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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까 2009. 4. 6. 19:13

Infiniti G37 Coupe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 세단이라는 온갖 좋은 미사여구는 다 갖다붙인 G37 쿠페>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업체 중 단기간에 가장 경이로운 판매성장률을 보인 브랜드는 어디일까?

답은 바로 인피니티이다.

2005년에 인피니티 G35를 한국 시장에 내놓은 이후

정말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며 젊은 사장님들의 애마로 추앙받았으며,

2007년에는 G37를 새롭게 공개하여 고급 세단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여 왔다.

인피니티는 원래 닛산의 고급 브랜드이다.

닛산 자동차는 과거의 명성만큼 아니지만 그래도 90년대에는

도요타 못지 않게 다양한 차종을 대책없이 제조해 낸 대표적인 일본 메이커이다.

그 대책없던 결과물 중에는 90년대를 풍미한 스카이라인 R-34와 페어레이디Z(350Z) 등이 있겠으나,

의외로 세단 시장에서는 참패를 금치 못하였다.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이 제작하여 명차라고 인식되어지는 SM5/SM7

사실 닛산의 알티마를 본뜬 것에 불과한데,

오히려 닛산 알티마는 참패를 거듭하고 말았던 것이다.

어쨌든 90년대 이후 정말 파산 직전까지 치달았던 닛산이

르노와 손잡으면서 겨우 살아나고, 도요타의 렉서스 전략에 자극을 받아

새롭게 고급승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인피니티 되겠다.

따라서 인피니티는 도요타와 렉서스의 관계와도 같이, 닛산과 인피니티의 그런 껄쩍지근한 관계인 것이다.

<G35에 비해서는 외관이 크게 개선되었다고는 보기 힘들다>

어쨌든 인피니티는 고급승용차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고급승용차 시장을 석권해버린 렉서스와는 같은 전략으로 승부는 어려웠을 법이다.

왜냐하면 기술력과 품질, 그리고 인지도에서 도요타를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피니티가 내건 전략은 다소 도발적이었다.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드라이빙 퍼포먼스와 감각을

고급 세단에도 적용하면서 가격을 합리화시킨다 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탄생한 G35라는 괴물은 300마력에 육박하는 파괴력에

고성능 드라이드트레인을 탑재하고, 세련된 감각의 유선형 디자인과

전통과 모던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의 퓨전으로

그야말로 스포츠세단이라는 말을 100% 실현한 물건이었다.

이 정도의 물건을 구하려면 아무리 못해도 1억 가까이는 퍼부었어야 할 것을,

인피니티는 단 돈 5천만 원으로 모셨으니 당연히 젊은 사장님들이 좋아하지 않을래야 없지 않았을까?

어쨌든 필자는 인피니티를 이끌고 있는 선봉장 G37,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라고 하는 G37 쿠페를 시승해 보았다.

인피니티 G37은 일본에서는 닛산 스카이라인 GT의 이름을 달고 나온 만큼,

뿌리는 역시 스카이라인의 뿌리라 할 수 있겠다.

G35 11번째 모델이었다고 하니, G37 12번째 모델이 되는건가 싶다.

G37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그다지 다양하지 않고 소가족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단과 쿠페의 딱 2종류의 차이일 뿐이다.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인피니티의 장점은 그 겉모양도 그렇지만 라인업도 복잡하지 않아서 참 쉽게 다가온다.

세단은 말 그대로 4도어를 기본으로 한 세단이고, 쿠페는 2도어를 기본으로 한 전형적인 쿠페이다.

그 중에서도 G37 쿠페는 세단에 비해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가지고 있다.

G35 쿠페에 비해 한층 보강된 3,700cc 333마력 6기통 엔진이 탑재되어 있고,

기어도 6단 오토에서 7단 오토로 업그레이드되어 연비와 정숙성을 개선하였다.

그리고 스포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는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어서

스포츠세단의 색깔 중에서도 보다 더 스포티하다고 할 수 있겠다.

<뒷꽁무니만 보고 가다가 G37 뒤에 S가 붙어있다면 바로 물러나주세요>

먼저 G37 쿠페의 외관을 살펴보자.

마치 대패로 열심히 다듬은 듯한 부드러운 엿 덩어리 같은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직선보다는 곡선의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후면디자인은 여전히 간결하고 직선적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테일렘프나 스포일러, 범퍼 등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어

곡선과도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도저히 세단이라고 보기 힘든 정말로 다이나믹하고 깔끔한 인상이다.

필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인피니티의 디자인은

참으로 보기 힘든 잘 다듬어진 디자인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특히나 필자가 참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엉덩이 라인이

예술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인피니티를 높게 쳐주고 싶다.

세단에 19인치 알로이휠을 탑재한 센스도 대단하다.

보통 18인치도 버거운 것이 사실인데, 19인치를 달고도 힘찬 성능을 자랑한다는 것이 경이롭다.

게다가 자세까지 받추어주니 이게 웬말인가.

그렇담 이번에는 젊은 사장님의 느낌으로 쿠페의 몸체에 기대어보자.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동 가격대의 다른 수입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완벽함이 느껴진다.

고급 가죽으로 다듬어진 푹신한 전동시트가 벌써부터 설레게 만든다.

쿠페임에도 불구하고 실내 공간은 상당히 넓고 아늑하다.

뒷좌석도 세단에 버금갈 정도로 아늑하게 보인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대쉬보드와 센터페시아에 녹아든 인테리어 철학이 어중간하다는 느낌이다.

스포츠세단을 추구해서 그런지 세단의 중후함과

쿠페의 모던함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어지럽게 범벅되어 있는 느낌이다.

이번에 새로 출시된 G37 쿠페 컨버터블에서는 개선이 되었을 법 하니,

우선은 이 정도에서 타협하기로 하자.

<아직은 세련미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G39를 기다려볼까나?>

스타트버튼을 누르고 심장 소리를 들어보자.

인피니티는 나름 자글자글 끓는 엔진소리가 매력이다. 거칠지는 않지만 그렇더라도 조용하지도 않다.

달리는 맛에는 중후한 엔진음도 큰 몫을 하는 만큼,

일부러라도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숨기지 않은 것 같다.

엑셀의 압력도 적당하고 핸들링도 적당하다.

초반 부드러운 가속은 세단의 느낌 그대로이다.

아주 조용하고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뻥 뚫린 도로를 만나 힘차게 엑셀을 밟아보았다.

한 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내 몸이 시트에 찰싹 달라붙는다.

포르쉐보다 약간 모자란 듯한 느낌의 드라이빙 쾌속감이다.

3,700cc이니 만큼 충분히 그 매력을 뿜어대고 있다.

핸들링도 역시 명성대로 우수하다.

인피니티 스포츠 브레이크 시스템은 우수한 제동력을 입증해주었다.

이 정도 퍼포먼스면 세단의 느낌하고는 너무도 멀다.

이제서야 필자는 필자의 지인이 그토록 강조해오던 G37 쿠페 터보의 전설을 믿을 수 있었다.

G37 쿠페에 터보 차저를 올리면 그야말로 공도 위의 괴물이 된다고 증언한,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타고 다니는 지인이 있다.

예전에는 지인의 말을 믿기 힘들었으나, 이제서야 뒤늦게 깨닫고 혼자 흐믓한 미소를 지어보게 된다.

럭셔리라는 이미지를 베이스로 하는 만큼 편의장비도 굉장히 우수한 편이다.

7인치 네비게이션이 기본 탑재되어 있고, 후방카메라도 탑재되어서 주차시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오디오는 보스 시스템을 장착해서 나름 우수한 음질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에어백은 탑승자의 여부에 따라 각기 다른 압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쓸데없이 부풀어오르는 에어백으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한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놀라운 기술은 바로 스크래치복원 기술.

그야말로 최첨단의 기술이 아닌가 싶다.

조금이라도 차체에 스크래치가 발생하면 저절로 복구가 된다고 한다.

물론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무리하지 않는 이상 자잘한 수준은 감쪽같이 굿바이라고 하니,

살짝 긁혀서 눈물콧물 다 짜는 시츄에이션은 발생하지 않을 듯하다.

<어이, 그런데 안개낀 날에는 운전을 하지 말라는 소리인가?>

인피니티하면 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드는 것이 바로 LED 라이트이다.

테일램프에 아름답게 박혀있는 LED는 그야말로 테일램프계의 백미.

인피니티의 LED 신드롬으로 인하여 이제는 너나 할 것 없이 전부

LED 튜닝의 바람이 불었을 정도이니, 그 파급효과는 실로 대단하다 할 수 있겠다.

이 외에도 크루즈컨트롤 시스템, 기어변속 패들쉬프트, HID 헤드램프, 열선 시트 등

어지간한 고급 옵션은 전부 들어차 있는 G37 쿠페.

그런데! 딱 한가지가 빠져있다는 것이 상당히 의외였다. 바로, ECM 룸미러가 없다는 것.

이게 어찌된 사연인고 하니, 인피니티의 높은 분들께서 인피니티는 너무도 성능이 좋아

뒤에 헤드라이트 때리면서 쫓아올 차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서

ECM 룸미러를 없애 가격을 낮추라고 했다는 것.

터무니없는 자신감이지만, 어쨌든 세단의 이미지라면 ECM 룸미러는 갖춰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요새는 마티즈도 페라리를 이기는 세상이니, 함부로 콧대를 세우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겠다.

<언제쯤 인피니티의 아성이 깨질 것인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어찌되었건, 내 나이 30대에 돈 좀 버는 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사장님,

혹은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전문직이다 싶으면 한번쯤 화끈하게 몰아줄만한

사장님용 차량이 바로 G37 쿠페라는 것. 나이가 40대를 넘었다 싶으면 G37 세단이나

M35를 선택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G37 쿠페는 그에 비해 스타일에 대한 부담도 없고

가격적인 면에서도 충분히 현실적인 차량인 만큼 앞으로도

인피니티의 한국시장 진출 신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62,200,000원이다. (2009 3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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