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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까 2009. 2. 20. 14:57

기아 프라이드 1.6 SLX

<기아자동차 회생의 일등공신 프라이드>


야심차게 준비한 자동차 시승기의 첫 시작이 고작 프라이드인가 해서

초장부터 실망으로 다른 사이트로 클릭을 하시려는 분들에게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지만,

필자는 오래전부터 고정관념 따위는 동지나해 8,000m 심해 아래에 묻어두고 온지 오래인지라

과감하게 내 맘대로 가는 것부터 시승기를 올리까 한다.

거두절미하고, 프라이드! 그 이름만 들어도 자랑스럽지 않은가?

프라이드는 1986년 기아자동차에서 국내 최초로 월드카라는 목표를 가지고 탄생한

초특급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던 해치백 스타일의 디자인과

소형 경량을 추구한 경제성이 가미되어

국내 선풍적 인기는 물론, 해외수출 1년 5만대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1,100cc와 1,300cc 엔진을 탑재하고, 베타, 팝, 영 등 다양한 버전을 내놓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당시 폭풍적 인기를 끌었던 프라이드.

필자의 경험으로도 어렸을 적 프라이드에 무려 6명이 타고 산길을 넘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2002년 생산이 중단되고 그 이름이 기억속에서 사라질 즈음,

기아자동차라는 이름이 휘청거리자 다시 과거의 명성으로 되돌려줄 힘이 필요했고

그 중심에 바로 프라이드가 있었다.

그렇게 하여 2005년 새로운 디자인과 컨셉으로 프라이드가 리뉴얼되었고,

현재 생산되고 있는 프라이드는 1,400cc와 1,600cc의 소형세단으로 탈바꿈하여

동급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헤드램프와 프런트그릴이 사뭇 날렵하다. 이정도면 나름 쎈스있는 디자인>

오늘 소개할 프라이드에 대해 시작이 너무도 길었나보다.

어쨌든 이토록 국내 자동차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차임이 분명하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차라는 점에서 첫 시승기를 바로 프라이드로 시작하겠다.

필자가 시승해본 차는 프라이드 1.6 SLX이다.

1,600cc 자동4단 112마력을 힘을 내는 모델로, 해치백 스타일이 아닌 5도어 타입이다.

필자가 시승하기 전 프라이드 초창기 모델을 타본 경험으로 비추어

프라이드는 여전히 작고 힘없는 차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프라이드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배기량의 차이도 그렇지만, 과거와는 다른 온갖 편의장치와 기술적 향상으로 인해

프라이드는 더이상 서민들이 꿈꾸는 차는 아니었다.

오히려 사회에 막 발을 담은 초년생이나 주부들에게 어울리는 컨셉인 것이다.

그만큼 힘도 편안함도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

먼저, 엔진소리는 놀라울 정도로 정숙하고 안정된 편이다.

5년 전에 필자가 몰았던 1,500cc 스펙트라윙은 엔진소리가 심히 거슬렸는데,

엔진기술력이 많이 발달해서 그런지 비교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물론 고급 세단이나 수입차에 비하면 소음이 들릴 정도이지만 이정도면 어떠하리?

<타이어는 기본으로 금호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 휠은 디자인 측면에서 무난한 수준>

자 이제 엑셀을 밟아보자. 확실히 처음에 나가는 힘은 약하다.

하지만 부드럽게 나아가는 힘은 결코 녹녹치 않다.

자동4단 기어에서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기어변속은 나름 쓸만하다.

초반 가속력이 딸린다고 생각했지만 어느덧 계기판은 시속 100km를 가리킨다.

울컥대는 느낌이 없으니 부드럽게 가속이 되었던 것을 필자는 느끼지 못한 것이다.

주행도 나름 만족스럽다. 서스펜션은 충분히 부드럽고 진동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핸들링이 너무 가볍다. 핸들이 휙휙 너무 쉽게 돌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국내 운전자들이 핸들이 무거운 것에 불만이 많다고 하는데,

그 부분을 고려해서인지 핸들링은 마치 솜사탕을 만지듯

너무도 가볍게 이루어져 있다.

편히 운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안전성은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100km에서 속도를 좀 더 높여보았다. 약 120km에 도달하니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엔진 특성상 140km를 최적화된 최고속도라고 보았을 때 충분히 감안할만한 사항이다.

진동은 생각보다 덜했지만 소리는 서서히 커지고 있었다.

살짝 디젤엔진같은 소음이 발생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래도 차는 쭉쭉 잘 나간다.

계기판은 살짝 장난기가 들어간 듯 싶다.

계기판 숫자 주변에 왜 광택이 나는 플라스틱 커버를 씌었을까?

가뜩이나 가시성이 떨어지는 계기판의 숫자들인데,

코팅한 것처럼 빛이 반사되는 커버를 덮어서 숫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계기등을 키면 그나마 낫지만 낮에는 확실히 단점인 것 같다.

<엉덩이는 네모진 모습이 튼실해 보인다. 스포일러 장착도 잘 어울릴 듯>

핸들 위치와 사이드 레버, 기어바는 적당한 위치에 놓여 있다.

대쉬보드는 정갈한 편이고, 오디오는 퀄리티가 나쁘지 않다.

다만 앞좌석 열선시트 작동 버튼이 센터페시아 아래쪽 깊숙히 자리잡고 있어

주행중 누르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이는 시거잭이나 AUX 단자도 마찬가지여서 주행중에는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었다.

시트는 다소 딱딱한 느낌이다. 너무 오랫동안 버킷시트에 익숙해진 필자라 그런지

몸을 착 감싸주지 못하는 느낌이 다소 불편하였다.

특히 장시간 운전을 하니 오른쪽 허벅지 부분이 살짝 결리는 느낌이었다.

운전자의 올바른 자세 중 엑셀을 밟기 위해 오른쪽 발에 힘을 적당히 주기 위해서는

엉덩이가 시트 안쪽으로 딱 붙고, 허벅지가 적당히 받쳐져야 하는데,

시트는 이런 부분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는 듯 느껴졌다.

뒷자석은 넉넉해서 5사람이 타기에는 불편이 없을 정도이고

트렁크도 입구와 내부가 충분히 넓다.

<내부 인테리어. 군더더기는 없지만 세련되지도 않는 무난한 수준>

연비는 공인이 13.0km/L. 실제로 느껴보니 이보다 조금 더 좋지 않은가 싶다.

연비는 운전자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필자의 경우

대체적으로 차의 연비를 극대화시키는 장점이 있어서

프라이드 역시 공인연비보다는 좋게 나오는 것 같았다.

연료탱크는 대략 45리터정도 되는 것 같다.

20리터만 넣어도 게이지가 절반을 살짝 넘는다.

주행정보시스템으로 계산해보면 한번 주유시 600km는 오갈 수 있다.

기타 편의사양은 버전에 따라 다르겠지만, SLX의 경우

열선시트와 자동사이드미러, 후방주차정보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오디오는 일반 오디오라서 개인 취향에 따라서는 사제를 달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시트는 인조가죽시트가 들어가는데, 아무래도 천연가죽보다는 느낌이 약하다.

룸미러는 안타깝게도 노멀이고, 시트도 전자동이 아니라 수동이다.

대신 앞좌석에 기본으로 암레스트가 달려있어 삐딱하게 운전하기에는 무척 편하다.

프론트 라이트는 제논이 아닌 일반 수준의 라이트이고

실내등은 다소 어두운 편이다.

국산차량의 특징인지도 모르겠지만, 프라이드는 온도에 민감하다.

아무래도 각 파트의 연결부분이 조밀하지 못하다 보니

실내온도가 외부온도에 따라 상당히 심하게 변한다.

조금이라도 추운 날이면 어김없이 성에가 잔뜩 끼는데, 이 부분이 불만이다.

<도어에 장착된 윈도우 컨트롤 패널은 보통 수준이다. 사이드미러 조정이 매끄럽다.>

에어컨 시스템은 오토에어컨이었는데, 센터페시아의 통풍구가 살짝 불만이었다.

운전자 방향으로 원하는 바람을 쏘아줄 수 있는 각도를 내기가 어렵다.

브레이크는 나쁘지 않다.

뒷브레이크가 디스크 방식이 아니라 드럼 방식이라 다소 의외였다.

디스크 방식이 추세인데 왜 드럼 방식을 썼을까? 나름 이유가 있겠지 싶다.

네비게이션은 매립이 되지 않으므로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휠 컨트롤은 오디오와 핸즈프리가 가능하고 조작에 불편함은 없다.

차체자세제어시스템(흔히 DSC라 불리는 장치)은 적용되지 않아서

눈길이나 빗길 사고의 안전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크루즈 기능 또한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장시간 운전시 장단지 근육 강화는

감수해야 할 것이다.

<트립 컴퓨터 정보. ODD와 주행가능거리 등등 다양한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차량가격은 옵션을 제외하고 10,710,000원. (2009년 2월 기준)

옵션에다가 등록비 등을 포함하면 약 1,300만 원 정도가 될 듯 싶다.

이 정도 가격에 1,600cc의 느낌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정도가 아닐까 싶다.

프라이드는 여전히 좋은 차이다.

유류가격이 오르면서 경제성이 좋은 차가 선호되고 있는 요즈음

어느 정도 경제적이고 활용적인 차를 찾는다면 프라이드가 답일 수밖에 없다.

수동 기어를 사용하거나 디젤 엔진을 탑재한다면 경제성은 더 좋아질 수 밖에.

성격이 급한 운전자라면 경제성 따져서 모닝이나 마티즈를 몰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대안은 아반떼나 프라이드 정도?

프라이드가 향후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되어 나올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의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급 최강의 명성을 잃지 않는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로 영원히 남을 프라이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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