NG이다.
이번에 새로 페이스리프트된 RX350도 이러한 디자인 컨셉을 채용하여서
필자 입장에서는 심히 거북한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어디 한군데 쓸모없는 것이 없는 계기와 편의장비들>
어쨌든 외관만으로는 수준급인 IS250.
이제 드라이빙 수준도 어떤지 한번 체험해 보자.
시동은 스타트버튼으로 시작된다.
버튼을 누르고 시동을 켰다.어라? 시동이 걸렸나?
어지간히 민감한 성격 아니고서는 시동이 걸렸는지 조차 느끼기 힘들다.
바로 Lexus의 최대 장점인 소음과 정숙성의 강점이 빛을 발하는 순간.
조용해도 이렇게 조용할 수가 없다.
이래가지고는 시원시원하게 달리고픈 느낌이 어디 나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을 뿐.
엑셀을 밟고 도로로 나서자 막연했던 기대가 곧 현실로 다가왔다.
207마력에서 뿜어내는 힘은 만족할만한 수준.
게다가 곡선 코스에서도 아주아주 부드럽게 빠져나가는 핸들링.
차좀 몰아보겠다 싶은 영건들에게는 이 정도면 결코 나쁘지 않겠다.
운전 중 재미있는 현상을 하나 발견하였다.
계기판의 RPM과 속도를 가리키는 게이지에 순간순간 불이 들어 오는 것.
Radial 게이지를 따라서 어느 순간만 되면 아름다운 색깔이 밝혀진다.
무슨 기능인가 봤더니, 단순히 운전의 재미를 주기 위해 준비된 일종의 쑈.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색깔이나 점등 기준을 바꿀 수 있다고 하니
이렇게 자그마한 운전의 재미도 선사하는 IS250.
<계기는 가시성도 뛰어나고 필요한 정보가 알기 쉽게 돗자리깔고 있다.>
기어는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어 있다.
수동모드 컨트롤이 가능하고, 패들 시프트도 장착되어 있다.
아쉽게도 드라이빙 모드는 구분되어 있지 않다.
패들 시프트의 변속 충격도 꽤 부드러워 만족스럽다.
여담으로, IS-F는 자동 8단 기어가 장착되어 있다고 한다...후덜덜~
Lexus의 또다른 장점은 바로 편의사양이 되겠다.
이미 안전성에 있어 일가견이 있는 Toyota의 혈통이라고 언급하였다.
그만큼 IS250에도 안전에 대한 노력이 흠뻑 젖어들어 있다.
정면에는 듀얼 에어백이 들어가 있고, 보조석에도 에어백이 있다.
사이드커튼실드 에어백은 기본이고, 운전자 무릎보호 에어백도 장착되어 있다.
그야말로 사방을 에어백으로 둘러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exus의 VSC(차체 안전성 제어장치)는 최신기술의 집합체.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차량에 차체자동제어기술이 들어가있는데,
Lexus의 제어시스템은 타사보다 한단계 진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필자처럼 차를 감성적으로 모는 사람은
차체제어시스템을 Off하고 다닌다.
이럴 경우 예측하지 못한 미끄러짐 사고는 바로 가족과의 생이별로 연결된다.
하지만 Lexus의 시스템은 아무리 Off를 해도 정작 사고발생순간이 되면
강제적으로 On이 되어 가족과의 질긴 인연을 이어나가게 해준다.
<자동 6단 기어 변속 시스템. 연비 개선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고>
룸미러는 ECM이 기본이고, 놀랍게도 사이드미러도 ECM이 적용된다.
필자는 사실 룸미러보다 사이드미러가 더 눈부시는걸 위함하다고 보는데,
사이드미러 ECM 적용은 그야말로 운전자를 배려한 최고의 선물.
그 외에도 메모리 시트, 도난 방지 장치, 후면 감지 시스템 등 갖출 것은 다 갖추었다.
하지만, 필자가 IS250을 통해 느낀 최강의 장점은 바로 이 것.
14개의 스피커와 조화를 이룬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
Benz 고급 럭셔리 라인업에나 탑재될만한 수준의 최강 오디오 시스템이
IS250이라는 자그마한 녀석에게 들어앉아 있다는 것을 그 누가 알았겠는가.
마크 레빈슨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말을 말라.
IS250의 내부에서 울려퍼지는 360도 입체 음향의 감동은
아무리 시설 좋은 영화관도 포기해버리고 싶은 환상의 도가니탕.
국내 소비자들이 오디오 시스템에 남달리 관심이 많다는 것을
Lexus가 재빠르게 눈치채고 도입한 마케팅 전략이랴고 한다.
동급의 BMW나 Benz, 혹은 여러 수입차량이대수롭지 않게 여긴 부분을
Lexus가 과감히 공략함으로써 대성공을 이룬 것.
어쨌든 필자는 오늘 IS250의 오디오 시스템만 말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IS250의 꽃 중의 꽃은 바로 오디오 시스템.
다만, 이 오디오 시스템은 기본 탑재가 아니라서,
오디오와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패키지로 탑재된 Style Edition 모델을 구매하여야 한다.
기본형은 아쉽게도 순정 오디오가 들어가 있지만, 그래도 스피커가 13개라고 하니
순정도 결코 빠지지는 않는 수준.
참고로, Style Edition은 오디오 시스템과 네비게이션 유무의 차이 뿐이다.
네비게이션은 한글화가 잘 되어 있지만, 자체의 맵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어서
길찾기 기능이 살짝 디테일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운 점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어지간한 곳은 문제없이 다 찾아갈 수 있으니
나 정말 길치다! 하지 않는 운전자라면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을 듯.
<IS250의 최강의 무기. 14스피커 마크 레빈슨 오디오 시스템. 일단 감동 작렬>
최강의 드라이빙 품질과 안전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에 합리적인 보장기간까지.
IS250이 있는 한, 소비자가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다만,나몰라라 크레이지 드라이빙 스타일을 추구하는 드라이버라면
IS250은 기대만큼 다이나믹한 드라이빙은 선사하지 못할 것이다.
살짝 모자란 힘은 삼겹살 먹고 시원한 냉면을 먹지 못한 그런 느낌?
차량 가격은 46,900,000원이다. (2009년 2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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