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미까 2008. 5. 13. 12:51

88분 (88 Minutes)

당대 최고의 카리스마남 알 파치노가 돌아왔다.

영화 히트에서 보여준 냉철하면서도 날카로운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려는 작품 88분.

어느덧 수염마저 백발이 성성해지는 알 파치노의 늙다리 라스트 액션을 파해쳐 보겠다.

참고로, 스포일러가 되기 싫은 당신이라면, 영화를 먼저 보시라.


<상당히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하는 포스터>

제목 88분이 주는 의미는 명료하다. 주인공에게 주어진 시간이 단 88분이라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듯이 주인공에게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은 곧 주인공이 88분 후면 꾀꼬닥 한다는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 88분은 너무 짧은 것 아닌가?

(영화 런닝타임과 거의 일치하는 이 시간은, 마치 1분 1초를 편집없이 그대로 보여주려는 감독의 의도가 보인다)


<주인공 잭 그램 역의 알 파치노>

#1. 스토리 - 런닝타임 88분으로 끝났어야 할 영화

스토리는 뻔하다.

원래부터 냉철하고 똑똑하고 날카로우면서도 정의로운 역만 맡는 알 파치노 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비슷한 컨셉의 범죄심리학자 잭 그램 역을 맡은 알.

잭은 포스터라는 연쇄살인마를 사형대에 세운 결정적 인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들어 포스터의 무죄가능성에 사회적 초점이 모이면서,

그에 대한 잭의 증언이 위증일 수도 있다는 것에 잭은 골치를 썩는다.

그러던 어느날, 감옥에 있는 포스터의 살인행위를 그대로 따라한 모방범죄가 일어나고,

그 피해자가 자신의 제자 중 한 명인 것을 알고 놀란다.

정신을 가다듬을 즈음, 길거리에서 우연히 걸려온 전화 한 통.

발신자표시도 되지 않는 괴상한 전화, 척 봐도 보이스피싱이겠지만서도,

그런것에 둔감한 잭은 열심히 전화를 받는다.

전화를 받자마자 들리는 목소리 "앞으로 88분 후면 너는 죽는다, 똑딱"

친절하게 효과음까지 넣어주는 범인의 쎈쓰에 그냥 웃고 넘어가는 잭.

하지만, 이후 연속해서 벌어지는 사건과 함께,

대략 5~6분 간격으로 꾸준히 알려주는 시간알림 서비스에 대략 감동한 잭은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의심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왜 범인은 88분이라는 시간을 준 것일까?

잭이 팔팔했던 28살 청년일때, 사랑하던 여동생이 유괴납치 후 무참히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 사건 당시 범인이 남긴 테이프에서는 죽은 여동생의 마지막 목소리가 담겨 있었고,

범인이 여동생을 죽이기까지 88분이 걸렸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사실 잭은 연쇄살인마들에 대해 나름 개인적인 복수심을 가지게 되었고,

몇몇 사건에 대해서는 이러한 복수심때문에 위증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 어쨌든 주인공은 이상한 사건에 휘말린 가운데,

계속해서 언론을 통해 잭의 위증을 주장하는 포스터에 대해서 반론을 피며

이 사건이 자신의 무죄와 잭의 위증임을 밝히려는 포스터의 음모가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된다.

하지만, 포스터는 감옥에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을 사주할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을 사랑하는 X2띠동갑의 제자와 함께 위험을 헤쳐나가던 도중

자신을 도우러 달려온 조수 셜리의 도움으로 사건의 전막을 대략 파헤친 잭.

하지만 확증이 없는 가운데 자신을 범인으로 내세우는 FBI의 추적을 뿌리치며

마침내 88분이 다가오는 클라이맥스에 진범과 대면하게 되는 잭.

범인은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의 학생 중 한 명 이었다는 사실.

하지만, 그 학생의 진짜 정체는....영화를 보면 알게 된다는 당연한 진리!!

어찌되었건, 결말은 잭의 승리로 끝나고, 마땅히 죽을 놈은 죽는 그런 영화.


<감옥에서 열심히 잭을 조롱하는 존 포스터 역의 닐 맥도프>

#2. 영화에 대한88초간의 감평

영화를 보는 내내 느껴지는 부분이지만,

88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정말로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벌어진다는 억지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더욱이, 진범이 밝혀지고 나면, 진범이 벌여왔던 철저하고도 세밀한 작업정신(?)에 대해서 감탄을 지를 수 밖에 없는데,

88분동안 전화도 하고, 강도도 하고, 살인도 하고, 꾸미기도 하고, 연기도 하고...정말 별 짓을 다 한다.

이렇게 다방면의 전문가인 범인도 마지막에서 보여주는 어처구니없는 자만심이란....

어쨌든 시작에서의 긴장감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엉뚱한 사람 범인만들어버리는 영화. 88분.

알 파치노의 혼신을 다한 액션 연기가 이제는 눈가에 이슬을 만들어 버리는 영화. 88분.

내가 존경하는 3대 배우 중 한 명인 알 파치노의 몸을 아끼지 않은 카리스마 연기에 박수를 보내며,

아쉬움에 목말라 [히트]를 재생해본다.


<극 중 로렌 더글라스 역의 리리 소비에스키.

영화 잔 다르크의 잔 역을 맡을 정도로 발군의 운동신경과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개인적으로 내 스타일. 므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