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 (Resident Evil Degenaration)
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 (Resident Evil Degenaration)
#1. 호러 게임의 대명사 레지던트 이블
90년대 가정용 게임기에 일대 혁신이 일어나고,
많은 오덕후들이 플스 앞에서 인생의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던 때가 있었다.
플스에 미치게 만들었던 수많은 명작 게임 중에 지금까지 전 세계에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캡콤의 "바이오 해저드" 되겠다.
바이오 해저드가 처음 플스용으로 등장한 후 하드고어한 영상과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좀비로 대변되는 호러의 맛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로 인해
현재까지 게임용으로 4편까지 제작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몰이에 장수 타이틀이 되고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바이오 해저드로 유명하지만, 미국과 유럽에 수출된 타이틀은
"레지던트 이블"로 명명되었기에, 오히려 세계적으로는 레지던트 이블이 더 유명하다.
그 인기에 힘입어 2002년 처음으로 실사화되었고,
특유의 카리스마와 섹시미, 그리고 놀라운 액션으로 중무장한 밀라 요보비치가
주인공 엘리스 역을 맡으면서 좀비들을 대량학살하는 무차별액션활극을 펼침으로써
게임과 함께 실사영화마저 대박을 터뜨리는 역사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야심차게 내놓은 바이오 해저드 4는 가장 유명했던 주인공 레온의 컴백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게임과 전혀 이어지지 않은 스토리에 좀비가 아닌 괴질(?)에 걸린 적들이 등장한다는 설정,
그리고 조정이 불편한 1인칭 플레이뷰 방식 채택으로 많은 팬들에게 질타를 받으면서
가장 야심차게 쪽박을 차게 된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다.
그리고 2007년에 개봉한 영화 레지던트 이블 3는
2편까지의 긴장감넘치고 탄탄한 스토리에서 완전 삼천포행을 감행하여
초특급 수퍼히어로로 변신한 엘리스와 좀비들의 천국이 되어버린 전세계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레지던트 이블 특유의 공포가 사라지고 허무맹랑한 액션이 전개되었다는 질타를 받으며
4편의 기대감 마저 저버리게 만드는 등 역시 참패를 기록하게 된다.
이에 캡콤은 명가 재건을 꿈꾸며 다시 한번 오리지널로의 회귀를 통해
바이오 해저드를 호러게임의 대명사로 올려세울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리하여 탄생한 작품이 바로 "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 되겠다.
<누가 보면 새로 나온 게임 타이틀로 착각할지도. 엄연히 Motion Picture라 찍혀 있다.>
#2. 게임의 전설이 되살아나는 것인가?
이 작품에 대한 의미와 가치는 대단할 정도이다.
포스터에 새겨진 문구, 게임의 팬이라면 반드시 봐뻐려!라는 문구를 보라.
이는 분명 예전 게임의 향수에 젖어있던 팬들에게 이것은 무언가 특별한 작품이다라는 것을 암시하는 문구.
결국 다시 오리지널로 회귀하겠다는 야심찬 포부인 셈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포스터의 등장인물을 보면 어디서 많이 본 인물일 것이다.
바이오 해저드 역사상 가장 재미있었다는 2편을 해보았던 팬이라면 어라? 하고 놀랄 듯.
바로 2편의 주인공이었던 클레어와 레온 커플 되시겠다.
바이오 해저드 4에서 레온을 복귀시켰지만, 너무나도 동떨어진 스토리로 인해 이전 작품과의
연계성이 크게 떨어져서 빈축을 샀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 클레어까지 끌어들인 이상 이 작품은 어쩌면 바이오 해저드 2의 연장선상에 놓여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게 하는 포스가 느껴진다.
<이 타이틀 시퀀스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패드를 들고 있고 START 버튼을 눌러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작품의 스토리를 보기 전에, 우선 제기하고자 하는 궁금증은 이 것.
왜 게임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고, 풀 3D CG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것이다.
오리지널 스토리라면 게임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의아해 하는 팬들이 있겠으나,
아마도 최근 제작되고 있는 호러 게임들의 성향을 보면 답이 나올지도.
바이오 해저드로 인기몰이를 하게 된 호러 게임의 시장은
이후 사일런트 힐, 어둠속에 나홀로, 레프트4데드, 사이렌 등이 등장하면서
더더욱 공포스러워지고 자극적이 되어만 가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더이상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좀비는 약빨도 안먹히는 존재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특히나 최근에 제작된 데드 스페이스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공포를 선사하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호러 게임의 바이블로 떠오르고 있는 이상,
총알같이 덤벼드는 우주 좀비들에 비해 느릿느릿 걷기만 하는 IQ 10에 가까운 좀비들은
그저 아가들 옹아리에 불과할 정도로 귀엽기만 하다.
<오랜만일세~ 엥? 근데 하나도 안무섭다고? 이젠 귀엽기까지 한 좀비들>
그렇기 때문에 게임으로 내놓아봤자 다른 경쟁 타이틀들에 밀릴 것이 뻔하였고,
게다가 기존에 밀라 요보비치의 실사 영화가 있는 상태에서
또다시 실사영화를 만든다면 어느 것이 원조냐 하는 원조 싸움판을 벌일 것이 뻔한 바
이에 과감히 CG 애니메이션만이 살 길이라고 외친 것이다.
게다가 일본 영화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유명했던 게임이나 만화를 실사화했던 경우
정말로 이상하게도 유래없이 모두 쪽박을 차고 만다는 불문율을 가지고 있었다.
그랬기에 캡콤으로서는 영화는 더더욱 큰 모험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쨌든 게임 제작으로 나름 CG에 일가견이 있던 캡콤과 소니가 만나 제작하였기에
CG의 퀄리티는 거의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배경 화면과 사물의 움직임, 괴물의 표현, 웅장한 스케일 등은 매우 디테일한 수준이고
주인공들의 미모도 실사에 가까울 정도로 매끄럽게 처리되어 있다.
단지 표정들이 전부 좀비처럼 딱딱하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이 정도의 CG 애니메이션이라면 앞으로 주구장창 시리즈로 나와줘도 대만족!!
<영화 시작의 배경이 되는 하버드빌 공항. 그래픽이 예술이다>
#3. 스토리 - 좀비로맺어진 인연, 좀비로 인해 사라지고...
그럼 슬슬 영화의 내용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겠다.
우선 이 작품은 게임 바이오 해저드 2의 스토리에서 이어지는 격이다.
바이오 해저드가 라쿤 시티에서 벌어진 좀비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2편에서 행방불명된 오빠를 찾아 라쿤 시티에 오게 된 클레어와
부임 첫 날부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S.T.A.R.S 요원이었던 레온이 만나서
좀비들을 때려잡고 엄브렐라사의 모든 음모를 파헤친 후 핵폭탄이 터지기 직전에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였던 설정을 이어받아,
그로부터 7년이 지난 현재를 그리고 있다.
라쿤 시티에서 좀비들이 득실거리고 마침내 핵폭탄을 떨어뜨려 초전박살낸 사건이 발생한 후
엄브렐라사의 모든 만행이 밝혀지면서 결국 주가폭락으로 파산하게 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 전세계는 생화학 테러의 위험에 노출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미국은 생화학 테러 종식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월파마라는 신규 제약회사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고
론 데이비스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하버드빌에 최첨단 연구시설인 에어돔을 건설하게 된다.
하지만 커티스 밀러라는 박사가 에어돔 개발을 반대하다 기소되고
뒤이어 인도에서 발생한 월파마의 생체실험에 대한 진상규명을 밝히라는 소리가 거세지면서
민간단체 테라세이브의 월파마반대 및 론 의원 퇴진 운동이 급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시끄럽기만 한 하버드빌에 친척을 만나러 오게 된 클레어 레드필드.
자신도 7년 전 좀비 사건으로 골머리 썪을 데로 썪은 짬밥이 있기 때문에
테라세이브의 반대 운동을 열렬히 지지하고 있던 서포터즈 중 한명이었다.
그래서 론 데이비스 의원에 대해 나름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항에서 백발의 젊은 남자와 노가리 까던 중
하필 그 공항에 론 의원이 나타나고 뒤이어 벌어지는 결코 반갑지 못한 사건.
어랍쇼? 니네 7년 전에 모두 이별 했잖니? 그런줄만 알았던 좀비들이 다시 컴백 무대를 펼친다.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된 공항.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 가려고 준비중이던 좀비들까지 가세하면서
공항은 이내 공포의 현장으로 변모하고 만다.
하지만 클레어의 짬밥이 보통 짬밥인가? 우습다는 듯이 좀비들을 즈려밟고는
밥맛 재수인 론 의원을 비롯해 몇몇 생존자들을 이끌고 공항 한구석에 몸을 숨긴다.
<7년이 지난 지금이 더욱 아름다운 클레어. 지난 7년간 대체 무엇을 했길래 이리도 회춘을?>
다시 좀비가 나타나자 이를 생화학 테러라고 여긴 당국은 SRT(특수대응팀)를 파견하여 해결을 지시한다.
하지만 좀비라고는 듣보잡이었던 군인들이 아무리 총을 쏴대도 죽지 않는 좀비들에게 어찌 맞짱을?
결국 무의미한 희생만 계속되자 대응책에 골머리를 썩히는 SRT.
하지만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라"라는 성언처럼,
혜성같이 등장하는 그 얼굴, 바로 레온 케네디.
7년전 신출내기 경찰에서 이제는 어엿한 좀비 헌터가 되어버린 레온은
백악관에서 급파한 특수 에이전트가 되어 하버드빌을 찾게 된다.
<좀비라면 이제 웃으면서 때려잡는 특수요원 레온. 이젠 표정마저 좀비스럽다>
클레어의 구조신호를 들은 레온은 구출작전을 감행하게 되고
안젤리나 졸리를 쏙 빼닮은 SRT의 안젤라 밀러 요원(이름도 똑같다!)과
무식이라면 좀비에 결코 뒤지지 않는 그렉 요원을 데리고
공항으로 잠입하게 된다.
공항 내에서 우산 하나만으로 좀비에게 대들 정도의 깡을 키운 클레어는
마침내 레온과 극적으로 만나게 되고, 7년 전의 악몽을 떠올리며
이 비극적인 재회를 뒤로 하고 몰려오는 좀비들과 또다시 한바탕 난리 부르스를 춘다.
<타격자세는 이승엽에 버금가는 클레어.이젠 우산으로도 좀비를 잡을 만큼 스킬이 쌓인 듯>
너무나도 오랜만에 만나는 좀비 친구들. 너무 반가워서 그랬을까?
이제 어렵지 않게 한마리 한마리제대로 머리를 겨냥함으로써 고이 보내주시는
레온의 자상함에 힘입어 어렵지 않게 활로를 뚫고 공항 밖으로 전진하는 주인공들.
하지만 역시 무식하면 죄라는 것을 입증하듯,
좀비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IQ를 지닌 무식의 황태자 그렉 요원이
좀비에게 물려 그들과 동지애를 나누게 되고,
론 의원의 이기적인 행동 때문에 클레어의 친척동생이 죽음에 휩싸이게 되는 등 탈도많았지만
결국 무사히 공항 밖으로 빠져나오고 공항 내 좀비들은 대거 투입된 군인들에 의해
무참히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레온과 안젤라 요원. 안젤라의 미모 때문인지
레온은 이 가련한 여성을 좀비들의 품으로 인도하여 자신에게 푹 빠져들게 만든다.>
어쨌든 이 사건은 공항내 T-바이러스를 유출한 테러범의 소행으로 받아들여지고
그 범인으로 커티스 밀러 박사가 급부상하게 된다.
그런데 알고보니 커티스 밀러 박사는 안젤라 요원의 친오빠였던 것.
이 얄궂은 신파극과도 같은 설정 탓에 이미 각 등장인물들은 꼬이고 또 꼬인 상태.
아무튼 월파마에서 극비리에 제조한 백신이 도착하게 되고
월파마가 인도에서 행한 생체실험이 실은 백신을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 클레어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모하게 월파마를 반대했던 테라세이브의 과오가 사건을 더 크게 만들었음을 직시하고
월파마의 수석 연구원이자 공항에서 만났던 백발의 젊은 남자 프레드릭 다우닝에게 협조하게 된다.
<하는 짓이라고는 계속 밥맛인 론 의원, 그리고 그 뒤로 무언가 의심스러운 백발의 프레드릭 연구원>
어쨌든 이제는 백신이 개발되었으니 좀비 걱정 없겠네 하고 안심하고 있었지만,
영화 런닝 타임의 1/2도 안 지난 시점에서 벌써 이러면 영화는 누가 만드나?
기어이 사고는 또 터지고 마는데, 누군가가 백신 수송 차량을 폭파시킨 것.
결국 월파마에서 제조한 백신이 몽땅 날라가버린 탓에 클레어는 프레드릭과 월파마 에어돔으로 가서
백신의 개발 데이터를 확인하러 향하고,
오빠의 짓거리에 분노한 안젤라는 오빠를 잡아쳐넣고자 레온과 함께 오빠네 집으로 향한다.
<공항 좀비 사태의 장본인이자 안젤라 요원의 오빠인 커티스 밀러 박사. 카리스마 킹왕짱이다>
에어돔에 도착하여 데이터를 천천히 보고 있던 클레어와 프레드릭.
단지 차 한잔 주겠다는 말로 여자 꼬시는데 성공한 프레드릭은 이번에는
클레어에게 비밀이라고 하면서 론 의원이 G-바이러스마저 몰래 보관중이라고 알려준다.
G-바이러스는 T-바이러스와 달리 완전 듣보잡 괴물을 만들어버리는 초강력 바이러스.
이 공포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클레어이기에 이를 절대 봉인할 것을 경고하지만
갑작스레 폭발이 일어남과 동시에 에어돔은 모란시장 버금가는 쑥대밭이 되어버리고
홀로 남게 된 클레어는 이 모든 것이 커티스의 횡포라고 생각하고 레온과 함께 이를 저지하려고 한다.
뒤늦게 달려온 안젤라와 레온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미 퍼져버린 좀비들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시장통이 되어버린 연구시설에 G-바이러스 하나쯤 없어지지 않았을리 없겠다.
건물 정원에서 오빠와 조우한 안젤라는 오빠를 원망하지만,
커티스는 자신이 이용당했다면서 엄브렐라의 만행에 대한 진실을 몸소 보여주겠다고 외친다.
그리고 이내 들이닥친 군인들 앞에서 스스로 G-바이러스에 감염된 괴물이 되어버리는 커티스.
<음, 변신하고 나니 옷이 안맞네.그래도 바지는 멀쩡한걸 보면 난 헐크와 한통속?>
이제 볼장 다 본 커티스는 한 마리의 아름다운(?) 괴물이 되어 군인들을 무참히
도륙하는 참상을 보여준다.
그래도 지 동생은 알아보는지 안젤라만큼은 죽이지 않는 커티스.
하지만 레온은 좀비라면 바퀴벌레 때려잡듯이 무자비하게 죽이는 달인이 된 이상
커티스 역시 제거대상에 불과하다는 지론을 펼치며 안젤라를 이끌고
커티스와 대결을 펼친다.
한편 21층에 있는 제어통제실에 온 클레어는 이것저것 두들겨보는데
에어돔은 자동적으로 바이러스 노출이 감지되면 스스로 모든 것을 소각해 버리고
땅 속 깊은 구덩이로 다 쓸어내려버리는 자폭(?)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던 것.
결국 시스템이 가동되고 바닥이 꺼지고 건물들이 하나둘씩 아래로 침수되는 가운데
2차 변이까지 성공한 커티스 앞에서 최후의 일전을 벌이기 직전에 놓인 안젤라.
하지만 아직도 자아를 가지고 있던 커티스는 안젤라에게 도망가라고 하며
처절한 갈등을 하고, 이를 놓칠세라 외다리걸치기 신공으로 안젤라를 부여잡은 레온은
아래로 떨어지는 건물과 함께 커티스에게 작별을 고한다.
<괴물과의 전투를 틈타 어쨌든 노력한 바는 이루고 마는계획적인 플레이보이레온>
가까스로 살아남은 레온과 클레어, 그리고 안젤라.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론 의원에게 클레어는 이 모든 원흉이 당신이라며 주장하지만
어안이 벙벙하다는 론 의원. 그렇다면 진정한 범인은 뉘기?
그렇다. 바로 처음부터 수상하게 등장하는 백발의 남자. 프레드릭 다우닝이었던 것.
그는 애초에 엄브렐라의 연구원이었는데, 핵이 터지기 직전 바이러스 샘플을 들고 도망쳤다가
바이러스와 백신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 이거야말로 돈 장사라는 진리를 깨우치고는
월파마에 위장 취업하여 백신을 개발했던 것.
그리고 백신과 T-바이러스를 테러계의 빈라덴과도 같은 존재 그란데 장군에게 팔아넘겨
짭짤한 수확을 보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샘플과 증거자료가 부족해서 이 모든 사건을 벌려놓았던 것이 바로 다우닝의 계획.
어차피 레온과 클레어야 더이상 죽일 좀비도 없고 해서
아주 어렵지 않게 다우닝을 체포하게 되고,
이제 평화를 맞은 세 주인공은 아쉬운 이별을 다짐하며 각자의 길로 간다.
하지만 이대로 끝나면 바이오 해저드가 아닌 법.
늘 그래왔듯이 항상 후속편을 예고하고 끝나는 것이 제법 쏠쏠하다.
이번에도 이에 그치지 않고 트라이셀이라는 새로운 단체를 등장시킴으로써
이들이 땅구덩이 안에서 커티스의 잔해를 찾는 모습을 끝으로
속편에는 또 어떤 멍청이가 IQ 10들의 잔치판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지도록 만든다.
<전투복 대신 사복을 입은 안젤라. 알고보니 글래머까지 겸비한 절대 미인이었다!! 역시 레온은 보는 눈이 있다는...>
#4. 어딘가 부족한 반쪽자리 작품
바이오 해저드 2편 이후의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는
시원한 단비와도 같은 작품으로 다가온 이번 작품은,
향후의 게임 스토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하나의 오리지널 스토리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한 내용과 설정을 담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암시하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도
속편이 나와서 더욱 재미있고 박진감넘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소원이다.
하지만 높은 퀄리티와 오리지널의 회귀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캐릭터들의 개성이 너무 죽었다는 느낌이랄까?
레온은 시종일관 무덤덤에 과묵으로 일관하고, 클레어는 몸을 최대한 사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의 액션이 다채롭지 못하며
오랜만에 등장한 좀비들도 오히려 7년 전보다 못한 퍼포먼스를 보여줌으로써
예전에는 발칸도 쏘고 바주카도 날리는 과격액션이 난무하던 것에서
이제는 권총 하나로도 손쉽게 처리되는 좀비로 전락됨에 따라
엄청난 액션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그 밋밋함에 실망을 끼칠 수도 있겠다.
<7년 전만 해도 산탄총을 들고 누볐던 클레어. 이제는 고작 권총 한 번 잡아보는 것으로 임무를 다한다.>
#5. 좀비도 이제는 신세대로 갈아타야 하는 시대
이제 좀비 호러는 영화 소재에서 뺄래야 뺄 수가 없는 장르가 되고 말았다.
좀비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주는 나름 쏠쏠한 재미는 의외로 기대해볼만한 소재가 되었다.
비록 느려터지고 굼뜨고 대가리도 돌맹이 수준에 불과하지만
무서운 번식력과 개떼 습성은 나름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나는 전설이다에서는 보다 진보된 수준의 좀비들이 선보였고,
데드 스페이스에서는 에일리언 뺨치는 운동성을 보여준 우주 좀비들이 등장하여
갈수록 무수한 발전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좀비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미 G-바이러스는 이 수준을 능가한 지 오래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호러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드 스페이스가
곧 실사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니 좀비 팬이라면 제대로 한번 기대해 볼만할 작품을
기다려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레지던트 이블 4는 더이상 좀비의 수준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밀라 아줌마만 불쌍하게 되고 말 것 같고,
게임도 더욱 공포스런 그래픽과 탄탄한 스토리로 게임의 연장선상에 놓이게 된다면
그야말로 대박이겠지만, 또다시 4편처럼 삼천포로 빠지면 다시는 헤어날 수 없는
좀비스런 작품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으로 발매되는 다음 작품이 이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장면에서 바로 이어져
트라이셀 버전 좀비와 주인공들의 대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주인공의 대세는 이제 안젤라로??? 므흣~
<결국 좀비없이는 만날 운명이 아닌 두 사람. 좀비로 인해 전해진 사랑이기에 중매쟁이 좀비가 없으면 약빨도 없다.>
※ 덧붙이는 말 : 최근 레지던트 이블 게임 신작이 발표되었습니다.
정식시리즈 5탄이 되는 작품은 뛰어난 그래픽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듯 합니다만,
안타깝게도 스토리는 오리지널과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합니다.
아프리카의 사막 마을을 배경으로 이상한 병에 감염된 주민들을 상대로
파병군인이 살기 위해 헤쳐나가는 모험담이라고 합니다.
레온은 이제 더이상 게임으로 보기가 힘들어지는 것인가요....