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308 SW HDi
<푸조를 디젤 엔진의 강자로 자리매김시킨308 SW HDi>
필자의 두 번째 시승기는 푸조의 308 SW HDi되겠다.
필자는 토크가 어쩌구 기어비가 어쩌구 따위의 복잡한 말은 과감히 삼가하겠다.
그런 정보는 해당 홈페이지에서 실컷 살펴볼 수 있다.
대신, 진정한 시승기는 개인의 실제 느낌이 어떠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비록 필자가 모든 운전자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는 없겠으나,
되도록이면 이 글을 읽는 사람도 실제 이 차를 타본 것 같은 느낌을 주고자
최대한 이해하기 쉽고 느끼기 쉽게 시승기를 쓰고자 한다.
이 차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얻고자 했다면 다른 사이트를 참조하시길...
자, 그럼 푸조에 대해서 살짝 알아보고 들어가겠다.
푸조는 엄연히 프랑스 네이밍을 가지고 있다.
뤽 배송 감독의 영화 <택시> 시리즈에서도 프랑스 영화답게
푸조가 주인공의 슈퍼택시로 등장한다.
영화 일부분에서 아예 대놓고 푸조야말로 프랑스의 자랑이다 라고 할 정도이다.
실제로 푸조는 PSA 푸조 시트로엥사의 자동차 브랜드로, 포드와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순수 프랑스 혈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국내에서도 쌍용자동차를
중국 브랜드가 아닌 국내 브랜드고 여기고 있는 것을 보면,
가뜩이나 자존심 높은 프랑스 사람들 입장에서는
푸조는 그래도 프랑스 국민의 차인 셈이다.
비록 영화 <택시>에서는 수퍼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지만
실제 푸조는 수퍼카나 고급 승용차 브랜드라기 보다는
경제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프랑스인들의 기대가 투영된
알짜배기 차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친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높아지는 기름값에
연료효율성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등 문제가 많아지자
디젤 엔진이 새로운 대체 엔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리고 일반 승용차에 디젤 엔진을 장착하는 데 있어
놀랍도록 훌륭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가 바로 푸조이다.
푸조는 일찌감치 디젤 엔진의 가치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디젤 승용차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고,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승용차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푸조는 국내에서는 다소 싸구려 수입차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2003년에 처음으로 국내에 정식 런칭할 당시 206 CC를 선보였는데,
2,000만 원 대의 하드탑 컨버터블 차량이라는 것을 주요 포인트로 삼아서
국내 시장을 공략했던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
현재는 407 라인업이 들어오기 때문에 더이상 싸구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여전히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서는 고가의 라인업이 부족한 현실.
그렇다 하더라도 푸조는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여러나라에서도 인기있는 차종이다.
실제로 자동차 산업이라면 한때 목숨보다도 소중히 여겼던 영국에서는
영국인의 자존심 재규어가 팔린 이후 푸조가 국민차로 자리잡았을 정도이다.
아무튼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차량이 바로 HDi 라인업인 것이다.
<푸조 치고는 디자인의 놀라운 혁신이 느껴진다>
푸조 308 SW는 308 라인업 중에서 웨건 형식으로 나온 모델이다.
필자는 308을 타고 싶었으나, 시승차량이 SW밖에 없어서 SW를 시승하였다.
308은 207의 스포츠쿠페나, 407의 세단 형식이 아닌, 해치백 형식이다.
현대차의 i30이나, 볼보의 C30과 비슷한 계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308은 그들에 비해 조금 더 덩치가 크다.
그야말로 패밀리카에 적합한 컨셉을 가지고 나온 것이 308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206CC 시절부터 푸조의 디자인에는 정말이지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지만,
이번에 새롭게 나온 308 라인업은 앞대가리가 상당히 세련된 느낌을 주고 있다.
푸조 특유의 경사낮은 프런트윈도우와 찢어진 헤드램프를 잘 살리면서
대문짝만한 사자모양 앰블럼과 덕트는
기존의 푸조에서는 살짝 찾아보기 힘든 놀라운 시도가 아닌가 싶다.
자, 이제 시동을 걸어보자.
흔히 디젤엔진은 예열과 후열이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디젤엔진이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단점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푸조는 이 부분을 극복한 유일한 브랜드이다.
예열과 후열 없이도 가솔린 엔진처럼 바로 작동가능한 디젤엔진.
그것이 바로 푸조가 자랑하는 HDi의 기술력이다.
시동 직후의 엔진 소음은 경미하다.
디젤엔진 답지 않게 매우 조용하고 안정적이다.
자 이제 엑셀을 밟아보자.
어라라? 생각보다 잘 나간다.
2,000cc의 138마력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이 좋다.
엑셀의 압력도 적당하고 치고나가는 느낌도 제법이다.
SW가 해치백 타입에 비해 덩치도 크고 무게가 제법 나가지만,
결코 차가 무겁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150마력 수준의 BMW보다 더 잘 나가는 느낌.
최대 토크가 1,900 rpm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초반 가속력에 집중하여 무겁다는 느낌을 덜한 것이 푸조의 자랑.
하지만 고속에서의 주행은 어떨까?
우려와 달리 고속 주행도 매끄럽게 이루어진다.
어차피 스포츠카가 아닌 이상 고rpm을 이용한 운동성은
전혀 쓸모가 없다는 얘기.
그야말로 실용성 하나로 무장한 푸조임을 제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호 대기를 위해 잠시 정차를 하고 있으면서 디젤 특유의 소음과 떨림을 느껴보았다.
기어가 N 상태일 때와 D 상태일 때의 차이는 다소 심하다.
N일 때는 극도로 조용하고 떨림도 없지만,
D로 하면 키잉~~하는 작은 소음이 들리고 떨림이 심해진다.
의외로 이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N일 때 너무 조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기어는 자동 6단이 장착되어 있는데, 디젤에 덩치 큰 녀석임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도 수동 조작이 가능하다.
보통 오토 미션에 매뉴얼 조작이 가능하게 하는 차는
나름 타는 재미좀 나게 만드는 쿠페나 세단에 탑재되기 마련인데,
이 부분은 애교로 넘어가주는게 좋을 듯 싶다.
브레이크는 무서울 정도로 민감하게 작동한다.
다리에 힘 조절 못하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비추이다.
잘못했다가는 바로 급정지해서 뒷 차와의 추돌이 예상된다.
핸들링은 무거운 편이지만, 운전하기에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308 HDi의 또 하나의 자랑이라면 바로 연비.
디젤엔진의 장점 답게 연비도 우수해서, 공인 연비 15.6km/L을 자랑한다.
고속 주행이라면 17~18km/L도 가능할 듯 싶다.
<심플하지만 놀랍도록 실용적인 내부 인테리어>
308 SW는 겉보기와 달리 내부가 꽤 넓다.
푸조 차량은 외관으로 보면 상당히 좁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반듯하게 다듬어진 차체가 전체적으로 차를 작게 보이게 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보면 꽤 넓직한 여유 공간이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대쉬보드도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고, 좌석도 의외로 넓직하고 푸근하다.
계기판은 나름 정갈해 보이고, 센터페시아도 군더더기는 없다.
ECM룸미러는 기본 내장이고, 무릎 보호 에어백까지 들어있는 수준이다.
308 SW의 가장 큰 매력은 파노라마 선루프가 아닌가 싶다.
길쭉한 차체를 따라 지붕이 뻥 하니 뚤려있다고 상상해 보라.
얼마나 멋지겠는가.
시트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이 차의 가치는 바로 이 점에서 극대화될 수 있겠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삼성의 QM5와 달리 개폐식이 아닌 고정식이다.
즉, 절대 열리지 않지만 그만큼 튼튼하다는 것이다.
앞 유리가 옆 유리보다 5배 정도 강하게 만드는데,
푸조의 파로나마 선루프 유리는 앞 유리의 25배나 더 강하게 만든다고 한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뒤집혀도 깨지지 않는 유리라는 것이다.
선루프 차단막은 기어봉 뒤쪽에 있어서 조절하기가 쉽다.
오히려 실내등과 룸미러 쪽의 컨트롤 패널은 단조롭다.
흔히 룸미러 위에 선그라스 수납함이 있을 터인데,
308 SW는 우습게도 운전석의 왼쪽, 도어 위쪽에 붙어있다.
푸조에서 재미있는 점은, 안전을 꽤 중요시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인들의 차에 대해 갖는 생각이 어떠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선, 내부의 도어 손잡이에 안전장치가 없다.
그럼 어떻게 도어를 잠그지??
그건 버튼 하나로 해결된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도어락 버튼이 그것이다.
도어락 버튼을 누르면 밖에서는 열 수 없지만, 안에서는 열 수 있다.
즉, 어떤 경우에도 안에서는 무조건 열 수 있다는 셈이다.
그렇다면 뒷자석에 탄 아이들이 장난으로 문을 열어버리면?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운전석 도어 컨트롤 패널에 또하나의 버튼이 숨어있다.
이 버튼은 아동안전장치로, 뒷자석의 문을 안에서도 열 수 없도록 잠그는 기능이다.
또 하나의 안전 장치는 오일 캡에 숨겨져 있다.
연료를 주입하기 위해 연료주입구를 열면 주유소 직원이 당황할 것이 뻔하다.
푸조를 처음 접하는 주유소 직원이라면 어찌해야할 지를 몰라할 듯.
바로 오일 캡에 잠금장치가 되어 있다는 사실.
이 오일 캡은 다른 열쇠도 아닌, 운전할 때 사용하는 시동키로 열리는 캡이다.
따라서 주유 시에는 반드시 엔진을 정지시키고 열쇠를 뺀 다음 주유소 직원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만 겨우 기름을 넣을 수 있다는 사실.
휠에도 안전 장치가 숨겨져 있는데, 그것은 바로 5개의 휠 너트 중 하나는 가짜라는 것이다.
즉 4개만 실제 모양에 맞는 공구를 끼어야 풀리고, 나머지 하나는 마치 너트인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커버에 불과한 가짜 너트를 빼고서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다른 모양의
진짜 너트를 빼야 타이어가 빠진다는 사실.
프랑스에서는 기름 도둑, 타이어 도둑이 너무너무 많아서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운전자의 마음을 만족시켜야 했다는 푸조의 황당한사연이 녹아있다고 한다.
실용성도 매우 높아서, 기본적으로 5명으로 탈 수 있는 시트가 있음에도
최대 7명까지 태울 수 있는 수준이다.
놀랍게도 뒷 자석 시트는 모두 분리 및 접이가 가능하며,
접을 경우 트렁크가 어마어마하게 넓어지고,
분리할 경우 트렁크 코너에 장착할 수 있어서
뒷자석은 다리를 쭉 뻗고 누울 수 있을 정도로 둔갑하기도 한다.
도어는 4개이지만, 생각보다 무겁다고나 할까?
열고 닫을 때마다 조금만 힘을 줘도 쾅쾅 닫힌다.
차 꽤나 아끼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부분이 스트레스일 수가 있다.
<실제로 열어보면 놀라움이 가득한 트렁크>
실용성과 안전성을 강조하다 보니 그만큼 포기하는 부분도 많은 것이 푸조이다.
바로 감성적인 부분.
예를 들면, 오디오라던지 시트라던지 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시트는 수동식이라 조적이 불편하지만, 핸들 위치를 앞뒤로도 조절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열선 시트는 장착이 되어 있지 않아 동절기에 살짝 앉기가 두려울 수도 있겠다.
오디오는 자사 OEM 모델을 끼기 때문에 그냥 보통인 수준.
에어컨 시스템은 듀얼 조작이 가능하지만, 디스플레이 패널이 매우 단순하다.
사이드미러는 타고 내릴 시 자동으로 접이가 가능하며,
와이퍼는 재미있게도 한쪽 방향이 아니라 2개가 팔을 벌리듯 서로 반대방향으로 작동한다.
헤드 램프는 안타깝게도 HID가 아닌데, 이는 차량 원가를 낮추기 위한 방책이었다고 한다.
휠은 시승차량의 경우 17인치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2009년 중반부터 들어오는 모델은 16인치가 장착된다고 한다.
네비게이션은 기본 장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푸조 공식 홈페이지 상의 이미지에서는 네비게이션 매립형이 보이나
실제 국내에 들여오는 차종은 매립되어 있지 않다고 하는데, 아마도 원가 때문인 듯.
308 SW는 해치백 스타일의 308과 동일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차량 크기와 무게가 조금 다를 뿐.
물론 이에 따른 운동성은 차이는 수치로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아무래도 해치백이 운동성 측면에서 더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가격에 있어서도 해치백이 유리하지만, 대 가족을 거느린 가장이라면
패밀리카의 대안으로 SW를 선택할 만 하다.
경제성과 실용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에 얻을 수 있는 수입차의 명예까지.
그 모든 것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차가 바로 푸조의 308 라인업 되겠다.
주말마다 유모차를 트렁크에 넣고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갈 생각에 고민하는 분이라면
한번쯤은 고민해 봐도 좋은 푸조 308 SW.
가격은 SW가 3,895만 원으로 3,590만 원의 해치백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그만큼의 값어치는 한다는 소리. (2009년 2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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