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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8 북두의권 (北斗の拳) 20
  2. 2008.12.18 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 (Resident Evil Degenaration) 4
  3. 2008.07.15 월-E (Wall-E)
posted by 미까 2009. 6. 18. 11:52

북두의권 (北斗の拳)

<안면근육 마비가 의심되는 무표정 사나이 켄시로>

#1. 남자라면 봐야 하는 만화

중국 무술 영화를 보면

황당하리만치 어이없는 권법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도 서극식 무협 영화를 보면

상대의 혈을 찔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혈류를 막아 죽이는 등의 대략 난감한 기술이 난무한다.

보통 싸움이라 하면 주먹이나 발로 때리고 막고 하는 것인데,

초특급 과대포장형 구라를 자랑하는 중국 무술은

인간의 신체 중 가장 오묘하다는 수백개의 경락비공을 매체로 하여

황당무계한 액션을 보여준다니 원.

아무튼 경락비공은 좋게 쓰면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신비의 요소이지만, 잘못 쓰면 사람 병신 만드는 것은

한 순간인 매우 치명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바로 그 경락비공을 가장 극적인 요소로 등장시킨 만화가 있으니.

바로 북두의권 되겠다.

부론손의 원작을 토대로 테츠오 하라가 작화를 한 만화 북두의권은,

그 잔혹함과 황당무계함 때문에 초반에는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당췌 깔끔하게 볼 수 없는 거친 그림체와

인상만 잔뜩 찌푸리고 있는 근육질 덩어리의 헬쓰 보이들,

그리고 심심하면 뻥뻥 터쳐 죽이는 그로테스크한

액션이 난무하는 통에 많은 사람들의 정신건강과

안구건강만 해친다는 소리가 많았다.

그런데, 이 만화에는 읽다보면 어딘가 모르게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오로지 사나이들만이 느낄 수 있다는 뜨거운 감정!

가슴 속 깊이 끌어안을 수 밖에 없는

사나이들만의 사랑에 대한 애절함과,

그것을 관통하는 육체적 하드코어 퍼포먼스.

북두의권은 단순히 징그럽게 터쳐 죽이는 피비린내 나는

액션 만화가 아니라 진정으로 사나이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진정한 남자들만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하드코어 액션과 남성 철학이 절묘하게 조화된 이 작품은

그 이후 수많은 팬들을 양산하였고,

탄생 25년이 지난 지금에도 다시금 북두의권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애장판 출간 및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 액션 피겨 제작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리메이킹되고 있다.

필자는 어렸을 적에 500원짜리 해적판으로 우연히 접했다가

그 징그러움에도 불구하고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와

주인공을 능가하는 카리스마의 조연급 캐릭터들에 반해

미치듯이 본 적이 있다.

당시에는 주인공 이름이 타이거라고 나와서,

또래들 사이에 타이거 신드롬을 불어일으키며

툭하면 와다다다다다다다다!!!”하면서 주먹질을 사정없이 해대곤 했었더랬다.

그때는 단순한 재미에 빠졌었었는데, 지금 이렇게

건정한 청년이 되어서 다시 작품을 접하게 되니

그야말로 이 작품은 남성철학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문학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북두의권은 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에 대해 살짝 살펴보자.

북두의권은 인류가 핵전쟁을 일으킨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인류의 정신상태가 가히 빵점이라서 결국 핵전쟁을 일으켰고,

세상은 황폐화되면서 그야말로 무법천지의 세상이 된 것.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고,

그 중에서 일격필살의 권법을 행사하는 자들이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권법가 중에서도 개념이 있는 놈과 없는 놈이 있을 터이니,

양상은 보나마나 선과 악의 대결.

세상을 지배하고자 하는 악한 권법가들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인류애를 꿈꾸는 선한 권법가들간의

치열한 대결이 작품의 핵심 포인트이다.

주인공 켄시로는 북두신권이라는 권법의 계승자로서

여러 인물들과 만나며 피할 수 없는 숙명에 따라

대결을 펼치고 성장해 나아간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되고

결국 세상은 점점 더 희망차진다는 공익 캠페인스러운 스토리.

<온갖 상처는 다 낫는데, 유독 가슴의 북두칠성 상처는 흉태가 그대로이다>

#2. 스토리 - 북두신권 계승자로서의 처절한 싸움

작품은 크데 3부작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북두신권 계승자들의 싸움을 그렸고,

2부는 켄시로의 과거와 북두신권의 뿌리에 대해 밝혀지는 내용이며,

3부작은 켄시로의 뒤를 이어 북두신권을 계승하기 위한

새로운 계승자의 내용을 담고 있다.

솔직히 임팩트가 컸던 것은 1부이고, 2부는 약간 외전격으로 흐르다가,

3부는 완전 번외편이 되어버리는 느낌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리메이킹 아이템은 1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만큼 1부가 가장 감칠맛 난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우선 메인스토리인 1부의 스토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겠다.

워낙에 방대한 스토리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관계로

조금 길 수도 있겠지만, 라면건더기까지 다 건져먹는

필자의 꼼꼼함을 이해해주시고 재미있게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 린과 바트, 그리고 켄시로의 만남

때는 199X.

핵전쟁이 일어나고 황폐화가 된 지구.

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도래하자

인류는 강자와 약자로 극명하게 구분되는 절망의 시대에 살게 되었다.

사막을 걷다가 쓰러진 청년 켄시로는

우연히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에게 구출되어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가슴에 북두칠성 모양의 7개의 상처를

가졌다는 이유로 무고하게 감옥에 갇힌 켄시로.

그 곳에서 평생을 함께 하게 될 소년 바트와 소녀 린을 만난다.

린은 당시 사고로 말을 잃었던 가슴아픈 사연을 간직한 아이.

하지만 켄시로의 친절에 린은 켄시로를 따르게 된다.

갑작스레 닥친 스페이드군단의 침입으로 마을 사람들이 죽어나가지만,

켄시로는 린을 지키기위해 스페이드군단과 싸우게 되고

가공할만한 권법인 북두신권을 작렬하면서 린을 구하고,

그녀의 목소리까지 되찾아준다.

이후 바트와 린은 켄시로를 따라 여행을 떠난다.

- 분노와 우정의 크로스펀치로 쓰러진 신

켄시로는 린과 바트와 함께 여행 도중

여러 싸움에 휘말리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싸우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전사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그러던 도중 남십자성을 상징으로 쓰는 세력과 부딪히면서

켄시로는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싸움임을 직감한다.

서던크로스 세력을 이끄는 우두머리는 켄시로의 절친한 친구였던

남두고취권의 전수자 신.

신은 핵전쟁 이후 켄시로와 연인 사이인 유리아를 빼앗기 위해

켄시로의 가슴에 7개의 상처를 내고 내버렸던 인물,

신에게 잡힌 유리아는 켄시로 앞에서 죽임을 당하고

켄시로는 복수심에 분노하여 신을 그대로 묵사발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유리아는 알고 보니 인형.

신은 그제서야 비로소 유리아가 자살했음을 알리고

그 죄책감과 슬픈 사랑에 켄시로에게 죽기를 원하였던 것.

순성을 타고 난 신은 결국 그 순수했지만 이루어질 수 없었던

잘못된 사랑에 대해 눈물을 흘린 채 눈을 감고 만다.

절친한 동료이자 라이벌을 잃은 켄시로는 또 한번

그렇게 사랑을 가슴에 지고 성장하게 된다.

<순성의 남두고취권 신. 초반 반짝 등장이지만 그가 남긴 여운은 크다>

- 기구한 팔자의 레이와 마미야의 등장

계속 여행을 한 켄시로는 젊은 여성 리더

마미야가 이끄는 마을에 도착하여 마을을 위협하는

늑대족 무리로부터 보호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한편 동시에 똑 같은 요청을 받고 나타난 사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남두수조권의 전승자 레이.

그는 7개의 가슴에 상처가 있는 사나이를 죽이는 것이 소망이라면서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인간이기를 버리고 악착같이 살아온 인생이었다.

하지만 켄시로 일행과 마미야를 만나면서 조금씩

인간다움을 찾아가게 되고, 서서히 레이는

마미야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한다.

한편 늑대족 두목은 켄시로와 레이를 처치하기 위해

레이의 여동생인 마미야를 인질로 잡아 둘의 대결을 협작하였으나,

켄시로와 레이의 초특급 사기행각으로 인하여 늑대족들은 전멸하고

마미야도 무사히 구출된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원수가 켄시로임을 알게 된 레이는

그럴리 엎다며 단념하게 되고, 마미야를 통해 그 원수의 정체가

켄시로의 사형이자 북두형제 4형제 중 셋째인 쟈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예쁜 구석이라고는 벼룩의 손톱만큼도 없는 셋째 쟈기.

쟈기야 사랑해~~의 그 쟈기가 아님>

- 동문의 수치 쟈기의 만행

동문 시절 가장 비열하고 얍실했던 쟈기는

켄시로가 전승자가 되었을 당시에도 이에 불만을 갖고 대들다가

켄시로에게 제대로 얻어터져 죽을 번 하다가 살아난 나쁜 놈.

북두의권 주요 캐릭터 중 유일하게 하나부터 끝까지

악으로 가득찬 인물이다.

어쨌든 쟈기의 소행임을 알게 된 켄시로는

종지부를 찍기 위해 쟈기를 찾아 나서고,

쟈기는 그런 켄시로를 약올리기 위해

켄시로 행세를 하면서 사악한 면모를 드러낸다.

하지만 재회하게 된 두 사람은 이미 레벨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

쟈기는 예전의 켄시로가 아님을 알고 발광하지만

결국 회심의 어퍼컷에 제대로 깔끔하게 세상을 하직하고 만다.

그리고 쟈기는 마지막으로 켄시로에게

너 위로 아직 2명의 형이 있다라는 말을 남기면서

켄시로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북두신권에는 총 4명의 동문이 있었는데,

맏형이 라오우, 둘째가 토키, 셋째가 개망나니 쟈기,

그리고 막내가 켄시로 되겠다.

하지만 1800년 역사 내내 1자 전승으로 이루어진 북두신권은

4명 중 한명 만이 계승자가 되고,

나머지는 목숨을 잃거나 권법을 봉인당하게 되는

비련의 운명을 겪게되는 것.

하지만 켄시로가 전승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라오우와 토키는 멀쩡히 살아있었으니

켄시로는 여간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쨌든 켄시로는 언젠가 이들과 운명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다시 여행을 떠난다.

맏형 라오우는 세기말 패자를 자처하면서 스스로를 권왕이라고 칭하며

이 세상을 힘으로 지배하려고 하고 있다.

그는 패권을 위해 자신의 스승인 북두신권 계승자 류켄마저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비정한 인물.

사부의 죽음과 라오우에 의해 억압받고 피해받는

일개 약자들의 마음에 분노를 느낀 켄시로는

라오우를 막아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전에 자신에게 도움이 될 인물로 반드시

토키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전에 토키가 있었다고 하는 기적의 마을로 찾아간다.

기적의 마을은 토키가 핵전쟁 당시 켄시로와 유리아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핵의 낙진을 덮어쓰는 희생을 치루면서

병을 얻게 된 후 북두신권을 의학치료의 목적으로

약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만든 마을.

하지만 켄시로가 도착했을 때는 미치광이가 되어버린 토키를 만나게 된다.

비정한 현실을 통해 악에 눈을 떴다는 토키는

여러 사람들을 잡아다가 새로운 비공연구를 위해 실험체로 쓰고 있었던 것.

그러한 만행에 분노를 느낀 켄시로는 토키와 대결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등장한 레이에 의해 그는 가짜 토키였음이 드러나게 되고,

결국 이에 제대로 뚜껑열린 켄시로는

그대로 굿바이 펀치를 작렬해주신다.

<북두역사상 가장 완벽하다고 평가받은 둘째 토키>

- 계승자가 되었어야 할 사내 토키의 등장

레이에 의해 토키가 전설의 지하감옥 카산드라에

잡혀있다는 것을 알게 된 켄시로는 토키를 구하기 위해 카산드라로 간다.

카산드라는 권왕이 자신에게 대항하는 자들을 가두기 위해 마련한 감옥.

이곳의 간수장은 강력하기로 소문난 몽골패극도의 달인.

하지만 켄시로의 순수함과 정의로움에 반한 문지기는

켄시로를 위해 반역행위를 하게 되고, 이들의 도움으로 켄시로는

간수장을 살포시 매장시켜주면서 토키에게 달려간다.

마침내 토키와 만나게 된 켄시로는 재회의 기쁨을 나누면서

동시에 권왕 라오우의 용서하지 못할 만행에 대해 공감을 나눈다.

그러는 켄시로에게 토키는

라오우를 멈출 수 있는 것은 오직 너, 켄시로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므흣해한다.

- 라오우와 켄시로의 1차 타이틀매치

건강이 몹시 나빠진 토키와 함께 마을로 돌아온

켄시로 일행은 일단 정착을 선택하지만,

켄시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권왕이 마을을 습격하게 된다.

마침 레이는 권왕과 마주치게 되고 켄시로에게 보답하겠다며

권왕에게 대들지만 결과는 영락없는 레이의 떡실신.

켄시로가 왔을 때는 이미 늦었던 상태였다.

켄시로는 라오우에 대항하려 하지만 토키는

그런 켄시로를 비공박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싸움을 봐두라고 얘기한다.

서로 대등한 실력을 갖춘 라오우와 토키는

그렇게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되고,

혈투 끝에 승기를 잡은 라오우는 토키에게 사조성을 가리키며

하직인사 할 것을 권유한다.

마미야의 순간 개념없는 뻘짓도 속수무책.

되려 마미야만 죽을 번 한 상황에서 비공박을 깬 켄시로가 라오우를 막아선다.

드디어 켄시로와 라오우는 자존심 대 계승자라는

갈등의 뿌리를 뼈 속 깊이 되새기며 치열한 결투를 벌이게 된다.

아직 켄시로가 약할 것이라 생각했던 토키는

놀랍도록 성장한 켄시로의 모습에 놀라게 되고,

그렇게 치열한 사투를 벌인 두 사람은 결국 무승부로 승부를 끝내고 만다.

패자로서의 권위를 잃은 라오우는 그렇게 쓸쓸히

자신의 애마 흑왕에게 매달려 떠나게 되고,

켄시로는 부상당한 몸으로 마을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성전환수술을 강추하고 싶은 요성의 남두홍학권 유다>

- 유다의 등장과 레이의 최후

한편 권왕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자

여기저기서 숨은 세력들이 야심을 드러내게 되고,

그 중에서 남두육성권의 한 사람인 남두홍학권의 전승자 유다도

야심의 그림자를 드러내게 된다.

마미야는 과거에 유다에게 끌려가 가혹한 경험을 겪은 여자였기 때문에,

유다는 사조성을 보게 된 마미야를 또 다시 납치하게 된다.

한편 이 사실을 알게 된 레이는 토키에게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힘을 달라고 요청하고,

토키는 일시적으로 힘을 낼 수 있지만 고통이 너무도 크다는

신혈수를 찔러 레이에게 한시적으로 생명을 연장하게 해준다.

엄청난 고통 때문에 머리가 하얗게 변한 레이는

유다를 자신의 마지막 적수로 여기고 최후의 대결을 요청한다.

한 때 남두육성권을 함께 수행한 동문이자 라이벌이었던

두 사나이는 그렇게 최후의 대결을 펼치게 되고,

자신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유다는

결국 최후의 순간에 또다시 레이의 아름다운

남두수조권에 마음을 빼앗겨 일격을 당하게 된다.

비록 야심가였지만 그 내면에는 진정 아름다움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해질 수 밖에 없었던 유다의 나약함과 순수함에

레이는 그를 평온하게 보내준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 마미야 앞에서 레이는

최후의 작별인사를 나누고 마침내 그 찬란했던 짧은 생을 마감한다.

<의성을 가진 남두수조권의 레이. 백발의 레이는 작품을 통틀어 최고의 매력남>

- 남두의 역사를 짊어질 사우더와 슈우

친구 신과 레이를 잃은 켄시로는 또 다시 여행을 떠나지만,

이번에는 권왕의 추락 이후에 대놓고 야심을 드러낸 인물

사우더와 맞닥뜨리게 된다.

사우더는 남두육성권 중 극성이라는 남십자성의 운명을 타고난

남두봉황권의 계승자. 황제의 운명답게 스스로 왕이 되길

갈망하며 모두를 지배하고 자신의 권위를 상징하는

대형 피라미드를 세운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정의파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남두육성권 중 남두백로권을 계승한 맹인 전사 슈우 되겠다.

켄시로는 슈우를 만나서 대결을 펼치게 되지만,

슈우가 장님인 것을 알게 되고 과거에

자신과 연관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켄시로가 어렸을 적 남두성권의 본지에서 1:10 대결을 펼치다가

막판에 상대로 등장했던 사람이 바로 슈우였던 것.

그 때 승부는 슈우의 승리였지만, 패자는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철칙에 대해 슈우는 자신의 두 눈을 포기하고 대신 켄시로를 살린다.

어쨌든 이 묘한 인연에 켄시로는

또 다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눈을 뜨게 된다.

한편 사우더는 자신을 방해하는 슈우를 잡으려고 난리를 치지만,

켄시로가 나서서 사우더에게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켄시로의 북두신권이 통하지 않는 사우더.

결국 켄시로는 사우더에게 쓰러지게 되고 그대로 사로잡힌다.

그 후 슈우의 아들인 시바가 몰래 켄시로를 탈출시키지만

켄시로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지게 되고,

이에 분노하게 된 켄시로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런 켄시로를 위해 갑자기 상처를 치료해주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라오우였던 것.

어쩄든 라오우덕에 상처치료가 된 켄시로지만

워낙 몸상태가 메롱인지라 아직은 힘을 쓸 단계가 아니었던 것.

그 순간 사우더는 아이들을 미끼로 슈우를 사로잡게 되고,

아이들을 인질로 내세워 슈우로 하여금 스스로

성제릉의 꼭대기를 완성하도록 시킨다.

스스로의 원통함에 눈물을 흘리는 슈우의 목소리에 켄시로는 깨어나게 되고,

켄시로는 다시 한번 사우더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한편 사우더의 비밀을 몰라 대결을 회피해왔던 라오우에게

그 비밀을 알고 있다는 토키가 나타나 같이

사우더를 무찌르러 가자고 한다.

하지만 켄시로가 끼어들지 말 것을 듣고 방청객으로 전락하게 된 두 사람.

켄시로가 뒤늦게 도착하지만 슈우는 사우더의 창에 찔려 숨을 멈추고 만다.

이에 분노한 켄시로는 헐크호건이 부활액션을 펼치듯이 화려하게 부활하여

사우더와 다시 한번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리고 결투 도중 스스로 사우더의 비밀을 알게 된 켄시로.

사우더의 비밀은 심장과 비공의 위치가 좌우 반대였던 것.

그래서 보통의 북두신권은 듣지 않았던 것이지만,

비공의 위치가 드러난 사우더는 결국 켄시로의 밥이 되고 만다.

최후에 북두신권 오의 천파활살을 맞고 쓰러지게 된 사우더.

그도 알고봤더니 1자 전승에 의해 이어지는

남두봉황권의 슬픈 운명 때문에 스스로 사부를 죽여야했던 사연이 있었던 것.

결국 사부의 주검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죽은 사우더와 함께

그의 야망의 상징이었던 성제릉도 무너지고 만다.

<남십자성을 타고난 남두봉황권의 사우더. 희귀체질이다>

- 형을 뛰어넘고 싶었던 토키의 마지막 소망과 라오우의 눈물

한껏 더 성장한 켄시로를 보고 자리를 떠난 라오우는

이제 형제들간의 최후의 대결이 머지않았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그에 부응하듯 토키 역시 자신의 얼마남지 않은 생을

화려하게 마감하기 위해 라오우와의 대결을 준비한다.

북두신권 동문이자 피를 나눈 친형제인 라오우와 토키.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지만, 결국 권법가로서의 야망은 같았다.

라오우는 천하를 쥐는 것이었고, 토키는 그런 형을 뛰어넘는 것.

오로지 힘으로 승부하는 강권의 라오우와 기술과 스피드,

그리고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유권의 토키가

드디어 상극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핵방사능만 아니었어도 기꺼이 계승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토키.

, , 체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는 평을 들었던 그는

결국 켄시로에게 전승자의 자리를 양보하고 이제

개인적인 야망이자 소망인 형과의 대결을 치르게 된다.

막상막하의 대결. 과거의 우정을 버리고

권법가로서 최선을 다하는 두 사람.

하지만 유권으로는 강권을 절대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있었던 토키는

그토록 숨겨오던 강권을 발휘하여 라오우로부터 승기를 잡게 된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던가.

병 때문에 힘이 다한 토키는 강권의 비밀이

순간 힘을 증폭시키는 찰활공에 있었음을 간파당하고,

결국 라오우에게 일격을 당하게 된다.

그렇게 마지막 펀치가 작렬하게 되고,

라오우는 토키를 살리는 대신 권법가로서의,

그리고 북두신권 계승자의 라이벌로서의 토키는 죽었다고 전한다.

그렇게 사랑하는 동생에게 최후의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고하고,

토키는 남은 생을 병자들을 도우기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인성의 남두백로권 슈우. 남을 위해 자신의 눈까지 바치는 인정파>

- 북두를 전장으로 이끌기 위한 하늘의 늑대 류우가

한편 이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던 사나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태산천랑권을 구사하는 류우가라는 사나이.

류우가는 계속 권왕의 심복으로 활동해 왔으나,

실은 북두를 전장으로 내모는 천랑성의 운명을 타고난 사나이였던 것.

류우가는 권왕을 북두의 사자로 인정하고 그를 도운 것이었지만,

켄시로의 선함과 정의로움에 감동받아

크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던 참이다.

그러다가 켄시로와 맞닥뜨리게 된 류우가는

켄시로야 말로 진정한 구세주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고

켄시로를 전장으로 이끌기 위해 스스로 피를 덮어쓴

악의 화신으로 돌변하게 된다.

슬픔과 좌절, 그리고 분노를 받아들이고 이를

표출할 수 있어야 진정한 힘이 생긴다는 것을

켄시로에게 알려주기 위해 류우가는

스스로 오명을 뒤집어쓰고 마구잡이로 학살을 시작한다.

그리고 토키마저 죽임으로써 켄시로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류우가는

분노에 휩싸인 켄시로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켄시로의 일격에 나가떨어진 류우가.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토키가 등장하고

류우가의 진심을 전하게 된다.

류우가는 유리아의 오빠로, 북두를 이끄는 사자로서의 운명을 다했다는 것.

그리고 그 주인공이 바로 켄시로였음을 역설한다.

마침내 북두의 사자로서, 그리고 구세주로서 진정 눈을 뜨게 된 켄시로.

그 뒤로 토키는 류우가를 안은 채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정말 반짝 등장하는 태산천랑권의 류우가.

천랑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고독한 늑대라는 뜻이다>

- 남두오차성의 등장과남두의 수장

라오우를 쓰러뜨리는 것만을 목표로 삼게 된 켄시로.

하지만 그 앞에 남두오차성이라 불리우는 사나이들이 나타나게 된다.

세상이 혼란스러울 때 남두와 북두가 동시에 일어서게 되고,

그 혼란을 잠재우고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남두의 수장과 북두의 사나이가 합쳐져야 한다는 것.

그래서 남두오차성은 그동안 권왕의 흉포에 숨어지내다가

때가 되었다 싶어 남두의 수장과 켄시로를 만나게 하려고 등장한 것이다.

바람의 휴이와 불꽃의 슈렌이 라오우를 막으려다 생을 마감하게 되고,

산의 후도는 켄시로를 도와 남두의 수장을 만날 것을 권유한다.

한편 남두의 수장이 궁금해진 라오우는

남두의 수장을 박살내기 위해 쫓게 되고,

남두의 수장은 최후의 수단으로 구름의 쥬더에게

라오우를 막아줄 것을 요청한다.

원래 쥬더는 라오우조차 함부로 덤빌 수 없었던

천재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는 실력파.

하지만 어디 한 군데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탓에

매일 니나니나하고 놀러다니던 인물. 하지만 남두의 수장을 만나게 된

쥬더는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라오우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한편 켄시로는 그 선천적인 느려터질듯한 선민의식 탓에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남두의 수장은 뒷전으로 돌리고

후도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시간을 버리고 만다.

그러다보니 나름 고군분투하던 쥬더만 더 개고생하게 되고,

결국 쥬더는 라오우와의 싸움에서 패배를 하게 되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구름의 쥬더마저 흔들리게 만드는 대단한 인물 남두의 수장.

그는 과연 누구인가?

알고봤더니 그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켄시로의 여인 유리아였던 것.

이제서야 대가리에 전구가 켜진 켄시로는

뒤늦게 유리아에게 달려가고, 마찬가지로 이 사실을 안 라오우는

초고성능 기동력을 자랑하는 흑왕을 타고

여유롭게 유리아 앞에 도착하게 된다.

드디어 그토록 꿈에 그리던 유리아를 만나게 되는 켄시로.

하지만 라오우가 있는 한 유리아는 무사하지 못하다는 지론을 피며

유리아를 바람맞히고 라오우와 맞짱을 뜨러 간다.

<남두오차성과 유리아. 오른쪽 상단부터 바람의 휴이, 불꽃의 슈렌, 바다의 리하쿠,

산의 후도, 남두수장의 유리아, 그리고 구름의 쥬더이다>

- 라오우와 켄시로의 2차 타이틀매치

남두오차성 중 가장 노령인 바다의 리하쿠가

라오우를 막아서지만 결국 부질없는 짓이 되어버리고,

리하쿠가 개떡되기 직전 켄시로가 도착하여 마침내 2차전을 치루게 된다.

서로 물고 물리는 엄청난 대결.

리하쿠조차 켄시로의 성장을 간파하지 못했던 놀라운 실력.

특히 켄시로는 수많은 권법가들과의 사투를 통해

슬픔을 짊어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북두신권 궁극오의라는

무상전생을 터득하게 되었다.

결국 라오우는 켄시로에게 무참히 얻어터지고 마는데,

순간 리하쿠가 설치한 최후의 부비트랩이 작동하면서

건물이 무너져 대결을 중단되고 만다.

그런데 하필 떨어진 곳이 유리아가 대기하고 있던 곳이라니.

결국 라오우는 유리아를 납치하여 도망쳐 버리고,

사고로 시력을 잃은 켄시로는 리하쿠를 부축하여 무사히 빠져나온다.

- 라오우를 공포로 몰아넣은 후도

크게 상처를 입은 라오우는 유리아의 도움으로 상처가 치료되지만,

이는 사랑이 아닌 동정임을 느끼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켄시로에게 패한 원인이

켄시로의 멍때리는 듯한 표정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공포를 지우기 위해 담력훈련을 강행하게 된다.

담력훈련은 다름 아닌 공포의 대가 후도를 이기는 것.

순박하고 착하기로 으뜸인 후도는

원래 악마의 화신이라 불릴 정도로 가공할만한 무서움을 지녔던 싸움꾼.

어릴 적 라오우조차 공포에 떨어야 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소녀 유리아의 모성애에 이끌려 참된 인간다움을 깨닫게 되고

이후 남두오차성으로 개과천선한 사나이.

하지만 라오우가 도전을 하게 되자 후도는

다시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와 라오우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된다.

실력은 당연히 라오우의 압도.

하지만 때려도 때려도 계속 일어서는 후도의 오뚝이 정신에

대략 난감해진 라오우는 후도와 그의 아이들이 보내는 눈빛에

공포를 느끼고 자신이 그어놓은 최후의 후퇴선을 넘어서고 만 것.

이는 본래 공포에 놀라 뒤로 물러서면

스스로 부끄러워 죽으려고 설치한 것인데,

무식한 부하들이 오해하고 후도를 공격하게 되어 무고한 후도만 죽고 만다.

결국 아직도 공포를 해소하지 못한 라오우는 그렇게 물러서게 되고,

뒤늦게 켄시로의 두 팔에 안겨 후도 역시 눈을 감고 만다.

자신의 패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한 라오우는

슬픔을 지닌 자만이 무상전생을 터득할 수 있다는

사부 류켄의 마지막 유언을 떠올리며,

그렇다면 자신도 슬픔을 느끼기 위해서는 결국

사랑하는 유리아를 그 손으로 죽여야한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유리아는 라오우의 뜻에 따라 서스럼없이 목숨을 내놓는다.

마침내 비정한 선택을 하고 만 라오우.

그리고 그 앞에 다시 서게 된 켄시로.

<북두 4형제의 맏형이자 세기말 패자 권왕 라오우.

캐릭터 역사상 이렇게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은 없었다>

-라오우와 켄시로의 3차 타이틀 매치

둘은 그야말로 막상막하의 실력으로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북두의 맏형으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는 라오우와,

계승자로서 숙명을 다하겠다는 켄시로의 치열한 사투.

궁극의 비기 무상전생을 작렬해주시는 켄시로.

하지만 라오우도 무상전생을 터득한 상태.

그것은 라오우 역시 유리아를 통해 슬픔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리하쿠는 북두 1800년 역사 상 최강의 사나이들을

무려 셋씩이나 내려준 하늘의 장난이라고 평하였다.

아무튼 이미 모든 오의를 다 선보이는 두 사람에게 남은 것은

단순히 치고받고 하는 동네 아이 다툼뿐.

무방비 상태로 치고받는 두 사람 사이로 어릴 적 둘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대결은 마침내 최후의 일격만을 남겨두게 된다.

오랜 싸움에 종지부를 찍을 순간이 다가오고,

둘 다 회심의 펀치를 날린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켄시로에게 미소를 던져주고,

일격을 당한 라오우는 온 몸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지게 된다.

하지만 이대로 질 수 없다는 라오우의 최후의 집념.

멍때리는 켄시로를 향해 두 주먹을 날리지만

켄시로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자신의 얼굴 앞에서 멈춰 선

라오우의 두 주먹을 살포시 내리며 이제 되었다는 말을 뱉는다.

순간 라오우의 얼굴에는 증오와 분노가 아닌

여유와 미소가 번지면서, 북두 최강의 사나이 라오우를 쓰러뜨린

자랑스런 동생 켄시로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켄시로를 칭찬한다.

순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유리아가 숨을 쉬고,

평생 뒷통수만 맞는 팔자인 켄시로에게

그것은 라오우의 최후의 배려였음을 알려준다.

라오우가 대결을 앞두고 유리아를 죽이려 하였을 때

유리아는 이미 병에 걸려 생이 얼마 남지 않았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나이들의 싸움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선뜻 목숨을 내놓는 유리아의 정말 어리버리하지만 순수한 사랑에

감동을 받은 라오우는 생애 마지막 눈물을 뿌리며

유리아를 가사상태로 만들었던 것이다.

어쨌든 켄시로에게 유리아와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라고 말하며

라오우는 스스로 그 찬란했던 생을 마감하게 된다.

내 생애 한 점 부끄럼은 없었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북두신권 계승자의 숙명은 막을 내리고

라오우와 토키의 묘비를 정리한 켄시로는 유리아와 함께

흑왕을 타고 멀리 저녁노을 속으로 사라진다.

<알고봤더니 남두의 수장이었다는 팔자 기구한 여자 유리아.

끝내 이렇다할 인생의 재미도 못 느끼고 세상을 굿바이한다>

#3. 북두 4형제 이야기

길고도 긴 스토리를 쭉 살펴보았는데, 이것만 해도 1부의 내용이다.

2부와 3부는 추후에 기회가 되면 다시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일단 1편을 다시 리뷰해 보면 결국 켄시로가

이놈 저놈 만나서 실컷 싸우면서 성장하고

결국 형제간의 싸움에서 승리여 계승자의 자리도 지키고

사랑하는 여인도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참으로 단순한 얘기일텐데 어찌 이리도 구석구석

사나이들의 심금을 울리는지.

아무튼 그 부분은 직접 읽어 보지 않고는

삘이 빡하고 오질 않으니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대신 이제는 만화 속에서의 여러 설정상의 특징이나

캐릭터들의 숨은 이야기 등을 끄집어보겠다.

먼저 북두가의 형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맏형 라오우와 차남 토키, 그리고 셋째 쟈기와 막내인 주인공 켄시로.

4명이 북두의 형제인데, 쟈기는 형제라고 하기에는

명함도 내놓을 실력도 개념도 없는 주제이니 빼도록 하자.

쟈기는 대체 어떻게 해서 북두신권을 수련하게 되었는지도

설명이 전혀 안되어있다. 게다가 최근 제작된

북두의권 진 구세주의 전설에서도 딱히 등장하지도 언급되지도 않는다.

그만큼 나름 비중있으면서 농도 100%의 순수 악당이라는 소리.

먼저 맏형 라오우. 그는 토키와는 피를 나눈 형제이지만

켄시로는 친형제간이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라오우는 켄시로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의 의식을 느낀다.

1부에서는 그것이 단순히 계승자와,

계승자를 노리는 자로서의 대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2부에서 나름 그 비밀이 풀리면서

그들의 깊은 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어쨌든 천하의 라오우가 어쩌다가 세상을 지배하려는 권왕이 되었던 것일까?

유리아는 마지막에서 이 어둡고 절망적인 세상에서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권력에 의한 통치가 아니었는지 하고 라오우를 재평가한다.

어릴 적부터 부모에게 버림받고 사부 류켄에게 거두어져

북두신권을 연마할 때도 라오우는 늘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의식을 가지고 자라왔다.

그만큼 그에게는 절망 속에서의 유일한 희망은

바로 스스로의 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한 세상의 패자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약자들을 구원할 수 있는 강인한 힘이 필요하다고 여겼을지도.

그래서 1부에서는 나름 최강의 상대이자 악역으로 등장하는 라오우가

2부에서는 모두가 원하던 구세주의 이미지로 등장한다.

어쨌든 살짝 비뚤어진 인생관이

그를 짧고 굵게 살고 가는 인생으로 만들었으니,

약간은 맏형으로서의 긍지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켄시로가 인정한, 오히려 켄시로보다 더 멋지고

인간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토키.

최고의 기술과 최고의 인격, 그리고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완벽남이다.

하지만 병자였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

그런데 사실 필자 개인적으로 이렇게

화려하게 빛나는 조연이 더욱 매력적이라고 느껴진다.

영화에서는 신 스틸러라고 한다는데,

아무튼 3명의 주인공으로 친다면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은 매력을 선사한 주인공이다.

그런데 당췌 피를 나눈 형제인 라오우와는

어찌 그리도 닮은 구석이 없는 것인지.

그것은 여전히 미스터리이지만, 잠재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역시 피를 나눈 구석이 있지 않나 싶다.

주인공 켄시로.

만화 캐릭터 사상 이토록 무표정하고 답답해 보이는 주인공도 없다.

시종일관 멍때리는 표정으로

너는 이미 죽어있다만 외치고 다니는 컨셉인지라

도무지 예쁘게 봐주려고 해도 예쁜 구석이 없다.

유리아는 이 녀석의 어디가 좋다고 그렇게 따라다닌 건지.

아무튼 켄시로는 표정 컨테스트에서는 꼴등감이지만,

잠재력에 있어서는 1등감인 수퍼 울트라 초강력 주인공이다.

은근 주인공들이 싸우고 얻어터지면서 커간다는 설정이 지배적인데,

켄시로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다.

북두 2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무상전생을 터특했다는 설정부터가

참으로 어이가 없다는 말씀이다.

2부에서는 이보다 더 황당해서 아예 북두신권의 뿌리를

송두리째 들어 엎어버리는 기가 찬 사나이로 등장한다.

<북두신권을 2천년 역사상 최강으로 이끈 세 명의 사나이들>

켄시로에 대해서 필자가 느끼는 또 다른 점은,

지독하게도 이소룡을 닮았다는 것이다.

특히나 그림체가 서투른 초반부의 경우 외모나 행동 등등이

이소룡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형태이다.

그러다가 점차 근육도 커지고 헤어스타일도 자리를 잡으면서

나름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가게 된다. 어찌되었던

작화를 맡은 테츠오 하라가 분명 이소룡의 광팬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필자의 두개골 안을 떠나질 않는다.

#4. 정작 5명만 등장하는 남두육성권

북두가 있다면 남두도 있다는 것이 이 만화의 설정.

옛 동양 사상에서도 북두와 남두는

늘 표리부동한 개념으로 등장하였다.

북두가 죽음을 관장한다면 남두는 삶과 탄생을 관장한다 하였고,

그래서 북두선인과 남두선인이 바둑을 두면서

인간의 삶과 죽음을 관장하였다고까지 한다.

어쨌든 남두육성권이라는 존재가 그것인데,

북두신권은 1자 전승이지만, 남두육성권은 남두 108분파를 이끄는

6 종파의 계승자들을 뜻한다.

그래서 6명이 존재해야 할 터인데,

정작 만화에서는 5명 밖에 등장하지를 않는다.

남두고취권의 신, 남두수조권의 레이, 남두봉황권의 사우더,

남두백로권의 슈우, 남두홍학권의 유다.

그렇다면 나머지 하나의 종파는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남두육성권의 수장 유리아라는 말도 있다지만,

분명 권법가의 달인이어야 말이 될 터이다.

그리고 남두오차성은 종파의 계승자가 아닌,

유리아를 수호하는 5명의 경호대를 뜻한다.

어쨌든 한 명이 빠진 남두육성권의 주인공들.

그들을 살펴보자.

가장 먼저 등장하는 남두의 선봉장 신.

솔직히 신이 보여준 남두고취권은 별다른 특징은 없어보인다.

일단 찌르고 자르는 것만으로 남두육성권의 특징인

외부의 절단을 통한 파괴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가 초반에 가장 약할 때의 켄시로에게 얻어터지고 그만 골로 간다.

한마디로 남두육성권의 전승자 중 가장 맷집이 약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나름 죽음 뒤의 유리아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인정받아

순성을 타고난 캐릭터답게 의외의 사랑을 받았다.

남두육성권 중 최강의 사나이로 필자는 평가하고 싶은

남두수조권의 레이.

이 친구야말로 이 작품을 통틀어 가장 짧고 굵게 제대로 살다 가는 인물이다.

게다가 가장 쌩고생 하는 인물인데,

어쩌다가 라오우에게 개념없이 대들어서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아서,

유다를 처단하기 위해 신혈수까지 시술받는 처지란.

결국 고생 때문에 머리 색깔이 변하는 캐릭터는 이 캐릭터가 유일하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외모와 아름다운 남두수조권까지 겸비한

센티멘탈 가이 레이가 결국 자신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가슴아프게 이별하는 모습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나이라면

도저히 이해 못할 그런 부분인 것이다.

<이것이 북두신권의 하이라이트, 북두백열권!!!>

남두봉황권의 사우더도 나름 비슷한 사연을 가지고는 있다지만,

일단 이 캐릭터는 타고난 팔자가 그러해서 일단 욕심을 내야 살 판이다.

그래서 결국 지 욕심에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지만,

아무튼 자신의 숙명에 살다 간 기구한 팔자의 캐릭터.

남두백로권의 슈우도 남두육성권 중 유일하게

발을 사용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전문 기술자격증 소지자이지만,

켄시로 때문에 맹인이 되어 또한 기구한 팔자를 살아가게 되는 인물이다.

특별히 얻은 것도 없고 잃은 것만 잔뜩인 슈우.

나름 가장 인정 많은 캐릭터였는데,

그놈의 인정이 너무도 지나쳐서 팔자 망치는 꼴.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다.

남두홍학권을 구사하는 유다는, 배반의 별의 기운을 타고 난 특징이 있는데,

자기 딴에는 지략의 별이라고 둘러말하지만 어쨌든 하는 짓은 멍청하다.

남들 등쳐먹는 일이나 하는게 주특기인지라 사실 가장 비열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다 역시 내면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예술혼과 감수성이 가장 발달했던 비운의 천재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고보니 남두육성권은 모두 새의 이름을 따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이다.

아마도 새의 몸동작에서 권법이 유래된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들은 남부봉황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자 전승을 따르지 않는다.

즉 실력만 된다면 개나 소나 전승자가 될 수 있다는 소리이다.

이 부분은 참으로 다행인 것이, 레이나 슈우 등

죄다 줄초상 당하는 캐릭터들의 경우 해당 권법이

대가 끊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두봉황권은 전수도 못해주고 죽으니, 이를 어쩐담?

#5. 캐릭터들간의 얽히고 섥힌 관계

캐릭터들간의 혈연, 지연 관계도 알고보면 꽤나 꼬이는데,

유리아와 류우가, 그리고 쥬더의 관계도 그러하다.

유리아는 류우가와 혈연관계인데, 우습게도 유리아는 또한 쥬더의

이복 누이동생이기도 하다.

이게 대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결국 유리아의 아버지는 바람둥이? 아니면 두집살림?

아무튼 콩가루 집안의 포스가 느껴진다.

그래도 자식들은 잘 둬서 류우가는 태산천랑권의 고수로,

쥬더는 듣보잡 무술의 초고수로, 그리고 유리아는 남두를 대표하는

미스 남두로 성정하였으니 이보다 더 잘된 자식농사가 어디있겠는가.

그런데 2부로 발전하면 라오우네 집안도 그렇고,

켄시로네 집안도 마찬가지로 자식농사 하나는

제대로 지은 집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1부와 2부의 설정에서 엄청난 모순이 발생하는데,

이를 살짝 건드려보자면, 다음과 같다.

1부에서 분명 라오우와 토키는 아버지에게 부탁받고

류켄에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나온다.

이 중에서 류켄은 한 놈만을 키우겠다고 했다가

라오우의 정성에 토키까지 받아들인다.

그러다가 토키도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되어

토키마저 계승자 후보로 키우게 한다.

그러다가 뒤늦게 아무 이유없이 낙하산 인사로 들어온 켄시로가

전승자의 자리를 놓고 다투는 후보로 성장한다는 설정이다.

그런데 2부에서는 라오우와 토키가 갓난아기 시절의 켄시로를 데리고

바다를 건너 이국 땅으로 왔다는 설정이다.

게다가 라오우와 토키를 류켄에게 보낸 것은

아버지가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이다.

이는 2부에서 좀더 심충적으로 다루겠다.

아무튼 이러한 설정 상의 괴리가 살짝 있어서

세세하게 파고들면 어딘가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됨을 미리 알고 있자.

켄시로만 졸졸 쫓아다니는 린도

1부에서는 연약한 소녀로 등장하지만,

2부로 가면 걷잡을 수 없는 막장 캐릭터로 둔갑하게 되는데,

자자~ 이 부분은 2부 공략 때까지 참아주시길 바란다.

아무튼 개봉박두.

<라오우의 애마 흑왕을 타고 대활약하는 2부에서의 켄시로의 모습>

#6. 북두신권의 기원에 대한 고찰

아무튼 덤비는 상대는 무조건 골로 보낸다는 가공할만한 북두신권.

무려 2천년의 역사(실제로는1,800)를 자랑한다는 북두신권은

어디서 기원한 권법인가?

여러가지 추측을 통해 우리는 이것이 중국의 고대 권법임을 알 수 있다.

대략 설명하는 눈치로 봐서는 그렇다.

왜냐하면 일본의 역사는 2천년을 커버할 만큼의 고대문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유래한 권법일진데

어찌하여 일본에서 판을 치는 걸까?

솔직히 거기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2부에서 나름 그에 대한 설득력을 실어주기 위해

북두의권의 탄생지인 수라의 나라, 즉 중국이 등장한다.

그런데 왜 북두신권이 일본으로 갔단 말인가.

여기에 대한 보다 근시대적인 설명을 하기 위해

원작자인 부론손은 <창천의권>이라는 또 하나의 프리퀄적인 작품을 내세웠는데,

아직 연재 중이므로 이에 대한 답변이

충분히 될 수 있을는지는 미지수이다.

아무튼 작가가 일본인인 만큼 닥치고 일단 일본에서 판을 키운다는 속셈이다.

북두신권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본으로 물건너 갔다고 쳐도

남두육성권을 비롯한 수 많은 권법은 왜 또 일본에서 판을 친단 말인가.

사실 일본은 권법이 아닌 검법에 특화된 나라인데

희안하게도 권법만 강조해서 그린 것을 보면

부론손이 짱깨식 초특급 뻥쟁이 시네마를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7. 북두의권에 환장한 일본 아해들

아무튼 따지고 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을 북두의권이지만,

일본에서 북두의권이 가진 영향력을 실로 어마어마하다.

일찌감치 만화를 현실로 인식하고

무뇌아적인 행태를 자주 선보이는 일본아해들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북두의권의 캐릭터들이 뿜어대는 강렬한 카리스마는

분명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끼쳤을 법.

특히나 놀랍게도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북두의권 캐릭터는

다름 아닌 라오우였다.

솔직히 필자는 이 부분에서 일본인 특유의

군국주의적 색채가 묻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였지만,

아무튼 악역이지만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악역 라오우에게

전 일본인들이 흠뻑 미쳐버렸다는 사실.

이게 얼마나 대단하고도 황당하냐면,

북두의권 탄생 25주년을 기념하여 일본의 모 신사에서

라오우를 기리는 추모대회를 열었을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최근 초특급 인기를 모으고 있는

북두의권 진 구세주의 전설 시리즈도 초장부터

라오우가 순애보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등

라오우 미화 프로젝트가 무섭도록 진행된 느낌이다.

게다가 라오우의 마지막 유언인

내 생애 한점 부끄럼이 없었다는 명 대사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똥폼잡고 이 말을 외치는

철면피적인 시츄에이션을 남발하게 만드는 파국을 낳기도 하였다.

아직도 보면 볼수록 시원하고 뭉클한

사나이들만의 이야기 북두의권.

도무지 믿기지 않는 근육덩어리와 사이즈로

딱 만화다운 발상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지만,

어쨌든 한번쯤은 구사해보고 싶은 화려한 권법을 선사해주는

동심어린(?) 만화.

아직도 어디선가 몇몇 팬들은 오락실 한 쪽 구석에 쳐박혀 있는

북두의권 오락기를 사정없이 두들겨패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넌 이미 죽어있다를 외치면서.

<이 물건이 한때 매니아들의 어깨근육을 파괴시켰다는 문제의 북두의권 게임기>



posted by 미까 2008. 12. 18. 15:18

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 (Resident Evil Degenaration)

#1. 호러 게임의 대명사 레지던트 이블

90년대 가정용 게임기에 일대 혁신이 일어나고,

많은 오덕후들이 플스 앞에서 인생의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던 때가 있었다.

플스에 미치게 만들었던 수많은 명작 게임 중에 지금까지 전 세계에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캡콤의 "바이오 해저드" 되겠다.

바이오 해저드가 처음 플스용으로 등장한 후 하드고어한 영상과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좀비로 대변되는 호러의 맛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로 인해

현재까지 게임용으로 4편까지 제작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몰이에 장수 타이틀이 되고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바이오 해저드로 유명하지만, 미국과 유럽에 수출된 타이틀은

"레지던트 이블"로 명명되었기에, 오히려 세계적으로는 레지던트 이블이 더 유명하다.

그 인기에 힘입어 2002년 처음으로 실사화되었고,

특유의 카리스마와 섹시미, 그리고 놀라운 액션으로 중무장한 밀라 요보비치가

주인공 엘리스 역을 맡으면서 좀비들을 대량학살하는 무차별액션활극을 펼침으로써

게임과 함께 실사영화마저 대박을 터뜨리는 역사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야심차게 내놓은 바이오 해저드 4는 가장 유명했던 주인공 레온의 컴백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게임과 전혀 이어지지 않은 스토리에 좀비가 아닌 괴질(?)에 걸린 적들이 등장한다는 설정,

그리고 조정이 불편한 1인칭 플레이뷰 방식 채택으로 많은 팬들에게 질타를 받으면서

가장 야심차게 쪽박을 차게 된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다.

그리고 2007년에 개봉한 영화 레지던트 이블 3는

2편까지의 긴장감넘치고 탄탄한 스토리에서 완전 삼천포행을 감행하여

초특급 수퍼히어로로 변신한 엘리스와 좀비들의 천국이 되어버린 전세계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레지던트 이블 특유의 공포가 사라지고 허무맹랑한 액션이 전개되었다는 질타를 받으며

4편의 기대감 마저 저버리게 만드는 등 역시 참패를 기록하게 된다.

이에 캡콤은 명가 재건을 꿈꾸며 다시 한번 오리지널로의 회귀를 통해

바이오 해저드를 호러게임의 대명사로 올려세울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리하여 탄생한 작품이 바로 "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 되겠다.

<누가 보면 새로 나온 게임 타이틀로 착각할지도. 엄연히 Motion Picture라 찍혀 있다.>

#2. 게임의 전설이 되살아나는 것인가?

이 작품에 대한 의미와 가치는 대단할 정도이다.

포스터에 새겨진 문구, 게임의 팬이라면 반드시 봐뻐려!라는 문구를 보라.

이는 분명 예전 게임의 향수에 젖어있던 팬들에게 이것은 무언가 특별한 작품이다라는 것을 암시하는 문구.

결국 다시 오리지널로 회귀하겠다는 야심찬 포부인 셈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포스터의 등장인물을 보면 어디서 많이 본 인물일 것이다.

바이오 해저드 역사상 가장 재미있었다는 2편을 해보았던 팬이라면 어라? 하고 놀랄 듯.

바로 2편의 주인공이었던 클레어와 레온 커플 되시겠다.

바이오 해저드 4에서 레온을 복귀시켰지만, 너무나도 동떨어진 스토리로 인해 이전 작품과의

연계성이 크게 떨어져서 빈축을 샀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 클레어까지 끌어들인 이상 이 작품은 어쩌면 바이오 해저드 2의 연장선상에 놓여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게 하는 포스가 느껴진다.

<이 타이틀 시퀀스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패드를 들고 있고 START 버튼을 눌러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작품의 스토리를 보기 전에, 우선 제기하고자 하는 궁금증은 이 것.

왜 게임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고, 풀 3D CG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것이다.

오리지널 스토리라면 게임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의아해 하는 팬들이 있겠으나,

아마도 최근 제작되고 있는 호러 게임들의 성향을 보면 답이 나올지도.

바이오 해저드로 인기몰이를 하게 된 호러 게임의 시장은

이후 사일런트 힐, 어둠속에 나홀로, 레프트4데드, 사이렌 등이 등장하면서

더더욱 공포스러워지고 자극적이 되어만 가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더이상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좀비는 약빨도 안먹히는 존재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특히나 최근에 제작된 데드 스페이스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공포를 선사하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호러 게임의 바이블로 떠오르고 있는 이상,

총알같이 덤벼드는 우주 좀비들에 비해 느릿느릿 걷기만 하는 IQ 10에 가까운 좀비들은

그저 아가들 옹아리에 불과할 정도로 귀엽기만 하다.

<오랜만일세~ 엥? 근데 하나도 안무섭다고? 이젠 귀엽기까지 한 좀비들>

그렇기 때문에 게임으로 내놓아봤자 다른 경쟁 타이틀들에 밀릴 것이 뻔하였고,

게다가 기존에 밀라 요보비치의 실사 영화가 있는 상태에서

또다시 실사영화를 만든다면 어느 것이 원조냐 하는 원조 싸움판을 벌일 것이 뻔한 바

이에 과감히 CG 애니메이션만이 살 길이라고 외친 것이다.

게다가 일본 영화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유명했던 게임이나 만화를 실사화했던 경우

정말로 이상하게도 유래없이 모두 쪽박을 차고 만다는 불문율을 가지고 있었다.

그랬기에 캡콤으로서는 영화는 더더욱 큰 모험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쨌든 게임 제작으로 나름 CG에 일가견이 있던 캡콤과 소니가 만나 제작하였기에

CG의 퀄리티는 거의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배경 화면과 사물의 움직임, 괴물의 표현, 웅장한 스케일 등은 매우 디테일한 수준이고

주인공들의 미모도 실사에 가까울 정도로 매끄럽게 처리되어 있다.

단지 표정들이 전부 좀비처럼 딱딱하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이 정도의 CG 애니메이션이라면 앞으로 주구장창 시리즈로 나와줘도 대만족!!

<영화 시작의 배경이 되는 하버드빌 공항. 그래픽이 예술이다>

#3. 스토리 - 좀비로맺어진 인연, 좀비로 인해 사라지고...

그럼 슬슬 영화의 내용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겠다.

우선 이 작품은 게임 바이오 해저드 2의 스토리에서 이어지는 격이다.

바이오 해저드가 라쿤 시티에서 벌어진 좀비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2편에서 행방불명된 오빠를 찾아 라쿤 시티에 오게 된 클레어와

부임 첫 날부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S.T.A.R.S 요원이었던 레온이 만나서

좀비들을 때려잡고 엄브렐라사의 모든 음모를 파헤친 후 핵폭탄이 터지기 직전에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였던 설정을 이어받아,

그로부터 7년이 지난 현재를 그리고 있다.

라쿤 시티에서 좀비들이 득실거리고 마침내 핵폭탄을 떨어뜨려 초전박살낸 사건이 발생한 후

엄브렐라사의 모든 만행이 밝혀지면서 결국 주가폭락으로 파산하게 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 전세계는 생화학 테러의 위험에 노출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미국은 생화학 테러 종식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월파마라는 신규 제약회사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고

론 데이비스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하버드빌에 최첨단 연구시설인 에어돔을 건설하게 된다.

하지만 커티스 밀러라는 박사가 에어돔 개발을 반대하다 기소되고

뒤이어 인도에서 발생한 월파마의 생체실험에 대한 진상규명을 밝히라는 소리가 거세지면서

민간단체 테라세이브의 월파마반대 및 론 의원 퇴진 운동이 급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시끄럽기만 한 하버드빌에 친척을 만나러 오게 된 클레어 레드필드.

자신도 7년 전 좀비 사건으로 골머리 썪을 데로 썪은 짬밥이 있기 때문에

테라세이브의 반대 운동을 열렬히 지지하고 있던 서포터즈 중 한명이었다.

그래서 론 데이비스 의원에 대해 나름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항에서 백발의 젊은 남자와 노가리 까던 중

하필 그 공항에 론 의원이 나타나고 뒤이어 벌어지는 결코 반갑지 못한 사건.

어랍쇼? 니네 7년 전에 모두 이별 했잖니? 그런줄만 알았던 좀비들이 다시 컴백 무대를 펼친다.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된 공항.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 가려고 준비중이던 좀비들까지 가세하면서

공항은 이내 공포의 현장으로 변모하고 만다.

하지만 클레어의 짬밥이 보통 짬밥인가? 우습다는 듯이 좀비들을 즈려밟고는

밥맛 재수인 론 의원을 비롯해 몇몇 생존자들을 이끌고 공항 한구석에 몸을 숨긴다.

<7년이 지난 지금이 더욱 아름다운 클레어. 지난 7년간 대체 무엇을 했길래 이리도 회춘을?>

다시 좀비가 나타나자 이를 생화학 테러라고 여긴 당국은 SRT(특수대응팀)를 파견하여 해결을 지시한다.

하지만 좀비라고는 듣보잡이었던 군인들이 아무리 총을 쏴대도 죽지 않는 좀비들에게 어찌 맞짱을?

결국 무의미한 희생만 계속되자 대응책에 골머리를 썩히는 SRT.

하지만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라"라는 성언처럼,

혜성같이 등장하는 그 얼굴, 바로 레온 케네디.

7년전 신출내기 경찰에서 이제는 어엿한 좀비 헌터가 되어버린 레온은

백악관에서 급파한 특수 에이전트가 되어 하버드빌을 찾게 된다.

<좀비라면 이제 웃으면서 때려잡는 특수요원 레온. 이젠 표정마저 좀비스럽다>

클레어의 구조신호를 들은 레온은 구출작전을 감행하게 되고

안젤리나 졸리를 쏙 빼닮은 SRT의 안젤라 밀러 요원(이름도 똑같다!)과

무식이라면 좀비에 결코 뒤지지 않는 그렉 요원을 데리고

공항으로 잠입하게 된다.

공항 내에서 우산 하나만으로 좀비에게 대들 정도의 깡을 키운 클레어는

마침내 레온과 극적으로 만나게 되고, 7년 전의 악몽을 떠올리며

이 비극적인 재회를 뒤로 하고 몰려오는 좀비들과 또다시 한바탕 난리 부르스를 춘다.


<타격자세는 이승엽에 버금가는 클레어.이젠 우산으로도 좀비를 잡을 만큼 스킬이 쌓인 듯>

너무나도 오랜만에 만나는 좀비 친구들. 너무 반가워서 그랬을까?

이제 어렵지 않게 한마리 한마리제대로 머리를 겨냥함으로써 고이 보내주시는

레온의 자상함에 힘입어 어렵지 않게 활로를 뚫고 공항 밖으로 전진하는 주인공들.

하지만 역시 무식하면 죄라는 것을 입증하듯,

좀비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IQ를 지닌 무식의 황태자 그렉 요원이

좀비에게 물려 그들과 동지애를 나누게 되고,

론 의원의 이기적인 행동 때문에 클레어의 친척동생이 죽음에 휩싸이게 되는 등 탈도많았지만

결국 무사히 공항 밖으로 빠져나오고 공항 내 좀비들은 대거 투입된 군인들에 의해

무참히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레온과 안젤라 요원. 안젤라의 미모 때문인지

레온은 이 가련한 여성을 좀비들의 품으로 인도하여 자신에게 푹 빠져들게 만든다.>

어쨌든 이 사건은 공항내 T-바이러스를 유출한 테러범의 소행으로 받아들여지고

그 범인으로 커티스 밀러 박사가 급부상하게 된다.

그런데 알고보니 커티스 밀러 박사는 안젤라 요원의 친오빠였던 것.

이 얄궂은 신파극과도 같은 설정 탓에 이미 각 등장인물들은 꼬이고 또 꼬인 상태.

아무튼 월파마에서 극비리에 제조한 백신이 도착하게 되고

월파마가 인도에서 행한 생체실험이 실은 백신을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 클레어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모하게 월파마를 반대했던 테라세이브의 과오가 사건을 더 크게 만들었음을 직시하고

월파마의 수석 연구원이자 공항에서 만났던 백발의 젊은 남자 프레드릭 다우닝에게 협조하게 된다.

<하는 짓이라고는 계속 밥맛인 론 의원, 그리고 그 뒤로 무언가 의심스러운 백발의 프레드릭 연구원>

어쨌든 이제는 백신이 개발되었으니 좀비 걱정 없겠네 하고 안심하고 있었지만,

영화 런닝 타임의 1/2도 안 지난 시점에서 벌써 이러면 영화는 누가 만드나?

기어이 사고는 또 터지고 마는데, 누군가가 백신 수송 차량을 폭파시킨 것.

결국 월파마에서 제조한 백신이 몽땅 날라가버린 탓에 클레어는 프레드릭과 월파마 에어돔으로 가서

백신의 개발 데이터를 확인하러 향하고,

오빠의 짓거리에 분노한 안젤라는 오빠를 잡아쳐넣고자 레온과 함께 오빠네 집으로 향한다.

<공항 좀비 사태의 장본인이자 안젤라 요원의 오빠인 커티스 밀러 박사. 카리스마 킹왕짱이다>

에어돔에 도착하여 데이터를 천천히 보고 있던 클레어와 프레드릭.

단지 차 한잔 주겠다는 말로 여자 꼬시는데 성공한 프레드릭은 이번에는

클레어에게 비밀이라고 하면서 론 의원이 G-바이러스마저 몰래 보관중이라고 알려준다.

G-바이러스는 T-바이러스와 달리 완전 듣보잡 괴물을 만들어버리는 초강력 바이러스.

이 공포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클레어이기에 이를 절대 봉인할 것을 경고하지만

갑작스레 폭발이 일어남과 동시에 에어돔은 모란시장 버금가는 쑥대밭이 되어버리고

홀로 남게 된 클레어는 이 모든 것이 커티스의 횡포라고 생각하고 레온과 함께 이를 저지하려고 한다.

뒤늦게 달려온 안젤라와 레온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미 퍼져버린 좀비들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시장통이 되어버린 연구시설에 G-바이러스 하나쯤 없어지지 않았을리 없겠다.

건물 정원에서 오빠와 조우한 안젤라는 오빠를 원망하지만,

커티스는 자신이 이용당했다면서 엄브렐라의 만행에 대한 진실을 몸소 보여주겠다고 외친다.

그리고 이내 들이닥친 군인들 앞에서 스스로 G-바이러스에 감염된 괴물이 되어버리는 커티스.

<음, 변신하고 나니 옷이 안맞네.그래도 바지는 멀쩡한걸 보면 난 헐크와 한통속?>

이제 볼장 다 본 커티스는 한 마리의 아름다운(?) 괴물이 되어 군인들을 무참히

도륙하는 참상을 보여준다.

그래도 지 동생은 알아보는지 안젤라만큼은 죽이지 않는 커티스.

하지만 레온은 좀비라면 바퀴벌레 때려잡듯이 무자비하게 죽이는 달인이 된 이상

커티스 역시 제거대상에 불과하다는 지론을 펼치며 안젤라를 이끌고

커티스와 대결을 펼친다.

한편 21층에 있는 제어통제실에 온 클레어는 이것저것 두들겨보는데

에어돔은 자동적으로 바이러스 노출이 감지되면 스스로 모든 것을 소각해 버리고

땅 속 깊은 구덩이로 다 쓸어내려버리는 자폭(?)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던 것.

결국 시스템이 가동되고 바닥이 꺼지고 건물들이 하나둘씩 아래로 침수되는 가운데

2차 변이까지 성공한 커티스 앞에서 최후의 일전을 벌이기 직전에 놓인 안젤라.

하지만 아직도 자아를 가지고 있던 커티스는 안젤라에게 도망가라고 하며

처절한 갈등을 하고, 이를 놓칠세라 외다리걸치기 신공으로 안젤라를 부여잡은 레온은

아래로 떨어지는 건물과 함께 커티스에게 작별을 고한다.

<괴물과의 전투를 틈타 어쨌든 노력한 바는 이루고 마는계획적인 플레이보이레온>

가까스로 살아남은 레온과 클레어, 그리고 안젤라.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론 의원에게 클레어는 이 모든 원흉이 당신이라며 주장하지만

어안이 벙벙하다는 론 의원. 그렇다면 진정한 범인은 뉘기?

그렇다. 바로 처음부터 수상하게 등장하는 백발의 남자. 프레드릭 다우닝이었던 것.

그는 애초에 엄브렐라의 연구원이었는데, 핵이 터지기 직전 바이러스 샘플을 들고 도망쳤다가

바이러스와 백신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 이거야말로 돈 장사라는 진리를 깨우치고는

월파마에 위장 취업하여 백신을 개발했던 것.

그리고 백신과 T-바이러스를 테러계의 빈라덴과도 같은 존재 그란데 장군에게 팔아넘겨

짭짤한 수확을 보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샘플과 증거자료가 부족해서 이 모든 사건을 벌려놓았던 것이 바로 다우닝의 계획.

어차피 레온과 클레어야 더이상 죽일 좀비도 없고 해서

아주 어렵지 않게 다우닝을 체포하게 되고,

이제 평화를 맞은 세 주인공은 아쉬운 이별을 다짐하며 각자의 길로 간다.

하지만 이대로 끝나면 바이오 해저드가 아닌 법.

늘 그래왔듯이 항상 후속편을 예고하고 끝나는 것이 제법 쏠쏠하다.

이번에도 이에 그치지 않고 트라이셀이라는 새로운 단체를 등장시킴으로써

이들이 땅구덩이 안에서 커티스의 잔해를 찾는 모습을 끝으로

속편에는 또 어떤 멍청이가 IQ 10들의 잔치판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지도록 만든다.

<전투복 대신 사복을 입은 안젤라. 알고보니 글래머까지 겸비한 절대 미인이었다!! 역시 레온은 보는 눈이 있다는...>

#4. 어딘가 부족한 반쪽자리 작품

바이오 해저드 2편 이후의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는

시원한 단비와도 같은 작품으로 다가온 이번 작품은,

향후의 게임 스토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하나의 오리지널 스토리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한 내용과 설정을 담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암시하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도

속편이 나와서 더욱 재미있고 박진감넘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소원이다.

하지만 높은 퀄리티와 오리지널의 회귀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캐릭터들의 개성이 너무 죽었다는 느낌이랄까?

레온은 시종일관 무덤덤에 과묵으로 일관하고, 클레어는 몸을 최대한 사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의 액션이 다채롭지 못하며

오랜만에 등장한 좀비들도 오히려 7년 전보다 못한 퍼포먼스를 보여줌으로써

예전에는 발칸도 쏘고 바주카도 날리는 과격액션이 난무하던 것에서

이제는 권총 하나로도 손쉽게 처리되는 좀비로 전락됨에 따라

엄청난 액션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그 밋밋함에 실망을 끼칠 수도 있겠다.

<7년 전만 해도 산탄총을 들고 누볐던 클레어. 이제는 고작 권총 한 번 잡아보는 것으로 임무를 다한다.>

#5. 좀비도 이제는 신세대로 갈아타야 하는 시대

이제 좀비 호러는 영화 소재에서 뺄래야 뺄 수가 없는 장르가 되고 말았다.

좀비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주는 나름 쏠쏠한 재미는 의외로 기대해볼만한 소재가 되었다.

비록 느려터지고 굼뜨고 대가리도 돌맹이 수준에 불과하지만

무서운 번식력과 개떼 습성은 나름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나는 전설이다에서는 보다 진보된 수준의 좀비들이 선보였고,

데드 스페이스에서는 에일리언 뺨치는 운동성을 보여준 우주 좀비들이 등장하여

갈수록 무수한 발전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좀비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미 G-바이러스는 이 수준을 능가한 지 오래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호러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드 스페이스가

곧 실사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니 좀비 팬이라면 제대로 한번 기대해 볼만할 작품을

기다려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레지던트 이블 4는 더이상 좀비의 수준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밀라 아줌마만 불쌍하게 되고 말 것 같고,

게임도 더욱 공포스런 그래픽과 탄탄한 스토리로 게임의 연장선상에 놓이게 된다면

그야말로 대박이겠지만, 또다시 4편처럼 삼천포로 빠지면 다시는 헤어날 수 없는

좀비스런 작품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으로 발매되는 다음 작품이 이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장면에서 바로 이어져

트라이셀 버전 좀비와 주인공들의 대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주인공의 대세는 이제 안젤라로??? 므흣~

<결국 좀비없이는 만날 운명이 아닌 두 사람. 좀비로 인해 전해진 사랑이기에 중매쟁이 좀비가 없으면 약빨도 없다.>


※ 덧붙이는 말 : 최근 레지던트 이블 게임 신작이 발표되었습니다.

정식시리즈 5탄이 되는 작품은 뛰어난 그래픽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듯 합니다만,

안타깝게도 스토리는 오리지널과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합니다.

아프리카의 사막 마을을 배경으로 이상한 병에 감염된 주민들을 상대로

파병군인이 살기 위해 헤쳐나가는 모험담이라고 합니다.

레온은 이제 더이상 게임으로 보기가 힘들어지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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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까 2008. 7. 15. 19:10

월-E (Wall-E)

인간이 무심코 만들어 낸 창조물 중에는 그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고결한 가치를 지니는 것들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좀약이 그렇고, 치약이 그러하며, 스타킹이 또한 그러하다.

하지만 인류가 지금으로부터 800년이라는 먼 미래에 도달했을 때

수백년 전에 만들어낸 자그마한 로봇이 지니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월트 디즈니의 픽사에서 만들어 낸 새로운CG 애니메이션 Wall-E는

인류학적인 주제를 재미있게 다룸과 동시에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는 걸작이다.


<영화의 영문버전 포스터. 오른쪽 상단의 문구가 의미심장하다>

#1. 스토리 - 볼품없는 로봇이 선사하는 우주적 감동 드라마

Wall-E의 스토리는 이렇다.

지구가 엄청난 쓰레기로 뒤덮여버린 2100년 정도의 지구.

인류는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되자 쓰레기를 처리하는 자동 로봇을 개발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대량생산하게 된 로봇이 Wall-E.

인류는 지구의 재건을 네모난 박스 모양의 로봇들에게 맡긴 채

초호화 거대 우주유람선인 액시엄호를 타고 우주로 떠난다.

5년 후 지구로 귀환할 것을 약속한 채.

그로부터 700년이 지난 미래.

수백년의 세월 동안 여전히 지구의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는 로봇은 단 한대.

바로 주인공 Wall-E다. (대량생간했기 때문에 어쨌든 누구나 Wall-E인 셈이다)

지구에 홀로 남겨진 Wall-E는 오늘도 어김없이 쓰레기를 수집해서 박스모양으로 압축한 다음

하나씩 하나씩 쌓아올려 거대한 탑을 만들고 있다.

그의 유일한 생명체 친구라면 바퀴벌레처럼 생긴 버러지 한 마리.

벌레와 함께 생활하며 우습게도 신기한 물건을 모으는 것이 취미인 Wall-E는

커다란 컨테이너 안에서 살면서 인간에 버금가는 삶을 영위한다.

매일같이 비디오를 틀어 인류가 남긴 춤과 노래의 문화를 감상하고

로맨틱 영화를 보며 그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을 떠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주에서 날아온 거대한 우주선.

우주선에서는 달걀 모양의 유선형 로봇이 나타난다.

잔뜩 호기심에 부풀은 Wall-E는 새로운 로봇에 관심을 느낀다.

하지만 무언가를 계속 찾기만 하는 유선형 로봇.

결국 레이저빔을 쏴대며 경계를 하던 유선형 로봇에게 무참히 당한 Wall-E.

하지만 무섭게 몰아닥치는 폭풍 덕에 Wall-E는 새로운 로봇과 친구가 된다.

비로소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주고 받으며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새로운 로봇의 이름은 "이브". Wall-E는 계속 "이바"라고 발음한다.



<차세대 유선형 로봇의 이브와 구세대 박스형 로봇 Wall-E의 역사적 만남>

Wall-E의 정성에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로봇 이브.(알고보니 여성 로봇이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임무를 위해 구석구석을 뒤지던 이브는 Wall-E가 발견한 식물을 보자

식물을 자신의 몸통에 넣은 채 그대로 동면 상태에 빠진다.

오랜 시간을 동면에 빠진 이브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고 보살펴주는 Wall-E.

그러던 어느 날 다시 날아온 우주선이 이브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

Wall-E도 혼신을 다해 우주선에 탑승하게 된다.

탄생 이후 최초로 우주로 나가게 된 Wall-E는

그 우주선이 자신이 비디오에서나 보던 액시엄호에 도달한 것을 알게 되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액시엄호 내부에는 새로운 기능의 다양한 로봇들과 함께

이제는 너무나도 게을러져 버린 인류가 공존하고 있다.

인류는 700년이라는 세월동안 우주선 안에서 극도의 편안한 생활을 한 나머지

비대해진 몸매와 짧아진 다리, 극도의 운동부족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 새로운 환경에서 Wall-E는 계속해서 사고를 치고

좌충우돌하는 과정 속에서 액시엄호가 식물을 발견하게 되면 다시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는 사실과

이를 막으려는 항해로봇 오토의 반란.

그리고 지구라는 자신들의 고향에 흠뻑 취해버린 뚱땡이 선장의 활약 등으로

우여곡절끝에 지구로 돌아가게 되는 액시엄 호.




하지만 치열한 투쟁 속에서 이미 만신창이가 된 Wall-E는

자신에게 그토록 정성을 쏟아 주었던 사랑을 깨닫게 된 이브의 노력에 의해

마침내 지구로 귀환하여 수리를 받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칩으로 갈아끼워버린 터라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잃은 Wall-E.

너무도 절망적인 슬픔에 이브는 마침내 영화에서나 봐오던 "연인끼리 손잡기"를 하고,

이에 전기 충격이 가해진 Wall-E는 마침내 기억이 돌아와감동의 재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지구로 귀환하게 된 인류는 새싹을 땅에 심으면서 지구 재건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Wall-E는 사람보다도 더 사람답게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2. Wall-E가 선사하는 존재론적 의의와 가치

영화에서 그리는 Wall-E는 단순한 로봇이 아니다.

비록 생긴 것은 단순한 박스형 기계에 불과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생각과 행동은

어느 인간보다도 더 인간답고 사랑스럽다.

특히 홀로 남은 지구에서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면서도

춤을 추고 노래를 흥얼거리면서도 고독에 파묻히는 그의 모습은

정말로 끔찍할 정도로 외로운 환경에서도 희망과 용기의 가치를

전해주는 장엄한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이브를 만나게 되면서 더더욱 인간에 가깝게 변모하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

어쩌면 처음 이브를 보고 느끼게 된 감정은 사랑이라기 보다는

외로움을 타개해 줄 새로운 동료와의 만남에 대한 관심이었다고 봐야 하겠다.

그러나 이브에 대한 간절한 마음은 어느 덧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커져가는 것이 보인다.

우리가 느끼는 사랑도 똑같지 않을까?

처음에는 관심으로 시작되는 감정이 어느 새 자신도 모르게 커져가면서

세상에서 오직 단 하나의 존재만을 생각하게 되는 사랑으로 커져가는 것.

Wall-E도 그러했기 때문에, 필사의 힘으로 우주선에 매달려 이브를 따라간 것일지도.



<동면 상태에 빠진 이브에게 Wall-E가 주는 사랑은 그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다>


Wall-E가 보여 준 사랑은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의 그 목동과도 같은 순수한 사랑이다.

너무나도 맑고 순수하고 거대한 사랑.

그 사랑 앞에서 필자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어느 덧 내 마음속에서 사라져버린 순수한 사랑에 대한

추억이자 갈망이자 그리움 때문이었으리라.

어쨌든 Wall-E는 그 순수한 사랑의 대가로 오히려 이브를 곤경에 빠트리게 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Wall-E의 최후의 활약 덕에 이브의 임무는 마침내 달성하게 되고 만다.

그 결과로 인류는 무려 700년 만에 고향인 지구로 돌아가게 된 것.

여기서 Wall-E가 갖는 가치는 어마어마한 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기대 이상의 고결한 가치인 셈이다.

Wall-E가 처음에 액시엄 호에 탑승하게 되었을 때,

비록 사고의 연속으로 액시엄 호의 내부는 엉망진창이 되어버리지만

그 과정에서 인류는 우습게도 자신들이 더 많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과

남자와 여자가 서로 애틋한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

심지어는 다른 로봇에게도 질서와 규칙을 떠나

다양성을 가질 수 있다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결국, <블레이드 러너>에서 룻거 하우어가 최후에 그러했던 것처럼

인류가 만들어 낸 창조물에 오히려 인류에게 인간다움을 선사해 준 셈이 되고 마는 것이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우주공간에서 모든 것이 마냥 신기한 Wall-E. 저 놀라운 그래픽을 보아라!>

#3. 디테일의 진일보

Wall-E는 컴퓨터 그래픽에 있어서도 하나의 신기원을 이루는 듯하다.

Wall-E를 비롯한 다양한 로봇들의 너무도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움직임에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이다.

그리고 황폐해져버린 지구의 모습과, 우주의 신비로운 자태 또한

실사를 능가하는 최고의 비주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심지어는 표정없고 대사조차 특별히 없는 로봇들의 움직을 통해

대사 그 이상의 감정과 메세지를 전달하는 연출력을 보고 있자면

필자가 눈물을 흘릴 정도임을 감안했을 때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 만화 중에 대사는 단 한 마디도 없이 오로지 캐릭터의 행동으로만 메세지를 전달했던

<곤>이라는 공룡 만화가 생각난다.

그 만화를 비롯해 이 작품이 전해주는 의미는

인류가 문자가 없어도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형이상학적인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매일 태양열로 에너지를 충당하는 Wall-E.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와 함께 친환경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4. 내 인생 최고의 감동 CG 애니메이션

이 작품은 단순히 재미를 제공하는 것을 뛰어넘어

환경오염이 초래할 인류의 미래에 대한 경고,

그리고 순수하고 감동적인 사랑에 대한 가치를 제시해 주고 있다.

Wall-E가 동면 상태에 빠진 이브에게 보여주던 순수한 사랑과

인류의 미래와 이브의 임무 달성을 위해 자신의 혼신을 다 바치는 희생 정신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사랑의 힘으로 다시 기억을 되살리게 되는 기적과도 같은 장면.

우습게도 우스꽝스러운 주인공이 펼치는 요절복통 스토리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이러한 감동적인 요소로 인해 눈물을 멈추지 못했던 나 자신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어느 순간 Wall-E처럼 쓸쓸하게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인생 최대의 애니메이션을 뽑으라 한다면

이제는 Wall-E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